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in Canada'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12.04.12 'TV동화 행복한 세상' 딸아이의 이야기가 방송으로 나옵니다 (16)
  2. 2011.12.28 왕따폭력에 대한 딸의 제안, 교복로고 캠페인 어떻게 생각하세요? (14)
  3. 2011.12.14 엄마 부끄럽게 한 아들의 말, "일장기를 달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32)
  4. 2009.12.07 캐나다 학생들이 뽑은 한국 최고의 상징은? (38)
  5. 2009.11.30 40대 아줌마, 블로그와 함께 새로운 세상에 눈뜨다 (61)
2012.04.12 11:34




안녕하세요. 초록누리입니다. 개인적인 일이라 쑥스러워 알릴까 말까 고민하다 올립니다. 딸아이의 이야기가 KBS 1 방송에서 하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나온다고 합니다. 내일 4월 13일 한국시간 금요일 오전 10시 55분 방송이라고 해요. 
몇 년전에 블로그에 딸아이의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는데, 그 글을 보신 작가님께서 방송으로 만들어도 되겠느냐는 연락이 몇 달전에 왔었어요. 흔쾌히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드디어 나온다네요. 

캐나다에 아이들을 데리고 유학을 온 지 햇수로 8년, 아들과 딸은 어느덧 둘 다 대학생이 되었고, 아이들과 유학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유학기로 정리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말이 많아지는 사람들이 엄마일 겁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이 잘 자라주었다는 거예요. 특별히 말썽을 피운 일도 없었고, 크게 뒷바라지를 해 준 것도 없지만, 두 아이 모두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해서 지옥(?)같은 대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다룰 딸아이는 현재 워터루 대학교 건축학과에 재학중인데요, 처음 딸아이가 건축학과에 가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꺼려졌어요. 딸아이가 그림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미술학원을 보낸 적도 없고, 학교 수업으로만 미술을 했던 아이라, 그 어렵다는 곳에 합격할 수 있을까 먼저 걱정이 앞섰거든요.
정말 독학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딸아이 혼자 준비를 했는데, 듣자하니 미술학원이나 포트폴리오 준비학원도 안다니고 온 아이는 거의 딸아이 하나더라고요. 나중에서야 이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학원이라도 잠깐 보낼 걸 그랬나 미안해지기도 했는데, 워낙 긍정적인 성격의 딸아이는 학원에 안다녀서 합격했을 지도 모른다고 오히려 제 마음을 편하게 해 주더군요.
 
저는 지론이 아이들의 장래를 부모의 기준에 맞추지 말자입니다. 아이들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대학전공은 앞으로의 몇십년을 결정지을 수도 있기에, 사실 딸아이가 건축학과를 가고 싶다고 해도 다른 방향으로의 가능성도 열어두길 바랐지요. 
고등학교때 학교에서 좋은 제의가 왔는데, 이를 두고 저와 딸아이가 했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렸었는데, 그 내용이 방송에 나올 모양입니다. 건축학과를 가고 싶어했던 딸아이는 좋은 제의를 받고도 거절을 하고 돌아왔더군요. 그리고 그 이유를 듣고는 엄마로서 너무 놀랐고, 부끄럽고, 딸아이가 대견스러웠습니다. 방송리뷰를 쓰는 블로거라 스포를 할 수는 없고 관심있는 분들은 방송으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곳을 향해 뚝심있게 혼자 해 나가는 딸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웁니다. 딸아이가 어려운 프로젝트를 앞에 두고는 이런 말을 하고는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재능을 이길 수가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런데도 꼭 한 마디를 덧붙이는 딸아이입니다. "하지만 경험을 축적하다보면, 그 자체가 재능이 되겠지요".
자신의 모자람에 대해 불만보다는 가능성으로 열어두는 긍정의 마인드를 가진 딸아이, 자기 것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욕심내지 않는 딸아이, 대놓고 자랑해도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같은 이름을 가졌나 봅니다. 자식에게는 팔불출 엄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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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8 06:48




