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8 14:56




선덕여왕 25회는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랜 향해 끝에 고래를 건져올리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우선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계림으로 온 이후 긴 휴식을 취하고 있던 덕만이 어린 시절의 패기넘치고 재기있는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천명공주의 죽음 이후 덕만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런 경우 큰일 당하고 사람이 180도로 달라졌다는 말을 하나 봅니다. 어쨌든 덕만이 달라진 것은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덕만은 구름이 태양을 가릴 수 없듯이 천명공주 곁에서는 철저하게 그림자가 되어야 했었기에 지금까지는 의도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달라진 눈빛을 보니 다시는 울보 덕만이로는 돌아가지 않을 듯하니 다소 안심입니다.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고 이번회에 천명공주의 모습이 안보이니 빈자리가 커보이더군요. 상여행렬에 백성들이 통곡하는 모습을 보니 새삼 천명공주의 죽음이 슬퍼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길게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 덕만이가 떡하니 들어와 버렸습니다. 울보공주가 아니라 깃발을 휘두르며 전쟁을 독려하는 잔다르크같은 모습으로 말입니다.
선덕여왕 25회는 어느 때보다 숨돌릴 틈도 없이 빠르게 긴장감있게 전개되었는데요. 그런만큼 강렬했던 명장면, 명연기가 많았습니다. 놓치기 아까운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이 장면들은 단순히 연기를 잘하고 못했고를 떠나 앞으로 선덕여왕이 가지고 갈 스토리가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드라마 선덕여왕 25회의 최고의 명장면 명대사를 이렇게 뽑아봤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1: 나는 신라의 공주다
천명과 함께 머물렀던 동굴에서 유신이 말합니다. 공주님은 끝까지 네 걱정만 하다가 죽었다면서 떠나자고 말이지요. 유신랑은 여전히 천명공주의 유언을 받드는 것이 화랑의 주인 천명공주에게 마지막으로 바칠 수 있는 충성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이런 유신에게 덕만은 이대로 죽지 않겠다며 죽지않기 위해 신라에 남아 방법을 찾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덕만의 대사 중 최고의 명대사를 뱉었습니다.
"신라를 먹을 거에요. 신라를 뒤집어 버릴 거라구. 미실을 무너뜨리면 되겠지"
지금까지 덕만의 대사와는 톤도 달랐습니다. 배꼽아래 단전에서 끌어올리는 듯한 강한 힘이 느껴졌으니까요.잠시 저는 심은하의 명대사 "부숴버릴거야"를 듯는 듯한 느낌이 전해지던 이 장면을 선덕영왕 25회의 명장면 명대사 하나로 뽑고 싶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2: 알천랑의 낭장결의
지난회 천명공주의 시신을 구르마에 끌고 왔던 알천랑(이승효)은 유신에게 서라벌로 가서 할일이 있다고 했지요. 그리고는 그가 이끄는 비천지도를 이끌고 대전앞에서 낭장결의를 합니다. 얼굴에 붉은 화장을 하고 죽기를 각오하고 "천명공주의 승하에 대한 배후를 색출해 주십시오"고 외치는 알천랑은 역시 멋진 화랑입니다.
제가 지난번 선덕여왕 관련글 <'선덕여왕' 유신, 알천, 비담 3인방 시대 열리다>에서 알천랑을 대의 명분을 위해서라면 죽음을 불사하는 사대부형 인물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알천랑은 역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목숨을 거는 남자였습니다. 행동하는 양심, 실천하는 지성인의 모습을 보여준 알천랑의 낭장결의 역시 이번회 명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3: 자결하려는 알천과 이를 막는 덕만
천명공주의 죽음은 사고였다는 황제의 판결이 났다는 말에 낭장결의가 무위로 돌아가자 알천은 자결을 결심합니다. 그가 목숨을 걸고 밝히려는 천명공주 죽음에 관한 진상이 사고로 은폐되어 버리자 알천랑은 세상을 하직하려고 한 것입니다. 대의가 사라지고, 진실이 묻혀버리고, 소신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이때 덕만이 알천랑을 가로막고 나타납니다(오, 덕만공주 어찌 알았을까요? 하지만 드라마 전개를 위해 언급자제!)
네가 나설 일이 아니라며 비키라는 알천랑의 말에 덕만이 눈에 힘주고 말합니다.
"무례하다, 너 또한 나를 인정치 않느냐. 나는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살아서 신국의 공주가 될 것이고 너희들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러니 살아라"
급변한 덕만의 말투와 위엄에 기선제압 당한 소신남 알천랑도 예를 갖춥니다. 그리고는 "공주님을 지켜주지 못한 저는 더이상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입니다"라며 고집을 꺾지 않지요.
덕만공주 한번 더 발끈하지요.(아니, 이게 공주로서 명한다는데도 말을 안들어. 좋아 최후의 방법이다!)
"버텨라. 죽고자 하는 마음으로 버텨라, 화랑의 주인으로서 명한다"
알천랑(화..화랑의 주인! 에고 얼른 꼬랑지 내려야지)은 "비천지도의 화랑 알천, 공주님을 뵈옵니다" 라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 장면은 사람(충신)을 얻는 덕만과 평생을 섬길 주인을 만난 알천랑이 군신의 관계를 맺었음을 보여주는 명장면이라 하겠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4: 상천관의 죽음
덕만은 알천랑을 통해 마야황후에게 신당에서 만날 것을 제의합니다. 덕만이 신당에서 상천관 서리(송옥숙)을 만나 책력을 해석한 자를 알아보기 위함이었지요. 
미생과 상천관이 덕만을 죽이려 했다가 천명을 죽여버린 실수로 곤경에 빠진 미실은 상천관에게 최후의 결단을 하라고 협박합니다. 이에 상천관은 하늘의 뜻을 부정하고 스스로 하늘이라고 생각하는 미실에게 더 이상 천기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천관의 마음을 읽은 미실은 목숨이냐, 하늘의 뜻를 택하라며 독약을 주고 갔지요.
죽음을 택하려는 상천관 앞에 신궁의 비밀통로를 통해 덕만이 나타납니다. "하늘을 섬겨야 하는 자가 하늘을 이용하여 백성을 속이고 그 공포를 이용한 너는 천관녀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가하는 덕만을 보고 상천관은 미실을 이길 자, 즉 시대의 주인이 될 계양성 주인임을 알아보지요. 책력을 해석한 자가 누구냐고 묻는 중에 인기척이 들리자 덕만을 숨기고, 상천관은 미실을 맞이합니다. 상천관은 미실에게 마지막으로 하늘의 뜻을 전합니다. 
"궁주님께서는 절대로 황후가 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쌍둥이 한쪽을 보면 그 자리에서 죽이십시오. 이제 이제 궁주님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화덕사에 있는 월천대사뿐입니다" 사실 화덕사의 월천대사는 덕만에게 해 준 말이었지요. 그리고는 독약을 마셔버립니다. 
그동안 상천관은 시청자들에게는 미운털이었는데요, 그녀는 진정 하늘의 뜻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은 끝까지 미실에게 충성을 했지만, 하늘의 뜻은 거역하지를 못했으니까요. 하늘의 뜻을 거역하려 했다면 병풍 뒤의 덕만을 미실에게 고했을 테지요. 상천관은 이미 천운이 미실에게서 떠난 것을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천기를 누설한 자신의 죄를 지고 죽음을 택했지요.
끝까지 미실에게 충성했고, 끝까지 하늘의 뜻을 따른 상천관의 죽음, 이 역시 이번회 명장면이었습니다.


