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야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8.24 '꽃보다 할배' 따뜻한 리더 신구-멋진 신사 박근형, 짱!이십니다 (3)
  2. 2013.07.20 '꽃보다 할배' 이서진, 잘익은 수박같은 남자 젊은 짐꾼의 참매력 (2)
2013.08.24 09:33




9박10일의 긴 유럽배낭여행에 이은 꽃보다 할배 2탄은 한국과는 가까운 거리 대만여행편입니다. 이제는 살포시 패이는 보조개와 고개를 돌려 상황을 외면하고픈 서진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집니다. '할배들과 또 여행요?', '절대 다시 안합니다. 여행 이제 안가, 혼자갈래', 완강해 보이던 짐꾼 지니를 어떻게 꼬셔서 2탄까지 합류하게 했는가 했더니, 어르신들을 모신 자리에서 몰아가기 작전으로 빼도박도 못할 상황을 만들었던 거였더군요. 재미를 위한 편집이기는 했겠지만, 서진이 다시 함께 가자고 부탁했어도 전 기꺼이 갔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뒷풀이를 빙자해 여행을 피하고 싶은 남자 서진 꼬시기 작전은 은밀함을 가장해 대놓고 들어갔지요. 나피디가 다음 여행이야기를 꺼내자 음식먹기에 몰두하며 딴청피우는 서진, 그 모습도 왜그리 귀여운지요. 할배들 속에서 43세 서진이는 앙증앙증 귀여운 꼬마(쏘리~). 

"이서진씨 대만 OK?", 묵묵부답의 서진, 미끼를 물지 않았죠. 1차 시도 실패! 연거푸 2차작전 개시합니다. 여행 스케줄표를 나눠주며 검토를 해보라고 하죠. '이걸 왜 나한테 줘?' 툭 치워 버리는 서진, 2차 시도도 실패입니다.

나피디 대놓고 서진 매니저가 스케줄 괜찮다고 했다고 정면공격에 나서지요. 그래도 반응없는 서진의 버티기 작전, 행주산성 지키기가 따로없습니다. 얼렁뚱땅 일섭이 서진이 스케줄은 됐고, 1차 정리에 들어가죠. 그래도 서진의 확실한 동의를 받아야 뒷탈이 없을 듯 한 나피디, 굳히기 작전에 들어가죠. "선생님들 생각은 어떠세요, 이서진씨 데려가는 것!", 대답하고 말고 할 게 뭐있나? 좋지! 콜!!

여기서 백일섭의 서진 띄워주기 멘트가 시작되었죠. "니가 말많고 여행 가이드에 일방적이었으면 미움 많이 샀을 거야!", 아차, 방심했던 뉴욕 유학파 서진이 미끼를 무는 말실수, "이번 여행은 미움 살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 오케이 걸렸다, 서진 합류 결정!

 

그렇게 해서 H4와 서진의 2차 배낭여행 대만편 일정은 시작되었지만, 출발부터 난항입니다. 스케줄상 맏형 순재형은 이틀 뒤에 합류해야 한다고 하죠, 자연스럽게 H2 구야형이 리더가 되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서진이 공항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서진씨는 오늘 같이 안갑니다!", 지옥의 사자가 전하는 말에 멘붕되는 할배들, 순재형이 이틀뒤에 합류한다는 말보다 서진이가 함께 가지 않는다는 말에 헉! 갑자기 걱정이 몰려오는 분위기였죠. 멘붕된 할배들에게 나타난 깜짝 손님 최불암, 일섭의 무릎을 걱정해 주고 술 한잔 하라며 용돈도 쥐어주고 가는 모습에 오래된 장맛같은 관계, 우정을 확인할 수도 있었지요. 최불암 할배도 함께 했으면 좋겠지만, 스케줄을 뺄 수 없어서 함께 못가는 게 영 서운하더군요.

