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2.23 '마이더스' 김희애, 부드러움 속에 감춘 욕망의 이중성 (21)
  2. 2011.01.23 '시크릿가든' 2프로 부족했던 숨겨진 이야기 (24)
2011.02.23 09:15




장혁과 김희애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마이더스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다음주면 종영되는 드림하이 후속작 강력반, 그리고 아역들의 호연으로 순항 중인 짝패와의 월화드라마 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기린아로 등장했는데요, 볼만한 드라마들의 잇따른 방영으로 월화드라마를 선택하는데 고민을 하게 하네요. 드라마가 모두 출연진과 작가, 그리고 연출진이 좋아서 다음주부터는 박빙의 시청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짝패의 아역들대신 천정명, 한지혜, 이상윤 등 성인연기자가 등장하면서 스토리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 같고, 강력반 역시 막강한 연기자들과 흥미로운 스토리가 예상되고 있어, 승자가 누가 될지도 자못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드라마 마이더스는 '올인' 최완규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신뢰도 90%는 잡고 들어가는데, 탄탄한 연기진들의 포진은 10%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네임밸류가 있는 작가와 연출진, 그리고 출연진이 마이더스에 대한 기대치를 120%이상으로 높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갈 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출발은 비교적 순탄해 보입니다.
돈, 꿈틀거리는 욕망 앞에 예고된 파경
아직 뚜렷하게 캐릭터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첫회는 사법연수원 성적 1%안에 드는 유능한 변호사이자 로맨틱 가이 김도현(장혁), 무한애정과 신뢰로 김도현을 사랑하는 착한 성품의 간호사 이정연(이민정), 지하경제 1인자이며 인진그룹의 딸이자 헤지펀드 론 아시아 대표 유인혜(김희애) 등 주인공의 집안배경과 이력들에 대한 소개편이었는데요, 스피디한 전개속에서도 세밀한 캐릭터들의 관계까지 부담없이 엮었습니다.

생선가게를 하던 어머니를 여의고, 가게 권리금 500만원 종자돈으로 주식에 발을 디딘 주인공 김도현, 그의 탁월한 감각과 능력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펀드매니저로 3년간 일을 했지만, 촉망받던 펀드매니저를 그만두고 사법고시를 준비해서, 변호사가 됩니다.
연수원을 나오면 결혼을 하려고 준비중인 도현과 정연,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가난한 연인들에게 행운의 여신이 한꺼번에 선물을 주지요. 도현은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받으며 대정에 입사하고, 정연은 하루 입원비가 400만원이라는 VIP병실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로펌 대정에서 면접을 본 김도현에게 면접비로 1억원이라는 수표가 던져집니다. 김도현의 인생을 바꾸게 되는 '돈'에 대한 욕망을 꿈틀거리게 한 발단이 된 시작이었죠.
대정로펌에서 만난 최국환 변호사(천호진)는 유필상(김성겸) 집안의 재산관리를 하는 변호사였고, 대정로펌의 주업무는 유필상의 재산관리인 것 같더군요. 김도현의 운명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린 것은 그의 능력으로 가지기를 바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이 아니라, 그의 손에 쥐어진 1억원이라는 만질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그나저나 이 수표가 2001년에 발행된 수표더라고요. 옥에 티ㅎ).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남의 돈 수백억원을 굴렸지만, 그에게 돈이란 숫자에 불과했을 뿐이었고, 남의 돈일 뿐이었죠. 그리고 최국환은 연봉을 알아서 적으라며 백지수표를 주었지요. 물론 김도현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한 것은 입사와 함께 파트너로 대우하겠다는 파격제안입니다. 기업합병이나 큰 건을 맡으면 적게는 수억에서 수십억까지 수임료로 벌 수 있는 대박이 터진 것이죠. 
