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2.04.03 '사랑비' 비극적 사랑 암시한 윤아의 병, 헤어지는 이유인가? (7)
  2. 2012.03.28 '사랑비' 서인국의 재발견,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 (6)
  3. 2012.03.27 '사랑비' 윤아-장근석의 엇갈린 사랑, 복장터질것 같이 예쁜 드라마 (6)
  4. 2010.11.03 '성균관스캔들' 감동을 날려버린 마지막 5분 (19)
  5. 2010.11.02 '성균관스캔들' 드러난 윤희의 비밀, 윤희를 살릴 사람은 누구? (21)
2012.04.03 09:20




인하가 도망가면 윤희가 다가오고, 그녀가 도망가면 인하가 다가갔습니다. 인하와 윤희의 사랑은 질긴 운명처럼, 그렇게 서로를 놓치 못하고 멀어지고 다가가기를 반복하며, 힘겨워 합니다. 완성하지 못한 사랑비를 들려주고 인하는 모두에게 충격선언을 했지요. "군대가게 될 것 같다".
휴학하고 군대에 자원했다는 말에 동욱과 윤희의 놀람 다른 이유로 화나게 합니다. 사전에 한마디없이 군입대를 자원한 친구의 독단적인 결정에 화나는 동욱이고, 자기때문에 힘겨워 도망가려 하는 인하에게 화가 나는 윤희였습니다.
자기때문에 그러는 거냐고 묻는 윤희에게, 인하는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전하지 못할 것같기에 그의 진심을 고백하고야 말았지요. "다 거짓말이었어요. 내 그림, 윤희씨가 우연히 내 풍격에 들어온 게 아니라, 그날 윤희씨가 내 풍경이었어요. 처음 만난 날부터 내 풍경은 쭉 당신이었어요. 그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것(당신)때문에 항상 설레었어요. 미안해요, 비겁했던 거...".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는 인하, 뒤늦은 고백에 눈물이 밎히는 윤희, 두 사람 사이에 말보다 더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었지요. 다리 위에 서있는 두 사람을 감싸고 있었던 황혼의 노을처럼, 인하의 나래이션이 흐릅니다. "좋아한다는 말도, 많이 아프다는 말도 제대로 전해보지 못하고, 하늘 가득 펼쳐진 수채화같은 황혼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것이 모두를 힘들지 않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인하, 사랑은 행복과 슬픔의 두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는 말이 인하의 이야기라는 것을, 행복은 그녀의 몫으로 슬픔은 인하의 몫으로 감당하고 싶었던 인하였습니다. "어디서든 나는 매일매일 당신의 행복을 바랄겁니다", 윤희에게 태엽시계를 남기고 춘천으로 스케치 여행을 떠난 인하, 인하의 눈에 러브스토리 상영간판이 눈에 띄지요.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인하를 아프게 합니다. 함께 할 수 없기에 말이지요.
인하가 남기고 간 시계를 본 윤희는 인하를 향해 달려가고 말았지요. 그를 향해 달려가버리는 설레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스케치를 한다는 청평사 어느 곳에도 인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가 떠나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윤희였지요. 윤희의 눈에 들어온 러브스토리 상영간판, 비가 내리는 춘천역 극장앞에서 운명처럼 다시 만난 두 사람입니다. "보고 싶어서요. 오늘 아니면 못볼까봐...", 인하와 영화 러브스토리 둘 다 함축시키는 대사는 드라마의 서정성을 더해주더군요. 

러브스토리를 보면서 윤희의 손을 잡을까 말까 망설이는 인하의 설레임, 상투적인 설레임의 표현기교지만 그 설레임이 시청자의 것으로 전가되는 것은, 장근석의 촌티나는 순수함때문이었을 겁니다. 기교부리지 않은 23살의 청춘, 장근석이 그 시절의 풋풋한 감정전달을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가 끝나고 춘천역으로 온 인하와 윤희, 어김없이 등장하는 막차는 떠나고 였습니다. 숨이 찬 윤희의 손을 잡고 대합실로 들어갔던 인하가, 윤희가 손을 빼려하자 꽉 잡는 모습에, 가슴이 콩콩하기도 했답니다. 호객행위를 하는 스카프 아줌마의 유혹(?)도 거절하고 밤기차를 타고 동해바다를 향한 인하와 윤희,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상처를 입힐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사랑, 그 미완의 설레임이 말이지요.
기차 유리창에 글씨로 쥬고 받는 대화는 고전적인 영상을 한층 세련시켰더군요. 글씨를 쓰고 입김을 불어 나타나게 하는 것은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순수의 빛깔이었습니다. "행복해요?", "!" 짧은 영상이 주는 수많은 대화이기도 했지요. 