서진이 대신에 깜짝 게스트로 걸그룹이나 여배우가 들어오는 것은 아닌가 콩닥콩닥 설레면서(설렌다는 말에 오해는 마시고) 나피디가 시키는 대로 눈을 가리고 있던 할배들, 그들앞에 나타난 늙은이(최불암)를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면서 한마디씩 합니다. 여배우에 대한 기대가 깨진 실망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최불암의 배웅에 너무 반갑고 고마워 하는 모습, 긴 수다없이도 눈빛만으로도 서로 하고픈 말들이 다 전해집니다.  

할배들만의 여행 첫날, 대만공항에서의 할류열기는 시청자들 마음까지 흡족하게 했습니다. "내 인생에서 그렇게 환영받은 것 처음이에요. 말년에 아주 즐겁고 행복해요", 아이돌 못지않은 환영인파와 인기, 당신들은 충분히 그런 환영을 받으실 자격들이 있으십니다. 할배들의 여행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더 행복합니다. 소홀했던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했고, 지나온 세월에서 나오는 한편의 에세이같은 말들은 깊은 울림으로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서진의 하루 뒤 합류, 역시 나피디입니다. 참 영리하면서도 할배들의 여행을 더 의미있고 값지게 만든 한 수였습니다. 이서진을 일부러 하루 뒤에 오라고 했던 나피디, 만능 가이드 서진없는 여행, 할배들의 홀로서기와도 같은 배낭여행은 더 많은 것들을 얻게 했으니 말이죠.

짐꾼을 자처하는 막내 일섭, 그동안 몰랐던 신구의 따뜻한 리더십을 끌어내기도 했고, 스스로 해냈다는 대견함을 일흔이 훌쩍 넘은 할배들에게 맛보게 합니다. 맏형순재와 만능 짐꾼 서진이 없는 상황, 제작진이 따르고는 있지만 환전부터 숙소를 찾아가는 것까지 스스로 해야 하는 할배들은 젊은 시절 못했던 도전을 해봅니다. 환전을 직접하고, 숙소를 찾기 위해 지도를 찾아 펴들고, 현지인들에게 위치를 물어보고,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갔지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다니던 여행이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은 체험해 보는 할배들, 렌터카를 빌리러 갔다가 건너편에 있는 할배들을 찾아 몇십분을 돌고돌아 왔던 네비게이터 서진이 얼마나 당황했었을지도 이해되고, 그 와중에도 침착함을 잃지않은 서진이의 수고로움도 새삼 더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맏형 순재가 없는 첫날 리더가 되어야 했던 신구, 그에게서 보여지던 아기미소가 없어지는 모습은 멘붕 서진의 모습과 흡사했죠. 34도의 폭염속에서도 대만인들에게 묻고 또 묻고 왔던 길을 돌아가기도 하고, 역 이름을 현지 대만식 발음으로 확인하기도 하고, 그동안 순재형과 서진이 주로 담당했던 지도 연구도 합니다. 

멋진 신사 박근형의 따뜻한 배려는 또 어떻고요. 숙소방을 나가려다 방문을 한 번 열어보고는 본인 침대에 문이 걸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벽쪽 구석 침대를 사용할 신구를 위해 침대를 밀어 공간을 넓혀놓고 나가는 모습, 몸에 배인 배려는 신사의 품격을 완성합니다. 

걸어서 3분이라는 숙소를 엉뚱한 출구로 나오는 바람에 돌고돌아 한시간을 헤매는 할배들, 얼마나 덥고 힘들었을까 시청자는 걱정스러웠는데도, 할배들의 반응에 더 놀랐습니다. 전혀 엉뚱한 곳이었는데도할배들에게는 짜증이 전혀 없더군요. 

잘못된 정보라도 친절하게 가르쳐주려한 그 마음을 더 소중히 여기는 할배들이었죠. 아름답게 나이들어간다는 것이 그런 것일듯 합니다. 나쁜 면보다는 좋은 면을,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을 보려는 마음 말이에요.  

구야형이 말했죠. 처음 듣는 말이 아닌데고 처음으로 리더가 된 구야형의 말은 더 묵직하게 와닿습니다. "사람한테 피할 수 없는 임무가 주어지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임무를 수행하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다".

