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홀릭/월화드라마'에 해당되는 글 80건

  1. 2012.04.04 '사랑비' 장근석의 연기, 투박하고 촌스러웠던 진짜 이유 (5)
  2. 2012.04.03 '사랑비' 비극적 사랑 암시한 윤아의 병, 헤어지는 이유인가? (7)
  3. 2012.03.28 '사랑비' 서인국의 재발견,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 (6)
  4. 2012.03.27 '사랑비' 윤아-장근석의 엇갈린 사랑, 복장터질것 같이 예쁜 드라마 (6)
  5. 2012.03.21 '패션왕' 유아인의 원맨쇼, 연기마저 죽이는 스토리 (24)
2012.04.04 13:10




순수라는 이름은 때로는 낡은 구닥다리 유물처럼 몸에 맞지않거나, 혹은 헌책방에 먼지 가득 뒤집어 쓴 채로 쳐박혀 있는 오래된 판형의 어린왕자처럼, 낡은 감성으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가 멀리 와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순수의 시대, 수채화처럼 때묻지 않고 말고 투명한 아름다움으로 찬란히 빛날 것만 같았던 청춘이라는 시대에서 말이지요. 청춘, 그 행복했고 아프기도 했던 우리들의 모습이 서인하, 김윤희, 이동욱, 김창모, 백혜정, 황인숙이었습니다.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윤희는 미국으로 떠났고, 입영열차를 타고 군입대를 하는 것으로 첫사랑, 그들을 행복하고 아프게 했던 사랑을 끝내야 했습니다. 치료가 끝나면 돌아올 것이라는 말에, 입영열차를 타고 떠나는 인하의 눈에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한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윤희가 떠난 이유를 알아 슬펐고, 그녀가 돌아올 것이라는 말에 행복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린 감정을 장근석이 눈물로 보여 주더군요.
웃음과 슬픔이 교차하는 장근석의 눈물은 꽤 오랜 시간 인하의 모습으로 기억될 듯 합니다. 32년이 흐른 후에도 윤희를 잊지못하는 중년 서인하의 감정과 함께 말이지요. 장근석의 눈물에 함께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야 말았습니다. 인하의 눈물은 그의 마음에 흐르는 사랑비였습니다. 행복과 슬픔이라는 두 가지의 이름을 가진 사랑이라는 이름의...
그리고 한 세대를 건너 다음 세대로 사랑은 되풀이됩니다. 2012년 일본의 열차승강장에서 부딪친 서준과 정하나, "하나, 둘, 셋", 3초 그 뜨거운 열병이 말이지요. 4회 내용은 어제 올린 리뷰글에서 추측으로 썼던 내용과 거의 똑같아서 다시 정리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시청자도 읽어버리는 스토리, 설마 2012년에는 아니겠지요, 작가님!

외모부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장근석과 윤아가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에 기대를 가지게 하더군요. 윤아는 과거 김윤희보다는 밝은 모습으로 변신했고, 장근석은 한쪽 머리를 민 파격적 헤어스타일과 귀에 과감한 피어싱을 한 모습으로 등장을 했는데, 특히 장근석의 까칠해 보이는 캐릭터가 매력있을 듯합니다. 서준앓이가 시작되기를 바래봅니다.
솔직히 4회까지의 진부한 설정과 느려터진 전개를 보면서,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제 자신에게 의구심을 품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못한 것은 대사보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순수의 색을 가진 '사랑', 그 영롱하고 청초한 사랑의 빛깔때문이었습니다.

장근석을 보면서 상대여배우를 잘못만났다는 생각이 잠깐 들더군요. 감정의 스파크가 일지 않는 듯한 겉도는 연기가 서인하와 김윤희라는 두 캐릭터 못지않게 답답했거든요. 청순가련한 윤희라는 인물을 연기한 윤아의 연기가 썩 나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만큼이나 답답한 표정과 몇가지 안되는 표정연기가 예쁜 인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조금은 부족한 연기를 보였습니다. 물론 윤희라는 답답한 캐릭터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는 점도 있지만 말이지요. 소녀시대 윤아팬들에게 몰매를 맞을 소리지만...
하지만 꾹 참고 본 것은 2012년의 지금의 모습에서 윤아가 연기를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변신할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밝고 활기찬 모습의 정하나라면, 윤아의 답답한 청순가련에 오색찬란 무지개가 뜰거라는... 윤아양을 믿어요^^

윤아가 연기한 윤희라는 캐릭터를 모니터링하면서 이미숙이 화병이 생겼다는 웃지못할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요, 조신하고 여성적인 윤희라는 인물을 연기하자니, 성격이 화통한 성격파 배우 이미숙에게는 고역이었다는 뜻이었겠지요.
여담이지만 이미숙과는 저 혼자만 사사로운 친분이 있어서, 오래전부터 남다른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대학다닐때 상도터널이 보이는 상도동 언덕배기 집에 살았는데, 바로 옆집이 이미숙의 집이었답니다. 지대가 높아서 대문을 들어가려면 계단을 올라가야 했었지요. 제 방 창문에서 보면 골목길이 몇층 높이에서 내려다 보이는 느낌이 들었던 집이었죠. 골목 맞은편집은 중견배우 남능미씨의 집이었는데 제방에서 보면 그 집 정원도 보였고, 가끔 남능미씨가 골목길을 쓰는 모범시민의 모습을 보기도 했었습니다.
저녁에 촬영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이미숙을 몇번 창문을 통해 본적이 있었어요. 유명연예인을 보는 것이 설레여서, 혹이라도 이미숙이 창문을 올려다 보고 손이라도 흔들어 주길 바라는 마음반, 연예인을 구경하는 마음반이었지만, 쑥스러워 소리를 내거나 인사를 건네거나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미숙을 개인적으로 훔쳐보면서(?스토커는 아니에요) 느꼈던 것은, 성격이 평소에도 활달하고 시원해 보이더군요. 기사인지 매니저인지에게 뭐라고 말을 하는 모습이 꽤 시원스러운 말투였거든요. 
이미숙의 연기가 조신과는 담쌓은 연기만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윤희라는 캐릭터는 이미숙의 시원하고 화통한 성격상 많이 신경쓰였을 듯합니다. 또한 대개의 캐릭터들이 개성이 강한 역할들을 주로 했었기에 부담도 되었을 듯하고 말이죠. 화병이 났다는 것도 그래서였을 듯합니다.
이미숙이 얼마나 캐릭터 분석을 철저히 하는지, 프로의식을 말하는 대목이기도 하죠. 아역배우(윤아의 경우는 아역이라고 하지는 못하지만 아무튼)와의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한 성인연기자들의 고충이기도 하고, 캐릭터의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정진영은 오히려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진역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장근석에게 놀란 것은 정진영과의 싱크로율까지 안배한 듯 인하라는 캐릭터를 섬세한 표정연기, 그리고 대사톤으로 훗날의 정진영의 분위기와도 연결하는 모습때문이었습니다. 
얼마전에 종영한 해를 품은 달에서 성인연기자들이 초반에 고생을 했던 부분이 아역연기자들과의 싱크로율이었습니다. 물론 끝까지 아역과의 싱크로율은 커녕 다른 모습조차 보이지 못했던 배우도 있었지만, 대개 후반부로 가서는 연기가 안정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사랑비는 다른 드라마들과는 달리 성인연기자들의 뒤를 이어 중년연기자들이 그 뒤를 이었다는 점입니다. 아역연기자들의 성인으로는 변화와는 다른 느낌을 줄 것이라는 거죠. 중년이 된 모습이 짧은 분량이었다면, 얼굴에 검버섯 몇개, 혹은 주름살 몇 개 긋고, 노화한 목소리로 연기를 하기도 하지만, 사랑비는 중년배우로 교체되지요. 물론 젊은 시절을 연기했던 장근석과 윤아는 2세들로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신할 예정이고요.

