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4 14:36






은성이 차려 준 맛있는 스테이크 비빔밥을 먹고 커피 한잔 들고 산책하면서 준세는 은성에게 "이렇게 네가 좋아하는 요리하면서 일상의 소박함을 즐기면서 살아가자"고 요리를 하고 싶어하는 은성에게 딱맞는 프러포즈를 한다.
은성이 놀란 토끼 눈으로 "오빠 그거 무슨 말이에요?"라며 시침 뚝떼고 묻는다.
준세가 "나 이제 너한테 오빠말고 남자하고 싶다"고.. 에고, 거기까지는 너무 멋졌는데 은성은 "우리 은우 찾을 때까지는 미래를 꿈꿀 수 없다..."며 준세의 프로포즈에 적당한 선을 긋는다.
준세는 은성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다 예상했던지라 기다리겠다며 또다시 멋진 멘트 날려준다.
"그때까지 은성이 니 옆자리는 내꺼다"

은성이 앙큼스럽게도 준세 마음 다 알고 있었으면서 아닌 척 하고 있었네요.

물론 은성에게 지금은 잃어버린 은우를 찾고 자신을 믿어 준 할머니 장사장과의 약속도 지켜야하는 막중한 책임감 앞에 놓여있다. 그런데 은성의 속마음이 진짜 그럴까?
여자로서 여자 속내를 한번 파헤쳐보자.


남자로 다가서고 싶다는 준세를 은성은 매몰차지도 않고 그렇다고 애매하지도 않게 밀어낸다. 은성이 준세를 밀어냈다고 은성 자신도 생각한 것 같지는 않지만 내가 보기에 은성은 확실하게 준세를 밀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은우를 찾기전까지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은성이 준세를 밀어냈다고 보이는 중요한 포인트는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 말을 꼼꼼히 분석해 보면 알 수 있다.

은성의 극중 나이는 25세. 혼기가 꽉 차지도 않았지만 남자를 편한 남자친구로만 만나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다.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결혼 상대, 즉 미래를 함께 할 사람으로 어떠할지 재보게 되는 나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준세에게 아직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말로 준세와 거리를 둔다. 준세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다 알면서도..

은성도 생각이 있는 나이니까 준세의 조건이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는 것쯤은 알 것이다. 그런데도 은성은 다가오는 준세에게서 또다시 한발짝 뒤로 물러난다.


그렇다면 은성이 완벽한 조건을 갖춘 준세에게 거리를 두는 이유가 무엇일까?
선우환이라는 존재가 있지반 아직은 은성에게 선우환은 뭔지 모르지만 신경쓰이는 정도이다. 마음이 선우환에게 완전히 꽂히지는 않았다. 앞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은성도 선우환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야릇한 마음을 알아가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런데 완벽남 준세를 은성이 남자로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준세가 가족 같은 오빠로 다가왔다는 점도 있지만 중요한 점은 준세와 은성과의 관계이다. 준세는 은성에게 지고지순하게 잘 해주는 편한 오빠이다. 너무 편해서 둘 사이에는 남녀사이에 꼭 필요한 것이 없다.

바로 긴장감이다.

뭔가 밀고 당기고 하는 긴장감이 있어야 하는데 준세와는 모든 걸 너무나 잘 이해하고 편하다보니 긴장감이 없다. 가슴이 쿵쾅거리는 일도 없고.
딱 꼬집어 말하자면 사랑으로 가기에는 갈길이 한참 멀다는 말이다.

은성이 준세의 마음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은성 자신도 모르지만 준세는 너무 편하고 믿음직스러워서 그게 오히려 남녀사이로 발전하지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듯 보여진다. 누군가를 생각하면 가슴도 두근거리고 자꾸 그사람 모습이 떠올라야 하는데 준세와는 쿵쾅거리는 긴장감이 없다. 설레임이 있어야 하는데 상대방이 너무 편하다보니 심장박동에 변화가 없다는 거다.

그런데 묘하게 선우환과 있을 때 은성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좁은 버스안에서 그리고 전단지를 붙이면서..