3시간만에 숙소에 도착하고서 박근형도 신구의 리더십에 손가락을 올려주었죠. "구아형아, 멋졌어!", 3분거리를 한 시간이나 헤맨 할배들, 이렇게 지척에 두고도 찾지 못했음을 자책하거나 짜증내기 보다는 한시간이 걸려서도 스스로 찾아왔다는 것, 그 성취감에 더 좋아하는 모습이 왜 그렇게도 가슴 흐뭇하고 벅차게 다가오던지요.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젊어서 했어야 했는데', '나같은 늙은이가 뭘 어떻게', 이런 등등의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할배들, 지나온 세월만큼 묵직하게 전해지는 노신사들의 여행, 연륜의 깊이가 묻어나는 배려와 지혜는 감동 자체입니다. 할배들 짱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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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4 10:0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3.08.24 10:06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래서 안보였구나...
      냅! 즐거운 여행하시고 돌아오세요^^
      구야형과 근형 할배, 정말 멋진 어른들이세요.
      배우는게 많습니다.
      나이들어가는 것, 이분들에게서 배웁니다. 아름답게 나이든다는 것....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세요~~

  2. 만두만두 2013.08.24 21:21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사실 대만편 아직 안 봤는데 왔으요~~
    할배님들 중 저는 박근형씨가 가장 좋으네요
    이서진과는 불새라는 드라마에서 만낫죠? 그것도 10전 드라마네요
    최불암씨 깜짝 등장도 재밌었고 이서진 하루 늦게 만난 것도 괜찮네요
    나피디의 예능감을 느낄 수 있네요 k본부에서 마마도라고 할머니들 나오는 것 아시죠?
    시펑률 무리수라고 생각하면서 좀 아니다 생각듭니다
    대만편도 재밌을꺼라 생각하고 써니 등장에 이서진 입 찢어지는 모습 기대되네요

2013.07.20 09:26




여자 아이돌과 여행을 떠난다는 제작진의 달콤한 거짓말에 떨리는 가슴을 안고 공항에 나왔던 이서진,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평균 연령 76세의 할배들, 하늘같은 대선배들이었죠. 그때부터 이서진에게 드리워진 먹구름은 파리대분란 사태 이후로도 계속되었습니다. 방향감각 상실에 지도난독증, 투표권도 없는 미성년자는 짐꾼에 가이드에 경비집행 총무에 몇가지 일을 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이서진의 트레이드 마크인 보조개가 없어질 때마다, 머리털 다 뽑힐까 걱정스럽게 머리를 쥐어흔들 때마다 시청자는 이서진에게는 미안하지만, 웃음 빵터지고 맙니다. '너의 불행은 곧 나의 웃음'이라는 듯...(그래도 이서진에게 괜스레 내내 미안했답니다) 

개선문에서 본 보석처럼 빛나는 에펠탑, 그 환희로운 정경에 하루의 피곤도 다 잊어버리고 할배4와 짐꾼은 무사히(?) 숙소로 돌아옵니다. 할일이 여전히 태산인 이서진에게 앉으라고 버럭하는 신구의 말에 얌전히 신구옆에 앉은 이서진, 신구할배의 눈빛이 수상스럽게 빛나죠. 뚫어지라 고정된 신구의 시선, "너는 얼굴이 어쩜 이렇게 잘생겼니? 얼굴이 조각같아", 급기야 볼에 뽀뽀까지 쪽~해주는 신구, 일흔 여덟 고령의 신구의 눈에 마흔 넷의 이서진은 아들같기도, 손자같기도 합니다. 군말없이 할배들 모시고 궂은 일은 도맡아 해주는 서진이 기특하고 대견스러운 신구, 넉넉한 마음이 느껴지는 신구의 서진사랑 애정표현이었죠. 

다음날 건강체크로 하루를 시작한 할배들과 이서진, 가장 걱정스러운 떼쟁이 일섭도 혈압이 비교적 정상으로 여행에 큰 무리는 없어보여 다행이었지요. 그런데 저혈압이라는 이서진이 가장 높게 나와 그의 심적 스트레스의 정도를 알게 했죠.

