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랑'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0.12.21 '시크릿가든' 2인3각 경주, 그 엇갈림이 슬픈 연인들 (49)
  2. 2010.12.19 '시크릿가든' 인어공주 주원이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14)
  3. 2010.12.15 '시크릿가든' 주원의 망원경으로 본 앨리스증후군의 비밀 (54)
  4. 2010.12.12 '시크릿가든' 김주원이 해석하는 인어공주의 비밀 (37)
  5. 2010.12.07 '시크릿 가든' 김사랑(윤슬)이 폭식녀 된 이유 (40)
2010.12.21 07:37




인어공주가 되어 자신이 거품으로 사라지는 역할을 하겠다며, 거품물고 들이대는 주원의 고백은 좋지만은 않았던 슬픈 고백었습니다. 시크릿가든 12회는 현실을 직시할 수 밖에 없는 주인공들의 솔직한 감정선들때문에 우울하게 봐야만 했어요. 주원과 라임의 줄다리기와 최우영과 윤슬의 어긋나기만 하는 2인3각 경주가 서로를 아프게 할 뿐이라서 말이지요. 주원과 라임, 우영과 윤슬은 2인3각 경주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지만, 반환점까지 오기까기 서로의 호흡과 보폭이 맞지않아 몇번씩이나 넘어지고, 서로의 탓이라고 눈을 흘겨가면서 왔지요.
절반을 오면서 두 커플은 조금씩 서로의 진심들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잠시 윤슬이 우영과 묶은 끈을 풀고 주원과 같은 조가 되겠다는 투정을 부려서 경기에 차질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윤슬의 투정이 저는 마음에 들었어요. 바다 밑에서 잠자듯 웅크리고 있는 성난 파도를 끌어올린 인물이 바로 윤슬이었거든요. 각자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외면한 채, 상대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비겁한 행동을 정면으로 비난하는 듯해서 말이지요.

윤슬과 최우영, 주원과 라임의 2인3각 경주, 슬픈 엇박자
주원이 선을 봤던 미술관에서 라임을 만난 윤슬, 오래도록 최우영만을 바라보고 있는 윤슬의 순정만큼이나 그녀의 솔직한 사과가 마음에 들더군요. 네 주인공들 중에 가장 큰 상처를 안고 있는 윤슬을 저는 미워하기가 힘들어요. 윤슬의 진심이 김주원과의 결혼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내고 있는 그녀가 오히려 가여워요. 윤슬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한가지밖에는 없지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징후가 뭔지 알아요? 팬이 안티로 돌아선 것, 사랑이 증오로 돌아선 거예요. 그래서 최우영이 가슴 아파할 일에 최선을 다해 볼려고요". 주원과 결혼하겠다고 한 것을 그런 식으로 라임에게 사과를 했었지요. 
윤슬은 우영을 가지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면 버릴 수 있는 여자죠. 주원이 버릴 수 없는 것들을 윤슬은 버릴 수 있는 여자에요. 윤슬이 우영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은, 우영의 여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자책감과 다른 사람의 말에 자신을 오해하고 보듬어주지 않았던 우영의 비겁함에 화가 나있기 때문이에요. 너무도 오래도록 말이지요.
우영이 윤슬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도 오해에서 비롯되었지만, 아직도 자신이 준 상처로 윤슬이 떠나갔다는 것을 모르는 우영이에요. 한 번 놀다버리는 딴따라 가수, 우영이 오해하고 있는 윤슬의 진심은 주원과 같은 색깔의 인물이라는 오판입니다. 사랑은 한 때 즐기는 유희이며, 결혼은 사업파트너로서의 비지니스라고 생각하는 인물들이 주원과 윤슬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우영이지요. 노래를 하는 우영은 결코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때의 낭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에요. 50이 되어서도, 60이 되어서도 가수에게 있어 사랑이라는 주제는 모든 노래의 주 멜로디거든요.
돼지껍데기 집에서 오스카가 라임에게 말했지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 여자가 내 인생 최고의 악역으로 나타났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캄캄해요. 슬이가 그러는 이유가 정말 나때문일까봐, 그걸 알게 될까봐 무섭거든요"
우영은 자신이 윤슬을 그렇고 그런 싸구려 빠순이라고 말했던 것을 알게 될까봐 두려운 거예요. 비겁하게 보듬어주지 않았던 자신때문에 윤슬이 상처받았을까 봐서 말이지요. 보호해 주지 못했던 자신의 옹졸한 모습을 윤슬이 봐버렸을까봐 두려운 게지요. 슬이에게 최악이 되었을지도 모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자신이 주었을까봐, 그것을 확인하기가 겁나는 우영이에요. 윤슬에게만은 가수 오스카가 아닌, 최우영으로 사랑하고 싶었거든요. 윤슬은 우영에게는 크리스탈이었어요. 그런데 싸구려 희뿌연 컵이라고 말해 버렸던,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던 자신의 못난 모습때문에, 그 곱고 맑았던 아이가 자신을 생채기 내고 있는 것일까봐 무서운 게지요.  
사인을 해달라며 내민 종이에 우영은 이렇게 썼지요.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오스카". 표절문제로 곤욕을 치뤘던 팬사인회에서 우영은 자신을 믿어준 팬들에게 오스카가 아닌, 인간 최우영으로서 사인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윤슬에게는 오스카라는 이름으로 사인을 해줍니다. 화려한 조명과 팬들에 둘러싸인 한류스타 오스카는 윤슬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아니에요. 껍데기일 뿐이죠. 윤슬에게만은 맑고 깨끗한 7옥타브 순수한 크리스탈 순정을 주고 싶었던 우영이었죠. 그래서 사인지에도 최우영이라고 쓰지 않았지요. 오스카가 아닌 최우영으로 사랑했기에 말이지요. 그런 우영의 진심을 윤슬이 읽지 못해서, 또 두 사람을 더 멀리 돌아가게 만들었지만요.
커피숍에 마주앉은 주원과 윤슬, 돼지껍데기 집에서 라임과 우영은 그렇게네 사람은 앞에 앉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앉아 있었지요. 마음은 다른 사람을 향하고 있는 네사람의 어긋난 2인3각 경주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마음 아팠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와라...내일도 모레도..."
최우영과 윤슬의 어긋나면서도 한 곳만을 향하는 애절한 사랑만큼이나 가슴저리게 하는 사랑이, 주원과 라임의 거품사랑이지요. 거품이라는 대사가 나올 때마다 이제는 가슴이 저릿저릿해져서 슬프답니다. 인어공주의 비극적인 피날레때문이겠지만, 제가 슬픔을 느끼는 장면은 거품이 아니에요. 인어공주를 떠올릴 때마다 가장 슬픈 장면은, 바다에 뛰어들어 다리부터 서서히 없어져가다가, 슬프게 눈물을 흘리는 인어공주의 얼굴이 바다 위에 덩그라니 떠있는 장면이에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외치지 않을까, 온갖 희망을 주는 기적이라는 기대가 무참히 사라져버리는 장면 말이에요. 
동화나 드라마나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을 살리는 공식처럼 나오는 기적이 인어공주에는 없지요. 판타지의 공식을 깨버리는 현실묘사가 잔인하게 느껴지는 동화지요. 그래서 시크릿가든 12회를 보면서, 판타지와 현실이라는 경계에서 우울한 감정이 커져 버렸는지도 모르겠어요. 드라마가 지금은 너무나 잔인할 정도로 현실의 공식을 따라가고 있어서 말이지요. 김은숙 작가가 이 잔인한 현실적 낭패감을 어떤 식으로 판타지로 반전시킬 지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또 한번의 영혼체인지만으로 잔인한 현실을 반전시키기에는 네 사람이 겪는 감정적 소모가 너무나 크네요. 더불어 시청자도 애가 타고 있고요.
시크릿 가든 12회에서 그림같이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장면으로 그 감정소모를 압축시킨 장면이 있었지요. 비송파이스트에서 거실에 누워 있던 라임과 주원이 눈으로 나눈 대화였지요. 처음으로 주원에 라임의 감정을 드러낸 장면이기도 했지만, 방백으로 처리하는 작가의 잔인함때문에 많이 슬펐답니다.
주원: 당신 꿈 속은 뭐가 그렇게 맨날 험한건데...
라임: 내 꿈 속에 당신이 있거든...
주원: 나랑은 꿈 속에서도 행복하지 않은건가...
라임: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
처음 주원이 라임을 만났던 날도 같은 장면이 있었지요. 팔을 다친 라임을 병원으로 데리고 간 주원이 잠결에 찌푸리는 라임의 미간을 살며시 눌러주는 장면이 있었지요. 이번회는 거실에서 잠든 라임을 보는 주원의 눈은 그윽하기 그지 없었지요. 입가에 자신도 모르게 번지는 미소를 숨기지도 못할 정도로 라임이 예뻐 죽겠는 주원이에요. 잠시 현빈의 그 그윽한 눈빛때문에 어찌나 가슴이 콩닥거리던지, 저도 모르게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던 우리남편을 '스윽' 돌아보고는 미안함마저 느꼈지 뭐에요. 그리고 우리 남편이 주원의 얼굴이 아니더라는 실감나는 현실에 급실망을 했다지요ㅜㅜ;;
그림처럼 예쁜 장면이었지만, 제게는 인어공주의 결말처럼 가슴이 먹먹해질만큼 슬픈 장면이었어요. 라임의 슬픈 눈동자를 보니, 라임과 주원의 방백이 끝나자마자 주원을 밀어내 버릴 것이라는 것이 감지되어서 말이지요. "이런 변태 미친놈, 뭘봐" 이러면서 밀쳐낼 것만 같거든요. 미치도록 미워하면서 사랑하는 방식이 라임이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말이지요. 
두 연기자의 내면연기를 섬세한 정밀화처럼 보여주었던 장면이었기에, 하지원과 현빈의 연기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길라임이 눈을 뜸과 동시에 두 사람은, 꿈이 아닌 현실을 직면하는 슬픈 연인들로 돌아가는 섬세한 감정들을 잘 표현하더군요. 잠든 길라임을 바라보는 주원의 표정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감정 외에는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은 얼굴이었어요. 미간을 눌러주는 주원의 손길에 길라임이 눈을 뜨자, 주원과 라임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버릴 것같은 슬픔의 눈빛을 교차했지요.  
길라임을 생각할 때마다 주원은 "그래서 두 사람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의 동화결말로 내지만, 라임과 눈을 마주치면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며 도망가는 길라임이 보일 뿐입니다. 덕지덕지 입고 있는 가난한 외투만큼이나,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그녀의 조건과 함께 말이지요. 그리고 자신의 한땀한땀 트레이닝복이 말해주는 1%의 상류사회의 현실과 맞딱뜨립니다. 그래서 주원의 눈빛은 라임이 좋아 죽겠지만, 예뻐 죽겠지만, 안고 싶지만 주위 눈들이 많아 식은땀 흘리며 인내하고 있으면서도, 물거품되려고 사랑을 하는 바보가 다름아닌 라임과 주원 자신이라는 것을 아는 듯 슬퍼 보였어요.
동화가 현실로 시시각각 바뀌는 주원에게는 라임을 보는 것이 행복한만큼 고통스럽습니다. 라임이 자신을 밀어내려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더 미안한 주원이에요. 적어도 김주원에게 어울린다는 조건 하나 쯤 가지고 있으면 좀 좋아, 빌어먹을, 어떻게 하나도 없느냐고요. 집안, 학벌, 재산, 직업, 뭐 하나 김주원에게 옆에 붙일 수가 없는 길라임이에요.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미안한 주원,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포기할 것이 하나도 없어서 당당한 라임, 이 불공평한 게임은 주원을 화나게 만들지요. 동화같은 현실, 현실같은 동화라서 주원에게는 뒤죽박죽 엉망진창입니다.

