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홀릭/월화드라마'에 해당되는 글 80건

  1. 2013.06.05 '구가의 서' 이승기 백허그 눈물고백, 구가의 서 해답에 다가서다 (8)
  2. 2013.06.04 '구가의 서' 이승기-수지, 피할 수 없는 인연 확인한 감정충만 키스 (13)
  3. 2013.06.02 '상어' 김남길-손예진의 지독한 사랑, 오르페우스와 상어의 부레 (8)
  4. 2013.05.29 '구가의 서' 이승기, 미소짓게 만드는 찹쌀떡에 꿀바른 연기 (11)
  5. 2013.05.22 '구가의 서' 구월령의 섬뜩한 미소, 그는 왜 이승기를 죽이려할까? (33)
2013.06.05 11:16




자홍명이란 이름으로 조선으로 돌아온 윤서화(윤세아), 한밤중에 거처에 숨어든 귀여운 도둑이 자신이 버린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슬픔과 그리움, 회한과 모정으로 범벅된 슬픈 눈의 윤서화, 신수로 변하는 아들을 봐야하는 그녀의 심경은 이루말할 수 없이 복잡할 것입니다.

태서의 노비문서로 윤서화의 얼굴을 집요하게 확인하고자 하는 조관웅에게 '봐라, 이 썩바리같은 놈아, 나 윤서화다'라고 과감하게 얼굴을 공개한 윤서화, 자신은 자홍명일 뿐이라고 시치미를 뗐지만, 조관웅은 그녀가 윤서화라는 것을 눈치챘지요.

반인반수의 모습을 윤서화로 하여금 직접 보게 하는 조관웅, 간악하기 그지없는 조관웅, '최강치 이놈이 네 아들이다, 잘봐라'라는 듯 윤서화를 바라보더군요. 조관웅 이놈을 어찌 죽여야 속이 후련할까요?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도 못하고, 강치가 지도를 훔친 도둑임을 인정한다면 사랑했던 월령에 이어 아들까지 원수놈 손에 넘기는 꼴이 되겠지요. 쇠사슬에 묶여 고통스러워 하는 아들 최강치, '왜 몰랐을까... 월령과 그리도 닮았는데...'. 과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쇠사슬에 포박된 월령도 그러했습니다. 뒷걸음쳐 도망치게 만든 신수로 변해 폭주했었지요.  

복숭아를 좋아한다니 세상의 복숭아는 다 따버린듯 커다란 자루에서 복숭아를 내어놓고, 꽃을 좋아하는 자신에게 한다발 꽃을 안겨주며 웃던 월령, 백년객관의 3대요리를 꼭 드셔보라며 해맑게 웃던 귀여운 도둑, 닮았습니다. 그와 쏙 빼닮았습니다.

지도를 훔쳐간 도둑이 아들이라는 사실에 경악하는 윤서화,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과 만약 살아만 있다면 반드시 아들을 찾으리라는 마음 하나로 살아왔던 윤서화였습니다. 살아있어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윤서화입니다.

그리고 가슴이 미어지게 아픕니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자라주기를 그토록 바라고 기도했건만, 아들에게는 신수 월령의 피가 흐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 자는 제방에 든 도둑이 아니므니다"해야 할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도둑으로 인정을 하게 된다면 강치는 물론 좌수사 이순신 장군에게 화를 입히게 될 일로 연결될테니 말입니다.

백년객관에 여울을 만나러 찾아온 진짜 청조때문에 강치가 함정에 빠진 것을 알게 되겠지요. 무형도관 담평준 이하 사제들이 백년객관으로 강치를 구하러 갈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또 한번 내 도관의 사제를 무고한 일로 엮는다면 내 검으로 벨 것'이라고 조관웅에게 엄포를 놨던 담평준, 조관웅의 낯짝에 소금 한바가지를 끼얹고 강치를 데리고 왔으면 싶습니다만.

 

어머니 윤서화와의 긴장넘쳤던 첫 만남, 그리고 윤서화가 그가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윤서화의 행보가 중요해졌습니다. 강치가 아들임을 알게 된 윤서화가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이 더 커지면서 결국 강치와 이순신 좌수사를 돕는 큰 조력자가 되리라 예상은 되지만, 실상 큰 문제는 월령에게 있습니다.  

지난 회 월령의 슬픈 고백의 눈물에 가슴이 먹먹했는데, 악귀로 변하지 않게 하고 있었던 기억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듯 해서 말이지요. 월령을 감싸는 검은 기운, 그리고 변하는 월령의 검은 핏줄들, 그는 진짜 악귀가 돼버린 듯 하니 말입니다. 소정에 대한 기억도 깜빡이기 시작했던 그가 강치가 아들이라는 것도 잊고 이제는 자신이 소멸되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소멸이 목적인 악귀로 변해 무차별적 잔인한 폭주로 이어지게 될 듯 보이더군요.  

다크 월령, 그래도 이 남자 너무 가여워서 전 쭉 애정을 가지고 그의 마지막 구원을 응원하렵니다. 월령의 폭주를 멈출 인물이 다름 아닌 윤서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짐작은 되지만, 그것이 윤서화의 희생으로 이어질 듯한 비극이 감지됩니다. 

 

20년 전에는 월령을 버렸던 윤서화였지만, 월령과 강치 둘 모두를 구하기 위해 월령의 산사나무 단도로 자신을 찌르게 할 듯 싶어서 말입니다. 월령을 천년악귀가 되는 것을 막을 유일한 길이라고 소정법사가 말해줬던 것을 기억하고 말이죠. 그것이 자신을 사랑해서 죽음을 택해버린 월령에 대한 윤서화의 사랑이며, 사랑을 믿지 못하고 나약하기만 했던 자신에 대한 사죄의 길이라 생각하겠지요.  

 

강치에게도 큰 슬픔이 찾아왔지요. 자신의 아버지 구월령을 벤 사람이 여울의 아버지 담평준 사부님이었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무표정으로 무형도관으로 돌아온 강치에게 검을 내미는 담평준, 왜 강치의 아비를 베었는지 담담하게 이유를 말해주었지요. 배신당한 것은 구월령이었다는 것까지도 말이지요. "네 아비도 너처럼 인간이 되고 싶어했다 들었다. 그래서 구가의 서를 얻기 위해 100일 치성을 드리다 신수의 모습을 네 어미에게 보이고 말았지. 네 어미는 겁에 질렸고,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가눌 수 없는 슬픔, 칼을 빼는 강치, "제 가족의 비극은 이 칼 끝에서 시작된 거 아닙니까?", 강치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 그 눈물에는 담평준에 대한 원망과 분노, 가족을 잃은 슬픔, 아버지 월령에 대한 연민이 담겨있었습니다. 그 눈물이 복수의 눈물이 될까 두려웠지만, 설마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강치가 사랑하는 여울의 아버지이자 사부님에게 칼을 들이대지는 않으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헉, 숨차게 달려온 여울 앞에 선 강치의 두 손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 설마 뭔일을 내버린겨? 차갑게 지나쳐버리는 담여울, 썰물처럼 텅빈 듯한 공허함에 멍해진 강치의 귀에 빙빙 맴도는 월령의 말에 가슴 철렁 내려앉게 했습니다. 

"날 믿거라. 인간을 믿어봤자 돌아오는 건 배신 뿐이다", 아버지 월령의 말이 떠오르는 강치에게 한가득 슬픔이 고여옵니다. 뒤에 이어질 강치의 심장 덜컹거리게 만든 백허그를 위한 연출임은 알았지만, 그래도 놀랬잖아요! 

강치는 20년 전 부모세대의 악연을 검을 두동강이로 부러뜨려 끊어버렸습니다. 자신의 손이 베이는 아픔을 겪으면서 말이지요. "20년전에 무슨 일이 있었든 그건 우리들이 태어나기도 전 어른들끼리의 일입니다. 그러니 그 과거를 우리들에게 까지 연결짓지 말아주십시요. 어른들끼리 일어난 일은 어른들끼리 알아서 해결하시라구요!", 우왕, 강치 넘 멋져. 강치 짱이다! 상남자 강치, 정말 의젓한 어른이 되었구나~~ 

강치의 눈물은 용서였습니다. 악연을 악연으로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강치의 눈물은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었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어했으나 사랑하는 여인에게 배신당한 아버지, 신수라는 사실에 사랑했던 것조차 잊어버린 어머니의 나약함에 대한 연민...