동해의 바닷가에 앉아 미완의 사랑비를 완성하는 인하와 윤희, 슬프게 끝날 것 같아 완성을 못했다는 인하에게 윤희가 그녀의 마음을 전하지요. "이젠 아니죠? 우리 같이 만들어 볼래요?", 사랑이 슬프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윤희도 인하를 좋아한다는 고백이었으니 말이죠. 윤희의 볼에 키스를 하는 인하, 한 발자욱 한 발자욱 그녀에게 다가서는 것이 행복한 인하입니다. 윤희의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인하입니다. 매일매일을 그녀와 함께 하고 싶은 인하입니다. "사랑합니다".
서울로 돌아온 인하와 윤희, 물론 두 사람의 증발로 쎄라비 친구들은 발칵 뒤집혔지요. 인하의 캐비넷에서 윤희의 그림과 일기장을 보게 된 혜정, 윤희가 인하를 만나러 춘천에 갔다는 것을 알게 된 동욱, 인하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창모(서인국)가 어떻게든 수습을 해보려하지만,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지요.
동욱에게 윤희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인하, "내가 말했던 3초, 윤희씨였어. 미안하다, 하지만 이제 너한테 양보하지 않을거야". 친구에 대한 배신감에 충격받은 동욱과 인하를 짝사랑하고 있는 혜정의 눈물이 두 사람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했지요. 친구들에게 좋아한다고 밝히고, 이제는 마음껏 그리워 해도 된다는 행복감에 겨워, 보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서로의 집을 향한 두 사람, 그렇게 두 사람에게 사랑은 행복한 것이었습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같은 행복...
그러나 사랑의 또 다른 얼굴 슬픔이 그들을 향해 시작된 사랑보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야 말지요. 혜정(손은서)이 인하의 캐비넷에서 본 윤희의 일기장이 두 사람의 비극을 예고했지만, 일기장보다는 윤희의 병이 두 사람을 이별하게 하는 이유가 될 듯하더군요.
"일기장을 보고 말하는 것을 보고 그게 사랑이었다고 착각했었어요"라며, 차갑게 돌아서는 윤희의 모습이 나오기도 했지만, 윤희도 인항의 사랑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진심이기 때문이라는 의미를 윤희도 알고 있었지요. 
일기장보다는 윤희의 병이 두 사람에게 비극적인 이별을 하게 할 듯하더군요. 동해바다에서 돌아온 윤희가 어지러워하더니 길에 쓰러져 버렸고, 행인이 윤희를 병원에 옮겨 응급처치는 받았지만, 간호사가 의사선생님이 말해 줄 것이라는 말로, 윤희에게 안좋은 일이 있을 것임을 암시했지요. 아마도 정밀검사를 하고 윤희에게 결과를 보러 병원에 다시 오라고 했을 듯하더군요. 얼굴이 창백하고 잔기침을 하기도 했던 윤희의 상태를 보니, 폐결핵이 의심되더군요. 70년대에 결핵이나 폐결핵이 젊은 이들에게도 영양부족과 열악한 환경에서 발생빈도수가 높았던 것을 보면 말이죠. 
알려진대로 윤희는 미국으로 건너가, 후에 중년이 된 윤희를 이미숙이 연기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니, 병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가야하기에 윤희가 인하를 떠날 결심을 하지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병이 있다는 말을 하지는 못하겠지요. 폐결핵이나 결핵이 전염질환임을 알면서도 인하가 윤희를 멀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윤희가 더 잘알 것이기에 말이죠. 격리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인하는 윤희를 떠나지 않으려 하고, 그래서 일기장을 핑계로 모진말을 하고 인하와 이별을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인하를 멀리 하는 것은 미국으로 가버리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윤희같아서 말이죠. 지켜주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는 것이 사랑이기도 한,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말이 윤희가 미완성으로 남겨야 했던 인하와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윤희가 떠나고 인하는 군입대를 하면서 그렇게 그들의 행복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던 사랑은 그들의 기억에 청춘의 한페이지로 남습니다. 못다한 이야기들을 써내려가지 못하고 접혀진 채로 말이지요.
사랑비는 쌍팔년도에나 있었을 법한 드라마적인 기교를 통해, 지독할 정도로 진부한 고전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랑도 있었노라'며, 덧칠하기를 거부하고 투명한 수채화를 고집하는 윤석호 감독과 오수연작가의 뚝심이 공해에 찌든 마음을 정화시켜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색깔의 사랑드라마에 익숙해져 있는 시청자를 깊숙이 적셔줄 지, 우려도 됩니다.
 
설마 이렇게 시청자도 쉽게 알 수 있을 설정들을 넣나 의아할 정도로, 드라마는 낡음과 느림, 익숙함을 고집합니다. 그리고 말하죠.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데는 3초가 안걸렸다, 그러나 사랑을 보낼 때 3초로는 불가능했다". 인하의 회상을 느리게, 아주 느리게 그리고 있는 이유는, 30여년 후 인하와 윤희에게 여전히 접혀진 상태로 유효한 첫사랑, 그 설레임이 잊혀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낡음과 느림이 2012년 2세들의 사랑과 어떤 차이와 공통점이 있을지를 대비하기 위해서 말이죠.
슬슬 속도를 내줬으면 싶었는데, 다행스럽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 2012년의 장근석과 윤아의 변화된 모습이 예고편에 등장해서 반갑더군요. 낡은 사진첩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장근석과 윤아의 답답하고 서툰 사랑과, 2012년 세련된 모습으로 파격등장한 장근석과 윤아가 보여줄 사랑은 어떻게 다를지, 캐릭터의 변화만큼이나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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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7
  1. 초록누리 2012.04.03 09: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뭘 잘못 건드렸는지 글씨체가 작아져 버렸네요.
    딸아이에게 sos를 보냈는데 대답이 없습니다ㅜㅜ.
    문제파악하는 대로 글씨크기를 원래대로 돌려놓을게요.
    훅 아시는 분은 해결방법 댓글에 남겨주시면 감사^^

