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4 09:14




구애정과 사랑하는 관계임을 만천하에 공개한 독고진,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은 예상보다 최악입니다. 광고는 끊기고 영화 주연도 물건너 가버리고, 쌍으로 국민비호감 커플로 등극하지요. 독고진의 극성팬들마저 등을 돌리지만, 독고진과 구애정의 사랑은 더 단단해질 뿐입니다. 연인임을 공개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혼인신고까지 하는 독고진, 그렇게 구애정이 맞을 화살을 독고진에게 돌리게 하지요. 매일 쏟아지는 악플은 상상초월입니다. 심지어 독고진이 심장수술 후유증으로 고자가 되어 위장연애를 하고 있다는 치떨리는 악플까지 올라오죠.
익명의 살인자들일 수도 있는 악플러에 대한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드라마속 메시지도 컸다는 생각입니다. 악플로 세상을 떠난 연예인들, 특히 독고진의 동영상이라고 공개되었던 독고진의 유언은, 꽤 긴시간 슬픈 사건을 되새기게 했습니다. 안재환이 정선희를 사랑해 달라고 남긴 편지와 너무 흡사해서 말이지요.
독고진의 동영상이 있다는 기사에 온갖 해괴망측한 추측들이 나돌고, 심지어는 입에 담지 못할 변태동영상에 대한 구체적인 상상들도 나돌지요. 깨알같은 웃음으로 변태동영상에 대한 소문들을 묘사하기는 했지만, 독고진 차승원의 변태스러운(?ㅎㅎㅎ) 표정연기는 압권이었답니다. 세일러문에게 제압당하는 독고진, 특히 밧줄독고진은 ㅎㅎㅎ.
참기 힘든 악플에 대한 독고진의 대처는 단호했지요. 악플러들을 고소하기에 이른 것이지요. 홍자매가 드라마에서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악플러를 통해서 던지더군요. 소환된 악플러들은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었지요. 학생들, 회사원, 주부, 더러는 지성인들이라 자부하는 교수들까지 있었지요. 얼굴없는 악플러들, 그들은 괴물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모니터 뒤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익명의 악플러들이, 우리들이 될 수도 있음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심심풀이 땅콩으로 무책임하게 막던지는 악플로 자판을 두드리는 얼굴없는 살인자, 혹은 악플러가 '나'도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지요.
독고진의 동영상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순식간에 여론을 호감으로, 두 사람을 축복하는 분위기로 바꿔 버렸지요. 문대표(최화정), 스스로 최고의 이미지 메이커라고 했지만, 사업가로서도 소속사 연예인을 인간적으로 챙기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이 동영상이 공개되었다면, 저는 심장수술 실패해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겁니다. 저를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사랑한 사람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잘 메이킹돼서 많은 사랑을 받은 독고진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여자는 이런저런 오해로 비호감이라고 부르지만, 알고보면 정말 좋은 여자입니다. 뭘해도 욕먹는 여자라 증거를 남깁니다. 독고진이 구애정을 정말 열심히 사랑했다는 게 욕먹고 오해받을 것이 되지 않도록 지켜주십시오".