최근 대전의 여고생과 대구 중학생이 자살한 슬픈 사건으로 인터넷 기사를 보는 것이 우울하고, 기사를 볼 때마다 가슴만 답답합니다. 사회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 그 상처를 쉽게 내보이지 못하기에 이런 불행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을 겁니다. 도대체 우리 아이들이 왜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단순히 어른들의 탓으로, 수수방관한 무관심한 학교문제로 돌리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폭력과 왕따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들 또한 많겠지요.
대구중학생의 어머니가 가해학생들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같은 신앙인으로서 함께 울며 기도했습니다. 용서, 쉽지 않겠지요.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의 입장에서도, 또한 같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에서도 가해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반대한다는 말이 더 가슴 아프게 들립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안을 마련해 가야할 지, 그저 가슴 아픈 일로 애도하고 욕하고 흥분하는 것만으로 그쳐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학교폭력과 왕따문제는 학생, 부모, 학교, 그리고 사회전체가 나서야 할 문제입니다. 교육관련 글을 쓰시는 분들이 이미 많이 언급해 주시기도 했기에, 어른들의 무관심과 학교당국의 안일함에 대한 이야기는 더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얼마전에 딸아이에게 일어난 일을 통해 이런 캠페인은 어떨까 작은 제안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딸아이는 워터루 대학교 건축학과에 재학중인 1학년생이에요. 지금은 짧은 겨울방학(캐나다는 겨울방학의 개념이 없기에 크리스마스 방학이라고 합니다)중인데, 방학전에 고등학교 선생님이 학교에 꼭 와달라는 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딸아이가 있는 곳은 캠브리지라는 작은 도시이고, 고등학교는 미시사가라는 곳에서 다녔었습니다. 워터루 대학교 건축학과는, 워터루 본교 캠퍼스에서 건축학과만 따로 분리되어 캠브리지라는 작은 소도시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도시로 이사를 온 탓에 학교를 방문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고등학교 친구들도 만날겸 선생님도 자꾸 오라고 하니, 겨울방학이 시작되자 학교도 시간을 내서 들를 수 있었지요. 딸아이는 고등학교 12학년때 정치학 과목을 들었는데, 꼭 오라고 했던 선생님이 정치학 선생님이셨다고 하더군요. 학교에 가서 딸아이는 자기도 몰랐던 것을 보고는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학교에서 큰 선물을 받았어요. 교장선생님이 100불짜리 상품권을 주셨어요". 디자인을 한 답례라고 했는데, 무슨 영문인지 몰라 딸아이가 오기만을 기다렸지요.

어찌된 정황인지 물으니, 고등학교 12학년(한국의 고3)때 정치학 수업중에 학교 왕따문제에 대한 토론을 했었던 모양이더군요. 딸아이가 다니던 학교 내에서는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왕따방지위원회 (Bullying Prevention Committee)를 만들어 운영했었는데, 정치학선생님이 자문위원의 역할을 맡아 수업중에 잠깐 이 문제가 거론되었다고 합니다.
캐나다라고 왕따문제나 폭력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느끼기에는 한국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닌 듯하지만, 어떤 학교에서는 교내에서 총기사건이 벌어지기도 하고 흉기에 찔렸다는 뉴스도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캐나다에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서특필하고, 사건이 벌어지면 며칠동안 뉴스에서 집중토론을 하고 보도를 계속해서 내보냅니다. 그래서 총기사건이나 흉기사건이 정말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들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왼쪽 첫번째 아이가 우리 딸이에요.

왕따는 영어로 Bullying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수업중에 왕따문제에 대한 대처방안들을 토론했고, 캠페인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디어가 나온 모양입니다. 토론중에 교복이나 작은 소품들에 표어를 넣는 것은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수업중에 딸아이가 디자인을 그려서 선생님께 보여줬는데, 선생님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딸이 디자인한 문구를 좋아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 일은 딸아이도 잊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정치학 선생님은 그 디자인을 학교교복과 학용품디자인으로 사용하자는 건의를 했고, 학교에서도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교복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딸아이가 학교를 찾아가니, 딸아이가 만든 문구와 디자인이 새겨진 새교복과 연필을 선물로 주었다고 합니다. 사진이 딸아이가 만든 표어와 교복입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는데, 후배 학생들은 캠페인에 동참해 자신의 이름과 표어가 적힌 카드를 붙여 거대한 칼과 방패 모양도 만들어 학교 현관 벽을 장식했다고 합니다. 

"iStand against bullying - Have the courage."
난 왕따를 반대한다 - 용기를 가져라

처음 옷을 보고는 그것이 교복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인가보다 했어요. 그런데 그것이 앞으로 새로 바뀐 교복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지요. 교장선생님이 100불을 주시면서 디자인 저작권료로 더 많이 받을 권리가 있다고 농담도 하셨다는데, 딸아이가 기특해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학교교복에 딸의 디자인이 새겨진다는 것에 온가족이 흥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캐나다 학교가 더 대단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더군요. 무엇보다 놀란 것은 교복에 이런 과감한 캠페인을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교복뿐만이 아니라 학교와 관련된 많은 학교물품에 이 문구가 새겨졌다고 합니다. 왕따문제에 대해 학교와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함께 논의하고, 함께 고민하는 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딸아이가 만든 디자인과 표어가 교복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저희집 개인적으로는 영예로운 일이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노력을 학생과 학교가 함께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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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4 07:05




오랜만에 개인적인 일상이야기를 씁니다. 지난 주는 산더미같이 배추와 무를 쌓아두고 일년 큰 농사를 지었습니다. 김장을 했답니다. 원래는 그 전 주에 김장을 하려고 했는데 배추 주문이 밀려서 늦춰지는 바람에 김장이 좀 늦어졌어요. 올해는 김장을 좀 많이 했답니다. 여기서는 배추를 박스 단위로 구입을 해서 몇포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대강 50포기정도를 한 것같아요. 저희집 김장은 배추김치, 동치미, 석박지, 알타리 김치 네가지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갓김치도 담고 백김치도 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귀찮아져서 하나씩 줄이게 되네요.ㅎ 엄살좀 부리자면, 왜 일 많이 하면 어머니들 허리가 끊어져내린다는 말씀을 하시잖아요. 저는 허리가 터져 나가려고 하더라고요.