  2. 여왕의걸작 2012.04.03 09: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씨체가 작다고요? 그렇지 않은데요..ㅋ
    초록누리님의 감성과 문장력이 사랑비라는 드라마와 너무 잘 어우러지네요.
    시청률이 또 내렸습니다.
    한회에 뭘 담아냈나 싶을 만큼 너무 느리고 조용한 드라마라 막장에 찌들린
    우리에게 너무 지루한 드라마일지도 모르겠어요.

    • 초록누리 2012.04.03 10:20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화면 비율을 잘못 건드렸나 봐요.
      그래서 제 컴 자체가 다 글씨체가 작게 나오네요.
      근데 어디서 고치는 지를 몰라서 지금 돋보기를 쓰고 이웃님들 글을 읽고 있답니다.ㅎ;;
      이웃들 글씨체도 다 작게 나와서..ㅠㅠ

  3. 여왕의걸작 2012.04.03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 초록누리님께 가장 쉽게 가르쳐 드릴 수 있는 방법은
    ctrl 컨트롤 키를 누른 상태에서 마우스 구슬을 굴리면
    크기를 늘렸다 줄였다 가능합니다.

    • 초록누리 2012.04.03 11:46 신고 address edit & del

      아하~~~~~~~!!!!!
      쌩유~~~~ 원래 크기로 왔어요.ㅎ
      제가 컨트롤 누르고 마우스를 움직여서 그렇게 된 거였군요.
      밑에 표시줄에 크기 표시도 안되고 해서, 완전 당황했었답니다,
      예전에도 글쓰는 중간이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100% 70% 이런 숫자가 나왔었거든요. 근데 안나오더라고요.
      그것때문에 이리저리 고민하고 난리를 치다가 글도 일찍 쓰고도, 못올리다가 올렸답니다.ㅎㅎ
      고마워요, 줄리아님!!

  4. 2012.04.03 10:4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2.04.03 10:46 신고 address edit & del

      장근석과 윤아가 현대인물(?)로 나오면 분위기도 업되지 않을까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2012.03.28 09:38




닿을 듯 닿지 못하는 인하와 윤희의 가슴앓이가 안타까웠던 사랑비 2회였습니다. 예고편에 인하가 윤희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것을 보니, 불편한 3각관계는 끝날 듯한데 인하를 좋아하는 백혜정이 더 큰 갈등축으로 등장할 듯하더군요. 세라비 3인방과 가정과 미녀 3인방이 날리는 화살이 어째 이리 엇갈리기만 하는지, 그렇게 엇갈리고 아파하면서 성장해 가는 것이 청춘이겠죠.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허공에서 부딪치다 마는 인하와 윤희의 눈빛, 서로에게 향하는 눈빛은 감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인하도, 윤희도 그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 지를 알지만, 확인하기를 두려워 할 뿐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용기를 내어 다가갔면 좋으련만, 너무나 닮아있는 두사람이지요.

'그 순간 어떻게 해도 난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동욱이 축제날 윤희에게 고백을 하겠다는 말을 들은 인하는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이 밤이 지나가면 그녀를 정말 보내야 한다는, 다시는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말이지요. '사과를 맞추면 윤희씨를 포기하지 않겠다, 그게 동욱이라고 해도...', 자신의 감정이 사랑인지를 확인했던 인하였습니다. 3초만에 느낀 설레임이 사랑일까? 차라리 안되는 인연이라고 빗나가 주지, 사과를 뚫어버린 화살이 야속한 인하였습니다. 아니 용기없는 자신이 답답할 뿐입니다.
용기를 내어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 순간 그녀가 손을 빼지 않았다면 고백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가슴이 뛰었다고 말이지요. 내 그림속 인물은 평생 윤희씨만을 그리고 싶다고 말이지요. 축제의 간판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반사적으로 윤희를 안고 넘어진 인하, 다행입니다. 그녀가 다치지 않아서, 그리고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그녀를 안아서 행복했습니다. 팔이 부러진 아픔도 느끼지 못했을만큼 말이지요.
김밥을 싸온 윤희, 인하는 윤희를 데리고 악기상가를 가지요. 주문해 둔 기타에 그녀의 체취를 담아두고 싶습니다. 인하의 노래는 윤희 그녀에게 전하는 노래가 될 것이고, 그림의 주인공은 김윤희 그녀만이 될 것입니다.

