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온 순서대로 육상트랙에서 달리기를 한 멤버들은 순위대로 팀을 나눠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유재석, 노홍철, 길이 토끼가 되었고,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가 거북이가 되었지요. 미션은 병환이 깊어 죽어가는 용왕님을 살리기 위해 지상에 가서 토끼의 간 두 개를 구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토끼의 간을 구하거나 지키는 팀에게는 금은보화가 주어집니다. 전래동화 별주부전을 무한도전으로 옮긴 것이죠.
내용적으로 보면 발빠른 토끼들에게 유리한 것이 많았던 불공정게임이었습니다. 주어진 룰은 '간을 다른 곳에 보관할 수 있다, 2시간이 지나면 생명이 위험하다, 토끼는 매시 정각 3분간 잠이든다'였지요. 문제는 거북이팀에게는 매시 정각에 3분간 토끼가 잠을 자야한다는 룰 외에는 가르쳐주지 않아서 불리한 점이 많았지요. 운도 따라주지 않았는지 간을 다시 부착해야 하는 시간을 알리는 홍철의 타이머를 보고도, 그냥 가져라는 말에 아무 의심을 못했던 명수팀(거북이팀)은 달리기에만 집착하다 두뇌회전은 제로상태로 가버린 듯도 했고 말이지요.
간을 숨길 수 있게는 하고 단, 간과 반경 몇 미터내에서 떨어지면 안된다는 제약조건이 있었으면 훨씬 긴장감이 있었을 듯했습니다. 토끼는 두 시간동안 잡혀도 그만, 안잡혀도 그만 너무 여유로울 수 있었지요. 또한 간을 빼놓을 수 있는 횟수도 제한을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짜증 제대로 난 유재석, "다시 해야 돼"
유재석에게만 집착한 명수옹도 기지를 내지 못하고, 유재석과의 대치상황만 만들었으니, 이래저래 밋밋한 경주가 되고 말았지요. 스텝에게서 얻은 4인용 자전거를 타고 편하게 다닌 듯한 정준하를 보고 한숨을 푹푹 쉬었습니다. 물론 정준하도 열심히 뛰었겠지만, 나중에는 유재석도 하도 답답했는지, 기동력없이 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느냐는 쓴소리(?)까지 나오더라고요.
정준하, 그랬구나~~. 녹화가 다 끝나가는데도 "오늘은 뭘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며, 감을 못잡은 듯하던데, 몰라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구나, 그랬구나~. 몸이 무거우니 다른 멤버들보다 일찍 지치고 달리기도 힘들었겠구나, 그랬구나~~. 그래서 자전거를 탔구나, 그랬구나~~
준하와 하하, 형돈 모두 유재석을 포위하고도 간없다고 시치미떼는 연기에 그냥 넘어가 버리자, 유재석이 오히려 황당스러워 했지요. 옆구리를 만져보기는 했지만, 까보지도 않으니 유재석이 오히려 속터져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제작진에게 "다시 해야 한다고, 거북이와 토끼를 바꿨어야 했다니까, 게다가 거북이한테 등껍데기까지 달고 있으니..."라고 답답해 했습니다. 보는 시청자도 답답스럽더이다.ㅜㅜ
별주부전 살린 유재석의 촌철살인 한마디 "동화와 현실은 다르다"
다행히 호랑이에게 받은 간지도를 보고 길의 간 한 개를 구한 거북이팀은 시간종료와 함께 용궁으로 귀환했지만, 용왕님은 돌아가시고 말았지요. 허무한 결말, 슬픈 결말에 넋이 나간 거북이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홍철이 새빨간 젊은 간을 내보이며, 기증이라도 해서 살리고 싶다고 했지만 룰은 룰, 게임은 게임, 동화는 잔인한 현실 속에 끝나고 말았네요. 유재석이 멋지게 마무리 멘트를 했지요. "동화와 현실은 다르다".
김태호 피디가 작심하고 별주부전을 기획했는지는 모르지만, 정공법으로 불공정 사회의 단면을 꼬집어 주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토끼팀과 거북이팀이 바꼈더라면, 결과는 다르게 나왔을 수도, 같았을 수도 있겠지요. 물론 다른 재미를 만들었을 수도 있었을테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불공정해 보이는 룰은 우리 사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동화같은 세상을 바라지만 결코 동화일 수 없는 게 현실이니까요. 그 때문인지 유재석의 촌철살인 마무리멘트는 약육강식의 현실을 말하는 것같아 씁쓸해지기도 했습니다. "동화와 현실은 다르다"는 유재석의 재치있는 마무리 멘트가 무한도전속 별주부전의 메시지를 제대로 말해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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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2011.10.16 13:31
솔직히 동화랑 "같지" 않나요 ? 동화에서도 ....... 토끼 놓치고......간 못 찾고....그럼 용왕도 뭐 뻔하게도 죽을 테고.....어떤 책에서는 상심한 거북이 자살한다는 얘기도 있고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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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보면 2011.10.16 21:14
유재석은 멤버들을 지 종 취급하는 건 물론이고, 김태호pd도 쥐고 흔들던데.. 야, 태호야. 그러고 김태호는 유재석 무슨 신처럼 존경하고... 저쪽집은 pd가 개차반으로 굴어서 사단이 났고, 이 집은 유재석이 심하게 월권, 독재고.. 아이디어대박인 이집 pd랑, 저쪽집 명연기자랑 같이 한 번 프로그램 하면 정말 날아가는 프로 하나 나올텐데... 참 공평하지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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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olzzi 2011.10.16 21:24
너돌양 님 글에 이어 별주부전 관련 블로거님들 글 읽고 있는데요.
전 무한도전 열렬한 광팬이 아니었습니다만 공료롭게도 별주부전을 통해 광팬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짧은 생각으로는 해석은 틀릴 수 있으나, 작심하고 만든 기획편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는 필력이 모라자 더 고민해야겠습니다만...ㅠ.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그래도 무도빠 2011.10.16 23:50
과한 해석 같습니다. 거북이가 한 명 많았고, 룰을 살펴 봤을 때 양측의 균형을 맞춘 티가 많이 났습니다. 중반 이후 거북이들은 대체적인 룰을 파악했고, 유재석이 답답해하며 했던 말처럼
작정하고 거북이 한명이 토끼 한명을 계속 쫒아 다니기만 해도(잡는 것이 아니라 그저 쫒아 다니는 겁니다.) 거북이들이 충분히 이길 수 있었습니다. 좀비 특집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을 했고, 실패 했지만, 그대로 보여준다.
보는 내내 불편했어요.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런닝맨과 비교되면서 뭘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
지 고민하지 않고, 또 중반부를 넘어 서면서는 아예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것이 역력하게 보이는
거북이들을 보면서 유재석이 아마도 태호피디를 향해 진심으로 짜증내면서 이거 거북이 토끼
바꿔서 다시해야 한다던 심정이 십분 공감 갔습니다.
멤버들 나이도 있고....(유재석은 참...참 대단합니다)
이제 무한도전에서 박진감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제 참....무한도전 보면서 좀 지루하다 한 적은 있어도(김연아가 두번째 나왔을 때나 멤버들 찢어져 다니는 미션 등) 짜증난 적은 또 처음이네요 ^^; -
Debt Help Scotland 2011.10.17 02:35
이제 무한도전에서 박진감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제 참....무한도전 보면서 좀 지루하다 한 적은 있어도(김연아가 두번째 나왔을 때나 멤버들 찢어져 다니는 미션 등) 짜증난 적은 또 처음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