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3.08.07 '굿 닥터' 소름돋았던 주원의 웃음, 시청자 울려버린 진짜 이유 (7)
  2. 2013.08.06 '굿 닥터' 주원 신드롬 시작되나?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난다 (11)
  3. 2012.08.10 '유령' 허탈한 결말 엄기준의 자살, 이해되지 않는 작가의 관용 (15)
  4. 2012.08.07 '유령' 충격반전, 소지섭 증언 입증할 인물은 임치현 검사? (4)
  5. 2012.07.27 '유령' 진범밝힌 소지섭, 미친소에게 부탁한 것은 무엇? (3)
2013.08.07 10:26




싫어하는 인간 유형이 많지만, 특히 말못하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 싫습니다. 저항할 수 없는 어린 아이나, 장애를 가진 아이를 학대하는 아메바 말미잘 삐리리같은 인간들 정말 끔찍하게 싫습니다. 그리고 자폐에 대한 무지가 자폐를 겪는 아이들에게 어떤 폭력이 되는지를 굿 닥터 2회를 통해 배웠습니다.

박시온은 서번트 증후군이 완치되지 않은 서번트 신드롬을 겪고 있는, 몸은 어른이지만 사회성이나 감정표현은 어린 아이와 같지요. 박시온에게 주먹을 날리는 김도한을 보면서, 소아과 환자를 다루는 의사로서 그는 얼마나 대단한 멘탈을 가졌는지, 격정을 이기지 못한 행동에 좀 화가 나더군요 

그렇다고 김도한을 위에 언급한 말미잘 삐리리 같은 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도한은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박시온이 아닌, 레지던트 박시온에게 주먹을 날렸다는 것을 믿고 싶기에 말이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김도한, 그의 소아외과에서의 실력은 과장을 넘어섰고, 그에게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차가움에 대한 이유가 있습니다. 납골당에서 흰국화를 던지듯 올려두고는 화난 표정으로 돌아서던 김도한의 모습에서 그에게 숨겨진 사연이 있으리라는 것은 짐작케 했지요. 1980년대에 태어나 1998년에 사망했으니 열 몇살에 죽은 그와 아주 가까웠던 사람에 대한 사연, 아마 그 어떤 사건이 지금의 김도한에게 큰 영향을 미쳤겠죠. 의사로서의 이성적 판단과 확신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이기도 하고요.

 

회진중 박시온은 나비그림에 눈이 갔고, 아이의 침대로 발길을 향했죠. 어린 아이와 같은 감성에 머물러있는 시온과 나비그림은 동화연출과도 같았습니다. 곤충학자가 되고 싶은, 나비들을 무지 사랑하는 성호를 살리고 싶은 나비들이 시온을 성호에게로 이끈 것처럼 말이죠. 

담관낭종을 수술받은 후 성호의 상태는 좋지않았습니다. 몸은 축축 쳐지고, 노란 담즙을 토하는 것을 보고 시온은 수술이 급하다고 다급히 외칩니다. "성호 수술해야 합니다, 성호가 위험합니다. 수술 잘됐다면 힘냈을 겁니다. 아이들은 강합니다. 의사가 잘 고치면 아이들은 금방 일어납니다".

탄광촌 보건소에서 만난 최우석 선생님이 죽은 토끼를 앞에 두고 말했었지요. "토끼 하늘나라 안가면 안돼요?", "하늘나라 가기전에 치료 잘하면 안가게 할 수도 있지", "의사가 되면 하늘나라 안가게 할 수 있어요? 저도 의사되고 싶어요".

시온은 오직 한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성호가 당장 수술받지 못하면 더 이상 나비를 그릴 수도, 곤충학자가 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게 될 거라는 것밖에는 말이죠. 성호가 걱정되어 은지 수술방에서 나가버린 시온, 다짜고짜 성호의 침대를 수술방으로 밀고 들어가 버렸죠. 성호의 담당 간호사 조정미(고창석)의 도움과 함께 말이죠. 귀요미 고창석 간호사, 저 팬입니다^^. 

성호를 수술방으로 옮기는 과정, 수술실에서 거부당하자 조정미 간호사가 힘으로 실례를 하고 밀어들어 간 일 등, 성호를 옮겨오기 까지 시온에게는 다급함이라는 감정만이 있었지, 수술방 준비부터 수술방에 들어갈 스텝을 짜는 등의 아무런 준비없이 왔습니다. 절차와 준비가 시온에게는 입력되지 않은 시스템이었겠죠. 이런 것들을 암기가 되었든 학습이 되었든, 앞으로 시온이 배워야 할 것이기는 합니다. 

 

성호를 수술하겠다고 수술도구들을 잡아보지만 시온은 허둥대기 시작했고, 그런 흥분상태에서의 수술은 위험하다고 판단, 김도한은 박시온을 수술방에서 내보내 버리죠. 물론 옆에 있는 것도 불허했습니다. 집도의와 스텝들에게 집중이 생명인데, 시온의 돌발행동을 염려했기 때문이었겠지요. 시온은 김도한이 은지와 성호 둘을 수술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결정적 도움도 주었지요. 피가 멈추지 않은 이유가 문제가 있는 약처방때문이었음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은지와 성호 둘다 살았습니다. 일단 그것에 감사. 

수술을 마치고 나오자 성호의 담당의 고충만(조희봉)이 골프를 치다 도착했고, 김도한은 화를 참지 못하고 박시온을 향해 주먹을 날리죠. 전 그게 마치 고충만을 후려치는 것같더랍니다. 고충만은 성호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고, 그의 환자를 남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두시간이나 기다리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김도한이 성호를 개복했을때, 두시간을 기다렸다면 성호는 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지요. 화나죠, 때리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박시온에게도 물론 화가 납니다. 수술방에서 봤던 당시 박시온의 상태는 김도한이 보기에는 수술을 할 상태로 보이지 않았거든요. 만약 시온이 그런 흥분상태로 메스를 들었다가 실수라도 했다면... 그 상황과 결과가 끔찍했을 김도한입니다. 

김도한의 말은 박시온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고충만(조희봉) 과장을 향한 직격탄이기도 했던 고성이기도 했습니다. "환자가 무사하면 만사 OK야?! 운이 나빴으면 둘다 잘못됐을 수도 있다. 환자한테 무관심한 의사보다 더 최악인게 똥오줌 못가리는 의사야. 너처럼 개념없이 굴다간 환자도 죽고, 의사도 죽어!!". 

그리고 김도한과 최우석(천호진)과의 대화를 들으며, 큰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서번트 증후군이나 서번트 신드롬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아이를 알고도 있지만, 저와는 먼 사람이기에 만날 기회도 없고, 서번트 신드롬은 사실 영화에서나 봤지 실재로는 희박한 경우라 관심가는 드라마 소재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최우석 병원장이 묻는 것 같았습니다. 당신이 지금 알게 된 지식을 상식으로 바꾼다면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성숙한 사회가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에 어떤 행동이 어떤 심리에서 기인하는지 정말 아는게 하나도 없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자폐의 특징, 타인의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며, 언어표현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정도가 제가 알고 있는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모님 전상서라는 드라마에서 김희애와 허준호의 아들 준이(유승호)가 자폐아였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데요.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는 김희애의 소원이 준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사는 것이라고 했던 대사였습니다. 도움없이는 홀로 세상을 살기 힘든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의 심정이 아마 다 그러할 것입니다. 준이의 심리나 행동보다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에 많이 공감했던 드라마였습니다. 

굿 닥터의 최우석(천호진) 병원장의 말은 부모가 아닌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당사자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일종의 지식입니다. 김도한이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감정이 격했다고 하자 최우석은 시온에 대해 한가지 알고 있어야 할 게 있다고 했지요.