화실로 돌아온 인하와 윤희, 함께 김밥을 먹자고 인하가 물을 뜨러 간 사이 윤희는 인하가 뒤집어 버린 스케치북 속의 여자가 , 백혜정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요. 인하의 캐비넷을 열어 본 윤희, 자신을 그린 그림들이 쌓여있음에 인하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기분이 좋은 윤희였습니다. 혼자만의 설레임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으니까요.

복고와 진부함의 차이, 머피와 샐리의 법칙에서 벗어나라

윤희를 그린 그림을 들키고 만 인하, 윤희를 뒤쫓아가 고백을 하려합니다. 그러나 이럴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머피의 법칙이 인하와 윤희에게 어김없이 등장하고 말지요. 창모(서인국)의 목소리에 동욱을 떠올리고 거짓말을 해버리는 인하였습니다. "그림들 별 뜻 없어요. 나한텐 그냥 풍경이에요. 그날 그리려던 풍경 속에 윤희씨가 있었던 것 뿐이에요". 손도 괜찮아졌으니 도시락도 싸오지 말고, 무엇보다 동욱이 한테 오해받고 싶지 않다고, 동욱이는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라고 말하는 인하였지요. 친구를 택하겠다는 의미로 알아들은 윤희, 그 말은 윤희의 마음에 대한 분명한 거절이었지요.
인하에게 거절당한 윤희, 졸졸 따라오는 동욱에게 냉랭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동욱이 왜 자신을 좋아하는지를 말하자, 마음이 살짝 움직이는 듯한 윤희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인하나 윤희처럼 뜨뜨미지근하게 굴다가 여러 사람 상처를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윤희와 인하라는 캐릭터에 큰 매력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그런 성격의 사람이 있었다는 것에, 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많은 부분 이해를 하고 보고 있지만 말이죠.
"누굴 닮았어. 좋아하는 이유...", '설마 엄마라고 말하지는 않겠지? 아무리 촌스러운 복고를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시에, "어릴 때 돌아가신 우리 엄마"라고 말하는 동욱이더랍니다(흐익!!! 세상에나, 순간 누군가의 채널돌리는 소리가;;). 엄마와 닮았다는 말만큼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도 없지요. 상당히 로맨틱하면서도 모성애를 유발하는 즉효약이니 말이죠.
그런데 그간 드라마를 통해 엄마를 닮아서, 그것도 돌아가신 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인지, 식상하더군요. 엄마를 닮았다는 말이 아주 심각한 상황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하나의 코드였는데, 사랑비에서는 동욱의 간절함이나 진실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가벼워져 버린 '돌아가신 엄마' 드립이었죠. "나도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어요", 부창부수인지 동지의식 다지는 윤희까지...암튼 이 구닥다리 코드를 어이할꼬 싶네요.

동지의식으로 살짝 가까워진 두 사람, 동욱이 윤희에게 사귀자는 프로포즈를 했지요. 동욱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싶으면, 라디오 공개방송 합숙여행을 떠나는 날 기차역으로 나와주라는 조건으로 말이지요. 기차는 떠나려는데 나타나지 않는 윤희, 동욱은 윤희가 거절했다는 것으로 쉽게 포기하고 기차에 올라 버리지만, 동욱보다 인하가 더 윤희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친구의 여자친구라고 할지라도, 친구의 옆에 서있는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았던 인하, 그래서 슬펐던 인하였습니다.
기차는 출발하고 모퉁이를 돌아서 뛰어오는 윤희, 분명 망설이다 늦은 것이겠지만, 달리는 기차와 함께 위험스럽게 뛰는 여자, 그 여자를 안간힘으로 손을 뻗쳐 기차로 끌어올리는 남자, 일종의 샐리의 법칙이죠. 기차가 나오면 감초처럼 등장하는 고전드라마의 정석입니다. 설마 2012년에도 이런 고전의 정석을 보여주면, 영상미를 떠나 설정의 진부함에 눈이 돌아갈 것 같은데, 오수연 작가와 윤석호 피디, 사고에 세련미를 더해주면 안될까요?;;. 
모래사장에서 자작곡을 들려주는 인하, "비오는 저녁 그대 모습 보았죠. 오래 전부터 보고 싶은 그녀를. 우산이 없는 그녀에게 말했죠, 내 우산 속으로 그대 들어오세요.... 사랑비가 내려 오네요". 윤희는 알지요. 그것이 윤희와 인하의 이야기임을 말이지요. 노래가사의 그녀가 3초 아니냐고 묻는 동욱, 인하가 모두 앞에서 뭔가를 고백하려는 장면으로 2회가 끝났네요.
예고편을 보니 인하와 윤희가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고 러브무드로 진행되는 것같더군요. 이제 속도 좀 내는 건가 싶어 반갑기도 하고, 그들의 사랑이 풋풋하고 아름답고 순수한 만큼, 안타까운 이별을 할 것을 알기에 슬퍼지기도 합니다. 

