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에게는 동기는 다르지만 무대에 서야 할 절박한 이유들이 존재합니다. 빚더미에 앉아있는 소녀가장 고혜미, 온전히 자신의 이름으로 살고 싶은 진국, 혜미를 이기고 인정받는 최고가 되겠다는 윤백희..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송삼동의 캐릭터는 그의 구수한 사투리만큼이나 드라마에서는 활력넘치는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송삼동은 처음부터 슬픈 사슴의 눈이었고, 진국의 상처보다 이상하게 신경쓰이는 우울함이 극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합니다. 눈빛 하나로도 촌뜨기 순박한 송삼동과 혜미로 인해 고민하는 분위기를 넘나드는 김수현의 깊이있는 연기때문입니다. 드림하이 캐릭터들 중 연기력을 떠나 고등학생답지 않은 캐릭터가 윤백희였다면, 송삼동은 10대 소년의 풋풋함과 20대 남자의 감성을 넘나들면서도 캐릭터의 기본을 이탈하지는 않았어요.
삼동의 캐릭터가 사랑에 허우적거리며 붕괴조짐이 보인 것은 8회 진국이 떠나자 울던 혜미에게 소리치는 장면에서 부터 였습니다. 풋풋한 소년에게서 어른같은 모습이 보여서 저는 좀 혼란스럽게 그 장면을 봤어요. 진국이 혜미에게 헬맷과 이어폰을 남기고 떠나고, 혜미가 진국의 헬맷을 쓰고 울던 장면입니다. 삼동이 혜미에게 왜 우느냐고 물었다가 얘기하지 말라고 하자, 혜미는 넌 알아야 한다며 진국이 때문이라고 했었지요. 그때 삼동이 "하지마"라며, 애써 진국이 먼저 데뷔했기 때문에 우는 것이라고, 혜미의 마음을 듣기를 거부했었지요.
삼동의 마음은 알았지만, 저는 삼동이 "하지마"라고 소리를 지를때, 그냥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더군요. 10대의 삼동이가 20대 로맨스물의 비련의 남자주인공의 모습처럼 보여서 말이지요.
삼동의 변화와 성장동기는 드라마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스토리상으로는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동이 노래를 하게 된 계기는 서울에서 내려온 농약같은 가스나때문이었습니다. 첫사랑, 가슴이 두방망이질 하다가 터져버릴 것 같은 감정때문이었지요. 삼동이 음악을 그만 두려했던 이유도, 농약같은 가스나 혜미때문이었습니다. 진국과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본 삼동은 하늘이 무너지고, 세상이 꺼지는 것이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을테니까요.
김수현의 연기력이 좋다보니, 연애하는 감정선은 마이 프린세스의 송승헌보다 낫습니다. 그런데 수지의 연기나 감정선은 김수현과 호흡하기에는 무리지요. 삼동은 어찌보면 순박한 시골소년이 공주님에게 홀딱 반해 짝사랑하는 것처럼 그려왔지요. 물론 실연이 사람을 성장시키기도 하고, 사랑이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드림하이는 청소년시기 가장 중요한 꿈이라는 부분, 자아를 찾아가며 좌절하고, 갈등하고, 방황하며, 단단해져 가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 마무리를 송삼동이 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송삼동의 캐릭터의 성장과 동기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드림하이 속 가장 멋진 송삼동 캐릭터, 삼동이의 성장 동기와 캐릭터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이 드라마를 음악드라마가 되게 하느냐, 청소년들의 사랑이야기가 되게 하느냐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에요. 입시반 4인방의 성장과정에서 작가가 삼동이에 대한 캐릭터에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물론 송삼동 캐릭터를 붕괴시키지 않을 장치는 하나 마련되어 있어서 다행입니다. 청력 상실이라는 부분이죠. 삼동이 왜 음악을 해야 하는지, 자아에 눈을 뜨고 자신을 위한 꿈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삼동이 혜미와 진국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머리를 자른 후, 길거리에서 굵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었지요. "하늘은 견딜 수 있을만큼만의 시련을 준다고 했는데, 저한테 온 시련은 감당 안될 정도로 무겁고 잔인합니다. 얼마 안 가 제 예쁜 꿈과 작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혜미의 일과 청력상실의 고난까지, 삼동이 어깨를 짓누르는 힘겨움에 울던 장면이었습니다.