"시온이 웃었지? 이유는 자폐성향이 남아 있어서야. 내적 공포심이 외적으로는 전혀 반대로 표시되곤 하지. 시온이 어렸을때 그것때문에 친구들한테 많이 맞곤했어. 맞으면서도 계속 웃어서...".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몰랐거든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입은 웃고 있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 그 웃음이 공포심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저 정신상태의 이상 정도로만 넘겼습니다. 그런데 그냥 넘겨버려서는 정말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김도한의 주먹을 맞고 웃으며 고개를 들던 주원의 얼굴을 다시 봤습니다. 제가 얼마나 무지몽매하게 그 장면을 해석했는지, 전 박시온이 맞으면서도 성호가 살았다는 것에 기뻐한다는 것으로 제 마음대로 박시온의 웃음을 해석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공포심이었다니...  

그리고 다시 본 주원의 웃음, 그 웃음에 생명이 없다는 것을, 감정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입은 웃는데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빛이 그제서야 보이더군요. 주원의 섬세한 연기였습니다. 연기자의 표정에 집중하는 편인데도 전 그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주원은 너무나 연기를 잘한 것이었습니다.

흔들리는 눈빛보다 웃음을 먼저 봤던 것은 우리가 몰랐기 때문입니다. 서번트 증후군 환자가 어떤 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지를 말이죠. 

굿 닥터 최우석 병원장의 대사를 통해 배웁니다. 또한 철없는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기를 바랍니다. 자폐를 가진 친구의, 혹은 이웃 아이의 웃음이 공포를 말한다는 것을... 아프다고, 때리지 말라는 말이라는 것을...

굿닥터 드라마를 통해 배운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박시온의 빵터지는 깨알유머는 계속됩니다. 갈비찜과 장운동에 이어 이번회 유머 어록은 차윤서(문채원)가 옷 벗고 자는 것 구경하려고 안깨웠냐고 따지던 장면에서 나왔죠. "하긴 내가 한때는 우리 의국에서 신내바-신이 내린 바디-라는 말을 들었지".

오잉~ 시온의 빵터지는 대꾸, "도대체 어떤 신이???". 그러게요, 어떤 신이 그런 바디를 내렸을까용? 저도 무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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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6 08:42




첫방송부터 한시도 눈을 떼기 힘든 몰입도와 긴장감은 물론, 따스함이 온 몸 세포 구석구석을 채워준 굿 닥터 박시온(주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박시온을 있게 한 최우석(천호진)과의 만남은, 의술이 아닌 인술에 치유를 받은 느낌입니다. 사실 요즘 보고 있던 드라마 대부분이 복수를 다룬 내용들이어서 가뜩이나 사회도 불안한데, 마음마저도 다운되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런 참에 굿 닥터에서 만난 서번트 신드롬을 겪고 있는 박시온, 그 어린아이같은 순수는 아침에 따스한 햇살이 들어 온 것처럼 제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었습니다. 박시온이라는 인물처럼 캐릭터 자체가 힐링이 되고, 뭉클하고 따뜻한 감동을 만난 건 오랜만입니다. 드라마속 박시온이라는 인물에 무한 감사를 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주인공 박시온(주원)은 서번트 증후군(자폐)을 가졌던(가진) 천재입니다. 17살에 정상인으로 재판정이 났지만, 그는 여전히 서번트 신드롬(자폐증이나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특정분야에서 천재적 재능을 나타내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정상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행동들로 사회성과 의사소통 능력이 다소 부족한 상태죠. 어눌한 말투, 주눅든 표정, 구부정한 어깨와 불안해 보이는 걸음걸이, 그의 외관적인 모습에 일반인이 가진 편견은 그를 통칭 '자폐'라 칭해버립니다.

박시온에게 있는 서번트 신드롬을 일찍 알아본 최우석(천호진)은 박시온의 후견인이 되어 시온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움을 준 스승입니다. 태백의 한 탄광촌 보건소에서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하다가 시온이 어려운 의료서적들을 읽어내고 암기해 버리는 능력을 보게 되었죠. 

그런데 최우석이 본 것은 박시온의 천재성만은 아니었습니다. 시온에게 있는 '사랑',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시온의 마음을 더 읽었습니다. 죽은 토끼를 들고 온 어린 소년의 얼굴에 토끼를 살리고 싶어한 간절한 눈망울, 연약한 생명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싶지 않은 어린 소년의 꿈을 봤습니다.

박시온이라는 캐릭터 못지 않게 제 마음을 홀라당 통째로 힐링시켜준 최우석, 성원대학병원 인사위원회가 끝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던 박시온에게 왜 그렇게 늦었냐고 답답해 잠깐 버럭 화를 냈다가, 손톱을 부딪치며 어쩔줄 몰라 하며 불안해 하는 시온의 손을 잡으며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의사, "시간 잘 지키는 놈이 왜 이제와...", 그 부드러운 말에 시온은 금세 안정을 찾죠.  

시온이 자란 환경은 불우했습니다. 아들의 자폐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술주정뱅이 폭력아버지, 시온을 어떻게든 치료하려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온을 안고 대신 맞아야 했던 어머니, 시온의 유일한 친구이자 늘 시온편이었던 형과 토끼가 시온의 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둘 시온의 곁을 떠났습니다. 아버지의 손에 토끼가 죽어야 했고, 형은 동생과 놀아주지 않는 동네아이들의 위험한 내기에 폐광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떻게 시온의 곁을 떠나게 되었는지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후 시온은 보육원에서 생활해야 했지요. 시온에게 아버지와 형, 가족이 돼 준 분은 최우석이었습니다.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지원해 온 스승입니다. 

시온은 지방대 의대에 입학하고 성적도 특출나게 우수했지만, 서번트 증후군 병력이 문제가 되어 국가고시에서 최종 불합격 판정을 받습니다. 단 전문의가 의료인으로서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불합격 판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조건부 불합격 판정이었죠. 최우석은 박시온의 불합격 취소를 위해 그가 병원장으로 있는 성원대학 병원에 박시온을 레지던트로 스카웃했지만, 시온의 서번트 증후군은 성원대학 인사위원회에서도 문제가 되어 통과하지 못하고 불합격을 받게 되었죠.

 

인사위원회에 나오지 못했던 시온, 그 이유는 TV를 통해 나오게 되었죠. 기차에서 달걀을 건네 주었던 현우, 캐릭터들이 눈 앞에서 튀어나오는 3D 애니메이션에 아이처럼 신기하게 보고 있던 시온은 현우가 대형전광판 유리파편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을 보게 되었고, 현장에서 긴급 응급처치로 현우를 살리게 됩니다.

현우가 고비를 넘기자 시온이 현우에게 한 말이 눈물 범벅되게 만들더군요. "이제 괜찮을 거야, 현우야, 걱정하지마". 

청량리역에서 사고를 당한 현우를 구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방송국에서 시온을 인터뷰하러 나오자 긴급인사위원회가 다시 열리게 됩니다. 최우석은 자신의 병원장직을 걸고 6개월만 시온에게 기회를 달라고 제안하고, 인사위원회는 시온의 6개월 조건부 레지던트를 수락하죠.

각각의 다른 계산들로 머리를 굴리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성원재단 내부의 암투가 암시되기도 했습니다. 이사장 나영희가 병원 경영 마인드가 똑바로 된 사람같아서 일단은 안심되더군요. 의뭉스러워 보이는 부원장 강현태(곽도원)는 일단은 물음표였지만... 

최우석은 성원대학 인사위원회에서 박시온을 레지던트로 추천하며 말하죠. "자폐증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치료가능한 예도 많습니다.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모든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를 흔히 노인, 장애인, 어린이의 천국이라 합니다. 그만큼 사회 약자에 대한 복지가 잘돼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전 정책적인 복지행정보다는 사람들을 통해 그 천국이라는 의미를 더 실감합니다. 노인. 장애인, 어린이를 우선으로 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마인드입니다.