때려도 보고 발로 차보기도 하고, 바닥에 내리 꽂아봐도 찰거머리처럼 들러붙는 주원, 대놓고 매달리고 있다며, 인어공주가 되어 없는 것처럼 있다가 거품으로 사라져 주겠다는 주원의 말은 라임을 더 아프게 합니다. 진짜 바보에요. 인어공주일 수 밖에 없는 라임은, 그렇게 주원의 곁에서 정말 없는 듯이 있다가 거품으로 사라져 버릴 인어공주가 돼버렸는데, 그 자식도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합니다. 그 자식이 거품으로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감당하라고, 아픔은 혼자서 감당하려고 했는데, 자기가 먼저 사라지겠다고 합니다. 주원은 바보, 정말 바보입니다. 거품으로 사라지는 인어공주가 되더라도, 끝까지 마음 속 비밀로 왕자님을 간직하려고 했는데, 니가 먼저 사라지면 안되잖아...
라임의 마음 속에 커져가기만 하는 주원, 현실에서는 이루지 못할 사랑, 가질 수 없는 사람이기에 꿈 속에서라도 그 녀석을 가지고 싶습니다. 꿈 속에서라도 그 녀석을 마음껏 좋아하고 싶습니다. 높은 담벼락보다 더 높고 무서운 주원의 엄마, 그보다 더 높은 현실이라는 높은 벽은 라임의 꿈에서는 스티로폼에 불과해요. 꿈은 라임의 것이니까요. 그래서 내일도 모레도 꿈속에서라도 주원을 기다리는 라임입니다.
방백으로 처리해 버린 라임의 진심, 사랑하면서도 가까이 가지 못하고 밀어내기만 하는 라임의 사랑은. 목소리를 잃어버린 인어공주의 사랑보다 더 아픕니다. 인어공주는 왕자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기다렸지만, 라임은 자신을 알아 본 왕자를 밀어내야 하기에 더 힘들지요. 현실은 동화가 아니니까요.
라임이 우영에게 말했지요. 윤슬과 우영이 서로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입히는 것이 안타까워서 한 말이었지만, 사실은 라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세상의 모든 악역들은 상처받은 사람들이에요. 여자는 때로는 미치도록 미워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하기도 하거든요". 라임은 지금 상처받은 악역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주원을 밀어내기만 해서 주원이 상처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라임의 상처가 더 크지요. 가질 수 있음에도 포기할 수도 있는 사랑(주원)과 가질 수 없어서 포기해야만 하는 사랑(라임) 중에 후자의 사랑이 상처가 더 크니까요.
주원의 손길 하나에도, 주원이 바라보는 눈빛에도 감전된 듯 얼어버리는 자신의 감정을 다 들키면서도, 우린 답이 없다며, 동화같은 환상을 버리라고, 너 좋아하지 않는다고, "문자왔숑, 문자왔숑" 알림 소리가 날때마다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는데도, 미치도록 미워하는 방식으로 주원을 사랑하고 있는 길라임입니다. 추억의 속도로 그렇게 주원이 멀어져 가기를 바라면서, 꿈속에서라도 오래도록 주원을 사랑하고 싶은 라임입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말이지요. 보내고 싶지 않아서, 거품처럼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꿈속에서도 주원을 사랑하는 것이 힘든 라임입니다.
이렇게 할퀴고 상처입히면서 반환점을 돌고있는 주원과 라임, 우영과 윤슬의 2인3각 달리기는 진심과 다르게 나가버리는 엇박자때문에 힘겹기만 합니다. 딱 5분만 서로를 바라보면 그 진심이 읽혀질 듯한데, 4분 50초에서 눈길을 돌려버리고 밀어내는 바보같은 녀석들 때문에 말이지요. 헬렌켈러가 한 말중에 고통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나온 말이 기억나는데요, "비록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찼지만, 그 고통을 극복하는 것으로도 역시 가득 차 있다"라고 한 말이에요. 라임과 주원, 우영과 윤슬의 고통은 사랑을 확인하는 마지막 10초를 버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프고 힘들어 하면서 네 사람은 10초를 견디는 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잠결에 일어나서 눈으로 대화하는 라임과 주원은 이제 1초를 또 단축했어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것들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눈빛으로 확인했던 두 사람입니다. 동화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기적을 바라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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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49
2010.12.19 14:52




싸가지 김주원의 놀라운 자기 변화에 대한 고백은 라임뿐만이 아니라, 주원앓이와 라임앓이를 하는 시청자들에게도 충격이었습니다. 주원의 확실해진 라임에 대한 감정이 비극과 희극의 쌍곡선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라임에게 드리워진 비극적 운명과 함께 하겠다는 암시와 복선이 숨어있기 때문이었지요. 폭풍키스라는 인기검색어만큼이나 제 가슴을 도려내듯 슬프게 하는 것은, 주원이 라임의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이었어요. 라임에게 예정된 불행을 주원이 대신할 것 같은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복선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김은숙 작가의 감수성 짙은 진실한 사랑에 대한 희망은, 비극보다는 해피엔딩으로의 가닥을 읽게 합니다.
이번 시크릿 가든 11회는 김은숙 작가가 황미나 보톡스 표절논란에 대한 불쾌한 일이 터진 이후에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가의 다운된 기분이 드라마에 시종일관 흘러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요. 불판에 달궈진 후라이팬에서 톡톡 튀면서 볶아지는 깨알들이 안보여서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인지 웃음보다는 서정적인 감정의 흐름들이 백지영의 드라마 OST만큼이나 애절하게 흘렀지요. 다시 한번 기분 울적해졌을 김은숙 작가에게 토닥토닥....

자, 그럼 시크릿 가든 11회 리뷰 들어갑니다. 이번회는 주원의 폭풍키스와 함께 폭풍고백도 함께 있었기에 부지런히 김주원과 길라임의 심정적 변화를 따라가야 할 듯합니다. 아시다시피 김주원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은 녀석이라, 그 감정들을 확실히 정리해 두지 않으면, 라임과 주원의 진심을 곡해할 수도 있으니까요.

