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 06:47




장자연 사건의 충격과 분노가 채 가시기도 전에 연예계의 추접한 접대스캔들이 또 터졌습니다. 공연기획사 대표 옥모씨가 전 국무총리의 아들이자 현직 서울대 교수 노모 교수를 사기및 협박혐의로 고소했다고 하는데, 소장내용을 보니 가관이 아니에요. 현직교수라는 A씨는 2010년 인도국제영화제를 한국에 유치해 주고, 100억 원의 예산을 주겠다고 옥모씨를 속여, 강남 룸살롱에서 수억 원대의 접대를 받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옥모씨는 A씨를 접대하는 과정에서, 노모교수가 여배우 P씨의 술접대를 받았고, 노모교수는 500만원을 여배우 P씨에게 건넸다고 폭로했는데요, 술접대에 나간 배우는 최근 영화에서 과감한 노출을 선보였다는 P씨.
역시나 가만히 있을 네티즌 수사대입니까? 곧바로 네티즌 CSI가 가동되었고 곧 실명이 떴습니다. 영화 나탈리에서 주연 박현진으로 밝혀졌고, 박현진은 "아는 사람에게서 옥사장을 소개받았고 편안한 자리라고 해서, 모르고 술자리에 나갔다. 50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 정도를 받았고, 돌려주려고 했지만 돌려주지 못했다"고 눈물로 해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박현진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을 보면서 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것 같아요. 박현진이 50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 정도를 받았고, 술자리 접대인지 모르고 나갔다는 해명을(?) 하자, 박현진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데,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곁가지만 흔들어 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말이지요. 술자리인지 알고 갔는지, 모르고 갔는지, 500만원을 받았는지 100만원을 받았는지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작 중요한 것은 룸살롱에서 금품접대의 불법로비와 뇌물을 받아먹은 사람이 아닐까요. 장자연 사건을 통해 본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날 때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는 접대문화, 이런 일이 어디 한 두 건이었습니까? 떡검에 섹검까지 썩을대로 썩은 접대문화에 치가 떨립니다.

100억원 지원을 약속받기 위해 수억원대의 접대를 했다는 옥모씨, 접대를 받은 로비대상은 국무총리를 지낸 노모씨의 아들이자 서울대 교수라는데요, 국무총리를 지낸 노씨성을 가진 인물을 검색해보니 노신영, 아들인 노경수는 현 서울대 교수라고 나오더군요. 기사에는 이들의 이름을 실명으로 낸 기사가 한줄도 없었습니다. 장자연 리스트에 있었던 사람들도 철저히 언론에 보호받았는데, 대중들이 연루된 연예인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보호를 하기 고귀하신 명예를 보호해주기 위함인지 모르겠습니다. 힘없는 피해자만 보호받지 못하는 서러운 세상이죠. 언론이 보호를 한 것인지 권력이 보호를 한 것인지, 명예훼손이라고 달려들까봐 겁나서, 저 역시 검색해보니 그렇더라는 말만 할 수 밖에요....

그런데 왜 화제가 P씨라고 밝힌 박현진에게 쏠리고 그녀에게 돌을 던지고 있을까요? 정작 돌을 맞아야 할 사람들은 돈과 접대로 미끼를 건네 이득을 취하려 했던 옥모씨와 그것을 낼름 삼키고 오리발 내민 노모교수가 아닌가요? 물론 똥밭인 줄 모르고 갔다가 똥밟은 것 뿐이고, 주먹만한 똥물이 아니라, 손톱만한 똥물이 튀긴 것이라며, 억울하다고 하소연 한 박현진을 잘했다고 칭찬할 일은 아니에요. 힘없는 여배우의 설움이라고 두둔해주고 싶은 마음 역시 없고요. 

