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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31 '1박2일' 나영석 피디, 독해져야 하는 이유 (10)
2011.10.31 13:55




고즈넉한 산세에 둘러싸인 강원도 영월 가정마을, 세가구 다섯명이 살고 있는 오지마을은 가을 추수철의 풍성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바쁜 일상에 지쳤던 시청자들 마음을 편하고 포근하게 해주는 곳이더군요. 먹거리도 밥상도 소박했지만, 멤버들 모두가 셰프가 되어 만든 음식이기에 맛깔스러워 보였고요. 특히 지원이 만든 청국장과 승기의 감고무밥(감자+무+고구마)이 미각을 자극하더라고요. 승기가 경련을 일으켜가며 사투를 벌였던 토종닭은 저녁복불복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닭다리 하나로 웃음주는 승기였지요.
영월 한우 5인분이 걸린 레이스, 휴대폰과 시계를 압수당한 멤버들은 오로지 감으로 3시10분까지 베이스캠프가 있는 가정마을을 찾아가 깃발을 뽑아야 했지요. 길을 물으러 인근 이발소에 들러 제작진이 시계를 감추기 전에 잽싸게 시간을 확인한 지원과 승기, 그 시간을 기준으로 이동거리와 시간을 유추해 보지만, 오차범위 5분내외를 정확하게 맞추기가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눈치 9단 은지원이 자신만만하게 승리를 확신했는데, 역시나 은지원의 감이 성공을 했지요. 그것도 정확하게 3시 10분에 깃발을 뽑아 제작진을 경악케 했지요. 데드타임에 맞춰 분주해진 제작진의 움직임을 간파한 지원의 재치가 빛났던 장면이었죠. 덕분에 한우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멤버들입니다.
주인없는 야생 돌배? 이수근과 제작진의 실수
가정마을의 한 주민 집을 베이스캠프로 저녁복불복이 시작되었고, 제작진은 이제 추첨하는 복불복도 귀찮다며 멤버들에게 미션이 적힌 종이를 임의로 던져주었죠. 이 대목에서 제작진이 슬럼프에 빠졌나 싶어(설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불만스럽더군요. 뭐니뭐니해도 1박2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복불복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재미가 나오는데, 이렇게 설렁설렁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시청자의 애정에서 나오는 태클이니 기분 상해 하시지는 말고요. 사실 옐로우 카드는 이미 한장 더 던진 상태였습니다. 가정마을 베이스 캠프로 오는 시골길에서 이수근이 논란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은 모습을 보여주어 우려가 되었거든요. 
베이스캠프로 가는 시골길에서 노지의 야생 단감을 보고, 이수근과 멤들이 잘익은 홍시를 따먹는 장면이 나왔지요. 주인없는 야생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속살이 꽉찬 홍시를 보니 군침도 돌았지만, 순간 저렇게 막 따먹어도 되나 싶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함께 발견한 돌배 역시 시청자에게 아무런 양해없이 따서 먹는 모습에 말이 불거져 나올까 조마조마하게 봤답니다.
농가에서 추수철에 고추나 수확한 쌀을 훔치는 도둑들이 극성을 부려, 농가 주민들이 울상이라는 기사를 한두번 접해본 것이 아니라서 말이지요. 시골인심이 아무리 후하고 인정넘친다고 하지만, 울타리 밖에 있는 것이라고 그냥 먹는 모습이 우려스럽더군요. 물론 주민들의 양해를 구했으리라고 생각되지만, 시골에서 함부로 농산물이나 과실을 따먹으면 안된다는 것을 자막으로 표기를 해주었으면 좋았겠다 싶네요.
강원도 영월편은 제작진이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라는 컨셉을 주기는 했지만, 제작진의 의도와는 엇나가는(?)  멤버들을 보며, 이것이 아기자기하고 편한 리얼의 문제점으로 부상될 것같은 우려가 들더군요. 기가 막히게 정확하게 깃발을 뽑아 버린 은지원, 일사분란하게 저녁요리를 준비하는 멤버들을 보는 나영석 피디의 표정이 잠깐 허탈하면서도 심각하게도 보였습니다.
방송중에도 나영석 피디가 의도한 그림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하는 멘트도 나왔듯이, 멤버들이 각자의 분량을 뽑아내는 노력과는 별개로, 제작진의 의도를 읽고 판을 짜는 것도 필요한데 지금은 미션완료, 성공에만 몰두한 나머지 모험을 시도하는 멤버가 없지요.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 편해졌다는 시청소감도 많지만, 생고생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던 것은 제작진과의 대치 대립상황을 즐기고자 하는 면도 적잖이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의 착한 멤버들은 제작진을 곤경에 빠뜨리기 보다는 주어진 것을 너무나 정석대로 풀어가고 있지요. 방송이 물 흐르듯이 편하게만 흘러간다는 것은, 리얼 예능의 돌발적이고 의외적인 재미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강호동의 하차이후 멤버들이 더 똘똘 뭉치고 노력하는 모습에 응원과 격려를 누구보다 열나게 하고 있는 열혈시청자지만, 여전히 강호동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강월여행에서 강호동이 깜짝 등장해서 누구보다 반갑기도 했고요. 강호동이 1박2일에서 하차를 했다고 하지만, 강호동과 함께 한 추억마저 잊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 가슴 한구석이 여전히 허전하고, 울컥해지기도 하더군요.
현재 1박2일의 문제점은 악역을 자처한 강호동 캐릭터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분위기나 상황을 정리하는 멤버들이 없다는 겁니다. 이승기 역시 과하게 나댈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강호동 하차이후 승기가 몸을 던져 웃음을 뽑는 해결사로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승기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가다보면 그또한 부작용이 커질 수도 있는 문제지요.
제작진도 이를 모르지 않기에 적절하게 분량을 조절하고 있고, 다행히 멤버들도 자기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5인체제가 빠른 시간에 안정되었지만, 어딘지 김빠진 콜라같은 분위기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예능초보 엄태웅에게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고, 이수근이 그 역할을 해줘야 자연스러운데, 1인 원맨쇼를 하느라 이수근은 전체를 보는 리더역할은 못하고 있지요. 이수근의 즉흥적인 애드립이 큰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마이크만 주어졌다 하면, 이수근표 행사진행을 보는 것같아 지루함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지난 번 승기의 너우동 노출촬영에서도 승기의 노출이라는 그 좋은 재료를 가지고, 승기는 승기대로 고생만 시키고, 나중에는 채널을 돌렸다는 시청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적절하게 태클을 걸고 끊어주는 멤버가 없다보니, 살짝 적정선을 넘는 시간끌기가 과하면 모노쇼로 될 우려가 적지않지요.

