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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25 '빅' 홍자매 최악의 드라마, 이유있는 실패 (15)
  2. 2012.06.05 '빅' 이민정-'신품' 김하늘, 드라마속 여선생님 왜들 이러시나? (1)
2012.07.25 12:40




참 어이없는 드라마였습니다. 원인도 과정도 결과도 그 어느 것하나 신선함도, 개연성도, 스토리의 탄탄함도 없는 전파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드라마였습니다. 아무리 말이 안되는 판타지물이라도, 드라마에서는 가능한 개연성이나 설득력, 드라마틱한 감동으로 시청자를 매료시키는 것이 로코판타지물인데, 빅은 그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한 드라마였죠. 유치원 아이들이 악보도 익히지 못한 수준에서 아무 건반이나 딩동딩동 건반을 눌러 노래 하나를 만들었다고나 할까.
홍자매의 데뷔작품 쾌걸춘향을 시작해 지금까지 한 작품도 빼놓지 않고 봐왔던 시청자로서 실망이 크네요. 물론 결혼기간에도 권태기라는 것이 있고, 사랑하는 시기에도 권태기가 있다지만, 홍자매의 권태기는 심한 수준이었습니다.
빅의 실패요인은 백가지를 대라고 해도 댈 수 있을 것같지만, 가장 큰 실패요인은 작가의 문제였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홍자매 멘붕인가봐'를 몇 번이나 뇌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한 두회를 빼고는 매회 같은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공유의 TV복귀 작품이었는데, 공유의 원맨쇼로 끝나버린 드라마가 되었군요. 공유가 영혼체인지된 강경준이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한 것은 아니었음에도 연기 자체는 좋았죠. 공유의 강경준은 50%의 서윤재와 1%의 강경준이 합체된 제 3의 캐릭터였습니다. 이럴 거면 왜 영혼체인지라는 설정으로 연기자에게는 부담을, 시청자에게는 캐릭터 몰입방해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른살의 서윤재라는 성인이 열여덟살의 고등학생 강경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으니 말입니다. 스물 여섯 어리버리 여선생과 고등학생과의 사랑, 백번 양보하고 사랑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참아낼 수는 있었습니다. 강경준도 서윤재도 아닌, 강경준이라 불리는 공유를 볼 때는 말이죠.

