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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1-윤지훈의 죽음
마지막 행복한 두 사람의 데이트장면을 보면서, 이번회 처음으로 공원데이트를 하며 고다경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는 모습도 나왔고, "회 싫어"라며 술주정하는 귀여운 박신양, 게다가 장항준감독의 센스넘치는 한예슬 소주가 등장하면서 마지막까지 깨알같은 재미를 놓치지 않았지요. 핑크빛 무드로의 진전을 보여준 것을 생각하며, 사건이 끝나고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다정한 연인들처럼 빨간 머리띠를 하고 데이트 하는 두사람의 모습으로 해피엔딩도 상상을 했는데, 그동안 싸인 방영분을 돌려보면서 미공개 영상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네요.
그러나 싸인에 숨겨진 반전 하나가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용의주도한 정문수가 또다른 복사본을 딸에게 맡겼고, 자신이 죽으면 경찰에 전하라는 말을 했던 것이지요. 정문수의 딸을 만난 윤지훈은 또다른 복사본을 손에 넣고, 마지막으로 강서연(황선희)를 집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고다경에게도 한통의 문자를 남기지요. 한 시간쯤후에 자신의 집으로 와달라는...
또한 그 카메라에는 강서연이 서윤형을 죽이고 나오는 장면이 녹화된 9번테이프가 복사되어 있을 가능성도 큽니다. 강서연이 독극물을 살포하는 방법으로 윤지훈을 맥없이 만들고 테이프를 손에 넣었을 수 있지요. 이런 경우의 수까지 대비해서 윤지훈은 책상속 카메라에 복사본을 촬영해서 넣어뒀을 것이고요. 윤지훈의 말처럼 복사란 아주 쉬운 일이니까요. 결말반전 1은 윤지훈의 죽음과 강서연이 살인범이었음을 이명한원장이 밝히면서 권력의 뒤통수를 친다는, 다소 씁쓸한 해피엔딩이자 새드엔딩입니다.
반전 2-이명한의 죽음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말에 충격을 먹었을 가능성에 저는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강서연을 통해 이명한 원장의 살해를 암시하는 말을 들었을 가능성입니다. 이명한은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서윤형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증인이며, 차후에 벌어진 살인사건들에 대한 진실도 모두 알고 있는 핵심인물이기 때문이죠. 강서연과 강중혁 의원, 장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암살대상 1호입니다.
강서연은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을 참을 수 없는 소시오패스의 성향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 점은 이명한 원장과도 닮았지만, 강서연과 이명한의 마지막 만남을 기억해보면 강서연이 이명한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강서연이 서윤형을 죽인 이유는 너무도 단순했습니다. "감히 날 배신하고 무시했다"는 이유였지요. 그런데 이명한은 강서연에게 대놓고 무시하는 행동을 취했고, 경고까지 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국과수는 이제 독립기관이 될 것이고, 이를 위해 서연양을 도왔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다시는 서연양을 만날 일 없을 겁니다". 강서연을 바라보는 이명한의 표정은 마치 벌레를 바라보는 듯한 경멸의 눈빛이 있었고, 상종하기조차 싫다는 기색이 역력했죠. 강서연이 이명한을 제거하고 싶은 이유가 또 하나 생긴 것이죠. 증인이자 자신을 무시한 사람이라는...