누구나 마음으로는 수십번 수백번도 꿈꿔보는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 돈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리며, 김도현은 그가 왔던 항로를 이탈하고 거친 파도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새로 알게 된 보물섬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돈과 부자라는 그 매력적인 유혹 앞에 흔들리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돈과 부자, 그리고 법에 대해 인상적인 강의를 했던 유인혜라는 인물은 김도현과 이정연의 운명을 꽈배기처럼 비틀어 버리게 될 듯합니다. 결혼을 앞둔 도현과 정연, 파경을 맞이하는 두 사람과 새로 시작되는 관계 속에서 주인공들은 무엇을 잃고 얻을지, 내재된 슬픔과 비극, 엇갈린 관계들 속에서 피어나는 욕망은 아스팔트 회색도시처럼 무겁게 짓누를 것이 예고되었습니다.  

외유내강 김희애의 절제된 카리스마, 화면을 장악하다
론 아시아 대표 유인혜 역으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희애는 변함없는 외모가 반갑더군요. 김희애를 보면 가녀린 듯 하나, 고매하게 그 자태를 뽐내는 난초가 생각납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함께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면서도, 손을 뻗치면 혼자 언제 넘어졌느냐 싶게 혼자 우뚝 서는 그런 느낌이 드는 배우지요. 저는 김희애를 보면 외유내강형의 느낌을 가진 대표적인 연기자라는 생각을 늘 해왔었는데요, 한없이 여린 줄기처럼 보이는데도, 결코 그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은 난초처럼 은은한 힘을 가진 배우지요.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강한 카리스마를 뛰어넘는 묘한 매력을 가졌지요.
첫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마이더스의 기획의도와 주제를 보여주었던 김희애의 강의시간이었습니다.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싶은 건 대부분 사람의 욕망이다. 그러나 욕망의 이면에는 돈은 더러운 것이다. 돈은 나쁜 것이다 라는 이율배반적인 사고도 존재한다".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돈 싫다는 사람없고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면서도, 우리는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났냐?'며, 돈의 추악함에 때로는 치를 떨고, 돈만 밝히는 사람들을 욕심쟁이에 돈밖에 모르는 돼지라고 표현합니다. 모두들 돈을 좋아하고 부자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말이지요.
"저는 돈과 부자가 나쁜 것이 아니라 돈과 부자에 대해 왜곡된 시선을 가진 이 사회가 병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돈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추악한 탐욕이 아니라, 건강한 욕망으로 지켜내는 것이 바로 여러분들이 공부한 법이죠. 여러분들이 돈에 지배당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법이 돈에 지배당하면 추악한 탐욕만이 남게 텔테니까요".
법을 공부한 사법 연수생들에게 법관으로서의 본분을 잊지말라는, 특히 돈에 지배당하지 말라는 강의를 하고 나온 그녀, 그 사리분별력 강한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분위기를 180도 바꿔서 경영위기에 빠진 KC중공업 임원진을 향해 피한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냉철함으로 투자조건을 제시하면서, 단호하다 못해 얼음처럼 차가운 모습으로 돌변을 하더군요. 
김희애가 맡은 유인혜라는 인물은 이중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보이는데요, 김도현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인물같아서 크게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됩니다. 이성적이고 이지적인 인물이면서도 김도현을 이정연에게서 빼앗는 역이라고 기사에 나온 것을 보면, 그녀가 가진 욕망의 크기만큼 사람에 대한 배려는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법을 공부한 사법연수생들에게 그녀가 말했지요. 돈에 지배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법이 돈에 지배당하면 추악한 탐욕만이 남는다고 경고를 하면서도, 김도현을 탐욕의 추악함 속에 거리낌없이 끌어 들이죠. 김도현의 능력을 돈으로 거래하면서, 그녀는 김도현의 두뇌와 감정마저 소유하려고 드는 것 같습니다. 돈과 부자를 보는 사회의 이율배반적인 모습 자체가 바로 유인혜라는 인물로 설명이 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유인혜라는 캐릭터는 한 면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중적이고 입체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지킬 것이 많은 사람은 집에 도둑을 지키는 큰 개를 키우고 싶어햐죠. 큰 비밀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비밀을  공유하려고 하지 않지요. 완전히 내 사람이라는 확신과 믿음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죠. 명석하고 분석력이 천재적인 잘생기고 젊은 변호사에게 그녀는 강의내용과는 정반대의, 쥐약 바른 고기덩어리를 던집니다. 절대 거절할 수 없는 파격적인 것(예고편에 그렇게 말했는데 무엇인지 궁금하네요)을 주겠다고 하는 것으로 보면 말이지요. 쥐약바른 고기덩어리는 물론 이 드라마가 표방하는 돈에 대한 욕망을 깨우는 것이겠지만, 돈에 지배당하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그녀의 강의는 적어도 김도현에게는 예외가 될듯합니다.

