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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10.29 '대물' 하도야의 눈물, 서혜림을 살릴 수 있는 열쇠다 (16)
  3. 2010.10.28 '대물' 알맹이 없는 날치기 드라마, 고현정을 보는 것이 괴롭다 (60)
  4. 2010.10.22 '대물' 서혜림은 죽고, 고현정만 빛났던 뒤집기 연설 (37)
  5. 2010.10.21 '대물' 맹물된 고현정과 괴물된 차인표, 관심 좀 끊어주세요 (49)
2010.11.04 09:24




조배호를 소환한 하도야 검사의 좌절은 정치권과 언론이 만든 합작품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을 뼈있게 보여준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대여당 대표의 정치비자금 사건이 하루 아침에 덮어져 버리는 현실, 언론이 펜을 꺾어 버리고, 방송이 마이크를 놓아 버리면, 이렇게 진실도 유야무야될 수 있다는 것이 드라마를 통해서 검증되는 것같아, 그 은유적 비유와 함께 씁쓸해 지더군요. 물론 하도야가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 공언은 했지만, 제 2의 검찰이라고도 할 수 있을 언론마저 입을 닫아버리는 모습은 불편한 현주소입니다. 쥐약(?)먹은 언론들이 하도 많아서 말이지요.
돌아오고 있는 서혜림의 캐릭터
당당하고 거침없는 아줌마 서혜림의 본모습 찾기를 이제서라도 해주니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멍한 서혜림보다는 맞든 틀리든 서혜림이 목소리를 찾아 가는 모습은 반갑습니다. 하도야를 만나고 온 서혜림이  민우당 대표의원의 검찰수사건에 대한 기자회견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당당한 서혜림, 생각있는 서혜림의 모습을 찾아가는 듯해서 좋더군요. 대한민국 검찰을 믿고 싶다는 서혜림에게 오재봉의원은 하도야 검사와의 관계를 꺼내며 조롱하지요. 서혜림은 스캔들을 만든 장본인이잖느냐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언젠가는 한 번 짚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좀더 세게 공격해줬으면 싶더군요. 오재봉같은 저질 정치인은 얼굴 새빨게지도록 창피를 당했으면 싶어서 말이지요.
부대변인 자리까지 내놓겠다는 서혜림을 조배호는 그냥 모른 척 넘어갑니다. 민우당에서의 서혜림은 조배호와 강태산의 힘의 줄다리기 중심에 서있어요. 조배호는 강태산의 대항마로 쓰기 위해, 강태산은 조배호를 무너뜨릴 총알받이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지요. 조배호와 강태산은 서로의 수를 읽고 있기에 서혜림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고요. 능구렁이 조배호보다는 정치개혁과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쓰려는 강태산이 훨씬 무서운 인물이지만, 아직은 강태산의 정치개혁을 위한 야심을 그르다할 수는 없을 것 같더군요.
조배호의 검찰소환건을 이유로 백성민 대통령은 강태산을 불러, 검찰의 팩스선을 잘라버린 것을 상기시킵니다. 검찰이 최고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수사를 하라는 뜻에서 였다고 말이지요. 암튼 말로만이라도 멋진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조배호 대표의 검찰조사가 미심쩍은 일이 있다며, 정치권이 검찰을 휘두르는 것을 용납치 않겠다고 뜻을 분명히 전합니다.
이미 대통령의 마음이 조배호에게서 떠난 것을 확신하는 강태산은 조배호에게 약속받은 공천권 삼분의 일 지분을 이용해, 자신을 위한 판을 짜가기 시작합니다. 산호그룹 김회장을 만나서도 총선 전에 조배호를 확실히 치겠다며, 산호그룹에서는 탐탁치 않은 서혜림의 이용가치에 대해 설명합니다.
정열과 신념이 강한 정치 초보들이 두려움을 모른다는 강태산의 말은, 물불가리지 않고 덤비는 정치초보들을 한마디로 총알로 쓰겠다는 말입니다. 우리 정치사에서도 소장파 젊은 의원들의 혈기에 한 때 환호했던 적이 있었는데, 한 두 해 지나니, 그 나물에 그 밥이 되는 꼴을 보기는 했지만, 구시대정치를 타파하겠다는 말은 국민들을 현혹시키기에는 아직도 통하는 약발입니다. 결국 소장파 의원이라는 젊은 피들도 권력과 돈에 엎드리는 모습들을 보면, 강태산이 자신의 판세를 키우는 방법으로는 영악한 수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혜림에게 강태산과 하도야는 정치조련사
강태산이 서혜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어느 것이 진심인가가 헛갈릴 때가 있습니다. 복지당 민대표가 말했던 정치인의 모습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치하는 사람들의 피도 따뚯하다. 문제는 권력이라는 것이다. 권력에 맛을 들이면 그게 사람들을 이상하게 만들거든...". 조배호 식의 썩은 쓰레기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강태산의 뜨거운 피와 대권에 다가가기 위한 그의 냉철한 속내를 보면 야누스의 두 얼굴을 생각나게 합니다. 마치 선거철 한표를 부탁할 때는 세상에 더이상 선량한 자선사업가는 없을 것 같은 온화한 미소(온화? 흥! 뻔뻔한 미소)가, 뱃지를 달고 난 후에는 오만방자한 "나는 국회의원입네~"의 표정으로 바뀌는 것과 같이 말이지요. 

서혜림이 정치에 눈을 떠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교육시킬 스승이 강태산과 하도야 두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차가운 카리스마를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는 차인표의 강태산이 가르치고 있는 것은 정치테크닉이지요. 거침없는 야생마같은 꼴통검사 하도야에게서는 올곧은 정치인의 모습을 배운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 검사 중 하도야 같은 검사 10명과 서혜림 같은 정치인 10명만 있었으면, 우리 정치도, 실추된 검찰의 위상도 바로 세울 수 있을텐데 싶더군요. 정치혁신과 올곧음은 동전의 양면성처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야 하는 모습입니다.
하도야의 녹슨 칼에 빗댄 뼈있는 은유
그래서 드라마 대물에서 관심있게 보는 캐릭터가 강태산과 하도야 검사인데요, 이번 회 하도야가 가장 인상깊은 대사를 하더군요. 청와대 주방에 아버지를 찾아 간 하도야가 백성민 대통령과 만나는 장면에서 였어요. 비록 무혐의 처리되었지만, 하도야가 조배호를 소환한 것을 두고 백성민 대통령이 칭찬을 하는 모습이 잠시 나왔었지요. 그리고 하도야에게 검사로서 어떤 칼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지요. "어디서 어떻게 쓰이든 녹슨 칼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라는 말이 와닿더군요. 

