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왜?라는 물음표를 던지고 시작한 드라마 싸인, 시청자도 수사관의 일부가 되어 사건을 추리해보고, 의심에 동참하고, 풀어가는 과정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2011년을 여는 드라마로 최고의 화제작이 될 듯한 예감이 드는 싸인은 우선 연기내공이라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카리스마와 중후함으로 작품마다 무게감을 더해주는 전광렬,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는 중견연기자 송재호를 비롯해서 김아중, 엄지원, 장현성, 최이한 등이 국립과학수사원(NFS)을 중심으로 법의학자, 검사, 형사등의 역할로 얼굴을 보이고 있습니다.
카리스마와 진정성의 대결, 총성없는 전쟁의 시작
그리고 화면은 62시간전으로 거슬러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로 옮겨갑니다. 인기그룹 보이스의 공연장, 한 무대가 끝나고, 다음무대가 되기 전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 보이스의 다음무대에 리드보컬 서윤형이 올라오지 않은 사고가 일어나지요. 서윤형이 분장실에서 숨진채 발견되고, 국과수 법의관 윤지훈이 사체검시를 맡게 됩니다. 서윤형의 의문사는 많은 분들이 느끼셨겠지만, 듀스의 故 김성재의 의문사가 오버랩되더군요.
은폐하려는 자와 진실을 알고자 하는 자의 싸움, 은폐하려는 자의 편에 전광렬과 엄지원이 손을 잡았고, 진실을 밝히려는 자는 법의관 윤지훈으로, 구도적으로는 권력과 진실이라는 싸움으로 대결구도를 짰습니다. 여기에 얼결에 윤지훈의 어시스트로 들어가면서 고다경(김아중)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지요.
부검할 수 있는 시간은 마스터 키가 이명한의 손에 들어가기 전, 그 짧은 시간에 윤지훈과 고다경은 죽은자가 몸에 남긴 말을 찾아야 합니다. 왜 죽었는지, 그리고 그 억울한 죽음의 진실까지 말이지요. 사체는 말이 없었고 좌절감에 빠지는 순간, 윤지훈이 빠르게 목을 절개하지요. 그리고 핀셋으로 죽은 자가 남긴 말을 찾아 마스터키로 부검실에 들어온 이명한의 눈 앞에 보여줍니다. "이 사건의 부검은 끝났습니다. 사망의 종류는 명백한 타살입니다".
카리스마보다 무서운 힘을 가진 연기자 박신양
첫회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캐릭터는 법의관 윤지훈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박신양이었습니다. 박신양과 대척점을 이룰 이명한 교수 역의 전광렬이 내뿜는 카리스마는 가히 압도적이었습니다. 김아중의 연기는 첫음 몇분은 긴장이 된 듯 오버스럽기도 했지만, 캐릭터가 빠르게 안정되어 그녀의 천방지축 동네 쌈닭같은 캐릭터를 각인시키더군요. 엄지원은 솔직히 드라마 내내 긴장된 듯 힘이 느껴지고, 자연스럽지 못해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특히 검사로 사건 현장에 나타났을 때, 롱 가죽코트를 입고 컬라깃을 세운 모습으로 카리스마를 표현하고자 했던 것 같은데, 검사라는 직업보다는 패션에 신경쓴 듯 우스꽝스럽기도 했습니다;;. 대사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불안한 점도 몇군데 보이기도 했고요.
박신양이 강심장에 나와서 작품을 위해서 실제로 100구의 사체부검을 참관하고는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이룰 수 없었다는 고백을 했었는데, 그 이유가 "연기자의 양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공감하지 않고는 표현할 수 없기에, 소품이 아닌 직접경험을 해야 했다고 말이지요. 박신양에게서 보여지는 힘은 연기자의 프로정신이었습니다. 존경스러울 정도로 같은 마인드로 연기하는 배우가 김명민일 겁니다. 루게릭 환자역할을 위해 생명에 위험이 있을 정도로 과도한 다이어트를 해서 팬들을 걱정시키기도 했었지요.
드라마를 보다보면 좋은 작품이 연기자를 발전시키는 경우도 있고, 좋은 연기자가 작품을 완성해 가는 경우도 있는데, 박신양은 후자인 것 같습니다. 박신양의 연기에는 전류가 흐릅니다. 감전된 듯 찌릿찌릿한 그것, 저는 그 정체를 진정성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박신양의 연기력이 가지는 힘, 사람을 움직이는 힘, 카리스마보다 더 무서운 힘이지요.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었을 때에야 가능한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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