가까이 갈 수록 힘든 사랑, 그래서 밀어내는 것이 죽을만큼 아프다
주원의 엄마 문분홍여사를 만나는 3류드라마 현장에 나타나서, 잠깐도 못봐주느냐는 싸가지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김주원, 그 이유에 대해서 지난 글에서 정리를 했는데, 제생각과 일치한 듯 해서 기분이 좋았답니다<참고: '시크릿가든' 주원의 망원경으로 본 앨리스증후군의 비밀> 주원의 해명에 얼었던 마음이 살포시 녹아내리는 라임이었지요. 그럼에도 라임은 더 차가워질 뿐이에요. 내동댕이쳐진 귤바구니처럼 라임의 자존심도 짓밟혔기 때문이었지요. 문분홍 여사라는 상류층의 고리타분한 생각을 라임이라고 모르지 않습니다. 동화처럼 순수하고 예쁘게만 보여지지는 않는 라임의 가난과 성북동이라는 높은 담벼락은 라임에게는 극복하기 힘든 현실이라는 장벽이기 때문이지요.
라임을 두둔해 주었다면 엄마의 라임괴롭히기가 더 집요해 졌을거라며, 사과하는 주원을 보는 라임의 마음은 착잡합니다. 다 맞는 말이었으니까요. "사과하지마. 넌 전혀 미안하지 않아". 밀어낼 수밖에 없는 라임, 눈치없는 싸가지 김주원의 들이대기는 라임을 힘들게 할 뿐이에요. 라임은 가난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다만 삼신할머니의 랜덤에 의해 불공평하게 던져진 인간의 무기력한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지고 놀다 싫증나면 언제 가지고 놀았냐 싶게 귀퉁이에 쳐박혀져서 먼지 수북히 쌓여갈 그런 장난감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안간힘을 다해 주원을 밀어내려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심장을 벌렁거리게 했던 말이 라임의 심장을 또 뛰게 만듭니다. 팔뚝에 흉지겠다며 미스코리아 못나가겠다고, 미친 또라이같은 말로 사람을 헛갈리게 하지를 않나,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느냐며 너 예쁘게 생겼다는 말보다 더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던, 그 녀석의 호수같은 맑은 눈빛이 라임을 미치게 방황하게 합니다. 거품을 입술로 닦아준 김주원, 대패로 밀고 싶을 정도로 닭살돋는 로맨스 애정행각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라임이었지요. 아버지를 여의고 액션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오는 동안 라임은 여자라는 이름을 버렸으니까요. 그런 라임에게 마법처럼 다가온 4차원 껌딱지같은 김주원은 여자라는 이름을 찾아 주었습니다. 사랑, 그 가깝고도 멀기만 했던 신비한 감정을 라임에게도 생기게 했으니까요. 
그 남자를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라임은 더욱 슬플 뿐입니다. 성북동의 높은 담벼락을 오르며 찔리고 아파도, 5박6일 투어를 해도 다 돌아보지 못할 동화같은 성에서 사는 그 남자를 가지고 싶어집니다. 오스카 최우영을 통해 제주도에서의 내기에 대해 알게 된 라임, 행복해지고 슬퍼지는 이 까닭없는 기분쳐짐을 누가 이해해 줄 수 있을까요? "상대가 가진 것중 제일 갖고 싶은 걸 뺏고 뺏기는 게임이었어요. 주원이는 라임씨를 걸었고, 나는 집을 걸었는데 주원이 졌어요". 주원이 오스카에게서 빼앗고 싶은 것이 라임이었다는 것이 라임을 행복하게 합니다. 
얼마나 가진 것이 대단한지 몰라도, 있는 녀셕의 한 순간 불장난에 '감사땡큐' 하며, 주원의 장난감이 되고 싶지 않은 라임의 마지막 자존심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도서관처럼 갖춰진 그 남자의 서재에 꽂힌 책들, 그 남자의 진심도 꽂혀있을까, 몰래 조심스레 읽어보고 싶어졌던 그 남자의 진심 한 줄이 읽혀집니다. "길라임, 너만 보인다고... 그래서 심플했던 내 인생이 뒤죽박죽 엉망진창돼 버렸다고. 내가 너의 인어공주 할거야...(널 사랑한다고, 이 바보같은 심술쟁이 고집불통 63빌딩보다 높은 콧대를 가진 나의 길라임아!)". 
주원이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라임이 자신의 진심을 이해해 주지 않아도 좋은 주원입니다. 이상하고 얼떨떨했던 감정이 한순간이었을 거라고, 잠시 김주원답지 않게 샛길에서 방황했을 뿐이라고, 쿨하게 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주원이었어요. 하루 이틀, 한번 두번 길라임을 만날수록 주원의 병은 깊어만 갔지요. 상사병이라고 의심도 해보고, 앨리스증후군에 걸린 듯한 자신의 모습에 주원은 당황스럽습니다. 주원이 살아왔던 세상의 기준이 반토막난 주가처럼, 아니 후지조각 깡통계좌가 돼 버렸어요.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길라임주, 실시간 인기검색어 길라임은 주원에게는 신세계입니다. 앨리스가 여행하고 있는 신비로운 세계만큼이나 말이지요. 

주원(앨리스): 앨리스가 물었다. 내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말해줄래?
라임(쳬셔고양이): 쳬셔고양이가 대답했다.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주원: 어디든 별로 상관없는데...
라임: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든 무슨 문제가 되겠어?
주원: 난 어딘가에 도착하고 싶거든...
라임: 넌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하게 돼있어. 걸을 만큼 걸으면 말이야... 
주원과 라임이 교차로 보여지면서 신비한 나라의 앨리스 한 구절을 읽는 부분은 주원의 감정정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복선이었습니다. 주원의 답이 이 동화 속 구절에 들어 있었으니까요. 주원은 길라임이라는 가난한 여주인공과의 동화같은 사랑과 나뭇잎 하나 달려있지 않은 황량한 정원에 놓인 텅빈 벤치같은 현실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딘가에 도착하고 싶다는 주원의 말은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다는 주원의 심리를 말하는 것이었지요. 사랑과 결혼은 조건과 조건으로 만나는 비지니스라고 생각했던 주원은,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두근거리고, 온 몸의 세포가 한 사람에게만 반응하는 놀라운 마법을 경험하고 있는 주원, 사랑이라는 멜랑꼴리한 감정의 끝을 보고 싶어하게 합니다.
그래요, 지금까지의 주원에게 사랑이라는 것은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쓸려가 버리는, 사소하게 겪는 잠시의 우울함이라고 생각했었지요. 엄마의 눈에 차지 않은, 로엘백화점 CEO김주원의 비지니스 파트너가 될 수 없으면, 사랑이란 언제든 두둑한 돈봉투와 함께 사라져 버릴 수 있는 멜랑꼴리(우울함)였을 뿐이었죠.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있는 주원의 정원, 처음으로 트리를 함께 장식하고 싶은 주원입니다. 주원은 처음으로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싶어집니다. 오스카의 양말을 걸어두고, 라임을 위한 그의 크리스마스 소원을 빌어봅니다. 주원이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는 라임을 위한 트리였어요. 좋은 조건의 남자에게 적당히 비위를 맞추면서, 명품백에 돈도 뜯어내는 얄팍한 계산도 못하는 길라임, 너무나 순수해서 바보같은 길라임이지요. 주원에게도 오스카에게도 신기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여자입니다.
라임을 위해 걸어 둔 유치찬란한 오스카 양말이지만, 산타할아버지가 라임의 마음을 넣어주기를 진심으로 빌어보는 주원입니다. 바보가 되고 있다고 놀린다고 해도 이제는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주원입니다. 주원은 걸어보기로 결심했거든요.
걸을만큼 걸으면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한다고 했었지요. 버리고 포기해야 한다면, 포기하고 버리기를 두려워 하지 않을 자신이 생긴 주원입니다. 잠깐이라는 말에 발끈하는 라임, 그녀의 진심 한가닥을 읽었기 때문이에요. 잠시 잠깐 흔들렸었다는 말도 주원을 행복하고 신열에 들뜨게 합니다. 좋아하고 설레고 두근거리고, 그 끝이 불안해서 투정부려왔던 것이, 혼자만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주원이었지요. "세상엔 모르고 살면 행복한 것이 몇 개 있는데, 나한테는 그쪽이 하나인 것 같다. 훌륭한 여자 찾아봐, 그쪽 어머니 속상하지 않게..."
라임이 왜 그렇게 다가서기를 두려워 했는지, 주원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피상적으로 높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현실의 벽이, 주원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겹고 높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지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 것 같은 집을 들어선 자신의 용기가, 라임보다 더 쉬웠다는 것을 알게 된 주원입니다. 주원이 간 라임의 세계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지저분하고 더러운 먼지를 묻히는 것에 불과했지만, 성북동 거대한 담장을 올라야 하는 라임은 뾰족뾰족한 울타리의 가시에 찔리고, 더 고통스러워야 한다는 것을 주원의 눈으로 보게 된 것이지요. 내팽겨진 귤바구니보다 더 처참한 모습으로 말이지요. 