그런데 매회 시체처럼 누워있는 실제 강경준의 등장은, 강경준이라고 빡빡 우겨대며 혼자 용을 쓰고 연기하는 공유를 어떻게 봐야할지 난감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강경준으로 첫회 까칠하고 건방진 캐릭터로 등장했던 신원호가 참 안됐더군요. 어떻게 드라마 마지막회까지 잠자는 왕자로 만들었는지, 홍자매는 연기자를 키우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모양입니다. 아무리 연기가 어색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주구장천 병원침대에 눕혀놓을 생각만 했는지 말입니다. 신원호라는 신인연기자의 푸대접은 드라마속 서윤재라는 인물에 대한 푸대접과 똑같더군요.
서윤재의 기억이 돌아왔는데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길다란에게 해주려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엿바꿔 먹어버리고는 미국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았으니 말이죠. 서윤재의 사랑도 진심이었는데,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서윤재의 사랑은 완전 쩌리됐더라죠.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은 수지를 스토커에 정신이상스런 애로 만들더니, 마지막회에서는 깡패같은 아저씨들을 대동하고 병원에 난입해 환자를 빼내오는 범죄자로 까지 만들더군요. 헬기를 타고 30분을 돌만큼 큰 땅을 가진 부자집 외동딸이라지만, 어린 애를 그런 말같지도 않은 범죄자로 만드는지, 황당스럽기 그지 없더군요.
홍자매가 멘붕상태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엉터리 방터리로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겁니다. 홍자매 더위 많이 먹었나 봅니다;;.
홍자매가 지금까지 드라마 역사를 바꿀 정도의 수작을 냈었던 건 아니지만, 최고의 사랑을 쓴 홍자매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홍자매의 문제점은 작품을 통해서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홍자매의 성공은 연기자들 덕을 많이 본 케이스였습니다. 차승원-공효진, 이승기-신민아, 한채영-재희, 장근석-박신혜, 한예슬-오지호 등등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연기자들이 엉성한 작품마저도 예쁜 색깔로 완성을 시켰으니까요. 홍자매의 드라마 성공은 흥행불패라는 묵인된 인정도 받았던 것도 사실이고, 홍자매 작품이라는 이유로 스타라인업도 수월했었죠.
공유와 이민정은 초반부터 이민정의 연기력이 도마위에 오르더니, 끝내 캐릭터 구축도 실패하고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이민정이 연기가 많이 자연스러워졌지만, 길다란의 캐릭터는 끝까지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좋아했던 작가였지만 이왕 비판을 하고자 마음먹었으니, 쓴소리 단소리를 직설적으로 해야 겠습니다. 홍자매의 문제점은 깊이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연기자들로 치자면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했던 추적자의 박경수작가가 썼던 대사를 보면, 인생의 깊이 뿐만 아니라 자료를 찾아보고, 발로 뛰면서 캐릭터 하나하나를 완성해가는 고뇌가 느껴졌지요. 법조항 하나 하나에서부터, 의료적인 문제까지 얼마나 치밀하게 조사하고 썼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였죠. 하지만 홍자매는 캐릭터에 대한 성의는 고사하고, 스토리에 필요한 자료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오글거리는 대사와 통통 튀는 대사로 연기자들에게 기대가려는 것이 확연히 보이는 것이 홍자매 스타일입니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죠. 고등학교 국사선생님으로 나오는 길다란, 초반에는 임시직이었지만 학교가 직장인지 놀이터인지, 친구 만나러 가는 곳인지 알 수 없는 직업의식을 보이죠. 국사선생님이라고는 하지만 수업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뭘 가르치는지도 모르겠더군요. 김은숙 작가의 신사의 품격을 보면 김하늘이 윤리교사로 나오고 있는데, 김하늘과는 여러모로 대조적이죠. 하다못해 불량학생 김동협의 아르바이트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청소년 고용법을 좔좔 읊으며 선생이라는 직업을 살려내는데 말입니다.
그보다 더 웃기지도 않는 예는 서윤재라는 인물입니다. 의사로 나왔지만 그 병원 의사들은 가운만 걸치면 의사더군요. 전요, 지금도 이해도 안되고 궁금한 것이 도대체 서윤재가 어디가 어떻게 아픈 것인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윤재가 많이 아파요" 한마디로, 누워있는 강경준의 몸에서 조혈세포를 채혈해야 하네 어쩌네 하는데, 병명이 무엇인지 조혈세포는 왜 필요했는지 도무지 설명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드라마 작가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아파요'라는 말 한마디로 심각한 환자로 만들었으면서도, 그 병에 대한 것은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경우는 처음 봅니다. '아프다--->강경준 비틀비틀 어지러워 한다--->동시에 병원에 누워있는 강경준의 몸이 들썩인다', 이러고 끝이죠.
조혈세포를 가지고 독일까지 가서 수술을 했다고 하는데, 채혈한 피를 가지고 도대체 무슨 수술을 어떻게 한 거랍니까? 서윤재의 몸을 분해하고 해체해서 조립이라도 했다는 말인지, 수술이라고 했는데 심장을 수술해서 피를 넣었다는 것인지, 혈관에 주사를 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병명도 모르고 어떤 수술인지도 모르고, 왜 서윤재의 몸상태가 위험하다는 것인지도 아무런 설명이 없죠. 윤재가 많이 아파요 한마디로 시청자들 니네들이 알아서 찾고 해석하라는 식이었으니 말입니다.
길다란이 강경준을 사랑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상황일까요? 마지막에 작가와 연출진은 우산속으로 공유의 모습을 꽁꽁 감추면서 얼굴을 끝내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강경준이라는 암시만 줬지요. 그런데 몸은 완전 서윤재더군요. 성공적인 수술로 영혼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1년 사이에 서윤재로 몸도 얼굴도 페이스 오프했더군요. 유령에서 김우현으로 페이스 오프한 박기영은 수술 과정이라도 보여줬는데, 이건 뭐...
하긴 신원호의 얼굴이 등장해서 길다란과 촉촉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면 케미가 느껴졌겠습니까? 어린학생과 원조교제하는 여선생의 이미지밖에 더되겠느냐고요. 오죽했으면 마지막에 공유의 얼굴을 과거 회상장면으로 대체했을까 싶습니다.
홍자매의 영혼체인지는 실패작입니다. 길다란이 강경준의 정신적인 면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태 사랑해왔던 서윤재의 몸과 얼굴이 아닌, 동생 길충식과 같은 뽀송뽀송한 어린 강경준의 얼굴을 마주보면서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요?
강경준을 사랑하게 된 길다란, 홍자매에게 묻고 싶습니다. 길다란은 서윤재의 얼굴을 한 강경준을 사랑한 것인가요? 아니면 강경준의 멘탈을 가진 서윤재를 사랑한 것인가요? 강경준의 얼굴로 돌아온 강경준을, 길다란이 사랑했던 강경준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요? 고양이를 보면서 '이 안에는 과거 네가 귀여워 했던 강아지의 멘탈이 들어있으니 강아지로 여겨라' 라고 강요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끝까지 이 대답을 작가 스스로도 포기하고 회피해 버린 결말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본 이유는 솔직히 공유때문이었습니다. 연기자의 경우도 아무리 인기가 있고 얼굴이 잘생기고 예쁘다 할 지라도, 연기를 못하면 사랑받지 못하지요. 연기자들이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도 연기를 못해 속된 말로 무지 까인 케이스들이 있었지요. 빅은 원고료가 아까운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연기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합니다. 드라마를 쓰는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화가 된 이름값이나 전작의 흥행성공, 혹은 스타 연기자에게 기대 어설픈 말장난이나 하는 작품은 외면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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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5
  1. 사자비 2012.07.25 13: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최고의 사랑'으로 너무 높이 올라가 버렸조. 그에 비해 작품의 깊이는 더 낮아졌으니...얼렁뚱땅 넘어가는 부분도 다른 내용이 두각될만한게 있거나 하면 덜 와닿는데...다 부실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내용도 많으니 참..답이 없어요. 저도 오늘 비슷한 주제로 글 썼는데 역시 초록누리님이 좀더 섬세하게 지적하시는군요. ㅎㅎ 전 개괄만 읖는 수준이구요.