승기를 부르르 떨게 한 토종닭님 대박!
리얼예능의 핵심은 시청자가 자리에서 뜨지 못하게 고정할 수 있는 흡입력입니다. 그런데 이번 영월편은 한시간동안 포장도로만을 달리다, 마지막 저녁복불복 2부에서야 예능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수근이 요리한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한 토종닭님이 대박이었죠. 차돌도 씹을 나이 승기조차 팔을 부르르 떨며, 이겨볼테닷!하고 도전을 했지만, 번번히 이빨자국만 남기고 후퇴해야 했고요.
그리고 태웅의 블랙홀인 업그레이드된 딸기게임이 깨알같은 재미로 이어졌지요. 닭다리와 싸우는 승기, 5초만에 밥 네숟가락을 먹는 폭풍숟가락질 이수근, 웃다 밥알이 코로 솟구치는 은지원때문에 저역시 킥킥거리며 심하게 웃었습니다^^.
강아지와 함께 하는 태웅의 모습은 그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지요. 번번히 딸기게임에서 실패한 엄태웅이 마지막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당첨되어, 홀로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묵묵하고 든든한 형의 모습을 보는 것같아 좋았네요. 본인도 별로 먹지 못했으면서 스탭에게 식사했느냐고 챙겨주기도 하고," 카메라도 닦아줄까요" 라며, 농담도 건네는 모습이 은근히 웃기는 엄태웅이었습니다. 억지스럽지 않고 조근조근 웃겨주는 엄태웅, 날로 늘어가는 예능감을 지켜보는 것도 요즘 1박2일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강호동의 하차이후, 여전히 재미는 있지만 뭔가 톡쏘는 맛이 없는 편안함에 문제점은 없을까 생각하며, 이번 영월편은 편한 마음으로 보다는 진지하게 봤습니다. 1박2일을 너무나 아끼는 시청자이고, 매주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예능비타민으로서 마지막까지 잘 갈무리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냥 '재미있었다', '대박 웃겼다'는 식의 입바른 칭찬만을 해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당신이 뭔데?라고 반문하면 뭐, 딱히 할말은 없지만, 그저 애정이 넘치다보니 말이죠.

