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성'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9.03 '제빵왕 김탁구' 구일중의 미션, 탁구를 청산으로 보낸 속뜻 (19)
  2. 2010.09.02 '제빵왕 김탁구' 구일중의 치밀한 연극, 무엇을 노렸나? (20)
  3. 2010.02.21 '무한도전' 죄와길 속의 웃지 못할 씁쓸함 (24)
2010.09.03 08:47




탁구의 진심은 결국 통했습니다. 빵쟁이의 진심, 구일중이 거성을 일군 30년 빵쟁이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지키는 데 성공한 탁구입니다. 탁구가 마준이와의 봉빵대결에서 팔봉선생의 명예를 지켰던 것처럼 말이지요. 구일중의 계획은 이것이 다가 아니었지요. 탁구의 능력을 거성식품에 검증시켜 보이는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마준이는 마케팅부서의 팀장으로, 탁구는 죽어가는 청산공장을 살리고, 새로운 신제품을 만들라는 이사회의 유예결정이 내려졌지요. 이 역시 구일중이 사전에 안배한 계획이고요.
탁구를 청산에 내려 보낸 구일중은 용의주도한 인물입니다. 구일중은 제 집 기둥뿌리가 어디서부터 썩어가고 있는지, 대도가 누구인지 대대적인 손질과 도둑축출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청산공장에서 빼돌려진 막대한 자금의 행방은 보나마나 한승재의 수중으로 들어갔을 것이고, 구일중은 공금횡령의 증거를 탁구를 통해 잡으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한승재가 빼돌린 돈이 20여년전의 10억 규모라면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한승재가 서인숙에게 과거의 한승재가 아니라고 큰소리 뻥뻥 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요. 거성을 야금야금 기둥뿌리를 흔들어 통째로 무너뜨리고, 먹어 삼킬 야욕을 가진 한승재는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은 무서운 야욕덩어리였습니다. 제가 비교하기가 쉬운 화폐가치는 아파트 가격인데요, 당시(1989년 즈음) 지금의 최고의 학군 강남 8학군의 노른자위 은마아파트 30평형대가 1억원선이었고,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가격상승이 있었으니, 당시 10억의 규모도 대충 짐작이 될 듯합니다. 한승재가 이런 막대한 공금을 횡령했다면 진짜 큰도둑놈이네요. 이 일에 서인숙까지 연루되었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탁구의 일침, "우리는 빵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사회에서 마준이를 향한 탁구의 일침이 멋졌습니다. 마준이가 거성식품 향후 10년 프로젝트라며 내놓은 계획안은 저가의 양산빵이 아닌, 고급 고가 이미지로 탈바꿈하자는 거창한 계획이었습니다. 마준이의 기획의도는 시작부터 거성의 기업이념과는 다른 방향이었지요. 양산빵이라는 것이 저가로 서민들에게 한 끼니 배고픔을 달래주자는 목적이었으니, 구일중이 양산빵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과는 다른 것이었지요. 구마준은 이래서 안되는 거예요. 아직까지도 구일중의 기업이념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구마준이 거성을 접수한다면 불을 보듯 뻔한 기업가의 길을 가겠군요. 춘배처럼 돈을 쫓아 빵을 굽는 사람 말이지요.
기획안 발표를 앞두고 버벅대고 실수를 하는 탁구, 탁구답게의 답은 예상대로 빵이었어요. 새벽부터 거성식품의 제품과 같은 빵을 구워 온 탁구의 빵, 그 빵에는 구일중의 빵쟁이로서의 진심이 들어 있었어요. 구일중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거성, 즉 거성을 일궈 온 빵맛을 지키는 것이었어요. 구일중이 탁구를 자신의 대리인으로 세운 이유, 그것은 탁구의 빵에 담긴 진심이 자신의 그것과 같았기 때문이었어요. 오랜 시간 동고동락해 온 거성의 임직원이라면, 구일중의 빵맛을 잘 알고 있을 것임을 구일중은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과거의 맛을 고집하는 것으로는 발전이 없다는 마준에게 "고유의 맛을 지키는 자체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도 있어. 우리는 기업인이기에 앞서 빵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걸 명심해라, 구!마!준!"이라고 일침을 날리는 탁구, 브라보!입니다.
