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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1 '추적자'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강동윤 대통령 당선된다 (9)
2012.07.11 08:39




꿈이 아닌가 싶어서 불안합니다. 그렇게나 오래동안 이 날만을 기다려 왔는데 말입니다. 오늘을 기다려왔습니다. 강동윤의 입에서 진실을 실토하게 되는 날을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몇 번이나 흘렸는지 모릅니다. 너무 고마워서요.
이발소에 설치한 CCTV를 통해 강동윤이 백수정을 살인교사했다는 사실과, 이를 덮기 위해 현장에서 20억을 주고 거래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고 흘러나왔습니다. 경악하는 국민들, 그러나 강동윤은 버티기작전으로 동영상을 찍은 그 시각, 경제자문 교수단과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던 중이라고, 동영상이 조작되었다는 반박성명을 냈습니다. 별 동요없이 진행되던 투표는 서지원 기자의 보도를 통해 뒤집히기 시작했습니다. 동영상에 나온 20억이 백홍석의 계좌에 송금되었고, 송금자는 강동윤의 부인 서지수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간 것이죠.
"네 딸이 깨어나면 내가 죽으니까. 내가 죽였어, 백홍석의 딸 백수정양을... 너하고 절친한 의사 윤창민을 만나라고 했지. 30억을 줬어. 바로 다음날 해결하더군". 백홍석은 용의주도했습니다. 강동윤의 입에서 살인을 했다고 실토하게 한 후, PK준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재판을 조작했다는 것을 말이죠. "PK준이 무죄로 나오지 않으면 내가 가진 걸 모두 잃으니까".
강동윤을 불쌍하다고 동정해 주는 백홍석,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습니다. "법을 지키기 위해 가족의 손에 수갑을 채운 검사(최정우), 진심을 알리기 위해 형부와 맞서는 기자(서지원), 사고를 당하고 자기목숨이 위험한데도 나를 걱정해 주는 형사(조남숙), 이게 사람이다".
가장 속시원했던 장면은 강동윤에게 주먹을 날리는 모습이었죠. 한 대는 수정이 몫, 한 대는 미연이 몫,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었을 분노를 참아내는 백홍석, 강동윤 앞에서는 눈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도와달라고 매달렸던 그 백홍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는 근엄하게 나라를 걱정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하는 널.... 하, 집에서는 푸들과 암컷...", 서지수와 강동윤을 조소해 주는 모습은 어찌나 시원하던지 말입니다.
20억이 입금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이발소를 나가는 백홍석, 강동윤이 이발소를 떠나자 몰카를 수거해 최정우 검사에게 파일을 전송했지요. 이제 언론에 공개되는 일만 남았습니다. 경악하는 국민들, 일그러지는 강동윤의 얼굴,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한 순간 시원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5월 28일 밤 9시 42분 수정이 차에 치인 교통사고에서 시작된 한 아버지의 전쟁이 황반장과 조형사, 용식이의 전쟁이 되고, 최정우와 서지원의 전쟁이 되어버린 몇달간의 싸움이 말입니다. 백홍석이 간 곳은 납골당이었지요. 수정이와 아내 미연이 있는 곳, 10년이 될 지 20년이 될 지, 오랜 시간 못 볼 딸아이와 아내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반장님, 우리 반장님께 수갑을 채워달라고 사정하는 백홍석, 손에 채워진 것은 백홍석과 황반장의 눈물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수정이 뺑소니 사고가 조작되지 않았더라면, 황반장이 백홍석에게 수갑을 채울 일도, 백홍석이 법정에서 총을 쏠 일도 없었겠지요. 재벌딸이자 국회의원 강동윤의 아내인 서지수 스캔들을 덮기 위해 권력과 돈이 움직였고, 대선에 출마하려는 강동윤이 서회장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수정이를 살인교사했습니다.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범행은 늘어갔고, 판은 커져만 갔습니다.
서회장과 강동윤의 전쟁이 있었고, 두 얼굴의 강동윤이 국민을 상대로 벌인 사기극은 백홍석의 마지막 반격으로 낱낱이 공개되었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 진실만을 말하는 강동윤, 권력을 국민들께 드리겠다는 강동윤의 사기극이 말입니다.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국밥집 쇼는 엎어진 국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국밥 말아드시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경제를 살리기는 고사하고, 나라를 회사경영하듯 시험하다가 국밥 말아버린 누구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더랍니다. 이발소집 아들의 꿈은 그렇게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습니다. 비참할 정도로 처참하게,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로 통쾌하게...

