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4 07:16




조영남이 KBS 특별생방송 '일본대지진 피해돕기 희망음악회'에서 윤동주님의 '서시'를 개사한 노래를 열창했다는 기사를 읽고는 어이가 없고, 부끄러워지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속에서 열불이 올라오네요. 일본대지진 돕기에 열광적으로 연예인을 동원해 동참을 독려하는 모습을 대놓고 욕을 하지는 못하지만, 만사가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치니 점점 불편해고 있습니다. 물론 인류애 차원에서 참사를 겪고 있는 일본에 도움을 주는 것은 칭찬해야 할 일이지만, 전시외교의 느낌까지 드는 요즘입니다. 상대국이 일본이라는 것이 하나의 요인일 수도 있지만, 지나쳐도 과잉행동처럼 보입니다. 다른 나라의 재해에도 일정선에서 구호에 동참해왔지만, 이런 정도는 아니었지요. 그런데 일본대지진에는 마치 새마을 운동이라도 하는 듯 전국민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으니, 정작 지원이 필요한 구제역 피해농가를 생각하니, 캠페인처럼 벌어지고 있는 모금활동이 껄끄러워지기까지 합니다. 
우리 국민이 느끼는 일본에 대한 감정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겁니다. 잊어서도 안되고요. 역사는 기억되어야 하고,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미워해도 사람까지 싸잡아 매도하고, 미워하면 물론 안되겠지만요. 조영남이 일본대지진 희망음악회에서 서시 번안곡을 불렀다는 기사를 읽고는 속이 부글부글 끓더군요. 이게 말이 돼? 라는 소리만 나왔습니다. 일본사람보다 더 미워지네요. 
조영남은 말 사고뿐만이 아니라, 노래사고를 많이 치는 연예인입니다. 과거 청와대에서의 노래사고는 용감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조영남은 감정이 즉흥적이죠. 스스로 친일파라면서도 속 뜻이 다르다고,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답답해 하기도 하고요. 저는 그의 요상스런 궤변이 이해가 안가서 답답하더구만요. 워낙에 종잡을 수 없는 예인의 기질을 타고났기에, 꼴리는 대로 살아라 입장이고, 그가 방송에서 어떤 말들로 이슈를 만들어도, 조영남에 대해서는 저는 입을 다물어 버리는 편입니다. 한참이나 연배 높은 그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 많이 봐와서인지, 소 귀에 경읽기 라는 말밖에는 생각나는 말이 없거든요.
이혼한 전부인 윤여정씨를 방송이나, 인터뷰마다 들먹이면서 비난을 자초하면서도, 그는 고치지 않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서 겠지요. 그만큼 잘못이 크기때문이죠. 가끔은 조영남의 마음이 갸륵(?)해서 진심으로 들어주기도 하는데, 좋은 말도 한두번이랬다고, 미안하다는 말도 자주 들으니 그만했으면 싶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마음을 네티즌들이 비난 혹은 부탁으로 성토해도, 그는 귀를 닫고 다른 방송에 나와 또 입을 엽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잘못이 클 수록 귀를 열고 입을 닫아야 하는데, 그렇게 철없는 양반도 처음 봤어요. 그게 조영남의 모습입니다. 그는 타고난 광대이며 재담꾼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 조영남 콘서트에 두 번을 간적이 있었는데, 방송에서나 무대에서나 그는 한결같습니다. 같은 레파토리를 반복해서 들어도, 또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두번 다 같은 레파토리 노래를 들었고, 아들의 생일을 기억하기 위해 가슴팍에 새겨서 달고 다닌다, 어머니의 일화, 동생 조영수 교수와의 일화, 청와대에서 식은땀을 흘렸던 비화들까지 다 똑같아요. 가수라는 이름을 달고 살면서도 정작 본인노래는 없는 참으로 희귀한 가수에요. 그러다보니 그의 노래 레파토리도 다 거기서 거기지요. 

