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이 안나온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솔약국집 아들들>의 고정 시청자들을 끌어오지 못한 것에 있지요. 그럼 <탐나는 도다>의 시청률저조가 단순히 솔약국집 아들들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외주제작이라는 점때문에 이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솔약국집 아들들>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한 MBC에 보다 큰 책임이 있습니다. 편성시간만 좋았어도 대박칠 수 있었던 드라마를 엉거주춤 황소 뒷다리에 방울 달듯이 끼어넣고 뛰어보라고 한 것이 잘못이지요.
그런데 이제와서 시청률이 저조하니 20부작으로 예정된 드라마를 16부로 종결짓겠다고 합니다. 원래 계약할때부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하겠다는 조항이 있었다라면서 조기종영 당위성을 찾으려 하는데 이건 어불성설 억지지요. 게다가 <탐나는 도다>는 70%가 사전제작된 드라마라고 합니다. 그만큼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인데, 시청률 운운하며 보기좋은 그림들만 대충 잘라서 딱풀로 또 대충 붙여보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드라마를 그렇게 엿장수 마음대로 만들어도 되는 일입니까?
시청률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습니다. 시청률을 어떤 식으로 근거해서 통계를 냈는지 모르겠지만 <탐나는 도다>의 주 시청자들은 청소년등 주로 젊은 층들입니다. 딱 까놓고 요즘 젊은 층이나 학생들이 어른들과 한자리에 앉아서 드라마를 시청하는 분들이 얼마나 됩니까? 가족들과 보는 드라마는 아마 '찬란한 유산' 이후 줄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껏해야 예능오락프로정도나 가족들과 오순도순 웃으면서 보지 대개는 인터넷이나 재방을 통해 드라마를 보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럼 이분들은 시청자에서 제외되는 것입니까? 아니지요. 어떤 경로를 통해서 보든 다 시청자입니다.
탐나는 도다는 한편의 수채화 같은 느낌의 드라마입니다. 귀양다리 박규, 제주 해녀 버진이, 조난으로 제주에 오게 된 윌리엄과의 삼각 애정라인도 있지만 여타의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삼각관계에서의 진부함이나 갈등구조도 찾아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방식의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세사람의 감정이 사랑스러워 어느 누구도 미워할 수게 만듭니다. 혹시라도 한번도 <탐나는 도다>를 시청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1회부터 8회까지 드라마 리뷰글로 올린 제글을 링크에 걸어 두겠습니다. 제글 몇편이라도 읽어 보시면 얼마나 드라마가 탄탄하고 즐겁고 유쾌한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2009/08/30 '탐나는도다' 벽장속 키스 "이런, 무엄하구나!"
2009/08/24 탐나는도다, "가지마라, 내가 싫다"vs"나의 보물 버진"
2009/08/18 '탐나는 도다' 귀양다리 박규, 웃기는 선비로다.
얘기가 잠시 옆길로 샜는데 암튼 저는 처음으로 <탐나는 도다> 조기종영 소식을 듣고 갤러리와 공식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많은 분들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다들 저와 같은 심정의 글들이었는데요, 너무 놀라운 점은 거기 오신 대부분들이 학생들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학생들이 많이 보는 프로는 당연히 연예오락 프로그램이겠지요. 그 외에 요즘 우리나라 학생들 드라마 볼 시간이 얼마나 있겠어요. 학원이다 입시에다 가장 시간이 없는 게 학생들이잖아요. 그런데 많은 학생들(고3학생들이라고 밝힌 분들도 많았습니다)이 <탐나는 도다>를 보면서 정신적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탐나는 도다>가 드라마사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수작을 단지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날림으로 끝내버리려는 방송사의 행태에 불쾌하고 앞으로의 드라마 제작에 심한 우려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탐나는 도다>가 조기 종영을 시킨다고 하니 시청자 입장에서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방송은 시청자와의 약속입니다. 그런데 시청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런식으로 우수한 작품을 조기 종영한다고 하니 다음에는 시청자들이 방송사를 향해 돌려주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서 내보내는 작품이라 하더라도, 혹은 이름 짜한 배우들 내세운 드라마라 하더라도 시청자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조기종영하라는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탐나는 도다>를 아끼는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시키지 말았으면 합니다. 혹시라도 조기종영에 대해 재고를 할 수 있다면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러운 드라마'가 될 것이라 확신하니 조기종영에 대해 제작사와 방송사는 재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청률 높다고 좋은 드라마는 아니잖습니까? <경성스캔들>처럼 시청률은 낮았더라도 우수한 작품으로 기억되는 드라마가 얼마나 많습니까? 시청률과 작품성,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잡아놓은 한마리 토끼까지 놓칠 필요는 없잖아요. 미완의 드라마, 날림 드라마가 되지 않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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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눈물이 나더군요... 2009.09.04 10:43
정말 어쩜 이리도 글을 잘 쓰셨는지 구구절절 제가 생각했던 것들이네요.
저는 생애 처음으로 한 드라마 때문에 시청자게시판이라는 곳도 가 보고
서명운동도 해봤네요.
적지않은 나이에 제가봐도 참 스스로가 도저히 이해 안되는...
저는 영국에 살고 있는 해외시청자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윌리엄 고향인 브라이튼에서 가까운 본머스라는 곳입니다. ^^;
한국이 그리울때면 유튜브로 한국 프로그램을 그야말로 하나씩 눌러보곤하는데
그러다 발견한 보석같은 드라마가 '탐나는도다'죠.