거품으로 사라진다 할지라도 너의 인어공주가 되리라
자신을 봐달라고 응석부리고 화내고, 상처주었던 주원, 라임이 주원에게 다가올 수 없었던 이유가 자신에게 있었음을 알게 된 주원입니다. 거리를 두려는 임감독때문에 화가 나서 주원의 집을 찾아 온 라임,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며 라임을 울게 한 것에 대해 반어적으로 사과를 하는 주원 앞에 진짜로 라임이 튀어 나왔지요. 분노폭발하는 얼굴로 말이지요. 산타할아버지의 마법에 감사할 겨를도 없이, "이제부터 임감독님을 남자로서 좋아해 볼려고" 라며, 돌아서는 라임의 독설에 주원은 주체하지 못하고, 사랑을 폭발하고 맙니다.
벼락같이 퍼부은 주원의 키스였어요. "이젠 자격 생겼지?" 밑도 끝도 없이 자격운운 하는 주원의 대사때문에 잠시, 제 생각도 멈춰버렸는데, 그 이유를 키스신 후에 설명을 해주더군요. "이젠 딴 놈 때문에 나한테 성질내지마. 딴놈 때문에 나한테 아프단 말도 하지말고... 두 번 다시 딴놈 때문에 나한테 찾아오지마". 주원의 키스가 단순히 가벼운 키스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물론 화면에서는 주원과 라임의 얼굴만 보여주었지만, 제 생각에는 분명 주원의 키스는 진한 프렌치키스가 아니었나 싶더라는 게지요.ㅎㅎㅎ사랑을 가득담은 주원의 드라마 속 진짜 사랑고백 키스였던 것이지요. 주원과 라임의 키스신때문에 한동안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느라, 진땀 꽤나 쏟았답니다. 김주원, 너, 이 자슥, 이리 여자들 마음을 흔들어도 되는 거니?
그리고 성북동의 높은 담벼락이고 뭐고간에, 이제는 막나가겠다는 주원의 가슴 먹먹한 고백때문에, 라임도 시청자도 울컥하게 해버렸지요. 전화도 받지 않고 피해버리는 라임때문에 돌기 일보 직전인 주원입니다. "너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니가 뭔데? 이제 알고 싶어야지. 이제 키스도 한 사이인데... 왜 나만 이래? 왜 나만 이러느냐고? 나 똘아이 만들고 넌 멀쩡하게 밥먹고 액션스쿨 가고 오스카 만나고, 네 일상은 하나도 흔들림이 없는데, 심플한 내 생활은 뒤죽박죽 엉망진창됐어. 이제 뭐든 할 생각이야. 이렇게 남의 집 앞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멍청한 짓 포함해서 뭐든 할려고... 내가 그쪽 인어공주 할거야. 그쪽 옆에 없는 듯 있다가 거품처럼 사라져 주겠다고. 그러니까 지금 그쪽한테 대놓고 매달리고 있다는거야, 내가.."

우왕!! 김주원 까도남 사랑고백도 참으로 동화틱합니다. 인어공주가 되겠다니 이런 괴짜고백이 따로 없네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한짝을 찾는 왕자가 되겠다는 고백도 아니고 말입니다. 말없이 지켜만 보다가 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린, 슬픈 짝사랑의 원조가 되겠다고 자처하고 나선 김주원때문에, 가슴 한켠으로는 그 변화가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돌아봐주지 않는 라임앓이에 이성을 상실해 가는 김주원이 애처롭기도 했답니다. 주원만이 모르고 있는 라임의 감정을 시청자는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주원이 못지않게 병세가 심해지고 있는 라임의 주원앓이를 주원은 모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라임이 가슴두근거려 하면서 주원의 정원에 발을 내딛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면, 기고만장 자뻑남 김주원이 후회막급으로 뒷목잡고 거품물고 쓰러질 것 같지만 말입니다. 라임의 사랑을 받고 싶은 주원의 소원을 산타할아버지가 들어준다면, 인어공주를 자처한 주원이 거품이 될 일도 없겠지요. 인어공주가 거품이 된 이유는 진심을 고백하기 못했기 때문이고, 왕자도 인어공주의 말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니까요.
성북동으로 대변되는 주원의 담장과 30만원짜리 쪽방에 사는 길라임의 가난의 벽, 인어공주만을 마음에 담았던 왕자의 사랑과 목소리를 잃어버려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거품이 돼버렸던 인어공주의 사랑이, 21C 시크릿가든 동화에서는 어떤 결말로 끝날지 기대하게 하네요. 더구나 영혼체인지에 이어 인어공주 역까지 체인지 하겠다는 주원의 고백은, 전혀 새로운 인어공주의 결말을 예상하게 합니다. 이 예쁜 동화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답니다. 왜 현실에는 김주원같은 남자가 없을까요?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파격적인 사랑고백을 하는 김주원때문에, 시크릿가든 증후군이 생겼다고 할만큼이나 여자들에게 로망을 꿈꾸게 하네요. 나의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할 빤짝이 김주원이 있을까, 잠시 착각과 상상의 세계로 돌아가 찾아보게 하니 말입니다.

*여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며칠동안 글발행과 이웃방문에 애로가 많습니다. 시크릿가든 리뷰 기다렸던 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인터넷이 자꾸 끊겨서 늦게 올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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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07:19




점박이 포졸로 변신한 김주원이 진흙탕이라며, 화살맞고 죽는 신도 꼴통짓은 다하고 죽지를 않나, 장성백으로 분한 임감독을 콕콕 찔러대지를 않나, 장동건급 카메오라며 화살신 좀 보자고 위 아래 분간못하는 김주원때문에 웃음 빵빵 터지고, 급기야 돼지 껍데기를 녹여먹겠다는 4차원 학습지진아때문에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그런데 주원의 돼지 껍데기가 우째 제 속에 들어가서 체했는지, 속이 시원하지가 않아서 끙끙대고 있었네요. 다름아닌 다모의 채옥으로 분한 라임을 바라보며 앨리스증후군에 걸린게 분명하다는 김주원의 독백부분에서 제 생각이 계속 멈춰 있었거든요.
며칠동안 김주원이 앓고 있다는 앨리스 증후군이 정리가 되지 않아, 고민고민하다 겨우 실마리를 찾아서 올립니다.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해결이 될 때까지 생각정리를 못하는 고질병이 있어서요. 그리고 나름대로는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주원이 자기한테 뭘 먹여서 변비가 생기게 했느냐고, 라임에게 말도 안되는 공격을 해댔는데, 작가님이 제머리를 막히게 해서 속이 상했다지요.ㅎ 황미나 작가님의 보톡스 표절논란으로 속이 상했을 듯한데, 김은숙 작가님 토닥토닥...

우선 주원이 앓고 있다는 앨리스 증후군을 파헤쳐 보기전에 의미있는 장면 몇장면을 정리하기로 할게요. 제가 변비처럼 막혔던 장면은 세장면이었는데요, 9회와 10회 주원의 집이 황량하기 그지없는 텅빈 정원으로 변하면서 벤치만 쓸쓸하게 있었던 장면과, 주원의 앨리스 증후군, 그리고 오스카가 라임씨가 좋아진다고 진지하게 고백하는 장면이었어요.

