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홀릭/주말드라마'에 해당되는 글 63건

  1. 2012.09.23 '내딸서영이' 이보영, 이해하기 힘든 비호감 무개념 (5)
  2. 2012.09.17 '내 딸 서영이' 천호진, 가슴 먹먹하게 했던 아버지의 모습 (4)
  3. 2012.09.10 '넝쿨째굴러온당신' 윤여정의 명품연기, 휴전은 있어도 종전은 없다 (4)
  4. 2012.09.09 '넝쿨째굴러온당신' 결말암시, 김남주 임신과 결혼식 신부는 누구? (11)
  5. 2012.09.03 '넝쿨째굴러온당신' 천재용 거절한 방이숙, 이유있는 열등감 (6)
2012.09.23 12:10




잔잔합니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보고 있노라면, 여느 드라마와는 달리 마음이 차분해지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에는 현실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은 가슴두근거리는 백마탄 왕자님도, 평범한 소시민들과는 다른 세계에서 살 것같은 재벌회장님도 없습니다.

위너스 회사 사장 강기범(최정우)은 무늬만 재벌이지, 우리 네와 다를바 없이 자식들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먼저 보게 돼죠. 어머니를 대신해 밑반찬을 나르는 이삼재(천호진)는 초라하지만 결코 밉지가 않습니다. 아버지의 사랑만은 넘치는 사람이죠. 아내와 딸의 관심밖에 있는 듯한 최민석(홍요섭)은 돈벌어다 주는 기계같은 가장의 서글픔을 느끼게 합니다.  

딱히 미운 캐릭터도 너무 가슴 아프게 불쌍한 캐릭터도 없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일단은 보기 편합니다. 특히 부잣집 외동딸 호정(최윤영)의 바보스러우리만큼 순수한 모습은 일찌감치 사랑받을 캐릭터로 예약을 마쳤고요. 

도와준 답례로 바리바리 싸가지고 상우(박해진)네 옥탑방에 온 호정이 작은 냉장고를 미쳐 보지 못했다고 미안해 하는 모습은, 물정모르는 아가씨라기 보다는 귀엽더군요. 고기를 먹다가 체해 상우의 응급처치로 트림을 하면서도, 상우에게 덜컹 반해버린 부잣집 공주의 옥탑방 왕자 사랑하기가 앞으로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을 것 같지만, 이 커플은 무한애정으로 지켜보는 중입니다. 극성맞은 엄마 송옥숙의 방해와 거센 반대가 예상은 되지만 말이죠.   

 

그런데 여주인공 이서영(이보영)은 아직은 그리 호감형 캐릭터는 아니네요. 억척스러운 생활력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함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뭐가 그리 불만인지 뚱하고 화난 표정은 난감스러울 정도로 억지스럽습니다. 어머니를 고생만하다 돌아가시게 했다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이서영이라는 인물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경계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듯, 차갑고 화가 나있고 불만에 가득차 있습니다. 오직 돈을 버는 것만이 이서영의 목표처럼 그려지는 것은 우악스럽기 까지 합니다.

과외를 소개받고도 이서영은 김혜옥에게 까칠하고 정안가는 인상만을 남겼을 뿐이지요. 마치 김혜옥이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과한 표정연기로 까칠함을 표현하더군요. 아무리 사교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캐릭터는 현실적으로 와닿지가 않습니다. 과외하는 학생 어머니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면 자존심에 대단한 상처라도 입는 양, 뚱한 표정의 첫만남은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이서영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표정입니다. '나 화 났어요' 표정이죠. 그런데 그 화나있음이 안아주고 달래주고 싶다기 보다는, '참 재수없다'의 표정으로 일관하더군요. 아르바이트를 했던 방송국 직원에게도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뚱한 표정이었지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눈웃음 살살 쳐가며 꼬리를 치라는 것도 아니고, 인사예절 정도는 지켜야 현실적이지 않나 싶은데, 이서영이라는 인물에 너무 힘을 준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서영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인위적인 냄새가 납니다. 나 이런 사람이다라고 얼굴에 써붙이고 다니는 듯 강요하는 느낌이 들고 말이죠.  

무엇보다 이서영이라는 캐릭터가 납득이 안된 것은 그렇게 다른 사람과는 선을 분명히 긋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자기가 피해를 입는 것도 싫어하면서, 법을 어기고도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사시를 준비하고 있는 법대생이 말이죠.

상우로부터 어머니가 병원에 실려갔다는 얘기를 듣고 혼비백산해 택시를 잡으려고 하지만, 택시는 잡히지 않고 골목길까지 빈택시를 쫓아간 이서영이었지요. 마침 오토바이를 세우고 친구와 통화를 하던 강우재(이상윤)의 오토바이를 타고 무작정 공항으로 달려갔지요. 오토바이를 언제 배웠는지 그런 문제는 트집을 잡지 않더라도, 그렇게 혼자만 반듯한 듯 고고한 이서영이 남의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는 것을 이해하기는 힘들더군요.  

이왕지사 타고 가버린 오토바이이고, 강우재와의 악연 혹은 인연을 위해 그런 우연적인 사고를 넣었다고 하더라도, 이서영이 뒷수습을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말에 경황이 없었다고 십분 양보하더라도, 장례를 치르고도 이서영은 오토바이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죠. 그렇게 똑똑하고 비상한 머리를 가진 법대생인데 말이죠.