국과수를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독립수사기관으로 만들고 싶어했던 이명한, 강한 국과수를 위해 이명한은 양심과 소신을 버려야 했고, 선배 정병도 원장의 자살과 동료의 죽음을 봐야 했지요. 강한 국과수를 위해서라면 구정물을 뒤집어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권력에 굴하지 않기 위해 권력이 침범할 수 없는 강한 독립권력을 가지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권력의 배신뿐이었고, 자신의 모든 부도덕한 일들이 역으로 공격당하고, 국과수는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국과수의 독립이 자신의 과오로 더 멀어질 뿐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는 국과수를 위해 자신의 명예와 목숨을 버릴 각오를 했을 겁니다. 강중혁 의원이 당선되는 순간,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통해 국과수를 더 강하게 지배하려 들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자살과 함께 혹은 양심고백과 함께 법의 심판을 받으려 했던 이명한이 살해될 가능성은 정문수의 죽음때문입니다. 이명한은 분명히 경고했고, 기획사 매니저 주선우의 죽음이 마지막이라고 했었지요. 그런데 요양원에 있던 전 국과수 직원 정문수의 죽음은 병세악화로 인한 자연사였든, 장민석 변호사에 의한 타살이든, 강서연과 관련된 죽음이었다는 죄책감과 분노를 떨치지 못하게 할 거라는 거죠. 강중혁 의원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거라는 배신감과 연이은 전 국과수 직원의 죽음은 이명한을 분노하게 하고, 양심고백 선언을 결심하게 할 겁니다. 그리고 이명한은 장변호사가 되었든, 강서연이 되었든 "너희들 끝이야"라는 경고를 했을 가능성이 크죠.
이명한이 죽은 자가 전하는 진실에 귀를 막은 것은 비록 국과수를 위해서였지만, 그 방법은 정의롭지도 명분을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그 어떤 이유와 명분에 의해서도 진실은 은폐되거나 조작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의 마지막 말을 듣는 부검실, 이명한이 윤지훈의 마지막 말을 듣게 될 지, 혹은 죽은 자의 몸으로 이명한 자신이 진실을 들려줄 지, 마지막회에서 확인해야 겠습니다. 최후의 부검대에 오를 시신은 누구이며, 죽은 자의 마지막 말(싸인)은 누가 들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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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EyeContact 2011.03.10 11:33 신고
싸인도 이제 끝나는군요..흠..몇일 안보니 멀어진 드라마 인데 ㅎ 벌써 끝나다니 ㅎㅎ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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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2011.03.10 13:45
아.. 오늘 기대됩니다.
어제도 보면서 로얄패밀리와 고민하다가....
어리버리봤어요.
걍 로얄패밀리는 재방으로 가야되까요??? ㅠㅠ
암튼.. 즐거운 반전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흑흑.. 제발 1번은 아니기를..... -
주니리 2011.03.10 15:38
아니길 바라지만 왠지...
윤지훈이 죽음을 맞이 할 것만 같은...
그런 불길한 예감에 휩싸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는 나겠지만... 아~~~ -
시골아낙네 2011.03.10 15:44
어제 초저녁잠에 빠져서 미처 보지못한 촌아낙..
초록누리님 덕분에 이런저런 반전까지 기대하면서 티비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본방에 재방에 케이블까지 몇번을봐도 재미있는 싸인...이제 끝날때가 되었군요~
오늘밤이 무척이나 기다려집니다^^*
남은 오후도 행복하세요~~~ -
mixsh 2011.03.10 16:30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이라니~ 완죤!!! 기대되네요^^ 막방 놓치지 말아야겠어요~ 3월 10일 믹시 메인에 선정되셨고요, 행복한 오후시간 보내세요:)
윤지훈의 휴머니즘을 눈감아 주고 싶은 이유
과학적 진실만을 신조로 삼은 윤지훈을 보면서 잠시 흔들렸습니다. 윤지훈의 소신이 변질한 것일까를 두고 말이죠.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의 질을 누려야 함에도,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세상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대방리 마을 주민들과 먹을 것이 없어 죽어야 했던 젊은 여작가 故 최고은의 모습이 같은 무게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윤지훈의 휴머니즘에 손을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윤지훈은 시나리오 작가? 강서연의 죽음의 키스추리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서윤형 의문사로 드라마 싸인은 미해결 사건의 최종 봉합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치정관계와 권력, 은폐와 음모, 진실과 거짓, 인간관계의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기에 가장 흥미로운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사건들과는 달리 서윤형의 사건은 진범을 알고 있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진범의 배후에 있는 막강한 금권과 권력 앞에 대립하는 윤지훈과 이명한의 마지막 싸움이기도 합니다.
