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품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02 '선덕여왕' 비담에게 남기는 미실의 유언 (55)
  2. 2009.10.13 '선덕여왕' 미실은 덕만공주를 왕으로 만들 것이다! (68)
2009.11.02 12:52




궁금증을 더하고 있는 빨간 서찰은 미실의 비밀의 지하를 빠져나와 소화의 품안에 불안하게 감춰져 있는데요, 칠칠맞은 소화가 흘릴 것 같은데 왠지 비담이 서찰을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서찰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진흥대제의 밀지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는데, 작가의 또 다른 생각이 아니라면 선덕여왕 1회에서 진흥제가 설원랑에게 직접 내린 조칙일 가능성이 크겠지요.
진흥제가 직접 써서 내린 조칙은 "신라의 적인 미실을 척살하고 대의를 세우라"는 내용이었지요. 그 빨간 서첩속의 밀지가 진흥제의 조칙이라면 왜 미실이 마지막 거사를 앞두고 설원공에게 밀지를 가져오라고 했을까요? 그 밀지가 진흥제의 조칙이 맞다면, 이유는 비담에게 전하고 싶은 미실의 유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원공이 서찰을 가져다 주면서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고 했는지 물었지요.  미실은 자신의 불안을 달래려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했고요. 그리고 미실은 "우리가 하려는 일이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비담을 언급합니다. 그 서찰과 비담이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비담과의 청유에서 돌아온 미실은 많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마지막을 불사르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말이지요. 스스로 왕이 되려는 미실은 많은 변수들을 생각했을 겁니다. 특히 실패를 했을 경우의 수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겠지요. 미실이 정변에 실패한다면 다치는 사람이 많지요. 설원공을 비롯해 세종공, 미생공, 그리고 금쪽같은 자식들, 그중에서 마음에 걸리는 인물이 비담입니다. 보종랑이나 하종은 뜻을 품은 큰 그릇은 아니고, 버린 비담은 자신을 너무도 빼다 닮은 아들이지요. 야망도 배포도 그릇도 커 보이니까요.
그런데 비담에게는 어미로서 뭐하나 해준게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요. 무엇보다 비담이 품고 있는 꿈이 미실은 아깝습니다. 여인으로서 꾸지 못했던 왕, 왕이 될 수 없었기에 신라를 위한 꿈도 꿔보지 못했고, 그저 황후가 되겠다는 초라한 꿈속에 날개를 펴보지도 못했는데, 비담은 천년의 이름을 걸고 싶은 대업으로 가는 꿈을 꾸고 있음을 미실은 보았습니다. 그런 아들을 위해 미실은 무언가를 남기려 합니다. 그것이 설원랑에게 가져오라고 한 진흥왕의 조칙, 즉 황제의 명령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럼 빨간 서첩이 미실이 비담에게 남기는 유언이라고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빨간서첩이 등장했던 설원공과의 대화로 다시 돌아가 보도록 하지요. 설원공이 서첩을 건네면서 미실에게 말합니다. "새주, 저는 지금까지 새주께서 하신 모든 것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허나 이것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 하셨습니까?"
그러자 미실은 애초에 그것을 남긴 것은 설원공을 얻고 설원공의 불안을 달래주기 위해서 였다고 하였지요. 그런데 이제는 미실 자신의 불안을 달래려 한다고요.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일이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예, 비담입니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지요. 그리고 오늘 밤은 그날 밤처럼 참으로 길다고 하는 장면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납니다.
분석에 들어가기로 하지요. 우선 그 서찰은 무엇일까? 일단 여기서는 '미실을 죽이라'는 진흥제의 조칙이었다는 가정하에 분석을 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실은 그 서찰을 어떤 이유로 가져오라고 했느냐? 입니다. 단지 미실의 요동치는 불안감을 달래는 부적같은 의미의 종이쪼가리 수호품으로 가져오라고 한 것은 아닐테지요.
미실이 그 서찰을 가져오게 한 것은 정변이 실패로 끝날 경우 서찰을 공개하기 위해서 입니다. 설원공이 이해할 수 없다며 놀랐던 이유는 미실이 족히 30년은 넘었을 그 케케묵은 서찰을 공개하려고 했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전하려고 하는 미실의 의중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공개하려고 했을까? 이에 대한 경우의 수는 두가지입니다. 첫째 덕만공주를 비롯한 신라 전체에 공개되는 일, 두번째는 비담에게만 은밀히 전하는 것이지요. 첫째의 방법은 큰 의미는 없어보여요. 30여년전에 미실을 죽이는 것이나 정변의 수괴로 처형당하나 업어치나 메치나지요. 그러므로 진짜 목적은 비담에게 공개하려고 했다는 것이 설득력이 더 있겠지요.

