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끼쳤던 소시오패스 전광렬의 독설, "쓰레기들..."
이해가 가기 쉽게 소시오패스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히틀러나 스탈린을 들 수 있을 듯하고, 사이코패스는 조두순같은 나쁜 놈이나 극중 안수현같은 연쇄살인범을 떠올리면 쉽게 두 유형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시오패스는 매력적이기도 하고(홍숙주가 뽕가고 있는 것을 보면;;), 예술을 좋아하며(이번회 바흐의 음반 초판을 감상하는 모습처럼), 카리스마로 자신을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희생양을 삼는 것도 개의치 않고요.
그런던 그가 이번회 돌변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는 바로 떠오른 단어가 소시오패스였습니다. 그의 싸늘하고 비정한 말에는 억울하게 죽은 조폭 오정수나 살해범으로 몰린 조폭 김종호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따위는 없었지요.
"제가 부검을 시작한지 25년이나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화가 났었어요, 같은 인간을 왜 이토록 잔인하게 살해할까? 그러면서 나 역시 범인들에게 살의를 느끼게 됐습니다. 이 세상에는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 죄없이 여자들을 죽인 연쇄살인범, 돈 몇푼때문에 자기 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한 아들, 탐욕에 눈이 멀어 자기 아내를 죽인 남편... 전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양정수도 김종호도 이사회에는 전혀 쓸모없는 쓰레기들입니다. 쓰레기들..."
소시오패스가 되어가는 이명한, 처음에는 단순히 국과수를 위한 권력야망에서 그의 비뚤어진 양심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는 진실만을 규명한다'는 국과수의 모토까지 대를 위해 소의 희생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명한의 과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홍숙주(안문숙)가 짝사랑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상처했다는 대사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명한이 부인과 어떻게 사별했는지는 드라마에 나오지 않았지요. 자연스럽게 이명한의 심리가 부인의 사인의 종류와 연결고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의 부인은 이명한이 말하는 조폭같은 사회쓰레기에 의해 죄없이 희생된 여자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나오지도 않은 내용으로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윤지훈이 사체를 검시하면서 고다경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체에 감정이입을 시키지마라, 다만 사체가 말하는 사인의 객관적인 사실만을 보라"는 말입니다. 이명한 원장이 25년간 사체를 부검하면서, 그도 처음에는 감정이입을 배제하며 출발을 했지만, 검시의 원칙에서 점차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살인자가 조폭이나 사회악으로 분류되는 놈들이면 더더욱이나 말이지요. 이번 미군총기살해 사건은 정치적으로,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이명한 개인의 트라우마까지도 드러내게 되는 사건이 아닌가 해서, 드라마 싸인의 복잡하면서도 재미있는 실타래들이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윤지훈이 고다경에게 감정을 경계하라고 하는 이유가 한 번 무너지면 두 번, 세 번 무너지고, 그러다보면 죽은자의 말이 아닌 산자의 거짓말에 귀를 기울이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산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버린 이명한 원장처럼 말이지요.
백골사체, 망부석이 된 소녀의 사랑
소시오패스가 되어가는 전광렬 캐릭터가 흥미로워서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일본에서 발견된 백골사체에 대한 아름다운 사연도 가슴 뭉클했었는데 말입니다. 2차세계대전말 징병에 끌려간 남학생을 사모한 한 소녀의 가슴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랑, 동굴에서 발견된 백골사체에는 징병에 끌려간 소년을 기다리며, 바다만을 바라보다 죽어갔던 사연이 숨겨져 있었지요.
사인은 결핵에 의한 사망이었지만, 소녀의 사인은 속절없는 기다림이었고, 짝사랑이었고, 친구들에게 결핵환자라고 따돌림 받던 소녀에게 손수건을 건네 준 소년에 대한 외사랑이었습니다. 소녀의 이름조차 몰랐던 소년,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던 백발의 소년은 그제서야 소녀를 기억했지만, 이름조차 모르는 소녀는 신원미상으로 일본 어느 사찰에 안치되고 말지요. 소년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소년을 가장 먼저 보기 위해 바다가 보이는 절벽에서 망부석이 된 소녀, 가슴시리도록 아프고 애절한 사랑이 가슴 깊숙이 전해지는 울림을 주었습니다.