삼동의 캐릭터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송삼동이라는 캐릭터가 막 도움닫기를 하고 있는 중이죠. 윤백희에게 도움닫기의 시발이 된 것은 혜미를 이기겠다는 경쟁심이었고, 진국은 아버지와의 갈등과 혜미와 무대에 서고 싶은 꿈때문이었지요. 송삼동에게는 고혜미에 대한 사랑의 상처에서 시작됩니다. 다른 캐릭터들이 자아실현과 계발이라는 동기부여로 성장했다면, 삼동은 사랑의 쟁취 내지는 실연에 대한 아픔, 그리고 신체적 한계라는 가장 악조건에서 출발을 하지요. 그리고 더 큰 슬픔으로 청력상실이라는 비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음악과 성장이라는 주제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드림하이, 아이돌의 발연기 향연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드림하이는 매회의 에피소드들을 기다리게 하는 매력들이 넘칩니다. 그중 알을 깨고 나오는 아이들의 성장은 감동으로 뭉클하게 합니다. 진정한 K들로 태어나는 모습말입니다. 송삼동의 성장은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감동으로 자리하게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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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삼동 2011.02.09 13:33
원래 착하고 순수한 사람일수록,
어떤 충격적인 사건으로인해...
쉽사리 자기 자신을 놓아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삼동에게는 그 것이 두 가지가 동시에 찾아왔던 것이죠.
믿었던 사랑에 대한 배신, 그리고 청력 장애.
순수한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면,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자기 몸이 썩어 문드러진들, 그 사랑 외에는 관심이 없게되죠.
하지만, 그 사랑이 배신을 당한 순간.
현재의 자신을 재조명하게 됩니다.
타인과 비교해서 별 다르지 않은 자기의 상황이라면,
그저 웃으면서 털털하게 넘길수도 있겠지만,
육체적으로나 금전적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것이 헤쳐나갈 수 없는 정도의 강한 그 것이라면,
더더욱 자기 고뇌와 허탈감에...그저 한 없이 구렁텅이에 빠져들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무리 배신당했다 하더라도, 쉽사리 사그라들지는 않기때문에,
(순수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고요.)
혜미가 찾아왔을 때, "니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기라"라고 말하지 않죠.
키스 장면을 본 사실과, 청력장애 사실...그 어떤 것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루에도 수천번 수만번 너를 따라온 것이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일종의 자괴감입니다.
더 이상 혜미를 사랑할 수도 없는 자신의 처지와, 그리고 자신의 장애.
그로인해 멀어져버린 자신의 꿈...그리고 없어져버린 미래.
사람이 순수하고 착하기때문에, 이런 자괴감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이죠.
혜미와는 더 이상 이루어질 수 없다고 스스로 단념을 해 버린 겁니다.
만약에, 강하고 세상의 때도 좀 뭍어 있는 사람이라면...
이와는 다르게 행동하겠죠.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겠어?'
'내 귀가 너때문에 이렇게 된건데, 나를 책임져야할거 아냐.'
이런 생각을 밑바탕에 깔고 행동할텐데, 당연히 삼동과는 다른 양상을 띄겠죠.
반면에 삼동은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이고요.
하지만, 마지막에 혜미가 삼동을 결국 설득하고,
삼동은 이런 말을 합니다. "오늘을 분명히 후회할기라."라고.
자신이 만약 돌아가게 되면,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할거라고
누구보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혜미에대한 마음 포기하려던 것도 다시 살아나게 될테고.
언젠가는 자신의 장애에 대한 것도 혜미가 알게될텐데,
그 사실을 알게 되면, 혜미는 큰 혼란에 빠지겠죠.
혜미의 성격은 '보답'입니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받으면 무조건 돌려줘야한다는 그런 성격인데,
(이는 극중에서도 수 차례 나옵니다.)
그렇기때문에, 혜미는 삼동에 대한 죄책감때문에,
마음은 진국에게 가 있겠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란스러워할겁니다.
이 것이 바로 후회입니다.
삼동을 설득하지 않고 바로 돌아갔으면,
진국과 사랑하고 데뷔하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겠지만...
삼동을 거둬들임으로인해서, 그것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을 거둬들임으로 인해,
큰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캐릭터가 이상해진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그런 캐릭터이기에 가능한겁니다.