그럼 왜 미실이 비담에게 그 서찰을 비담에게 남기려고 했을까요? 미실이 비담에게 "진흥제의 명령으로 죽어야 했던 이 기구한 목숨을 네 손으로 끊어다오" 혹은 "30 여년 전에 내가 죽었더라면 비담 너라는 불쌍한 아이를 낳는 일은 없었을텐데 미안하구나. 그러니,너를 버린 비정한 에미이니 네 손에 죽고 싶다" 이런 말이나 전하려고 했을까요? 그것은 아니었겠지요. 만일, "신라의 적 미실을 죽인 댓가로 비담 너는 호국영웅이 되어 훗날 에미가 못이룬 꿈을 이뤄다오"라는 의미였다면 설득력은 있어 보입니다. 이 또한 미실이 비담에게 밀지를 공개하려는 이유일 수도 있겠지요.
미실은 지독한 혈통, 골품이라는 벽에 갇힌 부화되지 못한 알처럼 불쌍한 용이에요. 미실은 비담에게 그 벽을 깨주고 죽음을 맞이하려고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실이 진평왕에게 위국령에 대한 재가를 받으면서 옥새를 찍을 때 진평왕이 했던 말을 기억하실 거에요. 진평왕이 그랬지요. "이제와서 왕을 노리느냐? 진작에 네가 왕이 되었다면 천명도 잃지 않았을 것이고, 덕만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미실 너 또한 아들을 버리지 않아도 되었을 거야, 헌데 이제와서 남의 꿈을 빼앗겠다는 게냐?"라고요. 이에 미실은 그 꿈, 여왕이라는 꿈이 가장 탐난다며 편전회의장을 향합니다. 진평왕의 말을 듣고 열 받은 미실은 그 꿈의 자리 옥좌에 앉아 흥분하기 시작합니다. 
선덕여왕 1회에서 진지왕을 폐위시키던 날 "미안하다 아가야, 이제는 네가 필요없다"며 우는 비담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녀가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던 곳이 바로 미실이 앉았던 그 옥좌였습니다. 그때 그 옥좌를 원망스럽게 쳐다보지만 않았더라도, 그 옥좌에 스스로 앉겠다는 꿈만 꾸었었더라도 늦지 않았을 것을... 미실의 마음은 회한으로 가득차 있었지요. 그리고 조정의 대소신료들을 향해 앙칼진 변론을 합니다. 미실이 편전회의에서 했던 말은 미실이 난을 일으킨 이유이자, 신라에 대한 배신감에 대한 분노였어요. 저는 미실이 했던 말이 자신을 위한 분노의 변론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동안 니놈들은 무엇을 하였느냐? 니놈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기득권을 지키는 동안 나는 진흥제, 진지제, 지금의 폐하를 보필하며 신국을 책임져 왔다. 폐하의 유일한 혈손, 고귀한 성골? 그것이 신국을 지켜왔느냐? 아니 이 미실이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신국을 지켜왔다. 오늘 이후로 혈통에 대해 성골에 대해 다시는 말을 하지말라" 

저는 바로 이 말속에 비담에게 서찰을 보여주려고 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실은 비담에게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지켜온 신라, 그러나 진흥제는 자신의 야망을 한 눈에 보고 죽이려 했고, 평생을 다해 지켜온 신라는 혈통이라는 골품제를 빌미로 자신을 인정하지는 않았다는 것을요. 진흥제와 함께 목숨을 다해 지켜온 신라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었지요.
"비담아, 덕만공주를 왕위에 올리고 삼한일통의 대업을 이룬다 한들 너는 결코 왕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너의 야욕을 보이는 순간 황실은, 아니 신라는 너를 토사구팽할 것이다. 이 어미처럼... 그러니 너(야욕)를 철저히 숨기고 훗날을 준비해라.. 나는 성골이라는 골품제 벽속에서 알을 깨지 못하고 황후의 꿈만 꾸었지만, 너는 골품이라는 벽을 깨고 꿈을 이루거라. 내 몫까지. 명심하거라. 목숨을 다해 지켜 온 신라(진흥제)가 나를 죽이려 했음을... 온 마음과 온 몸을 다 해 지켜온 신라였건만, 성골이라는 혈통으로 그들은 나를 버리려 했다," 이런 말을 해 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소화의 품속에 있던 빨간 서찰을 눈 여겨 보았던 비담이 그 서찰을 읽게 될 것은 분명해 보여요. 만약 미실을 척살하라는 명령이 담긴 진흥제의 조칙이 맞다면 비담은 그것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미실이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요?