녹슨 칼을 사용하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오기 마련이지요. 우선 깔끔하게 자를 수가 없다는 것이겠지요. 칼이 무디면 썰기도 힘들고, 자르고자 했던 부위만큼 정확하게 자르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 제게는 또 다른 의미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제가 살림하는 주부이다 보니 매일 사용하는 게 주방칼입니다. 그런데 칼도 자꾸 사용하면 날이 무뎌지고 잘 들지 않아요. 칼이 무뎌지면 벌어지는 상황은 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는 것이에요. 
검사가 가진 칼이 녹슬었다면, 아마 주방에서와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지겠지요. 제대로 자르지 못하든지, 손에 힘이 들어가든지... 하도야의 입을 빌어 검찰이 알게 모르게 해 왔던 강압수사도 은근히 싸잡아서 충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검찰이 녹슨 칼로 무리하게 힘을 주다가 비극을 불러 일으킨 일을 상기하면, 그저 멋진 대사라고 감탄만 하며 넘어가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이 드라마는, 비록 도덕 교과서같다 할지라도 매 회 심금을 울리는 서혜림의 감동연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서혜림을 국정감사 스타로 만든, 국회의 자질을 묻는 연설이 있었지요. "국회가 증인 보호하는 경호업체입니까? 부끄럽지 않습니까? 국회의원 세비가 1억 3천만원이며, 연간 총 5억을 받습니다. 국민 혈세가 기본 총 1500억원입니다. 이 어마어마한 혈세가 낭비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기자들 플래쉬 팡팡,
손발 오그라드는 교과서 연설이라고 해도, 속은 후련하더이다. 뱃지다신 양반님들, 부끄럽지 않습니까? 게다가 국정보다는 드라마에 더 관심이 많으신 것 같던데, 혈세 낭비 좀 하지 맙시다!!.
국정감사에서 서혜림의 남해도 도지사 증인 심문으로 민우당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고, 서혜림은 산호그룹에 손해를 끼친 점에 대해 강태산에게 사과를 하며 와인을 마시지요. 서혜림이 강태산에게 물었지요. 왜 자신을 감싸주느냐고요. 강태산의 정치개혁에 대한 소신발언은 서혜림을 감동시킵니다.
 "아들한테 고등어만한 은어를 먹이고 싶어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고 했지요. 저도 같은 생각으로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그러나 현실정치와 이상정치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서의원은 나에게 초심을 상기시켜주는 분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에 서혜림씨 같은 의원 3분의 1만 있어도, 이 나라는 바뀔 수 있습니다. 바꿔야 합니다. 같이 해봅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쓰레들은 강태산 자신이 쓸어버릴테니 서혜림에게는 소신있는 신념정치를 하라고 독려하지요. 정치초보의 열정과 신념에 불을 지피고, 그 반사이익은 강태산이 챙기겠다는 속내가 읽혀지기는 했지만, 야망과 진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멋진 발언이었어요. 그런 강태산의 정치에 대한 소신은 서혜림으로 하여금 강태산을 믿게 만들지요.
권상우의 뜬금없는 불륜시비, 애정드라마? NO
그런데 강태산과 마찬가지로 기대하는 캐릭터 하도야 검사가 이번회 납득가지 않은 저질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더군요. 이 드라마가 애정멜로로 흐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스런 마음이 들어서 말이지요. 와인을 마신 서혜림이 비틀거리자, 강태산이 부축하는 모습을 하도야가 우연히 보게 되었지요. 하도야는 그렇지 않아도 오재봉의원을 만나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은 상태라, 강태산에 대한 감정이 좋지는 않았었지요. 오의원이 조배호 사건을 엿먹인 게 강태산이었다는 것을 흘린 것이지요. 
강태산이 서혜림을 부축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짜고짜,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라고 소리를 지르며, 하도야는 조배호 대표 소환 증거자료를 조작한 것이 강의원이 한 짓이냐고 묻지요.
강의원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강태산을 두둔하는 서혜림을 보고 화가 더욱 치미는 하도야입니다. 강태산의 정치목적에 순진한 아줌마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면서, 서혜림에게 "둘이 벌써 그렇고 그런 사이야? 정치적 동지가 아니고 불륜이야? 동하한테 부끄럽지 않아?" 라는 험한 말을 하더라고요. 물론 서혜림에게 귀싸대기 한 방 맞기는 했지만, 난데없이 "불륜이냐?"라는 하도야의 대사는 뜬금없더군요. 서혜림과 아무리 친한 사이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이기에 질투심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꼴통검사 하도야가 이렇게 막나가는 캐릭터는 아니었지요.

하도야가 고등학교 때부터 서혜림을 짝사랑해 왔고, 지금도 아줌마가 아닌 여자로서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하도야의 캐릭터가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더군요. 하도야와 서혜림의 러브모드는 드라마의 주 감성선이 아닌, 애닯고도 은밀한 감정선으로 잔잔함으로 남겼으면 싶었거든요. 지난 번 하도야가 장세진을 안고 있는 모습을 신경쓰는 서혜림의 모습으로, 서혜림의 질투심(?)같은 뉘앙스를 풍기도 했지요. 서혜림에 대한 마음을 넘치지 않게, 편하고 유머러스하게 처리하는 권상우의 지금까지의 감정선이 좋았는데, 사랑에 무게를 실어버리면, 두 사람의 캐릭터마저도 변질될 우려가 있을 것 같아서 잠시 걱정이 되더군요.
정치드라마에 사랑이라는 소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칫하다가는 서혜림의 캐릭터가 더 심하게 망가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현정의 불후의 출세작 모래시계에서 재희(이정재)처럼, 하도야가 말없이 서혜림을 지켜주는 해바라기 사랑을 하는 모습으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표면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불륜이니 동하에게 부끄럽지 않느냐'는 등의 막말을 해대는 것을 보니, 하도야의 순애보 사랑마저 구정물을 뒤집어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정치드라마가 사랑드라마로 변질될까 봐서 말이지요. 드라마에서 그나마 속시원하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인물이 하도야인데, 사랑에 빠진 검사보다는 꼴통검사 열혈검사의 모습으로 녹슬지 않는 그의 칼을 시원하게 휘두를 수 있게 해 주길 바랍니다. 뜨끔할 분들 속으로라도 놀라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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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31
2010.10.29 11:03