가끔 우리 아이들에게 핀잔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 말보다는 행동이 먼저 나가는 편이거든요. 예를 들면 노인들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무거운 짐을 들고 있으면, 손이 먼저 나가 짐을 들어주려고 하려는 등의...

그럴때 우리 애들은 저를 말없이 툭툭 친답니다. 도움이 필요하느냐고, 도와줄까요 라고 먼저 물어봐야 실례가 되지 않는 행동이라면서... 선의의 도움이라고 할지라도 당사자가 동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 먼저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손이 먼저 나가는 행동을 고치지는 못하고 있지만, 동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는 것은 큰 깨달음입니다. 여기 사람들은 그런 마인드는 철저한 듯 하더군요. 불편한 사람을 보는 내 마음의 불편보다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동정으로 볼지도 모른다는 상대의 불편을 먼저 헤아리는 것, 그게 여기서 배운 도움의 마음이었습니다.

 

박시온에게서 그런 비슷한 마음을 봅니다. 시온이 청량리 역에서 사고를 당한 현우를 응급처치로 살리고 처음으로 했던 말, "이제 괜찮을 거야, 현우야, 걱정하지마", 시온은 자신의 응급처치가 잘 됐음에 안심하지 않았지요. 현우가 살았다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그리고 앰뷸런스에서 다시 위기상황을 맞은 현우, 응급수술에 들어갔지만, 시온의 머릿속에서는 현우의 심장초음파를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수술실에서 그것을 말하려다 제지당하고 쫓겨났지만, 수술실밖에서 시온은 상상으로 현우를 수술합니다. 

도한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와 현우 엄마에게 수술시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고비를 잘 넘기고 현우 수술에 성공했다는 말을 했을때, 박시온이 돌아보며 했던 말, 전 그 반전에 그만 또 울음을 터뜨렸네요. 뭐랄까, 가슴이 꽉 차는 따스함에 가슴이 복받쳐오르더라고요.

"고마워, 현우야", 수술을 잘 해 준 김도한이 아니라 살아준 현우가 고마운 시온, 이렇게 아름다운 천사가 또 있을까요 

두 천재의 만남, 수술실에서는 김도한(주상욱)이 수술을 하고, 밖에서는 시온이 상상으로 수술을 하는 장면이 교차되었죠. 노력형 천재와 서번트 신드롬 천재의 만남. 두 사람이 가진 능력보다는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 더 절실하게 만나는 것 같아서 좋더군요.

김도한이라는 캐릭터가 천재 시온의 능력에 어떻게 변화될지는 모르겠지만, 전 김도한의 캐릭터도 호감입니다. 의학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경쟁심이 앞선 의사보다는 환자의 생명을 먼저 보는 의사라는 점은 비슷한 것 같아서 말이죠. 김도한이 몇시간을 만지작 거려도 맞추지 못한 큐빅스를 잠깐 사이에 맞춰버린 시온, 최우석에게 박시온의 레지던트 허용에 처음으로 스승의 의견에 반박하고 싶다는 김도한도 시온의 비상한 능력에 놀라지요. 아마도 결말에 이르러 시온을 의사로 인정해 줄 가장 든든한 동료가 김도한이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인사위원회에서의 시온의 말은 천사가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아외과 의사가 되려는 이유가 뭐예요?".

"토끼와 형아 때문입니다. 하늘나라로 간 그들 둘 다 어른이 되지 못하고 하늘나라 갔습니다. 어른이 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어른이 돼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사랑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돈 벌어서 보육원 아이들에게 3D TV 사주고 싶습니다".

 

시온 앞에 펼쳐질 역경과 편견들, 박시온이 의사가 되는 길은 편견의 벽때문에 더 험난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그가 그 편견들 속에서 어떻게 성장해 갈지 궁금해 지는군요.

박시온은 의사가 될 수 있을까요? 의사의 자격이 의술이 다가 아님을 시온이 굿닥터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들로 만나게 될 듯합니다.

 

첫방송만으로도 대박예감이 드는 굿 닥터, 박시온이라는 캐릭터에 첫방부터 빙의된 듯한 주원, 마땅히 마음을 주지 못한 월화드라마에 주원 신드롬이 시작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주원의 연기는 매 작품에서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느낌이라, 그를 볼때마다 캐릭터는 물론 주원의 연기를 보는 것을 흐뭇하게 합니다.  

서번트 신드롬을 겪고 있는 박시온이라는 캐릭터는 육체는 성장했지만, 정신은 어린 아이의 어느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정체는 아닙니다. 정상인들보다는 더디게, 너무 더디게 성장해서 잘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버려진 버스에서 생일에 초코파이 케익과 장난감 의료도구를 선물해 준 형, 시온은 우리처럼 그리움이나 사랑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형이 해줬던 것처럼 자신의 생일에 혼자 초코파이 케익을 먹는 것으로 형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대체됩니다.

술에 취해 옷을 훌러덩 벗고 시온 침대에서 잠든 예쁜 여자 차윤서(문채원), 잠든 그녀를 본 낯선 설렘도 더디게 자랍니다.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팬티만 입고 여자 앞에서 양치를 하는 모습으로 차윤서를 경악하게 한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박시온은 너무나 귀엽습니다. 애기같습니다. 서번트 증후군이 아직 완치되지 않은 박시온에게서 나오는 아이같은 모습, 음식도 분석적으로 설명하고, 배고픔도 인체의 반응으로 설명하는 그는 얼마나 웃기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지요.

최우석이 배고프지 않느냐고 갈비찜 먹으려 한다는 말에, "갈비찜? 혹시 밤이랑 색색깔 고명이 어우러진 명품 1등한우로 만든 갈비찜 말씀하십니까?". 그런데 배 안고프다며?

"저는 괜찮은데 장운동 증가로 인해 조건반사가 심해진 것 같습니다". 배고프다는 말을 이렇게 박학다식하게 설명하는 박시온때문에 웃음 빵~ 

어린 현우가 살아난 것에 고마워 하고, 어른이 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먼저 가버린 형과 토끼때문에 소아외과 의사가 되고 싶은 시온을 보며 왜 제목에 '굿'이라는 다소 평범한 단어를 넣었는지 알겠더군요. 엑설런트나 지니어스, 그레이트가 아닌...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세계에 살고 있는 박시원을 통해, 그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르쳐줄 차윤서(문채원)을 통해, 많이 웃고 눈물도 많이 흘리게 될 듯합니다. 박시온이 닥터, 더 나아가 굿 닥터로 인정받게 되는 과정에서 제가(우리가) 흘리게 될 눈물은 기쁨이나 슬픔의 눈물이 아닌, 정화의 눈물이 될 듯 합니다.

굿 닥터 박시온이라는 캐릭터와만남 자체가 시청자에게는 힐링이 될 듯합니다.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말이죠.

 

박시온이라는 인물에게서 보는 어린 아이와도 같은 순수함, 어린 생명의 소생에 너무나 덤덤하게 고맙다고 표현하는 시온을 보며, 시청자로 하여금 눈물나게 해버리는 주원의 밀도깊은 연기, 언제부터인가 주원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 '시청률의 사나이'의 기분좋은 귀환, 한층 깊어진 연기변신입니다.   

