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바로 다음날 이승기의 하차 확정이라는 기사가 떠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이승기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한다는 글을 준비했지만, 올리지 못했습니다. 찝찝한 그 무엇인가가 다 작성한 글을 올리지 못하게 하더군요. 왠지 이승기가 '하차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기사가 뜰 것같은 예감이 계속 들고 있었거든요. 딸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엄마가 점쟁이냐며 "이렇게 기사가 나고 난리가 났는데, 하차하겠지요" 하더군요.
그리고 또 눈물이 났습니다. 1박2일에 잔류하겠다는 기사때문이었고, 그 속에 담긴 이승기의 진심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눈물이 났던 이유는 이승기를 1박2일에서 계속 볼 수 있다는 것때문에, 혹은 이승기가 의리를 지켰다느니 하는 것때문이 아니에요. 이승기가 1박2일에 대한 신의를 지켰다느니, 시청자들의 여론은 수렴했다느니 한다면, 그것은 인간 이승기를 정말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이승기는 일본진출 욕심에 자신을 키워 준 프로를 배신했다는 여론때문에, 1박2일 잔류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승기의 결정은 단순히 말하는 1박2일에 대한 의리가 아니었습니다.
인간 이승기와 연예인 이승기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승기 본인의 욕심도 있고, 소속사에서 키우고 싶은 황금알로서의 이승기의 가치도 있겠지요. 소속 연예인의 생각과 소속사의 생각이 일치한다면, 불미스런 잡음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어디 매사에 사람관계와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지기만 하나요. 그렇지 않은 일들이 태반이지요. 이번 이승기 파동은 이승기의 진심과 소속사의 생각이 달랐다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속사와 1박2일 제작진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눈 자리에서 이승기가 자신의 진심을 밝혔는데요, 기사를 읽으면서 참 뭉클하고, 그동안 이승기가 보여 준 모습이 가식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승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1박2일이란 프로그램에 출연 하기로 결정하고, 첫 촬영 전 날 연예인이 되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1박2일의 여행이 너무나도 기쁘고 설레어, 잠을 설치고 촬영을 나갔었습니다. 그런데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신기하게도 전 지금도 1박2일 촬영 날이 되면 여전히 그런 마음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드라마가 결정 되어지고, 가수활동과 일본 활동이 시작되면 불가피하게 스케줄 조정이 필요하고, 저 개인적으로 체력적인 소모도 많아져 힘들어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한테 1박2일은 단순히 시청률이 높은 인기 프로그램이거나,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방송만이 아니라, 6명의 소중한 형들을 만날 수 있었고, 여행을 다니며 만났던 많은 분들이 저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말씀과 사랑이 지금까지 연예인 이승기로서 버틸 수 있었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군입대로 인해 방송을 못하는 시기가 올 때까지, 1박2일 형들과 고생하는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들께 좋은 여행지를 소개해 드리고 즐거운 방송을 하고 싶습니다".
군입대 전까지는 하차하지 않겠다며 1박2일 잔류결정을 한 이승기,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승기의 일본진출과 출연중인 프로그램 하차설이 이승기의 진심보다 앞서 보도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가졌던 이미지에 흠집이 난 것은 이승기로서는 가장 속상한 일일 겁니다. 진심과 다르게 흐르는 여론을 보면서, 25살 청년 이승기가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겁니다.
초창기 이승기의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처음 1박2일에 합류하고 이승기가 그 차가운 물에 머리를 감고 분단장, 꽃단장하며 이미지 관리를 얼마나 했는지 기억할 겁니다. 지금도 대개는 카메라가 돌아가면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꽃도령이지만, 초기 1박2일에서는 병적인 깔끔왕자였습니다. 그런데 4년이 흐른 지금, 승기는 방송중에 방귀도 뀌고, 야동도 봤다는 고백도 하고, 아침이면 찌질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향해 얼굴을 들이대기도 합니다. 승기에게는 1박2일이 집처럼 편한 방송이기 때문이에요. 연예인 이승기가 아니라, 진짜 형들과 여행을 온 인간 이승기로서의 행복한 시간이기 때문이에요.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가서 이승기가 새해 소원을 빌며, 눈물 한줄기를 흘렸지요. "저와 우리 1박2일 멤버들, 모든 사람들이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격주마다 1박2일 멤버들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 지금 이승기의 또다른 행복입니다. 꾀부리지 않고 성실히 가겠다는 이승기, 이 젊은 에너자이저를 한없이 응원하고 싶은 이유, 그것은 계산이 아닌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이승기의 진정성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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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1.02.17 01:32
이승기라는 청년이 더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1박2일 보면서 이승기라는 연예인이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나 노래로도 보여줄게 많은 연예인이라는 생각에
이번에 하차확정(?) 이라는 기사보고
이 친구가 예능 이외에 분야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나보다 했습니다.
1박2일에서 이승기의 모습을 볼 수 없다면 정말 허전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는;; 이제 그만하고 다른 활동에 매진할때도 됐다고 생각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분위기로 흘러가더군요;;
배우들이 드라마 촬영을 위해서 예능을 그만둘때 나쁘게 본 적이 없었던 지라
그걸 나쁘게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게 신기했습니다.
본인의 입장을 들으니 일단 1박2일에서 그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게 반가우면서도
많이 안쓰럽습니다.
본인이 하겠다고 했으니 힘든일도 다 고스란히 본인의 책임이 되겠지요...
힘든 짐을 지워준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책임져주지 않을테니...
그래서 더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지켜본 결과 더 잘되는게 당연한 청년이기도 하구요. -
무너지니까 2011.02.18 14:35
이수근의 불꽃 애드립때문에 1박 보는데 ,,,,,,,,,,,,,,,,,,,,,,,,,
이번일을 계기로 이수근이 말한 비지니스 관계라는게 증명된듯해서 씁쓸하네요
더군다나 새멤버도 이미 구했다면서 없다고 개구라깐 제작진과 호동이가 젤 무섭네요
유반장이라면 형제같은 동생이 억울하게 개몰리듯 몰렸다면
분명 믿고 어떤 결정도 응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햇을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
툭하면 형제애 드립하며 시청자들에게 감동 강요하던 호동이 입에서 나온건
침묵이 금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여전한 명언병 걸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차관련은 노코멘트하더라도 따뜻한 한마디나 언론에 일침 가해도 될법한데 ㅋㅋㅋㅋ
침묵은 금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수근 재미있어 보긴 보지만
또 정운운하고 형제애 운운하고 하면 시청자들 토할지 몰라요
제 주변에서는 다들 1박 무서워서 볼수나 있나 이러심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승기 불쌍하다고 하심 ㅋㅋㅋㅋㅋㅋ
무도의 하드웨어는 어찌어찌 흉내낸 1박이지만
무도의 소프트웨어는 죽어도 흉내낼수 없는 1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저는 무도팬이라는게 자랑스럽고 유반장 팬이란게 자랑스런 사람입니다....
장염걸려 포기까지 생각하는 동생을 시간도 더긴 난코스에 보내는 짓
유반장과 태호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짓이죠 ㅋㅋ
미존에게 어떻게 배려하고 명수용에게 어떻게 해주었는지
진짜 나피디랑 호동이는 배워야 겠네요
1박 무서바라 ~~~~~~~~~~ -
무너지니까 2011.02.18 14:38
하차안하는 이유 ??
호동이가 무서바서 ~~~~~~~~~~~~~~ㅋ
종민이한테 하듯이
살아서도 지옥을 경험할거라고 했나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