  2. 2012.07.25 14:1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은퇴 2012.07.25 17:21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원하는 제목으로 글을 쓰셨네요..홍자매 실패!!!

  4. dmr 2012.07.25 20:49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어내려가다가 김은숙 작가 얘기에 풋. 깊.이가 없고 말장난만 하는 건 두 작가의 공통점이죠

    • ㅁㄴㅇㄹ 2012.07.25 22:49 address edit & del

      김은숙 작가에 작품에 깊이가 없다고요? 음.....저는.그렇게 생각 하지 않아요 님이 어떤 생각인지는.모르지만 전 나이먹은후 이해 되는.부분이 많더라고요^^. 꿈보다 해몽이라고 제가 쓸데없이 해석 하는 일 일수도 있지만요.

  5. 김은숙이나홍자매나 2012.07.26 00:19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 둘다 서로 소재 교환하면서 이상한 이야기 쓰는 것은 동일
    진짜 둘다 질려서 이제 못보겟음

  6. 일리 2012.07.26 08:39 address edit & del reply

    서윤재도 없고 강경준도 없고 오로지 제3의 인물 공유만 있더란 말이죠. 극중에 공유라는 등장인물은 없는데...쯪!

  7. 2012.07.26 11:07 address edit & del reply

    바뀐거 알면서도 결혼한다는게 이해가 되는분 있는지??