맛따라 길따라 녹화를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구애정이 병실에서 독고진의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감추지 못하지요. "영광인줄 알아". 감동도 위트로 승화하는 독고진 어록은 계속 이어지네요. 소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독고진과 구애정,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지요. 시간은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지나가고, 독고진과 구애정 사이에 10개월된 예쁜 딸까지 생겼습니다. 일 끝나기 무섭게 마트에 들러서 기저귀, 분유에 장까지 봐야하는 딸바보 애처가가 된 독고진입니다.
유쾌한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된 최고의 사랑, 이상한 나라에서 나온 폴과 버섯돌이도 이성관계로 진전되고, 마무리를 매끄럽게 잘했습니다. 최고의 사랑은 드라마 타이틀 값을 톡톡히 해냈다는 생각입니다. 화제가 될수록 작가들이 드라마 결말을 지나치게 골똘하게 연구를 해서, 졸작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홍자매는 그런 어리석은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았던 마무리였어요. 죽음으로 허망하게 끝내 버리거나, 여운을 남긴답시고 열린결말에 집착하면서, 이도저도 죽도밥도 안되게 하는 결말강박증을 깔끔하게 털어낸 홍자매스러운(?) 작품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애정을 많이 가졌던 작품이 결말을 하도 황당하게 낸 경우가 많아서, 뒷통수를 칠까 걱정도 했는데, 적어도 최고의 사랑은 최악의 결말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네요. 나름대로는 최고의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부부로 가정을 꾸려가고, 별거설, 이혼설 등의 루머로 시달리는 연예인 부부로서 감내해야 하는 대중들의 시선도 적당히 건드려 주면서, 현실과도 유리되지 않는 결말이었습니다. 

