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2 11:49




큰미숙씨 김여진이 판매여왕 나미숙으로 카리스마를 뿜으며 재등장해서 반갑습니다. 봉영규와의 만남과 에피소드가 어떻게 엮일지 흥미진진하네요. 봉영규가 미숙씨처럼 생기신 분을 그의 맑은 눈으로 어떻게 볼 지 궁금해집니다. 판매왕 나미숙과 큰미숙씨와의 숨겨진 관계가 있을 듯 하기도 하고, 장준하에게도 큰 변화가 예고되었지요.
장준하가 봉마루라는 사실이 조만간 밝혀질 듯해서 폭풍전야입니다. 아직은 최진철과의 정면승부가 남아있기에 조금의 시간은 벌어줄 듯하지만, 마루의 몽타주가 파장을 일으킬 듯합니다. 마루의 몽타주를 본 봉우리가 한순간 의심하는 듯하지만, 어찌어찌 속여 넘길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매의 눈을 가진 봉영규와 맞닥뜨리는 순간이 오면, 준하도 자신이 마루임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요. 지금도 목구멍까지 차고 올라 부르고 싶은 아버지이니 말입니다.
"준하형, 형을 잃고 싶지 않아"
어머니와 동주의 복수에 준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동주는 준하형을 보호하고 싶습니다. 준하형을 잃게 될까봐 겁이 나는 동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동주는 그렇게 잃었습니다. 할아버지를 잃었고, 최진철에 대한 복수만이 유일한 목표가 돼버린 다정했던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준하형이 어머니의 마음을 닮아가는 것같아 무서운 동주입니다.
어머니에게 "준하형 건드리면 어머니라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최후통첩을 하는 동주, 준하를 봉마루로 돌아가게 해주고 싶습니다.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지요. 똑같은 방법으로 최진철에게 비수를 대려는 어머니의 방법이 동주는 싫습니다. 동주는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정면승부를 하고 싶습니다. 동주의 에너지셀 화장품사업으로 우경을 되찾고 싶어하지요. 할아버지의 화장품 사업을 팽겨쳐 버린 최진철은 할아버지의 기업을 맡을 자격이 없습니다. 오늘의 우경을 있게 한 화장품으로 할아버지의 사업을 잇고 싶은 동주입니다. 그것이 동주가 생각하는 최진철에 대한 복수입니다.
신개념 화장품으로 승부를 보고 싶었던 동주가 어머니와 준하형에게 화가 난 이유는 비겁하게 이기고 싶지 않았던 동주의 마음을 몰라주었기 때문이에요. 동주가 못미더웠기 때문이에요. 들리지 않기 때문에 최진철과 싸움상대가 될 수 없으리는 것, 세상 사람들이 우경의 후계자가 될 동주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질까봐 두려워 하는 어머니의 뜻을 따르는 준하형이 야속하기만 한 동주입니다. 어머니의 비겁한 방법을 닮아가는 것같아 준하형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동주야, 나도 너와 같은 분노를 품고 살았다"
그런 동주에게 처음으로 준하형이 자신의 생채기를 보여줍니다. 동주의 상처와 같은 생채기입니다. 잊을 수없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얼굴처럼, 준하형에게도 잊을 수 없는 얼굴이 있다고 합니다. 한번도 어머니라는 말을 하지 않았던 봉우리의 엄마를 새어머니라고 말하는 준하를 보면서, 장준하는 끝내 봉마루가 될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안도하게 되더군요.
"봉우리 가방에 매달린 시계 내거야. 우리 새어머니가 그것 가지러 들어갔다가 최진철이 내린 방화벽때문에 죽었어. 너네 할아버지도 내 새어머니도 최진철때문에 숨막혀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긴 어머니였는데, 따뜻한 말 한마디도 못해주고,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도 못했는데... 너의 어머니, 내 어머니를 또 잃을 수 없어. 나 어머니 아들도 하고, 네 형도 하면 안될까?". 처음으로 꽁꽁 숨겨두었던 장준하의 슬픈 분노가 터져나온 장면이었습니다. 봉우리의 엄마, 아니 마루의 새엄마에 대한 진심을 드러내더군요. 다 잊고 장준하로 살아가고 싶었는데, 우리와 아버지가 봉마루로 돌아가게 합니다. 
어머니 아들도 하고 형도 하면 안되겠느냐고 묻는 장준하, 아니 봉마루는 갈 곳이 없습니다. 어머니의 무릎에 처음으로 누워보는 준하, 힘들다고 어리광하는 아들에게 등을 토닥여주는 어머니의 손길을 느끼고 싶은 준하입니다.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전하는 소리를 듣고 싶은 준하입니다. 말보다 손길로 전하는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장준하는, 아무리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사정해도 동주처럼 친아들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식이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다른 사람의 호적에 아들로 올려져 살아가도, 1등을 한번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잘해도 바보아들, 무식한 욕쟁이 할머니 손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버린 친어머니는 16년전 자신을 보고 모른척 했습니다. 아들이 아니라고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애틋한 눈길조차 주지 않았어요. 벌레보듯 쏘아볼 뿐이었습니다.