"아는 것 없는 저를 회장님이 이 자리에 세운 것은 제가 빵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회장님의 빵에는 지난 30년 회장님이 지켜온 자존심, 자부심이 들어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거성식품을 지켜 온 힘은 결국 빵맛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회장님이 자신의 뜻을 지켜 달라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새벽부터 구워 온 탁구의 빵은 정확하게는 구일중이 만들어 팔고 싶었던 빵이었어요. 거성에게 닥친 위기는 후계자 자리 다툼이 아니라, 빵맛의 변질임을 구일중은 탁구를 통해 풀어 가고자 합니다. 탁구 스스로 입증하게 될 능력이야말로, 당당하게 거성의 장남 김탁구의 자리를 인정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주도면밀한 구일중의 속뜻이기도 하지요. 탁구의 빵에 담긴 빵쟁이 구일중의 진심은 이사회를 술렁이게 하고, 결국 이사회는 탁구의 손을 들어 주었지요. 또한 한 달후 재 이사회를 열어 대표문제를 결정하겠다며, 탁구에게 새로운 미션을 줍니다. 바로 탁구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개발과, 위기에 빠진 거성을 구하고, 대도(한승재)를 잡으라는 일입니다.
청산으로 내려간 탁구가 본 것은 쓰러지기 일보직전 거성의 실체였어요. 왜 아버지가 자신을 청산공장에 내려 보냈는지, 왜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고 했는지 알 것 같지요. 공장은 엉망이었고, 청산공장에서 출하되는 빵은 구일중의 얼굴에 먹칠하는 빵들이었어요. 이 모든 것이 누군가에 의해 빼돌려진 자금때문에 제대로 공장이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된 탁구입니다.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탁구가 찾아간 곳은 팔봉빵집이었지요. 진심으로 고개숙여 도움을 청하는 탁구에게 팔봉식구들은 탁구를 돕기 위해 청산공장에 위장취업을 하지요. 탁구와 팔봉집 식구들이 청산공장의 비리는 물론, 위기의 거성을 살릴 신제품도 함께 만들게 될 듯 싶습니다. 양미순까지 내려오면 무적의 독수리 오형제인데 말이죠. 

벼랑 끝의 한승재, 가까워지는 파멸
청산공장으로 내려가서 신제품을 개발해 오라는 이사회의 결정에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한승재, 역시 꿍꿍이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청산공장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한 공장으로 전락해 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청산공장을 이름뿐인 거성의 제2공장으로 만든 것은 한승재의 눈 가리고 아웅 도둑질때문인 듯 싶더군요, 공장장을 매수해 청산공장으로 지출되는 돈을 한승재가 비자금으로 마련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청산공장에 구일중이 시찰을 나갈 때는 교묘하게 눈속임으로 구일중을 속여왔겠지요. 가장 믿었던 수족이 가장 큰 도둑이었으니, 등잔밑이 어두운 구일중입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한승재의 비리를 캐내려고 하니 다행이에요. 그러고 보니 한승재가 꾸민 교통사고가 구일중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준 셈이 된듯 하군요.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한승재의 꼬리가 어떻게 밟히고 잘려 나가는지, 이제부터 속시원하게 파멸해 가는 과정을 보게 될 듯합니다. 더구나 구일중의 부탁을 받은 진구형님이 한승재의 악행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니, 벼랑끝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될 한승재입니다. 과거 미순이 절벽아래로 떨어졌던 것보다, 더 깊은 천길 낭떠러지에 말입니다. 가는 길에 이왕이면 서인숙의 손도 꼭 잡고 함께 가길...
아마도 한 달 뒤에 열릴 이사회에서 한승재의 공금횡령 사실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고, 더불어 한승재의 범행 모두가 드러나게 되겠지요. 이런 놈은 쇠고랑도 아깝고, 콩밥도 아까운데 어쩔까 싶네요. 한 사흘 멍석에 말아서 몽둥이찜질을 한 다음, 호랑이 굴에 던져 주었으면 싶어요. 

