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1 08:32




1박2일 멤버들을 개별적으로 2인 1조로 짝짓기를 하면, 어울리지 않는 궁합이 없습니다. 어느 누구와 짝을 지어 내보내도 나름대로의 매력과 재미를 뽑아내죠. 특히 강호동과 이승기는 성공확률 100%의 조합입니다. 메인MC강호동의 존재감에 버금가는 멤버는 1박2일의 에이스 이승기라고 할 수 있지요.
현재 대부분 예능의 트렌드는 집단MC제입니다. 과거 한 명 혹은 두 명이 프로를 진행하던 시기와는 진행의 포인트가 달라졌지요. 혼자 튀어서도 안되고, 다른 멤버를 병풍으로 만들어서도 안되는 것이 집단MC제에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의욕과는 다르게 치고 나오지 못하는 멤버들도 있고, 부침이 심한 멤버는 슬럼프가 장기화되기도 해서 시청자들이나 멤버들의 걱정과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집단 MC체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중 가장 성공적인 프로라면 1박2일과 무한도전을 들 수 있습니다. 두 프로의 공통점은 멤버들이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의 동지애, 형제애로 뭉쳐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강호동과 유재석이라는 국민MC 쌍두마차가 있지요.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짖궂은 장난도 그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례를 들어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와 정형돈의 관계가 그러합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의 신경전을 심각하게 보는 일도 있지만, 많은 부분 설정이고 캐릭터에 충실한 예능적인 모습일 뿐입니다. 카메라 밖의 그들은 절친한 동료, 형제 이상의 특별한 관계입니다. 특히 무한도전은 때에 따라 일주일에 몇번을 녹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지난 밤에 누가 부부싸움을 했는지 까지 알 정도로, 멤버들끼리는 사생활이라는 성역(?)도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가끔씩 방송을 통해 폭로하는 사생활이 기사의 1면을 장식하는 일들도 많지요.
제가 집단MC체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꺼낸 이유는, 1박2일 농활특집 2탄을 보면서 강호동과 이승기의 찰떡궁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눈에 크게 들어왔기 때문이에요. 이승기는 제가 워낙 애죵애죵~하는 멤버라 그 일거수일투족을 열심히 보는 면도 없지 않지만, 이승기의 리액션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리액션이 커졌고, 이미지 걱정까지 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였지요. 브레인과 허당이라는 동전의 양면성같은 특별한 매력을 가진 이승기가 사물퀴즈에서 무너지고는 뒷풀이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포대기'를 '애엄마'로, '이젤'을 '미대'로 대답한 것이 마음에 걸린 소심청년 이승기, 덕분에 시청자는 크게 웃었지만, 똑똑하고 유식박식한 브레인 이승기라는 명성에 먹칠(?)이 될까봐 신경쓰였나 보더군요.
1박2일 멤버들 가운데 이미지 관리에 가장 신경쓰는 멤버가 강호동과 이승기입니다. 강호동은 악역을 자처하는 일이 많아, 시청자들의 오해를 많이 사는 부분도 있지만(일부 개인적인 감정을 보태 악의적으로 비춰질 정도로 비교분석해 가며 강호동의 MC자질을 폄하하는 글은, 눈살이 찌푸려질 때도 많을 정도입니다만), 그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진정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으면 어쩌나 하는 것입니다. 프로그램의 취지와 여행이 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인용하는 명언들은 강호동이 진정성을 전달하는 한 방식입니다.
이에 반해 이승기의 이미지 관리방식은, 다른 사람도 다 알고 있는 평범한 것들을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어르신들을 만나면 인사하고,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는 깎듯하게 감사함을 전하고, 예의범절과 공공질서를 지키는 것,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평범한 상식들이죠. 강호동과 이승기가 놓치지 않고 챙기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물론 다른 멤버들도 잘하지만, 특히 강호동과 이승기는 아무리 다급한 상황이라도,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인사를 하는 멤버입니다. 농활특집 보충활동 고추밭에서 고추 3000개 따기 미션을 수행하면서도 승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 정말 평범한 멘트로 농활특집의 의미를 정리해 주었지요. 농산물에 담긴 농부의 정성에 대한 언급이었습니다.
아침 기상미션 숨바꼭질에서 아깝게 2분을 남겨두고 패배한 실내취침팀(호동, 수근, 승기)이 고추밭에서 보충농활을 했지요. 고추농사를 지어 본 수근이 고추따는 방법을 설명해 주고, 지원이 리액션을 해주면서 실내에서의 수다에서도 웃음을 창출해 냅니다. 호흡이라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반응을 해준다는 것이죠. 고추따는 소리 '똑똑똑똑'을 '하하하하'로 변형해 낼 줄 아는 그들입니다.