때마침 박근형에게 온 동해의 할배 대박이라는 문자에 직진순재가 아끼는 후배들 이름이 줄줄이 나왔죠. "하지원, 이승기 제대로 하는 애들이야. 얼마나 이쁜지 몰라", 하지원과 이승기는 더킹 투 하츠에서 함께 한 인연이 있었던 직진 순재, 거기에 이병헌과 김명민을 더하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죠. 김명민과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함께 출연했기도 했는데, 우째 이산에서 손자역을 한 이서진에 대한 칭찬은 나오지 않습니다.

꽃보다 할배에 함께 할 젊은 멤버로 이순재가 이서진을 추천했었다는 나영석 피디의 말에 이서진 입이 댓발은 나옵니다. "그래놓고 인터뷰 할때는 김명민 칭찬만 하면서...", 마흔 셋 이서진 어린이의 툴툴댐에 그저 웃지요. 

아침을 먹고 나온 파리, 다음 목적지는 베르사유 궁전입니다. 가자마자 보이는 인산인해를 이룬 엄청난 인파, 서진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웃지못하죠ㅜㅜ. 지옥의 라인업이 기다리고 있음을 의미하는 거니 말이죠.

궁전 내부 입장 티켓을 사러 간 서진,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할배들은 밖에서 줄을 서고 서진은 티켓을 사러 들어갔지요. 안내판에 보이는 자동판매기 표지판, '옳거니, 거기는 좀 줄이 짧을지도 몰라', 급한 마음에 VJ에게 줄을 맡기고 자판기로 가본 이서진, 그러나 계속 티켓팅에 실패하고 마는데, 이런... 줄에 대신 세워둔 VJ가 자리를 이탈해 서진에게 와버렸죠. 처음부터 다시 줄을 서야 하는 서진, 이러니 혈압이 안 오르겠냐고! 한 대 때릴 뻔했다는 이서진의 점잖은 버럭이었지만, 진짜 화났을 듯...  

우여곡절끝에 표를 사가지고 왔지만, 이서진의 입은 여전히 퉁퉁 불어있었죠. "남의 집 구경을 꼭 해야해!"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의 내부, 일섭의 감상평 한마디에 그만 빵! '"마석거리 가구점 다녀왔어". 미치겠다~ 일섭님 표현 정말 짱이신듯!

꼬마기차를 타고 여의도 면적에 육박하는 베르사유 정원관람을 한 할배들, 잔디 곳곳에서 자유럽게 사랑표현을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 그 모습에 순재 한마디 거들죠. "우리도 이젠 아무렇지 않다고. 야동이 통하는 사회가 됐잖아ㅋ"

"제일 부러운 건 청춘이야. 아름답고 가능성이 있으니까... 우리는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지... 제일 부러운 게 젊음이야", 신구의 말이 참 공감이 되더군요. 할배들에게는 저 역시 애들이지만, 저역시도 젊은 사람들 보면 그 젊음과 청춘이 부럽거든요. 못해 본 것도 너무 많고, 후회되는 일도 많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들도 많고... 

간단하게 서진이 사 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 할배들, 서진과 함께 있던 박근형이 아직 장가 안간 서진이 걱정이죠. 그곳에서 만난 한국 여자와 즉석 중매를 서는 젠틀근형, 전화번호 주고 받고 결혼식 올리자고 사진까지 한 방 찰칵.

두 한국 관광객 사이에 서라는데도 한쪽에 서있는 서진의 엉덩이를 냅다 한 방 뻥 걷어차는 폭군 근형의 모습에 또 미치게 웃음 나옵니다. 부인과 통화하며 술 얼마 마시지 않았다는 신구의 말에 거짓말이라고, 시도때도 없이 마신다고 고자질을 하고, 욕실에서 물건을 제대로 챙겨나가지 않은 신구에게 "왜 그렇게 질질 흘리고 다녀요! 다음번에 나오지 말고 집에 그냥 계세요!", 라고 무안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신구는 웃습니다. 그게 진심 화를 내거나 면박을 주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말이죠. 40년 이상 켜켜이 쌓여온 관계의 지속성, 술과 친구는 오래될 수록 좋다는 말이 꽃할배들에게서는 그냥 느껴집니다.