독고진과 구애정의 사랑, 왜 감자와 감자꽃이었을까?
드라마 마지막회를 보면서, 홍자매가 왜 독고진과 구애정의 사랑을 감자와 감자꽃에 비유했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홍자매가 독고진을 통해 풀어놓은 감자와 감자꽃의 의미를 정리하면서, 제 리뷰도 마칠까 합니다.
홍자매가 작품 속에서 사랑을 풀어가는 방식은, 일상에서 우리가 쉽게 마주치는 소재를 가져다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의 매개체가 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상징적인 의미로 별 것 아닌 것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 가지요. 홍자매의 전작 '미남이시네요'에서 황태경(장근석)이 10만원짜리 수표를 주고 샀던 길거리 머리핀이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차대웅(이승기)이  미호(신민아)가 좋아하는 소고기와 설탕물(사이다) 등을 사주는 것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되었지요. 최고의 사랑에서는 특이하고 코믹하게도, 감자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홍자매가 독고진이라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싸가지없는 잘난척 남자'의 사랑앓이로, 감자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는, 참 기발나다는 생각을 했어요. 감자는 구애정을 상징했고, 감자꽃은 두 사람의 사랑의 완성이라는 의미를 가지지요. 줄기식물인 감자가 뿌리를 내리고, 감자가 수없이 대롱대롱 달리는 것은, 2세를 농구팀 하나는 꾸릴 정도로 많이 낳고 살 거라는 다산을 내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감자였을까요? 감자를 사람에게 빗댈 때 흔히 '못 생긴게 감자처럼 생겨가지고..."라는 표현을 하지요. 띵똥! 감자는 국민비호감 구애정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과거 국보소녀로 활동했을 때는 국민요정이라고 사랑받았던 구애정, 강세리 폭행사건과 소속사를 배신하고 다른 소속사와 계약을 한 것을 계기로, 한순간에 밑바닥으로 곤두박질 쳐버리고, 10년간 존재감없이 지방행사와 밤무대를 뛰며 근근히 방송에 대타 정도로 나가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처녀가장, 대중들은 그녀를 국민비호감, 사고뭉치, 민폐 등의 언어테러를 서슴지 않습니다. 이미지로 먹고 산다고 할만큼 연예인에게는 대중들이 선호도가 중요하지요. 독고진이 목숨처럼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 이미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구애정은 '비호감 덩어리 못 생긴 감자'이미지였던 것이지요. 
최고의 스타 독고진이 비호감 덩어리 못생긴 감자에게 필이 꽂힌 것은 사건입니다. 오죽했으면 독고진이 심박기가 고장나서였다고, 극뽁을 외치며 좋아했을라고요. 구애정이 놓고 간 감자, 처형은 과감하고 잔인했습니다. 팔팔 끓는 물에 튀겨버렸을 정도였으니 말이지요. 그런데 독소가 퍼져있는 감자 하나를 남겨 유리병에 키우기 시작하지요. 감자독은 독고진이 잘라내지 못한 구애정에게 끌리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도 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감자독에서 싹이 나옵니다. 구애정에게 끌리는 것 자체가 독고진에게는 자존심 상하고 믿을 수 없는 감자독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독이 자라나 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랍니다. 독고진에게 애정앓이가 심해져 가는 것과 비례해서 말이지요. 독고진을 받아주지 않는 구애정, 독고진은 감자싹에서 꽃이 피기를 간절히 원하게 되죠. 독고진에게 있어서 감자꽃이 핀다는 것은 구애정과의 사랑이 이뤄진다는, 일종의 자기최면같은 것이었지요. 독고진이 키우는 감자는 구애정에게도 특별한 것으로 다가옵니다. 심장재수술에 들어간 독고진의 생사를 가름하는 암시적인 상징이 될 정도였지요. 
지난 15회에서 구애정이 맛따라 길따라 리포터로 촬영을 갔던 식당주인 아주머니가, 구애정에게 감자꽃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홍자매가 감자꽃에 대한 복선을 조연의 대사에 숨겨 두었더군요. "감자꽃이 얼마나 예쁜데...". 구애정이 식당에 걸린 감자꽃 사진을 보며, "감자꽃이 피는구나", 라며 사진을 유심히 보는 장면이 이어졌지요.
사람이 싫으면 생김새까지 밉게 보이는 것이 사람들 심리지요. 아무리 잘생기고 예쁜 배우라 할지라도 그 행동거지가 밉상이면, 생긴 모습까지 꼴보기 싫고, 심지어는 웃는 모습까지도 싫어지는 경우도 있지요. 국민비호감 못생긴 감자 구애정이 바로 그런 케이스였지요. 그런 구애정을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독고진이 사랑했던 것이고요. 그 못생기고 볼품없는 감자에서 싹이 나고, 오뉴월 싱그러운 초록잎들 사이에서 하늘의 별들이 웃는 것처럼 예쁜 꽃을 피웁니다. 묵묵하게 땅속에서 고개조차 내밀지 않고, 제 할일을 하고 있었던 구애정처럼 말이지요.
최고의 사랑, 못생기고 볼품없는 감자를 사랑한 독고진, 최고의 조건에서 최악을 사랑한 독고진이기에, 그 사랑은 특별할 수 밖에 없고, 최고의 사랑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고를 버리고 최악의 개똥밭으로 내려올 수 있었던 용기, 사랑의 힘이 아니면 불가능한 선택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닌, 내 가슴의 두근두근만을 선택한 사랑, 최고일 수밖에 없는 독고진의 사랑이었습니다.
***여담: 독고진과 구애정의 연인선언으로 광고 끊긴 독고진의 자리에 그리운(제가 엄청 좋아해서) 김남길이 차지했더군요. 은근히 홍자매님 김남길에게 눈독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심 반가웠답니다. 김남길의 로코물 작품은 본 적이 없어서, 제대 후의 이미지 변신도 기대를 하고 있거든요. 독고진이 구애정을 선택하기 위해 포기한 김기욱감독 작품으로 칸느영화제 남우 주연상까지 수상하게 됐다는 김준성(김남길), 음료수 병에 그려진 모습으로도 깜짝 즐거움이 되었네요.
그리고 독고진의 깜짝 립서비스에 마지막에 한 번 더 빵 터졌습니다. "이런 드라마 만난 걸 영광인 줄 알아!". 유쾌상쾌달달 드라마여서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차승원-공효진이라는 환상의 커플 연기를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답니다. 시티홀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선아에 이어, 대박커플이었습니다. '그에게서는 하찮은 대사도 생명을 가진다' 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은 연기자가 차승원입니다. "띵똥, 극뽀옥, 충전, 행복, 영광인 줄 알아, 나 독고쥔이야" 등등의 단순한 단어가 뽀로로를 찜쪄먹을 정도로 탈바꿈되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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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4
  1. 노펫 2011.06.24 09: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점점이 빠져드는 드라마네요.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라서 그런지 쏙쏙 들어오네요
    공효진 매력에 잠시 마취되었습니다.
    최고의 사랑인듯...