4회라는 꽤 긴 분량의 과거가 나왔기에, 중년연기자들에게 싱크로율은 부담이 클 듯 합니다. 이미숙과 정진영은 워낙 연기내공이 센 분들이라, 새로운 모습으로 성격이 변화된다 해도 그 이질감마저 느끼게 하지 못할 배우들이지만 말이지요.
사실 아역연기자와 성인연기자의 교체보다, 성인연기자와 성인연기자의 교체가 싱크로율을 맞추는 문제가 더 어려울 겁니다. 우선 확연히 다른 외모가 문제지요. 이를 커버하는 것이 분위기겠지요. 이미숙이 윤아의 분위기를 연기하다 화병이 났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을 테고 말이지요. 정진영은 장근석이 그와 흡사한 분위기를 연기해서 이미숙보다는 수월할 듯하더군요. 물론 연기력의 의미가 아니라, 캐릭터의 연결성을 말합니다.
그런데 장근석을 보면서 놀란 점은, 정진영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에요. 목소리톤도 느리고 천천히, 차분한 어조를 일관했고, 특히 표정은 무거운 듯 진중한 표정으로 표정연기를 다양하게 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정진영은 진중한 표정연기와 차분한 대사톤, 투박한 듯한 표정이 특색인 배우입니다. 장근석은 서인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실상 장근석의 무기랄 수 있는 장근석표 연기를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절제를 하더군요. 얼굴빛은 어두웠고, 메이크업에도 신경쓰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고루한 촌놈이다, 나는 모범생 진지남이다"라는 듯, 젊은 나이답지 않게 촌티와 진지함이 더덕더덕 붙어 있었는데, 바로 정진영의 진지함과 묵직함, 무거워 보이는 표정이 떠오르더군요. 그동안 장근석이 나오는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투박한 표정은, 정진영 특유의 투박한 묵직함 혹은 진지함이었습니다. 장근석이 중년 서인하를 연기할 정진영을 역으로 벤치마킹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약간 구부정한 어깨와 시선처리, 촌스러울만큼 고지식해 보이는 표정은, 정진영의 젊었을 때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게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나오지도 않았는데도, 정진영의 서인하가 낯설지 않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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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5
  1. 2012.04.04 17:0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ㅇㅇ 2012.04.05 03:30 address edit & del reply

    이미숙 정진영이라 담주부터 본방사수

  3. KangMoo 2012.04.05 14:24 address edit & del reply

    하는 역에 완전 빙의하는 장근석의 연기가 이번에도 진짜일거라고 믿는 일인입니다.^^

  4. 흠... 2012.04.10 12:49 address edit & del reply

    장근석 흡연,음주좀 많이 했나..팔자주름에 피부가 별로 안좋네요.. 현대씬에서도

    화장하고 일본인st로 나와서 별로;;

  5. asdsad 2012.09.11 09:22 address edit & del reply

    きよみ玲, 遠藤ななみ、
    柚木まい、紗倉まな http://lgse.kr.gd/ 전달매체일뿐인 뉴스는
    왜곡방지를 위해 항상 소스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집시다

2012.04.03 09:20




인하가 도망가면 윤희가 다가오고, 그녀가 도망가면 인하가 다가갔습니다. 인하와 윤희의 사랑은 질긴 운명처럼, 그렇게 서로를 놓치 못하고 멀어지고 다가가기를 반복하며, 힘겨워 합니다. 완성하지 못한 사랑비를 들려주고 인하는 모두에게 충격선언을 했지요. "군대가게 될 것 같다".
휴학하고 군대에 자원했다는 말에 동욱과 윤희의 놀람 다른 이유로 화나게 합니다. 사전에 한마디없이 군입대를 자원한 친구의 독단적인 결정에 화나는 동욱이고, 자기때문에 힘겨워 도망가려 하는 인하에게 화가 나는 윤희였습니다.
자기때문에 그러는 거냐고 묻는 윤희에게, 인하는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전하지 못할 것같기에 그의 진심을 고백하고야 말았지요. "다 거짓말이었어요. 내 그림, 윤희씨가 우연히 내 풍격에 들어온 게 아니라, 그날 윤희씨가 내 풍경이었어요. 처음 만난 날부터 내 풍경은 쭉 당신이었어요. 그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것(당신)때문에 항상 설레었어요. 미안해요, 비겁했던 거...".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는 인하, 뒤늦은 고백에 눈물이 밎히는 윤희, 두 사람 사이에 말보다 더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었지요. 다리 위에 서있는 두 사람을 감싸고 있었던 황혼의 노을처럼, 인하의 나래이션이 흐릅니다. "좋아한다는 말도, 많이 아프다는 말도 제대로 전해보지 못하고, 하늘 가득 펼쳐진 수채화같은 황혼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것이 모두를 힘들지 않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인하, 사랑은 행복과 슬픔의 두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는 말이 인하의 이야기라는 것을, 행복은 그녀의 몫으로 슬픔은 인하의 몫으로 감당하고 싶었던 인하였습니다. "어디서든 나는 매일매일 당신의 행복을 바랄겁니다", 윤희에게 태엽시계를 남기고 춘천으로 스케치 여행을 떠난 인하, 인하의 눈에 러브스토리 상영간판이 눈에 띄지요.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인하를 아프게 합니다. 함께 할 수 없기에 말이지요.
인하가 남기고 간 시계를 본 윤희는 인하를 향해 달려가고 말았지요. 그를 향해 달려가버리는 설레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스케치를 한다는 청평사 어느 곳에도 인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가 떠나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윤희였지요. 윤희의 눈에 들어온 러브스토리 상영간판, 비가 내리는 춘천역 극장앞에서 운명처럼 다시 만난 두 사람입니다. "보고 싶어서요. 오늘 아니면 못볼까봐...", 인하와 영화 러브스토리 둘 다 함축시키는 대사는 드라마의 서정성을 더해주더군요. 

러브스토리를 보면서 윤희의 손을 잡을까 말까 망설이는 인하의 설레임, 상투적인 설레임의 표현기교지만 그 설레임이 시청자의 것으로 전가되는 것은, 장근석의 촌티나는 순수함때문이었을 겁니다. 기교부리지 않은 23살의 청춘, 장근석이 그 시절의 풋풋한 감정전달을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춘천역으로 온 인하와 윤희, 어김없이 등장하는 막차는 떠나고 였습니다. 숨이 찬 윤희의 손을 잡고 대합실로 들어갔던 인하가, 윤희가 손을 빼려하자 꽉 잡는 모습에, 가슴이 콩콩하기도 했답니다. 호객행위를 하는 스카프 아줌마의 유혹(?)도 거절하고 밤기차를 타고 동해바다를 향한 인하와 윤희,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상처를 입힐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사랑, 그 미완의 설레임이 말이지요.
기차 유리창에 글씨로 쥬고 받는 대화는 고전적인 영상을 한층 세련시켰더군요. 글씨를 쓰고 입김을 불어 나타나게 하는 것은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순수의 빛깔이었습니다. "행복해요?", "!" 짧은 영상이 주는 수많은 대화이기도 했지요. 