혀를 내두르게 하는 서인숙의 아들 선호사상
팔찌의 협박에 서인숙이 마준에게 유경과의 결혼을 승낙하겠다고 했지만, 서인숙이 어떤 여자인데 유경을 며느리로 받아들일까 싶었어요. 역시 유경이 환경을 빌미로 결혼을 방해하려고 하는 서인숙입니다. 저는 이번 회를 보며 서인숙의 기막힌 모습에 맞아 본 놈이 더 잘 때린다는 말을 떠올렸는데요, 시어머니 홍여사의 아들 선호사상 못지않은 서인숙의 작태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습니다.
신유경을 불러 다짜고짜 무릎을 꿇게 하고는, "그런 굴욕적이고 능멸당하고 무시당하는 기분으로 평생을 살게 해주마" 라고 으름장을 놓지요. 그런데 한술 더 떠 아들을 낳을 때까지는 혼인신고도 해주지 않을 거라는 서인숙의 말에 머리가 다 띵해 오더군요.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홍여사에게 시집살이 매섭게 당했던 자신의 수모를 고스란히 신유경에게, 아니 몇곱절은 더 치욕적으로 갚아 주겠다는 서인숙을 보니, 어이가 없더군요. 이런 여자는 매도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분같아서는 멍석에 말아 실컷 두들켜 패주고 싶은데, 여자를 때릴 수도 없고, 조선시대라면 혀 깨물고 자진을 하던지, 은장도를 쥐어 주던지, 무명이라도 한필 끊어서 목이라도 매달으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팔찌의 비밀을 마준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텐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서인숙, 되물림하는 듯한 아들선호 사상을 보니, 너무 괘씸스럽고 인간같지도 않아서 말입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탁구가 눈앞에 있음에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감히 자식 앞에 부끄러워 나서지 못하던 김미순과 너무 대조적인 엄마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암튼 서인숙이나 마준이는 발싸개 같은 패륜녀, 패륜자식이에요. 
유경을 본 폭력아버지, 사람될까?
서인숙과 마준이와 함께 웨딩드레스를 입으러 간 신유경, 이 여자의 정신상태도 과히 정상은 아닌 듯 싶어서 애정은 없지만, 그래도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유경 앞에, 또다른 거지 발싸개 같은 폭력아버지가 나타난 것을 보니 마음이 안타까워 지기는 했어요.
유경의 아버지를 마준이와 유경앞에 나타나게 해서, 유경이 마준의 짝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순순히 물러나게 하려는 서인숙과 한승재의 치졸함은 상상초월 유치찬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경아버지가 유경이를 딸자식이 아니라고 부인해 버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탁구가 했던 말, "단 한 번만이라도 아버지 노릇을 해줄 수 없겠느냐"는 탁구의 말을 차를 타고 오는 내내 유경아버지가 돌덩이처럼 안고 있던 것 같기도 했거든요. 그러거나 말거나 유경과 마준이의 결혼에 그닥 관심도 없고, 응원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말입니다.
유경아버지가 딸이 아니라고 부정해도, 유경이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장면도 혼자 상상은 해봤어요. 아무리 행색이 초라하고 가진 것 없는 아버지이고, 유경에게 갖은 폭행으로 어린 시절 상처만을 안겨줬던 아버지였지만, 아버지라는 것마저 부인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서인숙의 인간적인 멸시에 복수라는 말을 가져다 붙이기는 했지만, 저는 복수라기 보다는 유경의 이해불가한 똥고집때문에 마준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여서, 이런 유형의 인물을 좋아해주기는 힘드네요. 

엇갈리는 미순과 탁구, 내새끼 탁구야
지난 회 가장 기대가 되었던 탁구와 미순의 만남이 불발로 끝나고 말았네요. 작가님, 미워요!ㅜㅜ 14년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그리워 해 온 엄마와 아들을 이렇게 또 엇갈리게 하다니... 물론 더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해후를 위해 조금 뒤로 미뤄 두었겠지만요.
그럼에도 미순이 탁구앞에 나서지 못하는 마음은 뭉클해지더군요. 늠름하게 잘자라 준 아들, 미순은 탁구에게 부끄럽습니다. 12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집에서 버려진 후 어떻게 자라왔는지 모르지만, 탁구는 어렸을 때와 변함이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사 잘하고, 목소리 우렁차고, 구김살 하나 없이 탁구가 웃습니다.
