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4 11:40




엄태웅의 예능나들이는 첫등장부터 시청자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줬습니다. 엄태웅이 가진 장점은 의외성, 순진함, 순박함, 넉넉한 웃음, 그리고 허당에 버금가는 빈틈을 보여주며 예능감에 대한 기대까지 가지게 합니다. 단합심을 테스트하는 암전게임에서 빙그르르 굴러내리는 엄태웅의 몸개그는 대박이었습니다. 일부러 설정을 했다면 허탈했을텐데, 예능의 정석 오리지널 강사 이수근도 생각하지 못했던 돌발행동이라, 정말 박장대소하고 웃었답니다. 겨 묻은 뭐가, 뭐 묻은 것보고 놀린다고, 승기가 그려 준 강호동의 안면축소 성형초안(?) 도안을 보고, 피식하고 웃는 엄태웅은 또 어땠고요, 망가진 엄포스의 얼굴도 장난 아니었거든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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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굿장판 속에 꽹과리 치고 상고머리 흔든 엄태웅
엄포스의 이미지를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엄태웅과 만나는 시간은 그저 허허 웃게 만드는 마력을 품어냅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특성상, 그 사람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나올 수 밖에 없기에, 대본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닌, 친구처럼 풋풋한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새하얀 도화지같은 모습은 시청자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지요. MC몽이 럭비공같았다면, 엄태웅은 무방비상태로 자신을 예능 전쟁터에 맡겨놓은 도화지 같습니다. 처음 1박2일 막내로 국민남동생 이승기가 합류했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승기의 경우는 예능에 출연해서 단련되기는 했지만, 게스트의 느낌이 강했었기에 1박2일 주멤버로서 어떤 활약을 할지 우려가 되기도 했었는데, 성실함과 엄친아의 이미지 속에 감춰진 허당의 모습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멤버들을 당황하게 했지요. 그것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승기의 속살같은 모습이어서, 더 사랑받고 캐릭터가 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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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의 경우도 같은 느낌입니다. 21살 해맑은 승기를 만났을때와 비슷한 38살의 예측불허한 순박하고,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엄태웅은 갯벌에서 대왕조개를 캔 느낌이에요. 그래서 새막내 엄태웅에게는 정말 예쁜 그림을 그려주고 싶어지네요. 1박2일에 합류하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엄태웅이 걱정했던 것이 자신의 캐릭터였을 겁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첫인상에서 엄태웅은 망가져 버렸습니다. 아니 망가지게 했던 제작진과 멤버들 속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버렸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지요. 첫인상이고, 이미지고 없이 예능사상 처음으로 알몸으로 등장해야 했고, 난리 굿장판 속에서 꽹과리들고 상고머리를 흔들어야 했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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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PD의 지옥훈련과 엄태웅의 고민
나영석 피디의 엄태웅 예능적응을 위한 첫수업은, 지옥훈련이 따로 없을 정도로 강도높게 진행했는데 대성공입니다. 1박2일 멤버가 거쳐야 할 난관 대부분은 첫수업에서 다 체험을 해버린 것 같더군요. 지독한 배고픔을 제외하고는 말이지요. 구구단 블랙홀임이 드러났던 초딩용 구구단테스트부터, 입수, 야외취침, 복불복 단체미션, 낙오, 기상미션, 배신과 의리, 1박2일의 TV밖 또다른 가족인 시청자와 만나기에 이르기까지 엑기스는 다 체험했습니다. 물론 엄태웅의 인내력 테스트 몇종류가 남아있기는 하지요. 예컨데 레몬 먹기, 까나리 액젓 마시기, 혀가 타들어 가게 하는 각종 핫소스와 겨자 시식코스, 배멀미, 등산 등의 미션이 남아있지요.
엄태웅의 새가족 환영식을 보며, 저는 우리 1박2일 멤버들의 똘똘 뭉친 형제애와 배려심을 보고, 또 한편으로 감동했습니다. 운전하는 수근을 안마해 주는 엄태웅의 따뜻한 손길을 보며, 드디어 1박2일의 야생마같은 천둥벌거숭이 남자들을 보듬어 주는 엄마 캐릭터가 나타났다는 생각도 들었고, 기상미션에서 아무 생각없이 승기와 호동에게 깃발을 건네주는 모습을 보고는, 순박하고 수줍은 엄태웅의 잔정을 느끼게도 했고 말이지요. 아직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에 적응을 못해서인지 쿨가이처럼 선뜻선뜻 깃발을 줬는데, 몇회를 진행하다보면 보이지 않는 룰을 이해하게도 되겠지만, 아무튼 1박2일에 폭탄변수가 등장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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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의 등장으로 가장 당황스러워 할 분들이 제작진같아 보였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의 당황이지만, 새식구 환영식 오리엔테이션에서 제작진이 그리고 있었을 그림을 전혀 다르게 그린 화가들은, 다름아닌 1박2일 멤버들과 새막내 엄태웅이었습니다. 낯가림이 심하다는 엄태웅이 히치하이킹에서 친화력을 보여주며, 시민들과 가까이 하는 모습도 의외였지요. 엄태웅이 새멤버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지 못한 시민들이 대다수였을텐데, 1박2일이라는 말만으로도 미션에 동참해 주고, 도움을 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달리 국민예능이 아닌 거죠.
