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3 08:27




스타일 7회를 보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이건 또 뭥미?"였습니다. 이런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용어로 서두를 꺼내는 것에 우선 양해를 구합니다.
간략하게 드라마 '스타일' 7회 줄거리를 요약해 가면서 '이건 뭥미'의 상황들도 함께 보기로 하겠습니다.
패션잡지<스타일>의 200호특집 기념 파티로 베스트 드레서로 이서정(이지아)가 당선되면서 역시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루앙' 핸드백을 상품으로 받게 된다는 파티장 이야기부터 7회는 시작됩니다. 이런 불편한 자리에 불렀다고 화를 내는 서우진(류시원)쉐프가 박기자(김혜수)와 말다툼을 하고 이서정은 서우진쉐프를 모시라는 박기자의 명령에 차를 타고 가버립니다. 그리고는 오히려 모심을 당하고 안전하게 고가의 드레스를 입은 이지아는 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여기서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한가지만 또 짚고 가야겠네요. 저는 잡지 <스타일> 200호 기념파티에서 베스트드레서를 왜 뽑는지 이해도 가지 않았지만 번지르한 외부인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회사직원을 베스터 드레서로 뽑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구요. 물론 미운오리 이서정을 백조로 만들고, 자만하고 도도한 박기자의 자존심 긁히는 소리를 듣게 하고 싶은 의도라는 것은 알겠지만, 차라리 회사 직원들만 모아서 카페나 서우진 레스토랑에서 뽑을 일이지 손님들 초대해두고 저런 행사를 하는게 못마땅하더라구요. 특별 출연한 홍록기씨를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는 했지만요.  
이때부터 드라마는 심한 감정비약들을 전개하면서 시청자들을 혼란에 밀어넣어 버립니다. 극중 이서정이 서우진 쉐프에게 야릇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정도에서 아예 짝사랑하고 있는 인물로 건너 뛰어버렸거든요. 심지어는 서우진의 아버지 손회장이 죽자 이서정은 서우진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인 양 서우진 위로하기 도우미로까지 오지랖을 넓혀버립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까지 온 두사람의 관계는 전혀 이해가 되지도 않고 설득력도 없어보입니다. 박기자, 서우진, 이서정, 김민준의 4각관계를 위한 설정들이라고는 하지만 감정의 비약이 너무 심하다보니 시청자입장에서는 이서정과 서우진의 감정을 따라가기가 힘들어집니다.
게다가 지난회에는 서우진과 박기자의 침대씬이 잠깐 나오기도 했는데요, 불편한 자리에 초대했다고 "너랑은 끝장이야"라며 돌아서 버리는 서우진의 감정은 또 뭔가요. 하루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하는데, 이렇게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질 수 있는 즐기기 사랑이 서우진과 박기자식의 사랑인지, 요즘 젊은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인지 드라마는 너무도 쉽게 사랑도, 감정도 붙였다 잘랐다 재단질이 심합니다.
드라마 스타일은 더 나아가 네사람의 애정라인을 위한 위험한 장난을 합니다. 이서정과 김민준 두사람을 갑자기 동거를 시켜버린 것이지요. 물론 한방에는 아니지만 한집에다 말입니다. 이서정과 김민준을 굳이 한집에 둬야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매일 사무실에서, 그리고 이제는 거의 모든 일을 한팀이 되어서 일하는 두사람인데도 말이지요. 이서정이 얹혀사는 친구 갑주의 호주 남자친구를 등장시키면서까지 이서정을 일단 김민준 집으로 들어가게 성공은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친구 갑주도 그렇고 이서정도 그렇고 말 만한 처자들이 사랑하지도 않고,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도 아닌데 버젓이 동거라는 말을 쓰는게 낯부끄러워질 정도입니다.
서우진의 이서정을 향한 감정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지요. 파티장에서 나와 발가락들을 해방시켜주겠다며 구두를 벗는 이서정을 매력적으로 보는 것도, 무서워 발벌떨면서도 번지점프를 하겠다는 이서정을 안고 뛰어내려주는 것도 무슨 이유로 이서정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와닿지가 않습니다. 이유는 중간과정의 심한 비약때문입니다. 서우진을 위로해주고 아픔을 함께하고 싶다는 이서정의 감정을 따라잡지도 못했는데, "우리 그만 친하게 지냅시다"라며 서우진은 이서정을 밀어내려고 합니다. 두 사람 사이 도대체 무슨 감정이 있었던 것일까요? 서로 친했는지, 친하고 싶어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저는 조금 황당했습니다. 
오지랖이 지나치게 앞서 가버려 이것은 사랑이라고 강요하려는 이서정, 박기자와 이서정에 대한 감정이 어떤 색깔인지도 파악되지 않는 김민준, 엄마의 과거 하나 붙들고 '어제는 사랑을 오늘은 이별을' 너무도 쉽게 하는 서우진의 '이건 뭥미?'식의 감정선은 드라마를 위험스럽게 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극중 네사람이 감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인지, 제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졸고 있었는지, 아니면 작가님이 박기자(김혜수)의 말처럼 감정을 후추처럼 여기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소금이 되어야 할 네사람의 감정은 후추가 되어버리고 후추가 되어야 할 것들이 소금이 되어버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감정 멀리뛰기를 족히 100 미터는 뛰어버리니 네사람 감정라인 만들기에 힘을 쏟느니 차라리 박기자식 프로가 되는 법 강의와 패션에 대한 정보를 배우는 재미가 더 큽니다.
"낡은 습관, 낡은 스타일은 버려라, 네 스스로를 책임지지 못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한번 잡은 기사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라. 감정으로 일을 망치지 마라"는 박기자의 프로가 되는 법 강의가 훨씬 더 재미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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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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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타일 왜이래 2009.08.23 14:04 address edit & del reply

