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훈의 휴머니즘을 눈감아 주고 싶은 이유
과학적 진실만을 신조로 삼은 윤지훈을 보면서 잠시 흔들렸습니다. 윤지훈의 소신이 변질한 것일까를 두고 말이죠.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의 질을 누려야 함에도,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세상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대방리 마을 주민들과 먹을 것이 없어 죽어야 했던 젊은 여작가 故 최고은의 모습이 같은 무게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윤지훈의 휴머니즘에 손을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윤지훈은 시나리오 작가? 강서연의 죽음의 키스추리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서윤형 의문사로 드라마 싸인은 미해결 사건의 최종 봉합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치정관계와 권력, 은폐와 음모, 진실과 거짓, 인간관계의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기에 가장 흥미로운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사건들과는 달리 서윤형의 사건은 진범을 알고 있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진범의 배후에 있는 막강한 금권과 권력 앞에 대립하는 윤지훈과 이명한의 마지막 싸움이기도 합니다.
윤지훈은 과감하게 정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진범인 강서연을 찾아가 범인이 당신이라는 것을 밝히겠다고 선전포고를 합니다. 공연장에서 서윤형의 행보가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3분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를 추리하는 윤지훈, 가상 시나리오였을지라도 허를 찌르는 추리였지요.
"평생 증거만을 믿으면 살았지만, 이번 사건에 증거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증인을 믿어볼 생각이다"라는 말을 남기지요. "겨우 두 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조소를 하는 듯 잡을테면 잡아보라는 강서연, 그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과 자만심이 어디서 나오는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강서연의 자신감은 아버지의 권력이 가진 무서우리 만큼 강한 신념에서 나온 것이지요.
윤지훈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윤지훈은 강서연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밖에 없습니다. 든든한 보호막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비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강서연의 치명적인 약점은 쫓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그녀의 정신병적인 집착도 한몫 거들고 있지요. 강서연은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며,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완전범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완전범죄를 위한 첫걸음은 그녀를 대신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이수정을 죽인 것으로 시작되었지요. 샤워 중 뇌진탕으로 인한 사고사로 위장하려 했지만, 이수정은 억울한 죽음의 싸인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녀의 손가락과 발가락에 남겨진 감전사의 흔적이었죠.
윤지훈이 이번에는 증인을 믿어볼 생각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는데요, 이는 두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증인들을 설득해서 진실을 증언하게 하는 방법이 되겠지요. 그러나 두 증인이 증언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아직은 희박합니다. 자신들은 입을 꾹 닫고 무덤까지 진실을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강서연이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수정처럼 당하지 않으면, 범행을 감추려는 자가 얼마나 집착적으로 완전범죄를 꿈꾸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명한(전광렬)의 마지막 선택, 죽음이라는 강한 암시
제가 추측하고 있는 것은 이수정 외에 또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이명한과 윤지훈의 대립이 마지막 진실게임으로 압축되면서 드라마가 마무리될 듯싶은데요, 정석훈과 대표이사중 하나겠지만 그보다는 극의 흐름상 이명한이 죽음을 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명한의 국과수 사랑은 미워하기에는 그의 권력욕마저도 이해가 되는 명분과 이유를 가집니다. 서윤형 사망사건의 증인 이수정을 죽인 것을 알고 이명한은 "나도 죽일 것이냐?"며, 장민석 변호사의 행동을 질책했습니다. 사인은 조작했지만, 희생자를 내는 것은 이명한으로서도 분명히 반대입장이었지요. "나에겐 협박 따위는 통하지 않습니다"라며, 이명한 원장도 장변호사가 윤지훈이 모든 사실을 밝혀내면 파멸이라는 말에 잠시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윤지훈과 고다경, 정우진, 최이한이 찾은 결정적인 단서와 증거들은 시시각각 이명한을 조여올 겁니다. 이명한이 두려워 하는 것은 그의 권력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에요. 사인을 조작한 국과수, 국과수의 믿음이 추락하는 것입니다. 국과수의 명예는 이명한 자신의 명예보다 소중합니다. 강중혁 의원과 장변호사는 국과수의 지원을 무기로 이명한을 더 압박해 갈 것이고요. 이명한은 누구보다 진실의 힘을 잘 아는 인물입니다. 윤지훈이 서윤형을 죽인 진범을 입증할 것이라는 것도 느끼고 있을 거라는 거지요.
이명한이 목숨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것은 국과수의 명예입니다. 윤지훈의 승리는 결국 국과수가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조작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결과이기 때문이에요. 실추되는 것은 이명한과 죽은 서윤형을 재부검했던 당시 국과수 원장 정병도의 명예일테고, 이명한은 강중혁 의원과의 거래가 있었음을 공개하고 정병도 원장과 친구 강치현의 뒤를 따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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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단지 2011.02.18 11:09
죽어가는 사람을 자꾸만 봐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자꾸만 밤에 고다경이 혼자 떨어지는 게 너무 무섭고
몇 번이고 마프로 갈아타고 싶게끔 무서운 장면이 나오니
보는 내내 힘에 부칩니다.
안그래도 겁도 많은데 드라마 보면서까지 겁에 질려야 하는지..ㅜㅜ -
박씨아저씨 2011.02.18 11:12
어제도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습니다~누리님은 어떻게 느낄까! 하고 생각도 해보았는데...
드라마 리뷰 쓰는거 보통힘든일이 아닌듯합니다.
전 어제 다른장면은 그냥 덮어두더라도 저수지의 울음소리...
얼음이 우는소리...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어릴적 한겨울 추운날 밤이면 산속 저수지에서 들려왔던 소리...
처음에는 무섭고 신기하고 했었는데...
어느날 그것이 얼음이 우는소리란걸 알고...참으로 슬프게 느껴졌거든요~
어제 그기분 새삼 느껴서 좋았습니다~ -
짱똘이찌니 2011.02.18 11:29
원래 싸인은 빼놓지 않고 1회부터 쭉 봤는데
어젠 너무 피곤해서 자버렸어요.
흑~~~~
재방송 볼라그 했는데 초록누리님 글 보니까~ 재방 안봐도 되겠네요.
잘 읽고 갑니다. -
옥이 2011.02.18 14:40
아...전 봤어요
왔다 갔다 하다가 자세히는못 봤지만요..
그.. 죽음의 키스.. 하던 그 부분.. 아 ..그거 보구요
당장가서 잡고 싶더라구요 ㅎㅎ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
carol 2011.02.18 22:05
어제 밤에 10회를 봤습니다
아직 한참을 봐야 하는데..
초록 누리님의 글로 미리보니..답답한것이 없네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