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자진사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3.30 '나는 가수다' 김영희 피디의 최선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17)
  2. 2011.03.24 '나는가수다' 김영희 피디교체와 김제동의 눈물, 불만인 이유 (25)
2011.03.30 08:36




재도전 논란으로 일파만파로 일이 커져버린 나는 가수다, 경질된 김영희 피디의 마지막 손을 거쳐 나온 165분의 무대는 일일이 가수들의 노래와 무대를 거론하지 않아도 감동이었습니다.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고, 김건모가 자진사퇴하겠다는 결정이 나온 후라, 뜨거웠던 나는 가수다의 논란은 일시에 사그라들었고, 방송을 본 뒤에 판단하자는 유보론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김영희 피디의 교체는 새로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었습니다. 방송이 나가고 시청자들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성급한 비판에 미안함을 표하기도 하고, 김영희 피디를 돌려달라며, 나는 가수다는 재도전 논란에 이은, 김영희 피디 복귀청원 요구로 새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방송프로 하나가 이렇게 전국을 들었다 놨다 하게 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방송사의 어이없는 결정에 황당했고, 김영희 피디가 경질된 것에 시청자들은 방송사가 성급한 결정을 했다며 비난이 쇄도했지만, 방송사 임원진들의 닫힌 귀를 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임원진들은 김영희 피디의 책임론에만 귀를 기울였지, 시청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세세히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많이 봐왔던 주먹구구식 행정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책상머리 인사였던 것입니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김영희 피디와 제작진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고, 방송에 대한 기본원칙의 재확인을 요구했고, 재도전을 수락한 것에 대한 사과와 편집에서 드러낸 문제점들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소라의 진행문제 등도 같은 맥락에서 불평을 쏟아냈고요. 20일 방송이 나가고, 다음날 김영희 피디는 문제의 김건모 재도전 방송분을 촬영했습니다. 첫번째 탈락자가 나왔고, 새 도전자 김연우가 합류했다는 언급도 기사를 통해 밝히고, 방송을 통해 실망했던 부분을 확인해 달라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공식사과하며 사퇴의사까지 있지만, 사퇴보다는 프로를 살리는 것이 더 책임지는 모습이라는 의미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지요.
방송이 나간 3일째 되는 날도 여전히 나는 가수다의 재도전 논란은 뜨거운 감자였고, 시청자들의 비판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죠. 이때 김영희 피디를 교체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순간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어 버리자, 시청자도 출연가수도 이게 아닌데, 라며 당혹해 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김영희 경질에 대한 날선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역시 이에 관련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MBC의 졸속 인사행정에 비판을 했지만, 역시 듣고 싶지 않은 말들에 대해서는 귀를 닫아버리는 임원진들이었습니다. 이번 방송이 나간 후에 호평이 이어지며, 김영희 피디 복귀를 청원이 나오고 있지만, 과연 시청자들의 말에 귀담아줄 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데 번개불에 콩볶듯이 이뤄진 김영희 피디 경질이 설마했는데, 역시 김재철 사장의 결정이었음이 MBC노조에 의해 밝혀져 충격적입니다. MBC노동조합은 "PD 전격 경질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촬영원본만 30시간이 넘는 코너를 편집하며, 방송 제작에 매달려온 예능국원들의 사기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데, 사장은 '예능국원들이 반발하면 내가 직접 설득하겠다'고 호언하며 밀어붙였다"라며, 김영희 피디 교체배경에 김재철 사장이 영향을 미쳤음을 밝힌 것입니다.
MBC노조는 성명을 통해 "PD교체는 최악의 결정이었다. 징계를 통하여 연출에게 경고하고, 이후 만들어질 방송분을 통해 시청자에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두자는 게 예능국 수뇌부의 결정이었음에도, 임원진은 전격적으로 PD경질을 종용했다"라고 비판하면서, 나가수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 "국장 책임제라는 기본방침을 무시하고, 현업과 유리된 몇몇 임원진들의 탁상공론과 이들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이었으며, 이로인해 컨텐츠 경쟁력 강화에 역행하는 황당한 지시가 내려지고, 결국 제작 현업 일꾼들만 상처 입어가며 버티는 형국이다"라며 나가수 사태를 비롯해 MBC의 상황에 비판을 했습니다. 기사를 읽고는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MBC 노조의 입장을 재삼 전달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MB낙하산 김재철 사장의 정치적 성향들을 새삼 비판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김영희 피디의 복귀를 바라는 마음을 깔고, 그가 마지막일지도 모를 나는 가수다를 어떤 식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최선을 다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 지를 되집기 위해서 이 글을 씁니다. 