  8. fantavii 2012.07.26 12:53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공감인 글입니다.. 비슷한 내용을 끄적거리고 싶었을 정도..

    큰 막장도 없었지만 정말 작가가 캐릭터를 소품모냥 푸대접하는게 절실히 느껴진 드라마였습니다

  9. 2012.07.27 02:3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작가는.. 2012.08.03 00:44 address edit & del reply

    작품 하나, 히트치면...캐스팅 주도권으로 자기 파워를 과시하고 싶은 작가들은,
    결국 무명작가때 꿈도 못꾸던 톱스타를 주인공으로 앉히며...자기애에 빠지면서
    작품은 멸망의 길로 go~

  11. 이정화 2012.08.14 14:18 address edit & del reply

    전 너무 재밌게 봤어요 일일이 따지며 보면 재미없죠 이민정도 충분히 잘했고 두커플 너무 잘어울렸어요

  12. ggg 2012.08.15 22:05 address edit & del reply

    홍자매작품인것들은 하나같이 엔딩이 흐지부지 엉망으로 끝내더군요
    그뒤로 홍씨작품은 안보게되더군요

  13. 2012.08.24 23:5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2.08.25 11:12 신고 address edit & del

      홍자매 작품 괜찮은 것 많습니다.
      빅은 개인적으로 실망이었지만, 최고의 사랑도 괜찮았고, 환상의 커플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쾌도홍길동, 미남이시네요도 볼만합니다^^

2012.06.05 12:50




최고의 사랑 홍자매가 영혼체인지 환타지물 빅으로 돌아왔는데요, 김은숙 작가의 시크릿 가든에서도 접했던 소재이고, 영화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기에 신선하지는 못했지만, 공유의 복귀작이라 첫방을 관심있게 봤습니다. 공유는 잘 만들어진 명품근육까지 선보이며, 첫회 무게있는 의사 서윤재라는 가운을 벗고 열여덟 강경준으로 살아가면서 겪을 좌충우돌 망가짐으로, 비장의 코믹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역시 연기가 녹슬지 않았더군요. 샤방한 매력보다는 성숙한 느낌도 들었고 말이죠.
홍자매 특유의 톡톡 튀는 대사빨은 공유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몸은 서른 살 서윤재, 정신연령 영혼은 열여덟 강경준의 언밸런스를 연기해야 하는 공유는 최고의 캐스팅이었습니다. 강경준으로 웅크리고 자는 공유는 몸은 어른이었지만, 표정은 열여덟 삐딱남의 모습 딱 그것이었거든요.
정 안가는 분위기의 서윤재가 초반부터 매력없다 싶었는데, 진짜 주인공은 까칠한 전학생 강경준(신원호)이었더군요. 서윤재(공유)는 몸만 빌려줬고 말이지요. 까칠한 강경준의 반항적인 모습과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트라우마를 공유는 한 장면으로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피묻은 손을 닦는 어린 아이의 얼굴에 씌여있는 두려움과 잊고 싶어하는 듯한 강한 기억회피의 표정으로 말이지요.

사망선고를 받고 시체안치실에서 알몸으로 깨어난 강경준, 거울에 비친 기절초풍할 몸은 뉘신겨? 네 맞습니다. 강경준은 결혼할 남자에게 울며 전화를 하던 길다란(이민정)을 오토바이에 태워 바람을 쐬주고, 그의 정혼자가 온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교통사고 현장을 피하려다 강물에 빠졌던 고등학생입니다. 파릇파릇 샤방샤방 이팔청춘이 근육질의 탄탄한 몸을 가진 10년은 노화한 생판 모르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하고 깨어났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 세상에 이런 일이, 이건 꿈이야, 한 숨 자고 일어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거야,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아아아아악!!!
강경준과 마찬가지로 아아악 비명을 지르고 싶은 인물이 길다란 역의 이민정과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진짜 서윤재겠지요. 결혼 한 달도 남겨두지 않고 결혼할 남자의 영혼은 고등학생 강경준의 몸에 들어갔고(아직 깨어나지 않았지만 그렇게 추정), 기다란 양팔을 벌려 어깨에 머리를 기대게 해주었던 길다란의 왕자님 서윤재의 몸에는 강경준이 들어있다니, 설마가 사람잡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드라마나 만화에서나 봤던 영혼체인지!!(물론 이것도 드라마ㅋ)