각시탈 강토에서 박시온이라는 캐릭터로 돌아온 주원, 연기변신은 물론 섬세한 캐릭터 분석은 드라마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몰입하게 했습니다. 타인과 눈을 맞추지 못하는 초점이 명확하지 않는 눈빛, 불안하게 흔들리는 고개, 걸음걸이까지 박시온이라는 캐릭터 해석에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박시온이라는 캐릭터에 첫회부터 애정 몰빵하게 만드는 주원, 시청률의 사나이 주원 신드롬으로 이어질 거라는 좋은 예감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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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09:26




살인마가 죽는다고 모든 결말이 좋은 결말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사회는 엄연히 살아있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곳입니다. 법도 살아있는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아무리 법에 헛점이 있고, 권력의 입김이 작용한다고는 하지만, 법의 순기능이 부정되고 왜곡되고 있는 곳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는 것을 억지로 보여주는 것만이, 강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고, 메시지를 살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은 조현민은 우리 사회의 법의 모순을 조롱하듯 풀려났지만, 억지로 법과 온국민을 눈 뜬 장님으로 만드는 설정은, 다분히 고의적이고 억지스러운 설정이었습니다.
조현민이 자살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지만, 죽어마땅한 인물이 죽었는데도 뒷맛이 개운치 못하고 찜찜한 이유는 뭘까 싶습니다. 아마 조현민이라는 인물에게 베푼 작가의 관용(?)에 화가 나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현민의 자살로, 남상원 살해사건을 비롯 신효정 살해사건, 김우현, 한영석 형사, 염재희, 강윤우, 임치현 검사, 전재욱 국장의 죽음,  어느 하나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끝내 버린 것이죠. 유서라도 한 장 쓰고 죽었더라면 덜 억울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현민을 잡겠다고 20회까지 달려온 것의 결과가 조현민의 자살이라니 허무하네요.
조현민의 자살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조현민의 악행과 해킹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악용해 권력을 가지고자 했던 조현민의 비뚤어진 야욕이 세상에 공개되기를 바랐던 시청자와는 달리, 조현민이라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는 계속 생겨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 작가와의 생각의 차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자살로 마감한 조현민의 마지막을 보며, 허탈감이 밀려들더군요. 자신의 아이를 가졌던 신효정을 죽였다는 것에 대해 조현민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잠시 상상을 해봤습니다. 죄책감? 그에게 죄책감이 있었던가. 신효정에 대한 사랑 혹은 태어나지도 않은, 초음파 사진으로만 존재한 아이에 대한 연민? 글쎄요, 클릭 한 번으로 삶과 죽음을 결정지었던 그에게 자신의 아이를 가진 신효정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죠. 어쩌면 그는 그가 스스로 만든 시스템의 붕괴를 견디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상원을 살해하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김우현(박기영)의 사건수사 보고서도, 법정증언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기막힌 현실을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니 믿으라고, 목격자의 진술이나 증언이 권력의 입김에 한낱 휴지조각이 돼 버리고, 증언이 거짓말이 돼 버리는 것이 대한민국의 법의 실상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면,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어디 변두리 지방 소도시 조폭들싸움도 아니고, 대한민국을 움직인다는 재계의 거물이 살인혐의로 기소되었고, 이를 입증할만한 단서와 증인도 있는데, 아무리 법이 있는자의 편이라고 해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억지입니다. 온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중대한 사안인데 말입니다.
검찰 경찰 간부 몇이 뇌물을 받아쳐먹었다고 살인혐의자를 풀어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조현민에게 뇌물을 먹지 않은 검찰이 더 많았을 것이고, 모든 검찰이 비리혐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조현민을 자살시키기 위한 작가의 무리수가 빚은 경찰 검찰 물먹이기였죠.
더욱 납득하기 힘들었던 설정은 펠리스 타워에서 조현민을 기다리고 있었던 박기영의 행동이었습니다. 신효정이 임신했었다는 사실, 신효정이 조현민을 지켜주려고 했었다는 휴대폰 속의 신효정의 사랑이 조현민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던 조현민이, 초음파 사진 한 장으로 죄를 자백할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 말입니다. 
조현민은 자신을 위해 킬러가 되길 서슴지 않았던 염재희마저 가차없이 제거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힘이 필요했다는 조현민의 마지막 말이 우습지도 않더군요. 조현민에게 자기 말고 소중한 것이 있기나 했을까, 지키고 싶은 것이 있기나 했을까 싶었는데, 초음파 사진 속에 들어있던 태어나지도 않은 자신의 아이가 소중한 것이었다고 믿기에는 조현민이라는 인물과 연결이 되지 않더군요.
김은희 작가가 결말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겁니다. 특히 김우현으로 페이스 오프한 박기영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이 컸겠죠. 다행히 전작 싸인처럼 진범을 잡겠다고 죽음을 택한 어이없는 마무리를 하지 않은 점은 내심 다행이었지만, 유령의 결말에 대한 불만은 주인공이 아니라, 진범에 대한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조현민의 죽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조현민의 죽음과 함께 밝혀져야 할 진실들을 묻어버린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거의 매회 한사람씩 죽어나갔는데 그 죽음에 대한 진실은 사이버 수사팀 일부만이 아는 것으로 묻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법이 권력의 시녀노릇을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법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왜 꺼려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있는자, 힘을 가진자는 어떤 중대한 살인죄를 지었다고 해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힘있는 자는 살인죄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보다는, 법의 준엄함을 보여주는 것도 드라마에서 보여줘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너무나 많은 살인을 저지른 조현민의 최후를 자살로 종결지어 버리다니, 추적자의 결말과는 대조되는 씁쓸함이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은희 작가의 실험정신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전작 싸인에서는 박신양을 통해 국과수 검시관의 애환과 노고, 열악한 환경 등을 재조명했다면, 유령에서는 보이지 않는 사이버 범죄를 수사하는 사이버 수사대를 집중조명했지요. 장르드라마를 주로 집필하는 김은희 작가의 사회고발적이고 시대적인 문제의식은, 싸인이나 유령을 통해 과감하게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유령을 통해 김은희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김우현은 김우현이다"라는 대사였을 듯합니다.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이 대사는 보다 구체적으로 정체성을 드러냈지요. 사이버 범죄단을 소탕하는 장면에서 범인의 "누구세요?"라는 질문에, 박기영은 이렇게 대답하죠. "나? 대한민국 경찰". 김우현도 박기영도 아닌 대한민국 경찰이라고 대답함으로써 김우현과 박기영은 경찰이라는 대답으로 하나가 됩니다. 바로 김우현과 박기영이 진정으로 되고 싶었던 '진범 잡는 경찰'이라는 경찰에 대한 정체성이었죠. 박기영이 김우현으로 살아가든, 박기영이 김우현 행세를 하든,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경찰의 길을 간다는 것입니다.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가 그 사람을 결정짓는 정체성일테니까요. 
박기영이 자신의 이름으로 납골당에 안치되어 있는 김우현을 찾아가, 우현의 아들 선우에게 인사를 시키는 장면이 뭉클했던 이유는, 김우현과 박기영이 푸른 제복을 입으며 꾸었던 꿈, 좋은 경찰이 되고 싶었고, 좋은 경찰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김우현과 박기영이 한 지점에서 만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의 이름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것,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조현민이 자살을 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겠죠. 신효정이 찍은 남상원 살해장면 동영상만으로 신효정을 필요하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해 버렸던 조현민은, 0과 1사이의 보이지 않는 존재, 자신의 아이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일종의 자신이 구축한 시스템의 오류에 무너진 것입니다. 세상을 0과 1로 양분했던 그의 시스템에는 그가 간과했던 신효정의 사랑이 있었고, 아이가 있었고, 정작 지켰어야 할 자신의 소중한 것, 자신이 지켰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죠. 아버지 조경문은 아들 조현민을 지키기 위해 독배를 스스로 마셨는데, 조현민은 자신의 아들을 자기 손으로 죽여버렸다는 것을 참아내기 힘들었을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법의 단죄가 아니라, 조현민에게 이렇게 인간적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살은 관용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태어나지도 않는 아들에 대한 사랑때문이라고 보기에는 조현민답지 않고, 그가 분류한 0과 1의 시스템 오류를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것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유령은 사이버 수사대에 대한 인식을 높여줬다는 점도 있지만, 사이버 수사대이기에 정교함이 더욱 필요했는데 쪽대본과 바쁜 촬영일정으로 허술함을 드러낸 것은 옥에 티입니다. 조금 더 미리 기획하고 대본을 정교하게 손봤더라면 좋았을텐데 싶은 아쉬움도 많았고요.
특히 조현민을 자살시키기 위해 왜그렇게 안간힘을 썼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1회에서 유강미가 약국에 들러 신효정이 임신테스터기를 사간 것을 밝혔지요. 분명 신효정이 죽던 그 날밤 임신테스터기를 사갔다고 했는데, 뜬금없이 나온 초음파 사진은 뭔가 싶더랍니다. 초음파 사진을 저장한 날짜도 신효정이 죽은 5월 29일이었죠. 인기 여배우가 산부인과에 가서 임신진단을 받았을까 싶은 의구심은 둘째치고, 초음파 사진을 언제 찍었는지 앞뒤가 맞지 않았죠.  
가끔 좋은 드라마였는데도 결말을 위한 무리수를 두는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습니다. 왜 법정 구속을 시키는 것을 밋밋한 결말이라고 생각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사필귀정이라는 평범해 보이는 결말이 훨씬 현실적이고, 나을 때가 많습니다. 조현민의 죽음이 통쾌하지 않았던 것은 사필귀정도 아니고, 밝혀진 진실도 없고, 조현민도 인간이었다는 보여주기에도 어느 하나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이버상에는 수많은 가명들이 존재합니다. 사이버 범죄는 날로 지능화되고 있고, 발생건수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모니터 밖의 인물과 아이디와 닉네임은 전혀 다른 인물이기도 한 곳이 사이버 세계입니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가 사이버 상에서는 희대의 사이코 패스이기도 하고, 익명성 뒤에 숨어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는 곳이 사이버 세계이기도 합니다. 
유령 마지막회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간략하게 하루 평균 500여건의 사이버 범죄와 싸우고 있는 1005명의 사이버 수사대에 대한 자막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사이버 수사대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유령은 어떤 의미에서 큰 가르침을 준 작품입니다. 초록누리라는 닉네임은 현실 속 저의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했으니까요. 초록누리라는 닉네임도 사이버 상의 이름일 뿐이죠. 제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은 실제의 저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초록누리라는 모니터속 인물을 통해 저의 생각을 읽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제 생각을 전달하고 있는 초록누리가 사이버 상의 유령이 되지 말자고 저를 다독여 봅니다. 저야 드라마 리뷰를 주로 쓰는 블로거이니, 드라마를 더 깊이 이해하고 리뷰글을 통해 곱씹어보게 하는 것이 블로거 초록누리로서의 정체성이겠죠? 늘 응원해 주시고, 때로는 격려의 말로, 때로는 날선 비판과 다른 생각으로 관심보여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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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7 11:09