지지부진한 흐름과 감성코드의 자극으로 실종된 서혜림의 캐릭터, 그 허전함을 달래주는 캐릭터가 권상우의 하도야 검사와 차인표의 강태산입니다. 서혜림이라는 감성코드와 대별되는 강태산이라는 캐릭터는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하는 정치의 속성을 설명하는 현실적인 정치인의 모습과 가깝지요. 그래서 아직은 갈팡질팡 미완의 서혜림보다는 생명력이 있으며, 입체적입니다. 
강태산과 서혜림은, 자칫하면 옳고 그름의 잣대가 될 수도 있는 다분히 위험성을 내포한 캐릭터입니다. 정치라는 소재를 드라마에 가져다 쓸 때, 신중하게 경계해야 하는 것이 옳고 그름의 잣대겠지요. 주인공이기에 주인공의 모든 선택과 행보는 옳은 판단이며, 주인공과 대척점에 서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 캐릭터의 행위는 모두 국민의 바람에 위배되고, 권력쟁취를 위한 것이라고 보는 양비론만큼 위험한 판단도 없을 것입니다. 정치라는 것이 그만큼 복잡하고, 양비론으로 판단할 수 없는 속성을 가졌기 때문이겠지요. 정당이 그만큼 다양한 이익집단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극단적인 예로 가난한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면, 가진 자의 시선에서는 곱지 않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개발이라는 문제에 있어서도 개발이익을 얻는 집단이 있다면, 환경파괴에서 오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집단이 생기기 마련이고요.
국민은 알 권리, 말할 권리가 있다
국가재정법 수정안을 강행통과시킨 쇠망치 국회의 모습은 하루이틀 보아 온 모습은 아닙니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말처럼 정치에 있어서 미풍양속으로 지켜져야 할 덕목임에도 반목과 불신, 대립이 팽배해 왔던 우리 정당정치의 부끄러운 현주소입니다. 우리 정치사에서 대화와 타협이 있었는지 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드라마 속에서 나온 대화와 타협이라는 단어가 어찌나 생경스럽던지요, 여하튼 백성민 대통령의 여야 합의안을 조건으로 한 거부권 행사는 비현실적인 결정이었지만, 속은 시원하더군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민우당 조배호는 민우당 출신의 국무위원들을 총사퇴시키고,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 됩니다. 백성민 대통령은 조배호 민우당 대표를 불러 타협안을 제시하지요. 대통령이 노린 것은 여야의 타협으로 새로운 수정안을 상정하게 하는 목적이었고, 일차적으로는 살아있는 권력의 승이었습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서 민우당 조배호와의 독대는 중요한 메세지도 전달합니다. 국민에게 알 권리를 주라는 말과도 같았기 때문이에요. 국민들은 왜 국회 본의장에서 쇠망치를 들고 패싸움을 했는지 모릅니다. 왜 반대를 하고, 무엇때문에 죽을 힘을 다해 통과시키려는 지도 알지 못합니다. 언제 한 번 솔직하게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반영했던가요? 그 보다는 당리당략, 힘의 논리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일들이 한 두번이 아니어서 말이지요. 민우당 오의원이 서혜림에게 "까라면 까지 무슨 말이 많느냐"는 것은 비단 앵무새로 전락한 서혜림의 고충만은 아니지요. 국민들 역시 알권리, 말할 권리를 무시당한 채, 상명하달식의 정치가 오만방자하게 자행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백성민 대통령이 국민에게 각 당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하라고 했던 말은 원론적이었지만, 무수히 반복되어 온 여야간의 밀실정치에 대한 일갈이기도 했지요. 
서혜림을 두려워 하는 정치권, 무너진 캐릭터가 오히려 통쾌하다
얼떨결에 정치판에 발을 디딘 서혜림,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난동을 보며, 방송토론회에 나가 국민에게 회초리를 때려달라던 억지감동을 주었지만, 서혜림으로 돌아오나 싶더니, 다시 그 나물 그밥으로 힘없이 들어가 버리면서, 여전히 그 캐릭터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태산의 대항마로 쓰기 위한 조배호의 계산에 의해 서혜림이 민우당의 부대변인 낙점되는 과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사고뭉치 민우당의 부대변인 서혜림을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포석이며, 조배호의 실책이기도 합니다. 앵무새로 전락한 서혜림의 모습은 서혜림의 정치적 각성을 위한 설정이었음을 모르지 않고, 서혜림이 서혜림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한 과정입니다.
허나 국가재정법 수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고, 방송토론에 나가서 국민의 회초리 운운했던 서혜림이 맞았나 싶을 혼란 자체였습니다. 당 노선에 반기를 들고 반대표를 행사했던 서혜림이, 민우당의 대변인으로서 대통령에게 전면 투쟁선포를 하는 모습은, 하루 아침에 서혜림이 손바닥을 뒤집어 버린 행동이었습니다. 부대변인이라는 직함때문에 앵무새처럼 주는 대로 읽었다는 핑계 역시 설득력은 없어 보입니다. 그럴 정도로 마음이 왔다리 갔다리 하는 서혜림이었다면, 방송토론에서 강태산이 준 원고를 거부하고 감동연설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반대표를 행사하지도 않았겠지요. 아무튼 서혜림을 작가나 제작진이 엿장수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모습이 영 못마땅하네요. 
서혜림이라는 캐릭터는 아직 완성단계에 있지 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1,2회에서 보여졌던 서혜림의 카리스마와 국민을 위한 희망적인 대통령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미완성의 서혜림이라는 것을 알지만, 한순간에 망가져 버린 주인공에게 카리스마 보다 시급하게 돌려줘야 할 것은, 서혜림의 정치적 소신일 겁니다. 카리스마는 그 다음 문제에요.
"다시는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일은 만들지 않겠다"던 당당한 모습은, 잠시나마 행복한 꿈을 꾸어 보기에 충분했고, 국민의 희망을 담은 대통령, 아니 정치 지도자의 모습이었기에 가슴이 설레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가슴 설레게 하는 대통령, 그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작가와 피디교체의 소동 속에, 일순간에 전혀 다른 서혜림을 보는 것은 힘빠지는 일입니다. 서혜림의 캐릭터를 죽이는 이유가 보이기 때문이에요. 서혜림이라는 캐릭터에 의해 득을 보고 손해를 보는 정치인, 혹은 조직이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습니까? 득을 보는 쪽은 환영할 것이고, 손해를 보는 쪽은 불편함을 표현하겠지요.
그런데 잠시 머리를 식히고 돌아다 보니, 환영하는 쪽이 득을 보는 것은 없는 것 같더군요. 오히려 더 큰 손해만 입고 말았습니다. 환영했던 측은 아마 시청자와 서혜림을 본인의 캐릭터라고 착각했을 수도 있을 일부 정치인이었겠지요. 그 정치인들의 속내는 들어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가장 피해를 본 측은 시청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청자가 곧 여론이기에, 서혜림의 속시원한 일갈에 뜨끔한 정치계의 입김이 시청자에게 직격탄을 날려 버렸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맹물된 서혜림을 봐야 하는 시청자는 정치라는 힘이 얼마나 무서운 지도 실감하게 되었네요. 드라마 하나를 가지고도 이렇게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들도 어지간히 할일이 없나 봅니다만, 저는 그 반대로 통쾌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시청자, 폭넓게는 국민의 여론을 무서워하는 것을 확인한 듯 싶어서 말이지요. 두려웠으니까 막았을 거잖아요.
시청자들이 서혜림을 돌려달라고 아우성치는 것은 고현정의 카리스마를 돌려달라는 의미는 아닐 겁니다. 소신있는 서혜림, 당당한 서혜림, 머리 속에 자신의 생각은 들어 있는 서혜림의 모습으로, 정치라는 전쟁터에서 더 강하고 세련되게 담금질을 해서 대통령다운 대통령의 모습을 갖춰가기를 원하는 겁니다. 그 담금질의 과정에서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정치인들의 치부가 아마도 이 드라마가 불편한 사람들은 두려웠겠지요. 서혜림과 같은 모습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비교당하고 싶지 않아서 말이지요. 