언젠가 설원공에게 미실이 울먹이며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왜 저는 성골로 태어나지 못했을까요? 그랬더라면 저도 다른 꿈을 꿔 볼 수 있었을텐데요"
미실은 비담에게 서찰은 남기면서 "네가 목숨을 다해 지킨 덕만공주라 할지라도 널 버릴 수 있을 것임을 기억해라. 나처럼...이 어미는 성골이라는 골품의 벽을 깨지 못하고 어린 너를 버려야 했지만, 너는 그 벽을 깨고 용이 되거라" 고 유언을 남기려 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담이 미실이 전하고자 했던 말을 이심전심으로 알았다면 훗날 비담이 난을 일으키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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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3 07:28




선덕여왕 41회는 또다시 시청자들에게 수수께끼 게임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덕만공주와 김유신의 독대에서 김유신이 예측한 두번째 경우가 무엇인지 기다리다 목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다음회로 넘어가지 않고 정답이 발표되기는 했지만, 춘추공(유승호)의 양동작전을 이리도 애타하며 들어야 하는지 싶더군요. 지난주 선덕여왕 글 <어머니, 이제 제가 어머니를 버리겠습니다>을 올리면서 다음 글은 춘추의 골품제 부정 발언은 신라 귀족계급의 세력 재편성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이와 관련된 글을 올리겠다고 했는데, 드라마에서 자세히 정리를 해주었네요. 
글을 올리기전에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김춘추의 골품제발언에 관한 글을 쓰려고 했는데 퍼뜩 예고편이 스치더라고요. 덕만공주(이요원)가 춘추와 만나는 장면에서 "춘추 너의 계획은 실패했어. 우리가 자고 있던 미실을 깨운 거야"라는 대사가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결국은 이 모든 것을 다 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소 글이 길어질 수도 있겠네요. 지루하실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읽다보면 재미있는 상상이 나오니 기대하고 읽어주세요. 선덕여왕 제작진이 시청자들을 위해서 매번 떡밥을 던지듯이 이번에는 제가 떡밥 하나를 던질테니까요.

오늘 글은 아주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는 글입니다. 제 글의 핵심은 신라 조정은 춘추의 발언으로 쑥대밭이 돼버렸는데 왜 미실(고현정)은 잠만 자고 있었을까? 그리고 잠자는 용 미실이 던질 다음수는 무엇일까에 대한 짧은 소견입니다. 미실이 자고 있었다는 의미는 생리적인 수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아시지요?
그럼 미실을 길게 잠으로 이끈 춘추의 발언 그 진의와 신라에 미치는 파장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역설적 떡밥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접어두기로 숨겨놓았습니다. 더 보고 싶은 분은 아래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춘추의 골품제발언이 가지고 올 신라 귀족계급의 재편성에 대한 정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춘추의 골품제발언이 가지고 올 신라 귀족계급의 재편성


춘추공의 발언으로 인한 귀족계습의 재편성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잠자는 신라의 미녀 고현정에게로 화제를 돌리기로 하겠습니다. 미실은 지금 혼자만의 세계에 있습니다. 설원공이나 세종등 최측근들을 거부하고 깊은 생각에 빠지거나 잠만 자고 있는 미실이에요. 그동안 시청자들이 봐왔던 미실과는 생소한 모습이에요. 그런데 힘이 빠져있는 미실을 보다보니 과연 미실이 힘이 빠져있는 것인지, 깊은 성찰의 깨달음을 얻은 것인지가 애매모호해 지더라고요. 여기서 부터는 저의 예측이지만 혹시라도 제작진이 복선으로 깔아놓은 미실의 반전이 아닌가 성급한 해석일 수도 있겠지만 같이 한번 생각해 보자구요.