조재민의 결심공판 법정에서 남상원을 죽인 진범이 세강그룹 조현민 회장이라고 지목한 박기영, 과연 박기영의 증언만으로 조현민을 잡을 수 있을까요? 대답은 아쉽게도 아니오입니다. 남상원을 아지화나트륨으로 독살했다는 증거와 증인들의 증언까지 나온 마당에 조재민의 살인혐의를 벗어나게 하기는 힘들겠죠.
남상원을 살해하고 그 부인 김은숙과 운전기사 이종현, 그리고 사체 검안의 고재성까지 사찰했다는 증거까지 나왔으니, 조재민에게 살인누명을 씌운 조현민의 철저한 계획은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나타났지요. 남상원의 살해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박기영이 진범으로 조현민을 지목했으니 말이죠.
박기영은 왜 경찰 신분으로 살인을 방조한 혐의로 체포당할 위험까지 무릅쓰고 법정에 출두했을까요? 믿을 만한 비장의 카드가 무엇인지 2회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스스로 유치장행을 감행한 박기영의 패기가 모든 사람을 경악시켰습니다.
박기영의 카드는 완벽하게 김우현이 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살해현장을 목격했다는 진술이 받아들여져야 조현민을 잡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박기영을 김우현으로 완벽하게 세탁해 줄 사람은 권혁주와 유강미일 겁니다. 미친소에게 박기영이 부탁한 것도 그를 김우현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을 거라 짐작됩니다. 박기영이 화상을 입었을때 유강미가 지문감식기로 그가 김우현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었던 일이 있었지요. 만약 두 사람의 협조로 박기영과 김우현의 지문을 바꿔치기 한다면, 법정에서 조현민이 그를 박기영이라고 주장한다고 해도 헛소리가 될 가능성도 있고 말이죠.
그런데도 여전히 조현민을 진범으로 세우기에는 증거가 부족합니다. 조현민의 범죄를 알리려 했던 신효정의 팬텀파일도 없어졌으니 말이죠. 그런데 여기서 조현민이 결정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박기영을 경찰청에서 믿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 진범은 뿌옇게 처리한채 김우현이 남상원의 살해현장에 있는 동영상을 염재희의 USB에 넣어둔 것입니다. 박기영을 궁지에 빠지게 하기 위한 조작물이었지만, 조현민의 치명적 실수가 될 듯합니다. 이는 신효정의 팬텀파일 원본이 아직 조현민의 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죠. 신효정의 노트북을 염재희가 훔쳐갔었고, 팬텀파일도 삭제되지 않고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조현민의 실수는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우선 살인범으로 몬 조재민을 등장시키지 않았다는 점이죠. 뿌옇게 처리한 조현민의 뒷모습을 조재민의 모습으로 조작해서 다시 유포할 수도 있겠지만, 대영팀이 일망타진되었고, 세이프텍도 개털된 마당에 동영상을 뿌리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박기영이 조현민의 얼굴이 반사된 동영상을 올려 신효정 죽음의 진실에 대한 의문점을 재점화시킨 자료도 있으니, 조현민의 주장이 먹히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신효정 동영상을 조작했던 인물이 강응진이었으니, 범죄자 강응진의 동영상 분석 역시 믿을 수 없는 자료가 되었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찰청에 남상원 살해현장 동영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장소는 해명리조트 15호였고요. 해명리조트를 압수수색해서 남상원의 사체가 발견된 12호와 15호 실내내부를 비교해도 알 수 있는 대목이겠죠. 물론 재빠르게 모든 가구들을 바꿔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지만, 권혁주가 현장보존을 위해 12호와 15호를 통제금지시키면 바꿔치기할 시간은 없어보이기는 합니다.