동해의 바닷가에 앉아 미완의 사랑비를 완성하는 인하와 윤희, 슬프게 끝날 것 같아 완성을 못했다는 인하에게 윤희가 그녀의 마음을 전하지요. "이젠 아니죠? 우리 같이 만들어 볼래요?", 사랑이 슬프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윤희도 인하를 좋아한다는 고백이었으니 말이죠. 윤희의 볼에 키스를 하는 인하, 한 발자욱 한 발자욱 그녀에게 다가서는 것이 행복한 인하입니다. 윤희의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인하입니다. 매일매일을 그녀와 함께 하고 싶은 인하입니다. "사랑합니다".
서울로 돌아온 인하와 윤희, 물론 두 사람의 증발로 쎄라비 친구들은 발칵 뒤집혔지요. 인하의 캐비넷에서 윤희의 그림과 일기장을 보게 된 혜정, 윤희가 인하를 만나러 춘천에 갔다는 것을 알게 된 동욱, 인하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창모(서인국)가 어떻게든 수습을 해보려하지만,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지요.
동욱에게 윤희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인하, "내가 말했던 3초, 윤희씨였어. 미안하다, 하지만 이제 너한테 양보하지 않을거야". 친구에 대한 배신감에 충격받은 동욱과 인하를 짝사랑하고 있는 혜정의 눈물이 두 사람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했지요. 친구들에게 좋아한다고 밝히고, 이제는 마음껏 그리워 해도 된다는 행복감에 겨워, 보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서로의 집을 향한 두 사람, 그렇게 두 사람에게 사랑은 행복한 것이었습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같은 행복...
그러나 사랑의 또 다른 얼굴 슬픔이 그들을 향해 시작된 사랑보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야 말지요. 혜정(손은서)이 인하의 캐비넷에서 본 윤희의 일기장이 두 사람의 비극을 예고했지만, 일기장보다는 윤희의 병이 두 사람을 이별하게 하는 이유가 될 듯하더군요.
"일기장을 보고 말하는 것을 보고 그게 사랑이었다고 착각했었어요"라며, 차갑게 돌아서는 윤희의 모습이 나오기도 했지만, 윤희도 인항의 사랑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진심이기 때문이라는 의미를 윤희도 알고 있었지요. 
일기장보다는 윤희의 병이 두 사람에게 비극적인 이별을 하게 할 듯하더군요. 동해바다에서 돌아온 윤희가 어지러워하더니 길에 쓰러져 버렸고, 행인이 윤희를 병원에 옮겨 응급처치는 받았지만, 간호사가 의사선생님이 말해 줄 것이라는 말로, 윤희에게 안좋은 일이 있을 것임을 암시했지요. 아마도 정밀검사를 하고 윤희에게 결과를 보러 병원에 다시 오라고 했을 듯하더군요. 얼굴이 창백하고 잔기침을 하기도 했던 윤희의 상태를 보니, 폐결핵이 의심되더군요. 70년대에 결핵이나 폐결핵이 젊은 이들에게도 영양부족과 열악한 환경에서 발생빈도수가 높았던 것을 보면 말이죠. 
알려진대로 윤희는 미국으로 건너가, 후에 중년이 된 윤희를 이미숙이 연기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니, 병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가야하기에 윤희가 인하를 떠날 결심을 하지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병이 있다는 말을 하지는 못하겠지요. 폐결핵이나 결핵이 전염질환임을 알면서도 인하가 윤희를 멀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윤희가 더 잘알 것이기에 말이죠. 격리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인하는 윤희를 떠나지 않으려 하고, 그래서 일기장을 핑계로 모진말을 하고 인하와 이별을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인하를 멀리 하는 것은 미국으로 가버리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윤희같아서 말이죠. 지켜주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는 것이 사랑이기도 한,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말이 윤희가 미완성으로 남겨야 했던 인하와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윤희가 떠나고 인하는 군입대를 하면서 그렇게 그들의 행복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던 사랑은 그들의 기억에 청춘의 한페이지로 남습니다. 못다한 이야기들을 써내려가지 못하고 접혀진 채로 말이지요.
사랑비는 쌍팔년도에나 있었을 법한 드라마적인 기교를 통해, 지독할 정도로 진부한 고전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랑도 있었노라'며, 덧칠하기를 거부하고 투명한 수채화를 고집하는 윤석호 감독과 오수연작가의 뚝심이 공해에 찌든 마음을 정화시켜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색깔의 사랑드라마에 익숙해져 있는 시청자를 깊숙이 적셔줄 지, 우려도 됩니다.
 
설마 이렇게 시청자도 쉽게 알 수 있을 설정들을 넣나 의아할 정도로, 드라마는 낡음과 느림, 익숙함을 고집합니다. 그리고 말하죠.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데는 3초가 안걸렸다, 그러나 사랑을 보낼 때 3초로는 불가능했다". 인하의 회상을 느리게, 아주 느리게 그리고 있는 이유는, 30여년 후 인하와 윤희에게 여전히 접혀진 상태로 유효한 첫사랑, 그 설레임이 잊혀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낡음과 느림이 2012년 2세들의 사랑과 어떤 차이와 공통점이 있을지를 대비하기 위해서 말이죠.
슬슬 속도를 내줬으면 싶었는데, 다행스럽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 2012년의 장근석과 윤아의 변화된 모습이 예고편에 등장해서 반갑더군요. 낡은 사진첩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장근석과 윤아의 답답하고 서툰 사랑과, 2012년 세련된 모습으로 파격등장한 장근석과 윤아가 보여줄 사랑은 어떻게 다를지, 캐릭터의 변화만큼이나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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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7
  1. 초록누리 2012.04.03 09: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뭘 잘못 건드렸는지 글씨체가 작아져 버렸네요.
    딸아이에게 sos를 보냈는데 대답이 없습니다ㅜㅜ.
    문제파악하는 대로 글씨크기를 원래대로 돌려놓을게요.
    훅 아시는 분은 해결방법 댓글에 남겨주시면 감사^^

  2. 여왕의걸작 2012.04.03 09: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씨체가 작다고요? 그렇지 않은데요..ㅋ
    초록누리님의 감성과 문장력이 사랑비라는 드라마와 너무 잘 어우러지네요.
    시청률이 또 내렸습니다.
    한회에 뭘 담아냈나 싶을 만큼 너무 느리고 조용한 드라마라 막장에 찌들린
    우리에게 너무 지루한 드라마일지도 모르겠어요.

    • 초록누리 2012.04.03 10:20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화면 비율을 잘못 건드렸나 봐요.
      그래서 제 컴 자체가 다 글씨체가 작게 나오네요.
      근데 어디서 고치는 지를 몰라서 지금 돋보기를 쓰고 이웃님들 글을 읽고 있답니다.ㅎ;;
      이웃들 글씨체도 다 작게 나와서..ㅠㅠ

  3. 여왕의걸작 2012.04.03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 초록누리님께 가장 쉽게 가르쳐 드릴 수 있는 방법은
    ctrl 컨트롤 키를 누른 상태에서 마우스 구슬을 굴리면
    크기를 늘렸다 줄였다 가능합니다.

    • 초록누리 2012.04.03 11:46 신고 address edit & del

      아하~~~~~~~!!!!!
      쌩유~~~~ 원래 크기로 왔어요.ㅎ
      제가 컨트롤 누르고 마우스를 움직여서 그렇게 된 거였군요.
      밑에 표시줄에 크기 표시도 안되고 해서, 완전 당황했었답니다,
      예전에도 글쓰는 중간이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100% 70% 이런 숫자가 나왔었거든요. 근데 안나오더라고요.
      그것때문에 이리저리 고민하고 난리를 치다가 글도 일찍 쓰고도, 못올리다가 올렸답니다.ㅎㅎ
      고마워요, 줄리아님!!

  4. 2012.04.03 10:4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2.04.03 10:46 신고 address edit & del

      장근석과 윤아가 현대인물(?)로 나오면 분위기도 업되지 않을까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2012.03.28 09:38




닿을 듯 닿지 못하는 인하와 윤희의 가슴앓이가 안타까웠던 사랑비 2회였습니다. 예고편에 인하가 윤희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것을 보니, 불편한 3각관계는 끝날 듯한데 인하를 좋아하는 백혜정이 더 큰 갈등축으로 등장할 듯하더군요. 세라비 3인방과 가정과 미녀 3인방이 날리는 화살이 어째 이리 엇갈리기만 하는지, 그렇게 엇갈리고 아파하면서 성장해 가는 것이 청춘이겠죠.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허공에서 부딪치다 마는 인하와 윤희의 눈빛, 서로에게 향하는 눈빛은 감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인하도, 윤희도 그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 지를 알지만, 확인하기를 두려워 할 뿐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용기를 내어 다가갔면 좋으련만, 너무나 닮아있는 두사람이지요.