배추는 평소에는 30포기 정도를 했는데 올해 조금 많이 해야 했어요. 대학에 다니고 있는 아들과 딸이 각각 따로 살다보니 살림이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고, 딸아이 친구들에게 나눠 주려고 마음먹고 넉넉하게 했습니다. 딸아이 친구들이 한국음식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특히 김치와 불고기에 환장(?)을 한답니다. 대학의 낭만같은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딸아이 학교생활을 지들끼리는 교도소라고 표현하더군요. 정말 제가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빡세게 시키는 곳이 캐나다 대학인 것 같더군요. 딸아이는 프로젝트가 많아, 거의 새벽에 들어오거나, 어떤 때는 학교 스튜디오에서 밤을 새는 일이 많은데, 가끔 금요일이면 친구들과 음식 한두가지를 해가지고 모여서 파티를 하며 자기들끼리의 낭만같은 것을 누리기도 한답니다. 뭘 보내주나 고민하다 김치와 불고기를 들려 보냈는데, 이후로는 그것만 가져오라고 한다네요.
딸아이가 함께 잘 노는 그룹은 서양아이들도 있고 중국아이들도 있는데, 특히 중국아이들이 김치와 불고기를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 얘네들이 김치를 먹는 것을 보면 우리와는 좀 다르더라고요. 우리는 김치를 밥반찬으로 먹는데 얘네들은 샐러드식으로 먹는답니다. 밥이나 요리랑 먹는 것이 아니라 김치만 메인요리로 먹는 거예요. 속쓰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여튼 허리가 터져나가게 한 김장은 한국김치를 선전할 작은 외교관의 임무를 띠고, 지금 김치냉장고에서 잘 숙성되고 있는 중이랍니다.
김장한 날 12월10일은 공교롭게 아들 생일이었어요. 김장 전날 배추 물빼고 야채 다듬고, 바빠서 물한모금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부산스럽게 왔다갔다 했지요. 아들 생일까지 겹쳐서 선물을 사러 쇼핑몰까지 나갔다 오느라 진이 다 빠져, 다음날 김장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일거리가 많으니 오히려 엄살을 부리지도 못하겠더라고요. 엄살피워도 누가 알아줄 사람도 없고ㅎ;;
김장을 다하고 아이고 데이고 끙끙거리며 쉬고 있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시험기간이라 아들은 집에 오지 못한다기에 생일선물만 아들집에 던져두고 왔었어요. 니트 셔츠와 후드 티셔츠, 벨트를 선물로 주고 왔는데, 아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옷투정을 해본 적이 없는 아이랍니다. 엄마가 사주는대로 군말없이(?) 입는 편이라, 옷을 고르는데 크게 까탈스럽지는 않아요. 
그런데 옷 하나가 마음에 안든다고 리턴하라고 전화를 했더라고요. 사이즈를 잘못 봤나 싶어서, 사이즈에 문제가 있냐고 물었더니 디자인이 마음에 안든다는 겁니다. 디자인? 아니 엄마의 안목을 지금 무시하시는 거임? 아들은 그런 디자인이 아니라 무늬가 마음에 안든다더군요. 무늬? 아무 무늬없는 단색 후드티가 무슨 무늬가 있었어?
아들이 문제를 삼은 것은 가슴팍에 일장기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본 기억이 없어서 사진 찍어서 보내보라고 했더니 정말 있더라고요;;. 아들집까지는 차로 40분이 걸리는데 귀찮아서 그냥 입으면 안될까 했지요. 옷을 가지고 와서 다시 오려면 한시간 반, 다시 쇼핑몰까지 리턴하러 다녀오면 왕복 두 시간, 대략 세시간 반정도의 시간을 옷 하나 때문에 허비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짜증나게 귀찮은 일이거든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누가 그런 걸 신경쓰겠냐고, 그거 알아주는 비싼 메이커인데 그냥 입으면 안되겠냐고 했지요. 엄마가 좀 유치하죠. 그래도 아들은 자기가 싫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들이 하는 말, "엄마, 일장기를 달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헉, 맞다... 순간 우리 아들이 얼마나 개념아들로 보이던지요. 비싼 메이커라고 설명해가면서 귀찮음을 모면하려고 했던 제가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이 아들이 지난 1박2일 관련글에서 스타크래프트 실력에 관해서는 캐나다 숨은 고수라고 언급했던 게임광 아들이랍니다. 여름방학을 보내고 나서 공부한다고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몇년간 빠져있던 게임을 진짜로 딱 끊어버리는 것을 보고는, 저희집 식구들이 믿기지가 않아 놀랐습니다. 지난 달에 남편이 왔다갔는데, 그런 아들을 보고 믿음이 갔는지 한국으로 돌아가는 14시간의 비행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노라고, 아들 생각하니 마음이 흡족해서 기분좋았노라고 할 정도였답니다.
미역국도 못끓여 먹이고 마음이 헛헛했는데, 일장기를 달고 다닐 수는 없다는 아들의 말 한마디에 아들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 감정이 꽉 차오르더라고요. 이런 얘기 블로그에 올려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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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7 07:08