나영석 피디, 독해져야 하는 이유
이번 영월편은 가을이 영근 동강주변을 가을 스케치를 하듯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멤버들의 모습에서 큰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흡입력에서는 감점요인이었습니다. 레이스에서도 멤버들에게는 절박함같은 것이 보여지지는 않았어요. 섬 촬영을 죽기살기로 피하고 싶어하는 눈치도 아니었고요. 다시말해 제작진의 미션실패에 대한 벌칙이 너무 약했다는 겁니다. 그만큼 멤버들에게는 이미 단련이 되어 벌칙의 강도가 크게 느껴진 것같지도 않고 말이지요. 이 점은 과장엄살을 떨며, 절대로 실패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던 강호동의 부재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밥이 걸린 복불복에서도 강호동이 쓰러지기 일보직전으로 먹을 것에 집착하는 모습은, 꼭 미션을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이어졌고, 시청자는 미션의 난이도와는 별개로 미션성공여부에 촉각을 곤두서고 지켜보곤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이런 미션성공에 대한 절박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까탈스러운 지원을 제외하고는 다들 무던하게 벌칙을 감수하리라는 것이 느껴져 버리기 때문이죠. 승기, 수근, 태웅, 종민 모두 걸리면 걸리는대로 군말없이 하는 스타일이잖아요.
나름대로는 1박2일을 애청자의 시선이 아닌, 한 발 떨어져 좀 냉정한 시청자가 되어보자고 봤는데, 강호동의 대안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더군요. 강호동의 캐릭터가 굳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리얼예능에서 흐름을 바꿔버리는 돌발적인 상황이나 긴장감은 예능프로가 소홀히 해서는 안될 큰 재미지요. 1박2일에서 강호동과 은지원이 이 역할을 주로 해왔었지만, 분위기를 읽고 리드해갔던 것은 강호동이었지요. 이 과정에서 제작진과 힘겨루기, 혹은 두뇌싸움을 하는 멤버들의 반기가 큰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작진이 준 미션성공에만 열을 올리는 나머지, 오로지 성공만이 목표가 되고 있지요. 다섯명이 똘똘 뭉친 모습도 좋지만, 모두가 모범생화 되어가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예능을 편하게 보면 안되느냐는 반문도 물론 있겠지만, 적절한 자극도 필요하지요.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대안이 바로 나영석 피디입니다.

단점극복프로젝트를 비롯, 사실상 강호동 하차이후 가장 큰 웃음은 승기와 제작진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입니다. 저녁복불복으로 5초내에 밥을 먹으라는 단서를 붙인 것도 그 하나의 예였지요. 지금의 착한 멤버들에게서 더 많은 것들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멤버들을 자극해 주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업그레이드된 딸기게임을 통해 엄태웅과 김종민을 주목하게 한 것도 좋은 예라 할 수 있고요.
혹자는 지나친 피디의 개입과 출연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나영석 피디을 비롯해 제작진은 이미 제6의 멤버화가 되어있고, 그 참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지요. 이는 카메라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제작진이 멤버들에게 독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이에요. 똘똘 뭉쳐서 열심히 하는 멤버들은 이들이 괜히 예능정예부대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면 이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이제는 제작진이 특공부대쯤이 되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사람좋은 나피디, 언제나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멤버들을 쥐락펴락하기도 하고, 때로는 멤버들이 그를 쥐락펴락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좀 독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편안함 못지않게 긴장과 자극 또한 리얼예능에서는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에요. 착한 멤버들에게 독한 제작진이 필요한 때입니다. 물론 이 말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싸우라는 말이 아니라는 것은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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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0
  1. 지나가다 2011.10.31 14:19 address edit & del reply

    다큐 전문 나영석pd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려는 멤버들을 보니
    점점 예능에서 다큐로 진화(?)되어가는 느낌이랄까~~
    점점 흥미를 잃게 되더군요
    강호동의 부재만 부각되어버린 꼴이네요

  2. 라이너스™ 2011.10.31 14: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강호동의 빈자리를 나pd의 연출로 매꿔줘야겠죠^^
    좋은글 잘보갑니다.^^

  3. FreeOver 2011.10.31 16:42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저도 아내랑 같이 잼있게 봤어요~ 그런데 왠지 옛날처럼 그 맛은 안 나는거 같더라고요~

  4. 부앙 2011.10.31 17:2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시골길에 있는 과수에 멋대로 손대도 되나 싶었습니다. 어쩌면 돌배나 사과나무 전부 주인 있는 것일 수도 있는데- 쉽사리 야생의 것이라고 단정 짓는 거 같아서 조금 조마조마했죠. 안 그래도 시골 놀러간 사람들이 밭에 있는 고구마며 과일이며 제멋대로 훔쳐가는 통에 농사 짓는 분들 속상함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5. 2011.10.31 18:4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태곤 2011.10.31 19: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인제 5개월정도 남은건가요? 인제 슬슬....^^;

  7. 온누리49 2011.10.31 20: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즈음은 지나는 길에 열매 하나 맘대로 따 먹을 수 없는데
    이런 방송 이후 조금은 주의를 해야할 듯 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10월 한달 마무리 잘 하시고요^^

  8. 박씨아저씨 2011.11.01 09:11 address edit & del reply

    11월입니다~ 초록누리님 온통 가을빛으로 물드는데 초록누리님 방은 여전히 초록입니다~
    11월도 화이팅 하세요~

  9. 맥브라이언 2011.11.01 14: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천하고 갑니다. http://macvideo.tistory.com/

  10. 맥브라이언 2011.11.01 14: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거 보니까 갑자기 1박2일 보구 싶네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