그냥 봐도 고가의 오토바이인데 공항에서도 아무렇게나 세워두고, 집어가는 사람이 임자!라는 식으로 세워두고 갔을 뿐입니다. 글쎄요, 아무리 경황이 없더라도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네요. 공항직원에게 신고라도 해두고 가야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서울로 와서도 이서영은 자신이 훔쳐타고 간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처럼 싸그리 잊고 있지요. 이유없는 반항을 하는 듯 이서영의 억지스러워 보이기까지 한, 나 화난 여자도 쉽게 공감하기 힘든데, 이런 무개념까지 두루(?) 갖춰서인지 아직은 정이 안가는 캐릭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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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7 11:37




개인적으로 덮어놓고 작가만 보고도 믿고 선택하는 드라마 중 하나가 소현경 작가의 작품입니다. 찬란한 유산, 검사 프린세스, 49일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는 가족, 사랑,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풀어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과장적인 막장설정을 넣지않는다는 점이 특히 소작가를 신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49일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삶의 본질과 인간의 비뚫어진 욕망,  그리고 순수한 사랑에 접근해 가는 방식이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내 딸 서영이' 첫회를 보고는, '어, 이건 딸 서영이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영이 보다는 서영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떨리는 눈과 초라하고 남루한 등이 시선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첫회부터 서영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우울한 전조를 드리우면서 출발은 했지만, 그 죽음을 보면서도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마주한 죽음이라 채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천호진의 주춤거리는 구두를 보는 순간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는 겁니다. 절벽에서 자살을 택하려는 천호진, 자식들에게 못난 아버지의 모습만 보여주고, 아내도 자기때문에 잃었다는 자책감은 그를 절벽 벼랑끝에 서게 했지요.  

자살을 하려는 그를 붙든 것은 삶이 버거웠던 듯 어깨를 주무르며 서글프게 바라보는 아내의 환영이었습니다. 아내의 환영은 이중적인 의미가 담겨있었습니다. 그동안 삶이 무거웠다고, 자식들의 키우기가 쉽지 않았었다고, 그래서 이젠 고단한 몸을 쉬어야 겠다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러지 말라고 고개를 저으며, 아내는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떠납니다. 부모니까요. 아버지마저 없으면 두 아이가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 누가있겠냐고, 그러지 말라고 고개를 젓는 아내. 오열하는 천호진은 망자에 대한 슬픔 그 이상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이 걸머 진 무게가 엄마라는 이름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는 사람이 없듯이, 자식도 선택해서 낳는 것은 아니겠지요. 못나도 잘나도 내새끼인걸요, 부모처럼 말입니다. 

 

아버지는 절망합니다. 죽음도 선택할 수 없게 하는 본능적인 사랑, 자식들을 차마 두고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죽은 아내의 환영은 환영이 아니라 이삼재(천호진)이 죽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었습니다. 가방을 싸가지고 서울 서영의 옥탑방으로 올라온 아버지에게 나가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서영이처럼 말이죠. "엄마를 죽인 것은 아버지"라고 모진 말을 뱉고 올라왔으면서도, 가방을 들고 서있는 초라한 아버지에게 나가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서영이었지요. 서영을 멈칫하게 만든 것은 어머니의 목소리였습니다. "아버지 미워하지마, 너한테 생명을 주신분이잖아", 어머니의 환영을 통해 자살하려는 이삼재(천호진)를 주저앉게 한 것처럼, 어머니의 목소리를 빌어 작가는 서영의 마음을 대신합니다. 서영이 아버지와 결국은 화해할 것이라는 복선을 일찌감치 깔아준 셈입니다. 

서영과 상우의 등록금을 도박으로 탕진한 아버지, 그래도 아버지는 서영을 보고 웃습니다. 빨래를 하고 밑반찬을 만들고, 엄마가 해왔던 자리를 아버지가 대신하는 모습은 가슴 찡하게 아파옵니다.

작가는 아버지라는 작고 초라해진 존재를 어머니와 치환해서 보여줍니다. 극중 이삼재의 모습은 어머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작가의 의도는 쉽게 읽혀집니다.

 

어머니라는 존재를 묘사하기는 사실 쉽습니다. 자신의 인생은 아예없었던 것처럼 자식들의 앞날에 저당잡히고 사는 헌신적인 삶, 사극에서는 삯바느질에 떡장사, 허드렛일 하는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현대물에서는 식당주방일에 도우미, 빌딩청소원 등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어떤 일을 하든 본질적인 모습은 같지요. 자식을 위해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사는 것이 어머니다 라는...

아버지가 자식을 생각하는 것도 같다고 봅니다. 자신만 바라보는 처자식때문에 기분내키는 대로 직장을 때려칠 수도 없고, 자식 앞날에 걸림돌이 될까 자신을 한없이 초라하게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의 아버지들 마음일 것입니다. 돈이 없으면 명예라도 있든가, 명예가 없으면 돈이라도 많든가, 그러나 대개의 아버지들은 둘 다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극중 이삼재를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아내의 심장병까지 몰랐던 무심한 아버지로 그린 것은 아버지, 이 시대 아버지들의 마음 속 깊은 죄의식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식들도 부모에게는 늘 죄의식과 채무의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자식의 입장에서 어버이 은혜 노래를 들으면, 괜스레 울적해지고 부모님께 못했던 일들이 떠올라 마음에 눈물이 맺히듯이 말입니다.