'그 순간 어떻게 해도 난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동욱이 축제날 윤희에게 고백을 하겠다는 말을 들은 인하는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이 밤이 지나가면 그녀를 정말 보내야 한다는, 다시는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말이지요. '사과를 맞추면 윤희씨를 포기하지 않겠다, 그게 동욱이라고 해도...', 자신의 감정이 사랑인지를 확인했던 인하였습니다. 3초만에 느낀 설레임이 사랑일까? 차라리 안되는 인연이라고 빗나가 주지, 사과를 뚫어버린 화살이 야속한 인하였습니다. 아니 용기없는 자신이 답답할 뿐입니다.
용기를 내어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 순간 그녀가 손을 빼지 않았다면 고백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가슴이 뛰었다고 말이지요. 내 그림속 인물은 평생 윤희씨만을 그리고 싶다고 말이지요. 축제의 간판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반사적으로 윤희를 안고 넘어진 인하, 다행입니다. 그녀가 다치지 않아서, 그리고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그녀를 안아서 행복했습니다. 팔이 부러진 아픔도 느끼지 못했을만큼 말이지요.
김밥을 싸온 윤희, 인하는 윤희를 데리고 악기상가를 가지요. 주문해 둔 기타에 그녀의 체취를 담아두고 싶습니다. 인하의 노래는 윤희 그녀에게 전하는 노래가 될 것이고, 그림의 주인공은 김윤희 그녀만이 될 것입니다.

화실로 돌아온 인하와 윤희, 함께 김밥을 먹자고 인하가 물을 뜨러 간 사이 윤희는 인하가 뒤집어 버린 스케치북 속의 여자가 , 백혜정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요. 인하의 캐비넷을 열어 본 윤희, 자신을 그린 그림들이 쌓여있음에 인하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기분이 좋은 윤희였습니다. 혼자만의 설레임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으니까요.

복고와 진부함의 차이, 머피와 샐리의 법칙에서 벗어나라

윤희를 그린 그림을 들키고 만 인하, 윤희를 뒤쫓아가 고백을 하려합니다. 그러나 이럴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머피의 법칙이 인하와 윤희에게 어김없이 등장하고 말지요. 창모(서인국)의 목소리에 동욱을 떠올리고 거짓말을 해버리는 인하였습니다. "그림들 별 뜻 없어요. 나한텐 그냥 풍경이에요. 그날 그리려던 풍경 속에 윤희씨가 있었던 것 뿐이에요". 손도 괜찮아졌으니 도시락도 싸오지 말고, 무엇보다 동욱이 한테 오해받고 싶지 않다고, 동욱이는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라고 말하는 인하였지요. 친구를 택하겠다는 의미로 알아들은 윤희, 그 말은 윤희의 마음에 대한 분명한 거절이었지요.
인하에게 거절당한 윤희, 졸졸 따라오는 동욱에게 냉랭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동욱이 왜 자신을 좋아하는지를 말하자, 마음이 살짝 움직이는 듯한 윤희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인하나 윤희처럼 뜨뜨미지근하게 굴다가 여러 사람 상처를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윤희와 인하라는 캐릭터에 큰 매력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그런 성격의 사람이 있었다는 것에, 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많은 부분 이해를 하고 보고 있지만 말이죠.
"누굴 닮았어. 좋아하는 이유...", '설마 엄마라고 말하지는 않겠지? 아무리 촌스러운 복고를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시에, "어릴 때 돌아가신 우리 엄마"라고 말하는 동욱이더랍니다(흐익!!! 세상에나, 순간 누군가의 채널돌리는 소리가;;). 엄마와 닮았다는 말만큼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도 없지요. 상당히 로맨틱하면서도 모성애를 유발하는 즉효약이니 말이죠.
그런데 그간 드라마를 통해 엄마를 닮아서, 그것도 돌아가신 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인지, 식상하더군요. 엄마를 닮았다는 말이 아주 심각한 상황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하나의 코드였는데, 사랑비에서는 동욱의 간절함이나 진실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가벼워져 버린 '돌아가신 엄마' 드립이었죠. "나도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어요", 부창부수인지 동지의식 다지는 윤희까지...암튼 이 구닥다리 코드를 어이할꼬 싶네요.

동지의식으로 살짝 가까워진 두 사람, 동욱이 윤희에게 사귀자는 프로포즈를 했지요. 동욱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싶으면, 라디오 공개방송 합숙여행을 떠나는 날 기차역으로 나와주라는 조건으로 말이지요. 기차는 떠나려는데 나타나지 않는 윤희, 동욱은 윤희가 거절했다는 것으로 쉽게 포기하고 기차에 올라 버리지만, 동욱보다 인하가 더 윤희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친구의 여자친구라고 할지라도, 친구의 옆에 서있는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았던 인하, 그래서 슬펐던 인하였습니다.
기차는 출발하고 모퉁이를 돌아서 뛰어오는 윤희, 분명 망설이다 늦은 것이겠지만, 달리는 기차와 함께 위험스럽게 뛰는 여자, 그 여자를 안간힘으로 손을 뻗쳐 기차로 끌어올리는 남자, 일종의 샐리의 법칙이죠. 기차가 나오면 감초처럼 등장하는 고전드라마의 정석입니다. 설마 2012년에도 이런 고전의 정석을 보여주면, 영상미를 떠나 설정의 진부함에 눈이 돌아갈 것 같은데, 오수연 작가와 윤석호 피디, 사고에 세련미를 더해주면 안될까요?;;. 
모래사장에서 자작곡을 들려주는 인하, "비오는 저녁 그대 모습 보았죠. 오래 전부터 보고 싶은 그녀를. 우산이 없는 그녀에게 말했죠, 내 우산 속으로 그대 들어오세요.... 사랑비가 내려 오네요". 윤희는 알지요. 그것이 윤희와 인하의 이야기임을 말이지요. 노래가사의 그녀가 3초 아니냐고 묻는 동욱, 인하가 모두 앞에서 뭔가를 고백하려는 장면으로 2회가 끝났네요.
예고편을 보니 인하와 윤희가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고 러브무드로 진행되는 것같더군요. 이제 속도 좀 내는 건가 싶어 반갑기도 하고, 그들의 사랑이 풋풋하고 아름답고 순수한 만큼, 안타까운 이별을 할 것을 알기에 슬퍼지기도 합니다. 