히치하이킹으로 얻어탄 차에서 대학생들과의 만남은 마치 고민해결을 위해 무릎팍 도사를 찾은 모습과도 비슷해 보였습니다. 김C의 캐릭터와 비교하며 박학다식을 보여주라는 말에, 엄태웅 너무나 솔직하게 "박학은 안된다"고 말해, 지난 주 수근과 서열을 가리는 중에 학교는 일찍 들어갔지만, 못따라가서 고등학교를 한 해 늦게 들어갔다는 솔직고백이 떠올라 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답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대학생 무릎팍 도사에게 진지하게 상담하고 경청하는 엄태웅, 무릎팍 도사의 고민해결 나갑니다. "예능은 리얼이다. 솔직함으로 승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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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허를 찌른 뜨거운 형제애
무엇보다 이번 오리엔테이션 2편에서 보기 좋았던 모습은, 열심히 하는 엄태웅의 모습과 엄태웅을 알게 모르게 빛내주려는 멤버들의 형제애였습니다. 새벽에 자는 엄태웅을 깨워 납치해 온 이후,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형 동생이 돼버린 멤버들, 낙산 해수욕장에서는 단체 입수 퍼레이드로, 차가운 동해바다에서 뜨거운 환영 세레모니를 해줬지요. 벌칙수행하는 승기가 "정신이 나갔었나봐"를 열창하며 허당입수를 시작했지요. 해맑은 입수를 보여주겠다며 폼잡고 들어간 승기, 승기야, 입수에 해맑은 것도 있음? ㅎㅎㅎㅎㅎ 입수를 꺼리는 지원이 성큼성큼 바닷물에 들어가고, 수근, 호동, 종민도 뒤를 이었고, 엄태웅도 소문자자했던 섹쉬~입수를 했지요. 제작진이 이것까지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아마 지원이 입수를 하는 것을 보고, 다 들어가겠구나라는 짐작을 했을 겁니다. 물 좋아하는 시베리아 야생수컷 호랑이 강호동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제작진이 첫번째로 허를 찔린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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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은 아침 기상미션에서 또 발생합니다.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숨겨둔 깃발을 찾아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멤버들, 계곡 건너편 눈밭에 깃발 세 개가 꽂혀있는 것을 본 것은 엄태웅과 이수근이었지요. 뒤늦게 승기가 보고 합류를 했고요.
그런데 그동안 기상미션 혹은 모든 미션에서 "나만 아니면 돼"라고 외치던 멤버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서로 깃발을 먼저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해야 하는데, 이수근은 의도적으로 보일 정도로 엄태웅과 멀찍이 떨어져 코스를 잡았고, 다가온 이승기는 엄태웅이 계곡물에 조심스레 발을 내딛다가 허우적거리며 빠지는 모습을 웃으며 보고 있을 뿐입니다. 엄태웅을 위한 배려였지요. 단독샷으로 주인공을 만들어 주려는 모습이 다 느껴졌거든요. 이런 배려는 물론 환영식이라 당연한 것이기도 했지만, 암전미션에서도 문제의 핑구르르 장면에서도 보였지요. 한 사람을 다섯 멤버가 들고 있는 모습을 완성해야 하는데, 강호동 주저없이 엄태웅을 지목했고, 5형제가 막내 엄태웅을 번쩍 들어주었지요. 맥없이 굴러 떨어지는 반전을 연출하기는 했지만, 아무튼 대박웃음에 멤버들의 새멤버에 대한 진한 배려를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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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은 깃발에 가까이 다가서서 처음에는 하나만 뽑았는데, 이승기를 보고는 세 개를 다 뽑아 왔지요. 그리고는 선뜻 승기에게 깃발 하나를 줍니다. 이 모습은 계산없는 순진무구한 순박한 정이 그대로 드러나서 훈훈하기도 했고, 그동안 1박2일 멤버들과는 다른 엉뚱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거저가 아니라 5천원이라고 깃발 값까지 말해주는 엄태웅, 예능의 끼까지 넘치더라고요. 나중에 항의하는 호동에게 승기가 "그럼 성의를 무시하고 '안받을 거예요!' 어떻게 그래요?"라고 따지는 모습으로까지 연결되어, 재미하나를 더 추가하기도 했지요. 옷 갈아입으러 들어간 사이 엉뚱하게도 엄태웅의 깃발이 지원의 손으로 들어간 어이없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으며, 승기팔짱을 끼는 모습이 월매나 훈훈해 보이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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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허는 엉뚱한 곳에서 또 찔렸습니다. 