    이지아씨 연기변신이 필요한듯해요..비슷비슷합니다. ....스타일은 기대하고 봤는데 정말로 엣지없는 감정라인이 채널돌리게 만들더군요

  3. 하루 2009.08.23 15:08 address edit & del reply

    딴지걸어서 죄송하지만 엣지없는 말이 저는 왜이렇게 듣기가 거북한지 모르겠네요,
    도대체 좋은 한국말을 놔두고 엣지없는이라는 단어는 어디서 나온건가요. 모 아이돌이 광고한 핸드폰 선전에서 나온건가요?

    그냥 우리말을 좀 더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4. pennpenn 2009.08.23 16: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비평이 날카롭습니다.
    남은 휴일 저녁 잘 보내세요`

  5. 지나가다가 2009.08.23 16:53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 백만표!!!
    감정라인도 너무 뜬금없이 진행되고 이서정의 능력치(?)도 뜬금없고..;; ㅋ
    1층에서 10층까지 가려면 한층한층 올라가야되는데.. 눈감았다 뜨니 바로 10층에 있는격이죠.. ㅋ
    이서정 캐릭이 욕을 안먹고 납득가게 하고싶으면 그 과정을 잘 그려갔어야 되는데..
    그과정은 하나도 없이 갑자기 사랑에 빠지고 하는 캐릭이 됐으니 욕먹는건 당연지사죠.. ㅋ
    작가랑 연출자들은 이런거 때문에 욕먹는거라는걸 모르는걸까요.. ㅋ

  6. 울랄라 2009.08.23 17:54 address edit & del reply

    스타일은 그냥 이서정역을 죽이고 박기자로 밀고 나가야 될 거 같아요
    결국은 자기 일에 확실한 박기자가 일과 사랑 모두를 쟁취해야 진정한 판타지 아닌가요?
    현실에서 나이어리고 이쁘기만해서 회사 1-2년 그냥 다니다가 결혼해 버리는 스타일일것 같은 이서정역이 요즘 여자애들한테 뭐가 공감이 가겠어요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요.
    이서정 캐릭은 정말 보면 볼수록 저런애랑 일하기 싫다 저런애가 내 친구면 짜증나겠다 저런애가 나랑 친한 남자애한테 저러고 있음 당장 헤어라고 도시락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다 이렇게 생각들게 만드는 그런 캐릭터더군요
    정말이지 최악이예요 보면 볼수록 당해도 싸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스타일은 그냥 박기자의 일에 대한 열정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점점 다가가면서 감동시키고 반하면서 이서정이 일과 사랑에 다 실패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깨닫고 자신을 뒤돌아 보며 제 2의 박기자가 되는 걸로 끝나는게 훨씬 좋겠어요

  7. 펨께 2009.08.23 19:46 address edit & del reply

    올리신 글 잘보고 갑니다.
    즐건 시간 가지세요.

  8. 구상 2009.08.23 20:24 address edit & del reply

    한 마디로, 재미가 없고 뒷스토리가 궁금하지 않은 드라마입니다. 몇 회를 봐도 누가 누굴 좋아하는지 감정을 읽을 수가 없네요. 류시원의 표정없는 얼굴도 불만이고요. 찬란한 유산 끝난 이후로 이 시간대에는 케이블로 돌아갑니다. 스타일 책을 읽었습니다만, 그 책과는 전혀 내용이 다르군요. 책도 썩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드라마보다는 주인공들의 내면에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단 말이지요.

  9. 달려라꼴찌 2009.08.23 20:45 address edit & del reply

    해외에 오느라고 어제 이 드라마를 못봤는데..
    덕분에 대충 스토리 전개가 이해가 됩니다..^^

  10. 36.5˚C 몽상가 2009.08.23 21: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거 잠깐 봤는데, 영~ 재미는 없네요. 드라마를 별로 안좋아하는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11. 빛무리~ 2009.08.23 22: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건 그야말로 팝콘 같은 가벼운 드라마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스토리 라인이 태삼보다는 좀 낫지만 역시 엉성하기가 이를데 없습니다. 10으면서라도 재미있게 보면 되는 거겠죠? ㅎㅎ

  12. 이제서야 2009.08.23 23:21 address edit & del reply

    이서정씬에는 너무너무 지루해서 안봐요..스토리가 매끄럽지 않아도 배우가 잘 살려야할텐데..
    김혜수씨만 보려구 보네요...김혜수씨 차라리 다른 드라마에 다른 배우와 연기하시지...