고추를 따다말고 승기가 고추밭 주인과 대화를 나눕니다. 100% 수작업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고추농사의 힘겨움을 얘기하며, "식당에 가면 이렇게 정성과 땀이 들어간 고추를 남기기도 하는데, 우리 농산물 진짜 소중히 먹어야지..."라고, 너무나 평범한 말을 하지요. "꼭 그럴 필요없어요"라는 주인 어르신의 예기치 못한 대답이 웃음을 주었지만, 교과서같은 멘트도 언급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는 느낌이 다르지요. 사랑한다고 알기에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사랑한다고 직접 말해주는 것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지요.  
리액션은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업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1박2일에서 이 리액션을 가장 효과적으로, 때로는 과장적으로 보일 정도로 잘해 주는 멤버가 강호동입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을 국민MC라고 하는 이유도, 방식은 다르지만 리액션의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입니다. 즉 다른 멤버의 리액션보다 메인 MC의 리액션이 출연진의 작은 멘트 하나도 죽이고 살리는 힘이 크다는 뜻이지요. 반응이 2차로 터져나오면, 그 장면은 성공입니다.
1박2일 멤버들 중에 2차 리액션을 잘해주는 멤버가 승기와 지원입니다. 강호동은 대부분 멤버들이나 제작진, 때로는 여행에서 만나는 시청자들의 멘트나 행동을 1차 리액션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것을 담당합니다. 강호동이 분위기를 업시켜주면, 멤버들 중 누군가(대부분은 지원과 승기)가 쓰러져 주죠. 반복재현 담당은 이수근이 하고요. 은지원과 이승기가 2차 리액션에서 무엇을 보여주느냐? 자지러지고 참지 못하는 웃음보입니다. 멤버들도 사람인지라 동료가 웃어주지 않으면 불안하지요. 이들은 억지로 쓰러지지 않아요. 너무 웃겨서, 보는 시청자들도 덩달아 웃게끔하지요. 아무리 재미있는 장면도 그 현장에 있지 않는 시청자는 간접적으로 전달받을 수 밖에 없는데, 지원과 승기의 터진 웃음보를 보면 가식이 없지요. 특히 1박2일을 꾸준히 시청해 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원과 승기는 예능을 위해 일부러 과장해서 웃는 멤버는 아니지요. 
오줌참기 게임에서 패배한 태웅팀(태웅, 지원, 종민)이 폐가에서 모기떼와 혈투를 벌이는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얌전하게(?) 잠들어서 방송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다음날 기상미션 숨바꼭질에서 수비를 해야 했던 호동팀은 새벽 4시가 되도록 전술을 짜기에 여념이 없었지요. 동네 지형을 탐색해서 숨을 곳을 물색하기도 하고, 각개전투로 무조건 멀리 뛰어라부터, 공동운명체로 함께 숨자는 전술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습니다. 동네 어느 곳에 몸을 숨기자고 했다가, 호동의 공격을 받고는 베이스 캠프에서 나가지 말자고, 금세 말을 바꾸는 앞잡이 수근때문에 세 사람은 데굴데굴 구르고, 지켜보는 제작진도 웃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크게 재미있는 장면이 아니었는데도 터졌던 것은 1차 호동의 리액션을 제대로 받은 이승기의 2차 리액션때문이었습니다. 누워있다가 웃음을 참지 못하는지 일어나 수근의 엉덩이를 툭툭 치고, 박수까지 쳐가면서 배꼽을 잡고 웃는 승기, 이에 다시 수근과 호동의 웃음보가 터지고, 그들의 여름밤은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게 유쾌하게 흘러갔지요.

호응을 해준다는 것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특히 예능버라이티 프로에서는 즉각적인 호응이 생명이지요. 요즘들어 1박2일을 보며 느끼는 것 하나는 승기의 리액션과 웃음이 크고 화려해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화면에 잡히는 승기의 유쾌한 웃음은 시청자들을 덩달아 즐겁게 합니다. 저는 누구는 누구라인이다라는 편가르기식, 혹은 방송가에 공공연하게 인정되는 '라인'으로 연예인을 보는 것을 경계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의 시선이죠. 이승기가 유재석 라인이었으면 어땠을 것이다, 강호동에게 잘배웠다 못배웠다 등의 시선입니다. 저는 제가 느끼는 현상만을 볼 뿐, 만약에 이랬다면 어땠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굳이 억지로 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강호동과 승기의 조합도 늘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강호동을 만난 승기는 분명 많이 발전하고 성장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강호동과 이승기를 비교대상으로 보기도 하고, 승기가 강호동을 뛰어 넘었다는 표현도 하는데, 저는 승기를 좋아함에도 강호동을 뛰어넘었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아요. 분명 승기가 진행자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역할을 해내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점은 리더쉽의 부분입니다. 승기가 부족해서도 역량이 없어서도 아니에요. 연륜에서 오는 차이, 그리고 경험이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간과 함께 승기의 근면성실 승부사 기질로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문제기에 전혀 걱정되는 부분은 아니고요.