이번회, 지난회를 통해 보여준 미실의 생각은 온통 덕만공주와 춘추의 말이에요. "골품제는 천한 제도입니다", "저는 스스로 부군이 되어 신국의 왕이 되고자 합니다" 춘추와 덕만공주 두사람의 말은 미실에게는 걷잡을 수 없는 무력감과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지요. 한번도 넘어서려는 상상조차 못했던 골품이라는 벽을 깨는 말이 어린 춘추의 입에서 그리 쉽게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고, 또한 자신이 여인이었기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왕으로의 길을 선언한 덕만공주 역시 충격이었지요. 미실은 여기서 무너집니다. 골품과 여인 이 두가지는 미실이 신라를 가지지 못했던 미실의 아킬레스건이었는데, 감히 덕만공주와 춘추는 미실의 취약점 두가지를 동시에 전면으로 승부수로 띄워버린 것이지요. 미실은 직감을 합니다. 자신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자신의 다음 시대는 덕만공주와 춘추가 시대의 주인이 될 것임을 알게 됩니다.
사찰을 찾은 미실을 찾아 온 설원공이 물었지요. "새주께서 여기서 뭘 하셨습니까?"라고요. 미실은 설원공의 질문에 혼자 다시 방백을 하였지요. "난 뭘하고 있었던 것일까...그 오랜 세월을..." 그리고는 몸이 좋지 않다며 쉬겠다는데 그 후부터는 죽은 듯이 머리를 풀고 잠만 자고 있지요. 밖에서는 설원공측과 세종측이 춘추라는 줄을 잡기 위해 멱살잡이까지 하고 싸우고 있는데 말이에요. 미실이라고 모르겠어요. 정치 9단인데 춘추의 발언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그리고 덕만공주측은 미실 자신의 수를 파악하느라 머리 쥐어뜯고 있을텐데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는 걸 미실도 알고 있지요. 그런데도 미실은 침묵을 지킵니다. 미실은 자신이 춘추에게 당한 것을 이미 알고 있었어요. 춘추가 골품제 발언을 한 순간 말이지요.
비담(김남길)도 미실이 잠잠한 이유가 궁금해지지요. 비담이 미실을 찾아간 이유, 그 속이 참으로 궁금하지요. 저는 비담이 미실을 찾아간 이유는 미실의 심중을 떠보기 위해서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비담은 미실이 강하게 공격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강한 공격으로 상대가 무너질 때 더 쾌감도 크거든요. 처소에서 기다린 비담을 들인 미실이 묻지요. 무슨 할말이 있어서 왔느냐고요. 이에 대해 비담은 새주의 이번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덕만공주와 춘추공이 싸울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해주지요. 덕만공주의 도량과 지략이 미실보다 뛰어나다면서요.
미실은 비담이 밖의 정황을 얘기해주는데도 귀담아 듣지 않아요. 그리고는 재차 왜 왔느냐고만 묻지요. 여기서 비담과 미실은 각자 뜬금없는 질문과 대답을 합니다. 비담이 미실에게 물었지요. "어찌하여 계속 주무시고 계십니까?" 그런데 미실은 너무 단순한 말로 비담을 당황하게 하지요. 그냥 졸려서 잤다고... 한술 더떠 비담에게 놀러가지 않겠느냐며 소풍을 나섭니다.
비담과 소풍을 나간 미실은 처음이지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어머니로서 비담을 대하더군요. 힘들다면서 비담에게 부축해 달라고 비담 팔을 잡고는 손을 가벼이 어루만져 주는데, 그 순간은 비담에게도 미실에게도 뗄 수 없는 피의 전류가 흐르더군요. 비정하고 냉정한 미실이라고 해도 자식인데 애틋한 모성애가 왜 없었겠어요. 제가 일전에 올렸던 <내 아들 비담아, 잘 싸웠느니라> 라는 글에서도 미실의 모성애를 언급했듯이 미실도 어머니니까요. 아기 때 버리고는 처음으로 만져보는 아들의 손,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하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손길.. 하지만 이미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강을 건넌 두 사람이기에 애처로웠던 장면이었어요.
앞에서 제가 떡밥하나 던지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오늘 제가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이 바로 미실의 심중이에요. 과연 미실은 덕만을 부수려고 할까요? 분명한 것은 덕만공주는 넘어야 할 적이 미실입니다. 그런데 이번회를 보면서 저는 미실은 덕만공주를 무너뜨릴 상대로 더 이상 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적하고 권력을 빼앗으려는 상대라기 보다는, 미실이 죽기전에 키우고 싶은 시대의 주인이라고 마음을 정리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습니다.