그런 탁구 앞에 14년을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미순은 자식앞에 부끄러울 뿐이에요. 미순은 큰사모님 홍여사에게 아들 탁구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거라고 했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되지요.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서인숙에게 협박편지를 보내고, 거성의 지분을 사들이고 했던 미순은 지나 온 모진 세월, 복수의 칼만을 품고 살았던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겠지요.
마음으로는 한달음에 달려가 내새끼 탁구의 얼굴을 얼마나 쓰다듬어 보고 싶었을까요. 얼마나 안아보고 싶은 아들 탁구인데, 미순은 탁구를 위해 뛰어가고 싶은 발을 멈추고 맙니다. 이사회의 소식과 탁구가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으니, 더욱이나 탁구에게 혼란을 주고 싶지 않은 미순입니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탁구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먼발치에서 어른으로 멋지게 자라준 탁구의 얼굴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미순은 행복합니다.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미순이 한편으로 탁구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이유는 또 있었지요. 14년전 미순을 납치해서 탁구와 떼어 놓으려 했던 이유가 탁구를 온전히 구일중의 장남, 거성가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구일중의 고백 또한 떠올렸을 미순입니다. 탁구가 구일중의 아들로 당당하게 거성가 큰 인물로 자라 훌륭한 인물로 자랄 수 있다면, 미순은 탁구 앞에 영영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탁구의 앞날에 방해를 주고 싶지 않은 미순입니다.  
하지만 부모자식간의 천륜을 끊을 수 없는 법, 탁구를 본 미순이의 병세가 악화되기만 합니다. 곡기를 끊어버린 미순때문에 닥터윤이 몰래 탁구를 만나러 갔지요. 탁구가 드디어 엄마의 소식을 들을 수 있겠네요. 언젠가는 꼭 만날 것이라 믿었기에, 멋진 빵쟁이가 되어 부끄럽지 않은 아들로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탁구,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오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이름 엄마, 엄마가 살아있다고 합니다.
다음 회 엄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될 탁구의 기쁜 오열에 벌써부터 눈물이 쏟아지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순이는 지금 한승재의 명령에 따라 조진구가 납치 아닌 납치를 하고 있는 중이니, 없어진 엄마때문에 억장이 무너질 탁구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진구형님이 미순이 안전하다는 정도의 힌트는 남겨 주었으면 싶네요. 탁구가 걱정하고 불안해 할 것을 생각하면 말이에요.
아무래도 미순과 탁구의 모자상봉은 청산공장에서의 미션을 멋지게 완수하면서 이뤄질 것 같죠? 미순의 시력이 더 나빠지기 전에 탁구의 얼굴을 똑똑히 봐야하는데, 걱정이네요. 그래도 미순에게나 탁구에게나 좋은 소식이에요. 서로 살아있다는 것은 알았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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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2 09:09




상습적인 도둑을 잡는 방법 중 하나가 집을 비워주는 일입니다. 좀처럼 꼬리가 잡히지 않는 도둑을 잡는 방법은 그 도둑이 경계를 허술하게 한 다음, 밖에서 망을 보다가 덮치는 방법이지요. 구일중의 연극이 바로 집을 비우고 도둑들이 마음놓고 집을 털어보게 하는 시나리오였네요. 박변호사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는 구일중을 보고 잠시 혼란에 빠졌습니다. 구일중은 무섭고 치밀하고 영리한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이 도둑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도둑들에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두 팔 두 발 잘린 모습으로 누워있는 것이었습니다. 거성가의 도둑은 밖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곁에 그것도 집안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구일중의 거성을 지키기 위한 위험하고 과감한 연극이었지요.
구일중의 치밀한 연극
아버지 구일중을 지키겠다고 거성가로 들어간 탁구, 결말을 위해 드라마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긴 시간 돌아서 모든 문제의 발단이었던 탁구가 거성가로 돌아 온 이유와 서인숙과 한승재의 비밀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일보직전으로 헝클어진 조각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이 모든 일이 구일중의 치밀한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암시되어 충격적입니다. 기둥뿌리 썩어가는 것도 모르던 구일중이 바보가 아니었고, 위험한 도박임에도 구일중은 모든 것을 걸어야 했습니다. 거성을 지키느냐 뺏기느냐라는 도식적인 양분법으로 구일중의 연극을 분석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이면에 있는 구일중의 보다 복잡한 심정을 읽었습니다.