이서진이 선배님들중 박근형을 무서운 분이라고 생각해 왔었다는데, 여행중에 본 박근형의 자상한 모습들에 다른 모습을 봤다고 박근형의 인간적인 모습에 한마디를 보태기도 했죠.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 하죠. 여행만큼 사람의 참모습이 드러나는 것도 없죠. 사람을 알려면 몇가지를 함께 하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함께 여행해보기, 바둑두기, 목욕하기 등등...

 

파리의 마지막 일정은 베르사유 궁전으로 끝내고 다음 행선지는 스트라스부르입니다. 그런데 서진이 땀벅벅입니다. 우리 젊은 일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파리를 떠나 2시간 20분을 이동해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한 것까지는 큰 문제는 없어보였죠. 역 앞에서 할배들을 기다리게 하고는 서진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죠. 바로 렌트카! 럭셔리 패밀리 승합차를 렌트해(차랑비는 제작진 부담이기에 최대한 고급으로 빌리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할배들을 모시고 싶었던 서진, 막상 렌트카 점을 찾기는 했는데, 적합한 차가 수동이랍니다. 20년전에 운전면허 딸 때 운전하고는 여태 오토매틱으로 운전을 해왔던 서진, 그래도 뭐 까먹기야 했겠어 냅다 빌리고 말았죠. 

할배들은 역앞에서 서진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여튼 빨리 할배들을 숙소로 모시기 위해 서진이 운전대를 잡기는 했습니다만, 적응되지 않는 차는 둘째치고 엉망인 도로표지판에 등줄기에 식은땀이 삐질삐질, 얼굴은 석고처럼 굳어버렸죠. 버스전용차선을 질주하지 않나, 역주행 노선에 접어들기도 하고, 그 시간 황천길을 백번도 넘게 경험했을 이서진이었죠.

보는 시청자도 애가 타고 걱정이 되어 얼마나 긴장하고 봤던지 머리가 쥐날 지경이었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할배들을 찾아간 서진을 보고서야 "휴~~우" 깊은 숨을 내쉴 수 있었네요. 

한시간여 만에 나타난 이서진, 기다림에 지쳤을 할배들 서진을 본 첫마디는 "고생했다"는 말이었죠. 나이드신 분들에게서 느껴지는 아랫사람에 대한 따스함이란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고작 30미터를 사이에 두고 30키로를 돌아돌아 왔다는 것을 방송으로 지금쯤 확인했을 할배님들, 그렇게 된 사연이었답니다^^.

그런데 서진의 공포와도 같은 운전은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할배들을 태우고 막상 운전대를 잡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차량에다, 예리하게 쳐다보는 일섭의 눈매, 길도 모르겠지, 차도 익숙하지 않지, 서진의 눈동자가 심하게 우왕좌왕 흔들리기 시작했죠. 할배들도 서진의 불안감에 동요하기 시작했고, 서진은 애궂은 머리만 쓸어올리기를 반복... 에고고 고생했어요, 이서진씨. 토닥토닥X10000. 

어떻게 저떻게 무지개가 그려진 예약한 호텔까지 찾아는 왔지만, 서진에게 엄습해 오는 불안감은 결코 서진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으로 봤을때는 그럴듯 해보였는데,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빼고는 달랑 침대만 놓여있는 작은 호텔방, 미치고 환장하겠는 서진입니다. 사진이 실제 100% 호텔방 전체 모습이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던 거죠. 무조건 제일 싼 곳을 수소문했던 총무 서진,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좀 알려줘요. 그곳에 들어가서 안나오고 싶다 심정이었죠.