아버지, 어머니도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자식들이 더 번듯하게 살 수 있는데 못난 부모를 만나게 한 것이 미안하고, 더 많을 것을 주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리고, 줄 수 있는게 없어서 마음이 미어지고, 좋은 집에서 태어났으면 고생안하고 호강하며 살았을텐데 싶고.... 그럼에도 내 딸 내 아들로 태어난 것이 고맙고... 그런 것이 부모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천호진의 연기를 보면 그런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읽혀져서 코끝이 찡해집니다. 고시원으로 들어간 서영이에게 김치랑 밑반찬을 가져다 주고, 딸에게는 환하게 웃지만 뒤돌아 계단을 내려오면서는 천근 만근처럼 푹 떨어지는 고개, 자식들은 모르는 부모의 마음이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식당에서 불판을 닦는 일을 하면서 새 삶을 하려는 아버지 이삼재, 이삼재는 새 삶을 살려는 것이 아니었어요. 자식들을 위해 살려는 것이었지요. 아내 은숙처럼 말이지요. 서영의 고시원 방값을 내주고, 등록금을 마련해서 공부마치게 하고, 그리고 지들끼리 잘 살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아버지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종이라고 하지요.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갚아도 갚아도 다 갚지못하는 부채가 자식에게 많이 해주지 못했다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을 흔히 부모의 사랑이라고도 말하지만, 부모가 되면 자식을 사랑하는 것과는 다른 부채의식 비슷한 것이 생기게 되는 것같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사랑하는 것과는 다른 부채의식 같은 것도 느껴지더라고요;;

반평생을 훌쩍 넘겨버린 흔적인 희끗한 머리를 이고도 굴레처럼 조여오는 부채에 이삼재(천호진)는 눈물을 흘립니다. 자식 가슴에 멍들게 한 능력없는 못난 아버지라는 죄때문에 말입니다.

천호진에게 시선이 오래 머문 이유가 이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라는 삶의 무게에 쫓기는 불안과 절망, 그리고 더 깊이 배여나오는 초라함은, 어느날 문득 아버지의 긴 한숨과 함께 보게 되는 우리 아버지들의 처진 어깨와도 너무도 닮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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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0 08:20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여서 마지막회는 다소 산만하기도 했지만, 모든 인물들에게 해피엔딩을 선물했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은 이유는 막장소재가 없었다는 것도 한 몫했습니다. 

조카를 유기한 작은어머니로 출생의 비밀을 안고 시작은 했지만, 고부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시월드 입성으로 형식을 탈피해 새로운 가족 이야기로 전개했지요.

무엇보다 장용, 강부자, 윤여정 등 중견연기자들은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힘을 보여줬습니다. 적재적소에 배치한 개성강한 배우들의 감칠맛나는 연기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각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인 박지은 작가는 국민드라마로 만든 숨은 공신입니다. 

 

작은 아들 방정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는데, 드라마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작가가 잊은 것은 아닌가 싶더군요. 마지막회 옥에 티라면, 이숙의 결혼식장을 홀로 장례식장으로 만든 푼수 이모 엄순애(양희경)의 분량이 과도하게 많이 나와 조금 그렇더군요. 가족들 중에 조금 모자란 가족도 있고, 분위기 파악못하고 초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지만, 이숙의 결혼식장에서 하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흐느낌은 난감했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맥주 두 병에 정신줄을 놓은 방귀남과 천재용의 흐느적 거림은, 두 번 보니 오버스러운 연기티가 팍팍났고요.

 

넝쿨당의 유쾌함은 결혼식을 올린 커플은 예측한대로 천재용-방이숙이었지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커플이자, 드라마를 보는 크나큰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곰팅이와 점장님의 감칠맛 나는 사랑때문에 울고 웃었던 일들이 많았네요. 

 

특히 이희준의 재발견은 드라마가 건진 수확입니다. 애드리브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천재용이라는 캐릭터를 매력덩어리로 만든 이희준, 곰팅이 조윤희와의 애간장 녹이는 사랑은, 재벌아들과 소시민의 딸이라는 흔하디 흔한 드라마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 신선했지요. 재벌 아들을 안좋은 조건으로 만든 박지은 작가의 비틀기는 현실감을 떠나 통쾌하기도 했네요. 이희준-조윤희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베스트 완소커플이었습니다. 이 귀여운 커플과 헤어져야 하는 것이 슬프네요ㅜㅜ.

 

천방커플의 결혼식에 재등장한 천회장(이재용)이 반갑더군요. 양가 아버지가 나와 축사 한마디를 하라는데, 천회장다운 덕담을 건네 결혼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들아, 달리 할말은 없고 장가가서 부디 인간이 되거라. 미모가 출중한 내 며느리 이숙아, 재용이가 말 안들으면 즉각즉각 얘기해라. 내 반 죽이뿌께. 대신 반품은 안돼". 반품불가, A/S만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는 천회장때문에 빵터졌네요.