뇌출혈까지도 구일중의 치밀한 계획의 일부였는지는 모호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견하고 준비했던 일들이었지요. 뇌출혈을 스스로 조작했다고는 보여지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구일중의 목숨이 협박받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한 일이었기 때문이지요. 뇌출혈은 구일중에게 암암리에 닥쳐오던 신변의 위협과 별도로 일어난 일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구일중은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했고, 그것이 탁구에게 전해진 위임장이었지요. 
거성가로 온 탁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서인숙이 구일중이 쓰러졌으니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을 심산으로 들어왔느냐고, 그녀다운 추잡한 속물근성을 드러내지요. "저는 지금 여기 회장님의 아들로 온 겁니다, 작은 사모님". 탁구의 당당함이 멋지더군요. 누워있는 초라한 아버지, 자기편은 한사람도 없는 거대한 거성가에 누워있는 아버지는 고독한 가장이었어요. 한번도 불러드리지 못한 구일중에게 탁구는 처음으로 아버지라고 불러봅니다. "스승님에 이어 회장님마저 잃을 수는 없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켜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탁구가 내민 구일중의 위임장은 거성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지요. 서인숙과 한승재는 38%라는 거대 지주의 자격을 가진 탁구로 인해 마준이의 입지를 지키지 못할까 걱정이고, 마준이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은 구일중에 대한 원망과 분노만을 키울 뿐입니다. "그만하라고 사정하고 애원할 때까지, 그자식을 밟고 또 밟아 버릴 거예요. 당신이 그렇게 사랑하는 그놈을 내가 어디까지 고꾸라 뜨리는지 두고 보세요".
마준-유경, 동반 파멸하나
이사회에서 차기 후계자로 입지를 굳히려는 마준은 이사진들의 표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컨설팅, 마케팅, 재정전문가들과 거성의 사업계획을 착실히 준비합니다. 탁구는 탁구대로 자신의 방법으로 이사회 준비를 하지요. 산더미같은 서류들, 어려운 경영용어들을 탁구는 알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까막눈이지요. 못된 마준이 녀석이 이사진 임원들에게 말했듯이, 국민학교 중퇴에 길거리에서 깡패로 굴러먹다, 한 2년 팔봉빵집에서 빵을 만들어 봤던 것이 탁구의 이력 전부니까요. 그런 쓰레기같은 녀석과 저울질을 할 거냐던 마준이, 정말 날이 갈수록 하나도 변함없는 쓰레기 사고방식을 가졌으니, 이 녀석에 대한 실오라기 같은 애정이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없어지네요.;;;

결말을 향할수록 오락가락하는 마준이와 신유경의 분별력없는 캐릭터는 애정을 주기가 힘이 듭니다. 마준이는 시청자의 동정심을 위한 인간적 고뇌를 보이는 듯하다, 상처 한번 받으면 악마캐릭터로 돌아가고, 신유경은 거성식품으로 돌아와야 할 명분도 자존심도 팽개치고, 비서실에 떡하니 출근을 하니, 이해불가 불쌍한 캐릭터로 전락해 버린 듯 합니다.
마준이가 채워준 서인숙의 비밀팔찌는 고작 신유경과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협박용에 불과했으니, 그 사건의 중대함마저 마준이의 비뚤어지고, 이기적인 사랑놀음에 의미가 퇴색해 버린 듯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엄마, 입 닥치세요"의 협박용 소품정도 밖에 안됐으니 말입니다. 서인숙의 뉘우침을 위한 실오라기같은 희망이었는데, 마준이의 이기적인 사랑을 위한 도구였다니 실망스럽네요.
서인숙의 패륜적인 할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방치죄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현장 증거물이 고작 사랑을 위한 협박소품이 되어 버리고, 자식에게 자신의 치부를 들킨 서인숙이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고 이사회에 나타나니, 이들 구제불능 기형패밀리는 끝장이 날때까지 갈데까지 가보자인가 봅니다. 
그래서 이제는 대놓고 구일중과 탁구의 거성을 응원하고 싶네요. 마준이와 서인숙, 그리고 한승재의 기형패밀리의 손에 거성식품을 맡기느니, 탁구가 거성식품을 이어받을 뜻이 없다면, 기업을 통째로 사회에 환원하라는 충고까지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하고 있는 자경이가 있다고 하지만, 상속의 의미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더 공부나 했으면 싶고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새파랗게 젊은 경영인들이 '핏줄입네' 하고 경영일선에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거든요.