강치의 눈물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지 말라는 여울의 믿음, 여울에 대한 굳건한 사랑... 

 

강치의 손에 흐르는 피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강치를 오해했던 여울, 두동강이 난 칼을 보고 놀라 뛰어나가지요. 강치를 오해했던 미안함, 강치에게 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마음이 엉켜 강치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하지요. 

여울이 그랬던 것처럼 강치도 여울을 차갑게 스쳐지나가 버립니다. 정말 끝인가.... 백짓장처럼 하얘진 여울을 덥썩 안는 강치, 오매! 심장이 벌렁거려서 비명질렀다, 강치야~

 

"다시는 그러지마. 나한테 비밀 같은 것 만들지마... 두 번 다시 내 앞에서 그렇게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가 버리지 마..." 

이어지는 강치의 고백, "널 좋아해. 너를 아주 많이 좋아해...".

'믿지말거라'/'믿고 싶습니다'.

'넌 절대로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신수의 피를 물려준 당신이 한 때는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인간을 믿지 못하게 된 당신이 이해도 됩니다. 배신당할까 저도 두렵고 무섭습니다. 그런데 여울이를 잃는 것이 더 두렵고 무섭습니다. 여울이가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쳐 갈때, 슬펐습니다. 아니 무서웠습니다.

설령 배신을 당하고 또 당한다고 할지라도 믿고 싶습니다. 내 사람 여울이만은 날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그래서 이 사람과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서...

살아가면서 아프고 병들고 언젠가 죽게 되겠지요. 그래도 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녀와 함께 살고 싶으니까요.  

배신도 당하겠지요. 사람들때문에 상처도 받겠지요. 그래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 그게 내 꿈이니까요. 사람의 형상을 가졌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저도 압니다. 사람다웠던 사람 박무솔 어르신,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으냐고 손을 내밀어준 이순신 좌수사, 닮고 싶습니다. 사람답게 산, 살고 있는 그들처럼 살고 싶습니다'.

 

사람이 된다는 것, 강치는 알게 모르게 배우고 있습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겉의 형상이 아니라 그 마음에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구가의 서'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는 최강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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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4 09:52




조관웅의 수하 서부관에게 납치된 여울을 찾기 위해 염주팔찌를 빼고 신수의 모습으로 숲으로 들어간 강치, 아버지 구월령(최진혁)과 다시 재회했습니다. 조관웅 수하의 손에 죽을 뻔한 여울을 구한 월령, "역시 그대였군", 목소리가 어찌나 그윽한지 혼을 쏙 빼놓는 섹시 월령, 이번회는 월령의 속마음이 나와서 착잡한 마음을 누르기 힘들었답니다.

정황을 다 파악하지 못한 강치는 월령이 여울을 위협했다고 생각하고 으르렁 분노하지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고, 신수의 모습으로 싸워야 하는 강치와 아들의 손에 소멸되고자 하는 아버지 월령의 눈물은 너무도 닮아 있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존재의미가 돼버린 담여울을 지키기 위한 강치의 눈물, 그리고 끌려가던 서화를 봐야했던 월령의 눈물, 어디 그 눈물에 그들 여인에 대한 사랑만 담겨 있었겠습니까? 아버지와의 만남이 이런 악연으로 되풀이 되어야 하는 비통함과 아들 손에 죽고자 하는 월령의 비애, 인간이 되고 싶은, 그리고 인간이 되고 싶었던 간절함들이 눈물로 흘렀겠지요.

 

"여울인 내 사람이라구! 내 사람한테 손대지마!! 내 아버지라며!! ㅠㅠ", 강치의 울부짖음에 손을 거두고 마는 월령, 여울을 보호하는 강치가 자신의 모습과 겹쳐서 슬픈 월령입니다. 그리고 사무치게 그리운 여인 윤서화, 월령은 윤서화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더군요. 월령, 이 남자의 사랑이 가여워서 월령의 눈을 볼 때마다 가슴 한자락이 아파오네요.  

월령이 왜 강치에게 싸움을 거는지 이유가 밝혀졌지요. 천년악귀가 되고 싶지 않은 월령, 그는 그렇게 소멸되어서 윤서화를 만나고 싶었던 것이었지요. 에고고 월령, 우짠다냐, 쓰담쓰담...

부상을 입고 친구 소정법사에게 넋두리처럼 하는 말이 가슴 아프더군요. "왜 그랬는지, 누구때문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 그나마 애써 잡고 있는 기억조차 소멸돼 버리면 그때 나는 정말로 악귀가 돼버리고 말겠지... 그러기 전에 죽고 싶었네. 날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그 아이니까... 죽어서 서화가 있는 곳으로 갈 수만 있다면...".

월령이 천년악귀가 되지 않게 하고 있는 것은 서화에 대한 사랑, 서화에 대한 기억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희미해져 가는 자신의 기억이 두려운 월령이었지요. 천년악귀가 되고 싶지 않은 월령, 서화에 대한 그리움은 눈물이 되어 흘러내립니다.  

청조의 말처럼 월령과 강치 두 부자는 한번 마음을 준 이에 대해서는 절대적이라는 것이 너무도 닮아있더군요. 서화에게 마음을 준 월령의 변함없는 마음, 자신의 존재의미가 된 여울에 대한 강치의 마음이 말이지요. 뜬금없이 터져나오는 청조의 김칫국 마시는 근자감 넘치는 쉰소리때문에(그러게 있을때 잘하지!) 여울이 울적해지기도 했지만, 이제 강치와 여울을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지요.

"사실은 말이다.. 여울아 너는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고백뿐만이 아니라 진한 입맞춤까지 나눈 사이가 되었으니, 청조는 그만 오고무 연습에나 매진하거라 잉~ 

 

내 사람한테 손대지 말라는 강치의 울먹임과 분노의 눈빛에 흔들리는 월령, 거센 바람이 불자 여울을 감싸고 보호하는 강치를 보며 과거 윤서화를 보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사라져 버렸지요. 고요한 숲속에 강치와 여울 둘만 남자 그제서야 안도의 눈으로 서로를 확인합니다. 

숲에서 무사히 여울을 데리고 돌아온 강치, 의기투합해 구월령이 납치범이 아니었음을 확인시켜 주었지요. 그래도 아버지라고 지켜주고 싶은 강치와 자신의 아버지와의 악연을 알고 있는 담여울의 속깊은 생각이었지요. 숲에서의 입맞춤으로 사랑이 쾌속질주하고 있는 강치와 여울, 티격태격 아웅다웅 말싸움으로 무형도관 식구들 눈속임을 하려 하지만, 곤도 그렇고 공달선생도 그렇고 이미 눈치는 다 챘다구용.

 

수령권을 놓고 왜인과 거래하고 있음이 밝혀진 조관웅의 야심, 이런 놈에게는 야심이라는 단어도 붙여주기 싫군요. 나라 팔아먹으려는 협잡꾼에 매국노 x놈이라는 말밖에는... 

조관웅의 뒷통수를 먼저 친 이는 자홍명으로 알려진 윤서화였지요. 태서의 노비문서를 내달라고 요구하는 윤서화, 백년객관 총책을 맡기겠다는 말에 울그락 불그락 조관웅입니다. 윤서화의 얼굴을 확인하고자 발을 들췄지만, 고개를 돌려버린 윤서화를 아직 확인은 못했지만, 천수련이 마련한 연회장에 대타를 내보내고 고소를 금치못하고 있는 윤서화에게 한방 당했습니다. 예고편에서는 윤서화라는 것을 알게 되는듯 하지만, 여튼 연회장에 가지 않고 숨어있던 윤서화와 강치가 20년만에 모자상봉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느닺없이 나타난 아버지 구월령, 그리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의 생존, 구월령과 담평준의 악연을 알게 될 강치가 받을 충격이 벌써부터 짠해오네요. 딱한번 무고한 이를 벤 담평준의 검, 하필 그 무고한 이가 강치의 아버지 월령이었으니, 이 악연을 어찌 풀어야 할 지 이제 막 시작된 여울과 강치의 사랑에 진한 슬픔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구가의 서 17회는 구월령의 속마음과 여울에게 했던 강치의 말이 가슴께에 얹혀왔습니다.