그동안 제작진에게 따져들던 멤버들이 엄태웅의 억울함을 하소연해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거든요. 1박2일의 냉정한 룰을 가르쳐주는 한편, 밥이라도 반공기 나눠 먹이고 싶어하는 진심이 읽혀지더라고요. 몰래 스프와 빵을 챙겨온 지원이 자기는 아침 원래 잘 안먹는다며, 엄태웅을 챙겨주기도 했지요. "가족은 선택할 수 없지만, 친구는 내가 선택한 가족이다"라는 강호동의 명언처럼, 완벽하게 가족의 일원으로 웃고 즐기는 엄태웅, 시청자도 1박2일 새식구를 환영합니다. 다음주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엄태웅을 보니, 새벽부터 끌려나와, 정말 정신줄 챙기기 힘든 하루를 보내기는 했지만 즐거워 보였습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 그러나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를 이기지는 못한다". 엄태웅의 캐릭터에 대해 저도 여러가지로 생각중인데요, 순둥이, 예스맨, 순수, 승기가 지어준 엄무당 등등 다 엄태웅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캐릭터를 정하고 갈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시청자는 어느정도 감은 잡았는데, 인간미 넘치는 순수한 매력은 엄태웅의 기본 캐릭터가 될 것 같고, 여기에 몇회 섞여있다보면 이거다 싶은 것이 분명 나올 것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엄태웅이 정말 1박2일 가족이 되었다는 겁니다.

승기의 배려가 보여주는 1박2일의 정석, 예능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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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가 사랑받는 이유는 예능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열심히 했고, 즐겼기 때문입니다. 예능천재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것을 한 것이지요. 이는 이수근, 은지원, 그리고 하차한 김C도 마찬가지였고요. 김종민이 복귀후 캐릭터 잡기에도 실패를 하고, 찬밥신세를 면치못했던 것은 열심히 하는 모습이 결여되었고, 1박2일 멤버라기 보다는 아웃사이더같은 모습으로 진정 즐기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새로운 가족으로 들어온 엄태웅을 가장 빛내주고 챙겨준 멤버가, 강호동은 물론 당연한 일이었지만, 뜻밖에도 이승기와 은지원이었어요. 강호동은 '웅아'라는 다정한 호칭으로 부르면서 거리감을 좁히고, 승기와 지원은 엄태웅 곁에서 계속 챙겨주는 모습을 보였지요. 지원은 휴일 오후 아빠나 큰 형에게 그러하듯이 엄태웅의 엉덩이를 베고 누워 TV를 보기도 했고, 승기는 엄태웅의 멘트를 놓치지 않고 계속 살려주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승기의 멘트도 빛났고, 처음 합류한 엄태웅을 자연스럽게 1박2일에 녹아들어 즐기게 해주었지요.
엄태웅의 예능나들이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이미 성공적이에요.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첫방송에서부터 진심으로 전달받았고, 그리고 진짜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사람좋은 웃음, 무엇보다 열심히 하려는 모습은 배우 엄태웅이 아닌 자연인 엄태웅으로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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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이수근 선생 대용량 귀미테 사진이 올라와서 봤더니, 이거 엄무당 짓(?ㅎㅎㅎ)이었더군요. 덕분에 울릉도 스포까지 접해서 허탈했지만, 아무튼 다음주는 울릉도편인가요? 울릉도가 드디어 1박2일 입성을 허락한 모양입니다. 우쨌든 저쨌든 1박2일 정말 빡센 프로입니다. 가차없이 새가족 환영식은 계속되는군요. 배멀미는 어땠는지도 궁금한데, 엄태웅씨 조금있으면 등산도 하게 될 거에요. 미리미리 대비하는 마음으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훈련도 게을리 하지 마시길... 다음주를 기다립니다^^

* 도움 청합니다. 티스토리 글쓰기 기능에 들어가려고 할 때마다 '이 스크립트를 중지하시겠습니까?'라는 메세지가 뜨네요. 예를 누르면 페이지 로딩이 안되고, 아니오를 누르면 인터넷 브라우저가 강제종료 됩니다 ㅠㅠ 구버젼 글쓰기기능으로 글을 올렸는데, 이마저 곧 서비스 종료가 된다고 합니다. 혹시 이런 문제 해결 방법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결 안되면 글을 올리기가 힘들 것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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