자, 그럼 여기서 소설과 드라마속 논픽션을 결합해서 스포성 소설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들이 잠깐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 언어의 미묘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와 진범에 대한 증언을 할 수 있는 증인 한 사람에 대한 생사여부입니다. 바로 임치현 검사입니다.
임치현 검사는 한 미친 게임중독자에 의해 닉네임 PK로 오인받아 이유없이 칼을 맞았지요. 조현민의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고, 조현민의 적극적인 동조자였다기 보다는 협박을 당하고 있었던 인물이었죠. 검찰청에 깔린 세이프텍 백신프로그램으로 임치현의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당하고 있었고, 13년전 세강정치비자금 사건때 20억을 수수한 혐의가 있는 당시 사건담당검사이기도 합니다.
임치현은 조현민의 사주로 경찰청이 검찰을 도청했다는 것을 폭로했다가, 사이버 수사1팀의 증거화면 제시로 물을 먹었죠. 이 사건으로 인해 검찰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 책임을 물어 검찰내부에서 은밀히 내사를 하고 있다는 말에 모든 것을 실토하겠다고 마음먹고 부장검사를 만나러 가는 길에 피습당했죠.
그런데 이상하게 생각했던 점은 드라마에서 한 번도 임치현 검사를 죽었다고 표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임치현 검사의 피습사건을 보고 하는 자리에서도, 게임중독자가 임치현을 죽이려했다는 말만 반복했었지, 죽였다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유강미가 박기영에게 처음 임치현 검사의 피습사건에 대해 전했을때도 "병원으로 옮겼는데 위독한 상태래요"라고 표현했었고, 사이버 수사팀원들 모두 게임중독자 정동윤이 왜 임치현 검사를 죽이려고 했을까 라는 식으로 수사를 했을 뿐입니다.
눈치채셨죠? 임치현 검사는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죽이려했던 이유가 뭘까?'와 '죽인 이유가 뭘까?'는 큰 차이가 있죠. 즉 죽이려했던 이유라는 말은 대상이 죽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는 것이죠. 물론 제 소설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만, 여튼 제가 느낀 이상한 점은 임치현 검사가 죽었다고 어느 회차에서도 단정짓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재판정에서 박기영이 그동안 조현민이 죽인 사람들을 떠올리는 장면에서도 임치현의 죽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재욱 국장의 죽음장면도 나오지 않았지만, 전재욱 국장은 뉴스에서도 죽음으로 처리되었으니, 죽은 것이 맞겠지만 말이죠.
박기영에게 히든카드는 임치현 검사말고도 두 명의 증인들이 더 있다는 겁니다. 한 명은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결정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바로 남상원의 운전기사였던 이종현입니다. 검안의도 증인 중 한 사람이고요. 
조재민을 남상원의 살인범으로 구속시켰을 당시 수사상황을 떠올려 보면, 진실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해명리조트에 늦게 도착했던 남상원의 운전기사 이종현은 12호에서 사체를 발견하고 당황해 하고 있는 조재민을 목격했죠. 조조재민과 남상원은 그날 12호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돼 있었고요. 조재민은 일이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종현에게 돈을 주고, 자신을 현장에서 본 일이 없는 것으로 하라고 입을 막았죠. 검안의에게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말하게 하는 댓가로 큰병원 과장자리를 제안했고요.
그런데 조현민이 두 사람을 더 큰 돈으로 매수해 조재민을 협박하게 합니다. 협박을 당한 조재민은 이종현과 고재성은 물론, 남상원의 부인 김은숙을 개인사찰해서 감시를 해, 민간인 사찰혐의까지 죄가 늘어난 것이었고요. 이종현과 고재성에게 조재민에게 큰 돈을 요구하라고 시킨 인물은 조현민이었습니다. 이종현은 경찰조사에서 조재민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도청을 하고 감시를 한 것이라고 증언하면서, 조재민을 살인범으로 만든 결정적인 증인이 되었죠.  
남상원이 타살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권혁주 경감, 결국 검찰의 부검영장을 받는데 성공해 남상원이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 아니라 아지화나트륨 중독사라는 것을 밝혀 냅니다. 조재민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아지화나트륨은 그가 남상원을 살해했다는 결정적 증거물이 되었고 말이죠.

이때 박기영은 조재민이 진범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지만, 증거와 증인은 조재민을 지목하는 결과만 나왔을 뿐이었습니다. 조재민이 진범이었다면 김우현과 함께 현장에 있었기에 김우현을 기억했어야 했는데도, 얼굴을 알아보기는 커녕 권혁주 신분증을 달고 들어간 박기영을 권혁주 경감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미친소도 의문을 품은 사건의 진실이 있었죠. 죽은 남상원과 김우현은 해명리조트 15호에 갔는데, 사체는 12호에서 발견되었으니 말이죠. 남상원의 운전기사 이종현은 15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고, 12호에서 남상원을 죽이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죠. 이종현이 검찰로 송치되기전 복도에서 마주쳤을때도 권혁주가 확인한 것은 남상원이 어디서 죽었느냐는 것이었지요. 이종현은 12호라고 말했고요.
박기영과 권혁주가 조재민이 진범이 아님을 확신하고 있는 와중에 아지화나트륨 독살 증거물이 나온 이후 벌어진 일은, 남상원 살해사건과 관련한 조재민 수사기록은 물론 증인 이종현이 검찰로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검찰청 임치현 검사에게 모든 자료가 넘어간 것이었죠. 이때 적극적으로 임치현 검사에게 자료를 넘겨준 인물이 당시는 내부스파이로 밝혀지지 않았던 강응진 박사였습니다.
그럼 여기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던 또 한사람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강미가 "이태균 형사한테 이상한 말을 들었어요"라는 말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인물이죠. 이태균은 원칙주의 형사입니다. CK전자 하드파일을 분석하고 나오면서도 USB에 복사해 두는 것을 잊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소설을 써봤는데요, 지난 글에서 죽은 전재욱 국장에 대한 화제 뒤에 이태균 형사에 대한 말이 나왔다는 점을 들어, 전재욱 국장의 컴퓨터나 휴대폰 통화기록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는 말이 아니었을까도 짐작을 해보기도 했는데요, 새로 소설을 추가하자면 이태균 형사가 비밀리에 전재욱 국장의 명으로 CK전자 남상원 사건과 관련자료를 따로 보고 하고 있었지 않았나 의심을 해봤답니다.