캐나다하면 아마 눈과 단풍잎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겨울이 길고 정말 눈도 많이 내리기 때문에 캐나다의 겨울은 거의가 설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요. 단풍나무에서 채취해서 만든 메이플 시럽이 캐나다 특산품의 하나이고, 특히 아이스 와인이 유명하답니다.
그 중 캐나다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다민족이 사는 이민자들의 나라라는 것이에요. 워낙 많은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살다보니 제가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느낀 것은 백인들을 많이 볼 수 없었다는 거에요. 캐나다 대도시 대부분은 특히 중국,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고, 순수 캐네디언들은 아주 시골 정도라야 밀집되어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민자들이 많다보니 캐나다 문화는 복합적이고 다원화되어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인데요, 캐나다 문화라고 대표적으로 말할 만한 것도 딱히 없고, 정확히 말하자면 문화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과도기에 있고,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이민자들이 모여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그것이 캐나다의 문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민자들 대부분은 자기 나라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면서, 캐나다의 다원화된 문화 안에서 함께 융화되어 가려고 해요. 워낙 많은 인종과 나라 사람들이 섞여 살다보니, 이런 다양성 자체가 캐나다 문화를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캐나다는 인종간의 갈등도 별로 없고, 흑백갈등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동양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도 물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심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민자들을 포함하여 캐나다인들에 대해 느끼는 공통점은 낙천적이라는 거에요. 예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세계경제대란이 일어날 거다', 혹은 '전쟁의 위험이 있다'라는 뉴스가 나와도 캐나다 사람들은 별 동요하는 기색이 없는 것 같아요. 닥치지도 않은 일에 왜 호들갑을 떠느냐는 식이에요.  
왼쪽 사진은 영화 <아름다운 비행>의 배경으로 유명한 캐나다 알곤퀸공원의 단풍사진입니다. 이번 가을에 제가 갔을 때에는 단풍이 많이 들지 않아서 사진에는 불타는 단풍을 담지 못했네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역시 캐나다 축소판이에요. 인종도 다양하고 출신 나라도 다양하고, 심지어는 처음 들어본 나라에서 온 학생들도 있더군요. 지난주 11월26일 목요일에 아이들 학교에서 아주 재미있는 행사가 있었답니다. 멀티컬쳐럴 나이트(Multicultual Night)라고, 번역하자면 세계문화의 밤이라고 하는 행사였는데요, 10여개국 출신의 아이들이 모국알리기 행사를 했어요.
대형 보드에 자기 나라의 유명한 것들을 사진과 그림, 그리고 설명을 곁들여 홍보판을 만들고, 지역 주민들과 인근 타학교 학생들을 초청한 행사였는데요, 우리 아이들 역시 행사에 참여했어요. 보드꾸미기를 우리 딸아이가 담당을 해서 딸아이는 3일간을 한시간 정도 밖에 못자고 꾸미더라고요. 선정한 아이템에 맞는 사진을 찾고, 설명해 주는 글을 써서 보드 꾸미는 일을 딸아이가 맡은 모양인데, 친구와 메신저를 주고 받으면서 툴툴 거리기도 하더라고요.
딸아이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와서인지 한국적인 정서가 많이 남아있는데, 같이 준비를 하는 친구는 아주 어려서 이곳에 와서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많이 모르는 눈치더라고요. 우리의 음식, 문화재 등등을 선정하는 것은 딸아이가 더 잘 아니 그냥 넘어가는 것 같은데, 문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갈렸나 봐요. 딸아이가 투덜대는 걸 듣다가 저도 한마디 거들어 주려고 했는데, 그냥 내버려 둬 봤어요. 요즘 10대 아이들의 생각이 어떠한 지 보고 싶더라고요. 
한국의 유명한 인물을 선정하는데 우리 딸아이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대통령, 반기문 UN 사무총장,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님을 선정해서 넣었는데 친구는 잘 모르니까 넘어갔나봐요. 문제는 기타 유명한 인물들을 넣는 과정에서 친구는 프로게이머와 아이돌 가수들, 그리고 연예인들을 줄줄이 넣자고 하고, 딸아이는 김연아, 박찬호, 최경주와 빅뱅 정도만 넣자하더라고요. 
보드공간이 부족해 인물들을 다 넣을 수는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딸아이 친구는 프로게이머 이제동 팬이었는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하고, 딸아이는 그 분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냐며, 딸아이는 그러면 자기가 좋아하는 이승기를 넣겠다고 하고 옥신간신 하다가, 결국은 한사람씩 양보해서 타협안을 찾더라고요. 프로게이머 이제동은 결국 포함되었답니다. 대신 아이돌 가수들 대여섯 그룹과 다른 연예인들을 넣자는 친구의 의견을 꺾고, 딸아이는 아이돌 가수는 빅뱅과 보아로 타협하고, 드라마는 대장금으로 결론을 내리더라고요. 
그리고 3일간 우리딸은 거의 날밤을 세우다시피 하면서 사진 찾고, 기사 쓰고, 오려서 붙이고, 정말 열심이었어요. 드디어 행사당일 딸아이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행사장에 갔습니다.
아, 저도 물론 열심히 거들었습니다. 저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음식을 해야 했거든요. 김밥을 말까 하다가 좀더 다른 것을 소개해야 겠다 싶어서, 밥을 한솥해서 누룽지를 만들어 튀기고, 설탕가루 조금 뿌려서 누룽지튀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인절미를 조금 만들어서 가지고 갔는데, 다른 엄마들도 잡채, 김치, 밥 등등 많이 보내 오셨어요. 
행사장에 끝까지 있으려고 했는데 그날 제가 너무 바빠 음식을 해가지고 학교에 가서 보니, 츄리닝 바람으로 학교에 갔더라고요ㅋ. 그래서 행사 시작 직전에 얼른 와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행사는 지켜보지 못해 안타까운데, 아이들에게 행사 뒷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나라 행사장에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인기짱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음식을 가져다 주러 가서 준비하는 과정을 잠깐 지켜봤는데요, 많은 외국 학생들이 와서 관심을 가지고 본 것이 바로 보드판에 있던 대장금 포스터였답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학생들이 대장금 이영애씨를 가리키며 안다며 좋아하더라고요. 대장금의 한류인기를 캐나다에서도 실감하고는 으쓱했답니다. 드라마가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는데 자부심도 가지고, 또 제가 드라마 리뷰를 쓰는 것에 조금의 보람도 있었고요. 제가 애정을 가졌던 찬란한 유산, 탐나는 도다, 미남이시네요, 그리고 선덕여왕, 아이리스 등등의 한국 드라마가 한류열풍에 동참하길 기대하고 고대합니다. 그리고 저는 딸아이가 보드 만드는걸 보다가 뿌까와 마시마로 캐릭터가 우리나라의 브랜드라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요, 특히 백인아이들이 이 캐릭터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합니다.
색동한복 입은 아이가 우리 딸이랍니다.