첫회는 유인혜의 이중성을 크게 부각하지는 않았지만,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에서 얼핏 느껴지는 냉정한 표정이라든지, 투자협상을 하며 보여준 강단있는 눈매는 호락호락한 캐릭터로는 보이지 않더군요. 김희애는 연기자가 되었다기 보다는 타고난 연기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여배우 중 한 분이죠. 3개국어가 능통한 캐릭터답게 자연스럽게 입에 척척 감기듯 나오는 중국어와 영어, 눈에 전혀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걸음걸이와 표정, 말투만으로 주위를 제압해 버리는 아우라는 김희애에게서 풍기는 묘한 분위기입니다. 김희애의 대사에는 파괴적인 힘이 있지요. 똑부러진 발음만큼이나 정확하게 강약을 전달함으로서, 표정을 보지 않고서도 대사에서 함께 전달하려는 감정을 읽게 합니다. 
김희애는 이목구비가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먼 얼굴이죠. 어떤 배우는 눈빛 연기가 특별히 좋다든지, 우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있고, 눈물 한방울로도 시청자를 울리는 힘을 가진 배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김희애는 이중 해당사항이 없는 배우에요. 대부분의 배우들이 시청자의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려서 함께 극의 캐릭터에 몰입하게 하는데, 김희애의 연기는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않습니다. 그냥 시청자들에게 천천히 가랑비처럼 걸어 들어옵니다. 시청자가 캐릭터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김희애가 캐릭터가 되어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는 느낌을 가지게 하지요. 이번회 김희애가 강의를 하는 장면에서 사법연수원생들과 함께 강연을 듣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듯이요. 
부드러운 난처럼 절제된 선과 힘을 가진 배우, 외유내강의 대표적인 배우가 김희애, 짐승남에서 엘리트 변호사에 로맨틱가이로 돌아온 장혁, 두 사람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돈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마이더스는 스토리만큼이나 드라마에 빠지게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서류가방을 든 변호사 한 명이 총을 든 도둑 백명보다 더 많은 것을 훔칠 수 있다"는 말, 유인혜를 보니 김도현을 그런 변호사로 만들려는 것 같아 보이더군요. 김도현의 최후의 선택이 무엇이든 간에 방아쇠는 당겨졌습니다. 1억원 수표를 받으면서 김도현이 들어간 돈의 세계, 그가 맞닥뜨리게 될 부자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게 될지 그 끝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1
2011.01.23 08:14




시크릿 가든 시청자를 위한 제작진의 특별한 선물, 시크릿 가든 스페셜 숨겨진 이야기. 제작진과 배우들도 드라마와 헤어진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나 봅니다. 명장면 베스트 10으로 뽑힌 장면들을 보면서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가슴졸이고, 마음아파하고, 두근거리고, 기다렸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숨겨진 이야기는 기대했던 편집은 아니었습니다. 뭔가 아쉬움과 여운이 길게 남아있었던 감정들을 이어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시크릿가든 시청자들에게 주원과 라임의 동화같은, 마법같은, 운명같은 사랑에 대한 여운과 함께 정리해 주길 바랬는데, 그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웠네요. 그래서 명장면 베스트 10을 중심으로 시크릿 가든 다시보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스페셜편과는 다른 정리를 하며 마음 속에 완소드라마로, 생각날 때마다 다시 끄집어내서 기억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글로 방송에서 부족했던 2%의 여운을 채워보려고 합니다.

<만남, 운명의 시작>
주원과 라임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먼 훗날, 자신의 반쪽이 될 운명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른체로 말이지요. 병원 장례식장, 아버지를 보내고 오열하는 길라임과 어린 여고생의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살려낸 생명 21살의 김주원은, 그렇게 마주했습니다. 너무 슬퍼서 우는 아이, 너무 미안해서 눈조차 마주칠 수 없었던 아이에게 동화처럼 걸린 마법, 기억의 저편 요르단 강을 건너는 아버지는, 라임에게 빨간 장미꽃을 주고 슬프게 웃어 보입니다. 죽음의 문앞에서 돌아서 강을 건너는 소년을 바라보면서 말이지요.  