김영희 피디의 복귀는 네티즌들이나 시청자들이 백날 떠들어봐야 가능보다는 불가능에 가까울 지 모릅니다. 김영희 피디를 안고갈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졸속적인 인사행정을 단행하기 전에, 예능국 현장직원들과 입장을 조율하려고 더 노력했을 것이고, 김영희 피디에게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주었을 겁니다. 단 며칠만 기다리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일이었음에도, 듣기 싫은 소리하는 시청자들에게 "니네가 원하는게 이거냐? 옛다 경질"이라며, 최선으로 책임지는 모습인 양, 초강수를 던진 MBC임원진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이 잘못된 것을 시정하고, 편집에 대한 부분에 사과를 하라고 했지, 그만두라고 했었나요? 저는 나는 가수다 관련글을 네 편을 썼지만, 단 한 번도 김영희 피디에게 책임이 있지만, 그만둬야 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시청자들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지랖 넓은 김재철 사장 이하 임원진은 언제부터 시청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는지 모르겠지만, 무서운 회초리를 달게 맞겠다는 듯이 김피디를 경질시켜 버린 것입니다. 속으로는 잘했다는 소리가 들릴 것을 예상했을 겁니다. 그러나 김영희 피디 경질에 대한 기사가 나오자마자, 네티즌들과 시청자들의 반응은 성급했다는 의견이 많았고, 김영희 피디 경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튕겨나오자, 나는 가수다가 시청자에게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를 바로보기 시작한 겁니다. 이 프로를 폐지라고 하면 큰일나겠다는 것을 비로소 감지하기 시작한 거죠. 폐지설까지 나왔지만, 나는 가수다는 계속 진행하기로 하고, 일단 신정수 피디를 투입해 한달후 다시 정비해서 방영하겠다는 것으로 최종 가닥을 잡은 것이죠. 얼마만에 온 일밤의 대박을 놓칠 경영진이 아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영희 피디를 복귀시키라는 시청자의 의견은 또 철저하게 개무시되었습니다. 김재철 사장 이하 임원진은 시청자와 소통할 의사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럼 김영희 피디는 시청자와 어떤 식으로 소통했는지를 짚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피디는 3회가 방송될 때까지 시청자의 의견을 무시했습니다. 1,2회가 나가자 시청자는 감동 이상의 원성을 쏟아냈습니다. 노래 감상을 방해하는 산만한 편집에 대한 원성이었습니다. 그것이 절정에 이른 것이 3회방송입니다. 김건모의 재도전 허용은 분명 서바이벌 원칙에 위배되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린 행동이었음에도, 탈락자가 나온다는 예고를 수차례했고, 재도전이라는 룰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소라와 김제동의 발언이 문제가 되었지요.
그리고 김영희 피디는 3회방송이 나가고, 폭풍비난과 함께 비로소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미 촬영이 돼버린 김건모 재도전 녹화분이었기에, 방송취소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방송 첫화면에 시청자에게 공식사과를 했고, 최대한 가수들과 노래에 포커스를 맞춰서 편집을 했고, 시청자는 김영희 피디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건모의 재도전 이유를 문제삼을 수조차 없게 한 가수들의 열정과 감동의 무대로 모든 것을 잠재워 버린 것입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재도전이라는 새 룰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출연가수들의 노래 바꿔부르기라는 좋은 미션을 만들어, 재도전을 선택했을 때 시청자나 가수들에게 새로운 떨림을 주기도 했습니다. 20년차 가수 김건모가 마이크를 쥔 손을 떨며 노래를 한다는 것을 감히 상상이나 했던 일입니까? 김피디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최선을 다해 좋은 무대를 만들어 사과했고, 시청자들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현장연출자로서 그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사과는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었고, 무대에 선 가수들에게 최고의 감사인사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말없이 일밤의 사령탑에서 명예롭지 못한 퇴진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김건모와 정엽을 명예롭게 하고, 아낌없이 박수를 쳐준 나는 가수다를, 열 달 배불러 낳아놓고, 사장의 한마디에 집에서 애 떼어놓고 쫓겨난 어머니가 돼버린 것입니다. 4월 결방이라는 결정에 대해 저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주 방송분은 사실 가수들과 제작진, 시청자 모두 큰 상처를 입기 전에 녹화한 것이기에, 가수들의 큰 동요가 없었습니다. 이번 방송을 보고 아무리 시청자들이 눈물감동이었다고 호평을 했다지만, 쓰디쓴 비난과 비판을 쉽게 털 수는 없기 때문에, 가수들에게도 감정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청자들의 귀만 행복하자고, 상처입은 가수들을 바로 다음주 무대로 불러내는 것은 너무 가혹하고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달이 아니라, 두달을 기다릴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물론 원칙이라는 것, 규칙이라는 것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것을 제작진도 이번 사태를 통해 뼈아프게 배우기는 했습니다. 시청자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김영희 피디가 나는 가수다를 기획한 진짜 의도를 배웠습니다. 165분에는 그 모든 이유들이 들어 있었으니까요.