제 주변에도 보면...
25살 넘어서, 혹은 30살 넘어서 어떤 충격적인 사건이 닥치더라도 잘 이겨내는데,
10대 말이나, 20대 초에는, 그 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람이 많이 변하더군요.
그 것도 그렇게 순수하고 착했던 아이가 말입니다...
부모님의 이혼이라든지...아버지의 죽음이라든지...뭐 그런 것들 때문에. -
에꾸팔팔 2011.02.09 18:25
어제 드림하이를 보는 내내 계속..........
"우리 삼동이 어떡해..............ㅠㅠ"를 연신.... 저도 모르게 내뱉게 되더라구요..ㅠㅠ -
실연?? 2011.02.09 18:48
댓글 중에도 있지만 삼동이가 다크삼동이 된 것은 실연만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글내용에도 있지만 혜미에 대한 실연만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아닐가 합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했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이 귀먹어리가 된다니요.
베토벤말고 귀머거리가 음악일 관련해서 잘 된 케이스가 없죠.
음악가를 떠나서 일반적인 일을 해도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엄청난 장애죠.
발레리나가 발목장애가 된다고 생각해본다면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삼동이가 혜미에게 모질게 행동한 것은 혜미를 위해서 떠날려고 한것으로
생각되는데 혜미가 자꾸 가지말라고 해서 그런게 아닌게 합니다.
전 이드라마가 제이슨과 필숙이가 슈퍼K로 같이 무대에 서고
혜미는 삼동이의 곁에서 작곡일을 도와주면서
삼동이가 혜미에게 자신의 곁에서 부귀영화없이 힘들게 일하는 혜미를 보면서
내가 후회한다고 그랬지라면서 말하자 혜미가
"아니 니가 수퍼K야"라고 하면서 끝내면 좋겠습니다.
그간 삼동이의 혜미에 대한 마음과 행동을 본다면
혜미와 삼동이가 커플이 안된다면 19금 새드드라마의 표본이 될듯 합니다.
성공하지 못해도 돈이 많이 없어도 많이 좋아하고 그 사람을 위해서
이별까지 생각한 사람은 그 사람과 잘 될 수 있고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는데 혜미는 사람이니깐 삼동이에게 감동하지 않는다면
이게 바로 19금 성인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청소년관람가의 드라마라면 소박한 성공과 지고지순의 사랑이 있어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유리 2011.02.09 23:02
순수한 삼동이는 청력상실이라는 깊은 절망 속에서도
그 사실을 숨기고, 그 아픔을 혼자 감내하려고 하는 것 같던데요.
언젠가 그 사실을 혜미가 알게 되면 얼마나 큰 충격을 받게 될지도 생각하는 것 같고.
아무튼 캐릭이 붕괴한다기 보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봐요.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혜미도 삼동을 좋아합니다.
그 나이에는 무엇이 사랑인지 잘 알수가 없고,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어떤 결정적인 계기를 통해,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는 거죠.
생각과 마음은 서로 방향이 다른 거니까요.
러브라인은 아직 진행중이고, 그들은 아직 10대 청소년이므로
꼭 누구로 결정이 날 필요도 없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생각해요.
다크삼동은 겉모습만 까칠하지, 실은 순수함이 변질된 것은 아니죠.
예전처럼, 겉과 속이 한결같은 삼동은 아니지만,
내면의 순수함은 그대로라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그 모습이 더 매력있게 보이기도. -
제생각은요 2011.02.10 03:14
삼동이는 혜미가 진국을 좋아한다는걸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희망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삼동이는 혜미가 자신과의 약속도 버린채 진국이와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서는
진짜 혜미가 진국이에게 마음을 돌렸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죠. 그리고 청력상실도 더 심해지면서 자괴감에 빠지게 됩니다. 근데 삼동이는 혜미를 진짜 사랑하기 때문에 혜미때문에 자신의 청력이 상실되었다는 것을 혜미가 알게되면 혼란스러워할까봐 혜미를 일부러 떼어 놓으려고 매정하게 굴었던 거죠. 근데 굳이 왜 고향에 안내려가고 서울에 남아있었느냐 그건 일단 고향 어머니에게 그걸 들키지 않으려했다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저버리지 못해서가 아닐까요? 왜..앞으로 가지지 못하게 되면 그것이 정말 간절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