하도야의 캐릭터, 망가지지 말아야 한다
서혜림을 조금은 어눌하고 바보스럽게 그려가면서, 이번 8회 우회적으로 시청자의 불만을 긁어준 인물은 하도야 검사였습니다.  하도야와 서혜림은 함께 성장하는 캐릭터이기에 사실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제작진이 조금은 영리한 방법으로 서혜림의 담금질 과정을 꼴통검사 하도야에게 시선을 옮겨 속시원하면서도, 뭉클하게 보여 주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당대표 조배호에게 증거인 조사를 하러 왔다며, 엿먹이는 모습은, 물론 이런 간 큰 검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통쾌했으니 말입니다. "긴급체포 수갑 채울까요? 기자들 앞에서 개망신 당하고 싶습니까?". 기자들 앞에서 수갑을 채우는 모습보다, 하도야가 조배호에게 귓속말로 전하는 말이 더 시원스러웠네요. 조배호에게하도야 검사가 정치권 혹은 법조계의 누구를 모델로 삼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오지 않아서 천만다행입니다. 그야말로 가상의 인물을 통해서 통쾌하게 검사권력을 남용해 버렸으면 싶으니 말입니다.
다잡은 조배호를 놓친 하도야의 눈물은 대한민국 검찰이 흘려야 할 눈물이었습니다. 법 위에 선 정치를 하나의 장면으로 압축한 조배호 정치비자금 사건이었고, 또한 우리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좌절이었습니다. 물론 꼴통검사 하도야가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앞으로 하도야의 행보에 기대가 크고, 또한 하도야의 칼끝이 결국은 강태산을 향할 것이기에 이번 좌절은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굴복하지 않는 하도야를 통해 시청자가 마음만이라도 좀 시원해질 것같으니 말이지요. 그런 이유로 꼴통검사 하도야의 캐릭터는 비록 오버스럽고, 코믹스럽기도 하지만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꼴통검사 소신검사의 모습 그대로 말입니다.
장세진(이수경)으로부터 건네 받는 조배호의 미술품 거래내역 USB는 강태산의 조배호 압박용 카드였지요. 철저하게 강태산의 계산에 이용당해 버린 하도야였습니다. 다음 총선에서 공천권 삼분의 일을 조건으로 조배호를 압박하는 강태산의 드러나는 발톱에 움찔하는 조배호, 일찌기 강태산의 야심을 읽은 조배호지만, 자신의 정치생명이 달렸기에, 결국 강태산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지요. 드라마에서는 자신의 무례함에 무릎을 꿇은 강태산이었지만, 강태산에게 무릎을 꿇은 것은 결국 조배호였지요. 조배호와 강태산의 갈등은 서혜림의 독립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기에 중요한 갈등구도라고 할 수 있으며, 구시대 정치 척결이라는 중요한 의미까지 내포된 갈등입니다. 세대교체론을 들어 조배호를 압박하는 강태산이 드러내놓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도야의 눈물, 서혜림의 캐릭터를 살리는 열쇠다
강태산의 야심에 맞설 꼬봉 하나가 필요한 조배호, 그가 내세운 인물은 부대변인으로 전격 발탁한 서혜림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이지만, 아직은 강태산이나 조배호는 서혜림이 고래를 삼킬 바다가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지요. 조배호를 가지고 놀았던 배후가 강태산이었음을 하도야도 알게 되겠지만, 장세진의 배신은 하도야의 확신이라는 심증과 물증마저 무위로 돌려 버리고 말았지요. 미술품 거래내역 원본이라고 밝힌 해리티지 갤러리의 공식 기자회견으로, 하도야 검사의 손을 빠져 나간 조배호, 정치권력이라는 태풍 앞에 좌초된 하도야의 소신수사는 결국 하도야에게 눈물을 흘리게 만듭니다. 서혜림의 품에 안겨 "이건 아니야"라고 흘리는 눈물은, 대한민국 소신검찰의 눈물이었으며, 힘없는 국민의 눈물이기도 했습니다. 가슴이 짠하고 찡해 오는게, 하도야 검사의 마음을 권상우가 눈물연기로 잘 표현해 주었고, 권상우의 연기도 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하도야의 눈물은 서혜림에게 있어 중요한 정치적 전환기를 마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명감 넘치는 일개 지방지청 검사의 좌절은 정치권력에 의한 좌절이었고, 조작된 거짓에 서혜림이 분노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서혜림의 분노가 자칫 감정적인 분노의 수준에 머물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서혜림의 캐릭터의 성공여부는 서혜림의 분노가 감정적이 아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분노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혜림의 대국민 토론에서의 감동연설이 서혜림의 캐릭터 살리기에 실패한 이유는 감성적 외침이었기 때문이에요. 서혜림이 방송토론에서 여야의 정책과 정치적 갈등을 파고 들어 비판하고 분노하고 회초리를 요구했다면, 서혜림은 살아났을 겁니다. 그러나 단지 원초적인 국민정서를 전달하는 것에 그쳐 버렸지요.
하도야의 좌절과 눈물은 서혜림에게 또 다른 분노를 일게 할 겁니다. 남편 박민구를 구하지 못한 힘없는 정부에 분노했던 서혜림은, 정치가 법과 진실을 누르는 현실에 분노해야 할 겁니다. 하도야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친분관계만으로 서혜림의 감성눈물이나 쏟게 한다면, 서혜림의 부활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 것이에요. 그래서 하도야의 눈물은 서혜림에게 중요한 사건인 것이고요. 
남편의 죽음 앞에 국가의 의무를 물었던 서혜림, 주민들의 모기떼와의 싸움을 보고 정치에 뛰어 들 이유를 찾았던 서혜림이었습니다. 그런데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납치사건과 검사와의 스캔들로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당당한 모습은 실종되고 눈물에 호소하는 감성적 연설가가 돼버렸어요. 급기야 국회에 들어와서는 갓 상경한 시골소녀처럼 어리벙벙한 모습으로 고현정의 카리스마는 커녕, 서혜림도 고현정도 죽고 있어요.
서혜림은 하도야가 흘린 좌절의 눈물을 계기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서혜림을 서혜림답게 했던 것은 거침없는 분노와 당당한 비판, 그리고 소신입니다. 강태산의 권유가 하나의 이유도 되었지만, 간척지 주민들의 고통에 분개하는 마음이 더 크지 않았다면, 서혜림은 국회로 향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만큼 서혜림은 소신있는 캐릭터였다는 말이에요. 서혜림을 시청자가 사랑하는 이유는 국민이 원하는 마음을 대변했기 때문입니다. 사랑해 주기도 전에 떠나 버린 한 분을 생각나게도 했고, 서혜림같은 정치인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말했으면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첫여성대통령이나 뽀로롱 언니가 아니었다는 말이에요. 

바다가 되느냐, 새우가 되느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서혜림, 어떤 식으로 분노하느냐에 따라 서혜림의 캐릭터도 힘을 얻을 것입니다. 교과서같은 감동적인 연설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신파캐릭터로 만들어 가느냐, 지도자의 자질을 갖춘 능력있는 정치인, 소신있는 정치인,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인물이 되느냐에 따라 서혜림이라는 캐릭터의 성패도 판가름날 것입니다. 정치권력이 무릎꿇린 소신 검사의 눈물 앞에, 소풍나간 서혜림의 정신줄을 찾아 오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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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8 10:14




앙꼬없는 찐빵이 되고 있는 드라마 대물, 첫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보는 과정이 개연성도 현실성도 없는 말장난 비슷한 드라마로 전락해 가고 있습니다. 대본은 힘을 잃었고, 연출은 억지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주목받았던 드라마가 추락하는 것은 한 순간이었습니다. 드라마 밖에서 그리고 드라마 내부에서의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 정치라는 외압때문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눈치챌 수 있는 일입니다. 고현정이라는 연기거물의 힘에만 의지해 가기에는, 서혜림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마저도 회가 갈수록 실망만을 안겨주고 있기에 힘에 부쳐 보입니다.
첫방송을 시작한 즐거운 나의 집 김혜수와 황신혜의 공격에 두손 들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우열을 가린다는 것이 불필요한 여배우들의 전쟁, 워낙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기에 연기력으로 시청률을 판가름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성패는 대본과 연출, 시청자의 공감이 판별해 주겠지만, 중년의 시청자들이 미스테리물을 기피함에도 불륜과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즐거운 나의 집으로 채널을 돌려버릴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더군요. 이 글은 대물 리뷰글이기에 즐거운 나의집에 대한 스토리는 생략하고 넘어가지만, 첫회 방송을 보니 상당히 흥미있고, 구미가 당기는 드라마더군요. 
날치기 드라마가 되고 있는 대물
그건 그렇고,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크다는 말이 점점 더 실감되는 드라마 대물, 알맹이는 빠지고 떡밥만 던져주는 드라마이기에, 속시원한 드라마가 답답한 드라마로 변질되고 있네요. 7회에서 중요한 정치적 사건은 국회 날치기 사건을 풍자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날치기 장면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무엇 하나 속시원하지 않았습니다. 코미디 프로에서도 그런 날치기 장면은 수차례 풍자했었는데, 오히려 코미디에서의 풍자보다 못한 장면이었습니다. 내용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여야의 중요한 대립 사안이 무엇인지도 하나도 나오지 않고, 두터운 서류철로만 보여 줄 뿐이었습니다. 여야 양당의 개정안, 국가재정을 무슨 조목을 어떤 식으로 증강하고, 삭감하자는 개정안이었는 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하다못해 국회의원이나 지차제 의원들 해외 연수비를 늘려달라고 했다든지, 보도블럭 교체 비용을 더 늘려달라고 했다든지, 담배세를 늘리자는 법안이었는지 예시된 것은 하나도 없고, 여당은 무조건 통과, 야당은 무조건 결사 저지를 위한 투쟁모습만이 비춰질 뿐이었습니다. 쇠망치로 쇠사슬을 부수고 들어가 난장판을 피우는 장면 하나로, '정치드라마입네' 라고 보여주는 것이 뻔뻔하게 보일 정도 였으니까요.
더구나 드라마에서의 여성의원에 대한 비하 뉘앙스는 심히 기분을 언짢게 합니다. 지난회도 계속해서 서혜림을 애딸린 과부라는 표현으로, 혼자 애 키우는 여자에 대해서 무슨 죄인취급을 하더니, 이번회에는 여성의원들의 행동지침으로 그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을 보고는 경악스러웠네요. 소리지르고, 눈물 보이고, 드러누우라는 지시를 하는 것을 보고, 작가나 연출자에게 항의를 하고 싶어지더군요. 시대가 어느 때인데 여성정치인을 그런 식으로 방패막이를 세우고 있는지, 한심스럽습니다. 조금있으면 항의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의 삿대질로 눈 찔렸다고, 서혜림이 안대하고 나오는 상황까지 만들까봐 심히 우려스럽네요.