윤지훈은 과감하게 정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진범인 강서연을 찾아가 범인이 당신이라는 것을 밝히겠다고 선전포고를 합니다. 공연장에서 서윤형의 행보가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3분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를 추리하는 윤지훈, 가상 시나리오였을지라도 허를 찌르는 추리였지요.
"평생 증거만을 믿으면 살았지만, 이번 사건에 증거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증인을 믿어볼 생각이다"라는 말을 남기지요. "겨우 두 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조소를 하는 듯 잡을테면 잡아보라는 강서연, 그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과 자만심이 어디서 나오는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강서연의 자신감은 아버지의 권력이 가진 무서우리 만큼 강한 신념에서 나온 것이지요.
윤지훈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윤지훈은 강서연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밖에 없습니다. 든든한 보호막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비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강서연의 치명적인 약점은 쫓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그녀의 정신병적인 집착도 한몫 거들고 있지요. 강서연은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며,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완전범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완전범죄를 위한 첫걸음은 그녀를 대신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이수정을 죽인 것으로 시작되었지요. 샤워 중 뇌진탕으로 인한 사고사로 위장하려 했지만, 이수정은 억울한 죽음의 싸인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녀의 손가락과 발가락에 남겨진 감전사의 흔적이었죠.
윤지훈이 이번에는 증인을 믿어볼 생각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는데요, 이는 두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증인들을 설득해서 진실을 증언하게 하는 방법이 되겠지요. 그러나 두 증인이 증언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아직은 희박합니다. 자신들은 입을 꾹 닫고 무덤까지 진실을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강서연이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수정처럼 당하지 않으면, 범행을 감추려는 자가 얼마나 집착적으로 완전범죄를 꿈꾸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명한(전광렬)의 마지막 선택, 죽음이라는 강한 암시
제가 추측하고 있는 것은 이수정 외에 또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이명한과 윤지훈의 대립이 마지막 진실게임으로 압축되면서 드라마가 마무리될 듯싶은데요, 정석훈과 대표이사중 하나겠지만 그보다는 극의 흐름상 이명한이 죽음을 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명한의 국과수 사랑은 미워하기에는 그의 권력욕마저도 이해가 되는 명분과 이유를 가집니다. 서윤형 사망사건의 증인 이수정을 죽인 것을 알고 이명한은 "나도 죽일 것이냐?"며, 장민석 변호사의 행동을 질책했습니다. 사인은 조작했지만, 희생자를 내는 것은 이명한으로서도 분명히 반대입장이었지요. "나에겐 협박 따위는 통하지 않습니다"라며, 이명한 원장도 장변호사가 윤지훈이 모든 사실을 밝혀내면 파멸이라는 말에 잠시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윤지훈과 고다경, 정우진, 최이한이 찾은 결정적인 단서와 증거들은 시시각각 이명한을 조여올 겁니다. 이명한이 두려워 하는 것은 그의 권력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에요. 사인을 조작한 국과수, 국과수의 믿음이 추락하는 것입니다. 국과수의 명예는 이명한 자신의 명예보다 소중합니다. 강중혁 의원과 장변호사는 국과수의 지원을 무기로 이명한을 더 압박해 갈 것이고요. 이명한은 누구보다 진실의 힘을 잘 아는 인물입니다. 윤지훈이 서윤형을 죽인 진범을 입증할 것이라는 것도 느끼고 있을 거라는 거지요.
이명한이 목숨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것은 국과수의 명예입니다. 윤지훈의 승리는 결국 국과수가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조작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결과이기 때문이에요. 실추되는 것은 이명한과 죽은 서윤형을 재부검했던 당시 국과수 원장 정병도의 명예일테고, 이명한은 강중혁 의원과의 거래가 있었음을 공개하고 정병도 원장과 친구 강치현의 뒤를 따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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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단지 2011.02.18 11:09
죽어가는 사람을 자꾸만 봐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자꾸만 밤에 고다경이 혼자 떨어지는 게 너무 무섭고
몇 번이고 마프로 갈아타고 싶게끔 무서운 장면이 나오니
보는 내내 힘에 부칩니다.