극중 방장수 역으로 드라마의 기둥역할을 해준 장용은 마지막회에서도 아버지의 진한 부성애를 느끼게 하는 편지로 뭉클하게 했습니다. 귀남의 실종으로 이숙이 커가는 그 귀한 순간들을 놓치고 살았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는 방장수, 할머니 전막례와 엄청애도 같은 마음이었겠지요.

무뚝뚝하고 애정표현할 줄 모르는 방장수가 이숙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가슴 찡했습니다. 그 연세의 아버지들이 결혼하는 딸에게, 그리고 사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분이 드물지 싶어서 말입니다. 이심전심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으려니 하는 것이 대부분이잖아요.

지환은 윤희네 가정으로 입양되어 성도 방씨로 바꾸고, 귀남과 윤희(임신중)의 첫째 아이가 되었지요. 지환의 입양이 개인적으로는 윤희네보다는 방장수와 엄청애를 위한 선물(축복)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따지고 보면 30년만에 찾은 방귀남은 다 큰 성인을 입양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여섯살에 헤어진 아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지켜보지 못했던 방장수 부부에게 귀남은, 아들이지만 윤희처럼 타인이었을 겁니다. 핏줄이라는 것 외에는 방귀남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던 그들이었을 테니까요.

방귀남과 방장수 부부가 아무런 갈등을 겪지 않을 수는 없었겠죠. 며느리 윤희를 사이에 두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생활습관, 사고방식 등에서 오는 갈등은 윤희가 장수빌라 가족과 섞여살면서 겪는 것과 같았을 겁니다. 다만 피로 맺어진 가족이기에 윤희와 겪는 감정대립과는 달리 넘어가고 풀어가는 과정이 훨씬 수월하겠죠.

 

3대가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주는 모습은 메시지와 감동이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장면만으로 그쳐버려 그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더군요. 방장수가 귀남에게 지환이를 우리집에 잘 데려왔다는 말을 한마디했더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지환이를 입양하겠다는 결심을 밝혔을 때, 엄청애와 자리에 누워 나눈 대화로 방장수에게 지환이 어떤 존재가 될 것임이 나오기는 했지만, 한 번 더 짚어줬더라면 드라마의 주제가 더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아들 귀남이를 키우지 못해 놓쳤던 것들을 지환에게 다 해주고 싶다고 했던 방장수였지요. 낚시도 함께 가고, 운동회도 따라가고... 크면서 사춘기도 겪고, 입시지옥도 겪고, 군대도 가고, 가정을 일구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귀남이 대신 지환을 통해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고, 그래서 감사한 아이라는 말을 해줬으면 싶더라고요. 잃어버린 귀남이를 포기하지 않았던 방장수와 엄청애에게 준 선물과도 같은 아이가 지환이었으니까요. 귀남이를 대신 키워준 양부모에 대한 감사를 같은 방법으로 갚고 싶은 방장수의 마음이 비춰졌더라면, 장용의 묵직한 연기와 함께 드라마 주제의식을 한 번 더 상기할 수도 있었을 듯 하고 말이죠. 작가가 드라마 과정에서 다 넣었던 주제였지만, 마지막회에서 한번더 정리를 해줬으면 좋았겠다 싶었네요.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하지요. 지환의 유치원 운동회에서 느껴졌던 것입니다. 3인4각 경기에서 지환과 윤희, 엄청애가 역전승(?)을 하고는, 기쁜나머지 엄청애를 팽개쳐 버리고 셋이서 환호하는 모습을 방장수와 엄청애가 불만스런 표정으로 올려다 봤지요.

그 마무리가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큰 줄기인 고부전쟁의 결말을 그 한 장면으로 보여주었거든요. 전쟁이라고도 표현되는 고부갈등의 결말을 '휴전은 있지만 종전은 없다'로, 가장 현실적으로 결론낸 것이죠.

살면서 좋은 일로 웃다가도, 오해로 갈등을 빚고 싸우기도 하는 것이 인간관계잖아요. 가족들도 마찬가지지요. 엄청애(윤여정)가 윤희를 째려본 것은, 고부갈등이라는 것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처럼 '모든 갈등도 이제 끝!'하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함이었습니다. 부딪히기를 반복하고 화해하고 이해하면서, 갈등의 정도가 작아지겠지만요. 마지막 엔딩까지도 시어머니라는 캐릭터를 살린 윤여정의 명품연기였습니다.

 

그리고 방장수와 엄청애의 표정에 나타난 감정도 의미있었습니다. 관록있는 윤여정과 장용의 연기는 참 많은 감정들을 읽게 합니다. 방장수와 엄청애의 감정은 이런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지 자식만 눈에 보이고, 늙은 애미 애비는 눈에 안보이냐? 고얀 것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이 이렇게 되물림되면서 자식사랑으로 이어지는 것, 그리고 그 자식은 또 그 자식에게 사랑을 되물림하고... 이런 것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의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부모에 대한 사랑이나 존경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죠. 부모만큼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 가르치지 않아도 부모가 되는 순간 배우는 것이라고 말이죠.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참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3인4각 경기처럼 모르는 남남이 가족이 되어 살면서, 때로는 삐그덕거리기도 하고, 한마음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하고, 그렇게 울고 웃고 화내고 싸우고 화해하고 사는 것이 가족들이라고 말합니다. 