서인국의 재발견,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
쑥맥같은 남녀주인공들의 보면 조금 답답하기도 하지만, 느리게 다가가는 가볍지 않은 설레임은 70년대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적인 기법일 겁니다. 3초라는 빠른 시간과는 대조적으로 느리게 다가가는 사랑, 성질 급한 사람에게는 인내심이 필요한 드라마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물리적인 시간의 극명한 대조는 바쁜 우리들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여과장치이기도 합니다. 
이 정적인 드라마에 감초처럼 활기를 주는 동적인 캐릭터가 있지요. 세라비 3인방 중에 한 사람만 나오면 웃음이 실실 나오고 빵빵 터집니다. 매력적인 귀요미에 속깊은 빈대(?) 김창모(서인국)입니다. 슈스케 출신 서인국을 한 눈에 알아보기란 쉽지 않았어요. 검은 뿔테안경을 쓰고 노래를 부를 때, 어디선가 들은 목소리다 싶었는데 서인국이더라고요.
미대 작업실에서 정물화 소품 사과를 먹다가 걸려 누드모델이 되기도 하고, 찰진 경상도 사투리는 어디서 저런 물건이 나왔나 싶을 만큼, 연기가 자연스러워 놀랐습니다. 출신지가 경상도라 어색함이 전혀없는 사투리는 그 엉뚱한 표정과 온몸을 던지는 연기에 녹아들어 빵빵 터집니다. 누드화 모델이 되어 굴욕을 겪었던 서인국, 2회에서는 물풍선 세례까지 깨알웃음으로 드라마 분위기가 쳐지는 것을 막아주더군요.
인하가 윤희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던 창모(서인국). 인하에게 "룸메이트에게 할 말, 혹은 상담하고 싶은 것 없느냐"며, "여자문제라던가"를 반복해서 묻는데,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진지한 모습에 빵터지게도 했지요. 얼마나 인하가 안쓰러웠으면, 대놓고 묻지는 못하고 간접적도 아닌, 반은 직접적으로 옆구리를 찌르나 싶어서 말이지요. 도대체 뭔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영문을 모르는 인하였지만 말이지요. 
짝사랑하고 있던 백혜정(손은서)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진지함과 열받은 민망함을 능숙하게 보여 주기도 했지요. 도무지 정리가 안되는 수학문제는 인하와 윤희, 동욱의 얽힌 관계이기도 했지만, 자신과 혜정, 그리고 인하의 삼각관계이기도 했죠. 서인국이 설명하는 X, Y, AY, BX의 관계를 시청자는 알고 있지만, 멍해져 버린 백혜정이었죠.
자리를 뜨려는 백혜정이, 인숙을 불러 술값 계산하라고 하면서 인숙의 마음을 외면하는 창모에게 너무한다고 잘 좀해주라고 하자, 창모는 "그렇게 당당하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부럽다, 사정상 말못하는 사랑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며, 인하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를 알듯 모를듯한 말을 흘리지요. 누굴 좋아하는데 어떤 사람이 이미 좋아하고 있다던가, 가난한 시골집, 동생들이 5명이나 있는 장남이라, 도저히 좋아할 여건이 못되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면서 말이지요.
백혜정이 그런 것을 비겁한 것이라고 무조건 얘기해야 한다고 말하자, 용기를 얻은 김창모는 그만 혜정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지요. 혜정이 오래동안 인하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좋아한다고.... 창모의 고백에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처음부터 좋아했는데 동생 다섯명이 딸린 시골 장남이라 말 못했다고 하는데, 그 순간 서인국의 표정은 너무나 진지하면서도 슬퍼 보이더군요. 
황당스러워 하는 혜정을 보고 무안해진 창모, 괜한 고백으로 혜정을 보기가 어색해서 춘천가는 기차에서도 혜정을 피하다, 본의아니게 인숙과 엮이기도 했지요. 키스를 바라는 인숙의 입술을 보고 침 꿀꺽꿀꺽 삼키다가, 괴성을 지르며 일어나버린 순수 청년, 유혹 앞에 갈등하는 진지한 듯 코믹하고, 코믹한 듯 진지한 표정연기 대박이었죠!
서인국이 처음 연기를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군요. 어눌하면서도 순수한 창모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잘 표현하기도 했고 말이지요. 창모같은 남자가 진국인데...
인하는 지극히 내성적이고 소심한 캐릭터라면, 동욱은 무신경하고 눈치없는 부잣집 아들의 캐릭터지요. 두 사람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김창모라는 캐릭터가 있음으로서 비로소 세라비 3인방을 완성한다는 느낌이에요. 창모는 인하가 그린 윤희의 그림을 동욱과 혜정이 보지 못하게, 문을 가로막는 속깊은 친구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주인공 주위의 친구들 중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은 톡톡히 하면서도, 뭔가 부족해 보이는 캐릭터로 쩌리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서인국은 감칠맛나는 사투리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쩌리화 되기는 커녕,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 주더군요.
가수로서 연기에도 도전해서 성공하는 남자연예인들 중 대표적인 배우가 이승기, 박유천입니다. 물론 두 사람은 연기를 처음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물이 오른 연기자들이죠. 서인국과 비슷한 길을 걷는 가수 중에 하이킥3에 출연중인 강승윤도 빼놓을 수 없지요. 강승윤과 서인국을 보면 발연기하는 배우들보다 훨씬 연기가 낫더군요. 사랑비의 미워할 수 없는 귀요미 창모, 캐릭터의 존재감을 좋은 연기로 살리고 있는 서인국의 재발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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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6
  1. 2012.03.28 09:4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timedelay 2012.03.28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하다보니 저랑 같은 포스팅이 되었네요 ㅎㅎㅎ 확실히 서인국이 좋은 존재감을 보여주는거 같아요 ㅎㅎㅎ

  3. 노지 2012.03.28 09: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랑비를 보고 서인국에 대한 말이 많군요...ㅎ;

  4. 모피우스 2012.03.28 12: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수들의 드라마 약진이 돋보입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5. 국민건강보험공단 2012.03.28 13: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교련복에 각진 뿔테안경을 한 서인국은 머리스타일부터 복장까지
    70년에 모습을 정말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것 같네요 ^^
    잘보고 갑니다. 사랑비의 앞으로에 이야기가 정말 기대되는데요 ^^

  6. 15tuki 2012.03.28 13:22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도 왠지 '사랑비'를 보실 것 같았죠...^^
    전 사실 주인공인 장근석이나 윤아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장근석은 오히려 싫어하는 쪽에 가깝죠. 그런데도 뭔가에 끌린 듯 1회부터 보고있더군요.
    왜 이 드라마를 보는걸까...???
    '느림'....에 끌려서가 아닐까 싶더군요.
    시대가 70년대이건 90년대이건(제가 90년대 대학생이었던지라ㅎㅎ)...2010년대이건
    20살 즈음의 사랑이 던지는 '순수함'이 한껏 전해지더군요.
    물론 스토리는 정말 너무 뻔~히 보여서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말이죠.

    저도 서인국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연기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드라마에 어찌나 잘 녹아있던지. 다시 봤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호감가지 않는 배우 장근석의 '연기'는 참 좋더군요.
    장근석은 안보이고 '인하'만 보이더군요.
    도서관 앞에서 기다리라고 말하고 허둥지둥 달려가는 모습이나, 망가진 우산 받쳐드는 모습이나
    그 마음은 잘 전해지더군요.
    조금 겉도는 이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모습이 좋았기에
    전 쭉~ 이 드라마를 볼 듯 합니다.
    답답함은 좀 따라다니겠지만 말이죠. ㅎㅎㅎ

2012.03.27 12:35




사랑비를 보면서 스무살 딸아이가 울더군요. 평펑 운 것은 아니고 그냥 눈물이 그렁그렁해 지더니 주륵.... 그 시대 서인하와 김윤희같은 첫사랑을 하기도, 혹은 봤기도 했던 엄마는 알듯 모를 듯 희미한 미소만 지었는데 말이죠.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화면이 너무 예뻐서 그냥 눈물이 났다네요. 대학 1학년 딸아이가 눈물을 흘렸던 이유를 알 것도 같더군요. 인스턴트 커피같은 사랑이 아닌, 눈물이 날 것같은 그런 순수한 사랑에 대한 동경, 혹은 로망(?)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영상미의 대가 윤석호 피디와 감성의 작가 오수연의 만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설레였던 사랑비는, 봄비처럼 촉촉하게 다가왔습니다. 첫회를 시청한 느낌은 느린 왈츠곡을 들은 느낌입니다. 나른한 아름다움이랄까, 편안하면서도 좋은데, 심하게 음악에 빠지면 졸음이 올 것같은....음악 자체는 참 좋았습니다. 올드한 사랑코드와 캐릭터가 진부하기는 했지만, 70년대니까 용서를 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으로 봤네요;;
윤석호 피디와 오수연 작가는 사람의 감성을 한 사람은 그림으로, 한 사람은 글로 풀어내는 탁월한 감각이 있는 분들이죠. 가을동화 겨울연가에 이어, 사랑비가 뜨거운 반향을 일으킬지는 모르겠지만, 느리게 다가가는 서툰 사랑이야기, 서툴어서 실패하고 아파하고 상처를 입기도 했던, 우리들의 혹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그들의 스타일대로 풀어냈습니다. 봄비와 노랑우산처럼 말이지요. 

윤석호 피디와 오수연 작가의 조금은 낡은 감성으로 보이는 복고풍의 사랑을, 신세대 장근석과 윤아가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장근석과 윤아의 케미도 좋고, 연기도 안정되어 예쁜 그림으로 나오더군요. 윤아의 청순하고 단정한 이미지와 촌티나는 어수룩함도 장근석에게서는 순수가 돼버리는 사랑비였습니다.