서인국의 재발견,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
쑥맥같은 남녀주인공들의 보면 조금 답답하기도 하지만, 느리게 다가가는 가볍지 않은 설레임은 70년대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적인 기법일 겁니다. 3초라는 빠른 시간과는 대조적으로 느리게 다가가는 사랑, 성질 급한 사람에게는 인내심이 필요한 드라마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물리적인 시간의 극명한 대조는 바쁜 우리들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여과장치이기도 합니다. 
이 정적인 드라마에 감초처럼 활기를 주는 동적인 캐릭터가 있지요. 세라비 3인방 중에 한 사람만 나오면 웃음이 실실 나오고 빵빵 터집니다. 매력적인 귀요미에 속깊은 빈대(?) 김창모(서인국)입니다. 슈스케 출신 서인국을 한 눈에 알아보기란 쉽지 않았어요. 검은 뿔테안경을 쓰고 노래를 부를 때, 어디선가 들은 목소리다 싶었는데 서인국이더라고요.
미대 작업실에서 정물화 소품 사과를 먹다가 걸려 누드모델이 되기도 하고, 찰진 경상도 사투리는 어디서 저런 물건이 나왔나 싶을 만큼, 연기가 자연스러워 놀랐습니다. 출신지가 경상도라 어색함이 전혀없는 사투리는 그 엉뚱한 표정과 온몸을 던지는 연기에 녹아들어 빵빵 터집니다. 누드화 모델이 되어 굴욕을 겪었던 서인국, 2회에서는 물풍선 세례까지 깨알웃음으로 드라마 분위기가 쳐지는 것을 막아주더군요.
인하가 윤희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던 창모(서인국). 인하에게 "룸메이트에게 할 말, 혹은 상담하고 싶은 것 없느냐"며, "여자문제라던가"를 반복해서 묻는데,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진지한 모습에 빵터지게도 했지요. 얼마나 인하가 안쓰러웠으면, 대놓고 묻지는 못하고 간접적도 아닌, 반은 직접적으로 옆구리를 찌르나 싶어서 말이지요. 도대체 뭔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영문을 모르는 인하였지만 말이지요. 
짝사랑하고 있던 백혜정(손은서)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진지함과 열받은 민망함을 능숙하게 보여 주기도 했지요. 도무지 정리가 안되는 수학문제는 인하와 윤희, 동욱의 얽힌 관계이기도 했지만, 자신과 혜정, 그리고 인하의 삼각관계이기도 했죠. 서인국이 설명하는 X, Y, AY, BX의 관계를 시청자는 알고 있지만, 멍해져 버린 백혜정이었죠.
자리를 뜨려는 백혜정이, 인숙을 불러 술값 계산하라고 하면서 인숙의 마음을 외면하는 창모에게 너무한다고 잘 좀해주라고 하자, 창모는 "그렇게 당당하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부럽다, 사정상 말못하는 사랑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며, 인하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를 알듯 모를듯한 말을 흘리지요. 누굴 좋아하는데 어떤 사람이 이미 좋아하고 있다던가, 가난한 시골집, 동생들이 5명이나 있는 장남이라, 도저히 좋아할 여건이 못되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면서 말이지요.
백혜정이 그런 것을 비겁한 것이라고 무조건 얘기해야 한다고 말하자, 용기를 얻은 김창모는 그만 혜정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지요. 혜정이 오래동안 인하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좋아한다고.... 창모의 고백에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처음부터 좋아했는데 동생 다섯명이 딸린 시골 장남이라 말 못했다고 하는데, 그 순간 서인국의 표정은 너무나 진지하면서도 슬퍼 보이더군요. 
황당스러워 하는 혜정을 보고 무안해진 창모, 괜한 고백으로 혜정을 보기가 어색해서 춘천가는 기차에서도 혜정을 피하다, 본의아니게 인숙과 엮이기도 했지요. 키스를 바라는 인숙의 입술을 보고 침 꿀꺽꿀꺽 삼키다가, 괴성을 지르며 일어나버린 순수 청년, 유혹 앞에 갈등하는 진지한 듯 코믹하고, 코믹한 듯 진지한 표정연기 대박이었죠!
서인국이 처음 연기를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군요. 어눌하면서도 순수한 창모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잘 표현하기도 했고 말이지요. 창모같은 남자가 진국인데...
인하는 지극히 내성적이고 소심한 캐릭터라면, 동욱은 무신경하고 눈치없는 부잣집 아들의 캐릭터지요. 두 사람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김창모라는 캐릭터가 있음으로서 비로소 세라비 3인방을 완성한다는 느낌이에요. 창모는 인하가 그린 윤희의 그림을 동욱과 혜정이 보지 못하게, 문을 가로막는 속깊은 친구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주인공 주위의 친구들 중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은 톡톡히 하면서도, 뭔가 부족해 보이는 캐릭터로 쩌리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서인국은 감칠맛나는 사투리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쩌리화 되기는 커녕,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 주더군요.
가수로서 연기에도 도전해서 성공하는 남자연예인들 중 대표적인 배우가 이승기, 박유천입니다. 물론 두 사람은 연기를 처음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물이 오른 연기자들이죠. 서인국과 비슷한 길을 걷는 가수 중에 하이킥3에 출연중인 강승윤도 빼놓을 수 없지요. 강승윤과 서인국을 보면 발연기하는 배우들보다 훨씬 연기가 낫더군요. 사랑비의 미워할 수 없는 귀요미 창모, 캐릭터의 존재감을 좋은 연기로 살리고 있는 서인국의 재발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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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6
  1. 2012.03.28 09:4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timedelay 2012.03.28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하다보니 저랑 같은 포스팅이 되었네요 ㅎㅎㅎ 확실히 서인국이 좋은 존재감을 보여주는거 같아요 ㅎㅎㅎ