분수에 넘치는 여자, 그녀의 빈자리
9회장면에서 라임이 그린 약도를 집어든 주원은 오스카 집주위에는 온통 하트뿅뿅 폭탄을 맞았는데, 자신의 집은 '김주원 싸가지집'이라고 쓰여있자 열폭해서 약도를 북북 찢어 버렸지요. 그리고 화면은 주원의 정원으로 넘어가면서 나뭇잎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만 있는 나무 몇그루와, 빈 벤치만이 덩그라니 놓여있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장면이 나왔지요. 그리고 주원이 드레스룸 넥타이 서랍장에서 라임이 접어 둔 '넥타이 매는 법' 종이를 꺼내든 순간에도 같은 장면이 나왔지요. 의미있는 복선인 것 같아서 밑줄 쫙 그어두기를 했는데, 앨리스증후군에 대한 생각정리를 하면서 함께 정리했습니다. 
황량한 정원은 주원의 심리상태를 말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라임이 그려둔 약도에는 라임의 공간은 없어요. 성처럼 넓은 주원의 집이지만,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없는 집은 쓸쓸하고 빈집같지요. 며칠동안 라임이 머물렀을 주원의 집 구석구석, 라임은 영혼체인지로 자기가 살던 세계로 돌아가 버렸지요. 라임이 머물렀던 흔적만큼이나 그녀가 그리운 주원입니다. 라임이 없는 주원의 집은 그렇게 춥고 사람없는 벤치와 같습니다.
대한민국 최상류 1%의 갖춘남 김주원이 가지지 못한 것이 있지요. 라임의 마음이에요. 쥐뿔도 없는 것이 자존심은 바벨탑인 여자 길라임의 마음 말이지요. 친구 지현의 말대로 주원의 분수에 넘치는 여자일 수도 있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뭔가를 포기해야 할 만큼 그런 분수 넘치는 여자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모든 가치 기준을 물질이나 부, 가진 조건, 환경, 학벌로 판단했던 김주원에게는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든 다른 세계 사람들의 기준이기는 하지만, 분수넘치는 여자 길라임이 현실로 다가옵니다. 정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이 여자를 좋아하나, 혹은 이 여자를 좋아해도 될까, 만약 아니라면 어떡하지, 등등의 생각이 현실적인 질문이 되어 자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오스카 최우영이 질문했던 것처럼요. "너 라임씨 진심으로 좋아해? 너 지금 네 감정 책임질 수 있어? 떨어진 가방끈을 옷핀으로 찌르고 나온 길라임의 가난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앞으로 어쩔건데? 네가 가진 것들 다 포기할 수 있어?" 
처음에는 그냥 신기하고 얼떨떨하고 궁금했던 주원이에요. 그냥 그 여자가 생각나고, 함께 있는 것 같고, 신경쓰였던 것이 너무도 낯설어서 신기하기까지 했던, 그녀의 가난함과 당당함때문인지 알았어요. 그런데 주원은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원은 아무도 그의 옆에 앉히고 싶어하지 않는 자신을 확인하게 되지요. 25만원짜리 오페라 좌석, 길라임의 한달 방값과 맞먹는 돈이죠. 그녀를 자신의 세계로 부르고 싶은 주원입니다.
길라임과 함께 있다고 상상하며 오페라를 감상하는 주원의 옆에는 정말로 길라임이 앉아있죠. 경품 청소기를 안고 있는 공짜 밝히는 한심한 여자의 모습으로, 옷핀으로 떨어진 가방끈을 이어 나타난 지지리 궁상스런 모습으로, 그리고 주원의 엄마가 준 돈봉투를 쥐고 있는 비참한 모습으로 앉아 있습니다. 그게 그녀가 처한 현실이었고,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기 전인 재투성이 가난한 여자의 진짜 모습입니다. 
주원은 깨닫게 되지요. 그 보다 더 많은 길라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자신을요. 윗몸일으키할 때 볼이 발그레 상기되던 길라임, 영혼체인지로 쩍벌남이 되었던 길라임, 백화점에서 스턴트장면을 찍으면서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이던 길라임 등등 너무 많은 길라임이 둥둥 떠다닙니다. 다음에는 주원의 기억에 있는 모든 길라임을 오페라에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좌석 한 줄을 다 예약해서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주원은 놀라지요. 길라임을 만나고부터 약을 먹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예요. 그녀의 콧구멍보다 쬐금 큰 방에서도 약 없이 잤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과거의 주원이라면 아마 호흡곤란 맥박이상으로 진즉에 응급실에 실려갔거나, 숨이 꼴깍 넘어갔을 수도 있었을 일이었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원과 라임이 동시에 들고 읽던 책이었는데, 동화속 복선보다는 라임과 함께 있는 시간이 동화처럼 보이는 주원의 앨리스증후군에 대한 설명을 위한 것이었지만, 김은숙 작가가 동화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찾는 점은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고, 탁월한 재미를 안겨 주었습니다. 앨리스증후군을 실시간 인기검색어로 띄우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들을 주원의 앨리스증후군 분석에 들어가게 했네요.
"라임씨가 좋아지고 있어요", 최우영의 진심은?
우선 오스카의 어리둥절 고백에 대한 정리부터 하고, 앨리스 증후군으로 넘어갈까 합니다. 오스카가 라임씨가 점점 마음에 들고 있는 중이라는 말을 해서, 순간 두 사람의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했는데요, 오스카에게 길라임이 마음에 들고 있다는 것은 여자라기 보다는 다른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오스카는 윤슬을 여전히 마음에서 지우지 못하고, 윤슬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지요. 그래서 잠시 혼란스러워지기는 했지만, 오스카 최우영에게는 여전히 윤슬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라임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주원을 생각해서인듯 해요. 주원이 라임을 좋아하는 것을 최우영이 모르지도 않고, 주원이 석달 정도 후에 헤어질 거라는 말은 했지만, 주원이 쉽게 라임과 헤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감지하는 듯합니다. 라임에게는 특별한 매력이 있지요. 우영도 말했듯이 떨어진 가방끈을 옷핀으로 잇고 다니면서도, 가난이라는 걱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계산도 못하는 순수한 여자였죠. 그리고 당당하고 밝고 씩씩하고 오히려 어정쩡하게 있는 여자들보다 구차스럽게 굴지도 않습니다.
우영은 라임이 상처받을까봐, 그리고 주원의 마음이 진심이 아닐까봐 두 사람 모두를 걱정하지요. 주원이 집안에서 감당해야 할 것들도 걱정이 되었기에, 책임지지 못할 거면 일찍 그만 두라는 충고도 합니다. 그런데 우영도 라임이와 주원을 밀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라임이 괜찮은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두 사람이 상처받을까봐 헤어지라고 말은 했지만, 라임이 주원과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점점 기울고 있는 것이죠. 라임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주원의 짝으로 마음에 들어지고 있다는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시크릿가든의 담백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애정라인이 마음에 들어서, 사촌간에 얽히고 설키는 모습을 바라지 않은 마음에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우영에게 라임이 여자로서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윤슬을 볼 때마다 촉촉해지는 최우영의 순정이 두 개로 나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더 강해서 말이지요. 
라임이 주원의 엄마를 만나는 곳에 주원이 나타난 것이 우연은 아니었을 거예요. 우영과 함께 있던 라임이 전화를 받았을때, 그게 이모의 전화였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 우영이 주원에게 전했을 가능성이 크지요. 우영의 마음은 라임과 주원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 결심했어!
주원이 최우영에게 말했지요. "나 그 여자랑 헤어질 거야. 근데 나중에... 길어야 석달? 길라임도 알아, 자기가 인어공주밖에 될 수 없다는 걸...". 이런 삐리리 같은 놈이 다 있어 하는 최우영만큼이나, 저도 한 대 쳐주고 싶은 주원의 청개구리 심보때문에 속도 상했다지요. 주원은 확실히 반어법에 능한 인물이에요. 최우영에게 "라임과 헤어질 건데, 싫증날 때까지 사겨보고"라는 뉘앙스를 흘린 이유는 따로 있어요.
주원은 우선 우영의 잔소리가 싫어요. 그렇지 않아도 길라임이 너무나 진지하게 좋아지는데, 우영으로부터 "네가 가진 것 포기하고 길라임 택할거야?" 이런 질문도 받기 싫고, 포기할 수 있다고 대답도 못하는 비겁한 자신때문에 우영이 라임을 걱정해주는 말도 듣기 싫은 주원입니다. 우영보다는 수백배로 고민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주원이거든요. 
동화속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앉으나 서나 길라임 놀이를 하고 있는 자신을 봅니다. 차라리 보면서 괴롭던지, 웃던지, 좋다고 닐리리 맘보 춤을 추던지, 김똘추 미친놈 변태가 되든지, 길라임 발에 채이든지 하자! 가슴이 찌르르 쓸려 내려가듯이 아픈 것보다는, 라임의 발꿈치에 조인트 당하는 것이 더 낫겠다 싶은 주원입니다.
주원이 길라임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유치찬란 반짝이 빤스입니다. 사라진 복근을 내놓으라며 찾아가지를 않나, 길라임이 입었던 팬티를 반납하러 가지를 않나, 변비로 장이 꽉 막혔다고 항의을 하지 않나, 사인 잘못해서 주가가 떨어졌다고 책임을 지라고 하고, 암튼 물에 빠진 놈 건졌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놈보다 심한 억지를 부려 보지요. 물론 시청자는 그 황당 항의때문에 웃음 빵빵 터졌지만 말입니다.
그 와중에 단연 돋보였던 장면은 일명 거품키스로 유명해진 키스신이었지요. "여자들은 왜그래? 자기네 끼리 있으면 안그러면서, 꼭 남자들하고 있으면 입술에 크림 묻히고 모른 척하더라" 거품을 입술로 닦아주는 주원, 이 장면에서 꺄아악~ 소리 꽤나 들렸을 듯해요. 가슴 또 벌렁거려서 저도 언급은 더 이상 자제하겠습니다. 연애시절로 돌아가면, 꼭 거품키스 해달라고 해야징~ㅋ
주원은 라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입니다. 엑스트라신도 마다않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액션스쿨 승합차를 아무런 생각없이 타고 갔다는 겁니다. 뚜껑도 열지 않고 말이죠. 이렇게 주원은 라임과 함께 있으면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성냥곽만한 라임의 집에서 아무렇지 않게 잘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다모 촬영장에서의 주원의 빵빵 터지는 몸개그는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였습니다. 덕분에 많이 웃기도 했지요. 특히 점박이포졸 주원 대박이었습니다. 선글라스 낀 산적은 간지 쩔었다는..ㅎㅎ
그리고 문제의 앨리스 증후군이 등장한 채옥의 신이 이어졌는데요, 장동근급 까메오라는 주원이, 채옥과 장성백의 대결신을 보면서 독백을 했는데, 오랜만에 다모에서의 채옥 하지원을 보니 반갑더군요. 라임의 액션신을 보고 있던 주원의 나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는 증후군이 있다.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듯한 신비한 시각적 환영때문에, 매일매일 동화 속을 보게 되는 신비하고 슬픈 증후군이다. 내가 그 증후군에 걸린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아무것도 아닌 저 여자와 있는 모든 순간이 동화가 되는 걸까?"