구일중, 마준에게 1%의 지분도 주지 않은 이유
단 1%의 지분도 자신에게 주지 않은 구일중에 대한 분노와 서운함이 마준이의 마성에 더욱 부채질을 했지만, 구일중으로서는 당연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구일중이 계획한 시나리오였다는 것에도 그 근거가 있지만,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1%의 지분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마준이에 대한 애정문제와는 별개로 봐야 합니다. 구일중이 탁구에게 모든 지분과 권한에 대한 위임장을 준 것은 서인숙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함이에요. 단 1%가 아쉬운 마당에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1%의 지분도 마준이에게 넘어가게 해서는 안될 일이지요. 구일중은 마준이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 없었을 겁니다. 핏줄이다 아니다를 떠나 마준이의 품성이 회사를 경영할 자질이 되지 못한다는 구일중의 판단때문이었겠지요.
지금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구일중의 싸움은 핏줄의 싸움이 아닌 회사경영에 관한 싸움이에요. 구일중이 서인숙측으로 회사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구일중 다음으로 최대지주인 서인숙의 지분을 받을 사람이 마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지분을 줄 수는 없었을테니까요. 혹시라도 유산상속이었다면, 저는 구일중이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탁구에게 주는 서류를 작성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구일중의 위임장은 구일중이 유산분배를 했다거나 상속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라고 생각해요. 구일중의 권한을 대신할 권리를 위임한다는 의미이지, 탁구에게 모든 재산과 지분을 상속한다는 의미는 아니지요. 위임과 상속의 의미는 여기서 법적으로도 구분될 듯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자료조사를 하지 못했네요. 막말로 탁구가 '에라 모르겠다, 거성이고 뭐고 다 싫다'라며, '마준이 너 다 가져라'고 줘버려도 된다는 말이에요. 물론 탁구가 그럴 일도 없을 뿐더러, 구일중이 탁구의 생각과 품성을 믿었기에 모든 것을 위임하고, 뒤에서 지켜보는 중이겠지만요. 
  
탁구의 마준을 이기는 방법 '김탁구답게'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이 회복할 때까지 거성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지요. 그리고 자신이 할 일이 끝나면 팔봉빵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합니다. 탁구의 집, 탁구의 고향, 탁구의 스승 팔봉의 가르침이 있는 곳 말이지요. 탁구가 주먹을 버리고, 처음으로 엄마를 찾는 것 외에 꿈이라는 것을 가졌을 때, 탁구의 꿈은 빵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빵을 굽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그런 탁구에게 빵을 파는 사람들의 비전과 꿈을 만들어보라고 합니다. 빵을 파는 회사의 문제는 탁구가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지요. 
탁구가 찾은 답은 미순의 화이팅에서 얻은 것처럼 단순합니다. "나답게, 김탁구답게"입니다. 탁구는 경영을 모릅니다.  거성을 죽이고 살리는 것도 서류가 아닌 빵에 있다는 것 밖에는 몰라요. 빵만드는 회사니까요. 탁구가 거성을 배우는 방법은 복잡한 서류들을 통해서가 아니었어요. 거성식품의 빵이었지요. 지난 3년간 잘 팔린 빵과 안 팔린 빵의 맛과 문제점, 소비자들의 반응은 거성 식품의 빵이 말해주는 거에요. 탁구는 그것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지요. 빵을 통해 문제를 보는 것, 그것이 탁구의 방법이에요. 탁구는 빵밖에 모르니까요. 
탁구의 탁구다운 방법은 전문가로 구성된 마준이의 계획안처럼 거창하지는 않겠지만, 탁구의 진심은 통하리라고 생각해요. 탁구는 자신이 후계자가 되고 싶어 이사회에 나선 게 아니었어요.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나섰던 것이에요. 탁구가 이사회에서 한마디 한다면, 회장님이 일어날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말할 것 같더군요. 빵이란 반죽이 숙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요, 발효될 때까지 또 기다림이요, 구워질 때까지 또 또 기다리는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탁구입니다. 빵쟁이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덕목, 기다릴 줄 아는 마음, 이는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요. 탁구가 가진 가장 큰 힘, 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이 이사회 또한 움직이지 않을까 싶어요.