사랑비 초반부는 과거의 시간을 망원경으로 끌어당겨 보듯이 서인하와 김윤희의 첫만남과 사랑을 보게 합니다. 70년대 한 대학의 캠퍼스, 윤희를 보고 첫눈에 반한 인하였지요. 3초만에 사랑이 가능할까? 사랑이 시간과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번개처럼, 때로는 폭풍우처럼 신열로 펄펄 끓게 하는 사랑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말이지요.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는 윤희를 본 인하, 스케치북에 그녀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하지요. 홀연히 없어져 버린 그녀를 찾아 미술실에서 뛰어나가는 인하, 윤희와 부딪치고, 윤희의 책을 집어주며 인하의 심장이 미치게 뛰기 시작합니다.
요즘이라면 핸드폰 번호를 따거나 이름을 물어보거나, 속된 말로 작업을 걸 수도 있었겠지만, 그 시대의 많은 남자들이 인하같았습니다. 좋아하는 여자앞에서는 수줍어서 말도 붙이지 못하는 그런 남자들 말이지요. 윤희에게 한마디 말도 붙이지 못하고 돌아서는데, 때마침 나오는 국기하강식,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라 웃음도 나오고, 뒷걸음질쳐서 윤희와 나란히 서는 인하의 모습이 귀엽더라죠.

인하는 연필을 찾다 윤희가 떨어뜨린 일기장을 줍게 되지요. 코팅한 노랑 은행잎에 쓰인 러브스토리의 글귀, "사랑은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사랑이 어긋날 것이라는 슬픈 복선이기도 했습니다. 윤희에게 일기장을 돌려주기 위해 가정대 앞에서 서성이지만, 발걸음을 돌리는 인하였지요. 인하를 불러세운 것은 놀랍게도 윤희였습니다. "혹시 제 일기장, 아니 노란 노트 못보셨어요. 아무도 보면 안되는 건데...", 일기장을 봐버렸던 인하는 순간 찔려서 주웠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말지요. 윤희의 읽기장을 읽고 또 읽고, 그녀가 더 알고 싶어진 인하입니다. 3초만에 마음을 빼앗아 버린 운명처럼 다가온 여자 김윤희를 말이지요.

어린왕자를 좋아하는 윤희때문에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윤희와 친구의 대화에 끼어들기도 한 인하였지요. 물론 잘못된 자신의 루머를 정정해 주기 위함이었지요. "없어요, 정혼자...". 비가 내리는 도서관 앞, 윤희를 위해 창고를 뒤져 우산을 구해오는 인하였지요.
고장난 노란우산과 비, 노란우산은 그들의 설레이는 사랑의 시작을 조심스럽게 감춰줍니다. 서로의 몸이 닿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면서도 자신이 비를 더 맞으려고 우산을 밀어내는 모습은, 식상한 고전임에도 고전이기를 거부합니다. 사랑이라는 설레임의 시작은 현대와 고전이 따로 없으니까요. 담쟁이 넝쿨에 떨어지는 빗방울들의 대화처럼, 비에 젖은 두 사람의 함초롱한 눈빛만으로도 설레임이 전달되지요.

드라마를 보다가 딸아이와 동시에 "아, 복장터져"라고 소리를 쳤던 장면이 있었어요. 다가섬에 서툰 인하가 있었다면, 인하와는 다르게 적극적인 친구 동욱으로 인해 인하는 윤희에게 더 다가서지 못하고 말더군요. 끌려나간 미팅자리에 윤희도 나왔고, 하필이면 동욱이가 3초만에 반했다는 여자가 가정대 마돈나 김윤희였다는 것을 알게 된 인하였지요.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4B연필을 자기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파트너를 빼앗겨 버리는 인하, 드라마는 복장터지게 하지만, 인하라는 캐릭터는 제가 구세대라 그런지 충분히 이해는 되더군요. 


사랑은 투쟁해서 쟁취하는 것이라지만, 그렇게 소심하게 미적거리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도 털어놓지 못하고 끙끙대는 황진이 짝사랑파들도 상당히 많았거든요. 다가서는 것에 서툴고, 공식적으로 친구들 앞에서 '김윤희는 내가 찍었다'고 공표를 한 동욱을 난감하게 할 수도 없었던 인하입니다. 결국은 인하의 소심함이 윤희를 붙잡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보여서, 김윤희와 서인하의 과거 러브스토리는 복장터지는 일들의 반복일 듯합니다. 첫사랑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공식에 맞춰 억지억지로 어긋나게만 하는데 주력하다보면, 진짜 홧병날 듯;
그럼에도 드라마에 흐르는 사랑비의 색깔은 퇴색하지 않을 듯합니다. 너무 맑고 순수해서 그 순수한 설레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라서 말이지요.

첫사랑이라는 말처럼 두근거리고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는 많지 않을 겁니다. 서인하와 김윤희의 어긋난 첫사랑, 그 후 수십년의 세월동안 가슴 한구석을 차지한 그 이름이 2012년에는 어떤 빛깔의 사랑으로 찾아올지, 그리고 그 2세들의 사랑은 어떻게 반복될지 기대되고 설레입니다. 설마 복장터지는 서툼의 반복은 아니겠지요?

****제가 정말 복장이 터질 뻔 했습니다. 갑자기 티스토리가 바뀌는 바람에 글을 다 쓰고 사진을 올리려고 클릭을 했더니, 갑자기 글이 몽땅 날아가고 이상한 글쓰기 창이 떠있지 뭡니까?ㅠㅠ 글이 몽땅 날아가서 다시 쓴 거랍니다.  바뀐 티스토리 공부를 좀 해야 할 것같아요. 수정하는 방법도 지금은 모르겠고, 대락난감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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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7 13:5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신기하다 2012.03.27 19:55 address edit & del reply

    신기해요. 처음보는 사랑비에 호의적인 글이네요^^
    다들 망작 . 자기복제. PD의 자가당착. 저가수출용 ~ 등등 악플들만 난무하던데^^
    확실히 요즘트랜드와는 너무 차이가 나고 재미가 없어요.

    1화를 감상한 저로선 맑고 아련하고 청아한 느낌의 첫사랑느낌보다는
    뭔가 꽉막힌 지독히 못난 짝사랑의 폐해를 보는듯했어요.

  3. 커피향기 2012.03.27 20:58 address edit & del reply

    세상이 하도 막장이다봉께롬.......^^;;;♧♧♧♧

  4. 흠~ 2012.03.28 10:23 address edit & del reply

    막장은 아닌데 대사가 너무 오글거려요
    근데 뭔가 계속 보게된다능...복고느낌과 영상미가 너무 좋음ㅠㅠ

  5. 2012.03.28 14: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ㅎㅎ 2012.03.28 18:17 address edit & del reply

    전작'미남이시네요'에서 팬이된 장근석에 대한 의리로 같이1회를 시청했던 중1 울 딸래미는
    본인이 보고 있는 팬픽 보는것 처럼 오글거린다고 하던데요~^^

    저는 그냥 영화 클래식 보는 느낌으로,,
    맞아,,저땐 저 음악이 유행이었지,,하는 느낌으로 별 감흥없이 봤습니다..

    의리도 중요하지만,,우선은 재미가 있어야겠기에,,
    화요일엔 다시 빛과그림자로 돌아왔습니다.

2012.03.21 11:32




시대에 뒤떨어진 패션처럼 보기 흉한 것은 없다고 하는데, 패션왕이 그런 느낌입니다. 최고로 핫한 모델들에게 촌티나는 80~90년대 패션을 입혀놓은 느낌이랄까요? 유행의 첨단, 시대의 첨단을 상징하는 패션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스토리나 스토리를 연결하는 사건들은 촌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더구나 개연성은 눈을 씻고 찾아볼래도 찾을 수가 없는 사건의 연속이라니, 억지 춘향으로 짜맞추는 스토리를 쫓아가는 배우들의 연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속히 스토리에 세련미를 더하지 않으면, 패션왕이 아니라 억지왕이 되겠습니다. 미국 한 번도 안가본 사람이 뉴요커의 패션이 어떻고, 애비뉴가가 어떻고 장황한 설명을 하는 느낌이랄까요? 심봉사 한양구경담을 들려주는 꼴.
한 마디로 저 배우들을 데려다가 이것밖에 못 보여주나 아쉽습니다..
                                               2012년 CG의 수준이 겨우 이정도라니 놀라워라!