태서와 함께 있는 여울을 보고 울적해지는 강치, 사부님 담평준의 태서와 여울이 혼례를 치를 것이라는 말이 강치를 힘없이 돌아서게 했을테지요.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내 것을 가져보지 못했어... 이제껏 누구의 것이기만 했지... 내 사랑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그래서 여울아, 어찌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 내가 너한테 이런 마음 가져도 되는 것이냐? 내가 너한테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이냐?)".

최강치, 백년객관의 업둥이 강치는 주인 아씨 청조도 마음놓고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혼례를 앞둔 청조를 멀거니 바라만 봐야 했고, 청조에게 거절당하고 돌아와야 했지요. 강치에게 있어 소유한다는 것은 애초에 없는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강치에게 담여울의 말은 정말 예쁘고 야무지게 들리더군요. "질투는 갖지 못하는 사람이 하는 거다. 넌 해당사항없잖아", 자신의 마음을 이미 강치에게 주었음을 콕 찝어 확인시켜주는 여울이었지요. 백년객관 정찰에 함께 가지 않겠느냐는 말을 잘못 알아듣고 밤에 뭘(뭘???) 하자는 것으로 들은 강치 귓볼이 빨게지게도 만들었지만, 여울이를 보면 청조와 참 대조적입니다. 청조는 여전히 강치를 자신의 소유로-강치가 백년객관의 소유물이었던 때처럼- 여기는 태도와 말입니다.

 

천년악귀가 되지 않게 위해 아들의 손에 죽고 싶어하는 월령, 여전히 그리운 인간여인 윤서화에 대한 사랑, 천년만에 처음으로 심장이 뛰게 만들었던 윤서화와의 짧고도 슬픈 사랑이 그를 천년악귀가 되지 않게 그의 의지를 붙들어주고 있다는 슬픈 고백은, 그에게 뒤늦게라도 사랑을 이뤄주고 싶게 만들더군요.

자연치유능력도 소멸된 그에게 남은 것은 분노와 증오, 파괴와 죽음, 그리고 소멸뿐이라는 말이 그래서 그렇게 슬프게 들렸었나 봅니다. 그에게 여전히 신수였을때의 순수한 마음이 남아있어서 말이지요.

바라건데 구월령은 소멸되지 않고 윤서화와 함께 달빛동굴에서 둘만의 전설을 다시 쓰며 살아갔으면 싶네요. 물론 우리 인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달빛동굴에서 신령한 산을 지키며 아들 강치가 살아가는 모습을 간간히 미소로 지켜보면서 말이지요.

조상의 얼...이 땅의 정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 싶어서 이런 희망을 품어보기는 합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후손을 지켜주는 조상의 음덕은 있는 듯 싶어서 말이죠.   

 

터질 듯 터질 듯 터놓지 못하고, "배고프다", "잘자"로 허무고백을 했던 최강치, 드디어 여울에게 진한 입맞춤으로 고백을 하면서 멜로라인에 불을 당겼습니다. "여울인 내 사람이라구!!" 이보다 화끈한 고백이 있을까요. 여울이 어떻게 되는줄 알고 심장이 터지게 달려왔던 강치, 무사한 여울이를 확인하기까지 죽을 것 같이 무서웠던 강치였습니다. 너무나 소중한 사람, 이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강치에게 사람이 되고픈 의미가 여울이라는 것을 확인한 강치입니다.  

여울에 대한 걱정으로 감정을 누를 수 없었던 최강치, 이승기의 눈에 담긴 진한 사랑은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감정충만이더군요. 길게 이어졌던 키스신은 오래도록 여울에게 고백하지 못했던 강치의 마음이었습니다. 청조때문에 쉽게 다가오지 못한 담여울, 그 기다림의 쓰라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치입니다. 자신이 인간이 아닌 반인반수임에도 손을 잡아주고, 사람되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믿어준 여울이, '그녀를 좋아합니다. 많이 아주 많이...'.

 

누구보다 큰 고통속에서 살아온 강치, 들개에게 물리고도 히죽 웃어주던 아이, 팔로 칼을 대신 막아주던 무모하리만큼 착한 녀석, '이 녀석이 좋습니다. 정말...이 녀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습니다'.

 

"널 잃는 줄 알았어. 그게 너무나 무서웠어. '니가 없이는 나도 의미가 없다'", 삐리리 전기가 통한 강치와 여울, 긴 입맟춤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습니다. 길게 이어진 키스씬, 그림처럼 이뻤다우~ 이승기, 키스도 감미롭게 잘하더군요. 그것도 두 번씩이나..ㅎㅎ 눈이 호강했습니다.  

키스를 능숙하게 하는 이승기, 언제 이리 컸노 싶게 잘하더군요. 살짝 목석같은(ㅎㅎ) 수지도 키스신은 요염요염 잘하더군요. 국민첫사랑 수지는 잊어 주시와요, 이젠 최강치의 여인입니다. 수지의 감정연기가 많이 나아져서 더욱 예쁘게 나왔던 키스신이었네요. 국민남동생, 엄친아에서 성숙한 남자의 향기가 폴폴 풍기는 이승기, 그래도 서른되기 전까지는(혹은 결혼하기 전까지는) 전 그냥 울 승기하렵니다^^

 

***그나저나 지난번부터 계속해서 걸리는 것이 공달선생의 왼손엄지 손가락에 낀 염주반지인데요, 월령의 출현을 느끼고 빗자루를 들고 나왔던 공달선생이기도 했기에 의심을 품고 있는 중입니다. 강치에게 구가의 서를 찾으러 떠나지 않겠냐고 물었던 것도 그래서 좀 의심스럽게 들리기도 했더랍니다. 공달선생도 혹 봉인된 신수? 설마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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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2 10:41




부활과 마왕 전작들이 그러했듯이, 이번 상어도 12년전, 그리고 그 이전의 악연이 만들어낸 거짓과 진실의 양면성이 만들어낸 인간상들을 대거 포진시켰습니다. 부활과 마왕에 나왔던 주조연들의 캐릭터의 변화를 비교하는 것도 상어의 재미더군요. 세시리즈 연속으로 출연한 안비서와 김규철 등등..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기에 진실이며,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남겼던 김지우 작가가 상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희망, 거짓과 진실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지가 자못 궁금해지는군요. 또한 복수라는 긴 장정의 결말을 어떤 메시지로 담을지도 말이죠.

 

복수라는 단어는 사실 제겐 버거운 말입니다. 복수를 해야할 당위성들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복수의 또다른 얼굴때문입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정당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이 받아야 할 상처의 부분에서는 그 역시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또다른 고민을 만들거든요. 

그럼에도 그 복수를 지켜보고 싶은 것은 '진실'에 대한 궁금증때문일 것입니다. 어렴풋이 김지우 작가가 복수시리즈를 통해 진실에 집착하는 이유를 짐작하게는 합니다. 부활에서는 부패하기 쉬운 돈이라는 그늘을 담았다면 마왕에서는 학원폭력문제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상어는 친일이라는 과거사와 고문이라는 민주화 과정에서의 아픈 과거를 들춰냈습니다

척결되지 못한 과거사, 혹은 개인적인 원한,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 것에 김작가가 이토록 집요하게 화두를 던지는 이유는, 저는 사죄라는 단어를 통해 봅니다. 복수는 사죄하지 않았기에 이뤄지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김지우 작가는 한영만(정인기)을 통해 사죄를 짚고 갔습니다. 경찰서에 자수하러 가기전 그가 용서를 구하러 갔던 사람은 과거 고문기술자였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속죄의 행위였지요. 법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사죄를 먼저 하고자 했던 한영만, 그래서 그는 용서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자신과 집안의 친일 행적을 덮기 위해 역사학자를 죽이러 킬러를 보낸 조상국(이정길) 회장은 사죄와 진실을 밝히기는 커녕, 진실을 덮기 위해 살인교사를 하기도 하죠. 역사학자 강희수 교수를 죽인 진범은 조상국 본인이었음에도, 그 앞에서 고백을 하는 한영만에게 아들 조의선(김규철)의 뺑소니 혐의를 대신 뒤집어 쓰라는 제안을 하고, 한영만이 자수를 하려하자 킬러를 통해 그를 죽여버립니다. 역사학자 강희수의 죽음과 자신을 결부시키지 않기 위해서였죠.  