구일중이 연극을 꾸민 이유
그럼, 이런 연극을 한 구일중의 의도는 뭘까요? 몇 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서인숙의 기형패밀리에게서 거성을 지키기 위함이었을테고, 거성가에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함일테지요. 또 다른 이유는 탁구를 정식으로 거성가의 장남으로 당당하게 공개하는 것이었어요. 탁구에 대한 존재는 거성가의 임원진들도 이제서야 알았을 정도로 호적상에 올려진 이름일 뿐이었지요. 구일중이 김미순에게도 탁구에게도 그런 말을 했었지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겠다고요.
구일중은 탁구와 미순의 불행했던 14년이 자신이 탁구의 자리를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탁구가 거성가에 왔을때, 서인숙이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일이 탁구를 호적에 올리는 일이었어요. 탁구를 거성가에서 살게 하는 것은 받아들이겠지만, 호적에 올리는 것만은 안된다고요. 탁구를 호적에 올리는 일에 미적거리던 시기에 홍여사의 죽음이 있었고, 유경의 전보를 받은 탁구가 청산으로 마준이와 가출을 한 일이 있었지요. 그 후 탁구는 거성가를 나가 버렸고요. 탁구가 거성가를 다시 뒤흔들게 된 계기는 자림이가 떼 온 호적등본 때문이었어요. 이것을 본 서인숙은 그때부터 거성의 후계자 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하면서,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라는 압력을 넣게 되었지요.
언제부터 구일중이 마준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찾지도 못한 탁구를 호적에 올린 것은 마준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일중이 마준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고 싶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죠.
구일중의 입장에서 비록 기른 정은 있지만, 싹퉁머리도 없는 놈에게 거성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차라리 여자아이지만 자경이에게 물려주거나, 언젠가 찾을 지도 모를 탁구를 염두하고 있었을테고요. 드라마를 떠나 현실적으로도 구일중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그런 결정이 이해도 되고 말이지요. 사실 드라마이기 때문에 마준이도 동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인물이라면 마준이 같은 못된 녀석을 얼마나 동정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키워준 은공도 모르는 싸갈통머리 없는 녀석이라고 욕이나 먹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구일중은 탁구의 능력을 믿고 있어요. 그 아이가 어떤 마음을 가졌고,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것도, 누구보다 따뜻한 빵을 굽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경합을 통해 간접적으로 탁구를 지켜 봤었고, 팔봉선생이 돌아가시기 전 탁구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도 밝혔었지요. 자신의 하늘같은 스승 팔봉선생으로부터 탁구가 어떤 아이라는 것도 들었을 겁니다. 종이쪼가리에 써진 팔봉의 인정서가 아니라, 팔봉선생이 탁구를 바라보는 눈이 이미 탁구를 인정하고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탁구의 빵이 탁구를 말해주는 결정적인 것이었고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나눌 줄 아는 마음, 따뜻한 기운이 나는 빵,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빵냄새가 나는 탁구의 빵말이지요. 빵을 대하는 탁구의 마음이 거성의 이사회도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을 구일중입니다. 그리고 탁구 스스로를 통해 구일중의 장남임을 입증하게 하지요. 탁구가 구워낸 투박하고 못생긴 빵처럼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없이 살았지만, '나는 높을 탁, 구할 구자를 쓰는 빵을 굽는 김탁구, 구일중의 아들입니다'라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행을 밝히기 위해서 연극이 필요했지요. 뒤로는 구일중의 밀사인 조진구를 움직이게 하고 있고요. 한승재가 주먹쓰는 진구에게 시킬 수 있는 일은 구일중, 김탁구, 혹은 김미순을 제거하라는 명령일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탁구로 인해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는 일이 틀어진다면, 한승재와 서인숙은 분명 이 세 사람중에 누군가를 제거하려 들 것이고, 이 일은 한승재가 진구에게 시킬 가능성이 크지요. 서인숙과 한승재의 덜미를 잡기 위한 위험한 도박, 진구형님이 하게 될 일이 무엇인지도 이제 곧 드러나겠네요. 무서운 구일중이기는 하지만 욕을 하고 싶지는 않군요. 워낙 한승재, 서인숙, 그리고 마준이가 나쁜 X들이라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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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1 10:33




무한도전 '죄와길'편 예고를 보고 많이 기대하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리고 웃지 못할 현실 앞에 또다시 씁쓸해지고 말았는데요, 사건은 2009년 무한도전 멤버들이 제주도에 여행을 가서 맥주를 많이 마시고 잔 길이 잠을 자다 방뇨를 한 사건이 커져서, 명예훼손으로 유재석을 고소하면서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내용이에요. 물론 이는 상황극일 뿐이고, 길이 유재석을 진심으로 고소하거나 법적으로 분쟁을 일으킨 것은 아니에요.