친아들까지는 아니어도 친아들처럼 사랑해 준 어머니, 준하에게는 세상에서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은 유일한 분입니다. 새어머니 큰미숙씨를 잃은 것처럼 다시는 잃고 싶지 않은 어머니입니다. 세상에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으로 행복한 준하입니다. 새어머니 큰미숙씨에게는 한번도 불러드리지 못했지만, 그때 부르지 못했던 것까지 어머니를 마르고 닳도록 부르고 싶은 준하입니다. 그래서 준하는 태현숙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대화를 나눌 때면, 어머니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부르나 봅니다. 14년동안 한번도 불러보지 못했기 때문에, 많이 많이 불러보고 싶은 어머니라는 이름을 말이지요.
"아버지 저 바보 마루에요, 아버지 아들 봉마루" 
아버지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자신이 모자라다는 이유만으로, 마루를 부끄럽게 하는 아버지여서 미안하다고, 내가 잘못했다는 말을 밥먹듯이 달고 다녔습니다. 못되게 구는 자신을 다른 아버지들처럼 나쁜 놈이라고 한대 때리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아버지는 자신의 매를 대신 맞아주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못난 아버지가 부끄러워서 매일같이 화만 냈는데, 정작 못난 바보는 자신이었습니다.
마루가 오면 이사한 집으로 찾아오라고, 식물원 옛날집 자리에 붙여둔 약도가 떨어졌을까봐, 혹이라도 누군가가 낙서를 했을까봐 매일같이 확인하는 아버지, 지긋지긋하게 싫었던 가난하고 무식하고 모자란 아버지와 식구들은 그렇게 마루를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16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루입니다. 찰거머리처럼 엉겨붙어 자신을 괴롭히던 가족이라는 징글징글한 말이, 이토록 사무치게 그립고 가슴을 아프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돌아가고 싶은데 너무 늦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너무 죄송해서 돌아갈 수가 없는 마루입니다.
그런데도 자꾸자꾸 식물원으로 발길이 향하고, 아버지와 우리에게 눈길이 갑니다. 승철이네 이층, 불안하기만 한 철계단 집을 찾아오게 되는 마루입니다. 할머니와 아버지, 내동생 우리가 있는 곳, 세상에서 가장 바보인 자기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는 '집'을 찾게 되는 마루입니다. 장준하가 아닌 봉마루로 돌아가고 싶은 준하입니다.
동주와 어머니에게는 형이자 아들인 장준하, 봉영규와 봉우리에게는 아들이자 오빠 봉마루이고 싶은 준하입니다. 어머니 아들도 하고 동주 형도 하고 싶은 것처럼, 장준하도 하고 싶고 봉마루도 하고 싶습니다. 어머니와 동주를 위한 복수? 아니에요. 봉마루의 복수를 지금까지 숨겨왔을 뿐입니다.
태현숙이 준 시계를 우리가 망가뜨려서 도시락도 가지고 가지 않고, 골질하는 마루때문에 새어머니는 시계를 사고, 그것때문에 죽음을 당했습니다. 최진철이 방화벽을 내려버려서 죽었지만, 마루가 시계때문에 화를 내지 않았다면, 우리엄마가 시계를 가지러 공장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가쁜 숨을 내쉬는 새어머니에게 미안하다고, 새어머니가 되어주셔서 고맙다고 말도 못했는데, 죽어 버렸습니다. 하루종일 쫑알쫑알 귀찮게 구는 작은 미숙이에게서 어머니를 빼앗아 버렸습니다. 그 죄책감에서 마루는 편하지 못했습니다. 새어머니의 죽음을 책임지지 않으려는 최진철은 재산피해를 보게했다며 아버지를 유치장에 넣어 버렸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를 위해,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무릎꿇고 살려달라고 비는 마루에게 태현숙이 손을 내밀었지요. '너 내 아들할래?". 순간 마루의 구질구질한 인생에 동아줄이 내려온 것만 같았습니다. '저 손을 잡으면 지긋지긋한 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16년을 동주와 어머니만을 위해 공부하고 살았습니다. 새이름과 어머니, 동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칼을 갈았습니다.
새어머니를 죽게 한 최진철, 가족을 버리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만들어 버린 최진철, 마루의 손으로 무릎꿇게 하고 싶은 원수입니다. 반드시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봉우리 앞에 무릎꿇고 빌게 할 것입니다.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장준하, 미국이 아니라, 아버지가 기다리는 집에 가고 싶은 준하입니다. 봉마루가 되고 싶은 장준하입니다. 우리가 잡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빠 가지마"라고... 할머니의 치매처럼 가족들에게 잊혀질까 겁이 나는 마루입니다.
동주 집 물고기 밥을 주러와서 잠이 든 봉영규,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마루도 그렇게 잠든 아버지 얼굴을 마음놓고 바라봅니다. 만져보지도 못하고 바르르 떨며, 아버지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눈, 코, 입 "이렇게 생겼구나(우리 아버지 얼굴이...)". 아버지를 부르고 싶은 마루, 그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드는 장준하입니다. 입에서만 맴도는 말이 한줄기 눈물이 되어 볼을 타고 흐릅니다. "아버지, 저 마루에요. 아버지 아들 봉마루... 아버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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