  3. 노지 2012.03.28 09: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랑비를 보고 서인국에 대한 말이 많군요...ㅎ;

  4. 모피우스 2012.03.28 12: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수들의 드라마 약진이 돋보입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5. 국민건강보험공단 2012.03.28 13: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교련복에 각진 뿔테안경을 한 서인국은 머리스타일부터 복장까지
    70년에 모습을 정말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것 같네요 ^^
    잘보고 갑니다. 사랑비의 앞으로에 이야기가 정말 기대되는데요 ^^

  6. 15tuki 2012.03.28 13:22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도 왠지 '사랑비'를 보실 것 같았죠...^^
    전 사실 주인공인 장근석이나 윤아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장근석은 오히려 싫어하는 쪽에 가깝죠. 그런데도 뭔가에 끌린 듯 1회부터 보고있더군요.
    왜 이 드라마를 보는걸까...???
    '느림'....에 끌려서가 아닐까 싶더군요.
    시대가 70년대이건 90년대이건(제가 90년대 대학생이었던지라ㅎㅎ)...2010년대이건
    20살 즈음의 사랑이 던지는 '순수함'이 한껏 전해지더군요.
    물론 스토리는 정말 너무 뻔~히 보여서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말이죠.

    저도 서인국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연기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드라마에 어찌나 잘 녹아있던지. 다시 봤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호감가지 않는 배우 장근석의 '연기'는 참 좋더군요.
    장근석은 안보이고 '인하'만 보이더군요.
    도서관 앞에서 기다리라고 말하고 허둥지둥 달려가는 모습이나, 망가진 우산 받쳐드는 모습이나
    그 마음은 잘 전해지더군요.
    조금 겉도는 이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모습이 좋았기에
    전 쭉~ 이 드라마를 볼 듯 합니다.
    답답함은 좀 따라다니겠지만 말이죠. ㅎㅎㅎ

2012.03.27 12:35




사랑비를 보면서 스무살 딸아이가 울더군요. 평펑 운 것은 아니고 그냥 눈물이 그렁그렁해 지더니 주륵.... 그 시대 서인하와 김윤희같은 첫사랑을 하기도, 혹은 봤기도 했던 엄마는 알듯 모를 듯 희미한 미소만 지었는데 말이죠.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화면이 너무 예뻐서 그냥 눈물이 났다네요. 대학 1학년 딸아이가 눈물을 흘렸던 이유를 알 것도 같더군요. 인스턴트 커피같은 사랑이 아닌, 눈물이 날 것같은 그런 순수한 사랑에 대한 동경, 혹은 로망(?)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영상미의 대가 윤석호 피디와 감성의 작가 오수연의 만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설레였던 사랑비는, 봄비처럼 촉촉하게 다가왔습니다. 첫회를 시청한 느낌은 느린 왈츠곡을 들은 느낌입니다. 나른한 아름다움이랄까, 편안하면서도 좋은데, 심하게 음악에 빠지면 졸음이 올 것같은....음악 자체는 참 좋았습니다. 올드한 사랑코드와 캐릭터가 진부하기는 했지만, 70년대니까 용서를 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으로 봤네요;;
윤석호 피디와 오수연 작가는 사람의 감성을 한 사람은 그림으로, 한 사람은 글로 풀어내는 탁월한 감각이 있는 분들이죠. 가을동화 겨울연가에 이어, 사랑비가 뜨거운 반향을 일으킬지는 모르겠지만, 느리게 다가가는 서툰 사랑이야기, 서툴어서 실패하고 아파하고 상처를 입기도 했던, 우리들의 혹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그들의 스타일대로 풀어냈습니다. 봄비와 노랑우산처럼 말이지요. 

윤석호 피디와 오수연 작가의 조금은 낡은 감성으로 보이는 복고풍의 사랑을, 신세대 장근석과 윤아가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장근석과 윤아의 케미도 좋고, 연기도 안정되어 예쁜 그림으로 나오더군요. 윤아의 청순하고 단정한 이미지와 촌티나는 어수룩함도 장근석에게서는 순수가 돼버리는 사랑비였습니다.