고현정의 연기가 좋았다? 연설만이 감동이었다
혹자는 7회를 보고 고현정의 연기가 최고였다는 찬사를 보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는 단연코 아닙니다. 고현정의 연기는 갈수록 평범해지고 있고, 그 캐릭터는 상황파악조차 못하는 어눌한 인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방송토론에 나간 서혜림이 국민의 회초리가 필요하다고, 회초리를 들어 종아리를 때려달라는 장면이 방송을 탔지요. 서혜림의 대사자체는 훌륭한 연설이었고, 대통령 출사표를 던져도 될만큼 감동적인 대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고현정이었기에 그 장면을 감동적으로 연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기가 어느정도 되는 배우라면, 심금을 울리는 주옥같은 대사를 감동적으로 전달하지 않을 배우는 아마 없을 겁니다. 대사가 감동이었지 고현정의 연기가 감동은 아니었지요. 고현정의 연기를 죽이고, 서혜림이라는 캐릭터가 죽고 있습니다. 지난 6회에서도 실종된 서혜림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없었고, 마지막 빗속 연설에서 잠시 나왔을 뿐이었어요. 개연성도 현실성도 없는 억지 감동연출이었지만, 대사가 장면을 살려냈을 뿐이었고, 고현정의 연기만이 빛났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7회 방송토론에서의 연설을 보니 서혜림도 없고, 매회 감동연설만을 하는 고현정도 반복되는 감동연설이다 보니, 새롭지도, 연기력이 소름끼치지도 않았네요.
국회앞에서의 연설, 선거 마지막날 빗속연설, 방송토론에서의 연설, 감동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장면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재활용할 지 벌써부터 눈에 훤합니다. 서혜림은 고현정의 연기력에만 얹혀져, 감성적 연설가로 재반복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방송토론에 나간 초짜 국회의원, 현실적으로 여당의 패널로 서혜림을 내보낸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아무리 정치를 모른다고 해도 토론회에 나가서 토론회 주제와 전혀 상관없는 일장연설만을 하는 국회의원이 있을까요?  서혜림의 연설을 듣고 방청객들이 기립박수를 하고, 방송국 편집실에서도 박수가 나오고, 방송을 보는 시민들도 박수를 치는 모습, 좀 우습더군요. 지난 회 빗속연설에서, 서있던 시민들이 하나 둘 우산을 내리고, 눈물까지 훔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동하라고 강요하던 모습을 재탕하는 듯해서 말이지요. 
그럼에도 대사는 빛났기에 서혜림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옮겨보고 싶습니다.
"우리 정치 바뀌어야 합니다. 국회의원부터 몸을 낮춰야 합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존경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이 오만불손한 것은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 주인이십니다. 정치인을 키운 부모이십니다. 아이가 말 안들으면 타이르고, 그래도 안되면 사랑의 매를 들어야 합니다. 회초리를 들어주세요. 사랑의 회초리로 정치인 종아리를 쳐서, 국민을 모르는 오만불손한 정치인들 때려, 누가 주인인지 알려 주셔야 합니다. 국민여러분의 회초리로 이 나라 정치를 바로 잡아 주십시오"
감성연설가, 고현정을 보는 것이 괴롭다
속시원한 고품격 정치드라마를 기대하고 있던 시청자는 정치패러디만으로 정치드라마를 표방하는 드라마 대물이 될까 우려가 큽니다. 무엇때문에 단어 하나 속시원히 쓰지 못하는 드라마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서혜림을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자극하는 감성정치인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어루 만져주고, 국민들의 생각을 읽어주는 정치인 서혜림, 물론 좋은 정치인입니다. 그러나 정치를 감정만으로, 감동연설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국회 첫 등원날, 강태산으로부터 국회의원 뱃지를 받고 진짜 금이냐고 깨물어보는 장면은, 서혜림을 최악의 개념없는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걸 웃으라고 넣은건지, 서혜림이 이렇게 무식할 정도로 소박한 아줌마라는 성격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서혜림의 캐릭터가 이런 면에서 자꾸 망가지고 있는 거에요. 물론 국회의원 뱃지를 잘근잘근 씹어주는 모습 자체는 좀 통쾌하기는 했습니다. 아무튼 서혜림을 뽀로롱 언니의 캐릭터화 시켜가고 있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뽀로롱 언니는 서혜림이 진행하는 어린 프로그램의 진행캐릭터였을 뿐이었어요. 진짜 서혜림은 37만원짜리 배드민턴 채를 샀다고, 남편 출장길에 신경질을 내기도 하고, 성추행범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잡아 경찰에 넘기고, 간척지 주민들을 구속시키려는 검사에게 "사람나고 법났지, 법나고 사람났냐"라고 따지던, 강한 서혜림이었습니다. 마이크만 잡으면, 목부터 매여하고, 카메라가 돌면 눈물부터 쏟아내는 서혜림이 아니었단 말이에요.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운 여자가 서혜림이었는데, 머리도 가슴도 감성만이 앞서는 서혜림의 모습만이 보이네요. 서혜림을 정치투사로 만들자는 말은 아니에요. 다만 억지연출을 통한 비현실적인 캐릭터로 만들어가지 말았으면 싶습니다.
천하의 고현정이라 할지라도, 이 색깔도 저 색깔도 아닌, 눈물 서혜림을 연기하는 것이 썩 기분좋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번 국회 날치기처럼 기대작 드라마 대물은 알맹이 없는 날치기 드라마가 되고 있습니다. 고현정의 감동연설만으로, 핵심은 비껴가고 부족한 부분을 적절하게 땜빵만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시청자의 감정만 끌어내면서, 눈가림하고 아웅하는 감성 정치드라마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알맹이 빠진 스토리 붕괴와 함께 동반 추락한 서혜림의 캐릭터, 고현정이라고 속이 편하지는 않을 듯 해서, 좋아하는 배우를 보는 것이 괴롭기 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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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2 09:30