안그래도 겁도 많은데 드라마 보면서까지 겁에 질려야 하는지..ㅜㅜ -
박씨아저씨 2011.02.18 11:12
어제도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습니다~누리님은 어떻게 느낄까! 하고 생각도 해보았는데...
드라마 리뷰 쓰는거 보통힘든일이 아닌듯합니다.
전 어제 다른장면은 그냥 덮어두더라도 저수지의 울음소리...
얼음이 우는소리...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어릴적 한겨울 추운날 밤이면 산속 저수지에서 들려왔던 소리...
처음에는 무섭고 신기하고 했었는데...
어느날 그것이 얼음이 우는소리란걸 알고...참으로 슬프게 느껴졌거든요~
어제 그기분 새삼 느껴서 좋았습니다~ -
짱똘이찌니 2011.02.18 11:29
원래 싸인은 빼놓지 않고 1회부터 쭉 봤는데
어젠 너무 피곤해서 자버렸어요.
흑~~~~
재방송 볼라그 했는데 초록누리님 글 보니까~ 재방 안봐도 되겠네요.
잘 읽고 갑니다. -
옥이 2011.02.18 14:40
아...전 봤어요
왔다 갔다 하다가 자세히는못 봤지만요..
그.. 죽음의 키스.. 하던 그 부분.. 아 ..그거 보구요
당장가서 잡고 싶더라구요 ㅎㅎ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
carol 2011.02.18 22:05
어제 밤에 10회를 봤습니다
아직 한참을 봐야 하는데..
초록 누리님의 글로 미리보니..답답한것이 없네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서윤형을 죽였다고 거짓 자백을 하고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수정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윤지훈이 내려간 한 시골마을에서 노인의 사체가 발견되었다가 사라지는 해괴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고다경이 발견한 사체는 민박집의 주인남자로 추정되는데요, 살인범일 가능성이 높은(?) 양택조의 섬뜩한 표정이 귀신보다 무서웠지요. 정차영과 동반자살을 해버린 이철원의 반전에 이어, 양택조의 섬찟한 눈빛에 간이 콩알만해졌네요.
정차영에 의한 한영그룹 연구실 직원들의 의문사가 안티몬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증언한 윤지훈, 그는 위증을 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진실에 대한 의혹을 포기했다는 자책감을 떨칠 수는 없었습니다. 그것이 스승 정병도의 명예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고백하는 윤지훈, 그가 포기한 것은 진실에 대한 의혹이었지만 범인은 아니었지요. 정차영을 잡기 위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던 윤지훈은 다섯번째 희생자가 복어독, 즉 테트로도톡신에 의해 사망했음을 알았지만, 한 발 늦고 맙니다.
고다경을 보고 시선을 피하던 여자아이가 민박집을 기웃거리다가, 고다경을 따라오라는 듯 이상한 폐가로 인도해서 갔지요. 그곳에는 의문의 노인의 시체가 있었고, 고다경이 윤지훈과 함께 현장에 갔을 때는 누군가에 의해 시체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맙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하지만, 휴대폰은 터지지 않고, 민박집의 전화도 끊겨있었지요. 자동차는 누군가에 의해 펑크가 나있고,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무엇인가 미적지근하게 사건이 종결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요, 이번 한영그룹 2대에 걸쳐 내려온 연쇄살인의 경우가 그러했습니다. 윤지훈은 아버지가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밝힐 방법이 없었고, 아니 스승 정병도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안티몬에 의한 중독사에 대한 진실규명은 포기함으로써, 거짓증언은 하지 않았지만 진실을 밝히겠다는 법의관으로서 오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 정차영을 잡으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지요.
박신양의 감정연기는 정밀화
이번 사건의 의미는 국과수에 실려온 시체가 아닌, 한 시골마을에서의 의문사로 시선을 넓혔는데요, 드라마 싸인이 던질 사회적 메시지가 무엇일지, 그리고 장농을 연 고다경이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요? 고다경의 비명과 함께 싸인 13회가 끝났는데요, 추리물의 기법을 의학드라마에 도입한 장항준감독과 김은희 작가, 그리고 스릴감있는 연출은 드라마 싸인을 영화처럼 감상하게 만듭니다. 완벽하게 윤지훈이라는 캐릭터가 되어 드라마에 몰입하게 하는 박신양의 연기는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습니다.