자면서도 슬픈 아이, 그 슬픔을 만든 사람이 자신인 것 같아 미안한 주원입니다. 찌푸린 소녀의 양미간을 눌러주니 소녀는 금새 평온을 되찾습니다. 가슴에 좋아하는 고양이 인형을 품고 편하게 잠든 모습처럼 말이지요. 그렇게 잠든 두 사람이 13년만에 깨어났습니다. 끊어진 운명의 줄이 서로를 알아보고, 주원과 라임을 마주보게 하지요.
얼떨떨하고 신기한 감정, 언젠가 만났던 것 같은 슬픈 눈동자, 내리깔면 까칠하고, 뜨면 반짝반짝 빛나서 자꾸 쳐다보고 싶은 눈동자를 가진 여자에게서 라벤다향이 납니다. 라벤다향은 피로한 정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진정의 효과가 있다고 하지요. 멋집니다. 다리도 짤막하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거친 입과 언행일치를 보이는 폭행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는 여자, 스턴트우먼이라고 몸쓰는 직업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여자가 멋져 보입니다.
부상을 입어 열이 펄펄 끓어도 아프다고 내색하지 않는 여자, 그녀에게서 눈을 돌릴 수가 없는 김주원입니다. 사회지도층의 선행이라고, 사회지도층이 베푸는 소외계층에 대한 따스한 온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잠결에 양미간을 찌푸리는 길라임, 무의식적으로 주원의 손가락이 라임의 이마를 향합니다. 13년전의 기억, 그 끊어졌던 기억이 주원의 무의식 속에 흐르는 순간이었습니다.
<두근두근 설렌다. 가슴이 뛴다. 터질 것같이...>
껌딱지 같이 앵겨붙는 녀석이 액션스쿨까지 찾아와서 라임을 정신사납게 합니다. 가평에서 라임의 다친 팔을 보며, 흉지겠다고, 그래서 미스코리아 못나가겠다고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던 녀석,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라임이었어요. 누군가가 예쁘다고 말해준 것은 처음이었어요. 가난한 스턴트우먼에게는 멋도 사치였고, 여자이기보다는 액션배우이고 싶었기에, 라임은 누군가가 여자로 대해주는 것이 얼떨떨하고 신기했을 뿐이에요. 그녀석도 같은 말을 합니다. 맨날 주위에 얼쩡거리면서 나타나고, 딱 미친놈이 되기 일보직전이라면서요. 
액션스쿨 6기생 교육시간, 빤짝이 똘추가 윗몸일으키기를 한다고 잡아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윗몸일으키기는 보통 말하는 기초체력훈련이 아니었지요. 심장이 쪼글쪼글해지며, 손발을 오그리고 터져나오려는 꺄아악 소리까지도 멎게 만들었던, 심장박동수 체크 트레이닝이었습니다. 다시봐도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한 달달 장면입니다.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 작년부터?". 길라임이 스페셜에서 그 대답을 해주더군요. 태어날 때부터랍니다. 하지원씨 태어날 때부터 예뻤을 겁니다. 인정!!
  
<기억하는 손길,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
처음 길라임을 만났던 날도 길라임은 양미간을 찌푸리며 꿈을 꾸고 있었지요. 가평촬영장에서도 주원이 기억하지 못하는 13년전 여고생때도, 액션스쿨팀과 합숙을 가서도 길라임의 무의식에는 슬픔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일까, 아버지를 잃었던 그때부터였을까, 그런 라임을 편하게 해주었던 손길, 그때도 지금도, 그리고 13년전 무의식 속에서도 느꼈던 손길입니다. 