긴 시간 봐왔던 드라마의 마지막회, 두 가지가 아쉬웠습니다. 평범한 소시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으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가 끝났다는 것이 많~이 아쉽고, 임팩트없었던 마지막 마무리는 쬐끔 아쉬웠습니다. 지난회 윤희의 나레이션이 너무 일찍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마지막회 마무리멘트로 넣었으면 나았을 듯 싶어 다시 옮겨봅니다.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는 무슨 일이든 예측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결혼은 좋지만 시댁은 싫다던 나는, 이제 그들과 함께 섞여 사는 일상이 자연스럽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살아봐야 아는 것, 내가 직접 겪기 전엔 장담하면 안되는 것, 이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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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9 08:16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아름다운 마무리입니다. 딸을 버리고 재가한 어머니를 십 몇년만에 만난 고옥(심이영)이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지요. 재혼한 새가족들과 인사나누고 서로를 인정하는, 흔히 보이는 식상한 화해가 아니어서 더 마음 찡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웃는 고옥, 그런 딸에게 미안하다고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재회가 감동이었습니다. 고옥과 어머니가 만나는 장면에서 참 많이 울었네요. 

 

제게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이 장군엄마 고옥이었습니다. 자기를 낳아준 부모가 누구인지도 몰랐던 귀남은 친부모를 찾았지만, 고옥은 엄마가 같은 서울 하늘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만나지도 못하고, 너무 보고 싶어 전화를 해도 모르는 사이로 지내자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매정한 엄마에게, 또 버림받은 인물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생각나서 옷을 사고도 전해주지 못하고, 그리움과 눈물로 뜨개질한 옷도 엄청애를 엄마라 생각하고 줘야 했지요.

고옥은 엄청애의 언 마음도 녹게 했습니다. 엄마에게 버림받고도, 미우면서도 가장 그리워 하는 사람으로 남은 엄마는 고옥에게 용서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고옥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밉기보다는 잘 살기를 기도하고, 좋은 모습만 기억하고 싶은 엄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장수빌라 사람들의 따뜻한 품에 깃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돈 많이 벌어주는 능력은 없지만, 고옥과 장군을 가장 사랑해 주는 남편 방정배(김상호)의 사랑으로 더 큰 행복을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 이대로 너무 행복하다는 고옥의 말을 통해,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고, 그것을 가지지 못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서를 버리고 간 엄마가 용서가 되냐고 묻는 엄청애, 고옥의 대답에 엄청애도 장양실을 생각하는 것 같았지요. "미워할 때도 있었는데, 같은 여자로 이해가 되기도 하고, 엄마가 잘해줬던 것만 기억나니까 용서하고 말게 없어요", 시댁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달려와 주던 동서 장양실을 떠올리는 엄청애입니다.

조카 귀남을 잃어버리고도 30년간 말하지 않았던 장양실이 사람같지 않았던 엄청애, 그런데 좋았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너무나 좋아했던 사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30여년을 살아왔던 동서였기에 더욱 말입니다. 

소박한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고옥의 해맑은 얼굴이 화해의 답이 아닐까 싶더군요. 누군가를 미워하며 사는 것이 더 지옥일테니까요.  

유산의 아픔을 겪었던 차윤희가 임신을 한 모양입니다. 세 시누이 중 누구의 결혼식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결혼식장으로 향하면서 귀남에게 배 나온 것 티나지 않느냐고 물은 것을 보니 임신했을 것 같더라고요. 임신축하!

지환이는 입양심사 과정에서 친부모가 호적에 기재를 한 일로 입양에 문제가 생겨,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윤희의 말대로 지환의 친부모가 지환을 키우는 것이겠죠. 지환이 버림받은 아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윤희네 가정에 와도 지환이 잘 자랄 것이라 생각되지만요.

 

이숙의 이별통보에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장수빌라에 온 천재용, 재용이 소리가 들리자 이숙이 벌떨 일어나 옷도 갈아입고 화장까지 하고 있더라고요. 귀여운 이숙이~~

"방이숙씨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말에 결혼할 거라는 통보를 하려던 말세커플 울상입니다. 결혼을 독촉했더니 방이숙이 도망갔다는데, 말숙이 천재용이 회장님 아들이라는 것을 말해버리지요.

천재용 집에서 이숙이를 아직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할머니는 더 강하게 반대를 하지요. "나 때문이야. 우리 이숙이는 어려서부터 잘못한 거 없는데도 기죽고 주눅들어 살았다오. 우리가 사랑을 표현못해줘서 상처받고 힘들게 살았어요. 나는 우리 이숙이가 어디가서든 이숙이면 족하고 고맙다는 집에 가서 사랑을 듬뿍 받고 살길 원해요. 일숙이나 말숙이라면 몰라도 우리 이숙이는 안돼요. 내가 마음이 아파서 안돼...", 이숙이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의 뒤늦은 미안한 마음이 전해졌지요.