고등학생 강경준(캐릭터로서)과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는 기간제 임시교사 길다란(이민정)은 의외로 어울리는 커플이었습니다. 웬지 이 커플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벌써부터 들고 있답니다. 강경준이라는 캐릭터가 왜 눈에 들어왔나 했더니, 앞으로 공유가 해야 할 캐릭터였더라고요. 신원호의 연기가 신인이어서 조금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개인적으로 신인연기자에게 심한 연기태클을 걸고 싶지 않기때문에 넉넉한 마음으로 봤습니다), 그정도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잘생겨서 점수도 좀 후하게 줬습니다^^. 그래도 연기는 좀 다듬으면 좋겠어요;;
그에 반해 이민정의 연기는 살짝 오버스러워서 이전 작품에서 봤던 이민정이 맞나 의심갈 정도더군요. 어리숙한 여선생, 귀여운 척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발하는 여주인공 캐릭터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거든요. 동생 길충식을 잡는 모습은 왈패가 따로없던데, 약혼자와 전화만 하면 하트를 그려대는 내숭녀가 되는 듯해서, 겉과 속이 다른 맹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고 말이죠. 한마디로 부케잡다 팔목뼈 나가고, 꼬리뼈 뭉개진 덕에 얻어걸린 의사정혼자를 만난 행운녀?
로코물의 대가 김은숙 작가가 신사의 품격으로, 홍자매가 빅으로 일주일을 간격으로 복귀했는데, 우째 여주인공 캐릭터들이 다 그 모양인지, 배우에 대한 불만 못지않게 작가에게도 실망스럽네요. 여교사를 맹하게 그리는 것도 유감스럽고요.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일주일 간격으로 똑같은 대사라니, 이제는 구시대 유물처럼 박물관에나 보냈으면 싶은 대사들을 아직도 패러디라고 우려먹는 것을 보면, 지겹기도 하고 말이죠. 더 우리다가는 곰국타서 누린내가 진동할 듯. 
여교사를 짝사랑하는 남학생들이라... 물론 사춘기 시절 남학생들의 로망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작가의 여교사에 대한 심한 이해부족은 항의라도 받아야 할 수준에 이르렀더군요. 반말하는 학생이라, 이것을 로코물이니 그냥 웃고 넘어가라고 하기에는, 속이 울렁거리고 오글거리는 비현실적인 상황은 불편스럽더군요. 학생들이 선생님 없는 곳에서 이름부르고 뒷담화야 까겠지요. 그런데 요즘 학생들 정말 그렇게 선생님 면전에서 뒷말 자르고 반말하고, 길따~란이라고 이름까지 막 부르나 싶더군요.
방송에 결혼사연을 낸 동작구K양이 길다란이라는 것이 알려져 교실에서 학생들의 야유를 받는 장면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어리버리하게 얼굴만 불거지는 여교사를 보고는 화가 나려고 했고요. 교단이 막장이 돼가고 있군요. 드라마라고 코믹이라는 명목하에 은근슬쩍 웃음으로 포장하려드는 것은 교권에 대한 언어폭력과도 진배없습니다.
그런데 로코물의 대가들이 일 주일을 간격으로 들고 나온 작품의 여주인공 동작구 K양(이민정)과 공격적인 엉덩이(김하늘)가 공통적으로 여선생이라는 점도 있지만, 그 캐릭터의 특징이 어쩜 그리도 비슷한지 놀랐네요. 얼굴과 나이만 다를 뿐이지, 하는 행동은 "나 무지 억지로라도 귀여워용"이라는 겁니다. 꼬맹맹이 혀짧은 소리의 귀여운 척(?)까지 비슷하고 말이죠.
이민정의 귀여운 척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몸이 배배 꼬이다 못해 꽈배기가 되기 일보직전이고, 전화만 받으면 목소리가 "대패 좀 가져와, 닭살 좀 밀게"가 돼버리니, 여주인공 대사를 듣다보면 손발이 비틀립니다. 오글거려서 말이죠. 이민정이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절대 아니었죠. 그런데 빅 첫회에서는 실망스러운 연기였습니다. 로코에 대한 부담이 컸나요? 암튼 학교에서 학생을 옆에 두고 하트 그려가며, 한순간 섬처녀가 되는 모습에서는 어안이 벙벙... 수준이었답니다.