명장면 베스트 5: 마야의 저주
사실 이 장면은 25회 전반부에 나왔던 장면입니다. 앞에서 마야황후의 저주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이 장면을 이번회 최고 명장면이라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밀어두었기 때문입니다.
쌍둥이 중 한쪽은 품에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멀리 떠나보내야 했고(이때까지는 덕만이 계림에 남아있는 줄은 몰랐었지요), 남은 천명공주마저 잃어버린 마야황후는 피를 토하며 미실에게 서슬 시퍼런 저주를 퍼붓습니다. 마야황후을 연기하는 윤유선의 눈에서 불꽃이 활활 타오를 정도였으니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이라 하겠습니다.
"네 이년, 니년이 죽을 것이다. 니년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고 짓밟히고 혼자서 외로움에 떨다 죽을 것이다.....송장처럼 지내다가 비명을 질러도 소리가 나지않게 죽을 것이다. 비석도, 무덤도 흔적도 없이 죽으리라. 니년의 이름은 단 한 글자도 남지 않으리라"
마야의 서슬시 퍼런 저주 앞에 미실의 얼굴도 백짓장이 되어버리는 것을 보니 미실도 자신의 운명을 예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석도, 무덤도, 이름도 남기지 않고 죽으리라는 마야의 저주는 미실의 최후를 암시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요, 곱씹어볼수록 정말 무서운 저주입니다. 

너무 급격하게 변해버린 덕만이 낯설지만 덕만은 앞으로 여왕이 될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것 같습니다. 이제 덕만은 사람을 모아갈 것입니다. 덕만이 어떻게 사람을 얻어갈 지를 보는것이 앞으로 선덕여왕을 보는 재미이지요. 드라마 선덕여왕은 이제 '사람을 얻는 덕만'과, '사람을 잃어가는 미실'의 대조적인 모습을 그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에서 덕만은 충신 알천을 얻었고, 미실은 상천관을 잃었습니다. 신라의 공주가 되고, 신라를 가지겠다는 덕만이 어떻게 미실을 쓰러뜨리고 시대의 주인이 되어가는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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