조상국의 두얼굴, 그는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집안이 저지른 친일행적이 결코 용서받지 못할 죄였음을 말이죠. 그럼에도 그는 사죄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밝히려 들지 않습니다.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또다른 죄로써 죄값을 키우고 있을 뿐입니다. 

아버지 한명만(정인기)의 두 얼굴을 봐야 하는 한이수(연준석, 김남길), 할아버지의 두 얼굴을 확인해야 하는 조해우(경수진, 손예진), 그리고 그들이 믿고 있었던 진실이라는 것 이면에 숨어있는 또다른 진실, 그 혼란은 거대한 해일이 되어 주인공들을 삼켜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상어는 진한 비극의 냄새가 납니다. 비극으로 끝나버린 오르페우스의 슬픈 사랑이야기처럼 말이죠.

"죽은 아내를 위해 목숨을 걸고 지하세계까지 내려간 남자가 오르페우스야. 내 이상형... 아내는 찾았지만 저승신의 명령을 어기는 바람에 결국은 아내를 잃어버려. '이승으로 가기 전까지 절대 아내를 돌아보지 말아라'는... 결국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영영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하다 죽게 돼". 

 

그러나 김지우 작가는 진한 비극에 대한 희망 또한 남겨두었습니다. 조각칼에 손에 베이면서도 이수가 가장 좋아하는 상어를 조각해 준 해우의 부레를 통해서 말이죠.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부레도 만들어 줬어. 언제나 편안하게 숨쉴 수 있게 하려고...".

부레가 없어 평생 헤엄을 쳐야만 살 수 있는 상어, 그래서 상어는 누구보다 강하지만, 또한 누구보다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강한 상어가 되어 복수의 칼을 들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수, 그의 복수는 그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죽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명령을 어긴 오르페우스, 끝내 사랑하는 아내를 찾지 못했던 오르페우스처럼 어쩌면 복수의 끝에서 이수를 뒤돌아보게 할 인물은 해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해우는 이수의 부레가 될 수 있을까? 샤갈의 오르페우스 그림이 따뜻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오르페우스의 아내를 위한 지고지순한 순애보, 그 사랑만큼은 따뜻하게 화폭에 담고싶었던 화가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일 겁니다.

 

한이수의 펜시브

 

뒤돌아보지 말자고, 첫사랑따위 잊어버리자고 12년을 누르고 또 누르면서, 오직 하나의 이유만으로 강해지고 싶었다. 뺑소니 혐의를 씌우고 아버지를 죽이고 나까지 죽이려고 했던 거인을 처절하게 무너뜨려야 한다. 그것이 해우에게 아픔이 될지라도 멈춰서는 안된다. 나는 강해지고 싶다. 아니 강해져야만 한다. 

아버지의 석연치 않은 죽음, 비리로 썩은 형사는 힘없는 한 운전기사, 한 가장의 죽음에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았다. 일곱살 어린아이의 증언이라고 무시당했고, 교통사고의 의혹이 있음에도 재조사를 할 생각도 없어보였다.  

 

***썩은 세상, 진실은 묻히고 힘있는 자의 죄를 대신 뒤집어 쓰고 죽은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검사가 되고 싶었던 이수, 그러나 세상은 아니, 거인의 손은 잔인하리 만큼 강했습니다. 그리고  거인의 손에 이수는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12년이 흘렀습니다. 바다로 돌아온 이수, 그는 강한 상어가 되어 있었습니다. 부레가 없는 강한 상어가...

"가라, 돌아보지 마라. 모든 게 준비됐고 이젠 때가 왔다".

 

조해우의 펜시

 

문득 돌아보니 내 옆에 네가 있었다. 유리조각에 찔려 피가 딱지가 되어 앉은 발을 넌 손수건으로 감싸줬지. 그날 너는 내 발의 상처가 아니라 내 마음의 상처를 감싸줬어.

아버지의 불륜, 집을 나가버린 엄마, 우리집은 늘 날 도망치고 싶게 만들었다. 몇번이나 가출을 했지만, 그때마다 붙들려 집에 돌아와야 했고, 그런 나를 언제나 안쓰럽게 지켜보는 할아버지만이 내 상처의 위로가 돼주었다.

유리조각이 박혀있는 발을 보며 "별거 아냐"라고 한 내 말에 그 아이의 대답은 의외였다. "알아".

아픈 것은 유리조각에 찔린 발이 아니라, 내 마음이라는 것을 그 애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손찌검을 맞으면서도 이수의 눈은 비굴하지 않았다. 무엇이 그 아이를 그토록 강하게 타오르게 하고 있을까? 모멸과 멸시, 없어도 기죽지 않고 당당한 이수가 좋았다.

이수는 내게 있어 북극성이었다. 웃음이 사라진 집, 늘 떠나버리고 싶게 만드는 집에 이수가 함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수와 함께라면 길을 잃고 방황하는 조해우가 되지 않을 믿음, 이수의 눈빛은 내 북극성이었다.  

그리고 나는 북극성을 잃어버렸다, 아니 나의 북극성이 떠나버렸다. 아무런 인사도 없이 의문만 남긴채... 기나긴 기다림이 되었고, 그리움이 되어 버린 나의 북극성. 한이수...

"북극성, 길잡이 별이라서 여행자들의 친한 벗이야. 하늘의 북쪽을 가르키기 때문에 길을 잃었을 때 북극성만 찾으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거든". 

 

...

...

나는 길을 잃었다.

 

***결혼식장에서 오래도록 응시하던 눈빛, 닮았다. 북극성이었던 그 아이의 눈빛과... 그럴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의 눈빛을 본 순간, 가슴가득 밀려오는 슬픈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마치 그리움이라는 감정들이 모조리 터져나온듯, 아프고 슬프고 심장이 멎은 듯 숨도 쉴 수가 없었다.  

"내가 사라져 버리면 어떡할거야?".--- "찾아야지. 반드시 찾을 수 있어. 죽을 때까지 널 찾을 거니까. 널 찾기 전엔 난 죽지도 못할테니까".

불현듯 이수의 말이 큰 파도가 되어 덮쳐온다. "찾을 수 있어. 죽을 때까지 널 찾을 거니까...". 

 

상어는 부활과 마왕보다는 얽히고 얽힌 조각들이 더 복잡하게 널려있어서 퍼즐맞추기에 조금은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선악의 경계는 모호해졌고. 진실과 왜곡을 쉽사리 판단하기 힘들게 합니다. 고문기술자였던 한이수의 아버지 한영만의 과거가 대표적 예일 것입니다. 가해자였으면서 피해자이고, 강자이기도 했고 약자이기도 했던 그가 자수를 결심하고 경찰서를 향했던 것은 과거를 속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의문의 죽음과 뺑소니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벗기고자 하는 아들 한이수, 그러나 배후의 인물 조상국(이정길)은 진실을 은폐하고, 자신의 치부를 덮기 위해서는 살인교사도 가차없이 하는 악의 축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악인의 얼굴을 일찍 공개하고 나선 김지우 작가, 그 이유는 반복적으로 나왔던 대사에 있었습니다. '진실'이라는... 

상어가 최종적으로 닻을 내릴 곳은 진실에 있습니다. 진실이라고 믿었던, 혹은 믿고 있었던 퍼즐판의 붕괴에서부터 상어의 혼란은 시작됩니다. 

 

김지우 작가의 부활, 마왕에 이은 복수시리즈 완결판 상어, 사실 늦은 감이 있습니다. 예정보다 제작이 늦어지는 바람에 부활과 마왕에 이은 강렬한 메시지를 연결짓기에 시간의 공백이 느껴져서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남길-손예진의 캐스팅만으로도 기대를 걸기에 충분한 상어, 1,2회는 다소 지루한 감과 식상한 설정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지만, 과거 청산이라는 소재를 과감하게 들고 나온 김지우 작가는 역시!라는 말이 나오게 합니다. 