강으로 흐르던 하구를 막아 은어떼가 돌아오지 못하고, 간척지 주변에는 모기떼와 톰의 친구 제리만이 득실거리는 상황은 남송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 대물의 문제가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서혜림의강단있어 보이던 배짱과 배포는 없어지고, 마치 산골소녀의 서울적응기처럼 어눌하게 겁에 질린 모습입니다. 
물론 겁도 나겠지요. 정치에 뛰어든다는 것이 보통 정신으로 하는 것은 아닐테고, 서혜림의 의지보다는 주변이 그녀를 정치판으로 밀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선거판에 나가자 마자 검사와의 염문설이 터졌고, 산호그룹은 상대후보의 손을 들어 주었으니, 서혜림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멍해졌을 것은 당연하지요. 더구나 믿었던 사무장이 남편 목숨값마저 도박으로 날려 버렸으니, 제정신이라면 오히려 이상할 겁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서혜림의 기본 캐릭터가 실종돼 버린 것입니다. 불의라면 앞뒤 재지 않고 흥분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던 서혜림이 죽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애 딸린 과부', 듣기 거북하다

김현갑측의 마타도어는 서혜림에게 달걀세례로 돌아왔습니다. 왕중기 실장이 제시한 스캔들 맞불작전도, 침묵으로 일관하자는 작전도 무시하는 서혜림입니다. 잘못없는 서혜림이 왜 숨고 침묵해야 하냐며, 당당하게 기자들 앞에 서서 얘기하지요. 낯뜨거운 질문들을 서슴없이 던지는 기자들, "혼외정사가 맞느냐? 남편이 살아있을 때도 모텔을 드나들은 게 맞느냐?"는 질문을 하는 기자들을 보고, 명품드라마 대물이 저질드라마로 전락하는 것도 한순간이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사실여부 확인없이 하이에나들처럼 달려드는 일부 무개념 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하도야 아버지 임현식의 반복되는 과부발언은 불쾌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내가 애 딸린 과부한테 내 자식 바칠려고, 사시 뒷바라지 했겠소?" 서혜림이 애 딸린 과부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동네 이장 선거에서도 나오지 않을 상대방의 약점 쑤시기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버젓이 비하 뉘앙스로 사용되고 있는 듯해서 말이지요. 과부발언은 경쟁자 김현갑 후보의 선거유세에서도 비아냥 거림으로 나왔고, 검사와 놀아난 불륜막장녀라는 말을 뱉는 등 그야말로 입 더러운 인간들이 많더군요.
서혜림은 같이 폭로전으로 싸우고 싶지 않다며, 정책대결과 정치비젼으로 표를 얻고 싶다고, 강태산의 의견에 반대를 하지요. 국회의원이 되고자 간척지 문제를 다룬 것이 아니라, 간척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려한다는 것을 피력하면서 말이지요. 낙선하더라도 자신의 정치적 비전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뿐이라고 유세장으로 향하는 서혜림,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불륜녀라는 비난과 달걀세례였습니다.
선거유세장에 단상에 오른 하도야는 사진을 찍은 김철규와 출판사 사장의 진술서를 보이며, 김현갑과 오재봉의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며 난장판에서 서혜림을 구해 데리고 들어갔지요. 그리고 하도야는 진술서를 이용해서 진실을 밝히든 선거용으로 사용하든 알아서 하라고 서혜림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서혜림이 거절을 하며, 증거물도 없애라고 합니다. 순간 동이가 생각나더군요. 착한 동이를 만들기 위해 장희빈이 사술을 이용해 인현왕후를 저주한 인형을 돌려주며, 용서하는 모습같아서 서혜림이 왜 저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란 말이죠. 

착한 서혜림, 동이될까 두렵다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하더군요. 부드럽지만 강한 서혜림을 기대했는데, 착한 서혜림의 컨셉 하나로 대통령만들기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지요. 저는 서혜림이 여기서부터 정치의식을 길러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불륜이라는 추접한 루머, 검사와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의 정치개입이라는 흑색선전을 하고, 돈이 오갔다는 증언까지 있었는데, 서혜림은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승리하기 싫다고 하더군요. "비전과 공약으로 심판받고 싶다"면서 말이에요. 서혜림과 하도야의 스캔들 조작은 김현갑 후보의 약점이 아닌 범죄였어요. 그런데 약점이라는 말로 범죄를 덮어버리는 것에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MBC드라마 동이에서 동이의 절대선 만들기에 두손두발 들었던 경험이 있던지라, 서혜림을 동이화 시키지는 않을까 우려도 되더군요. 착한 사람이 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순진한 생각입니다. '착하게'가 아니라 '올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 아닌가요? 서혜림이 간과한 것은 김현갑 후보가 남송지역의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되는 도덕적 쓰레기라는 것과 돈을 주고 파파라치를 고용해 사진을 찍게 한 현역 오태봉 의원이 금뱃지를 달고 있는 것에 분개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산호그룹이 김현갑 후보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는 소식에 먹구름이 가득하지만, 서혜림 캠프에 반가운 응원부대가 도착합니다. 간척지 주민들이 발을 벗고 서혜림을 돕기 시작한 것이지요. 선거유세 기간동안에는 국수를 대겠다는 주민들, 서혜림은 그들의 응원에 웃을 수 있었지요. 그들은 서혜림이 왜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하는 것을 알아 주었기 때문이에요.
간척지 주민과 국수를 먹고 있는 서혜림을 보는 강태산의 눈은 날카롭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아는 여자, 강태산의 눈에 서혜림은 미래의 정치거물이 될 그릇으로 비칩니다. "오늘은 동지지만, 내일의 정치판에서는 어쩌면 적으로 만날 것같은 예감이 드는 여자야". 강태산과 훗날 정치적 결별을 하는 것이 암시되기도 한 말이었지만, 사람을 알아보는 강태산의 직관력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혜림에게 강태산이 순간 느꼈던 것은 두려움이었을 겁니다. 사람을 모은다는 것과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강태산이 서혜림을 얻고 싶은 이유
이혼서류까지 내밀면서 강경하게 나갔던 장인 산호그룹 김회장(최일화)과의 줄다리기, 정치생명까지 서혜림의 당선에 걸겠다는 강태산입니다. 그가 그렇게까지 서혜림의 당선을 원했던 이유는 장세진(이수경)에게 말했듯이, 서혜림을 조배호(박근형)라는 썩은 정치를 척결할 정치적 동지로 얻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조배호식 정치를 끝장내겠다는 강태산의 야망, 조배호라는 썩은 정치를 갈아엎을 새바람, 서혜림은 그 새바람의 상징이었지요.