1, 2회에서 노래하는 중간, 가수나 전문위원들의 쓸데없는 인터뷰를 집어넣어, 노래의 맥을 끊어버리는 못된(?) 편집도 개선되었고, 무엇보다 가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김영희 피디가 알아야 할 것은 1등과 7등의 순위매김이 아니라, 7위를 한 가수를 무대에서 내려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김피디는 7위를 한 정엽에게 아낌없는 박수로 그를 명예롭게 보냈습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1위를 한 김범수의 '제발'이 아니라, 정엽이 '잊을게'를 부르는 무대를 한번 더 보여줌으로써, 7위에게 주는 최고의 박수를 쳐주었던 겁니다. 
이렇게 김영희 피디는 시청자와 소통하려고 사과했고, 왜 그들이 진정 가수들인지를 눈물로 보여 주었습니다. 가수들에게 무대를 마련해 주고, 시청자들에게 진짜 노래를 들려주고자 했던 김피디의 최선이었던 겁니다. 늦었지만 진짜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던 김피디의 진심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시청자의 바람대로 그는 최선을 다해 사과하고 신뢰를 얻었지만, 연출현장이라는 무대를 잃었습니다. 김재철 사장님은 어떤 최선책을 내놓을 건가요? 이제는 김채철 사장이 시청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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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4 11:41




MBC예능국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의견을 말합니다. 방송 3회만에 <나는 가수다>가 만신창이가 된 경위에 대해서는 재차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하고, 누구의 잘못을 따지는 것도 지겹습니다. 어제 글은 <나는 가수다>가 보완하고 시급히 해결할 문제에 대한 의견 글을 올리고 나서,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그래서 김영희 피디에게 드리는 글이 제작진에게 드리는 글이 돼버렸습니다. 김영희 피디가 어느 부분에서는 책임을 분명히 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저는 교체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고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현장진행을 안하는 정도의 책임으로 끝내는 선을 생각했고, 순위발표시 김영희 피디가 화면에 나오지 않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일이 커졌더군요.
그리고 또 충격적인 기사를 접했습니다. 사실 나는 가수다 관련 모든 글들이 다 화제가 되어 윤도현과 김어진 딴지일보 총수와 라디오 프로내용까지 정말 정신없이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그 와중에 김제동의 지인인 정혜신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 기사화되어 있더군요. 
"제동이 왔다. '나는 가수다' 논란 속에 깊숙한 내상을 입은 것 같다. 그는 울고 울고 몸을 떨며 운다. 내 책상 위의 크리넥스통을 다 비웠다"며, 김제동이 "무섭다. 사람이 무섭다. 내가 없어져 버릴 것 같다. 모든 게 내 잘못이다"라고 했다. "맘 여린 사람 순으로 우리 곁을 떠나게 만든다. 여린 우리들이"

기사를 읽고는, 일단 김제동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고 무겁더군요. 그리고 만약 치료를 위한 방문이었다면 의료법에 위배되는 내용이라 생각되었고, 지극히 개인적인 만남이었다고 해도, 경솔한 트위터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제동의 눈물에 관한 기사로 김제동이 두번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는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김제동이나, 김영희 피디나 참 인간적으로 정이 넘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시청자는 정보다는 룰이 지켜지길 바랐고, 재도전보다는 청중평가단의 투표를 그들이 수용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강조하고 홍보했습니다. "과연 첫번째 탈락자는?" 이런 자막까지 중간중간 넣어주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예고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김건모의 재도전으로 다시 노래경연하는 모습을 촬영까지 하고도, 그 사이 불가피하게 이러저러한 일로 재도전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3회방송에서 생방송처럼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마치 최고의 반전을 감추고 있다가 마지막에 빵터뜨려 주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시청자는 냉정했고, 배신감과 농락당했다는 기분을 느껴야 했습니다. 한가지 간과한 것은 비난이 일 것을 알았지만, 이토록 거센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방송이 나가자 마자 빗발친 시청자들의 항의와 비난은 제작진과 가수들, 그리고 매니저를 패닉상태에 빠뜨렸고, 그들은 길 잃은 양들처럼 멍하니 있었을 뿐입니다. 모든 책임을 지고 김영희 피디가 사과를 했지만, 시청자들의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왜냐? 사과는 있었지만 왜 비판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해결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건모는 예정대로 촬영을 했고, 술과 담배도 끊고 열심히 노래연습을 했다는 김영희 피디의 옹호글만 있었을 뿐입니다. 네티즌들이나 시청자들이 듣고 싶었던 것은 사과와 함께, 서바이벌을 표방한 <나는 가수다>의 원칙 고수를 원했지만, 정작 이에 대한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않으며, 다음 방송을 보고 판단해 달라는 식으로 시청자의 의견을 묵살해 버린 것입니다.