구연주 기자가 전재욱 국장에게 남상원 살해사건과 조재민 수사는 종결된 것이냐고 물었을때, 전재욱 국장은 뜻모를 표정을 짓기만 했죠. 보고할 만한 것이 나오면 경찰청 브리핑을 통해 알려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말이죠. 만약에 말이죠, 전재욱 국장이 남상원 사건에 대해 계속 의혹을 품고 있었다면, 비밀리에 CK전자와 관련한 자료를 보고받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때는 권혁주가 박기영(김우현)을 신뢰하고 있어 권혁주에게는 더이상 수사지시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CK전자 하드본을 복사했던 이태균이 이제 누구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지 유강미에게 말을 흘렸을 수도 있다는 거죠. 직속상관이자 파트너였던 한영석도 죽고, 전재욱 국장도 살해되었으니 말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대영팀이 일망타진되면서 트레일러에서 중요한 증거자료를 이태균 형사가 분석했을 가능성입니다. 그 증거물이 전재욱 국장에게 건넸던 우현의 보고서가 담긴 USB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권도형에게 빼앗긴 것 말입니다. 권도형이 미처 처리하지 않고 있었던 USB 분석을 이태균 형사가 맡았다면, 이태균 형사는 까무라치기 일보직전이었을 겁니다. 남상원이 죽는 현장에 있는 김우현이 함께 있었던 동영상을 보기도 했던 이태균 형사였기에, 우현의 보고서까지 봤다면 고민이 컸겠죠. 김우현을 존경하는 이태균은 설마했던 사실에 놀라 상부에 보고를 하지 않고 혼자 비밀로 하고 있었을 가능성입니다. 김우현 경감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 반, 확인하고 싶은 마음 반 그런 심정으로 말이죠. 만약 우현의 보고서가 담긴 USB가 폐기되지 않았다면, 이거야 말로 신경수 국장도 잡고, 조현민도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카드가 될 듯한데 말입니다. 뭐 그저 제 소설일뿐이지만요.
위에서 임치현 검사가 살아있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었는데요, 박기영은 권혁주에게 남상원 살인 방조죄로 직접 체포해 달라고 했겠죠. 권혁주 담당 사건으로 붙잡히는 것이 조현민을 잡기 위해 함께 일을 진행하기 쉬울테니까요.
임치현 검사는(살아있다는 가정하에) 조재민 관련 사건기록과 남상원 타살 관련기록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조재민이 진범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이버 수사1팀에서 모든 자료를 가져간 인물이니 말이죠. 증인도 있죠. 허위자백을 했던 남상원의 운전기사 이종현입니다. 박기영이 검찰청으로 임치현 검사를 만나러 가서도 "조재민이 진범이 아니라는 것은 아시죠?"라고 묻자, "조재민을 진범으로 수사해서 넘긴 건 경찰"이라며 애매모호한 대답을 하기도 했죠. 돈은 무섭지 않다며 진짜 무서운 것은 따로있다고, 본인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흘리기도 했고요.
임치현은 모든 사실을 털어놓을 생각을 했었습니다. 임치현이 살아있다면 법정증언으로 조재민이 남상원을 살해한 진범이 아니라는 자료를 증거로 공개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여기에 이종현이 조현민에게 돈을 받고 조재민을 협박했다는 진술을 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증언이 될 것이고 말이죠. 조재민은 해명리조트 15호를 간 적이 없었고, 남상원이 15호에서 살해되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조재민이 살인범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는 겁니다. 조현민이 해명리조트에 죽은 신효정과 함께 있었다는 증거는 15호에 주차되어 있었던 신효정의 차가 찍힌 CCTV 영상과 신효정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속도위반으로 찍힌 함께 사진이 증거자료가 될 수도 있겠고요. 
마지막으로 김우현의 아버지 김석준을 통해서도 중요한 증거가 나올 듯합니다. 조현민에게 납치되었던 우현의 아들 선우가 박기영에게 말했었지요. "저 아저씨 처음보는 아저씨 아닌데? 아빠 친구라고 했잖아", 이 말은 그동안 조현민이 김우현의 본가를 드나들었다는 말처럼 들리더군요. 김석준에게 염화칼륨을 주사한 인물도 조현민이었다는 증거가 어디선가 나올 듯한 예감이 들고 말이죠.
어설픈 소설이지만 초반에 전재욱 국장이 김우현에게 수상한 점이 발견되면 보고드리겠다고 했던 통화상대가 김석준이었고, 전재욱 국장이 김석준과 지속적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면, 김석준이 조현민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말을 전했을 수도 있을 듯 하더군요. 조현민이라고 표현을 하지는 않았어도, (과거 어떤 사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그 사람이 왔다는 식으로 말이죠. 전재욱 국장이 뜬금없이 김우현의 본가를 찾아가 김석준을 내려다 보고 있던 모습에 뭔가 곡절이 있는 듯해서 말입니다. 전재욱 국장이 김석준을 죽이려고 한 범인을 잡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거나, 이를 이태균 형사가 알게 되어 유강미에게 말을 흘린 것이라면, 혹은 위에서 쓴 소설처럼 우현의 보고서가 담긴 USB를 이태균 형사가 분석했던 것이었다면, 조현민은 독안에 든 쥐가 되겠죠. 
조현민이 자기에게 필요한 사람과 필요하지 않은 사람을 0과 1이라고 표현했었지요.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가차없이 딜리트 키하나로 제거를 해버렸고 말이죠. 조현민이 놓친 0과1 사이의 증거가 살인을 하는 조현민의 모습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신효정의 아파트 옆집에 살았던(지금은 이사를 갔는지 몰라서) 조현민의 집에 세계지도가 그려진 손목시계와 함께 신효정을 죽인 동영상 원본과 남상원을 죽이는 동영상이 보관돼 있을 것같은 생각도 들고 말이죠. 압수수색으로 찾아내는 것이죠. 조현민같은 유형의 인물은 전리품을 모아두듯 왠지 자신이 사람들 죽인 자료들을 가지고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사이버 수사팀으로 온 이후 프로프로 범인검거율 빵프로가 된 미친소 권혁주가 조현민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모습을 꼭 보고 싶군요. 그럼 이만 소설은 마치고요, 유령 본방을 통해 박기영이 조현민을 어떤 방법으로 잡아쳐넣는지 지켜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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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7 11:51




조현민을 잡을 결정적인 한 방은 사실 없습니다. 조현민이 살인을 한 증거들은 모조리 사라지고, 남은 것은 세이프텍 백신프로그램과 디도스 공격을 한 대영팀의 사건만 남았죠. 조현민은 해킹프로그램인 세이프텍 백신프로그램 개발을 총 지휘한 인물이지만, 투자자로 빠져 나가 버렸죠.
대영팀과의 관련증거도 삭제되어 조현민을 엮을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법정 최고 형량이 예상되는데도, 강응진을 비롯 줄줄이 잡혀온 대영팀 해커들은 배후가 조현민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있죠. 뜬금없는 얘기지만 조현민에 대한 충성심이 이상할 정도로 맹목적이더군요. 그토록 강한 충성심을 보이려면 두 가지 중 한 가지 이유겠지요. 조현민을 믿고 있거나, 조현민이 두렵거나...
조현민과 대형팀을 움직이게 하는 박기영의 양수공격은 통쾌하기 그지 없었죠. 이태균을 트루스토리에 침투시켜 강응진을 유인했고, 이삿짐 트럭에서 해킹을 하고 있었던 대형팀은 박기영과 권혁주가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죠. 경찰서 앞마당에 트럭을 손수 운전해서 들어가게 한 장면은, 그간 조현민과 대형팀에게 당하기만 했던 불만을 한 방에 해소시켰습니다. 전재욱 국장을 살해한 권도형(이원근)은 마지막까지 주둥이를 나불거려서 매를 벌더군요. 하긴 아무말이 없었더래도 박기영의 주먹을 받았을테지만 말이죠.
신경수 국장에게 CK전자 베타버전을 외부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정보를 준 이유는 범인을 유인하기 위한 미끼였지요. 추적프로그램을 깔아 권혁주 팀장의 메일을 해킹하게 해 뒷덜미를 잡은 박기영의 멋진 한 방이었습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유강미와 변상우는 경찰들과 함께 트루스토리에 잠복하고 있다가, 강응진을 체포할 수 있었고요. 멋진 양공법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미친소와 최승연 기자의 모락모락 러브라인이 진행되기도 했지요. 최승연 기자도 김우현이 박기영이라는 것을 눈치챘는데, 미친소의 뼈있는 질투때문에 웃음 빵터졌더라죠. "박기영 좋아해요? 하여튼 여자들이란 얼굴만 보고 아주 어휴,,,, 사람마음을 좀 보고 그래야지!!!". 미친소도 은연중에 말실수로 김우현이 박기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말았죠. 최다니엘 못생기지는 않았지만, 김우현(소지섭)보다는 살짝 떨어지는 외모라;;(최다니엘 쏘리쏘리 베리쏘리^^). 그보다는 미친소의 소간지와의 외모비교 자폭발언이었지만 말입니다. 같은 옷 다른 느낌의 같은 다른 버전 유머가 느껴졌던 장면이라 한참을 웃었네요. 그렇죠, 마음이 젤로 중요하지요. 경찰에 연행되어 조사실에 있던 최승연을 내가 빼내준다고 했던 그 마음, 어떤 마음이었는지 시청자는 눈치챘지롱~
조재민의 결심공판 법정에 나타난 박기영, "조재민은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는 말로 법정을 술렁이게 만들었지요. "남상원을 죽인 진범은 세강그룹 대표 조현민 회장이다", 조현민의 크지 않은 눈도 경악하는 눈빛, 샘통이더랍니다.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설마 박기영이 정공법으로 나올 줄을 몰랐겠죠. 남상원의 살해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박기영의 진술은 박기영 스스로에게도 올가미가 될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경찰이 살인현장을 보고도 묵과했다는 것은 경찰의 도덕성과 책임을 물어 크게 징계감이 될 것이기에 말이죠. 물론 김우현은 이 모든 사건을 신경수에게 보고했었지만, 사건수사보고서가 담긴 USB는 권도형의 손에 있으니, 김우현이 공범이 되는 것도 감수한 증언이었습니다.
권도형이 USB를 처리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면, 신경수를 함께 잡을 수는 있을 듯한데 트레일러에서 증거물로 나왔으면 좋겠군요. 꼼꼼한 김우현이 수사의뢰를 하면서 조현민이 건넸던 비자금 내역문서들까지 보고서에 모두 저장해 두었다면, 13년전의 진실도 함께 밝힐 수 있겠죠. 

