2011.01.05 09:16




쌀자루를 기어 무대의상으로 만들어 입고 전국 노래자랑에 출연한 송삼동(김수현), 새우초밥 인형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김필숙(아이유), 새 영어선생님으로 기린예고에 파란을 일으킬 양진만(박진영)의 등장으로 출연진에 대한 소개가 대충 마무리되었습니다. 연기경험이 없는 아이돌의 어색한 연기는 드라마의 흐름을 싹둑싹둑 잘라버리는 부작용도 있지만, 서비스처럼 등장하는 감초들의 코믹연기는 드라마를 무겁게도, 가볍게도 보이게 하지 않는 조율역할을 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2회도 부분적으로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여전히 억지스러운 스토리나 개연성, 드라마의 분위기는 국적불명 같아 보이지만요.
사채업자 마두식이 이제 고1 학생인 고혜미에게 밤무대가수 분장을 시키고 무대에 서게 하는 설정은, 미성년자를 데려다가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눈쌀 찌푸리게 한 장면이었습니다. 드라마라지만 이런 장면은 지나치게 희화적이고, 개연성 떨어지는 설정이었어요. 그 외에도 스토리와 연출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고, 특히 여주인공 수지의 무감정처리된 책읽기 대사전달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느껴지더군요. 대사와 출연분량을 줄이는 것도 수지를 연기력 논란에서 조금 편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린 나이라 비난에 상처가 클 것같아 안쓰러운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연기경험이 없는 수지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운 기획사나 제작진의 무리한 욕심이 부른 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제 17살인 수지에게는 안된다는 것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의 마인드로 보고 싶네요. 수지의 연기력은 지금 애벌레의 수준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장수풍뎅이가 부화하면서 날개를 가지듯, 수지에게도 연기력이라는 날개가 생기기를 조금은 느긋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드림하이, 홀로서기 하는 장수풍뎅이의 이야기
윤백희(함은정)의 태몽이야기는 드림하이가 말하고 싶은 노력과 가능성, 그리고 부화에 대한 드라마의 요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듯이, 어둡고 습한 톱밥 속에서 애벌레가 부화하여 장수풍뎅이가 되듯이, 드림하이는 애벌레가 장수풍뎅이로 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혜미빠로 자신의 소질이나 개성은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윤백희는 처음으로 홀로서기를 합니다. "제 실력으로 합격한 것 맞죠?"라고 정하명 이사장에게 물었던 것은, 처음으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고혜미빠에서 윤백희라는 자신의 이름을 가지게 된 순간, 윤백희는 머리를 자르고 그녀 모습을 찾았습니다. 번데기가 허물을 벗듯,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기 위한 첫 변태였습니다.
장수풍뎅이가 되는 과정에 있는 또 한 인물이 새우초밥 아이유였지요. 인형탈을 벗지 않고 오디션을 치룬 김필숙(아이유)은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탈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부르는 그녀의 노래는, 듣는 이를 감탄하게 만들지요.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김필숙은 기린예고 오디션에서 합격을 하게 됩니다. "저 친구 아주 예뻐질 겁니다"라는 정하명(배용준)의 말은 뚱녀못난이 김필숙의 변신을 예고하는 말이어서, 특수분장 속에 가려진 아이유가 귀엽고 예쁜 모습으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장수풍뎅이로의 부화를 예고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수석으로 합격한 천재 제이슨(우영)의 오디션 과정이 없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소화기 난동을 부리고 나온 진국(택연)의 눈앞에서 보인 파워댄스가 오디션으로 대체한 장면이었지요. 제이슨의 춤을 보고 충격을 받은 듯한 진국의 한밤중 옥상댄스는 두 사람의 대결구도를 예고하기도 했지만, 그에게 숨겨진 사연을 읽게도 합니다. 고등학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택연의 성숙한 외모가 기린예고생과의 이미지와는 영 벗어나서, '택연은 18살, 택연은 18살' 하고 세뇌하면서 보고 있지만, 그나마 다양한 표정연기 덕에 크게 거슬리지는 않네요. 우는 고혜미에게 헬멧을 씌워 주는 장면에서는 로맨틱한 택연의 모습도 엿보였지요. 연기자로서 발전 가능성도 보이는 택연입니다.