집을 나와 남녀 4:4로 열띤 토론을 벌였는데요, 특히 남자들은 벌써 한가족이 된 것처럼 훈훈하고 좋더라고요. 재용과 세광의 팽팽한 결혼 순서싸움도 치열했는데, 이 틈바구니에서 일숙에게 사적인 고백을 했다가 까였다는 윤빈은 모두의 지지를 받더군요. 밀어부치기와 손발오글거리는 이벤트를 믹스해 일숙의 마음을 잡은 윤빈이었지요. 내 여자가 되어달라는 밀어부치기와 콘서트 이벤트, 윤빈씨 멋졌어요~

 

찜질방에서 나와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차에서 잠든 재용을 보게 된 이숙, 흔들리는 천재용의 머리를 살포시 손가락으로 받쳐줍니다. 누가 반겨준다고 이렇게 불쑥 왔냐는 이숙에게, "보고 싶어서, 못 보면 속이 터져서 죽을 것 같아서, 지난 며칠이 몇년같고...",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지요. 헉! 이숙이 천재용에게 기습키스를! 이숙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ㅎ.

 

결혼이 부담스러우면 안 보채겠다는 재용, 이렇게 함께 있기만 해도 좋아 죽겠는데, 결혼얘기 꺼내서 못 볼 수도 있었다고 항복선언을 하는 천재용입니다. "결혼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딴 남자한테 시집간다는 말만 하지마요". 지난 번 일로 이미 맞선시장에서는 재활용도 불가능한 쓰레기 됐다고, 그냥 같이 있어만 달라는 재용, 어떻게 사랑고백도 매번 이리도 달달하고 감동이냐!

이숙이가 다 좋다는 천재용입니다. 겁많고 자신감없고 열등감에 쩔어있는 이숙이 이뻐죽겠답니다. "자기가 얼마나 이쁜지도 모르는 당신이 다 좋은데 뭐 어쩌라고... 울지마요, 울면 더 이뻐".

레스토랑에 온 세광과 말숙의 결혼계획을 엿듣고는 프랑스에 출장 간 천회장에게 전화협박하는 천재용, "소원찬스 쓰겠습니다. 엄마랑 누나들 깔끔하게 정리해 주세요. 그 집에서는 방이숙씨가 엄청 금쪽같이 자라서, 돈좀 있다고 재는 집에는 절대 안보내겠다고, 욕만 바가지로 먹고 거절당하고 왔단 말이에욧! 나 장가가긴 틀렸다고요. 내 조건이 너무 안좋아요, 아버지. 손주 다섯 포기할 겁니까?". 방이숙 아니면 평생 정절 지키면서 애도 안낳고 혼자 쓸쓸히 늙어가겠다는 천재용, 이 캐릭터 비록 드라마지만 왜 이렇게 깨물어주고 싶게 귀엽냐!

사랑에 빠진 이숙은 아주 여우가 됐습니다. 윙크를 날리지 않나 천재용에게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했지요. 커플목걸이도 걸어주면서 말이죠. 자물통과 열쇠라... 떨어져서는 안되는 커플일세. 자물통 없는 열쇠와 열쇠없는 자물통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말이죠.

세 커플 진도 팍팍 나갈대로 갔는데, 이제 결혼만이 남았군요. 웨딩드레스까지 입어보며 시댁에 들어갈 각오까지 철저히 한 말숙, 어째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결혼시켜 버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말숙에게 웨딩드레스를 두 번 입혀줄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죠. 고로 이번 신부 추측 후보에서는 탈락되겠습니다.

엄청애가 시댁 들어가서 사는 조건으로 홧김에(?) 허락하기도 한 것으로 미루어, 말숙이 세광네 집에서 시집살이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은 듯 하고요.

 

그럼 가장 중요한 결혼식을 올리게 될 커플은 세 커플 중 누구일까요? 장수빌라에 와서 이숙이를 사랑한다고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할머니의 반대에 부딪힌 천방커플? 콘서트에서 일숙을 위해 만들었다고 "매니저말고 내 여자해주면 안되겠지?"라고 고백한 옥상커플? 웨딩드레스까지 입고 군입대 전에 결혼하겠다는 말세커플?

신부대기실에 들어간 윤희가 신부의 예쁜 모습을 본 듯 환한 웃음을 지었는데요, 뒷모습만으로는 일숙이처럼 보이고 말숙이처럼도 보였는데, 아무래도 말숙이가 따라와 준듯...진짜 신부는 뒷모습을 보인 여자 앞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어색해 하면서 겁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을 듯 싶더라고요. 누군지 이미 눈치채셨을 지도 모르겠네요ㅎ.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결혼식을 올리는 신부는 방이숙일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뭐, 제 사심도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들어있습니다ㅎ). 

셋 중 한 커플은 이미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순서상으로는 일숙이가 먼저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말숙과 세광의 밀어부치기가 워낙 막강해서 간단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군입대를 했을 수도 있고요.

 

물론 일숙이가 이미 결혼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빈의 프로포즈를 받은 일숙이 미소로 대답을 해 준 듯했고 말이죠. 찜질방에서 윤희가 했던 말이 걸리더라고요. 찜질방에서 윤희는 일숙에게 결혼가능성이 커보인다고 했지요.