사랑비 초반부는 과거의 시간을 망원경으로 끌어당겨 보듯이 서인하와 김윤희의 첫만남과 사랑을 보게 합니다. 70년대 한 대학의 캠퍼스, 윤희를 보고 첫눈에 반한 인하였지요. 3초만에 사랑이 가능할까? 사랑이 시간과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번개처럼, 때로는 폭풍우처럼 신열로 펄펄 끓게 하는 사랑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말이지요.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는 윤희를 본 인하, 스케치북에 그녀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하지요. 홀연히 없어져 버린 그녀를 찾아 미술실에서 뛰어나가는 인하, 윤희와 부딪치고, 윤희의 책을 집어주며 인하의 심장이 미치게 뛰기 시작합니다.
요즘이라면 핸드폰 번호를 따거나 이름을 물어보거나, 속된 말로 작업을 걸 수도 있었겠지만, 그 시대의 많은 남자들이 인하같았습니다. 좋아하는 여자앞에서는 수줍어서 말도 붙이지 못하는 그런 남자들 말이지요. 윤희에게 한마디 말도 붙이지 못하고 돌아서는데, 때마침 나오는 국기하강식,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라 웃음도 나오고, 뒷걸음질쳐서 윤희와 나란히 서는 인하의 모습이 귀엽더라죠.

인하는 연필을 찾다 윤희가 떨어뜨린 일기장을 줍게 되지요. 코팅한 노랑 은행잎에 쓰인 러브스토리의 글귀, "사랑은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사랑이 어긋날 것이라는 슬픈 복선이기도 했습니다. 윤희에게 일기장을 돌려주기 위해 가정대 앞에서 서성이지만, 발걸음을 돌리는 인하였지요. 인하를 불러세운 것은 놀랍게도 윤희였습니다. "혹시 제 일기장, 아니 노란 노트 못보셨어요. 아무도 보면 안되는 건데...", 일기장을 봐버렸던 인하는 순간 찔려서 주웠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말지요. 윤희의 읽기장을 읽고 또 읽고, 그녀가 더 알고 싶어진 인하입니다. 3초만에 마음을 빼앗아 버린 운명처럼 다가온 여자 김윤희를 말이지요.

어린왕자를 좋아하는 윤희때문에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윤희와 친구의 대화에 끼어들기도 한 인하였지요. 물론 잘못된 자신의 루머를 정정해 주기 위함이었지요. "없어요, 정혼자...". 비가 내리는 도서관 앞, 윤희를 위해 창고를 뒤져 우산을 구해오는 인하였지요.
고장난 노란우산과 비, 노란우산은 그들의 설레이는 사랑의 시작을 조심스럽게 감춰줍니다. 서로의 몸이 닿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면서도 자신이 비를 더 맞으려고 우산을 밀어내는 모습은, 식상한 고전임에도 고전이기를 거부합니다. 사랑이라는 설레임의 시작은 현대와 고전이 따로 없으니까요. 담쟁이 넝쿨에 떨어지는 빗방울들의 대화처럼, 비에 젖은 두 사람의 함초롱한 눈빛만으로도 설레임이 전달되지요.

드라마를 보다가 딸아이와 동시에 "아, 복장터져"라고 소리를 쳤던 장면이 있었어요. 다가섬에 서툰 인하가 있었다면, 인하와는 다르게 적극적인 친구 동욱으로 인해 인하는 윤희에게 더 다가서지 못하고 말더군요. 끌려나간 미팅자리에 윤희도 나왔고, 하필이면 동욱이가 3초만에 반했다는 여자가 가정대 마돈나 김윤희였다는 것을 알게 된 인하였지요.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4B연필을 자기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파트너를 빼앗겨 버리는 인하, 드라마는 복장터지게 하지만, 인하라는 캐릭터는 제가 구세대라 그런지 충분히 이해는 되더군요. 


사랑은 투쟁해서 쟁취하는 것이라지만, 그렇게 소심하게 미적거리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도 털어놓지 못하고 끙끙대는 황진이 짝사랑파들도 상당히 많았거든요. 다가서는 것에 서툴고, 공식적으로 친구들 앞에서 '김윤희는 내가 찍었다'고 공표를 한 동욱을 난감하게 할 수도 없었던 인하입니다. 결국은 인하의 소심함이 윤희를 붙잡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보여서, 김윤희와 서인하의 과거 러브스토리는 복장터지는 일들의 반복일 듯합니다. 첫사랑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공식에 맞춰 억지억지로 어긋나게만 하는데 주력하다보면, 진짜 홧병날 듯;
그럼에도 드라마에 흐르는 사랑비의 색깔은 퇴색하지 않을 듯합니다. 너무 맑고 순수해서 그 순수한 설레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라서 말이지요.

첫사랑이라는 말처럼 두근거리고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는 많지 않을 겁니다. 서인하와 김윤희의 어긋난 첫사랑, 그 후 수십년의 세월동안 가슴 한구석을 차지한 그 이름이 2012년에는 어떤 빛깔의 사랑으로 찾아올지, 그리고 그 2세들의 사랑은 어떻게 반복될지 기대되고 설레입니다. 설마 복장터지는 서툼의 반복은 아니겠지요?