이승기를 보면서 더 크게 성장할 재목감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는 것은, 지금까지 언급한 승기의 리액션 부분입니다. 리액션은 결과적으로 누구를 돋보이게 하는 걸까요? 함께 호흡을 맞추는 멤버들, 그리고 출연진입니다. 강호동이 큰 리액션을 해주는 것은 멤버들과 출연진에 대해 배려하는 리더로서의 기본자질입니다. 강호동이 튀겠다고 리액션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유재석의 리액션도 마찬가지에요. 철저하게 멤버들에 대한 배려가 깔려있기에 이들을 리더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지요. 
이승기의 차세대 리더로서의 큰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유쾌한 리액션입니다. 옥수수밭에서 일 잘하는 종민을 띄워주고, 복분자에 수컷승기로 변신하는 모습은 어른스러운 막내, 예능감까지 출중한 승기의 모습에서 한걸음 진보한 변화였습니다. 그리고 기상미션 대책회의를 하느라 웃고, 2분을 남겨두고 태웅에게 발각되고, 강호동의 검거 당시를 증언하는 목격담을 말하는 장면에서는 승기의 다른 변화가 보이더군요. 승기의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다른 멤버들의 행동을 유의깊게 살피고, 집중하는 부분이 커졌다는 겁니다.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리더는 모름지기 주변을 살피는 통찰력과 넓은 시야확보가 필요한 사람이지요. 그리고 방송흐름을 봐가며, 살릴 부분과 넘어갈 부분을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하지요. 강호동과 유재석이 1인자 소리를 듣는 것은 이런 부분을 살쾡이처럼 날카롭게 잡아내는 영리함때문입니다. 그리고 적절하게 리액션으로 멤버들이나 장면을 살려내지요.
이승기에게서 보여지는 두드러진 변화는 멤버들의 멘트를 살려내는 역량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가끔 시청하는 강심장을 보면서도 느끼지만, 승기가 강호동의 장점을 흡수한 긍정적 학습효과이며, 좋은 영향입니다. 혼자 잘한다고 프로그램을 살리지는 못합니다. 천하의 유재석이나 강호동도 혼자 잘해서 무한도전과 1박2일을 최고의 예능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니지요. 
강호동은 막내이면서도 1박2일의 중심을 잡아주는 이승기의 존재감을 공공연하게 인정하고, 편애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챙겨주지요. 사랑받는 것도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듯, 승기를 예뻐하지 않을 형들은 없지만 말입니다. 지난 번에는 식탐에 비뚤어진 승기로 변할테다고 반항하는 승기를 막으며, 강호동이 이런 말을 했지요. "승기가 무너지면 우리 다 무너져". 이번 고창편에서는 포대기를 애엄마로 대답한 승기의 이미지를 걱정한 강호동이, 제작진을 향해 안된다고 편집을 요구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요.
한편 승기가 맏형 강호동을 대하는 태도에는 스승을 대하는 자세가 깔려있음을 보게 됩니다. 막간의 휴식시간에도 강호동이 입을 열면, 가장 먼저 긴장하고 자세를 잡는 멤버가 승기지요. 집안 가장 큰 어른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같기도 하고, 스승의 말에 눈과 귀를 기울이는 말똥말똥한 학생의 표정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강호동과 이승기는 예능이 낳은 최고의 시너지 효과 커플입니다. 큰형 강호동의 박력파워와 막내 승기의 공손함, 머리만 큰(방송이미지가) 강호동과 브레인 승기라는 대조적 이미지가 주는 시너지 효과는 재미의 극대화지요. 윈-윈하는 비결임과 동시에 최고의 조합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윈-윈의 비결은 상대방이 가진 장점들에 대해 최고라고 인정해 주는 관계의 진심에 있습니다.
강호동과 이승기의 관계를 이러쿵 저러쿵 개인적 호불호에 따라 평가하기도 하지만, 제 눈에는 두 사람의 모습은 가장 성공적인 윈-윈 관계로 보입니다. 최고의 국민 MC 강호동, 트리플 황제 이승기의 조합, 서로가 너무 잘나서 삐걱거릴 수도 있지만, 그런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키고 있지요. 서로 의지하고, 배려하고, 인정하고, 깊이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강호동-이승기가 최고의 콤비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자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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