복수라는 것은 그 단어 자체가 과거를 의미합니다. 한 인간을 오로지 한 목표만을 향해 살게 만들만큼 처절한 고통을 그려내는데 탁월한 작가가, 질곡의 현대사를 거치면서 처단(응징)하지 못했던 과거사를 가지고 나왔음을 보고, 누군가는 이 일을 직간접적으로 정리는 해야 하는데 총대를 맸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물론 드라마의 주 스토리가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는 아닐 겁니다.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 선 조해우의 사랑과 선택을 지켜보는 것이 되겠지요. 그녀의 직업이 검사라는 것은 그래서 중요한 대목으로 다가옵니다.

이미 거대한 암초로 사회기득권이 되어버린 그들을 단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만든 그들을 역사의 이름으로 직시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잘못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을, 오늘 우리가 보고 있어야 할, 잊지말아야 할 반성의(혹은 복수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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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9 12:34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 어떤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흑빛이 되기도 하고 무지개빛이 되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고통과 번뇌는 결국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조관웅을 향해 일갈하는 이순신 장군의 말은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하는 해답이기도 합니다.

콩자루에 담긴 콩을 세라는 공달선생의 숙제에 대한 답도 그와 상응하는 가르침이었지요. 같은 자루에 담긴 콩의 본질은 콩일 뿐, 니가 잘났느니 내가 잘났느니 따지는 인간의 부질없음을 말하기도 하고요.

비록 생김새는 다르지만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강치가 사람됨을 잃지 않는 한, 자루에 담긴 콩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이라는 깨우침에 까지 강치가 이르지는 못했지만, 강치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무형도관 사제들의 마음을 얻은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고, 여울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단계까지 진전되었지요. 그 과정이 어찌나 쫀득쫀득 애간장을 태우게 하는지 비명과 탄식을 동시에 질러대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지만요. '키스불발, 흐미, 저것들을 그냥!' 화병돋구더군요ㅎㅎ.

 

아버지 구월령과의 공식적인 첫만남, 20년만에 처음으로 보는 아버지와 아들, 감격적인 부자상봉과는 거리가 먼 만남으로 끝나버렸지만, 구월령의 심경이 조금은 읽혀지더군요. 차곡차곡 쌓여진 부자간의 정이라는 것은 없지만, 그에게도 아버지라는 천륜의 정은 본능적으로 있는 듯 보여서 말이죠. 

자신을 배신한 인간여인 서화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죽여버릴 수도 있었지만, 소정법사를 죽이지 않았던 것처럼, 강치 역시 그는 죽이지 못했지요. 인간을 믿지 말라는 경고만을 했을 뿐입니다. 자신의 팔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강치를 그냥 두고 사라진 것은 사람이 되겠다는 강치를 조금은 더 지켜보고 싶은 심산인 듯도 보이고 말이죠.

"날 믿거라. 인간을 믿어봤자 돌아오는 건 배신뿐이다. 그들은 널 받아들이지 않을 뿐더러 절대로 널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널 배척하고 상처 입힐 거다".

 

아버지 월령의 경고에 강치의 진심이 담긴 대답은 구월령을 멈칫하게 만들었지요. 월령이 지긋지긋하게 경험했던 것, 외로움을 말하는 강치였기에 말이지요. "당신같은 괴물로 혼자 숲속에서 살아가라고? 죽지도 병들지도 않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그 긴세월동안 좋아하는 사람조차 볼 수 없는 곳에서 나 혼자? 그렇게 고독하고 외롭게 산속에서 묻혀살라고? 난 못하겠다. 왜냐면... 난 인간답게 사는게 내 꿈이거든". 

매일이 똑같은 천년의 지루함을 몸소 경험했었던 구월령은 늙지도 병들지도 죽지도 않은 신수로 살아가는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그였기에 인간답게 사는 게 꿈이라는 강치의 말에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는 듯, 슬픈 표정을 짓는듯도 보이더군요. 그 역시 천년의 삶을 버리고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이 되고 싶어했던 구월령이었기에 말이지요.

그럼에도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구월령이기에, 인간에 의해 배신당하고 배척당할 것임을 경험했기에 강치에게 무섭게 경고하지요.

인간이 되는 것을 포기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강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소멸해버리겠다는 무서운 말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구월령, 강치와 꽁냥꽁냥 좋은 므흣한 시간을 잠시 보낸 담여울이 납치되면서 강치 꼭지를 돌게 만들었습니다.  

강치와 관련된 사람들을 소멸해 버리겠다는 구월령의 경고를 떠올리며, 구월령이 여울을 납치했다고 심증을 굳히는 강치, 오해와 불신은 부자간의 감정의 골을 깊고 아프게 파면서 강치와 월령의 피할 수 없는 2차 대결을 예고했습니다.

 

구월령이 담여울을 납치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구월령보다는 조관웅의 부하 서부관이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사람들 앞에서 강치에게 보기좋게 한 방 먹은 조관웅이 팔찌를 빼도 강치가 신수로 변하지 않았던 이유가 담여울때문이었음을 연관짓고, 담여울을 납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말이죠. 

혹 구월령이 담여울을 납치한 것이라면 그것 역시도 이해가 됩니다. 그래야 강치를 포기시키기가 쉬울테니 말이죠. 담여울을 지키기 위해서 강치가 사람되기를 포기하리라는 생각을 했을 구월령이지만, 우리 강치를 띄엄띄엄 알고 있는 구월령입니다.  서화를 지키기 위해서 구월령도 자신을 포기했었죠. 그녀를 죽이지 못하면 천년악귀가 될 수도 있을 선택을 했던 구월령이었기에, 강치도 담여울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고를 들을 거라 생각했을 듯도 합니다. 그것이 강치가 인간들에게 상처를 입지 않을 길이라 생각했을 월령이기에 말이죠. 그래서 그도 아들에 대한 마음이 있는 것으로 읽혀졌던 것이고요. 여튼 전 월령보다는 조관웅에 의해 납치 되었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만...

 

인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구월령과는 달리 강치는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사람과의 믿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 중심인물이 담여울입니다. 월령이 모르고 있는 것은 담여울의 강치에 대한 믿음이지요.

윤서화는 그가 신수라는 것을 알고 도망쳐버리고 그를 버렸지만, 담여울은 강치가 신수라는 것을 알고도 강치가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믿어주는 여인입니다. 구월령에게는 불행스런 일이었지만, 월령은 사람의 마음을 얻을 기회가 없었지요. 그의 유일한 인간친구 소정법사만이 있었을 뿐이었죠.

하지만 강치에게는 그가 신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그를 묵묵히 지켜봐주는 이순신 좌수사가 있고, 강치를 제자로 여기는 공달선생과 강치에게 까칠하게 굴면서도 필요할 때는 검으로 강치를 지켜주는 곤과 무형도관의 사제들이 있습니다. 물론 마음 잡고 강치의 비밀을 지켜주고 있는 귀여운 왈짜 마봉출도 있고 말이죠. 

혼절한 공달선생을 공격한 것이 강치였다는 오해를 풀지 않는 무형도관의 사제들, 강치는 외롭습니다. 아무도 그를 믿어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 화가 나도록 슬픕니다. 담사부를 만나 해명하고자 하지만 사제들의 칼이 그를 가로막습니다. 힘으로 그들의 창을 막고도 남을 강치지만 "강치야, 그러지마. 그들에게도 널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해"라던 여울의 말이 생각나 힘을 거두는 강치였지요. 억울한데, 너무 억울해서 미칠 것같은데 힘도 쓰지 못하는 강치의 답답한 심경을 누구도 헤아려주지 않습니다. 

그런 강치를 깨우쳐 준 이는 이순신 좌수사였습니다. 강치는 자신이 잘하면 사람들과도 잘지내고 믿음도 저절로 생겨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신수로만 변하지 않고 무형도관 사군자가 내준 숙제만 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뢰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사람들과 쌓은 관계가 신뢰다. 니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네 탓이다. 타인이 알아준다고 더 잘하고 몰라준다고 될대로 되라고 사는 것은 위선이다!".