그야말로 제가 최고로 치는 하얀거탑과 같은 반열의 드라마라니...
사실 좀 놀랐습니다. 한국방송에서 저런 양질의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니
솔직히... 믿기지가 않더군요. 물론 좋은드라마 몇몇 있지만 이 드라마는
수출을 해도 먹힐 수 있다는 그런 기대감을 갖게 했으니까요.
확실히 달랐어요 처음부터...
원글님이 말씀 하신거처럼 한국적인 정서도 담아내면서 배우부터 연출,
내용, 배경... 뭣하나 모자람없이 신선하고 감각적이더군요.
이렇듯 잘보고 있는데 조기종영 소리가 중반도 안되어 터져나오니
너무나 안타까워 뿔이나다 못해 눈물이 나더군요.
저도 님처럼 그리 생각합니다.
제작자와의 계약이행엔 하자가 없을지언정 MBC는 이미 시청자와의 신의는
저버렸는데 더이상 뭘 기대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어느 기사를 읽어보면 MBC는 해외수출이나 dvd판권 등에 대한 권리가
없기에 조기종영결정을 쉽사리 할 수 있었다합니다. 그러니 임의대로 편성한 후
대박나면 좋은거고 아니면 최대한 손해를 안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거겠죠.
정말 한국 대표 방송국의 이런 행태...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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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2009.09.04 11:02
앗, 인증샷 사진보니까 넘 반갑네요^^ 제가올린 사진도 한쪽구석에 있다는ㅋㅋㅋ
전 쌩판 처음으로 이런성격의 모금에 동참을 다 해봤습니다.
혼도 그렇고 탐나는도다고 그렇고 MBC는 왜 시청자들이 인정하는 드라마 퀄리티를 훼손해서 자폭을 하려고 드는건지...
전 조기종영 자체보다는 조기종영으로 인해 미촬영분이 크게 손상될 것이 우려됩니다.
일본을 비롯한 여러나라에 수출될 작품인데 후반부 망가져서 나가면 해외에서 퍽도 좋아할듯...
방송에는 편집돼서 나간다해도 원본은 70분*20회 무삭제 DVD로 나오길 간절히 바라는 1人입니다.
아무래도 MBC는 명품을 알아보는 안목이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그 정확하지도 않은 시청률이란 숫자놀음에 휘둘려서 어리석은 짓을 하려는걸 보면 말입니다. -
영웅전쟁 2009.09.04 11:38 신고
ㅎㅎㅎ
황소뒷다리에 방울 끼우고에서 배꼽 빠지는 줄....
(오늘도 옆지기에게 사용해볼 말이 생겨 났다는 ㅋㅋㅋ
초록누리님 덕분에 옆지기가 제가 좋아하는 와인
한병 사가지고 왔더군요 ㅋㅋㅋ)
솔약국집 아들 때문만에는 아니군요...
무식한 저는 그런줄 알앗다는 ㅎㅎㅎ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언제나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 아로마 ♡ 2009.09.04 13:37 신고
아휴...
정말...짜증 지대룹니다. ㅡㅡ;
가까이 있으면 가서리 강력 항의 하고 싶을 정도로..
회를 거듭할수록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데 ㅜㅜ
광고도..뭐~ 처음보다는 조금 붙었더만요 ^^;;
시청율..그놈의 시청율이 뭐길래...ㅜㅜ
전 결사 반대에요...
탐도 보는 재미로 사는뎅 흑흑 -
lantian 2009.09.04 14:59 신고
올해 방영한 마봉춘 드라마 중 최고의 수작인데 조기종영이라니...씁쓸할 따름입니다.
이번만은 종영반대 운동이 꼭 성공해서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트랙백 날리고 갑니다. ^^ -
유쾌한 인문학 2009.09.04 14:59 신고
아 나도 볼걸 그랬나.. 전 그냥 고만고만하다 생각해서 안봣는데 말이죠..ㅋㅋ
스샷보고 장면 장면이 참 이쁘다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ㅎㅎ -
주작 2009.09.04 15:07
참으로 공감가는 이야깁니다. 저도 <탐나는도다>의 조기종영에 대해 뭔가 쓰고 싶은데 다들 워낙 잘 써주셔서 달리 할말이 없네요. 잘 보고 갑니다. 부디 조기종영이 물러졌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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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 아범 2009.09.04 21:37
정말이지, 오랫만에 드라마가 주는 재미에 나름 빠져 있었는 데, 허이구! 이건 또 왠 삽질 이랍니까? 별별 이유를 다 댈 테지만, 그래도 애초에 약속한 20부는 채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또라이들 눈치 보느라 허둥지둥 하는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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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대간 2009.09.04 23:59 신고
이 드라마 본 적은 없지만
꽤 괜찮은 것 같던데 왠 조기종영?
솔약국집 끝나면 채널 돌릴 생각이었는데.
시청률이 문제라면 시청률을 끌어 올릴 비책이라도 있나?
MBC가 늘 감추어두고 있는 막장 소재의 드라마가 후속작이 될래나?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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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요 2009.09.05 21:58
진짜.. 조기종영 안 됩니다. 사전제작까지 하고 완전 신선한 소재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데, 그렇게 끝나다니요. 절대 안되죠 -!
미치겟네요 진짜 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