일숙은 선택의 길에서 본인은 윤빈이 아닌 매니저를 택했다고 했지만, 일숙이 윤빈의 매니저이자 여자여도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고요. 오히려 더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고, 매니저와 가수 사이에 스캔들 문제도 겪지 않아도 되니, 윤빈과 일숙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숙에게 어떤 길로 가든 따라오라는 윤빈, 공개적으로 프로포즈까지 하는 것을 보면, 윤빈이 일숙의 모든 조건을 다 안고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이겠지요. 이혼녀에 딸까지 있는 일숙에게 고백한 것은 윤빈이 즉흥적으로 결정한 문제는 아니었으리라는 것이지요.  일숙이 윤빈의 마음을 받아들였다면 장수빌라 어른들은 순서상(?) 일숙이부터 결혼을 시켰겠지만, 결혼 까지는 아니고 사심으로 만나다 일숙이 윤빈의 프로포즈를 받지 않을까요?

 

윤희의 나레이션 "일상은 그대로인 것처럼 보였지만, 생각해 보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라는 말로 1년후의 시간으로 건너뛰었는데요, 오래동안 장수빌라 사람들을 봐와서 그런지, 그 1년동안 어떻게 지냈을지도 머리 속에 그려질 정도네요. 그래서 이 예쁜 완소드라마와 헤어지는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방이숙과 천재용은 양가의 허락을 받고 장수빌라 왕래도 잦아졌고, 이숙이는 천재용 집안에서 공주님처럼 위해주고, 온 가족 모두가 좋아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군요. 

여튼 전 신부주인공으로 방이숙에게 몰표입니다. 애 다섯 낳을 수 있으려나? 천재용 방이숙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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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3 08:12




죽어봐야 저승을 안다고 우는 이숙을 보니, 이별을 하고서야 얼마나 천재용을 좋아하는지 보이더군요. 오매불망 세상에서 가장 이쁜 이숙바라기 천재용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죠. 여자가 방이숙씨 하나 뿐이겠냐고 자존심에 스크래치 크게 났을 법도 한데도, only이숙인 천재용이 눈물을 흘리며 이숙의 집을 향했는데요, 이숙과 헤어지고 한 끼도 먹지를 못했는지 힘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태영에게 "나 진짜 죽을 것 같다"고 하는데, 저러라 일나겠다 싶더랍니다. 과일바구니를 들고 방이숙 집으로 찾아가 정면돌파를 하는 천재용, 역시 남자답더군요. 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고, 지성이면 감천이랬다고, 이숙도 이번에 마음을 확실하게 잡을 듯 하더군요. 
결혼은 하지 않을 테니 걱정말라고 천회장(이재용)을 당황하게 한 방이숙, '결혼도 하지 않을 거면서 왜 남의 아들 맞선은 파토를 냈냐고!!'의 심정으로 돌아갔을 천회장이겠지요. 애 다섯쯤 낳겠다는 말에 뭔가 기대를 하고 대구로 내려간 천회장님, 아무래도 다시 와서 집안 차이때문에 고민하는 방이숙에게 확답을 줘야 할 것 같네요. 사람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나는 것 아니듯이, 부모님 상처받을까봐 좋아하는 사람 그냥 보내려는 이숙이 좀 안심시켜 줬으면 좋겠네요. 천회장님, 딸들은 몰라도, 아들 하나는 확실하게 잘 키우셨습니다. 무엇보다 3대독자 다 죽게 생겼습니다. 
방이숙의 고민은 답답해 보이기는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고민일 겁니다. 방이숙이 양가 집안의 차이를 고민하지 않았으면, 천재용에게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을 그렇게 강하게 말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요. 혼기가 찬 남녀이니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보자고 했을 듯도 싶고요. 
방이숙이 천재용과의 교제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천재용이 회장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였지요. 첫사랑 규현의 프로포즈를 거절한 것은 천재용이 회장님의 아들이 아니라, 천재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없고 농담 잘하는 남자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처음으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귀한 사람이라고 말해 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점장님이 편하고 좋았는데, 화장님의 아들이라고 하니 이숙은 덜컥 겁이 나고 두려웠습니다. 서로 자라온 환경과 형편이 다른 데서 오는 불편함들을 이길 자신이 없었겠죠. 드센 누나들이 떼거지로 몰려온 일을 겪기도 했던 이숙이니 말입니다.
자기때문에 오빠 귀남이를 잃어버렸다는 죄의식은, 이숙을 자신감없는 열등감덩어리로 자라게 했습니다. 되도록이면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없는 듯 지내려고 했고, 되도록이면 집에 손 내밀지 않으려고 투정 한 번 부리지 않았던 이숙입니다. 
오빠를 찾고 이제서야 집안이 조용하고 편해졌는데, 할머니가 미안했다는 말도 해주고, 그래서 이숙도 오랜 죄의식에서 벗어나고 있었는데, 너무 차이가 나는 집안과의 혼사문제로 어른들이 상처를 입을까 두려운 이숙입니다. 혹이라도 부모님이 자존심을 상하실까 염려되는 이숙이고 말이죠. 천재용 집에서도 이숙과의 결혼문제로 집안분란이 일어날까, 그것도 싫은 이숙입니다. 어쩌면 이리도 생각이 엽렵하고 속이 깊은지 말입니다.