행사장에서 무엇보다 음식이 불티났다는데요, 가장 인기있었던 음식이 무엇이었을까요?
네, 김치였답니다. 학생들과 주민들이 "김치" 하면서 한조각씩 먹어보고는 다들 굿이라며 손가락을 세워 줬다네요. 김치가 한국의 대표적 음식이고, 세계 건강식품 중 하나이니 다들 맛이 궁금했나 보더라고요. 물론 제 누룽지 튀김도 인기있어서 다 팔렸다네요. 아, 으쓱~ㅎㅎ
그런데 그날 가장 인기 있었던 한국의 상징이 있었답니다. 무엇이었을지 짐작가시나요?
바로 한복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딸아이와 친구가 입은 한복을 만져보고 예쁘다고 감탄해 하더라고요. 제가 잠깐 행사장에 있었을 때도 그랬는데 행사 중에는 더했다고 하네요. 우리딸과 친구는 거의 모델이 되어서 친구들과 행사장에 온 외국인들을 향해 포즈를 취해 주고, 함께 사진도 찍어줬답니다.
제가 행사장 가서 잠깐 몇컷 분위기를 찍어왔는데 구경해 보세요. 이른 시간이라 음식은 펼쳐두지 못해서 그걸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쉽네요. 남자아이도 몇명 한복을 입었는데 애들 줄줄이 세우고 사진찍자고 하기가 미안해서 안찍었는데 그것도 조금 아쉽네요. 특히 우리 아들이 가장 비협조적이어서 화도 났어요.ㅜㅜ
캐나다 먼 이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이 준비한 대한민국 알리기 행사는 캐나다에서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든, 유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든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아들, 딸임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하는 행사였습니다. 행사장을 찾은 다른 나라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최선을 다해 한국을 알리기에 노력한 이 아이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마웠습니다. 뉴욕으로 가서 우리 음식을 홍보하러 간 무한도전 색객편 뉴욕편 만큼이나 감동적이고 훈훈하고 열정이 넘쳤던 캐나다 식객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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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30 06:35