마무리를 앞두고 유령은 또 골치아픈 수수께끼 두 가지를 냈습니다. 선우가 없어졌다는 전화가 걸려오기전 유강미가 이런 말을 했었지요. "그런데 이태균 형사한테 이상한 얘기를 들었어요". 앞의 정황은 죽은 전재욱 국장에게 우현의 USB를 복사해두지 않았느냐는 권혁주의 질문이 있었고, 박기영은 복사가 금지된 파일이었다는 말로 우현의 보고서는 날아가 버렸다는 말을 했지요. 그때 유강미가 이태균에 대한 말을 꺼냈지요. 선우가 없어졌다는 전화로 다음 말은 이어지지 않고 넘어가 버렸는데요, 감질맛나게 던져주는 떡밥때문에 사람의심하랴, 단서찾아내랴, 시청자는 골머리를 썩고 있네요.
이태균 형사가 했다는 이상한 말은 뭐였을까요? 예상할 수 있는 것은 CK전자 하드본을 분석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는 것이거나, 저는 후자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전재욱 국장과 관련된 내용이었을 듯합니다. 전재욱 국장에 대한 화제 바로 뒤에 언급을 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말이죠.

죽은 전재욱 국장은 여전히 미스테리한 인물입니다. 죽었다는 이유로 조현민의 스파이가 아니었다고 단정을 지을 수도 없고 말이죠. 전재욱에 대한 정보를 모으라는 조현민의 명령이 있었고, 대영팀에서 전재욱 신상을 털었는데, 그때 전재욱에 대한 비리가 포착되어 조현민에게 협박을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조현민과 신경수 국장이 대화하는 중에, "박기영을 움직이게 할 미끼를 던져야죠" 라는 말 바로 뒤에, 김우현의 본가에 전재욱 국장이 나타났거든요. 아무 대사도 없이 물끄러미 김석준 과장을 쳐다보는 장면만 나오기는 했지만, 뒤에 벌어진 상황은 김석준이 갑자기 증세가 악화되어 병원에 이송되었다는 점입니다. 칼륨수치가 급격히 올라갔다는 의사의 진료소견서도 나왔고요. 의사의 말로는 며칠 전보다 악화되었다고 했는데, 전재욱 국장의 차에 숨어든 박기영이 염화칼륨은 일부러 주입해도 그런 증세가 나타난다며, 누군가 아버님을 죽이려 한 거라며 아버지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죠. 
전재욱이 염화칼륨을 주입한 범인이 아니었을까 또 한 번 의심하게 한 떡밥이 김석준의 집에 찾아간 장면이었습니다. 꺼진 불도 다시 보게 하는 유령입니다. 죽은 것도 억울한데 스파이 누명까지는 씌우고 싶지 않고, 다음 회에서 회상장면으로 중요한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소설을 써보자면요, 이태균이 이상한 말을 했다고 했는데 그게 죽은 전재욱 국장의 휴대전화나 컴퓨터에서 이상한 자료가 나왔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석준 과장 파일이라는 형식으로 김석준이 가지고 있는 조현민에 대한 자료파일이 숨겨져 있었다던지, 전재욱 국장이 휴대전화 기록내역에서 양평의 김우현 본가로 전화를 수차례 걸었다는 것이 나올 수도 있고요.
전재욱 국장이 김석준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더라면, 전재욱과 김석준은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까요? 밝혀졌다시피 김석준은 손을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고, 무엇보다 말을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김우현을 보니 모든 것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스타일이었더군요. 김우현을 보니 김석준도 비슷한 성격이 아니었을까 싶더랍니다. 예컨데 모든 대화내용이나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습관이 있다던지... 김석준이 누워있던 침대에서 조현민을 잡을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될 중요한 물건이 발견된다는 상상도 혼자 해본답니다.

여튼 전재욱이 믿을만한 사람이었다면, 김석준은 전재욱에게 많은 것을 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을 죽이려 한 범인에 대해서까지도요. 전재욱은 김우현이 남상원이 살해당하는 현장에 있던 동영상때문에 수배령을 내려야 했고, 김우현의 본가에 갔던 이유는 일이 그렇게 되었다고 보고를 했을 수도 있었을 듯합니다.
이태균이 전재욱과 관련해서 발견한 것은 김석준이 건넨 13년전의 사건파일이 아닐까 상상을 해봤습니다. 경찰청 문서보관실에도 세강그룹에 관한 자료는 없었지요. 없어진 자료는 어디에 있었을까를 생각하니 김석준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으로 모아지더군요. 그 자료를 김석준이 전재욱에게 건넸을 거라는 것이죠. 이태균은 전재욱 국장이 김석준 이름으로 된 파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상했겠죠. 그래서 유강미에게 말했을 수도 있다는 소설을 써봤네요.
또 하나 수수께끼는 박기영이 권혁주에게 부탁한 것이 무엇일까 입니다. 트루스토리에서 오랜 시간 생각정리를 한 박기영은 법정에 출두해 남상원을 죽인 진범은 조현민이라고 밝혔지요. 트루스토리에서 박기영이 했던 작업은 무엇이었을까요. 유강미와 권혁주의 도움을 받아 완벽하게 김우현이 되는 작업을 하지 않았을까 소설을 써봤답니다. 예를 들면 김우현의 지문인식, 혈액형 등 모든 자료를 박기영의 것으로 바꾼다던지....
물론 김우현의 아들 선우도 있고, 김석준도 살아있기에 유전자 감식을 하자는 조현민의 반론을 받을 수는 있겠죠. 김우현이 박기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여기서 김석준이 살아있고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카드입니다. 김석준이 박기영을 내 아들 김우현이 확실하다고 증언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거죠. 그 어린 선우도 아빠라고 아무 의심없이 박기영을 따르는데, 부모자식을 의심해서 유전자 감식을 의뢰하라는 조현민의 반론 자체를 우습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죠. 쫌 유치한가???
여튼 제 소설의 요지는 박기영이 김우현으로 살아가라는 것, 작가는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것 뿐..(조현민은 예외, 죽이든 자살을 시키시든 종신형을 내리든, 이보다 더한 추락은 없다싶을만큼 강하게 응징을 해주시길)
무엇보다 박기영이 남상원 살해 현장에 있었다고 자백함으로써 자유롭게 쓸 카드가 생겼습니다. 바로 신효정의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조현민의 얼굴이 찍힌 사진입니다. 남상원이 살해되던 날, 해명리조트에서 신효정의 차를 타고 함께 나왔던 조현민이 스피드초과로 사진을 찍혀 과태료 통지서를 받았던 증거물이 있으니 말입니다. 해명리조트 15호 앞에 세워졌던 신효정차의 CCTV자료도 권혁주 팀장이 찾았으니, 해명리조트에서 남상원이 살해되던 장소에 조현민이 함께 있었다는 증거가 되겠죠. 신효정과 함께 있는 속도위반 사진 한장으로 조현민과 신효정과의 관계, 신효정 동영상의 진실을 함께 밝히는 것이죠. 신효정을 밀어뜨린 진범이 조현민이라는 것까지 말이죠.

김우현으로 살게 될지, 박기영으로 살게 될지 김우현이라는 이름의 유령으로 살아가게 될지, 사실 박기영의 앞날에 대해 지난 주부터 고민했었는데, 박기영 스스로가 선택을 한 듯보이더군요. "우현아 너라면 어떡할래?".
트루스토리에서 경찰대에 입학해서 우현이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되새겨 보는 박기영의 공허한 듯한 모습은, 마치 자기와의 이별을 고하는 장면과도 같더군요. 김우현으로 살아간다는 것, 김석준의 아들이 되어야 하고 선우의 아빠가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경찰청에 계속 남을 지는 모르겠지만, 박기영은 진짜 경찰이 될 결심을 하는 듯도 보였습니다.
경찰을 믿지 않았던 박기영은 우현으로 살면서 믿을 수 있는 경찰을 만났지요. 미친소 권혁주와 유강미, 변상우와 이태균 형사를 말이죠. 이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다시 경찰로서의 꿈을 이어갈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물론 지극히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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