주원의 망원경으로 보는 앨리스증후군의 비밀
그럼 여기서 주원이 걸렸다는 앨리스 증후군에 대해 며칠 고민하고 정리한 제 생각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주원의 대사 중 신경써서 들었던 부분은,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듯한 신비한 시각적 환영이라는 부분이었어요. 망원경은 멀리 있는 물건을 가까이 보게 하는 렌즈지요. 그런데 거꾸로 들고 봤다면, 물체가 작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겠지요. 주원에게는 지금 주원의 세계가 거꾸로 든 망원경에 보이는 모습처럼 작아지고 있는 것이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주원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 조건, 부, 빵빵한 집안 등등 주원의 세계가 거꾸로 본 망원경의 피사체처럼 작아지고 있는 거예요.  
이와는 반대로 커지고 있는 것이 바로 길라임에 대한 존재입니다. 예전의 길라임은 가진 것 없이 작고 보잘 것 없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나 나오는 오지의 세계 속 인물이었어요. "옛다 관심가루" 하고 한 번 돌아보고 말아버려도 상관없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중의 한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인물이었지요. 그런 길라임이 공롱처럼 커져 보이는 거에요. 길라임과 있었던 모든 시간이 동화처럼 생생해지고, 길라임만 보이고 있는 거예요. 동화처럼 예쁘고, 대개의 모든 동화속 사랑이야기가 그러하듯이 "그들은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았습니다"가 되는 듯이 말이지요. 
현실적으로는 길라임을 위해 어느 하나 포기하지 못할 주원이지만, 이미 포기하는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주원입니다. 길라임과 함께 있고 싶어서 점박이 포졸1이 되어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내노라하는 재벌 로엘 백화점 CEO의 엑스트라 출연, 세상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김주원이 모를리가 없지요. 라임이 주원의 머리에 제정신을(ㅎㅎ) 놔주지 않아서라고 보기에는, 김주원은 상당히 똑똑한 사업가에 오스카나 박상무를 쥐락펴락하는 것을 보면, 사업수완도 뛰어난 인물이에요. 계산도 정확하고 현실적인 인물이지요.
그런 주원에게 주원의 세계는 동화속 그림처럼 작아져 버리고, 오직 라임만이 크게 보이는 착시현상, 환영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게지요. 왜 동화책들은 보면 주인공들은 크게 그려져있고, 산도 집도 나무도 주변 환경은 작게 그려지잖아요. 심지어는 집채만한 호랑이도 주인공 크기와 같게 그려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저 지금 잠깐이에요", 이런 말뼈다귀같은 녀석을 봤나?
라임의 하트뿅뿅 사인만큼이나 주원의 눈에 하트뿅뿅 크게 새겨져 있으면서도, 10회 엔딩장면에서 강펀치를 날리면서 라임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싸가지 주원때문에 속많이 상했어요.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김주원은 고도로 계산적이고, 반어적 화법에 능숙한 인물이에요.
주원이 받은 돈봉투때문에 라임은 주원의 어머니 문분홍여사에게 수모와 멸시를 당하고 있었는데, 그 때 짜잔하고 구세주가 나타났지요. 지금까지 봐왔던 드라마에서는 주원이 어머니에게 "엄마, 왜 이러세요. 실망이에요" 이러면서 분노의 눈길로 쏘아 붙이고는, 여주인공의 손을 거칠게 잡고 나가버리는 장면으로 전개가 되었을텐데, 이 파격적인 옴므파탈 까도남 김주원에게는 그런 것을 허락하지 않는 김은숙 작가입니다.
"엄마, 이 여자한테 함부로 할 이유 없으세요.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뭐할려고 불러 3류 드라마 여주인공 만드세요? 제가 혹시 이 여자 땜에 죽네 사네 하면 그때 나서서 말리세요. 저 지금 잠깐이에요. 잠깐도 못참으세요?"
이 대사만 두고 보면 김주원에게, 옛다 귀싸대기'짝짝', 분노의 주먹질 '퍽퍽'입니다. 그런데 김주원이 누구입니까? 오스카 음반문제나 로엘백화점 광고문제, 제주도 낭만여행 등을 오스카 뒤통수를 후려쳐가면서, 결국은 원하는 것 다 얻는 김주원이잖아요. 주원은 엄마 문분홍 여사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어요. 친구 의사 박지현을 통해서 지금까지 주원의 주변에 있는 여자에게 돈을 주고 떼어냈다는 것까지도 알게 되었지요. 물론 그 중에 지현이도 포함되었을 듯하고, 주원이 사랑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된 것도 지현에 대한 상처때문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짐작은 되더군요.

엄마 문분홍여사를 다루는 방법은 주원의 방법이 다른 드라마보다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주원이 보호하고 싶은 것은 라임이었어요. "이 여자랑 절대 못 헤어져요" 라고 라임 편을 들었다면, 문분홍 여사의 다음작전은 불을 보듯 뻔하지요. 라임에 대한 무차별 무식공격이었을 거예요. 그 과정에서 가장 상처입을 사람이 라임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은 주원입니다. 그러니 엄마에게는 잠깐 놀다 치울 여자라는 식으로 안심을 시키려했던 게지요. 주원은 평범한 여자 길라임을 지켜주고 싶은 이유를 찾았거든요. 세상이 온통 그 여자만 보이고, 그 여자를 사랑하니까요. 물론 라임의 백만볼트 레이저빔 공격에 주원도 가방사건에 이어, 혀를 잘라버리고 싶을 만큼 후회스럽기는 했겠지요. 하지만 24시간 풀가동해서 엄마가 라임을 만나는 것을 막을 수도 없었을 주원이니, 우선 라임에게 문분홍 여사로부터의 방어벽을 쳐주는 것이, 뺀질이 주원이 생각하는 최선이었을 거예요.
길라임과 있는 모든 순간이 동화가 되고 있는 주원입니다. 가슴 두근거림은 동화속 감정이라고만 생각했던 주원이었어요. 결혼은 비슷한 집안끼리의 비지니스,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은 잠시 잠깐 곁에 머물렀다 흩어져 버리는 바람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원입니다. 그런데 그 동화 속에서나 있다고 생각했던 두근거림이 점점 커져갑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점처럼 작아지고, 오직 한 사람만이 보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이 한없이 작아지고 있는, 그래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한 점 작은 피사체로 변해 버리는 신비한 현상,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아질 것 같아 슬퍼지기도 하는 현상, 길라임만이 확대되어 보이는 현상, 주원이 앓고 있는 앨리스증후군입니다. *늘 글이 길어서 죄송스러운 초록누리입니다. 초록누리의 롱롱 주저리 증후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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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2 10:03




요염한(?) 까칠남 김주원과 시크녀 길라임으로 돌아온 그들의 다가서기와 밀어내기의 힘든 싸움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엔딩신에 난간에 비스듬히 서서 라임과 우영을 째려보던 주원의 명품자태가 요염하기 그지없더라구요. 자식.. 속에서는 천불이 나고 있을텐데, 감정 들키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는게 다 보였지만 말입니다. 온통 오스카의 주위에 하트뿅뿅 새겨진 라임이 그린 약도를 찢어 버리고, 숨이 헐떡거리게 달려왔을 주원, 주원은 라임에게 인어공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합니다. 주원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인류최초의 세컨드이야기, 주원이 해석하는 인어공주말입니다. 
김주원의 인어공주란 어떤 의미인지, 최우영도 모르고, 길라임도 오해하고 있는 인어공주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네요. 라임이 자신은 인어공주의 자격이 없다며, 즉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로 대못을 쾅쾅쳐버리고, 주원의 눈을 눈물이 곧 쏟아질 정도로 그렁그렁하게 해서 마음이 쓰여서 말이지요.
도대체 너, 무슨 짓을 한거야?
유치장에서 본 반짝이 추리닝, '입구에서 현빈'이라고 쓰인 시크릿 나이트 부킹맨의 동대문 사제품에, 반쯤은 넋나간 주원의 표정으로 웃음 한방 날리고 시작한 시크릿 9회도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대문 앞에서의 주원과 라임의 포옹신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어쩌면 그리도 포옹을 무덤덤하면서도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는지, 딱 주원과 라임의 캐릭터에 맞는 포옹신이었어요. 과격하지도 않고, 감미롭지도 않게 말이지요.
이번회에서 가장 중요한 신이기도 했는데, 라임을 안은 것은 주원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행동이었지요. 지난 5회 제주도에서 주원이 라임에게 한 번 안아보자고 했던 일이 있었지요. 볼싸대기 크게 맞은 날 말이에요. 결혼할 여자와 한 번 데리고 놀다 갈아치울 여자 중간 좌표에 있다는 길라임에게, 인어공주가 되어 물거품처럼 사라져달라는 말로 라임을 화나게 했는데, 그 이후 인어공주는 라임과 주원사이의 큰 장벽처럼 가로막혀 그 소통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지요.
이제는 그만 봤으면 좋겠다는 라임에게 "이럴려고 왔다"며 안아버리는 주원, 라임의 가슴을 또다시 뛰게 합니다. "합의금 네가 낸다는 것 좋은 생각이야. 책임감있는 태도 마음에 들어. 분할로 할지, 일시불로 할 지 마음 정하고 내일 사무실로 와". 아무튼 영리한 김주원은 길라임의 말은 하나도 놓치지 않습니다. 볼 기회는 다 잡고 보는 주원이지요. 일시불로 낼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이왕이면 몇십년 장기할부로 갚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참았을 겁니다. 얌통머리없는 주원, "현관밖에 최고급 우산 두고 왔다"는 따귀를 부르는 말도 잊지 않는 주원입니다.