설레이고 두근거리고 편안하게 했던 손길, 그 손길의 주인공이 내일도 모레도 꿈속에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라임입니다.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그래서 라임에게 얼마나 먼 사람인지, 그래서 언젠가는 아름다운 별처럼 사라져 버리겠지만, 그렇게 꿈속에서라도 오래도록 만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영혼체인지, 세상에 이런 걸 누가 믿을 수가 있겠어?>
제주도 신비가든에서 얻어온 꽃술을 마신 라임과 주원, 영혼체인지라는 마법장치는 드라마에 깨알같은 웃음들을 선물해 주었지요. 속옷입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현빈의 민망한 모습, 오줌을 참는 모습, 그리고 순간 쩍벌녀로 둔갑한 하지원의 터프한 모습까지, 보는내내 웃음 터졌던 장면들이었습니다. 벤치에서 처음으로 키스를 하기도 했었고, 임감독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라임의 영혼이 들어간 현빈이 가발을 뒤집어 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서로의 집을 바꿔 살아야 했던 두 사람이 부의 차이를 경험하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법한 월세 30만원짜리 쪽방과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왕자의 궁, 그 극과 극의 비교체험에서의 웃음과 비애도 있었고, 바뀐 몸에 적응하는 에피소드도 빵빵 터지게 만들었지요. 그중 압권은 사우나에 간 윤슬과 바뀐 주원, 대담하게 몸자랑하는 오스카를 보고, 기겁해서 소리지르는 현빈의 모습이었고요.
<주원의 상처, 그리고 악몽같은 기억>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따지고 보면 이런 무의미한 논쟁도 없을 겁니다.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부성애에서 비롯된 사랑이었을까? 운명의 사랑이었을까?도 마찬가지에요. 주원을 엘리베이터에서 구하고 순직한 길라임의 아버지는, 그 후로도 오래동안 라임의 곁을 맴돌았습니다. 라임에게 닥칠 비극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라임을 살리기 위해 영혼체인지를 할 대상으로, 13년전 자신이 구했던 청년을 미리 점찍은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사고전에 라임이 영혼체인지로 비극을 몰고 올 촬영을 막기 위함일 뿐이었지요.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될 것을 미리 라임아버지가 알았다면, 어쩌면 영혼체인지가 아닌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라임에게 정해진 운명은 길라임 아버지의 마법으로도 바꿀 수는 없었어요.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고, 운명을 바꾸는 것이 있다는 것도 함께 보여준 설정이었습니다. 마법이라는 장치를 동원했지만, 세상에 사랑으로 운명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는 일들이 우리가 늘상 경험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면, 운명보다 강한 것이 사랑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멜로드라마의 공식에 철저하게 충실했던 설정이기도 했고요.
결혼한 분들이라면, 옆에 있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상상해봐도, 사랑의 마법이라는 것이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잖아요. 지금과는 다른 사람과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생긴 아들딸을 낳고 살고 있겠지요. 만족하든 만족하지 못하는 생활일지라도요. 새로운 만남, 인연이 우리에게 매일 일어나고 있는 생활 속의 마법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라임과 주원은 마법의 강도가 엄청나게 세서 핵폭탄급이었지만 말입니다.
라임과의 인연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라임이 평생 꿈을 포기하고 주원에게 달려옴으로, 주원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었던 엘리베이터씬, 현빈의 미친 연기감이 돋보였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인어공주, 세아이 엄마되다>
지난 글에서는 저는 길라임은 신데렐라가 아니라고 썼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길라임은 사회지도층 김주원을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그녀의 꿈을 위해 일하고 있었고, 지지고 볶고 애낳고, 사랑하고 시어머니 시집살이까지, 평범한 여자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요. 신데렐라가 되어 입궁은 했지만, 길라임표 가정을 꾸리고 있었어요. 방귀도 뀌고 아침에는 눈꼽도 묻히고, 부스스한 몰골이 되기도 하고, 애들에게는 군기잡는 무서운 팥쥐엄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데렐라 보다는 현실 속의 아줌마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데렐라의 판타지를 깬 드라마라는 표현도 했었어요.
마지막회 시청자를 위한 팬서비스가 지나쳐서 김은숙 작가의 해피엔딩에 대한 눈물겨운 노력까지도 엿보였는데, 그래서 살짝 허탈스럽기는 했지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것은 시가팬들에게 가슴앓이는 해방시켜준 것 같습니다. 파리의 연인이 되면 진짜 거품 물려고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크릿 가든은 많은 이야기를 진행형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문분홍여사와의 화해도 결국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혼사진 한 장, 결혼식조차 없었던 재벌남으로 마지막까지 날카로운 해학을 남겼지요.