서진의 안내에 호텔방을 둘러본 할배들, 짐 넣을 공간도 없는 작은 호텔방을 이정도면 됐다고, 만족해 합니다. 뙤약볕에서 할일없이 서진이 차를 가지고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서진이 오자 고생했다는 한마디로 기다림의 지루함을 내색하지 않았던 할배들, 호텔방은 작아도 할배들 마음은 태평양이었습니다. 

할배들이 숙소의 침대에 걸터앉아 쉬고 있을때, 서진은 차로 돌아와 짐을 날랐지요. 혼자서 할배들의 여행가방을 낑낑대고 올라갔던 서진의 목과 이마에 땀이 흥건합니다. 그런데 이 투표권도 없는 아이가 보여준 어른스러움이란.. '사람 됐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더군요.

호텔방 앞까지 짐을 다 나르고는 가방은 스탭을 불러 넣게 하더군요. "선생님들이 미안해 하실까봐...". 어른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는 이서진, 그 됨됨이에 이서진에 대한 인간적인 호감도마저 콩나무처럼 쑥쑥 자라게 하더군요. 꽃보다 할배를 보면서 이서진에게서 발견한 것은 어른을 대하는 예의바른 모습이었습니다.  

입은 나오고 머리에 김이 폴폴 올라오는 상황이었을텐데,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어다니며 티켓팅을 하러 줄을 서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식사메뉴 챙기고, 군말없는 젊은 일꾼 이서진에게서 본 것은 잘 배운 공경심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잘배운 공경심과 배려심은 의도성이나 방송을 의식하는 점이 전혀 없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더군요. 

이서진은 군말할 수 있는 홀로있는 시간에, '어른신들과 함께 하는 여행, 배울 점이 많고 너무 잘왔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식의 멘트는 전혀 하지 않았죠. '으이고, 정말 힘들어 죽겠어. 나 여기 왜 데려온 거야, 나피디 이리와 한대 맞자!'의 솔직한 심경을 표정에서 감추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선배님들을 대하는 태도에 가식이 있느냐? 그런 모습은 전혀 없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처럼 이서진은 어른모시기에 최선을 다하더군요. 

나영석 피디도 이서진을 캐스팅한 것 정말 최고로 잘한 것같다고 했지만, 이서진은 히든카드의 역할을 200% 해내고 있군요. 이서진의 참매력은 예능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어르신들 모시고 다니면서 혼자 있는 시간에 긴장이 풀리면 몰래 툴툴거리는 모습, 스태프에게 점잖게 버럭하는 모습, 땀삐질삐질 흘리고 얼굴이 사색이 되어가는 날 것 그대로의 이서진은, 그가 예능 속에 던져졌다는 생각을 전혀 들지않게 합니다.

예능에 자주 노출되면 욕심이 생기죠. 일종의 상황극을 만들려고 한다든지, 시청자의 심리를 알고 하는 의도적인 행동이나 말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서진에게는 그런 모습이 없더군요. 그냥 날 것 그대로의 이서진의 모습, 그러나 그 날 것이 참 잘 다듬어져 있더군요. 잘 배웠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꽃보다 할배 짐꾼 이서진 캐스팅은 정말 굿!입니다.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보여준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 이서진에게서 발견한 가공되지 않은 행동에 배인 배려와 공경심, 나영석 피디의 사람보는 안목을 실감하게 합니다. 예능과는 거리가 먼 평균연령 76세의 꽃할배와 이서진의 조합, 그들이 보여주는 무공해 생활모습, 그 연륜에서 나오는 깊이가 주는 감동은 자극적이지 않아서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꽃할배4와 이서진의 배낭여행,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웃음이 나오고, 깊은 울림도 전해집니다. 더운 여름, 시골 우물속에 담가두었던 수박을 쪼갰을때 설탕을 묻힌듯한 빨간 속살을 드러낸 잘 익은 수박을 먹는 기쁨같은 것이랄까... 참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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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2
  1. 2013.07.20 09:3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수피아 2013.07.20 21:34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저도 보조개가 멋진 이서진씨 귀여워요 어르신들도 매력이 넘쳐 나고요
    배경음악도 좋고 정말 여행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