그러나....
뭔가 찜찜하고 불안한 것이 감지되어 옵니다. 매회 손바닥 뒤집듯이 반전이 있었는데, 3회(1회 연장, 1회는 스페셜)나 남겨두고 이렇게 끝내지는 않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것을 연속해서 보여줄 필요도 없어 보이고요.
백홍석의 마지막 카드로 드라마를 완결짓지 않을 것 같은 이 불안감은 뭘까 싶습니다. 강동윤에게도 마지막 반전카드가 있을 듯 싶어서 말입니다. 아직도 작가는 시청자에게 줄 충격반전을 남겨 둔 듯 보입니다. 모든 것을 잃은 듯이 보이는 강동윤, 과연 그는 동영상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될까요?
우리의 기억에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BBK동영상에 대한 끔찍한 악몽이 있습니다. 5년전 대선에서도 그랬습니다. BBK동영상이 터져도 주어가 없다는 말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버린 사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백홍석은 무엇을 실수했을까요? 다행히 작가는 강동윤에게 확실하게 주어를 말하게끔 해서, 드라마에서나마 속을 시원하게 해주더군요. "내가 죽였다"라고요.
강동윤이 선거에서 패한다면야 두말할 것도 없이 재판받고, 죄수복을 입고 수감되겠죠. 그런데 만에 하나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뒤집힐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백홍석은 강동윤의 아버지를 인질로 삼은 실수를(?) 했습니다. 강동윤의 입을 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지요.
그런데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과가 나온다면, 동영상에 대한 거짓해명으로 또다시 판을 뒤집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황반장과 조형사, 용식이 우리 네명한테 얼마를 줄 수 있지?"라고 돈을 요구하는 모습도 역공을 당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죠.
대통령에 당선된 강동윤이 언론부터 장악하겠다는 말을 했지요. 당뇨와 심장병이 있는 아버지를 인질로 잡아 협박을 하며 돈을 요구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동정에 호소하고, 조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신혜라가 그런 말을 했지요. "논란과 의혹이 쌓이고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면, 국민은 잊을 겁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요".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대선 하루 전에 PK준 동영상이 공개되었거나, CCTV 몰카가 일찍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면, 강동윤이 선거에서 이길 확률은 적었겠지만, 안타깝게도 투표마감 4시간을 앞두고 터졌다는 겁니다. 두 시간은 강동윤의 버티기 작전이 먹히기도 했고요. 투표율이 급상승한 시각은 오후 4시였죠. 대한국민당사 앞에서 백홍석에게 입금된 20억이 강동윤의 부인 서지수가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서지원의 보도와 함께, 강동윤이 교수단과 함께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뒤집은 후였습니다.
상황정리를 해보자면요, 오후 2시까지 투표율은 32%였고, 출구조사로 집계된 강동윤의 지지율은 67%였습니다. 3시 투표율은 38%였고, 지지율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4시에 투표율은 13%가 급상승했다고 나왔지요.
오후 4시 투표율은 51%, 남은 시간은 두 시간. 강동윤의 득표율을 뒤집기 위해서는 80%이상의 투표율이어야 가능합니다. 언뜻보니 투표용지에 후보자가 12명이더군요. 그중 20%의 지지율을 얻었다는 조동수 후보가 2위를 달리고 있었겠죠.
쉽게 계산해 보자면요, 총 투표인이 1만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오후 3시 38%의 투표율 대비 강동윤은 2546표 정도를, 조동수 후보는 760표 정도 득표했다고 산정할 수 있겠죠. 13%로 투표율 급상승한 4시, 13% 중 조동수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고 해봐야 득표수는 2천여표입니다. 4시 이후 이후 단 한표도 강동윤에게 가지않고, 나머지 11명의 후보들중 조동수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다면,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멀어지죠.
그런데 그게 가능하지는 않은 것이 선거판입니다. 과연 몇 퍼센트의 최종투표율이 나올까요, 투표소에 줄을 이은 감동의 물결이 얼마나 이어졌을까요? 야당후보들의 표는 분산될 것이고, 여전히 강동윤에게 찍는 유권자들도 있겠지요. BBK동영상이 터져도 표를 던져준 게 유권자들 아니었습니까.
박정희 시대는 예외로 하고(이때는 민주선거가 아닌 불법선거에 공개투표나 다름없었으니 말이죠),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때가 87년 대선이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투표율이 89.2%이었고, 36.6%를 득표한 노태우가 당선됐습니다. 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시는 70.8%, 이명박 현대통령 때는 63%의 투표율을 보였더군요.
투표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죠.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무관심층도 많고, 나 하나 안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패배심리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오죽했으면 김제동 등 소셜테이너라 일컫는 연예인들이 투표인증샷까지 올려 투표를 독려하겠습니까? 투표율이 높은 것을 경계하는 모당에서는 투표를 독려하는 것인지, 방지하는 것인지도 애매모호한 SNS 선거독려를 선거법위반이니 뭐니, 고발을 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참으로 한심한 모습이지만,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즉, 백홍석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바라지는 않지만, 충격적 반전이죠. 백홍석은 투표결과를 보지도 않고 황반장님께 체포되어 갔습니다. 백홍석의 싸움은 끝났거든요. 강동윤의 입에서 진실을 말하게 했고, 수정이의 억울한 죽음도 풀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백홍석이 투표결과나 보고 잡혀가든지,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당선된다면 당선소감을 발표한다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총으로 쏴버렸으면 싶었거든요. 한 발은 강동윤을 향해, 한 발은 신혜라를 향해서 말입니다.
만에 하나 강동윤이 당선되는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가가 총쏘는 모습을 넣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국민의 심판으로 넘겨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오는 것이며, 국민의 것이라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보여줬으면 싶어서 말이죠. 강동윤의 추락은 국민의 심판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살인자라는 것을 모르고 속아서 투표한 유권자들이 표를 돌려받는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국민의 요구에 의해 탄핵받게 하는 것이죠.

백홍석의 싸움은 수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고, 그의 싸움은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내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왠지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같은 불안감은 그 때문입니다. 그의 거짓말에 속아 희망을 품고, 돼지저금통을 털어 후원금을 모아 주었던 국민들은, 정치인 강동윤이라는 사람의 위선을 응징해야 합니다. 국민들에 의해 심판받고 굴절된 욕망에 의해 변질된 그의 꿈이 파멸될 때, 백홍석의 싸움은, 아니 백홍석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우리의 싸움이 진정한 승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강동윤같은 범죄자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백 날 천 날 욕하지 말고, 투표일 하루만 욕해 봅시다. 그러면 우리의 소중한 참정권이 유린당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에게 주어진 심판과 감시의 기능인 투표용지로, 백홍석이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강동윤과 같은 인물을 추적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 추적자를 통해 전하는 작가의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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