산호그룹과의 결별이라는 초강수를 둔 강태산이 대통령 백성민(이순재)을 만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서혜림의 당선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강태산, 대통령 퇴임 임기를 앞두고 여소야대로 인한 레임덕을 우려하지만, 대통령은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집권후반기 내 한 몸 편하자고, 지난 시간 힘들어 쟁취한 민주주의를 후퇴시켜?"라며, 선거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백성민 대통령, 잠시 우리곁을 떠난 한 분 대통령이 생각이 나기도 했네요. 
강태산을 보낸 백성민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통해 산호그룹에 기업의 정치개입에 대한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라고 전하라고 합니다. 강태산도 장인 김회장이 김현갑 후보 지원을 철회하겠다며, 이혼서류를 찢어 버리는 것을 보고 눈치를 채는 것 같더군요. "미래권력이 아닌 현실권력이 압박하는데 도리가 있나?". 이 말은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한다는 말을 은근히 흘린 것이었지요.
산호그룹의 김현갑 지지 철회에도 불구하고, 서혜림의 지지율은 상승기미가 없고, 선거는 서혜림의 낙마로 예상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난데없이 서혜림 납치사건이 일어납니다. 6,70년대나 일어났을 뻔한 일들이 반복면서 촌스러워지는 드라마 대물, 스캔들 흑색비방에 달걀세례, 게다가 납치사건이라니, 스토리의 개연성들이 실종되고 있는 대물입니다.
성추행범으로 경찰에 넘겼던 남자가 출소를 해서 앙심을 품고 서혜림을 납치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국가가 개인정보 관리를 못해서 납치를 당했다는 말도 앞뒤가 맞지 않았어요. 왜냐면 서혜림은 전국에서 얼굴 다 알려진 유명인사나 마찬가지인데,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그녀를 찾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더 우스운 것이죠.
서혜림의 정치공약이나 선거유세, 그녀가 말한 비전을 더 들었어야 하는데, 납치극으로 정치적 발언 등 많은 것들을 생략해 버린 듯 싶더군요. 강태산과 왕중기 실장의 방법을 거절하는 과정에서도 서혜림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그려 주었어야 하는데, 폭로전에 폭로전으로 맞서지 않겠다는 이유만으로 서혜림을 대책없는 여자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오는 환경폐해를 주장하는 연설도 없었고, 간척지 개발을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하지 못합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난데없이 납치와 병원입원 등으로 동정심과 감성주의로 서혜림을 그려가기에 급급했지요.

서혜림은 죽고, 고현정만 빛났던 감동연설
그럼에도 고현정이 비를 맞으며 가슴을 치며 했던 연설은 감동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제 남편은 아프간에 취재갔다가 죽었습니다. 힘없는 이 나라가 미국과 회교권의 눈치를 보느라 살해 당했습니다. 나라없는 백성도 아닌데, 국가의 보살핌도 받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남겨둔 채 비참하게 살해됐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무조건 바다를 막아놓고 30년간 방치하고 있는 이 나라, 주민들은 죽어가는데 정치인은 뇌물이나 받아 챙기는 이 나라, 대대손손 살아갈 이 땅을 표를 얻기 위해, 무조건 개발해야 합니까?
저는 단지 국회의원이 될 목적으로 이 자리에 서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상대후보의 폭로전에 저도 똑같은 폭로전으로 맞서려 했겠지요. 하지만, 내 아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제 아들이 성인이 되어 우리 아빠가 죽어갈 때, 이 나라는 무얼 했느냐고 물었을 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내 아들한테 이 나라가, 태극기가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걸 들을 그날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연설은 감동적이었지만, 연출은 엉망이었습니다. 유세장 주변에서 말없이 우산을 내리는 시민들, 서혜림의 빗속 연설은 억지 감동을 끌어내기 위한 억지 연출의 느낌이 강해서, 서혜림이라는 인물은 보이지 않고, 고현정의 감동을 넘어서는 연기만이 보이더군요. 국회 앞에서 비를 맞으며 했던 연설과 반복되었기에 그 감동이 반으로 줄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왜 서혜림을 이렇게 감성에 호소하는 인물로 만들어 버렸는지 모르겠어요. 막판 뒤집기로 극회의원에 당선은 되었지만,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고, 당선이 감동적이지도 않았던 이유는 뭔가 싶네요.
불륜녀라는 비난과 달걀세례, 납치, 고열로 입원, 납치범에게 맞아 눈이 밤탱이가 된 상태로 비까지 온 몸으로 맞아가며, 한표를 호소하는 서혜림, 서혜림이 맞서고 싶었던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감정적 호소와 막연한 국가관만으로 서혜림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빗속에서 마지막 선거유세를 하는 서혜림, 장면 자체는 감동이었고 뭉클해서 눈물도 났지만, 서혜림은 없었고 고현정의 연기만이 빛났던 장면이었습니다.
11표차라는 드라마틱한 역전승의 주인공 서혜림, 그녀의 국회의원 뱃지는 서혜림의 정책대결과 정치비전이 아닌, 남편을 잃은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감성적인 눈물연설의 결과였으며, 현직 대통령 백성민의 보이지 않은 도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작가교체와 감독교체, 정치외압설, 박근혜 띄우기라는 의혹 등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안팎의 진통이 서혜림이라는 캐릭터의 실종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던 5회였는데, 6회 역시 서혜림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떠나 버린 은어떼처럼 말입니다. 
왕중기 실장이 말했지요. "아름다운 패배보다 더러운 승리가 더 위대하다"고요. 시청자는 서혜림을 통해 아름다운 패배를 보고자 함도, 더러운 승리를 보고자 하지도 않습니다. 시청자는 서혜림이라는 인물을 통해 드라마 속에서라도 아름다운 승리를 보고 싶은 거예요. 그 때문에 서혜림이라는 인물의 캐릭터가 중요한 것이고요. 대물을 지키고 있는 연기대물 고현정, 그녀마저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1,2회 빛났던 서혜림과 5,6회 맹물된 서혜림이 같은 인물이였는지 조차 의심스럽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혼신을 다하는 연기가 무엇이라는 것을 보여 준 고현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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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1 09:04