수상한 노인, 양택조의 정체는?
양택조의 소름끼치는 표정만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며, 양택조를 민박집 김씨의 살인범으로 추리를 할 수 있었지만, 저는 여기에도 반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는 대방리라는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의문스러운 분위기때문입니다. 드라마가 악간의 추리기법을 넣었기에 저도 한가지 추리를 하며, 드라마 싸인 더보기를 할까 합니다. 맞든지 틀리든지 드라마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는 것은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기때문에 말이지요.
재벌의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로 주변 농가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말이 들립니다. 잔디를 조성하기 위해 대량의 농약과 살충제가 살포되어 근처 농가의 상수원이 오염되고, 근처 주민들은 피부질환이나 복통등의 합병증이 있다는 기사도 자주 접할 수 있는 뉴스들이죠.
한영그룹의 연쇄살인에는 마지막 반전을 보여준 이철원을 통해 인간이 돈에 얼마나 나약하고, 이기적인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드라마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했는지는 전달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는 다른 사건으로 시선을 옮겨갑니다. 남겨진 이야기들은 어차피 산자들이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기 때문이죠. 드라마 싸인은 죽은 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지, 산 자들의 숙제까지 풀어주지 않습니다. 다만 굵직한 메시지만 던질 뿐입니다.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덧붙인 추리는 드라마를 보면서 떠올린 개인적인 생각들이지만, 죽은 자의 몸에 남긴 흔적을 통해, 이렇게 다양하게 산 자들의 숙제 등을 생각들을 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멋진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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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LO_Manager 2011.02.17 15:42
이런 정밀한 리뷰가 가능하시다니...
초록누리님의 내공에 감탄합니다...ㅎㅎㅎ
어떻게 드라마를 보고 이렇게까지 추리를 하시는지
놀랍습니다 ㅎㅎ그분석력이 부럽기도 하고요~~ -
핏버래원 2011.02.23 13:52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 외부에 알려지기를 꺼려하는 누군가의 소행, 문제는 사라진 시체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폐가를 뒤지는 윤다훈과 고다경, <<-윤다훈은 누구........
이명한이 쳐둔 함정에 걸린 윤지훈, 모든 것이 조작된 거짓 증거라는 것을 알았을 때, 게임은 끝나버린 줄 알았습니다. 그 허탈감이란, 더구나 몇시간후면 본국으로 출국해 버릴 미군을 법정에 세워보지도 못하고, 기소조차 못하고 놓치는 것이 아닌가, 심리적 박탈감과 좌절감까지 느껴지려고 했지요. 다행히, 너무나도 다행히 저스틴 쿠퍼는 출동한 검찰과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고,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의 영리한 반전의 묘수에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데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전역이라는 명쾌한 답을 냈더군요. 휴우, 안도의 한숨까지 내쉴 수 있었던 장면입니다. 드라마니까, 드라마에서라도 미국에 고개 빳빳이 쳐들고 호통치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명백히 잘못한 죄에 대해서 말입니다. 정우진 검사의 말처럼, 미군이라서, 피부색깔이 달라서 체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죽인 살해범이기 때문에,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말입니다. 영어 억양을 들어보니 미국식 영어는 아니던데, 드라마 속 쿠퍼가 미군이었기에 상징적으로 통쾌한 장면이었습니다.
모든 사고현장에서는 초동수사와 현장보존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기도 했지요. 김종호가 죽으면서 왼손의 기적을 만들었다는 생각마저 하게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오른손에 군번줄을 쥐고 지문처럼 블라인드에 혈흔을 찍고, 일어서면서 왼손으로 블라인드 바를 잡아 당기면서, 흔적을 감춰버렸던 순간적인 연출기법도 뛰어났고요.