자신의 집에 돌아 온 주원,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비밀번호를 바꿔버린 라임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지요. 휴대폰 이름 김똘추는 또 뭡니까? 설마 똘아이 추리닝? 빙고! 힌트라며 날라온 문자는 별자리라네요. 설마설마 혹시하고 눌러보는 오스카의 생일, 으악~. 똘추 주원의 머리 뚜껑이 폭발일보직전입니다.
얼마만에 와 본 럭셔리한 집인가? 주원의 기쁨도 잠시 오스카의 캐릭터 양말을 신겨놓은 자신의 발을 보고 열폭하고 말지요. 불길한 마음에 올려다 본 난간에는 줄줄이 팬티와 양말이 널려있고, 까칠깔끔남 김주원은 말 그대로 기절하기 일보직전입니다.
당황스럽기는 라임도 마찬가지지요. 아영에게 온갖 잔소리와 구박(?알고보면 주원의 아주 신사다운 구박이었지요)은 차치하고, 30만원짜리 월세방에 맞지 않은 력셔리 샹들리에와 촛대까지 놓여있는 식탁, 컵 하나까지 온통 명품으로 도배를 해놨지요. 더 용서하기 힘든 것은 오스카 오빠 달력 사진에다 온갖 만행을 저질러 놨다는 겁니다. 눈을 칼로 도려내고, 얼굴에는 흉측스런 흉터까지 낙서범벅입니다. 김주원도 알고 보면 이런 유치찬란 질투남이랍니다.
난 너의 인어공주가 아냐, 사랑하지 않으니까...<정말?>
주원의 엄마 문분홍 여사가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라임이 주원에게 달려가서 자기의 자존심을 돌려달라고 하지요. "그쪽이 나갔으면 빌어먹을 죄송합니다만 수백번하고 왔겠지. 우리 엄마가 돈은 안받고, 자존심은 챙겨나갔구나 박수라도 칠 줄 알아? 그 돈을 받았든 아니든 우린 계속 만났을거야". 주원의 말은 뭐 이런 삐리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라임을 열받게 하지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전하라"며 돌아서는 라임에게 주원이 한마디 붙이지요. "아무 사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뭐가 있지.."

그런데 라임에게서 나온 대답은 주원을 슬프게 합니다. "이, 그쪽이 좋아하는 인어공주?... 생각을 해봤는데, 난 자격이 없더라고... 왠지 알아? 인어공주는 그 남자를 사랑했거든..."
띠융, 이게 왠 핵폭탄터지는 소리입니까? 라임을 쫓아가는 주원, 그놈의 폐소공포증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라임을 잡지 못하고 말지요. 심장이 터질 듯이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주원, 라임은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라임은 엘리베이터에서 한참을 더 있었을 것 같더군요. 백화점 위층 난간에서 주원의 모습을 내려다 보고 있었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도 들었거든요. 사랑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하고 돌아 선 라임도 자신의 거짓말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이렇게 서로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고 고백도 못하고, 한발 다가서면 두발 물러서는 두 바보들의 사랑이야기는 한참을 가슴앓이를 하며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버린 인어공주로 끝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주원의 인어공주 해석, 슬픈동화라고? 화나는 동화야
그럼 여기서 길라임은 모르는 주원의 인어공주 이야기를, 주원의 입으로 들려 드릴게요. 물론 제 머리속에서 나온 이야기지만요. 오스카가 말했었지요. 인어공주 그 슬픈 동화를 주원은 인류 최초의 세컨드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충격적인 놈이라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세컨드이야기가 맞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가 알고 있는 인어공주 이야기를 잠깐 정리해보면, 육지구경을 할 수 있는 15번째 생일을 맞아 바다 위로 나간 막내 인어공주는 배위에서 멋진 왕자를 보게 되지요. 그런데 그 배가 난파되고 인어공주는 왕자의 목숨을 구해주지요. 왕자를 사랑하게 된 인어공주는 슬픔에 빠지고, 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이요. 그리고 마녀의 도움으로 다리와 인간의 영혼을 얻게 되었지요. 대신 걸을 때마다 날카로운 비늘에 찔리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마녀는 만약 왕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면 죽게된다는 조건도 걸었지요. 또한 다리를 주는 조건으로 아름다운 목소리와 바꾸었지요.

육지로 간 인어공주를 본 왕자는 그녀에게 반해 왕궁으로 데려가지만, 결혼할 마음은 없었어요. 왕자는 바다에서 자신을 구해 준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려고 했기 때문이지요. 말을 할 수 없었던 인어공주는 왕자를 구해준 여인이 자기라고 밝히지를 못하지요.
어느날 왕자는 이웃나라 공주를 만나고, 그 공주가 자신을 구해준 여인이라고 착각하고 결혼을 하게 되지요. 인어공주는 마녀와의 약속대로 죽어야 했고, 이를 알게 된 언니들이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주고 동생을 구할 방법을 찾았지요. 왕자의 결혼식이 있던 날, 동이 트기 전에 마녀의 칼로 왕자를 찔러 죽이면, 다시 인어공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인어공주는 사랑하는 왕자를 죽일 수 없었어요. 결국 왕자를 찌르지 못하고, 칼을 바다에 던지고, 자신도 바다에 몸을 던져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슬픈동화지요.
그런데 김주원에게 인어공주 이야기는 다른 사랑이야기에요. 우리는 인어공주의 시선으로 그 동화를 보지만, 왕자의 시선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되거든요. 왕자가 사랑한 사람은 바다에서 자신을 구해준 여인(인어공주)밖에는 없었어요. 어느 날 나타난 아름다운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왕자의 마음 속에 있는 그 여인이라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왕자는 말못하는 인어공주가 자신이 애타게 찾는 인어공주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을 하는데, 동화를 보면 인어공주는 왕자를 구하고는 인기척에 몸을 피했는데, 그때 이웃나라 공주가 거기 나타났었지요.

왕자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여인이 그 공주였다고 생각, 훗날 다시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확신을 하게 된 것이지요. 왕자는 결혼하리라 마음에 품은 여인과 결혼한 게 맞고, 왕자의 입장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을 뿐이에요. 진실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린 인어공주가 진짜 왕자가 찾았던 마음속 결혼하고 싶은 여인이었지만, 왕자는 죽을 때까지 진실을 알지 못할 지도 모르지요. 화나는 동화지요. 

주원에게 인어공주란?
그러면 주원이 생각하는 인어공주 속 왕자와 결혼한 이웃나라 공주는 왕자의 첫번째 부인일까요? 세컨드일까요? 왕자가 결혼하고 싶은 여인은 오직 한사람, 그를 구해준 여인이었어요. 결국 주원의 눈에 왕자가 결혼한 이웃나라 공주는 세컨드일뿐이에요. 진짜는 물거품이 돼 버린 인어공주였고요. 주원이 생각하는 왕자의 퍼스트는 물거품이 돼버린 인어공주인 셈이지요.
만약 인어공주가 자신이 왕자를 구해준 그 여인이었다고 말했다면, 왕자는 당연히 인어공주와 결혼했겠지요. 길라임은 주원에게는 왕궁에 온 말 못하는 인어공주에요.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는 야속한 길라임이죠. 단 5분도 자신을 생각해 주지 않는 것 같아 애간장이 다 타게 하는... 게다가 길라임의 눈에는 바람둥이 오스카를 향해 하트가 수백개 그려져 있고요. 물론 팬심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은 주원이지만, 그래도 질투폭발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자신의 마음을 다 알면서도 길라임은 받을 줄을 모르지요. 다가가려고 하면 더 밀쳐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그것이 빈부의 격차, 길라임이 가진 형편없이 열악한 조건들이기에 더욱이나 주원을 화나게 하는 게지요.