김제동의 눈물이 처음으로 묘한 기분이 들게 하더군요. 이는 MBC가 김영희 피디 교체라는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과도 비슷한 불쾌감입니다. 인간인지라 누구나 비난에 상처받고, 비판에 약해집니다. 그런데 MBC경영진이나 김제동은 이번 사태를 단단히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청자는 잘못된 것에 비판을 했고, 그런 사태에 이른 사람들에게 그 행동들에 대한 사과와 바로잡기를 원했을 뿐입니다. 출연가수와 매니저들 중에 처음으로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었다는 기사에 이어, 괴로워 하는 김제동의 심경이 김제동눈물이라는 기사로 나왔습니다. 책임을 김영희 피디에게 지우는 방송사와 자책감에 괴로워 하는 인간 김제동의 모습이었습니다. 조금전에 김건모가 자진하차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한 기사가 또 올라왔네요.
김영희 피디 교체를 한 MBC예능국의 결정에 저는 우선 유감입니다. 이는 진정 시청자가 원하는 책임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여전히 시청자가 왜 분노하는지를 알지 못한 듯 합니다. 분명 재도전을 수락한 김영희 피디가 책임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책임을 지라고 했나요? 책임을 진다는 것은 사태를 해결하라는 것이지, 손을 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김영희 피디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사퇴할 의사도 있지만, 그것이 문제해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진사퇴의 의사는 유보했습니다. 김영희 피디는 결자해지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방송사는 결자해지할 기회를 박탈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분노를 잠재우겠다는 책상머리 인사행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영희 피디는 현장요원입니다. 집을 설계하고 짓고 있는 건축설계사겸 건축기술자에게서 도안을 뺏어 버린 겁니다. 후임자에게 잇게 하겠다면서요. 김영희 피디를 보고 출연을 결정했던 가수들이 이에 반발을 하고 방송사를 찾았지만, 이미 결정난 사안이라 번복하기 힘들다는 말만 들어야 했습니다. 이쯤되면 풍비박산이 나버린 셈입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이게 아닌데 기분이 나빠지더군요. 김영희 피디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던 많은 사람들(저를 포함)은 묘한 미안함이 느껴지는 겁니다. 쓸데없는 오지랖을 보인 김제동을 비판했던 사람들(저도 포함)은 크리넥스 한 통을 다쓸 정도로 울었다는 김제동의 눈물에 마음이 착잡해지고요. 인간적인 두 사람을 너무 비인간적으로 몰아부쳤고, 다시 이상한 죄책감마저 드는 감정이 든다는 겁니다. '정'을 품어주지 못한 냉정한 시청자가 돼버린 겁니다.
김영희 피디를 강제 교체시키고, 정 많은 김제동 눈에서 눈물 쏟게 하려고 비판한 것이 아닌데, 왜 이런 식으로밖에 대응을 못하는지 안타깝습니다. 왜 비판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건가요? 시청자들은 원칙을 깬 것에 대한 사과와 <나는 가수다>가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게 바로 잡혀지기를 바랐습니다.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하면 다음에도 책임자를 경질시켜 버리는 식으로 해결할 겁니까? 쿨가이 김제동은 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한 겁니까? 아무리 동기가 순수했더라도, 시청자에게는 분명 잘못한 겁니다. 이에 대한 사과를 했더라면 비판을 수용하는 모습으로 보였을텐데, 자신의 상처만을 아파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김제동을 좋아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좋아합니다. 지금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김제동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김제동이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룰을 어기고서도 인간적인 정에 호소해 재도전을 청할 수는 있었어요. 당시 현장분위기로 봐서는 말이지요. 그리고 김제동은 쓸데없는 오지랖에 대한 폭풍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김제동처럼 소위 까임방지권을 많이 가지고 있는 연예인도 드물 겁니다. 김제동이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 어찌 실수가 없겠습니까? 제 기억으로는 김제동은 이번 일로 연예계 공식 데뷔 이후 처음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 비판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다소 실망스럽네요.