믿음의 무게란 결국 관계의 무게라는 이순신 좌수사의 말이 와닿더군요. 월령에게는 없었던 것이 이 관계의 무게이기도 했기 때문에 말이죠.

공달선생도 이순신 좌수사와 같은 말을 했었습니다. 여울이 또한 그랬었고요. 사람들을 믿게 하고 싶거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부터 배우라는 말, 참 평범한 대사인데도 믿음의 첫걸음에 대한 핵심이 담겨있더군요. 사람과의 믿음을 쌓는 시작이 그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공달선생의 콩 숙제가 인내심을 키우는 한편 사람의 본성에 대한 깨우침이었다면, 매화표식을 가진 곤의 방울지키기 시험은 민첩함의 훈련임과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르침이기도 했습니다. 조선 제일검 담평준의 다음 서열인 곤의 검을 막아낸다는 것이 강치에게는 다섯살 어린아이와 스무살 장정의 달리기 시합만큼이나 역부족입니다.

 

몇개 남지 않은 방울을 지켜준 것은 사제들이었지요. 이순신 좌수사가 강치때문에 곤경에 처한 것을 알고, 곤에게 방울 띠를 통째로 맡기고 마을로 내려가 좌수사를 지키고자 했지요. 금족령이 내려진 여울이 나타나지 않으면 온 천하에 자신이 괴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위험도 감수하면서 말이죠. 강치의 배짱과 좌수사를 지키고자 하는 진심은 곤과 무형도관 사제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강치는 방울 한 개를 지키고 무형도관에 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뒤끝작렬 질투 곤이 매정하게 자신의 몫이라고 한개를 떼어버리기는 했지만, 곤 이녀석도 진심으로 강치를 무형도관에서 쫓아낼 생각은 없어보이기는 합니다. 짝사랑이 곤을 잠시잠깐씩 삐딱선 타게는 만들지만 여울을 빠져나오도록 여주댁에게 실없는 말을 건내며 어설픈 연기를 하는 곤, 귀염귀염터졌답니다. 

 

강치가 사람들을 죽이는 신수라는 훙흉한 소문을 내고 관아에 발고를 한 일로 좌수사 이순신까지 곤경에 처하게 되었지요. 조관웅과 담판을 짓겠다고 백년객관으로 간 이순신 장군, 그 호령하는 기개에 깨갱하는 조관웅의 표정이 참으로 고소하더랍니다.

"무학대사가 태조께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 부처만 보인다', 강치를 괴물로 보셨습니까? 허면 보는 이의 마음이 괴물입니다! 허위 사실 유포로 민심을 어지럽히면 그때는 군법으로 죄를 묻겠소". 요약하면 '돼지보다 못한 놈아 짜부라져 있어라!' 되겠습니다.

철갑선을 만든다는 정보를 떠보는 조관웅, 올커니 너 잘걸렸다! 태서의 신변도 안전을 공고히 하고, 군영에 첩자까지 심어뒀냐는 말로 이단 옆차기로 후려쳐버린 이순신 장군이었지요.  

안에서는 이순신 장군에게 크게 얻어터진 조관웅, '이리오너라' 호령하는 강치에게 또 된통 당하고 말았지요.

신수로 변해 공달선생을 공격했다는 것을 끝까지 믿지 않은 담여울의 강치에 대한 무한신뢰, 담여울에게 강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어려서 들개에게 물리면서도 여울을 지켜주었고, 백년객관에서 자객들의 칼을 팔로 막았던 강치의 본성을 여울은 굳건히 믿으니까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강치의 마음 또한 절실한 소원이라는 것도 말이지요.

강치를 믿어주는 사람들, 지켜주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마을로 내려간 강치, "내가 구미호 새끼인지 보고 싶은 사람들은 백년객관앞으로 오시오", 광고까지 하면서 곤경에 처한 이순신 좌수사를 위해 조관웅과 마주해 정면승부수를 던진 강치였지요. 

팔찌를 빼어보라는 말에 순간 불안한 강치, 여울을 찾아봅니다. 여울은 보이지 않자 당황하는 강치, 그런데도 강치는 눈 질끈 감고 팔찌를 빼려고 합니다. 팔찌를 빼려는 강치를 막아서려는 청조의 애타는 마음, 멀찍이 떨어져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하고 있는 마봉출도 입이 바짝 타들어가는 순간, 강치를 부르며 나타난 여울, 순간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 줄 알았다, 여울아~

흉흉한 소문도 잠재우고, 이순신 좌수사의 믿음에 최선으로 보답하고, 조관웅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강치, 일석삼조의 묘수였지요. 조관웅 머리가 아마도 뒤죽박죽 엉켜서 돌지경일 겁니다.

 

베일을 벗은 윤서화가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것을 밝히며 태서에게 아들이 되어달라는 제안을 해서 깜짝 놀라게 했는데요, 백년객관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윤서화를 보며, 한가지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덕을 베풀면 덕으로 받고 화를 입히면 화로 당한다는 말입니다.

강물에 떠내려 온 갓난아이를 20년간 아들처럼 품어준 박무솔, 그 덕을 태서가 받는 듯 보여서 말이지요. 태서의 아버지 박무솔은 윤서화의 아들 강치를 품고, 사연을 알지는 못하는 듯 보이지만 박무솔이 생전에 쌓은 덕이 윤서화로 하여금 태서를 아들로 품게 하니 말입니다.  

 

그나저나 사랑이 급진전되고 있는 강치와 여울의 쫄깃쫄깃 설레는 풋풋한 사랑에 비명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던 달달씬이 나왔지요. 방울 한 개를 남겨 무형도관에 남게 된 강치,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여울에게 만나자고 했던 강치와 여울이 사제들때문에 몸을 숨기다가 삐리리 모드로 들어갔는데요, 몇번이나 여울의 입술로 향하는 마음을 눌렀던 강치가 드디어 여울에게 마음을 전하려고( 입술로 ㅎㅎ) 했는데, 강치를 부르는 얄미운 소리는 뉘기여!!!! 성이 녀석 이리와, 한 대 맞자, 퍽! 하필 그 타이밍에 방해를 할게 뭐람! 

돌아서 가던 강치, 으미 남자답게 몸 휙 돌려 다시 여울에게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드디어 기대 잔뜩하고 심장 팔딱거려 숨도 못쉬고 보고 있는데, 에라이!!! 강치 이 녀석에게 또 한 방 당했네요. "배고프다"에 이은 2차 허무고백, "잘자"라니!!! 강치야, 안되겠다, 한대 맞자 퍽! 그래도 강치와 여울이는 그림처럼 이뻤습니다. 뽀뽀 한 거나 진배없이 서로의 마음은 확인했으니까요. 이제 통하였느냐? 그대들아! 그대커플 탄생입니다. 

강치의 입술 대신 낯선 남자의 손이 여울의 입을 틀어막고 여울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는데요, 그 나쁜 손은 누구일까요? 모든 것을 소멸하겠다고는 했지만 쿨하게 등장하는 구월령 스타일은 아닌듯 하고, 조관웅의 짓같은데 강치는 월령이 한짓이라고 오해를 한 듯 보이니, 부자간의 오해와 불신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질까 심히 걱정스럽네요. 

회가 갈 수록 이승기의 연기가 구가의 서를 맛깔나게 하네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충혈되는 이승기의 눈빛은 그가 사람이 아닌 반인반수임을 잊지않게 합니다. 담평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눈에 담긴 간절한 진심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을 수 없게 했지요. 주어진 대사가 아니라 정말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심적 동요를 일으키게 할만큼 말이지요. 공달선생과 성, 그리고 곤과의 쑥떡찰떡 케미에는 키득키득 웃음나오게 하기도 하고, 수지와의 로맨스는 아카시아 향같은 상큼함이 느껴질 만큼 풋풋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많은 캐릭터와 상대를 해야 하기에 연기의 흐름이 자칫 중구난방이 될 수도 있는데도, 쫀득쫀득  꿀떡꿀떡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연기는 찹쌀떡에 꿀을 발라놓은듯 맛깔나고 쫀득 달달하면서도 진심이 전달됩니다. 