미실이 오랜 시간 잠을 잤던 이유는 자신의 몰락을 이미 알았고, 덕만공주와 춘추가 시대의 주인이 될 것임을 예견했기 때문이에요.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음을 알았겠지요. 미실이 독백했던 것, "난 뭘 하고 있었을까? 그 오랜 세월을.." 미실 스스로 던졌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은 것이기도 하고요. 미실은 덕만공주와 춘추를 통해 자신을 돌아봅니다. 자신이 그토록 갈구했던 권력이라는 것이 너무 작은 꿈이었고, 신분과 여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자신을 넘어선 진정한 시대의 주인이 될 자들이 나타났다는 것을요. 눈 앞에 앉아있는 자식을 버리면서까지 취하고 싶었던 권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상하고, 그리고 자신이 잡고 싶었던 권력은 덕만공주가 꿈꾸는 강한 신라를 위한 희망정치는 아니었음을 깨닫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앞으로 미실의 수는 무엇일까? 과연 덕만에게 끝까지 칼을 겨눌까? 네, 끝까지 칼을 겨누겠지요. 그게 미실이니까요. 하지만 미실의 칼은 색깔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감히 해봤습니다. 과연 국가별, 정당별 정치적 관계에서 모든 것을 적 아니면 동지의 개념으로 양분할 수 있을까요? 아니에요. 특히 정치적인 관계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어요. 절대적 우호관계 혹은 동지관계(현재로서는 유신, 알천랑, 일단 비담까지 넣어두기로 하지요), 상호보완적 우호관계(춘추공과 덕만공주의 관계이지요), 이 두 관계는 일단 한편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럼 덕만공주와 미실과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덕만공주의 부군선언, 춘추공의 골품제 부정발언이 있기 전까지는 미실과 덕만공주는 적대적 대립관계였지요. 그런데 미실은 이번 일을 통해, 그리고 자기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보면서, 심리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실은 덕만공주를 적대적 우호관계, 즉 표면적으로는 적이지만 마음으로는 지지를 해주는 방향으로 생각을 정리했을 거라고요.
미실은 정치인이며 신라인입니다. 비록 자신이 이룰 수 없는 꿈이라 할지라도 미실은 덕만공주가 꾸고 있는 꿈, 즉 강한 신라, 삼한일통을 마음으로 응원하지 않을 수 없지요. 물론 "덕만공주님! 네 꿈이 갸륵하고 훌륭하구나, 나도 너를 적극 밀어줄게" 라고 표면적으로는 나설 수는 없지요. 자신의 기반이기도 하지만 황실측과 세력균형을 이루고 있는 귀족들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문제로 이어지니까요.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왜 미실 자신의 측근을 권력의 후임자로 내세우려 하지 않을까? 그것이 미실의 사람 보는 눈이지요. 미실은 덕만공주의 그릇을 보았고, 춘추의 그릇 또한 보게 된 것입니다.
권력을 손에 쥐어도 봤지만, 결국은 골품과 여성이라는 벽에 갇혀있던 한계때문에 더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했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정치인 미실은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그것은 신라의 내일이 아니었을까요? 미실은 압니다. 덕만공주가 왕위에 오르게 되리라는 것을요. 비록 표면적으로 지지는 못하지만, 미실 가슴 속에는 덕만공주의 꿈이 실현되기를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실이 덧없이 생각하는 듯 했지만 "난 뭘하고 있었을까..."라며 회한에 잠겼던 것은 신라를 위해 무슨 일을 해왔을까?에 대한 자기성찰이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미실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입니다. 비록 악독한 조련사라는 이름을 달게 될지라도 덕만공주를 호랑이로 만들기 위해서 말이지요. 마치 새끼호랑이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절벽에서 떨어뜨리는 어미호랑이처럼 말이지요. 물론 미실이 덕만공주를 향해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겠지요. 미실 혼자만 가슴 속에 묻어두고 최후를 맞이할 지라도, 덕만공주가 꾸는 신라의 꿈은 꺾어버리기에는 너무 황홀한 꿈이거든요. 잠에서 깨어난 미실이라는 용이 덕만공주를 위해 준비할 최후의 불길이 무엇일지 기대가 됩니다. 또한 비담에 대한 한가닥의 모성애는 비담에게 무엇을 가르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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