그리고 두사람 사이에는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티격태격하면서 밀고 당기는 묘한 긴장감이 형성되어 있다. 준세와 은성과의 사이에는 없는 이 긴장감이 은성과 선우환의 감정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다. 긴장감이 없는 준세와는 늘 같은거리이지만 선우환과는 남녀애정 관계에 없어서는 안될 '밀고 당기기'의 백미가 있다는 거다. 

 

또 한가지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 내지는 호기심이다. 

준세에게는 '이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호기심이 안 생긴다. 준세는 인생관이나  생활모습, 생각까지 너무 투명해서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다 보인다는 점이다.
그런데 선우환은 모습이 다양하다. 처음 은성이 생각했던 모습과 자꾸 달라진다. 이 사람 어떤 사람인지 점점 알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선입견을 가졌던 사람에게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배가 되지 않은가.
온통 좋지않은 선입견 투성이었던 선우환이 인생의 목표가 생겼다며 고은성에게는 절대로 유산을 주지 않겠다고 승부를 제의하자 은성도 놀란다.
그리고 선우환은 달라졌다. 막무가내식으로 무작정 들이대지도 않는다. 성질 다죽이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개과천선한 모습이다.


은성은 주어진 것에 안주하기보다는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캐릭터이다. 뉴욕에서 경영공부를 하다 그만두고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로 전공을 돌릴 정도로 자기가 좋아하는 삶을 선택하는 자립심이 강한 인물이다. 후일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겠다는 안일한 사고방식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한 성격의 은성에게는 선우환의 과거와 다른 질적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
은성도 선우환이 단순히 유산만을 되찾겠다고 변화한 척 연기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안다. 그래서 그의 변화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신선하고 재미있다. 게다가 가슴도 덜컹했으니 신경까지 쓰인다.


그러니 준세가 은성의 마음을 얻기는 힘들어 보이다. 사랑이라는게 설레이고 두근거리고 마음도 끓이고 속도 타들어가고 가슴이 쓰라리게 저며오기도 해야 하는데 준세에 대한 은성의 마음에 그게 없으니 말이다.

선우환의 은성에 대한 감정을 어느정도 눈치챈 준세 마음 이중삼중으로 타들어가겠지만 은성 마음이 안타들어가는데 어찌할꼬?


선우환 역시 승미에게서는 느끼지 못했던 자신의 심장박동소리가 은성과 있을 때 천둥소리처럼 들리는 것을 느꼈다.
버스안에서 그리고 전단지를 붙이면서 순간 당황,어색,뻘쭘해하는 선우환의 덜컹거리는 감정변화를 은성 역시 육감적으로는 알아차렸을 거다. 은성도 자신의 심장소리가 요상스럽다는 것은 알았을 테니까.
이부분에서 은성이가 좀더 노련한 선수처럼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다 감추지는 못했다. 노래방에서 승미와 다정한 모습을 은성도 신경쓰며 눈길을 피하는 걸 보면..


드디어 두사람의 애정라인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겉으로 보면 모든 것이 찰떡궁합인 준세가 아닌 미운털 박힌 선우환과 있을 때 은성의 심장이 두근거려 버렸다.
선우환도 은성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해 승미와 있으면서도 은성에게로 향하는 눈길을 거두지도 못하고 급기야는 준세에게 주먹 한방, 선우환의 속마음을 엿보자면 "그래 나 고은성 좋아한다, 어쩔거야" 내지는 "고은성이 나보다 형하고 가까워서 질투나 죽겠다"는 분노의 주먹 한방 날리고...

누군가를 보고 한번 두근거린 심장은 그 사람을 보면 자꾸 같은 증상이 반복되어 나오게 마련이다. 이런걸 무조건 반사라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조건적인 심장벌렁거림이 두사람 마주칠 때마다 자동반응할 것은 물보듯 뻔한 일이고..

그러니 은성이 준세와 미래를 꿈꾸기에는 은우를 찾아도 힘들게 생겼다. 매너남 준세지만 어쩌겠어. 남녀감정이라는게 가끔 조건이라는 것이 무용지물일 때가 많지 않던가? 

사랑은 조건보다는 콩깍지가 승리하는 경우가 더 많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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