80년대 홍콩영화 스타일의 뉴욕 한복판에 출몰한 닭털날리는 닭장차, 대사관 직원의 황당한 전화상담, 미국밀입국을 시도하는 갱들과의 협상, 냉동차에 실려가는 선상반란을 일으킨 외국인 선원과 영걸, 로렉스 시계로 생명을 구하는 영걸이라... 시청자들의 드라마를 보는 눈높이가 얼마나 높아졌는데, 흑백드라마 필나는 설정들이라니...
패션스쿨에서 훔쳐입고 멋을(?) 낸 영걸, 이것 웃자고 넣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웃어야 하는지 울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겠군요. 화끈하게 코믹하지도 않고, 눈물겹도록 우울하지도 않고, 이 드라마의 색깔이, 아니 영걸이라는 캐릭터가 뭔지를 모르겠어요. 유아인의 '나 정말 연기 잘하지요'라는 원맨쇼만 감상하는 느낌입니다. 남의 물건에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대고, 그것도 미국에 까지 가서, 돈좀달라고 찌질이 궁상을 떨다 못주겠다고 하니 욱해서 멱살잡이를 하는 주인공, 속된 말로 패기는 쩔지만 안면몰수 무개념의 주인공이죠.
솔직히 유아인의 연기는 좋지만, 영걸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대책없이 막나가는 캐릭터라 호감가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제작진은 터프남에 나쁜남자 캐릭터면 무조건 반은 접고 들어간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캐릭터가 계속된다면 그가 성공을 해도 크게 박수받을 일은 아닐 듯합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주인공 영걸이라는 캐릭터에 시청자가 동화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유아인의 연기만 입 벌리고 보고 있기에는 그 캐릭터가 공감이 되거나 와닿지가 않습니다.
되는 일없고, 재수도, 운도, 가진 것도 더럽게 없는 영걸이라는 캐릭터에 코믹코드들을 더덕더덕 붙이고는 있지만, 정작 코믹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한 인물은 이가영이 뉴욕에서 만난 봉숙이(유채영)가 최고였습니다. 봉잡았다 할렐루야~~~
고군분투하는 유아인의 과한 망가짐은 연기는 좋으나, 작품의 캐릭터가 따라와주질 못하니 언밸런스입니다. 연기가 아까울 정도에요. 90년대라면 어울릴법한 막가파 배째라 돌진형 유아인, 판에 박힌 갖은 고생끝에 자수성가하는 캔디 신세경, 재벌2세 이제훈, 재벌2세와의 교제를 허락받지 못한 또다른 캔디 권유리, 너무나 익숙한 캐릭터들이라 너무 우려내서 곰국이 될 정도의 식상한 갈등구조지요. 눈에 보이는 예상되는 전개와 결말은 스토리의 신선함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 식상함을 깨고 있는 것은 그나마 유아인의 독보적인 연기력 대방출입니다. 그런데 창고개방 왕창세일을 보는 듯한 유아인의 좌충우돌 돌진은, 너무 많은 아이템들이 대방출된 듯해서 어떤 것을 살까 고르기가 힘들 정도에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그의 인생모토는 상도덕이고 없는 카피왕의 모습을 엿보게 하지만, 선뜻 3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어린 시절 한 번 봤다는 기억으로 유학비로 던져주는 모습은 통큰 사장님같기도 하죠. 순정파 의리남의 모습인가 싶은데, 사채업자의 애인과 육체적 쾌락을 즐기는 모습은 다시 양아치로 돌아가게 합니다. 사채업자(이한위)를 피해 대게잡이배를 타는 모습은, 회사나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없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친하지도 않은 동창을 찾아가 뜬금없이 3천만원만 빌려달라고 하지 않나, 안빌려줬다고 조소를 하고 나오는 모습은,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해도 안하무인 캐릭터 진상이죠. 뉴욕 패션스쿨에서 또다시 재회한 정재혁에게 며칠 재워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밥이라도 사먹게 돈이라도 좀 달라고 꼬랑지를 내리는 모습은, 거침없다기 보다는 비굴하고 뻔뻔해 보여서, 쉽게 정을 주기가 힘든 캐릭터입니다. 도대체 몇 개의 얼굴을 가진 캐릭터인지, 그 캐릭터를 보여주느라 유아인도 정신없고, 시청자는 더 정신이 없습니다.
남녀주인공들에게만 케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요. 유아인과 이제훈에게도 갈등의 진폭이랄까, 자성을 가진 것처럼 끌어당기거나 튕기거나 하는 케미가 있어야 하는데, 두 사람은 딴 세상 사람들 같아요. 유아인은 과하고 이제훈은 지나치게 절제를 하다보니, 한 사람은 죽어라 짖고 한 사람은 먼 산 쳐다 보는 꼴입니다. 유아인은 지나치게 동적이고 이제훈은 지나치게 정적이다보니 스파크를 일으키지를 못하지요.
1,2회는 강영걸 캐릭터에의 완급조절에 실패를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연성없는 우연들도 한몫하기도 했고요. 물만난 물고기처럼 유아인의 연기는 펄펄 날았지만, 영걸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한 분석과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캐릭터에 대한 사랑은 연기자의 연기와 그 캐릭터의 매력이 하나가 되었을때 극대화가 되지요. 그런데 강영걸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복잡하고 지나치게 입체적(?)입니다. 드라마 속의 캐릭터가 2~3개의 색깔이 혼재되어 있을때 입체적인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극대화 되는데, 강영걸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많은 색깔을 가졌습니다. 교통마비로 차량들이 얽히고 얽혀 여기저기서 크락션을 울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정재혁 역의 이제훈과는 반대의 경우지요.  
미국까지 흘러간 강영걸이 죽을 고비를 넘기는데도, 강영걸 본인이 자초한 일이기에 딱히 억울해 보이지 않습니다. 재벌 2세 정재혁에게 개무시를 당해도, 강영걸이 측은하기 보다는 막무가내로 들이대는데, 나라도 거절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강영걸의 슬픔이나 분노, 자존심의 상처 등등으로 그의 눈물을 보듬어 주기에는 그 캐릭터의 매력이 무엇인지가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무모하고 막무가내라는 인상이 더 강할 뿐이지요. 유아인의 연기만이 돋보일 뿐입니다.
강영걸이라는 캐릭터구축보다는, 유아인의 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드라마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은 아니에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유아인이 그 많은 모습들을 좋은 연기로 팔색조처럼 변신하고 있지만, 팔색조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요. 참새인지 비둘기인지 공작인지 독수리인지 갈매기인지, 작가는 강영걸의 중구난방 캐릭터부터 정리해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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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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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천령 2012.03.21 11: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첫 방을 했다는데....아직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3. 사자비 2012.03.21 12: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흑백 영화스타일이 아니라....딱 여기에 맞는 스타일을 말씀드리자면 80년대에서 90년대로 넘어가던 시절의 한국 극화(만화)의 설정이 이런식이 많았어요. 아무튼 유아인의 연기 진짜.ㅋ.ㅋ 이 배우 완득이 때도 그렇지만 대박흥행배우로 자리 매김하는건 어렵지 않겠더라구요.ㅎㅎ 요즘 기대 되는 배우중에서 1순위랍니다.ㅎㅎ;

  4. 비바리 2012.03.21 14: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첫방 보고
    어제는 못봤어요.
    저는 이제훈쪽에 이상하게 관심이 가더군요.
    그리고 신세경은 분명한 개성이 없는게 흠..
    정확하고 세심한 초록누리님 리뷰글 잘 보았습니다.
    오랜만이에요^^*
    건강하시지요?