박현진의 심경을 밝힌 인터뷰 내용을 보니 장자연의 경우처럼 강제로 끌려 나간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강제로 나간 경우라면, 100만원을 받았다고 실토할 것이 아니라, 접대자리에 강제성이 있었다면, 그것에 대해 대해 밝힐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이런 추접한 연예계의 접대문화를 끊는데 일조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의로 나갔든, 타의로 나갔든, 이번 사건의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박현진입니다. 강제로 나갔다면 1차적인 피해자이고, 자의적이었다 하더라도 여배우의 사생활을 본인의 소송에 이용한 옥모씨에 의해 피해를 입었고, 언론에 공개되어 2차로 피해를 받았고, 대중들의 비난으로 3차 피해를 입고 있는 중이잖습니까.
박현진의 지인이라는 사람이 영화 나탈리 이후에 별다른 활동이 없어 우울증도 겪었고, 자살을 하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는데, 술접대 파문으로 누구보다 힘든 심정일 거라 생각됩니다. 자칫하다가 사람 하나 또 잡게 생겼어요. 모르고 나갔다는 말을 다 믿을 수는 솔직히 없고, 그런 식으로 연예계의 줄을 잡으려 했다면 분명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래서 연예계가 더럽다는 욕을 먹고 있는 것이겠죠. 그래도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작 비난받아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습니다. 비난의 힘을 연예인을 이용하고 더러운 밀실거래를 한 사람들에게 쏟아부었으면 합니다. 연예계와 연예인의 뼈를 깎는 자정노력에 대해 목소리를 더 높여야 겠지요.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연예인이 누군지, 얼마를 받았는지 등의 말초적인 것들만 물고 늘어지는 마녀사냥식의 관심이 아니라, 진짜 나쁜 놈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게 어떨까요. 사회적 지위, 부와 명성에 관계없이 법이 가만 두지 않게 말입니다. 이 시간도 어디에선가 겉으로는 웃으면서, 마음으로는 피눈물을 흘리며 술을 따르고 있을 지도 모를 무명 여배우, 혹은 관행이라는 강제적인 이유로 술을 따르고 있을 힘없는 여배우가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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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7
  1. 2011.04.02 07:1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1.04.02 07: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일로 고인의 사건이 또 수면위로 올라오는건가요
    과연 술접대만 했을지..... 박현진이란 검색어가 왜 올라오나 했더니
    이것 때문이군요.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3. 아이엠피터 2011.04.02 08: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래저래 힘없고 나약한 사람들만 고통받는 세상입니다.
    도대체 그늄의 권력자들의 횡포와 추악함은 언제쯤 제대로 파헤쳐지려는지..

  4. 탐진강 2011.04.02 08: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접대받은 권력자 아들은 왜 공개를 안하는지 언론의 이중성이 황당합니다.

  5. 2011.04.02 08: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윤서아빠세상보기 2011.04.02 08: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도 스타로의 꿈을 쫓는 사람들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슬퍼집니다.

    건강하셔요

  7. 왕비마마 2011.04.02 08:26 address edit & del reply

    잠잠할만하면 뻥뻥 터지는 요런 뉴스들...
    뿌리가 깊고 심하게 썪었나봐요~
    이번일을 계기로 뿌리를 통째로 도려내는 계기가 되기를~

    울 누리님~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

  8. 미미 2011.04.02 08:4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의 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부정부패한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건에 대한 분노를,
    제대로 된 지점(사건의 핵심인사들)에 풀어야 할 텐데, 안타깝습니다.

  9. 안나푸르나516 2011.04.02 08: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밝혀질수 있을때 모조리 까발려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10. kangdante 2011.04.02 09:01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연예인들이 술대접이나 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는거죠..
    특히 사회지도층이라는 인사들은..

  11. *저녁노을* 2011.04.02 10: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저 안타까울뿐이네요.
    고래등에 새우등 터지는 것도 그렇고
    사회지도층의 나몰라라식도 그렇고.......쩝..

    주말 잘 보내세요.

  12. goodwell 2011.04.02 10: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성범죄자처럼 이런 사람들의 사진을 공개해야 될것 같아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상아탑을 이끄는 교수가 ...참나...원.....

  13. 꽃집아가씨 2011.04.02 11:54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일이 없어야 하는데 자꾸 생겨서 속상합니다. 왜 이렇게 되는지...참 ㅠㅠ

  14. 혜진 2011.04.02 14:23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 고위공직자들의 마인드부터 바꿔야 합니다.
    말씀처럼 썩어빠진 접대문화..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겠죠.
    저도 아는분에게 들어보니 토나오려고 합니다..
    고위공직에 계시는 분들.. 청렴을 이미 구정물에 담궈버린 그분들에게
    락스한통을 사드리고 싶습니다.

    초록누리님..좋은 글 감사히 보고 갑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15. 깊은우물 2011.04.02 15:2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요.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엄한 여배우
    한사람만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화가나서 그 기사를 볼 수가 없네요.
    치졸한 인간들... 정말 싫습니다.

  16. 부뚜기 2011.04.03 01: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작 중요한건 왜 보려고 하지들 않는건지.?
    왜 매 사건 마다 마녀 사냥식인지.?
    눈을 돌리는 순간 우리또한 그들에게 놀아 나는 꼴 밖에 안된다는걸 왜 모르는건지?

  17. 갓쉰동 2011.04.03 09: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00%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