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군이가 처음으로 오늘과 내일을 가르쳐 줬습니다. 시계바늘 두개가 만나는 밤 12시, 그게 내일이라고 합니다. 맨날맨날 내일이면 마루가 온댔는데, 내일은 한번도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만 있었던 봉영규에게도 내일이 왔습니다. 식물원에서 해고당해서 식물원에 가면 안되는데, 내일은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봉영규의 내일은 12시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모두가 잠든 봉영규만의 내일에 식물원에 가지요. 소장님이 가지치기를 잘했는지 불안한 봉영규입니다. 가지치기를 잘해야 무궁화꽃도 많이 피고 튼튼해 지는데, 아무렇게나 잘라버렸을까봐 조바심이 나는 봉영규지요. 깜깜해서 삐쭉삐쭉 나온 가지들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손이 긁히고 상처투성이가 됐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봉영규입니다.
상처난 손을 보고는 식물원집으로 데려가 약도 발라주고 밴드도 붙여줍니다. 미숙씨의 눈을 닮은 차동주씨는 착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차동주씨를 마루오빠로 생각했었나 봅니다. 마루도 화내고 신경질을 부렸지만 착한 아들입니다. 아들이니까...
봉영규를 만난 차동주는 봉우리가 마음에 걸리지요. 회사에서 "난 당신 모르니까 어떤 식으로든 이런식으로 나차나지마"라고, 매몰차게 돌아서 버린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알고 있는데, 주말에 피아노 가르쳐주러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아무리 멀리 있어도 다 부를 수 있는 요술주머니를 준 그 여자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엄마를 부르는 목소리, 그 아이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을 동주에게 주었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난 하나밖에 못하니까 내가 더 힘들지. 형은 두개를 할 수 있잖아. 운전하면서는 통화못하고, 말은 하지만 들을 수는 없고, 하늘보면서 얘기못하고...봉우리 모른척했지만 미안하다고 말 못하고...두개가 한꺼번에 되는 형이 차동주 형도 하고, 봉우리 오빠도 해줘". 그렇게 우리를 걱정하고 미안해 하는 준하형의 마음을 이해함을 에둘러 말하지요. 봉영규네에게 언젠가는 꼭 봉마루로 다시 돌아가라는 말도 함께 말이지요.
에너지셀 런칭쇼, 순간 세상이 암흑으로 뒤바꼈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동주가 가장 무서워 하는 어둠입니다. 동주는 사람이 많은 곳에 있는 것이 힘듭니다. 여기저기서 말을 거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입을 따라다니느라 눈이 피곤하고, 현기증이 나서 서있기조차 힘이 듭니다. 안간힘을 써서 비밀을 들키지 않고, 런칭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동주앞에 우리가 찾아오지요.
그 순간 차동주에게 기적이 일어났지요. 봉우리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에요. 빚쟁이에게 쫓겨 도망가려는 엄마에게 우리는 아저씨를 못보는 것이 싫다고 했지요. 그때 엄마가 눈을 감겨주며 들려줬습니다. "눈을 감고 아저씨를 생각하면 아저씨가 보인다"고. 그리고 귀를 막으면 엄마 목소리도 들린다고 가르쳐줬지요. 엄마의 심장에 우리의 손을 가져다대고 엄마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쿵쿵' 우리에게 엄마의 소리가 들렸지요. 눈을 감으니 아저씨가 보이고, 귀를 막으니 "쿵쿵, 우리 딸 세상에서 가장 많이 많이 사랑해"라는 엄마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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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마마 2011.05.03 09:31
이 드라마 오랫만에 진짜 잼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나온 듯해서 너무 좋더라구요~ ^^
따땃~함과 재미까지 겸비한~ ^^
울 누리님`
오늘하루도 기분 좋~은 하루 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