사인조작 드러나는 실체, 그리고 배후
조폭 총기살해사건에 대한 진범을 알게 된 정우진검사와 최이한 경사가 사건 깊숙이 들어오게 됩니다. 서윤형의 사건처럼 조폭 총기사건 역시도, 은밀하게 국과수와 공모해서 진실을 덮고자 하는 실체가 있다는 냄새를 맡게 된 것이지요. 두 인물이 권력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들이기에 갈등도 클 것 같습니다. 최이한 경사의 아버지가 대검 부장검사라는 사실, 성공을 위해서라면 간도 쓸개도 빼 줄 수 있다는 정우진 검사는 소중한 사람과 싸워야 할지도 모르고, 목표를 버려야 하는 상황에 이를지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눈 앞에서 서윤형 살해범인 강서연을 놓쳐버린 후, 10년이 걸리더라도, 20년 30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서윤형을 살해한 진범을 잡겠다는 윤지훈, 그리고 어시스트로 인정받아가는 고다경, 권력과 진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열혈형사 최이한과 출세지향주의 여검사 정우진, 두커플 사이에 모락모락 핑크빛 무드가 싹트는 중이기는 하지만, 러브모드는 양념정도로 하고, 그보다는 사건과 수사를 더 박진감있게 전개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드라마 전체적 완성도를 위한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의문사에 대한 단서를 하나씩 찾아가는 윤지훈, 미군의 총을 맞고 죽은 조폭 강정우에 대한 시신부검을 두고, 또다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윤지훈이 찾아야 할 것은 은폐한 흔적들이겠지요. 총상 부위, 사격거리, 명중률 등등의 변수들은 은폐로 조작될 수 없는 망자가 가진 유일한 싸인입니다. 윤지훈이 이 싸인들을 어떻게 읽어갈지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기대됩니다.
빵터진 박신양의 대굴욕
이번회 일본편에서의 밋밋함에 대한 보너스, 박신양의 대굴욕편이 빵빵 터지게 만들었는데요, 핑크팬티, 핑크팬더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하는데, 고다경의 사진덕분에 박신양의 스트라이프 팬티구경까지 했네요. 멋쩍어 하는 것도 박신양스럽게 하더군요. 민망했을텐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더 웃기더라고요. "내 궁뎅이 사진... 그거 왜 찍었어?". "좀 보고 싶었습니다"ㅎㅎㅎ참으로 객쩍은 두 주인공입니다.
* 미군 총기살해사건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풀어갈지 가장 궁금한 부분인데, 관련글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싸인' 미군 총기사건과 일본 백골사체,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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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천사 2011.01.28 11:34
소시오패스의 성향이 다분한 캐릭터를 연기하느 전광렬씨가
글을 읽는 데도 소름이 끼쳐 오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도 가지고 있는 문제를 가지고 드라마는 어떻게
이 사건들을 해결해나갈지 무척 궁금하네요 ㅎ :) -
Angel Maker 2011.01.28 11:40 신고
개인적으론 윤지훈 이라는 캐릭터보다 이명한 캐릭터에 더 관심이 많은데 어서빨리 프레지던트를 접고서 싸인으로 갈아타야 겠군요. 이웃님들의 리뷰를 보니 더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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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아저씨 2011.01.28 13:05
요즘 블로그 한다고 티브이를 보지 않았더니 어떻게 돌아가는지~ㅎㅎ
이제 몇일안있으면 구정이네요~
타국에서 맞는 구정은 어떨지..대충 상상이 가요^^잘보내세요~ -
Phoebe Chung 2011.01.29 00:00 신고
전 박신양 나오는 드라마는 다 재밌게 봤는데 요것도 재미나겠네요.
전광렬씨도 좋아합니다.ㅎㅎ
요즘은 한국 영화 저녁 마다 보는게 낙입니다.
드라마 다운 받는곳도 알아봐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