첫회 정계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독거노인을 위해 100억을 출연했다는 현무영 회장의 기사를 읽는 택연의 표정이 수상스럽다했는데, 숨겨진 혈육이라는 짐작이 되더군요. 응시원서에 현시혁이라는 이름이 씌여있는 것으로 보니 말입니다.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다는 생각이 들고, 진국이 보여주는 순간순간의 어두운 표정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 같아, 진국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뻔한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요. 재벌의 버려진 사생아라는 식상한 설정같아서 말이지요.
윤백희가 엉뚱스럽게 말했지요. 자신의 태몽이 장수풍뎅이였는데, 엄마가 벌레꿈이라서 싫어했다고요. 그래서 늘 자신을 불량품정도로 생각했는데, 고혜미를 누르고 오디션에 합격한 윤백희는 자신이 불량품이 아니었다고 기뻐하지요. "장수풍뎅이가 천연기념물이잖아요. 불량품 아닌 거죠?". 정하명이 그녀의 손에 들려 준 K팬던트가 2018년 그래미상 수상을 하게 될 K인지에 대한 복선 하나도 깔아 주면서, K에 대한 호기심도 커져가고 있네요. 천연기념물은 장수풍뎅이가 아닌 장수하늘소지만, 스타가 된다는 것은 스타로 태어나서가 아니라, 스타가 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임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수지와 아이유의 충격분장, 장수풍뎅이의 부화과정
수지가 진한 화장에 밤무대 가수의 분장으로 충격을 주었다면, 특수분장과 새로운 캐릭터로 충격을 준 인물들이 있었지요. 쌀포대를 무대의상으로 만들어 전국노래자랑에 나간 송삼동(김수현)의 촌티 팍팍 나는 모습과 새우초밥녀 김필숙(아이유)의 충격적인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코믹하면서도, 하나 정도는 모자라 보이는 찌질한 영어강사 양진만(박진영)의 등장 역시 주목할 인물이었지요.
배용준과는 달리 박진영은 기린예고 풍운아들과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함께 가는 캐릭터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봤는데요, 찌질한 모습 속에 음악에 대한 괴짜 열정이 있는 듯한 컨셉과 연기력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박진영의 개성있는(?ㅎㅎ) 마스크가 조금만 인상을 써줘도, 그 자체가 감정선이 돼버리는 장점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괴짜선생님 캐릭터의 얼굴로는 성공적인 캐스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박진영의 대사처리는 제 개인적으로는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은, 평상시의 말투라서 더 듣기가 편하더군요. 박진영의 평범하지는 않은 인상(죄송)에다, 연기하는 듯한 거북한 대사까지 한다면, 이병준의 말처럼 엉망진창 인상에 엉망진창 연기가 되었을텐데, 자연스러운 대사전달이 엉망진창 연기를 막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숨겨진 재능을 가진 인물로 나온 송삼동 역의 김수현은, 존재감만으로도 기린예고에 무혈입성한 아이돌스타들의 연기력을 잠재우는 캐릭터가 될 듯 하더군요. 실망시키지 않는 김수현의 연기, 2회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처음 고혜미를 보고 쿵쾅하는 마음을, 과정된 표정없이도 제대로 전달하는 표정연기는 연기로 다져진 배우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드림하이에서 가장 기대되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김수현의 노래와 춤을 본 적이 없어서, 상당히 기대하고 있답니다.