다음뷰 베스트 블로거로 선정되어 황금펜을 달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저는 캐나다 토론토 근교에 사는 유학생 엄마에요. 정말 평범한 40대 아줌마랍니다. 사람들과 수다떠는 것 좋아하고, 드라마 보고 어쩌네 저쩌네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아하고, 가끔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연예인 이야기를 화제삼아 족히 한시간은 수다도 떨기도 하는 보통 주변에서 흔히 보는 그런 아줌마에요. 아이들 이야기 나오면 입에 거품을 물고 칭찬도 하고 흉도 보고 한답니다. 한국에 있을때 제가 즐겼던 일은 화초가꾸기, 뜨개질, 영화보기, 음악감상, 소설, 만화, 무협지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잡식성 독서, 그리고 친한 친구들 몇이서 수다떠는 것이었어요.
아이들이 캐나다로 유학을 오면서 저도 캐나다와 한국을 왔다갔다 하는 생활을 1년정도를 하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생활이 되더라고요.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엄마의 부재가 미치는 허전함도 보이고, 결국은 아이들 공부 마칠때까지 이곳에 함께 있기로 결정하고, 정말 여행가방 하나 달랑 들고 왔다가 정착하게 된 케이스에요. 한국의 생활도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이중 살림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많았어요. 우선 살림살이도 가지고 오지 않은 상태에서 살림을 장만해야 했고, 무엇보다 제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생활이라 힘든 점이 많았지요. 물론 가장 힘들었던 것이 언어였어요. 지금도 영어라는 장벽은 깨기 힘들어서 많은 부분 포기하고 간단한 의사소통만 하고 살고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 생활이 재미가 없고 너무나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 도시락 싸서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안 일하면서 어영부영있다보면 아이들 학교 끝나는 시간이 되고...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간식주고 저녁준비하고, 그리고 잠자리에 드는 일과가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는 걸어서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드물고, 특히나 영하 10~20도가 되는 겨울철은 학교와 가까운 곳에 사는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걸어다니기가 힘이 들어요. 눈도 많이 오기 때문에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것 자체가 힘이 듭니다. 겨울방학이라고 해야 크리스마스와 새해로 이어지는 10일 정도밖에 안되니 꼼짝없이 '엄마는 운전사'인 생활이지요.
몇년을 그렇게 할일없이 생활했어요. 가끔씩 영어학교에도 다니고, 대학에서 하는 ESL코스도 다녀봤는데, 영어는 늘지 않고 애들학비에 제 학비까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과감히 제 공부는 접었습니다. 아이들처럼 몇시간을 영어에 노출되어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용어정도 밖에는 진전이 없더라고요. 이때부터 많게는 일주일에 두 권, 적게는 한 권씩 도서관에서 영어 소설책을 빌려 읽었어요. 하루하루 시간 보내는게 너무 무료했거든요. 
그러다 작년에 시아버님이 작고하셔서 한국에 잠깐 다녀왔는데, 이후 제 생활이 변해버렸습니다. 다른 때는 대개 2주정도면 시차적응이 됐는데, 두 달 가까이 시차적응을 못하고 헤매는 것이에요. 무감각해지고, 자리에 누워있고만 싶고,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에요. 몇 달을 죽은 듯이 무료하게 보내고 있으면서 이 생활이 언제 끝날까 날짜만 꼽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런 엄마를 위해 딸아이가 한국 드라마를 몇편을 다운 받아줬어요. 저는 사실 이곳에 와서도 아이들과 무한도전과 1박2일은 거의 거르지 않고 봐왔어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프로이기 때문에 항상 함께 봤었어요. 예능프로를 통해서라도 한국과 끈을 놓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저는 이해하고, 애들에게 한국방송을 보지말라고 일부러 막지도 않아요. 이곳에 오시는 유학생 엄마들이 처음에는 영어를 빨리 익히게 할 욕심으로 한국프로를 못보게 한다던데 저희집은 엄마가 나서서 틀어달라고 하는 정도랍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챙겨본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처음에 본 게 <가문의 영광>과 <엄마가 뿔났다>였어요. 본방송으로 챙겨본 것은요. 그리고 제 인생을 바꿔놓은 프로를 만나게 되었어요. 바로 <찬란한 유산>이라는 프로였어요. 이승기의 팬인 딸때문에 보게 되기는 했지만, <찬란한 유산>은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게 하는 드라마였어요.  드라마가 끝나면 아이들과 다음 내용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드라마속 주인공들의 심리를 제가 해석해 주기도 하고, 아무튼 <찬란한 유산>은 저희집 토요일, 일요일을 바꿔놓았답니다. 그리고 마흔을 훌쩍 넘은 아줌마 초록누리의 인생까지 바꿔놓았어요. 

어느 날 딸이 제가 하는 이야기를 듣더니 재미가 있었나봐요. 그러면서 "엄마 그런 걸 블로그에 올려보세요"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살림만 했던 제가 블로그가 뭔지도 몰랐고, 컴퓨터도 잘 다루지 못하는데 어리둥절했지요. 블로그에 대해 이해하는 것만도 한참이 걸렸으니까요. 그때가 아이들 학교 여름방학이 막 시작한 올 6월말이었어요. 블로그를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 딸아이랑 사흘 밤을 꼬박 세워서 만들었답니다.
처음 만드는 거라 스킨을 선택하는 것만도 몇시간을 붙들고 샘플을 보고 좋은 것 찾는다고 무진 애를 썼고, 복잡한 기호어를 이해하는 것도 처음에는 힘들어서 그거 해답구하느라 여기저기 다 돌아 다니면서 문제해결방법 올려준 글들 읽고 적용하고, 그러다가 잘못되서 그동안 했던 것들이 다 엉켜버리기도 하고..눈물이 날 정도였지요. 지금은 우리 딸 그때 고생을 하도 해서인지 몇시간이면 만들 수 있다더군요. 메모장에 끄적거려 두었던 글도 가져다 올리고 드디어 초록누리의 블로그가 탄생했어요. 
그런데 우여곡절끝에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손님이 없는 거에요. 아무튼 그때 찬란한 유산 관련글을 몇 개 올렸어요. 뭐 반응은 없었지만 제딴에는 낑낑대고 열심히 썼던 글인데 이렇게 좋은 글이 묻힌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느날 제 블로그에 사람이 폭주하면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거의 사건수준이었지요. 그 글이 <찬란한 유산: 유승미(문채원), 유학보내지 마라> 라는 글입니다. 소위 베스트에 떴다고 하더군요. 우습게도 그때까지도 저는 베스트에 떴다는게 뭔지 몰랐습니다. 다음 메인에 걸렸다는 말 자체도 뭔지 몰랐으니까요. 그리고 탄력을 받아 다른 드라마 글도 몇개 올렸는데, 반응은 신통치 않더라구요. 얼마나 생각하고 심혈을 기울여서 쓴 글인데 아까운 글들도 많았어요. 제 개인적으로만.