로코물에서 귀여운 척 해도 귀여운 여자가 있기는 했죠. 김선아의 귀여운 척은 연기를 잘해서인지 정말 귀여웠고, 귀여운 척이 아니라 온 몸을 지배하는 필살기 애교와 동일시되기도 했습니다. 김하늘의 귀여움은 나이가 들으니 푼수가 되고 있고, 이민정의 귀여움은 나이는 들지 않았지만, 미안하지만 좀 바보스럽습니다. 여교사라는 이미지와는 영 거리가 먼... 그냥 가족드라마에서 어리버리한 막내딸의 느낌 정도?
물론 이민정이나 김하늘이 여교사라는 직업의식까지 캐릭터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에요. 두 캐릭터의 직업이 같은데 귀여움에 주력을 하니, 캐릭터가 작위적이고 연기마저 자연스럽지가 않다는 것이지요. 이민정의 연기가 나쁜 편도 아니고 자리를 잡으면,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낼 것이라 생각은 되지만, 대사톤과 표정에서 귀여움 2%만 덜어냈으면 싶군요.  
여주인공을 바보스럽고 귀여운 척 하는 순진한 짝사랑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 유행코드인가 봅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여주캐릭터들이 시대를 역행하는 구시대적 코맹맹이 귀여움만 어필하려 하다니, 캐릭터를 잘못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로코물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는데, 아이두 아이두에서의 황지안 역의 김선아입니다. 직업의식도 강하고 자기 일을 사랑하고,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입니다. 김선아의 두 말하면 입아픈 연기력은 비현실적인 스토리 구성마저 메꿔버리고 있기도 합니다. 황지안이라는 인물의 대사를 듣다보면 귀에 쏙쏙 박히는 느낌이 드는데요, 처음에는 김선아의 연기력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작가가 대사를 입에 착착 감기게 쓰고 있더라고요.
반면 빅이나 신사의 품격 여주인공 대사를 보면, 귀에 잘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대사에 군더더기 장식이 너무 많이 달려있어요. 게다가 주인공들의 오버스러운 과잉 귀여움의 서비스까지 곁들여지니, 시선은 분산되고 드라마 캐릭터에 몰입은 안되고, 3D 화면처럼 드라마와 겉도는 캐릭터들처럼 둥둥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초반이라 분위기가 업되어 있다는 것도 모르지는 않지만, 여주인공들은 로코물만 맡으면 왜 그렇게 귀여움과 망가짐에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배우때문인지 작가탓인지,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어리버리하고 바보스러워도, 귀여우면 장땡이라는 듯 여주인공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안드네요.
요즘 여자들 그렇게 귀여움에 집착하면(특히 선생님이), 얼빵이 바보라고 놀림과 무시당합니다. 귀여운 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지, 학교인지 길거리인지, 귀여움 떨 필요가 없는 대상 앞에서 까지 귀여운 짓에 목숨걸면, 아무리 드라마라도 정말 재수뿡이거든요. 진짜 귀엽고 사랑스럽게 연기를 잘해버리든지... 남자들이 이런 여자에게 눈이 꽂힌다는 것이 100% 공감되고, 여자들까지 반하게 만드는 귀여움으로 말이죠. 더킹에서 하지원은 그 나이에도 사랑스럽고 귀엽던데, 그 차이가 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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