2회에서 눈을 의심하게 했던 충격변신을 한 인물은 아이유였지요.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특수분장으로 뚱녀역을 했던 김아중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도무지 아이유라고는 알아볼 수 없었던 변신에 허걱했다지요. 언제 돌려줄런지... 귀여운 아이유로 빨리 돌려달란 말이야~~~
목소리는 분명 아이유가 맞았고, 대사는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기는 했는데, 특수분장에 가려진 표정때문에 연기력을 평가하고 말고 할 겨를도 없었네요. 특수분장이 연기의 일부분으로 비춰져서, 수지의 발연기 논란에 비하면 행운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대사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대사처리도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기린예고에 입학한 주인공들은 지금은 이제 막 한꺼풀을 벗은 애벌레들입니다. 쌀포대 속에 자신의 재능을 감추고 있는 송삼동, 고혜미 따라쟁이에서 자신의 모습으로 비로소 돌아온 윤백희, 댄스에 대한 꿈틀거리는 본능이 있으면서도 상처입은 들짐승처럼 드러내기를 두려워하는 진국, 뚱뚱하고 못난 외모 컴플렉스에 소심하고 부끄러움 많은 김필숙 모두가 말이지요. 제이슨 역의 우영은 간지나는 표정과 춤만을 보여줘서, 어떤 캐릭터인지 아직 파악이 되지는 않았지만, 얼핏보기에는 천재적인 댄스실력에 자만해 하는 도도한 캐릭터 같더군요. 마치 대중가요가 3류음악이며, 클래식이 최고의 가치라는 편견과 자신이 최고라는 우월감에 빠져있는 고혜미처럼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한 무대에 설 정도의 실력을 갖춘 고혜미는 밤무대 가수의 어울리지 않는 옷처럼 과대포장된 인물일 지도 모릅니다. 고혜미에게는 소질은 있지만 열정이 없었거든요. 대중가요에 대한 편견이라기 보다는, 성악가의 타고난 소질만 소질만 믿고 자만에 빠진 인물이지요. 고혜미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익숙한 인물입니다. 고혜미를 싸가지없는 안하무인으로 만든 것은 평가에 자만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런 고혜미에게 밤무대 가수의 옷을 입힌 것은 마두식의 정신나간 행동이었지만,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는 누구도 처음부터 날개를 달고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찬가지로 특수분장으로 뚱녀못난이 캐릭터로 나온 김필숙은 소질은 있지만, 자신의 외모를 사랑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외모 컴플렉스로 자신감이 없는 인물이지요. 이목구비야 부모님께서 주신 것이기에 성형이라는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겠지만, 체중관리는 본인의 의지로 할 수 있는 부분이겠지요.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노력, 이 역시도 애벌레가 장수풍뎅이로 부화하는 과정을 말하고 였겠지요. 

못생긴 누에고치에서 부화하는 나비가 더 아름다워 보이듯,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 보석으로 탄생하기 까지는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없듯이, 마음이 거만으로 망가진 고혜미나 외모 컴플렉스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김필숙은, 못난 애벌레이기에 부화한 후가 더 아름다울 예비스타들입니다. 천재적인 댄스실력을 가졌더라도, 신이 내린 천부적인 목소리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이기지 못하겠지요. 천재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애벌레가 몇번의 변태과정을 거치면서 장수풍뎅이가 되듯이, 스스로 껍질을 벗지 않으면 날개를 가지지 못하고 도태될 수 밖에 없겠지요.
정하명(배용준)이 했던 말 중에 브레이크 샷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요, 팬던트에 쓰여진 'INSTANT KARMA'라는 단어처럼, 한 순간의 인연이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변화하게 할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노력한 만큼 받는다', '성공은 노력하는 자의 것이다' 라는 KARMA에 대한 정의일 겁니다. 2018년 그래미상 시상식의 주인공 K가 바로 드림하이의 최종 승자 카르마의 주인공이겠지요.

연기공부를 하고 있는 수많은 어린 연기자들을 보기 좋게 물먹이면서, 연기경험의 쉬운 무대를 얻은 아이돌 출연진들이 드라마 속 장수풍뎅이와 카르마의 이야기도 깊게 새겨 들었으면 싶습니다. 드라마가 아이돌의 연기 연습장이 된다는 비난을 받는 만큼, 두배 세배로 노력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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