정우진 검사가 캠프 할로윈으로 저스틴 쿠퍼를 체포하러 가는 장면은 영화처럼 멋지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싸이렌 소리까지 경쾌하게 들리더라고요. 이번 회 미군총기사건은 1997년 이태원 호프집에서 대학생이 의문사한 사건과 동두천 미군총기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생각되더군요. 조폭이라는 피해자의 신분만이 바뀌었지만, 범행을 한 미군은 본국으로 소환되어 버려 일단락돼 버렸지요. 게거품 물어봐야 소용없고, SOFA규정에 따른다는데 참으로 어이없는 사건이었지요. 가슴에 응어리진 부분을 정부도 못하고, 검찰도 경찰도 풀어주지 못했지만, 그나마 드라마에서라도 대리만족을 시켜준 것 같아 얼마나 후련했는지 모릅니다. 모두가 아마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고, 또 한켠으로는 그렇지 못한 현실에 씁쓸해 하기도 했을 겁니다.
미국? 손해보는 장사 절대로 안하는 나라입니다. 주한미군이 당장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꼴갑잖은 생색은 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목구멍에까지 차오르더군요. 이걸 영어로 써줘야 하나? 읽고 싶으면 한글 배워서 직접 읽으시길....;;; 아, 속이 좀 후련하네요.
사람사는 세상이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국과수에도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간 베일에 싸인 정병도 원장이 거래했다는 거액의 돈. 20년전의 의문의 사건이 표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국과수 전직원이라는 제보자에 의해 그간 국과수에서 조작이 있어왔고, 20년전에 H그룹 중견간부들이 줄줄이 죽었던 사건을 언급하더군요. 사인의 종류는 자연사 처리가 되었지만 의문사였다며, TV 고발 프로그램에 제보를 한 것이지요. 20년전의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이는 정병도 전원장과 이명한 현 국과수 원장이었다고 했는데, 누가, 왜 20년전의 케케묵은 사건을 터뜨렸을까요?
이명한이 왜 극구 윤지훈이 그 사건을 아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했는지, 정병도 원장은 왜 알들 모를 듯한 회한의 표정을 짓는 것인지, 궁금점 투성입니다. 공소시효는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20년전의 사체 부검소견서를 보관하고 있는 이명한, 그는 무엇을 알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정병도는 이명한이 알고 있지 않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좋은 재질의 흙이 좋은 도자기를 만들게도 하지만, 아무리 좋은 흙이라도 어떤 도공을 만나느냐에 따라, 예술품이 되기도 하고, 값싼 화병이 되기도 하지요. 그런 점에서 윤지훈과 이명한이라는 캐릭터는 명장의 손에서 나온 명품캐릭터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스토리 못지 않게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드는데, 박신양과 전광렬의 연기가 그러합니다. 연기력만으로도 스토리를 써간다고 말할 수 있는 배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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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넘쳤던 고다경과 윤지훈의 진실찾기 명장면
한 사람은 사건현장에서, 한 사람은 병원 응급실 침대에서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를 찾는 모습은 감동을 넘어서, 죽은 자의 마지막 말을 지키고자 하는 절박한 싸움이었습니다. 그 순간은 정의도 국익도 신분도 법도 필요치 않는 진실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법의관들이 무엇을 위해 메스를 들어야 하고, 무엇을 밝혀야 하는지를 말하는 장면이었지요. 진실 조각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메스 하나에 걸어버린 고다경, 검찰과 경찰이 사건현장을 은폐하고 조작했지만, 증인의 몸속에 남긴 증거는 숨기지 못했고 결국 찾아 냈지요. 용의자로 지목된 김종호의 몸에서는 미군들이 주로 사용하는 파라블럼탄알이 나왔고, 또 한사람의 증인 지동구의 말이 사실로 확인되었지요.
이번회에 정우진 검사와 사건현장에서 혈흔으로 사고를 재구성해가는 장면은, 시청자를 흥분시키며 빨려 들어가게 하더군요. 혈흔의 모양과 크기, 꼭지점에 따라 발혈점을 찾는 과정은 총기사고에 의한 혈흔과 칼에 의한 혈흔이 다르다는 것도 세밀하게 설명해 주면서, 증거물 하나도 세심한 설명으로 전개하는 것은, 법의학 드라마가 생소한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이며, 완성도를 위한 노력입니다.