그런데 몇곡되지 않은 그의 애창곡들 가운데 곡을 골라도 한참 잘못 고른 것 같습니다. 일본을 돕자는 희망음악회에서 다른 노래도 아니고 서시를 부르다뇨? 이게 다른 식으로 꿈보다 해몽 해석이 될까 걱정까지 되네요. 요즘 방송에서 말 실수해도, 언변유수 핑계로 얼버무리기도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와우아파트 붕괴된 시기에 청와대에서 "신고산이 우르르르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라고 개사를 해서 불렀다가, 무슨 민주투사 저항의식있는 사람처럼 회자되었던 것처럼, 일본에 대한 역사의식을 깔고 노래를 했다는 식으로 나중에 방송에 나와 치장해서 입을 열까 두려워요. 차라리 "독도는 우리땅"을 불렀더라면, 개념찬 가수라는 소리라도 들었을텐데 말이죠. 
조영남이 대표적 저항시인 윤동주님의 시 '서시'를 개사한 노래를, 일본돕기 기금마련 음악회에서 불렀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조영남을 천재적인 광대(廣大)로 봐야 하는지, 무개념 광대(狂-미칠광-大)로 봐야하는지 궁금합니다. 나름대로는 분위기있는 노래를 고른다고 골랐나 본데, 여러분은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1. 나는 지난 과거 역사를 잊지 않고 있다. 이에 윤동주님의 저항시 서시로 민족적인 역사감정은 잊지않고 있음을 알린다. 하지만 일본이 겪은 대지진 참사에 인정으로 동참한다 - 만약 이 경우라면 그는 개념있는 광대(廣大)입니다. 그런데 평소 그가 하는 말을 보면 거의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2. 아무 생각없이 불렀다. 노래가 분위기도 좋고 가사도 멋지잖느냐 - 이 경우라면 그는 역사의식도 없는, 무개념 미친 광대(狂大)일 뿐입니다. 화가 많이 나서 저도 표현이 거칠어지네요.

무엇보다 황당한 것은 놀러와 세시봉 특집에서 윤형주의 말을 귓전으로도 듣지 않은 것에 더 화가 납니다. 조영남은 '놀러와'에서 '서시'를 원작과 다른 가사로 불렀다가, 윤동주 시인의 육촌 동생인 윤형주로부터 "나도 윤동주의 시를 가사로 노래를 만들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원작을 훼손하지 마라'고 했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원작을 훼손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느끼는 점도 없었는지, 더구나 일본돕기 음악회에서 진상을 떨었어야 했는지, 정말 그의 무개념 광대짓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기가 찹니다.

조영남도 문제지만, 프로그램 제작진도 의식없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조영남이 미리 서시를 부르겠다는 통고를 했을 것이고, 반주도 맞춰서 준비를 시켰을텐데, 아주 단체로 정신줄을 안드로메다로 출장보냈나 봅니다. 설마 조영남이나, 제작진이 윤동주님의 서시를 몰랐을까요? 그랬다면 이해도 가고 용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한민국 국민들 중, 그것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일본돕기 음악회행사를 성공적으로 방송에서 보여줘야 하니, 정신들을 날로 잡수신 모양입니다. 요즘 나는 가수다, 나는 가수다 하도 시끄러우니, 나도 가수다라고, 이렇게 무개념으로 무대에 서는 사람도 나오고, 그냥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리고 죄송스럽습니다. 윤동주님의 서시에 대해서 잘 몰랐다면, 지금이라도 공부 다시 하시고, 왜 친일파가 되어서는 안되는지 역사의식 좀 바로 세우시죠. 일본을 돕겠다는 마음까지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된장인지 고추장인지 정도는 구별해야지요.
윤동주님은 해방 6개월 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서거한 저항시인입니다. 조국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성찰시가 '서시'입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윤동주님이 생체실험을 당하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아무리 개념이 없고 역사의식이 없었더라도, 이 정도로 생각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대학4년간을 학교인문관을 오르면서 학보사 아래 교정 숲에 세워진 윤동주 시비를 보고 다녔는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빠짐없이 시비앞에 꽃이 놓여 있었습니다. 마음이 번잡스러운 날이면, 시비 앞에 한참을 서서 부끄럽지 말자고 다짐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미친광대랑 동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죄스럽고 부끄러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어떻게 일본을 돕겠다고 서시를 바칩니까? 제작진 역시도 문제의식없이,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는 것도 도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일본을 돕고 싶었다지만, 감히 일본 형무소 차디찬 곳에서 서거한, 우리의 고운 님 윤동주님까지 바쳐야 했습니까? 그렇게 절절하게 돕고 싶으면 그냥 사비 털어 도우십시오. 이렇게 두번 세번 열통터지게 하지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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