남해, 해송지역 보궐선거에 뛰어든 서혜림의 국회진출기, 정치하는 서혜림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작가교체에다 피디교체까지 대물이 안팎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 드라마에서 나타나더군요. 1, 2회 강렬하게 사로잡았던 대물이 3,4회 들어 코믹스러운 분위기로 흐름이 바뀌더니, 5회 들어서는 뜨뜨 미지근한 맹물이 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대본의 힘은 약화되었고, 오직 연기자들의 연기력만으로 드라마의 부실한 내용을 커버해 가는 듯한 인상이 짙었습니다. 내부 진통과정에서 대본이나 연출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이 역력하게 느껴지더라는 말이죠. 한 두마디의 촌철살인 정치 풍자만으로도 대물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느꼈던 심리적 카타르시스, 그 환호했던 감정선들이 실종된 느낌마저 들었으니까요.
흐름끊긴 대물, 맹물될까 걱정된다
아무래도 작가는 작가대로 소신있게 대사를 쓰지 못하고, 오종록 감독은 감독대로 소신있는 연출을 하기 벅찼나 봅니다. 6회분까지는 오종록 감독과 황은경 작가가 손을 댄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 5회가 오종록 피디의 손에서 나온 것인지, 새로 교체된 김철규 피디의 연출이었는지는 솔직히 모르지만, 4회까지의 연출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오종록 감독이 대물에서 완전히 하차한다는 기사를 읽고, 대본피디로 좌천(?)된 기분이 오죽했을까 싶어서, 제가 오종록 감독이었다 하더라도 완전 하차를 택했을 것 같아 십분 이해하면서도, 오종록감독의 재치넘쳤던 정치풍자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대물이 제대로 된 정치드라마가 아닌 여영부영 로맨스 코믹정치물이 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 불안감은 5회에서 뜬금없는 레인보우의 까메오 등장에서부터 감지가 되었습니다. 들판 천지가 화장실이라는 하도야 검사의 말에 산개해서 화장실을 찾는 모습은 예능 청춘불패에서도 나오지 않은 설정입니다. 군데군데 속으로만 환호했던 주옥같은 대사와 장면들도 있었지만, 드라마의 분위기는 움츠러들고 위축되어 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그 속에서도 돋보였던 것은 차인표의 분노장면과 새로 등장한 왕중기 실장(장영남)의 대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이딴 쓰레기같은 인간들 뒷치닥거리나 하려고 정치 시작한 줄 알아!". "아름다운 패배가 얼마나 비참한 지 알아요? 아름다운 패배보다, 더러운 승리가 백번 천번 더 위대한 겁니다". 우리 정치사가 쓰레기들의 더러운 승리가 더 많았기에, 그래서 그 위대한(?) 결과들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기에 말이지요.
왕중기 실장의 정치공약에 서혜림은 수긍을 못하지요. 1년짜리 보궐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지키지 못할 거짓 약속으로 표를 얻고 싶지 않다는 서혜림입니다. 예전 시티홀에서 신미래가 시장선거에서 조국(차승원)이 만들어 준 허무맹랑한 선거공약들을 거부하는 모습과도 겹쳐지더군요. 겹쳐지는 설정이었든 아니든, 국회의원들 선거철만 되면, 비현실적으로 남발하는 선거공약들을 하도 많이 봐왔기에, 언제 들어도 공감가는 서혜림과 신미래의 자세이기는 합니다. 정치인들, 국회의원이 되었든 대통령이 되었든 그들이 내 건 공약만 다 지켜졌다면, 사실 대물이라는 드라마를 만들 필요도 없는 사회가 되었을텐데 싶어서 말이지요.
이 점 때문에 시청자들이 드라마 대물에 환호했던 것입니다. 어떤 바보가 드라마와 정치현실을 구분 못하겠습니까?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드라마로 즐기면서 그 통렬함에 환호하고,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숨이라도 쉬고 싶어 하는 것이지요. 이제는 이런 시청자들의 즐길거리마저, 감정선마저 정치적으로 혹은 방송사의 입장에 의해 무참히 빼앗기고 있는 것 같아, 서운하고 화도 납니다.
선거유세 보다가 누구때문에 웃었다
강태산(차인표)의 신임공천에 불만인 조배호(박근형), 강태산의 야심마저도 읽는 모습입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면, 어떻게 되는지를 철처하게 보여주려는 조배호, 그는 닳을대로 닳아빠진 정치 8.5단입니다. 조배호가 김태봉의 텃밭인 남해 해송지역에서 미는 인물은 김태봉 라인의 김현갑이라는 인물이었고, 남해 해송지역의 민우당 선거위원회 운동원들마저 김현갑의 선거캠프로 합류해 버리고 말지요.
김현갑의 선거캠프를 보니 참 재미있는 장면이 잡혔습니다. 김현갑을 연호하는 선거운동원들의 소리가 어째 제 귀에는 2mb로 들리더군요. 김현갑의 슬로건은 "경제! 내 손안에 있소이다" 라나 뭐라나요. 어떤 인물이 많이 생각나더군요.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거리는데, 이번 회에는 화끈하게 걸그룹이 오줌까지 싸줬으니, 장면 자체는 엉뚱스러웠지만 속으로는 웃음도 나왔네요. 잘했으면 이런 드라마적인 표현에 발끈했겠습니까?  불편한 심기는 이해하지만, 작가교체, 감독교체에 이은 하차, 고현정의 일시적인 촬영거부까지 누가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시청자들은 문제를 확대시킬수록 외압에 대한 색안경을 낄 수 밖에 없고, 이런 내외적인 문제는 작품의 질과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선거 참모로 서혜림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전문가 왕중기가 서혜림과 소주를 마시며 물었지요. 선거에 출마한 이유가 뭐냐고요. 서혜림의 대답은 현실적이었지요. "우리 동하에게 고등어만한 은어를 먹일려고요. 바다로 들어가는 하구를 막고 있는 간척지가 사람도 못사는 모기떼 구덩이가 돼 버렸어요. 간척지를 이대로 두자니 사람이 못 살겠고, 무조건 개발을 하자니 완전히 썩어버릴 거고, 사람도 살고 은어떼도 돌아오게 할 수 없을까?"라는 이유때문이었다고 말이지요.
'간척지를 살리자'는 서혜림의 주 선거공약이 되고, 주민들의 반응도 높아졌지요. 지지율이 12%에서 24%로 껑충 뛰어 올라 서혜림의 선거갬프 분위기는 업되었고 말이지요. 김현갑 진영에서는 서혜림을 잡기 위해, 요즘도 선거판에서 이런 추잡하고, 구시대적인 스캔들을 이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마타도어, 즉 흑색선전을 이용하려고 하지요. 하도야 검사와 함께 있는 서혜림의 사진을 유포해서 염문설과 함께 검찰의 정치개입이라는 흑색선전을 한 것이지요. 
조배호는 클린 선거라는 명분을 들어 서혜림 선거캠프에 중앙당에서의 선거자금 지원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며, 강태산의 뒷통수를 쳐버렸지요. 분노한 강태산은 서혜림의 당선에 자신의 정치목숨을 걸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왕중기 실장에게 이런 결심을 전하는 강태산, 차인표의 분노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잠시 곁길로 빠져서, 제가 개인적으로 차인표는 좋아하는 연예인 중의 한 분인데, 연기력마저 좋아져서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네요. 물오른 차인표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간척지 개발을 둘러싼 강태산과 조배호의 줄다리기는 표면적으로는 조배호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강태산의 장인인 산호그룹 김회장이 조배호의 손을 들어 주었고, 이는 서혜림의 경쟁후보 김현갑 후보의 무조건적인 간척지 개발 공약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입니다. 실질적인 민우당 후보인 김현갑이 돈과 조직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서혜림과 강태산이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지요. 산호그룹과 조배호의 결탁에 대한 강태산의 분노, "내가 이딴 쓰레기들 뒷치닥거리 하려고 정치 시작한 줄 알아!!!"라는 대사가 통쾌했네요. 이런 정치인을 보기가 하늘에서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지요. 쓰레기라는 강태산의 발언에 움찔할 정치인들 많았을 듯 합니다. 그나마 움찔이라도 했으면 다행이겠지만, 아마도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이 앞섰을 것 같군요. 
맹물된 고현정과 괴물된 차인표, 누구때문에?
5회 들어서 서혜림이라는 캐릭터가 맹물이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남편 박민구의 목숨값을 선거 자금으로 내놓으며 잘 써달라고 했던 서혜림, 아프간에 피랍되어 유골로 돌아왔던 남편 박민구의 목숨값을 포함한 돈 1억5천만원을 사무장이 도박으로 날려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지요. 도박판 검거에 나선 하도야(권상우) 검사의 맹활약으로 잡혔지만, 남편 목숨값이 그렇게 헛되이 써졌는데도, 서혜림은 인간의 배신에 대한 실망만으로 감정표출도 안해버리더군요. 작가나 연출가가 서혜림의 상황을 그렇게 담백하게 묘사해 버려도 되는 일이었느냐는 말이에요.
국회 앞에서 "이 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내 아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라던 서혜림의 모습은 없어져 버렸습니다. 순진한 아줌마 서혜림, 순수한 정치인 서혜림, 다 좋습니다. 하지만 서혜림의 기본 캐릭터만은 변질시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나마 괴물로 변한 차인표의 강태산 캐릭터는 지키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차기 대권주자 조배호라는 권력과 장인이면서 정치에 없어서는 안될 돈, 즉 금력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강태산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괴물일 지도 모릅니다. 하도야라는 꼴통검사가 천연기념물처럼 희소성을 가지듯이 말이지요.
도대체 시청자까지 정치권의 입김에 보고 싶은 드라마 하나 마음대로 보지 못해야 하는지,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물이 그딴 쓰레기같은 인간들 띄워주려고, 혹은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시작한 줄 아십니까? 라고 되묻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되었을 때는 국민들의 소리에, 민심에 귀를 귀울여 보라고, 그리고 정치에 뜻을 품은 예비 정치인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드라마를 정치인들도 시청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발 관심 좀 끊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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