그러나 드라마 싸인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스토리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였는지를 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지요.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조각을 맞추는 작업을 이번 회 사건현장에서 윤지훈과 정우진 검사가 혈흔을 통해 맞췄다면, 이제 남은 이야기는 왜 죽였는지 입니다. 범인, 즉 진범이 누구냐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사건 자체는 한 정신빠진 미군의 우발적인 총기사건일 수도 있지만, 국가간의 민감사안이 될 수도 있기에, 우리의 시선은 우발적이라는 단어의 함정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도 이 드라마는 직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미국이라는 후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후원을 받지 않았던 역대대통령은 몇몇 군사쿠데타를 통한 군부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이유지만 노무현대통령도 미국에서는 탐탁지 않아했던 대통령이었지요. 미국의 국익에 큰도움이 되는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이겠지요. 하나 주고 세개를 얻어가야 하는데 1:1 교환하자는 정부수뇌를 좋아할 리는 없었을테니까요.
드라마 속 강중혁의원은 보아하니, 하나 먹고 두개 세개는 줄 수 있는 정치철학, 국익철학을 가진 정치인같아 보입니다. 국익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체감할 수 없는 조건들은 솔직히 국민들에게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 정치논리일 뿐입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죠. 저는 그것이 잘못된 우리의 관성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강대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그만큼 우리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라는 잘못된 세뇌교육 에서 나온 관성말입니다. 강자 앞에서 고개를 세우기 전에 숙이는 법부터 배우게 한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물들을 보며 한참이나 비웃고, 또 절망스럽기도 했습니다. 미군에 의해 사망한 우리 사회에서는 없어져야 할 쓰레기라고 분류되는 조폭의 죽음, 조폭들끼리의 총기사고였다면 끼리끼리 놀다 죽어도 싸다고 생각해 버릴 사건사고 충격뉴스에 불과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강중혁 의원이 은폐하고 싶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죽어도 싼 조폭들이라고 할지라도, 누가 죽였는지에 대한 진실 자체는 밝혀져야 하는 일이죠. 그것이 국과수 법의관들의 일이고요. 설사 술에 취한 미군에 의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고였다고 할지라도 말이지요.
고다경을 해임하는 자리에서 이명한과 윤지훈의 대립은 두 사람의 극명한 가치기준을 보여줌과 동시에, 윤지훈이 왜 이명한에게 이겨야 하는 것까지도 보여 주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명한을 소시오패스에 비유하는 글 (전광렬, 소름끼치는 소시오패스로 변해가는 이유) 을 올렸는데, "옳지않은 것을 바꾸려면 권력이 필요하며, 권력에 명분따위도 필요없고, 다만 가지면 된다"는 말을 듣고는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사고를 보여주는 말이었거든요. 과거 히틀러나 스탈린에게서 보여졌던, 권력을 도구화하는 지배자의 논리가 보여서 말입니다.
검사의 영장발부없이 부검을 한 고다경을 징계하는 이명한 원장에게 윤지훈이 독설을 날렸지요. 이 드라마의 핵심이면서, 왜 이명한이 틀렸는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국가의 이익이라는 게 있습니까?"라고 윤지훈이 따졌지요. "부검실에 들어온 이상 사람(시신)은 다 똑같은 사람이다. 여자, 남자, 인종, 그 어떤 사유로도 누구도 죽어서 마땅한 사람은 없고, 사람을 죽일 권리는 없다".