운명같은 필연의 연분, 여울을 지키기 위해 상남자로 변신해 가는 최강치의 변화, 긍극적으로는 사람다운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최강치라는 인물을 통해 되새겨보는 드라마의 묵직한 주제를 깊어가는 눈빛과 목소리에 온 마음을 다해 진심을 실은 연기로 보여주고 있는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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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2 13:00




구가의 서 13, 14회는 더딘 전개에 불만도 있었지만, 구월령(최진혁)과 윤서화(윤세아)의 재등장과 새로운 대립관계를 구축하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할 듯 하군요. 사군자와 이순신 장군의 회동이 있었고, 곤(성준)이 매화의 표식을 가진 사군자였다는 것에 뜨아하기도 했고, 조관웅의 음모가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태서가 조관웅에게 거북선에 대한 정보를 흘려 조관웅을 움직이게 할 미끼를 흘렸습니다.

 

어깨의 문신과 구월령이 남긴 발톱흉터로 왜인 상단의 단주가 윤서화임이 확실히 밝혀졌는데요, 그녀가 조선에 온 이유는 조관웅에게 복수하고자 함일듯 보이고, 구월령은 모든 것을 소멸하러 돌아왔다는, 인간 냄새가 났었던 이전의 구월령이 아닌 천년악귀 비스무레한 악귀가 되어 돌아온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숲에서 만난 최강치가 윤서화가 낳은 자신의 아들이라는 말에도 시큰둥한 그의 표정은 그저 재미있다는 정도였을 뿐입니다. 구월령은 인간으로 산 적이 없기에 알지 못하는 감정들이 많지요.

윤서화를 보고 한 눈에 반하고, 수치목에 묶인 윤서화에 대한 일말의 측은지심도 가졌던 그였지만, 아들에 대한 부성은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보는듯 강치를 지켜보는 모습에서, 그의 속내를 짐작하기란 쉽지가 않더군요. 숲속에서 만난 담여울의 고개를 들어올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마저 어떤 마음인지 종잡을 수가 없고 말이지요.

 

등축제에서 강치와 함께 있던 여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을 듯 하더군요. '이 여인이 내 아들이라는 녀석과 함께 다니는 여인이군! 재미있군!' 하는 느낌...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훤칠미모로 돌아온 구월령은 악귀가 된 이후 더 외모가 수려하고 멋있어졌군요ㅎ. 

 

윤서화가 죽었다는 소정법사의 말에도 그다지 놀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육감적으로 윤서화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기에 소정법사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을 듯 하더군요. 윤서화의 재등장과 함께 눈을 눈을 뜬 구월령이었기에 말이죠.

인간에 대한 증오와 원한에 사무친 구월령, 그에게 세상은 더이상 과거 소일삼아 구경하는 곳이 아닙니다.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인간들을 죽여버리고자 합니다. 천년의 삶을 버리고 택한 윤서화, 그녀에 대한 깊은 배신감은 그녀와 관련된 사람들 모두를 죽여버리는 것으로 복수하고자 합니다.

그런 구월령이기에 그에게 착한 인간 나쁜 인간의 기준은 더더욱이나 없습니다. 인간 자체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구월령이기에 말이지요. 그래서인지 구월령이 조관웅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여서 불안하군요. 

 

숲에서 만난 강치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말에 소정법사마저 거칠게 밀어부치고 나간 구월령, 그는 왜 자신의 아들이기도 한 최강치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요?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는 하지만, 윤서화에 대한 배신감이 그만큼 컸기때문이겠지요. 최강치는 윤서화의 아들일 뿐이기에 그저 죽이고 싶은 대상일 뿐입니다.

 

강치에게는 있으나 구월령에게는 없는 것이 이런 인간의 심성입니다. 사람들 속에서 살았던 강치는 박무솔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은혜라는 것, 사랑이라는 것, 가족이라는 것을 배우고 자랐지요. 업둥이였기에 박무솔이 품어준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다른 누구보다 더 강하고 소중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신수였던 구월령은 그런 인간의 감정을 잘알지 못합니다. 가족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말이지요. 구월령이 열흘이라는 시간을 견디고 인간이 되었다면,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땀을 흘려야 하고, 때로는 사람들과 지지고 볶고 싸우고 상처도 받고 위로도 받으면서 인간이기에 겪는 오욕칠정,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아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인간의 배신으로 그가 그토록 원했던 유한한 인간의 삶, 그래서 숭고하기도 한 행복을 꿈꿔볼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한 사람 윤서화를 얻고자 했던 그는 모든 것을 잃고 악귀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가 천년악귀가 되었는지 아직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만, 전 천년악귀까지는 되지 않았지 않았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윤서화를 죽이지 않은 마지막 그의 행동으로 천년악귀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 같아서 말이죠.  

윤서화의 등장으로 감각적으로 그녀를 느끼고 깨어나기는 했지만, 그도 천년악귀가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요. 윤서화에 대한 증오와 인간에 대한 염증으로 다크 월령, 복수 월령으로 깨어나기는 했지만, 소정법사가 그에게 천년악귀가 된 것이냐고 물었을때 그에 대한 대답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아직은 천년악귀가 되지는 않은 듯 보이더군요. 폭주를 멈추지 않으면 진짜 천년악귀가 되어버릴 수도 있을지도 모를 일이죠.  

그래서 강치나 윤서화가 구월령이 천년악귀가 되는 것을 막아주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게 강치의 아버지에 대한, 비록 믿지못하고 배신하는 실수를 했지만 서화 역시 월령을 사랑했음을, 미안해했음을 구월령에게 알려는 줘야 할 듯 해서 말이죠. 서화의 진심을 영영 알지 못한다면 구월령이 너무 불쌍해서ㅠㅠ 제가 너무 좋은 쪽으로만 결론을 내고 싶어하죠? ㅎㅎ

 

최강치, 설렘의 시작 "배고프다"

 

등측제에서 눈이 빠지게 강치를 기다리고 있던 여울, 어여쁜 아씨 한복을 차려입고 선 여울을 알아보지 못하는 강치였지요. 딴사람같은 여울을 본 강치,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여울의 고운 자태는 자꾸만 여울이를 여자로 보게 만들거든요. 

등거리에서 다시 만난 청조, 여울도 잊어버리고 청조를 따라 춘화관 앞까지 간 강치지만, 차갑게 변해버린 청조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무슨 옷을 입었든 어느 곳에서 지내는 내게는 박청조일 뿐"이라는 말에 청조의 대답은 싸늘하기만 했지요.

돌아서서 눈물을 삼키는 청조, 청조도 자신의 감정때문에 힘이 들지요. 마음같아서는 강치를 따라 어디든 도망가버리고 싶지만, 조관웅에게 몸을 주고 기녀가 돼버린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말이죠. 조관웅을 제 손으로 죽이고 보란듯이 백년객관을 찾는 것, 그것이 청조가 해야할 일입니다.

그럼에도 강치 옆에 있던 담여울이 신경쓰이고, 질투가 났던 청조였습니다. 괴물이라고 싫다라고 했던 청조와는 다르게, 담여울 그 아이는 강치의 본모습을 알고도 곁에 있다는 것에 입술을 깨물고 후회도 해보고. 바보스러운 자신을 책망도 해보지만, 돌이키기엔 늦어버렸음을 너무도 잘 알기에 마음이 바스러지듯 아픈 청조였지요. 

 

너무도 달라져 버린 청조의 모습과 말투에 힘없이 발걸음 돌리는 강치, 터벅터벅 걸어 돌아오는 강치의 눈에 새벽까지 강치를 기다리고 서있는 여울이 들어오지요.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도 너무 미안해서, 차마 미안하다는 말도 못하는 못하는 강치에게 여울의 슬픈 얼굴이 들어와 쿡쿡 쑤셔대지요. 

그럼에도 금세 표정을 바꾸고 잘 모셔다 드렸냐고 웃어보이는 여울(보살이 따로없다 여울아, 네가 보살이다!), "역시 너한테 가장 소중한 사람인 거지? 그 의미가 바뀔 수 없는 그런 사람인거지?", 애써 서운한 감정을 숨기고 돌아서는 여울이었지요.