김제동이 모든 것이 자신 탓인 것 같아 자책하고 있으리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갑니다. 김제동이기에 자책도 더 심하게 했을 겁니다. 얼마전에 종영한 드라마 싸인에서 윤지훈이 한 번의 실수에 대해 모든 것을 버리고 국과수를 떠날 정도로 자책하는 모습은, 윤지훈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크리넥스 한 통을 다 쓸정도로 눈물을 흘리고 괴로워한 것도, 김제동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무섭다고 한 김제동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정말 눈뜨고 읽기 힘들 정도의 심한 악플들이 달린 것을 저도 읽으면서,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감당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김제동이 원칙을 깨는 제안을 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했지, 김제동의 인간적인 정을 비판하지는 않았습니다. 잘못을 잘못이라고 비판하는데, 잘못을 지적해주는 사람들까지도 무서운지 묻고 싶어요. 그리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깼다는 생각은 여전히 하지 않는지도 묻고 싶고요.

이에 대해 시청자가 원하는 정확한 대답을 알고 있다면, 김제동은 사람들을 무서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를 하면 그뿐입니다. 김영희 피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잘못된 것을 분명히 김영희 피디도 인지를 하고 있었고,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모색해서 신뢰를 회복시켜야 했습니다. 그것을 보여줄 기회조차 박탈해 버린 방송사의 결정이 정말 최선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재도전 기회는 차라리 김영희PD에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영희 피디교체는 <나는 가수다>를 포기하겠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나가수는 김영희 피디를 떼놓고는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25년의 배테랑 연출자 김영희였기에, 미친 기획에도 가수들이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을 겁니다. 지난 글에서도 집 수리가 시급하다고 제안 몇가지를 썼는데, 사실 글을 다 쓴 상태라 김영희 피디에 대한 문제는 언급을 하지 못했는데, 몇시간만에 집을 통째로 부숴버리는 것을 보고 입을 못 다물겠더군요. 지금까지 방송에서 나왔던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칠 생각은 하지않고, 무조건 현장책임자부터 내보내는 모양새입니다. 자재가 잘못되었으면 자재를 손보고, 도안이 잘못되었으면 그것만 수정하면 되는데, 도면 자체를 갈기발기 찢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김건모는 결국 자진사퇴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늦었지만 결정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김건모도 이번 일을 통해 너무 큰 상처를 받았을텐데, 나쁜 기억은 잊고, 좋은 노래를 들려 준 국민가수의 모습으로 기억해 주고, 박수로 보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을 보니 얼굴이 많이 상했더라고요. 얼마나 고민이 컸겠습니까. 이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였는데, 이렇게 순리대로 풀어가야 하는 것을 김영희 피디라는 지붕을 거둬버리는 악수를 두었으니 쩝...
여전히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처받았다고 울 뿐, 자신들이 준 상처에 대해서는 아직 눈을 돌려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제눈에는 김영희 피디교체가 진정 책임지는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습니다. 시청자가 원하는 책임은 결자해지의 책임을 의미했는데, 방송사가 이번에는 오지랖을 부린 것같습니다. 사과가 먼저인 것 같은데 눈물로 시청자 가슴을 아프게 하는 김제동 역시, 지금 사태를 바로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청자도 사람이에요. 김영희 피디가 3회 방송에서 난감해 하고 얼굴이 벌게지는 모습을 왜 못봤겠습니까? 분위기 수습하려고,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던 김제동의 인간미를 못봤다고 생각하나요? 아니에요. 다 보였어요.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지고 <나는 가수다>가 제대로 틀을 잡고 가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판은 애정에서 비롯되고, 기대를 가지게 하며, 방향을 제시하는 일종의 여론장치입니다. 시청자들이 비판하고 있는 이유는 멋진 노래를 선물해 준 행복한 시간을 좀더 오래 지키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 MBC예능국이 시청자의 의견을 구하고 있으니, 혹시 이 글을 읽으신다면 지난 글 <'나는가수다' 김영희 피디 교체? 흔들리는 집 보수공사부터 하라>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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