이명한 원장은 "국가의 중요한 회담을 앞두고 미군이 누군가를 죽였고, 회담결과를 좌지우지할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것이고, 죽은자가 사회 쓰레기라면 난 국익을 택하겠다. 부검은 산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산 사람의 사회와 질서를 위한 것이다. 옳지 않은 것을 바꾸려면 권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문제는 해결된다"라고, 조용히 응수하지요. 그의 조용한 어투만큼이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비폭력을 가장한 폭력이 더 무서웠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강중혁 의원이 이명한원장에게 한 말이 오버랩되더군요.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강한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순간 머리가 어질해졌습니다. '아, 이사람들이 말한 강한 대한민국, 강한 권력이라는 것은, 국민들에게 강한 권력자가 되겠다는 것이었구나.국민에게는 강한 권력, 대외관계에서는 국익이라고 포장한 굽신권력이었구나'. 국익이라는 말에 관성처럼 고개를 숙이는 무지를 일깨우기도 했고, 비겁한 자화상이 반사되어 부끄럽고, 불유쾌해졌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현주소지요. 가슴은 윤지훈의 말에 가있는데, 머리는 이명한의 말을 들으며 끄덕이고 있는 모습이, 우리들에게 오래동안 빌붙어있는 강대국 혹은 국익에 대한 관성이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그러나 진실은 그 자체가 부패할 수 없는 무형의 권력입니다. 법보다, 국익보다 무서운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여론이라는 응집된 모습으로 힘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는, 열사람 백사람의 국민이 죽음을 당해도 마찬가지태도를 보일 것입니다. 이명한과 차기대권후보 강중혁 의원, 그들이 말하는 국익 앞에 시청자는 헛갈립니다. 그러나 한가지만 생각하면 헛갈린 마음도 제자리를 찾아 옵니다. 왜 시신을 부검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윤지훈의 진실싸움은 표면적으로는 이명한 원장과의 싸움이지만, 이명한의 배후에 정치권력이 있기에 드라마의 정치색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총알보다 강한 힘이 투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선을 앞둔 강중혁 의원, 미군의 총알은 은폐했지만, 총알보다 강한 힘이라고 말하는 투표용지는 막을 수 없겠지요.
거대권력에 맞서 과학적 증거라는 카드만으로 싸우는 윤지훈이라는 인물은, 우리 사회가 잃지 말아야 할 진실의 한 부분입니다. 정치에 정치로 맞서지 않고, 권력에 권력으로 맞서지 않는 우직함은 그를 국과수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게 합니다. 윤지훈이라는 캐릭터가 중요한 것은 의학수사드라마의 범주를 이탈하지 않는 그의 사건 접근방식에 있습니다. 사건배후의 정치적 냄새를 감지하지만, 그는 정치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과학적 진실만으로 싸울 뿐입니다. 드라마가 정치색으로 흐르지 않게 중심을 잡는 캐릭터이기도 하지요. 철저하게 법의관이라는 직무에서 이탈하지 않는 우직함, 그럼에도 불유쾌한 현실에 대한 메시지는 오히려 통쾌하고 강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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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2011.02.03 13:41
싸인,.. 너무 억지설정이라 좀.. 그렇던데요..
총기소지가 금지된 한국에서 조폭들이 총기난사를 했다는 설정도 상식 밖이려니와..
제아무리 미군이라고 해도 부대밖으로 총기를 맘대로 가지고 나올 수 는 없습니다. 거기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더군요.. 특히 검사가 부검을 거부한다거나, 수사관이 맘대로 부검을 자행한다거나.. 황당할 뿐이죠.. 특히 수사관을 자르는건 권력의 힘이 아니라 규정이죠.. 권력을 쓸 필요도 없습니다.. 불법을 저지른 공무원을 징계안하는 정부가 어딨나요... 주인공 박신양을 정의의 사도를 만들기 위해서 범죄구성을 너무 억지설정을 한게 티가나서 좀 보기 그렇던데요....-
대한(大寒)민국 2011.02.03 18:00
드라마라 실제보다 오버한 감은 있지만, 허황된 설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있어왔던 수많은 의문사들이 우선 이를 증명합니다(저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자꾸 김훈 중위의 의문사가 떠오르더군요.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요). 그리고 법의관이 마음대로 부검을 한 경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사의 부검 거부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드라마에서도 나왔지만 부검 및 증거수집에 대한 최종적인 권한은 검사에게 있으니까요. 꼭 드라마처럼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종 상황을 검토하여 하지 않겠다고 하면 끝입니다. 그때문에 실제로 마찰이 종종 일어나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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