  13. 남주 2009.08.24 01:26 address edit & del reply

    한두편보다보니까 본게 후회스럽다는 생각까지들게하던 드라마던데요 ...
    게다가 남주흡입력이 김혜수보다 무척이나떨어지더라구요 몰입도못하겠구요
    16부작이라서 그런진모르겠지만 러브라인 이해안가는 스토리 ㅠㅠ
    공감대도모르겠고 이해가안가서 이젠 체널돌리려구요 ..

  14. 보링보링 2009.08.24 01: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초반에는보다가..이제는 보기가 싫어서 안보고있습니다..

  15. 자수정 2009.08.24 10:07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글 감사합니다. ^^ 얼마 전에도 스타일 검색하다 읽은 적이 있는데 완전 공감했었습니다. 저도 보면서 네 사람의 감정흐름이 어느 순간 휙~ 하고 건너뛰고 있어 머리 속이 ?????? 했었습니다. 이서정이 멋진(드라마 속에서 ㅜ.ㅜ) 서우진이나 김민준을 보고 첫 눈에 호감을 느낄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손회장의 죽음으로 슬퍼할 우진을 위로하는 사람이 왜!!!! 서정이어야 하는지..... 꼭 누군가가 위로를 해야 한다면 그건 만리장성(?)을 쌓은 기자의 몫이 아닐까요. 그리고 16부작 '스타일'은 네 사람의 감정의 흐름을 모두 보여 주기에는 짧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사심 가득한 저 '박기자'를 16에피만 봐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을. ㅠㅠ 그나마 어제는 내용이 초큼 괜찮았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ㅋㅋㅋㅋ 초록누리님도 포기하지 마세요.....*^^*

  16. 드자이너김군 2009.08.24 15: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탐나는도다의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군요.
    흥미진진해 지면서 너무 재밋던데.. 전요즘 아이때문에 잘 못보게 되더라구요.. 글 잘 보았습니다.^^

  17. 비코프BICOF 2009.08.24 16: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조금없지않아 이해할수 없는 감정라인 있긴하더라구요^^
    글잘보고갑니다.

  18. hachi* 2009.08.25 01: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재밌게 읽고 갑니다. 정말 '내말그말!!'이라는 말이 딱 나오는 포스트였어요.ㅎㅎ 도무지 쟤네는 왜저러고 또 얘네는 왜저러는거야??라는 의문 없이는 볼 수 없는..그러나 김혜수 하나만으로 버티고 보는 드라마! ㅎㅎ 저한테는 그래요. 이지아의 데뷔 이후 쭉 똑같은 캐릭터(이유 없이 밝은)도 정말 취향이 아니라서요.

  19. 맞아요 2009.08.26 15:35 address edit & del reply

    1화 끝자락부터 스타일 쭉 보고있는데. 저도 그래서 안보려구요. 도무지 극중 전개를 따라잡을수가 없더라구요. 박기자와 서우진이 뭔가 서로의 상처도 조금 내비치면서 감정을 쌓는가 싶더니 서우진은 하루아침에 박기자를 무슨 앙숙 대하듯하고.. 그저 회사 어시인 이서정이 많은 의미를 담아 파티의 주요 인사가 입어야할 드레스를 떡하니 입고 나오고.. 게다가 처음부터 아무도 주목해주지 않고 겨우 같은 팀원들이 불끄기 1초전에 막 붙여서 갑자기 베스트 드레서라니..
    현실에선 초딩도 안쓰는 약어들과 말투, 제발제발제발 이서정 말고 박기자가 잘됐으면!! 라고 작가의 의도와 다른 외침을 하게하는 캐릭터...... 스타일.. 실망이에요ㅠㅠ

  20. 2009.08.29 09:4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1. 완전공감 2009.08.29 10:51 address edit & del reply

    속이 다 시원하네요!!ㅎㅎ 박기자는 200회 파티 컨셉에 맞춰 준비할려던 옷을, 이서정은 아~~무 생각없이 그저 남자가 입혀주니 덥썩 얻어입네요! 보다가 여기서 완전 버럭!ㅋㅋㅋ
    이서정은 일 대강하다가, 징징거리고 살다가 남자 하나 잘 얻어걸려서(?) 결혼이나 하게될 캐릭터죠!
    위의 어느 댓글 말대로 그냥 이서정 패는 버리고 김혜수의 프로페셔널 뒤의 인간미를 조명해주고 막 내리는것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