그리고 제글에도 누군가가 와서 댓글도 달아주고 그러더군요. 저도 성실히 답글을 달아주었구요. 이게 글 쓰는 일보다 더 재미있을 때도 있어요. 그리고 한 달정도를 그런 상태로 지냈는데 우리딸이 그러는 겁니다. 엄마도 다른 사람의 글도 읽고 댓글도 달고 친구를 만들라고요. 저는 인터넷으로 만나는 친구에 대해 인식이 좋지않은 보수적인 마인드를 가진지라, 뭐하러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하고 친구하냐고 오히려 퉁을 줬지요.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분들이 자주 제방에 오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친한 이웃이 된 분들인데 딸 말도 있고 해서 저에게 오신 분들을 찾아 순례길에 나섰습니다. 갔더니 별천지인 거에요. 글도 훌륭하고 깊이가 있고, 어떤 분은 댓글이 100개가 넘어서 내려가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릴 정도더라고요. 처음에는 댓글 많은 분들 방에 가면 글만 읽고 나와버렸어요. 남의 댓글 훔쳐보는 것이 실례인줄 알고ㅎㅎ. 지금은 댓글이 많은 분들이라도 인사하고 싶은 분은 꼭 하고 나옵니다.
이게 블로그 이웃 만들기 지름길이라는 것도 한참 후에야 알았답니다. 제가 방문하는 분들 대부분은 제방에도 들려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오신분 오시지 않은분 구분은 안해요. 제가 좋은 분은 무조건 가서 읽거든요. 특히 문학관련, 예술관련글을 올리시는 분들 중(대표적으로 용짱님, 베짱이 세실님)에는 수준이 엄청난 분들이 많아요. 배울 점이 너무 많은 분들이지요. 거의 강의 수준인 분들도 많답니다.
이렇게 제게 있어 블로그라는 세상은 재미있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공간이랍니다. 마흔을 훌쩍 넘긴 이 나이에, 아무 것도 할 게 없을 것 같았던 제가 인생의 새출발과도 같은 기쁨을 발견한 곳이 블로그라는 세상입니다.

주절주절 제 얘기를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지만, 지금 아니면 이런 글을 쓸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블로그를 새로 시작하시려는 분들 혹은 블로그를 더 잘 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될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제 나름의 원칙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훌륭하신 분들이 워낙 많아 주제넘겠지만, 제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는 것이니 양해해 주세요.

저는 아직도 초보블로그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전히 블로그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속 같거든요. 그만큼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하고, 분야도 광범위하기 때문이에요. 
중요한 점은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글스타일이라든지 드라마나 사물을 보는 시각에 있어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라는 거에요. 저는 주로 드라마 리뷰를 쓰기 때문에 드라마와 관련해서 말씀드릴게요. 제가 하는 방법은 예컨데 <선덕여왕>리뷰글이라고 하면 저는 글을 올리기 전에 제가 썼던 이전 글들을 읽어보고 내용 정리를 다시 합니다. 그래야 글 흐름에 일관성이 생기거든요. 제가 예전에 <탐나는 도다> 드라마 리뷰를 꾸준히 올렸는데, 이를테면 <탐나는 도다>와 <선덕여왕>의 제 글 스타일은 전혀 달라요. 각각 드라마를 보는 시각이나 접근 방법이 다르거든요. 지금 올리고 있는 <아이리스>의 경우도 <아이리스>만의 글 스타일을 만들어서 올리고, 그 흐름을 유지하려고 해요. 예능 오락프로도 마찬가지로 제 나름의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예능프로 중 무한도전 경우는 소위 비판글과 창찬글이 섞이다 보니 무한도전 팬들의 항의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즐겨보는 프로라고 해서 무조건 칭찬하는 것은 제 생각에 어긋나고, 비판을 하는 이유가 애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기때문에 비판할 내용은 비판합니다. 물론 칭찬할 부분은 아낌없이 칭찬하고요. 이는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얼마전에는 제가 애정을 가지고 시청하고 있는 <선덕여왕>에 대해서도 몇가지 비판하는 내용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애정을 가졌다고 무조건 옹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잖아요. 아, 쓰다보니 갑자기 제 변명이 된 것 같지만...  
그런데 간혹 다음회 예고 라든지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는 내용들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보면 순간 멍해져 버립니다. 이분들은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가서 미리 알고 글을 쓰시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사진을 구하러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드라마 줄거리나 인물들에 대한 사전정보를 알려고 하지 않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미리 알고 나면 재미가 반감되잖아요. 차라리 저는 얼토당토 않은 제 추측이겠지만 상상글을 쓰는 편이지요. 이런 것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니까요. 이런게 저만의 스타일이고 온전히 제 글 속에서 제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이에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짜집기가 되면 그 순간부터 제 글의 흐름도 이상하게 돼버리고, 글도 엉망이 돼버린 경우가 한 번 있었어요. 한국에서 우연히 제글을 보게 된 남편이 나름대로는 관심을 가져준다고 설전을 벌였는데, 저희 남편이 어찌나 드라마에 대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길래, 제 머리 속에 남편생각이 심하게 박혀 버렸었나봐요. 그날 글은 정말 제 마음에 안들게 써지더라고요. 다음부터는 제 남편에게 드라마와 관련한 이야기는 입도 뻥긋 못하게 합니다.ㅎㅎ