인어공주의 결말은 김은숙 작가가 새로 쓴 변주곡이었습니다. 신데렐라를 만들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세아이의 엄마로 만들어 버리면서, 드라마를 마법과 동화를 넘나들면서 주원앓이 라임앓이를 하게 했던 주인공을 드라마 밖으로까지 나오게 한 것이지요. 마치 이웃집 젊은 신혼부부가 '이러저러한 사연을 가지고 산대, 그 여자가 길라임이래, 그남자는 김주원이고, 저기 봐, 쟤네들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애들이란다...'등등 속닥거리게 하는 재미까지 주었다는 겁니다. 대개의 판타지 동화나 드라마가 두 사람의 키스신이나 포옹신, 혹은 결혼사진으로 끝내버리면서, 거기서 상상을 멈춰버리게 한 것과는 다른 마무리였지요. 사회에 모범을 보이는 사회지도층의 금슬로 네번째 아이도 생겼을 듯한데, 딸일까, 또 아들일까? 문분홍 여사는 길라임과 주원을 받아들였을까? 등등의 상상을 하게도 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 돌아올 수밖에 없는 자리, 운명 그 절대적인 사랑>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던 라임과 주원, 처음에는 최상류층 0.1%와 최하위층 0.1%의 이루어질 수 없는 조건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건보다 앞서는 감정, 자석처럼 끌리는 감정은 김수한무와 거북이로도 되지 않았고, 정강이를 뻥뻥 차버리면서 밀어내도 끊어지지 않았지요. 그리고 또 헤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달라는 말은, 라임에게는 얼음송곳처럼 아프고 가슴시렸지요. 인어공주처럼 거품이 되어 사라지진대도 왕자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라임입니다. 주원엄마 문분홍여사의 독설에 무너지는 라임, 부모님을 욕되게 하면서까지 왕자님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이 왕자님을 구하는 일이었으니까요. 라임은 끝내 인어공주일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왕자님을 사랑하니까요.
상처받은 라임을 위해 주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자기 것을 버리는 것이었지요. 로엘백화점의 주식도, 세상의 눈도, 사회적 조건도 라임보다 소중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라임을 인어공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주원이었으니까요. 인어공주를 신데렐라로 만들 수만 있다면, 가진 것 모두를 버릴 수 있는 주원입니다. 단 하나, 라임이만은 버릴 수 없는 왕자님입니다. 이번 스페셜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가 추가하고 싶은 명대사는 주원의 "제게는 이 여자가 김태희고, 전도연입니다"라던 대사였답니다.

라임은 아버지가 그토록 말리려고 했던 운명을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영혼체인지라는 꽃술의 마법도 라임의 운명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게지요. 촬영중 사고, 뇌사상태에 빠진 길라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두 사람에게 영원한 이별이 예고된 사고였습니다. 라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주고 떠나려는 주원, 그들의 영혼체인지는 기적을 선물해 주었지요. 비록 21살의 주원으로 돌아왔지만, 죽음도 주원과 라임의 절대사랑에 잠시 눈을 감고 모른척해 준 것이지요. 저승사자님 완전 땡큐~
밀어내려고 할 수록 더 강하게 이끌리는 마법,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아서 시작된 운명같은, 혹은 마법같은 사랑말이지요. 사랑처럼 위대한 것은 없다고 하지요. 그리고 저는 시크릿가든 마지막회를 보면서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처럼 우리 가까이에 흔하게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요. 다만 그 사랑이 일상처럼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요. 시크릿가든이라는 비밀정원은 운명같은 사랑을 하는 주원과 라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예쁜 장미꽃이 만발한 눈부신 정원을 만들지, 벤치만이 덩그라니 놓여있는 삭막한 정원이 될 지, 마법은 우리들 모두가 부릴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시크릿가든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현빈씨 해병대 잘다녀오고, 군복무후 좋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연기자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특히 김은숙 작가님은 휴식 충분히 취하고, 새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