강치는 왜 여울을 붙잡았는지는 모릅니다. 그냥 그런 여울을 붙잡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막상 여울의 눈을 보니 심장이 덜컹거려 말이 나오지 않는 강치였지요. '네가 이젠 내게 의미있는 사람이 된 듯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 강치입니다. 머뭇거리는 강치, 그래도 이젠 고백하나 싶었더니, 헐 "배고프다"랍니다. 

이상하게 여울이랑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이 신수라는 것도 잊게 만듭니다. 강치가 사람이 될 수 있게 구가의 서를 꼭 찾게 해달라는 소원등을 건 여울, 강치가 사람이 되는 것이 여울의 소원이라는 말에 강치 멍해졌지요. 여울의 마음, 그녀의 소원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에 감격하는 강치였지요. 얼굴 뚫어지겠다고 그만 보라는 여울, 멋적게 웃어보는 강치지만, 그런 여울이 너무 고맙고 좋은 강치입니다.

몰래 염주팔찌를 빼보는 강치, 사람들이 가득 몰려있는 거리에서도 신수로 변하지 않았음에 기분이 좋아지는 강치였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여울이와 함께 있으면 온전한 사람이 된 듯 불안하지 않은 강치입니다.

콩을 세는 강치옆에서 어깨에 기대 졸고 있던 여울을 보면서도 팔찌를 빼봤었던 강치, 그 이유는 알지 못합니다. 왜 여울이와 함께 있으면 팔찌가 없어도 사람의 모습 그대로가 되는지를 말이지요.

염력이 탁월한 공달선생은 아는 듯 하던데, 눈치 꽝인 강치는 아직 긴가민가 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지요. 장난스럽게 "왜 여울이랑 함께 있으면 신수로 변하지 않을까?"라며, 직접적으로 힌트를 줘도 말이지요.

 

모락모락 사랑의 김이 올라오고 있는 강치와 담여울, 그런데 이건 왠 날벼락이랍니까? 담평준이 태서와 여울의 혼례를 치르겠다네요. 조관웅의 휘하로 들어가 조관웅의 속셈을 알아내기로 결심한 태서, 독사같은 조관웅이기에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 강하고 담대해진 태서의 변화였지요. 태서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여울과 혼례를 진행시키겠다는 청천벽력같은 날벼락에 사랑의 화살표 열심히 날리고 있는 네사람 어리둥절 황당 당황 멍~~상태였지요.

여울에 대한 마음이 우정 이상의 감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 강치도, 오래도록 짝사랑해 온 여울이 강치를 마음에 두고 있음을 알고 있는 태서도, 여울을 외사랑하고 있는 곤도 모두 당황스럽습니다.  

심란한 마음에 콩세는 것도 집중을 못하는 강치에게 공달선생 한마디 쓰윽 던지고는 나갔지만, 강치 요녀석에게는 좀 직접적으로 말해줄 필요가 있어 보여요. "얌마, 너, 여울이 좋아하잖아. 그니까 여울이 놓치지 말고 잡으라고!". 

 

구월령, 자신을 닮은 여인, 담여울을 만나다

 

아들이라는 녀석의 곁에 붙어있었던 여인, 그 여인을 바라보는 녀석의 눈빛, 웃음, 그녀석을 바라보는 그 여인의 해맑은 미소는 구월령에게 과거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녀 윤서화가 겹쳐보입니다. 윤서화의 웃음이 한때는 세상 무엇보다 귀하고 아름답게 보였던 구월령, 그가 신수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윤서화의 미소가 그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녀를 웃게 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었던 구월령이었지요. 그의 아들이라는 녀석처럼 자신도 그렇게 마냥 행복해 웃음만 나오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 녀석이 윤서화의 아들이라고? 내 아들이기도 하다고!?(강치에 대한 구월령의 감정이 참으로 궁금하군요).

소정법사를 찾아가 낮에 본 수상한 기운의 남자에 대해 물어보려 숲으로 들어간 강치를 찾아나선 담여울과 마주친 구월령, 여울의 턱을 들고 쳐다보는 눈빛의 의미가 도대체 뭔가 싶습니다. 이 여인은 윤서화와 무엇이 다른가?를 살펴보는 듯 하기도 하고, 아들이라는 녀석의 여인이라니 고통을 느껴보라는 듯 가지고 놀겠다는 장난기(?)가 발동한 것인지도 모르겠고요.

 

등거리에서 강치가 염주팔찌를 빼고도 신수로 변하지 않는 것에 안심하는 것까지 지켜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구월령이 담여울에게 흥미를 느끼는듯 하더군요. 왜 이 여인은 그 녀석이 괴물임에도 멀리하지 않을까? 그 녀석이 신수라는 것을 알고도 저리도 환하게 웃을수 있는 것일까? 왜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혐오하고 도망치지 않는 것일까? 재미있군! 이라는 듯이 말이지요. 

그런데 담여울과 과거의 구월령은 너무나 닮은 꼴이더군요. 웃는 얼굴이 곱고 아름다웠던 윤서화, 그녀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슬픈 눈을 보고 구월령은 마음 아파했었지요. 동생 정윤과 몸종의 소식을 몰라 걱정이 큰 윤서화를 보고, 그들의 소식을 알아다 주면 마음이 편하겠느냐며 윤서화의 근심을 덜어주려 했던 구월령이었지요.

그때 윤서화가 물었지요. "제게 왜 그리 잘해주십니까?", 신수로 변해 무형객관에 다시 돌아온 강치가 이순신 장군과 독대를 한 후 나와서 여울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구월령은 여울과 같은 대답을 했었지요(전 이런 반복대사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대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으니까. 그게 지금 내 마음이니까...". 여울이 강치에게 했던 대답과 똑같지요? 

구월령은 윤서화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었습니다. 백년도 못 살 유한한 삶을 택하면서 까지 말이지요. 그리도 사랑했던 윤서화, 담여울도 구월령과 비슷한 사랑을 하고 있죠. 어제는 세상 전부인듯 사랑했던 여인이 한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리는 인간의 변하기 쉬운 마음, 그 사랑이라는 것을 농락해보고 싶은 구월령일 듯 합니다.

변하기 쉬운 인간의 마음이란 것을 가지고 말이죠. 너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 내가 했던 사랑만큼 강한지 어디 시험 한 번 해볼까? 처절하게 아파하는 모습을 봐볼까? 하는....  

자신이 받은 상처를 강치에게 돌려주고 싶은 구월령, 윤서화의 아들이기에 그 배신의 쓰라림을 혹독하게 맛보라는 듯이 말입니다.   

'아들이라는 녀석 곁에 있는 이 여인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그 녀석을 죽이려 든다면, 혹은 이 여인을 죽이려 든다면 아들이라는 놈도, 혹은 이 여인도 목숨을 내놓고 지키려 들까? 내가 윤서화에게 그랬던 것처럼... 정해진 인간의 수명, 그 백년도 못되는 시간을 천년처럼 여기는 인간이라는 족속이 그토록 전전긍긍 살고자 버둥거리는 목숨을 사랑때문에 내놓을 수 있을까?', 담여울을 내려다 보는 미소는 그래서 무섭게 소름끼칩니다(물론 구월령의 미소는 섹시할 정도로 매력터졌지만 ㅎㅎ) 

다크 월령도 멋지고, 강치도 멋지고, 이들 부자는 우째 이리도 부전자전 출중한 외모로 시청자를 설레게 하는지...

 

도와달라고 부르는 여울의 마음의 소리를 들은 강치, 수상스런 남자가 자신의 친부라는 것을 알게 된 강치, 그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인지, 사람이 되고 싶은 강치에게 구월령은 어떤 변수로 다가올지, 자신처럼 똑같이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강치를 구월령은 어떤 심정으로 관찰(?)하게 될까요...

인간이 되지 못했기에 인간을 다 알지 못했던 구월령이었지요. 사람으로 살아온 아들 최강치와 담여울의 사랑을 구월령이 어떤 마음으로 보게 될지, 강치와 여울의 사랑이 그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의 깊은 상처마저 혹 치료해 주지는 않을지, 두 신수의 부자상봉이 슬픈 전설의 주인공 구월령과 윤서화의 해후 못지않게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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