블로그를 개설하고 처음에는 누군가가 제 글을 읽는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는데, 그렇게 시작된 초록누리 블로그가 오늘에 이르렀어요. 제 글을 읽어주신 분께 인사도 가고 친분을 쌓으면서, 저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 거지요. 블로그와 블로그 속의 이웃들이라는...
그 이웃들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제 글을 사랑해주는 분들과 함께 초록누리 블로그도 성장했고, 제가 베스트 블로거로 선정되어 황금펜을 받게 되는 영광스런 경사도 생겼습니다. 사실 황금펜에 대한 웃지못할 사연도 있답니다. 얼마전에 제 블로그에 문제가 생겨서 저희집 컴퓨터에서 블로그를 전혀 열수가 없었어요. 제 방도, 이웃들 방도, 다음 티스토리에 올린 어떤 글도 저는 볼 수 없는 상황이 된거에요. 제 사정을 전해 들은 이웃 용짱님(이분은 제 블로그 시작과 함께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 분입니다)께서 제 상황을 전해듣고, 공유기 문제일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시지 않았다면, 아직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거에요.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은 이웃님들이 제가 글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걱정해 주시고 조언해 주셨네요. 이제서야 그 글들을 확인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공유기를 새로 구입하고 이제야 제 블로그를 열었는데, 이웃분들이 오셔서 베스트 블로거가 된 소식에 축하글을 남겨 주셨어요. 그 글들을 보고 며칠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제가 베스트 블로거로 선정되어 황금펜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제 방에 오셔서 축하해 주신 이웃님들께 감사의 큰절 올립니다. 

감자꿈님, 갓쉰동님, 경빈마마님, 김명곤님, 깜신님, 꿀꾸리님, 내영아님, 너돌양님, 넷테나님, 뉴웨이브님, 도로시님, 둔필승총님, 드자이너김군님, 들까마귀님, 따뜻한카리스마님, 레인맨님, 루스님, 모과님, 미르-pavarotti님, 미자라지님, 바라님, 바람나그네님, 바람을 가르다님,별헤는 밤님, 베짱이세실님, 보라미랑님, 보링보링님, 분홍별장미님, 뷰라님, 빨간내복님, 뽀글님, Sun'A님, 세미예님, 숲속의방님, 아르테미스님, 악랄가츠님, 엘고님, 영웅전쟁님, 오롱이님, 유부빌더님, 윤서아빠님, 임현철님, 저녁노을님, 조정우님, 좋은사람들님, 주작님, 체리블로거님, 칫솔님, 카라님, 카르페디엠님, 카타리나님, 카푸리님, 타라님, 탐진강님, 태아는 소우주님, 털보아찌님, 파라마님, 파르르님, 펜펜님, 펨께님, 표고아빠님, 피앙새님, 피오나님, 핑구야날자님, 하랑사랑님, 효리사랑님, 흰소를타고님, DJ야루님, gemlove님, skagns님, TV속세상님, V라인&S라인님, White Rain님(에고, 하얀비님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분인데 처음 본문글에서 까먹었네요. 정말 죄송;;), 그리고 제가 미처 기억못하고 언급하지 못한 분들도 계실텐데.. 댓글 남겨주시면 추가할게요. ^^ 
제 실물 사진은 이틀 후에 휘리릭 내리겠습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다음에서 제게 황금펜과 함께 상금도 주신다고 합니다. 사실 이 상금에 대해 잠시 고민을 했어요. 이것은 제가 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다 이웃님들 덕분이라는 것 잘 압니다. 그런데 일일이 감사인사를 드릴 수도 없고, 국제소포로 선물을 드리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어요. 이웃분 중 김명곤님과 달려라 꼴찌님이 선물을 보내주셨는데 소포값을 보니 정말 장난아니게 비싸네요. 지면상으로 두분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커리커쳐를 그려주신 엘고님께도 여기서 감사 인사 거듭 드립니다.
이 상금은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아는 이웃님 중에 자원봉사를 하시는 아르테미스님께 상금을 전하고자 합니다. 연말연시도 다가오는데 이 분이 가시는 자원봉사 시설의 이웃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아르테미스님께 지난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직접 전하지 못하고 대신하게 해서 미안하고 또 감사합니다. 이웃님들은 제 감사와 사랑, 그리고 저의 팔팔 끓어 넘치는 이웃님들에 대한 마음이면 만족하시겠지요?
부족한 저에게 영광스러운 황금촉을 주신 다음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 인사드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인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캐나다에서 초록누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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