점장님과 지금 이정도가 좋았다고, 결혼이야기를 왜 자꾸 힘들게 꺼내냐는 방이숙, 결혼은 싫다고 딱잘라 말하지요. "다른 남자가 아닌 내 아를 낳아 도!" 정말 '돌겠네' 천재용이더랍니다. 결혼 상관없이 사귀기만 하자더니 결혼하자고 한다며, 말이 왔다갔다 하는 사람은 마음도 왔다갔다 할 것같아 믿음이 안간다고 쌩 가버리지요.
결혼하자는 프로포즈에 싫다고 거절한 이숙, 레스토랑 영업시간이 끝나고 직원들 다음 업무를 지시하면서, 천재용이 또다시 공개 프로포즈를 했지요. "방이숙씨는 나랑 결혼하는 게 어때요? 결혼합시다". 두근~ 손님의 프로포즈 이벤트보다 이 프로포즈가 더 마음에 들었는데, 방이숙은 여전히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는지 자리를 나가버렸지요.
"그렇게 겁많고 열등감 많고 못났어요, 제가... 누가 이렇게 절 좋아해 준 것 처음이었어요. 근데 여기까지 인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거 감당할 사람이 못돼요".
어른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자란 이숙입니다. 자기때문에 오빠를 잃어버렸으니까요. 그런데 또 비슷한 일을 감당해 낼 자신이 없는 이숙입니다(이숙이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당!!). 여자(이숙)때문에 점장님이 부모와 사이가 틀어지고, 누나들과도 소원해지고, 그런 일들을 겪을까봐서 말입니다.
이숙의 열등감은 자라온 환경에서 비롯된 이유가 크지요. 할머니는 눈도 마주쳐 주지 않았고, 할머니의 눈치를 보느라 아버지와 어머니는 대놓고 이숙을 좋아해 주지도 못했습니다. 그런 속에서 자란 이숙이기에 주눅들기도 잘하고, 오빠자리를 대신하지 않을까, 오빠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자신을 예뻐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사내처럼 행동하면서 자라기도 했던 이숙이었을 지도 몰라요. 
아무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이숙을 처음으로 좋아해 준 사람이 점장님이었습니다. 이숙이라고 그런 천재용이 싫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자때문에 아들, 동생 잃었다는 말을 감수하면서 까지 점장님을 택할 자신은 없었던 이숙입니다.
"점장님이 좋아요. 하지만 내 인생을 바꾸고 싶을 만큼은 아니에요", 지난 30년을 그렇게 살아왔던 것처럼, 천재용을 택해 다시 같은 인생을 살기 싫은 방이숙, 그 심정이 이해가 되더군요. 서른 살 이숙이 자라온 환경의 특수성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숙도 죽을 것 같이 아픕니다. 막상 레스토랑을 그만두고 점장님을 보지 못하니, 보고 싶어 미치겠는 이숙입니다. 천재용은 더 심했지요. 보아하니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한 몰골이더라고요. 방이숙이 없는 레스토랑은 텅빈 사막과 같습니다. 
이숙을 보러 장수빌라에 들어선 천재용,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온 식구가 모여 막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옥탑방 윤빈이 이사를 가게 되었고, 장군이가 CF를 찍게 되었고, 윤희네는 지환이를 입양하겠다는 좋은 소식들이 있는 자리이기는 했지만, 엄청애의 사심은 사실 다른 곳에 있었지요. 동네에 수상한 사이라는 소문이 쫙 돈 일숙과 윤빈때문에, 윤빈을 사위대접하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었던 엄청애였지요. 구하기 힘든 씨암탉까지 잡아서 말입니다. 일숙은 사심이 있다는 윤빈의 고백을 거절하고 윤빈의 매니저로 남고 싶다고 했지만, 민지도 있고 하니 시간을 가지면서 좋은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어째 진짜 씨암탉 주인은 따로 있어 보이더랍니다. 세광과 결혼하겠다는 말을 또 막아버린 딩동소리! 말숙과 세광을 보니, 도와주는 이가 없군요. 제 개인적인 마음은 세광이 군대다녀와서도 두 사람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그때가서 결혼을 해도 될 듯한데 말입니다. 마음이 변할까봐 결혼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뿐더러, 그렇게 변할 마음이면 짝이 될 운명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좀더 시간을 가지고 기다렸으면 싶네요.
여튼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천재용이 장수빌라 가족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천재용이 자기집안 문제를 털어놓고, 이숙을 어떻게 지킬지 가족들 앞에서 자신있게 말했으면 좋겠네요. 장수빌라 식구들도 집안차이때문에 불편한 점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마음이니 응원해 줄 듯 싶은데 말이죠.

이숙의 열등감, 이 고치기 힘든 30년 병을 세상에서 이숙을 가장 사랑하는 천재용이 말끔히 치유해줬으면 싶습니다. 이숙의 열등감은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니 말입니다. 더불어 이숙에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애정을 표현하지 못했던 부모마음을 이숙도 알았으면 싶고요. 이숙도 방장수와 엄청애에게는 아프고 소중한 손가락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세상에 어느 부모에게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자식이 있겠어요. 
태어나서는 안될 아이라는 죄의식으로 살아온 이숙,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랍니다.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천재용의 사랑을... 방안에서 울고 있는 이숙이 뛰어나와 천재용 품에 쏙 안겼으면 싶군요. 온 가족의 축하인사를 받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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