  5. 오릇이 2012.03.21 14:44 address edit & del reply

    패션왕 시청하고 있는데 좀 진부한 스토리에요
    그리고 개연성결여가 가장 아쉬운 부분이고 설명이 친절하지 않은것
    캐릭의 감정선이 부족한점이 아쉽지만 유아인연기만큼은 명품연기
    더라구요
    패션왕에서 아직까지 볼만한건 유아인연기뿐...
    다만 드라마라는 특성상 주인공에 대한 환상이 있어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데 주인공캐릭이 여성시청자들이 좋아할만한 캐릭이
    아니라는데 동의합니다

  6. 김소영 2012.03.21 14:58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패션왕 보시는 군요...ㅋㅋ
    저 또한 유아인씨 팬심으로 1편 보았습니다.
    참 개성적인 배우예요, 풍기는 어둡고 진중한 이미지도 좋구요,
    몇 달 전 영화관련 월간지에 실린 인터뷰 인상깊게 읽은 적이 있는데 20대를 지나는 이배우가 생각하는(고민하는) 마인드도 맘에 듭니다.
    이드라마에서 보면 그런 매력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거 같아 아쉽긴 해요,
    케릭터가 진부해서 유아인이란 배우의 매력이 반감되는 것 같아 슬프다는 zz...

  7. eL 2012.03.21 15:10 address edit & del reply

    대사관 직원은 리얼리티 살린것 같습디다.

    • ㅋㅋㅋ 2012.03.24 19:02 address edit & del

      진짜 그 성의없는 목소리 ㅋㅋㅋㅋ 정말 어디선가 한번 들어본 것 같은 평범한 직원의 목소리ㅋㅋㅋ

  8. 둥둥이™ 2012.03.21 15: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스토리가 생명인데.^^;

  9. 햇살가득한날 2012.03.21 16: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 본적은 없는데... cg사진 보면 뭐... 대략난감인듯하네요^^ 초반에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드라마네요. 잘 보고 가요^^

  10. 흥흥 2012.03.21 17:10 address edit & del reply

    스토리가 진부하긴 하더라구요.
    90년대 후반 에 한창 유행하던 이브의 모든것이나 진실??맞나??아무튼 그런 드라마에서 다룰법한 만화같은 전개에 뻔한 권선징악 재벌2세랑 여주인공이랑 엮여지는 스토리...완전 뜬금없는...
    재벌2세 뺨때리고 내뺨을 때린여자 니가처음이야 이런느낌임..;;

    드라마 보면서 억지스럽고 그냥 만화보는느낌이던데..ㅋ 아무생각없이 보면 괜찮은..ㅋㅋ?진짜 따지고 보면 보기 어려운

  11. 펨께 2012.03.21 17:23 address edit & del reply

    1회와 2회에서 본 스토리는 별로 새롭지 않는 것 같더군요.
    언젠가 본 권상우의 신델레라 맨을 연상케 하기도 하고.
    하지만 유아인이 주연으로 나와 이 드라마 지켜보기로 했습니다.ㅎㅎ

  12. 고추전 2012.03.21 17:43 address edit & del reply

    니가 첨이야 이런느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3. 슬프다 2012.03.21 20:24 address edit & del reply

    1회보고 실망, 2회보구 절망,,,OTL 디테일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을수 없음. 우연과 억지설정으로만 일관하는 웃기지도 않는 만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현재 가장 HOT한 배우들을 모아놓고 이렇게밖에 못만드는지 작가,연출자 얼굴 좀 보구 싶어요. 유아인에 대한 매력이 반감됨은 물론 작품에 대한 안목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뭘보고 선택한건지 강한 의구심이 들게함,,,,,,,

  14. 좀별로 2012.03.22 01:01 address edit & del reply

    시청자의 수준을 옜날 코믹만화에 열광했던 초중딩 쯤으로 생각하는지. 유치찬란짬뽕이네요 그게뭔가요. 솔직히 유아인도 별로네요. 연기력 대박이라고 하던데 그다지 몰입도 안되고 오버연기한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기대 했엇는데 뭔가 억지설정이 너무 강하고 짜맞추기식 스트리로 끌고 같다는 느낌이.. 드라마라지만 현실과 괴리감이 너무 크네요.ㅎ

  15. 패션왕? 2012.03.22 10:33 address edit & del reply

    막장드라마수준이더군요~

  16. Rui 2012.03.22 11:37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 감사히 잘 읽었어요^^
    올 들어 일부러 드라마를 잘 안보다가 오랜만에 기대 많이하고 패션왕 보기 시작했는데
    보는내내 뭔가 좀 께름칙하고 답답했던 것들이 초록누리님 리뷰 덕에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스토리는 말할 것도 없고, 누리님 글 마지막에 "참새인지 비둘기인지 공작인지 독수리인지 갈매기인지, 작가는 강영걸의 중구난방 캐릭터부터 정리해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부분 너무 공감되요ㅋㅋㅋ 추천 꾹 누르고 가요~^^

    • 초록누리 2012.03.22 12:56 신고 address edit & del

      패션왕은 저도 기대를 했는데, 뭔가 엉성하고 억지 짜맞춤이 심하네요.
      전 다음주 사랑비를 보고 괜찮으면 사랑비보려고 생각중이에요.
      장근석 연기도 기대되고, 감수성있는 드라마일 것같은 생각이 들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17. ㅇㅇ 2012.03.24 18:37 address edit & del reply

    블로거들 반응이 거의 유아인 연기 참잘하는데 작품이 안 따라준다 이거더군요 저도 그렇게생각합니다 그래도 제작진이 반응보고 고치면 좀 나아지겠지요

  18. ㅋㅋㅋ 2012.03.24 19:03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 좀 생각없이 봐서 그런가? 스토리가 좀 이상한것 같긴 했는데 전개가 빨라서 그런지 재밌긴 한 것 같았어요. 요새는 적도남하고 패션왕만 보고 있음

  19. 핫새 2012.03.26 11:00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방으로 봤는데 재밌더군요 ㅋㅋ
    먼가 내용이 무지 빨리 진행되서 그런지 지루한 감이 없었어요.
    여자 주인공이랑 악역 장미희역은 전형적인 캔디 같긴 했지만,
    유아인역이 워낙 임펙트가 있어서 나름 잼나게 봤어요.
    그나저나 유아인 연기 진짜 잘하대요. 뭔가 장면장면 연결이 껄끄러운데,
    그걸 유아인이 메꿔준다고 할까요? 장면 연결부분을 뭔가 들어낸 느낌?
    그부분만 채워 준다면 더 재미질것 같네요.

  20. 지나가다 2012.03.30 04:36 address edit & del reply

    분석하고 지적하기 참 쉬운 드라마죠?^^;초록누리님 매서운 리뷰 잘 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쉽게 정의되기 어려운 이 캐릭터를 유아인이란 배우가 정말 생동감있고 현실적으로 잘 살려주고 있네요.첫 데뷔이후 개념차게 자기 길을 걸어온 배우라,성스 이전까진 인지도는 낮았다 하더라도 골수팬들이 많은것 같더군요.연기는 요즘와서 인정받지만,우연히 예전 작품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그때부터 연기력은 출중했고 뭔가 기대감을 들게 하는 배우였지요.요즘 패션왕을 그래도 꾸준히 보게 만드는 제1원인이 유아인의 연기력입니다.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맹점인 개연성 부족을 이미 쓴소리로 많이 접했을 거라 믿고,아직 드라마 초반이니,제작진이 고군분투하여 보다 공감가는 스토리로 전개해 주리라 믿습니다.
    여러가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재미있게 시청하고 있으며 5화부터는 좀 더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리뷰 잘 보고 갑니다.^^

  21. 000 2012.03.30 04:41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그래도.. 재밌기만 한걸요.^^; 유아인씨 연기 진짜 대박이에요. 어쩜..걸오에서 완득이로,
    완득이에서 다시 영걸로, 이리 완벽히 변신할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