  2. 카라의 꽃말 2011.06.24 09: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못봤는데.. 완젼 보고 싶어요..ㅋㅋ
    빗길 안전운전 하세요~

  3. 국토교통부 2011.06.24 10: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게 봤던 드라마였는데 이제 종방했네요.
    홍자매 드라마는 극악한 악역 없이, 끝을 보는 복수 없이 무난하고 행복하게 마무리되서 좋은 것 같습니다. 진행되는 중간의 에피소드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4. 굄돌 2011.06.24 11:3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런 사랑, 했던 것 같은데~~
    아련한 추억입니다.

  5. 굄돌 2011.06.24 11:36 address edit & del reply

    남아 있는 한 그루 매실은 이미 주문 받은 사람들 것이고
    혹시 매실 엑기스가 필요하다면
    지난 해에 담아 놓은 것이 있어요.
    산속이라 서늘해서 이런 곳에서 담근 엑기스와는 달라요.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 많이 씁쓰름한데 설탕이나 꿀을 가미하면 괜찮아요.
    설탕 많이 넣으면 매실의 효능이 떨어진다며 시아버지가 적게 넣어 숙성시켜요.

  6. 조금 공감 2011.06.24 12:50 address edit & del reply

    김남길은 pd분의 전작 선덕여왕때문...초반에 독고진이 깐 배역이 선덕여왕의 비담이라는 언급이 있었고...

  7. 니르바나 2011.06.24 12:56 address edit & del reply

    감자꽃 조작이죠. 시골출신이라 잘압니다 나오는 사진도 가짜.
    감자꽃 진짜 벌래처럼 볼품없게 생겼고 열매도 거의 안생기지만 생겨도 작은 토마토처럼 생겼고 냄새도 심합니다.
    감자하고 토마토하고 같은 과기도 하고요.
    그냥 사실도 아니고 의미도 없는걸 만들어낸것이죠
    전 홍자매나 드라마가 잘해서 성공한거는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독고진 차승원의 재롱이 남달랐죠.

  8. pennpenn 2011.06.24 13: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감자꽃에 대한 해석이 전문가답습니다.
    날씨가 궂지만 즐거운 금요일, 주말을 멋지게 보내세요~

  9. 백전백승 2011.06.24 13: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이라서 글을 안 읽겠습니다. 중간이면 보았을거든요. 마지막을 그냥 보려고요.

  10. ♡솔로몬♡ 2011.06.24 16: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모처럼 재미있는 드라마였어요~! ^^

  11. 왠지 2011.06.24 20:41 address edit & del reply

    꿈보다 해몽인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12. 독일 2011.06.24 22:15 address edit & del reply

    ^^
    늘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시선, 그리고 깔끔한 글솜씨에 감탄합니다.
    극뽁할 수 있는 엔딩을 안겨다줘서 넘 좋다지요 ㅎㅎ
    맞아요, 작가들이 결말강박증이 있는지 마무리를 이상하게 짓는 경우가 많은데
    최사는 그렇지 않아서 좋아요. 정말 얼마만에 보는 자연스럽고 거부감없는 결말인지..
    가슴아린 여운이 남아야 좋은 작품은 아니잖아요.

    그간 자주 못들어왔지만 무튼 오랜만에 초록누리님의 글을 읽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13. 7 2011.06.24 23:06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굉장히 예쁘게 잘 쓰시네요^^ 읽으면서 즐거운건 또 처음입니다! 너무감정만으로 몰아붙이는 글도, 자꾸 해석만 하려는 글도 있는데, 그렇지 않고 적절히 잘 쓰셨군요. 무엇보다 바라보는시선이 예뻐요.^^

  14. 로하 2012.06.07 00:45 address edit & del reply

    감사!! 그립네요 ㅋㅋㅋ최고의사랑 아직까지도 최고로 기억되는 드라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