길이 오줌싸개라는 별명을 얻게 될지 아닐지, 그리고 길이 개인적으로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입게 되었다면 유감인 일이지만, 저는 이번 무한도전 죄와길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지켜봤습니다. 그간 제가 무한도전 관련글을 올린 것을 보신 분들이라면, 제가 무한도전은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는 아실 겁니다. 방송을 본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이고, 방송후기지만 저는 무한도전을 사회적인 시선으로 꼬집고 되새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무한도전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도 하지만, 대부분은 무한도전 속에 숨어있는 메세지를 찾으려 하고, 그것에 대해 칭찬도 하고, 또 저의 생각을 블로그라는 공간을 통해 말하기도 합니다.
이번회는 제목에도 표현을 했지만 방송을 보고 생각거리도 많았고, 답답함 같은 것이 밀려왔습니다. 특히 김태호 피디가 증인석에 앉아 증인으로 나와 눈길을 끌었는데요, 물소리에 잠을 깨니 머리카락 없는 희끄므레한 실루엣이 스텐드를 향해 몸을 흔들흔들 하며 오줌을 싸는 것을 보았다는 증언을 해서 웃음을 주었지요. 시쳇말로 길이 오줌을 쌌다는 빼도 박도 못할 명백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증언이었지요. 또다른 제3자의 증인이 있다면 길이 오줌을 쌌다는 사실이 명백히 입증될 수 있는데, 김태호 피디의 증언만으로도 저는 길이 오줌을 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길은 여전히 오줌을 싸지 않았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지만, 취중에 할 수 있는 실수이고, 생리적인 현상이니 이것이 법적으로 유죄판결을 받을 만한 일은 아니지요. 문제는 이를 유재석에게 문자로 알려주고 유재석이 방송에게 길려고 폭로를 했다는 점이 명예훼손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것이 이번 법정공방의 핵심이겠지요.
다음주 방송에서 물론 가려지겠지만, 길이 오줌을 쌌다는 충분한 증거물(지갑, 반바지 등등)이 제시되면, 길이 오줌을 쌌다는 사실은 입증되겠지요. 물론 이를 폭로한 유재석이 명예훼손죄에 적용되는지 아닌지는 다음주 방송을 봐야 알겠지만, 다음주 새로운 증인들 이효리, 김제동의 출연만으로도 법정공방에서 어떤 사실들이 폭로될지 기대됩니다.
그런데 제가 무한도전을 보며 씁쓸했던 이유는 김태호 피디의 출두부분이었어요. 한동안 시끄러웠던, 아직도 찜찜하기 그지없는 PD수첩 사건을 기억하실 거예요, 당시 PD수첩의 PD가 검찰에 소환되고, 잠복까지 하며 연행했던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은폐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은 가 봅니다.
그래서 기자의 취재영역과 방송에서의 보도영역까지 칼날을 세우는 권력의 무서움을 우리는 두눈뜨고 보고 당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요. 진실을 말하면 사정없이 물갈이 되고, 하차해야 하고 프로그램까지 없어져 버리는 그런 날도깨비같은 세상이 우리의 현실이에요. 물론, 김태호PD의 죄와 길 기획의도가 이런 것을 말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제가 방송을 보고 느낀 점일 뿐이에요.
증언석에 앉아 있는 김태호 피디와 그간 겪어왔던 일련의 방송사태들이 그저 웃고 보기에는 씁쓸함이 밀려 오네요.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 사실을 보도하고, 껄끄러운 진실을 말하면 피디까지 법정에 세우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무한도전이 전해 준 죄와길의 메세지는 바로 우리 헌법 제 1조 1항과 2항이었어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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