주원은 라임이 말해주길 기다립니다. 갑자기 김은숙 작가의 작품 파리의 연인 중에서의 대사가 생각났는데요, "왜 말을 못해, 내가 이 남자의 여자라고 말을 못하냐고!!!"했던 대사말이에요. 주원은 왕자처럼 답답한 거에요. 왕자는 왜 인어공주가 말을 못하는지 몰랐지만, 주원은 알잖아요. 자신을 바라보는 길라임의 눈이 자신이 길라임을 보는 감정과 같다는 것을요.
주원의 말들을 곱씹어서 생각하면, 길라임에게는 반어법을 많이 쓰고 있지요. 마음에 없는 말로 박박 긁고, 투정부리고, 라임의 가난을 면전에서 구박해 버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라임을 화나게 하고 반응하게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도도한 여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것 같지 않거든요. 이 상처투성이의 여자는 물려도 아프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죄송합니다 라며 화도 내지 못하지요.
그래서 주원은 라임을 자꾸 약올립니다. 약올리고 화나게 해서 으르렁거리며 다가오게 만들지요. "내가 당신이 찾던 인어공주라고 말하라"고 말이지요. 만약 왕자가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가 자신이 찾던 여인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는 일은 없었겠지요. 왕자는 가장 억울할 수도 있어요. 그토록 찾던 여인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해버렸으니 말이지요. 주원은 인어공주 동화속 왕자의 눈으로 인어공주와 결혼한 이웃나라 공주를 봅니다. 그런 왕자가 되기 싫습니다. 진짜를 놓칠까봐서 말이지요. 그래서 자꾸 길라임에게 말하는 거예요. 자신이 인어공주라고 말을 하라고 말이지요. 도망가지 말라고 말이지요. 주원에게 길라임은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 사랑하는 여자, 물거품이 된 진짜 인어공주 퍼스트니까요. 처음으로 찾아온 이 가슴뛰고 이상하고 얼떨떨한 감정이 물거품처럼 사라지지 않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인어공주의 진심을 듣지 못해 인어공주 동화속 왕자님처럼, 세컨드와 결혼하고 싶지 않은 김주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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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7 08:35




주원과 라임의 영혼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한번의 영혼체인지로 주원과 라임은 예전의 그들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몸으로 다른 사람의 세계를 보는 것은 낯선 호기심을 넘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단단하게 해 준 촉매제가 되었지요. 표현에 서투른 까도남 주원과 터프녀 길라임은 아웅다웅 티격태격하면서 바뀐 영혼으로 서로의 아픔을 보게 됩니다.
주원과 라임이 영혼이 바뀌면서 각자의 정원에서 엿보게 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고독과 외로움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과 새들이 지저귀고, 호수에다 수십명의 집사를 거느리고 사는 주원의 정원은 따스함이 없는 고독한 정원이었고,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는 들꽃과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 삐죽삐죽 집까지 가지를 뻗치고 있는 나무는 라임의 방까지 밀고 들어올 기세로 무성히 자라고 있는 외로운 정원이었죠. 마법이 풀리면서 다시 자신들의 정원으로 돌아 온 주원과 라임은 그들이 엿봤던 고독과 외로움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길라임과 김주원, 최우영과 윤슬을 위한 오작교되다
그리고 주원과 라임은 다른 사람의 몸으로 인어공주와 왕자의 진심을 읽기도 하지요. 슬픈 동화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오스카 최우영과 윤슬이 라임과 주원의 눈에는 왕자와 인어공주의 안타까운 사랑으로 비춰지요. 고백하지 못해서 비극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던...
오스카의 오랜 방황이 윤슬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주원과, 잠도 못자고 씻지도 못하고 너무 울어서 눈도 못뜨고 웃지도 못하고 밥도 못 먹고 죽을만큼 사랑해서 죽도록 아파하는 윤슬의 마음을 보게 된 라임은 약속이나 한듯이 오스카와 윤슬을 위한 오작교가 되어 주지요.
팔짱 낀 윤슬의 손을 잡아주고, 볼이 빨갛다며 두 손으로 감싸주는 라임은 오스카의 질투를 자극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원의 속을 뒤집어 놓습니다. 힘들고 지치고 외로울 때마다 오스카의 노래는 라임에게 늘 아픔을 달래주는 진통제였지요(진통제라는 표현 너무 좋았음). 그런 오스카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윤슬과의 사이에 오작교를 놓아주는 거라 생각하는 라임입니다.
제주도에서부터 신경쓰였다는 라임(주원)에게, "최우영이에요? 김주원이에요?"라고 묻는 윤슬에게 "하늘에 맹세코 난 김주원이에요"라고 말하는 주원은 라임이 최우영에게 마음이 없다고 윤슬에게 안심을 시켜주면서, 사촌 최우영의 사랑을 돕는 오작교 역할을 음양으로 하고 있는 것이고요.
유행가 가사 중에 죽을 만큼 너를 사랑해 라는 가사가 있는데, 최우영과 윤슬의 사랑을 보니 그 가사가 떠오르더라고요. 서로 죽도록 사랑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준 상처때문에 다가서지 못하는 두 사람, 애절한 러브스토리가 돋보였던 8회는 최우영과 윤슬이 왜 헤어졌는지에 대해 보여 주었지요.
최우영과 윤슬의 감정신이 좋았던 회였기도 했는데, 인상적으로 집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세 장면이에요. 유치장에 갇힌 최우영이 길라임을 포기못하겠다며, 윤슬을 화나게 했던 장면이 있었지요. 말은 라임에게 하고 있었지만 눈은 윤슬에게서 떼지 않고 있었어요. 포기못하겠다는 말은 윤슬을 화나게 했지만, 실은 윤슬에 대한 최우영의 고백이었지요. 길라임에게 도와달라며 "난 이 싸움을 더 오래 끌고 싶어요. 어디 못가게..."했던 대사가 심금을 울렸네요. 과거 최우영은 윤슬의 상처를 봉합하는데 서툴렀어요. 붕대만 감아주면 상처도 보이지 않고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윤슬을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이 진심이었기에, 그녀가 떠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지요.
연예인 남자들과 잠자리를 했다고 폭로한 이준혁에게 "슬이는 내게 아무 것도 아니야. 슬이는 그냥 내 빠순이야"라고, 자신의 사랑을 한낱 빠순이의 팬심으로 말해버리는 것을 엿들은 윤슬은 주저 앉아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우영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준혁과 외국 유학을 떠나 버렸지요. 시간은 윤슬의 상처를 아물게 해주지 못했어요. 더 곪고 더 아프고 더 쓰라리기만 했어요. 잠도 못자고 아무 것도 못먹을 정도로, 그렇게 죽을만큼 아픕니다. 의미없이 이 여자 저 여자와 스캔들을 일으키며 윤슬을 잊으려고 하는 최우영 만큼이나 말이지요.
윤슬(김사랑)이 폭식녀 된 이유
음원유츨사고로 급히 서울로 가게 된 최우영과 윤슬, 처음으로 최우영의 자동차 옆자리에 앉은 윤슬은 감춰왔던 감정을 터뜨리고 말았지요. 오빠의 옆자리에 항상 앉고 싶어했다고, 그 자리의 주인은 항상 나이고 싶었다고 말이지요. 윤슬은 우영오빠가 "이제는 내 노래의 주인공에서 나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돼줘"라고 프로포즈했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한 번 데리고 놀았을 뿐이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로 우영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그 거짓말이 가시가 되어 지금까지 자신을 쑤셔대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윤슬이었지요.
우영도 윤슬의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옆자리의 주인공은 오직 윤슬이었고, 우영 인생의 주인공은 윤슬 외에는 누구도 될 수 없었으니까요. 윤슬을 옆자리에 태우고 운전하는 우영은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가슴이 뛰고 당장이라도 윤슬에게 기다리고 있었다고, 돌아와 달라고, 너 외에 내 인생의 주인은 아무도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안아주고 싶고, 나쁜 짓(키스ㅎㅎㅎ)을 하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우영이었지요.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너를 옆자리에 태우고 서울 무사히 갈 자신이 없다. 신호고 차선이고 앞차 뒷차 하나도 안보인다"였어요. 오직 슬이 너만 보여라는 말을 삼켜버렸지만, 제 가슴도 콩콩 뛰더라고요.
고속도로에 윤슬을 내려주고 가버리는 우영, 윤슬은 행복합니다. 이제서야 눈물도 멈추고 웃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먹어도 먹는게 아니었고, 사는게 사는 게 아니었던 시간들이 끝나는 것 같습니다. 배가 너무 고픈 윤슬입니다. 우영이와 헤어진 이후 처음으로 느껴지는 식욕입니다. 최우영과 함께 하지 못했던 시간들, 우영을 잊으려고 하면 할 수록 더 떠오르고 미치게 그리워서 잠못 이룬 시간들, 그 힘든 시간 배고픔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이제서야 살아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거든요. 
서로를 할퀴면서도 같은 자리에서 서로가 먼저 와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윤슬과 최우영, 너무 사랑했기에 불신의 배신감도 컸던 두 사람이었지요. 박제된 껍데기로 사는 모습을 우영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실은 우영이 잡아주기를 기다리는 응석이었어요. 김주원과 결혼을 해서라도 우영을 괴롭히면서도 가까이 있고 싶었던 마음, 죽을 만큼 사랑해서 미운 사람 최우영, 그 사람이 너만 보인다고 말해 줍니다. 먼길을 돌고 돌아 우영의 마음을 확인하기 까지, 자신을 죽었다고 생각해 버렸던 윤슬은, 그제서야 허기를 느낍니다. 몇 접시를 먹을 수도 있을 만큼 배가 고픕니다. "어머, 저 여자 또 먹어" 주위의 수근거림도 들립니다. 이제는 주위의 시선을 신경쓰고 싶지 않습니다. 최우영, 오빠의 마음을 알았거든요. 우영도 아파하고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되돌아 가는 길도 많이 싸워야겠지만, 더이상 힘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요. 혹시나 그 자리에 없을까봐, 다른 사람을 보고 있을까봐 겁나고 불안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도 못잤던 그녀가, 한끼도 못먹었던 사람처럼 주위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식하고 있었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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