****제가 정말 복장이 터질 뻔 했습니다. 갑자기 티스토리가 바뀌는 바람에 글을 다 쓰고 사진을 올리려고 클릭을 했더니, 갑자기 글이 몽땅 날아가고 이상한 글쓰기 창이 떠있지 뭡니까?ㅠㅠ 글이 몽땅 날아가서 다시 쓴 거랍니다.  바뀐 티스토리 공부를 좀 해야 할 것같아요. 수정하는 방법도 지금은 모르겠고, 대락난감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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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7 13:5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신기하다 2012.03.27 19:55 address edit & del reply

    신기해요. 처음보는 사랑비에 호의적인 글이네요^^
    다들 망작 . 자기복제. PD의 자가당착. 저가수출용 ~ 등등 악플들만 난무하던데^^
    확실히 요즘트랜드와는 너무 차이가 나고 재미가 없어요.

    1화를 감상한 저로선 맑고 아련하고 청아한 느낌의 첫사랑느낌보다는
    뭔가 꽉막힌 지독히 못난 짝사랑의 폐해를 보는듯했어요.

  3. 커피향기 2012.03.27 20:58 address edit & del reply

    세상이 하도 막장이다봉께롬.......^^;;;♧♧♧♧

  4. 흠~ 2012.03.28 10:23 address edit & del reply

    막장은 아닌데 대사가 너무 오글거려요
    근데 뭔가 계속 보게된다능...복고느낌과 영상미가 너무 좋음ㅠㅠ

  5. 2012.03.28 14: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ㅎㅎ 2012.03.28 18:17 address edit & del reply

    전작'미남이시네요'에서 팬이된 장근석에 대한 의리로 같이1회를 시청했던 중1 울 딸래미는
    본인이 보고 있는 팬픽 보는것 처럼 오글거린다고 하던데요~^^

    저는 그냥 영화 클래식 보는 느낌으로,,
    맞아,,저땐 저 음악이 유행이었지,,하는 느낌으로 별 감흥없이 봤습니다..

    의리도 중요하지만,,우선은 재미가 있어야겠기에,,
    화요일엔 다시 빛과그림자로 돌아왔습니다.

2010.11.03 08:48




장안의 여심, 남심을 사로잡았던 성균관 스캔들이 아쉽게 끝났네요. 걸오앓이 대물앓이 여림앓이 선준앓이 성스폐인 등 각종 질병의 종합병원이었던 완소드라마라 헤어짐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네요. 다음주부터 새로 시작될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에 문근영과 장근석이 나와 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허전함을 메꿔줄 것 같은 기대도 되지만, 아무튼 성균관 스캔들 잘금 4인방과의 몇개월은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 조선에서 가장 천한 반촌으로 향하는 문, 성균관의 문, 김승헌이 금등지사를 묻은 곳이었지요.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금등지사는 김승헌이 꿈꿨던 새로운 세상을 열 열쇠였고, 정쟁에 의해 몰락한 가난한 선비였던 자신의 아들 윤식과 딸 윤희를 위한 세상의 밑거름이었어요. 언젠가 장성하면 아비가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윤희에게 나무블럭 퍼즐맞추기를 했던 김승헌 박사, 그 바람이 헛되이 끝나지 않고 윤희를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되었지요.

세상에 나온 금등지사
병부의 성균관 난입과 이선준의 무죄방면을 위한 권당에 장의로 나선 윤희, 정조의 비답을 듣기 위해 임금을 알현하게 됩니다. 이선준의 무죄석방과 병조의 사죄를 공표하겠다는 비답을 받게 되었지요. 금등지사를 내놓는 윤희, 금등지사를 전해 받은 정조의 손은 떨립니다.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 정쟁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되었음을 밝히고, 임오년의 사건 배후들을 단죄함으로써 자식의 도리와 정치기강을 세우겠다는 정조의 꿈이 한걸음 빨라질 것 같아 흐뭇한 정조입니다. "고맙다 김윤식, 그대의 노력이 헛되이 돌아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이제 이 조선에서 그대가 새로운 꿈을 꿀 차례다".
정조를 알현한 김윤식과 마주한 좌상은, 비록 정적의 아들(이때까지는 윤희가 여인임을 몰랐지요)이나 자신의 아들을 구하는 일에 앞장 선 것에 고마운 마음을 표하지요. 아비를 죽인 배후라는 원망이 있었을 거라는 말에 대한 윤희의 대답으로 좌상은 윤희의 그릇을 확인합니다. 왜 아들 선준이가 이 아이를 귀하게 여기는 지 알 것 같습니다. "원망이 아니라 좌상을 경계로 삼아야겠다 다짐하고 있습니다. 한번 물러서게 되면, 그 다음에 그것을 감추기 위해 두 번 물러서게 되고, 그 다음엔 갈지 자로 엉망된 자기 발자국 속에서 처음 어디로 가고자 했는지조차 잊어 버리게 될테니까요". 그 아비 김승헌 만큼 올곧은 신념과 당찬 기백을 닮은 녀석입니다.

사랑에 빠진 선준의 닭살돋는 어리광
방면된 선준, 하다못해 하인수의 찌질이들조차 다 얼굴이 보이는데, 오직 한 사람, 가장 보고 싶은 얼굴만 보이지 않습니다. 밤늦게 터덜터덜 중이방에 돌아 온 윤희, 반가움에 와락 안아주고 싶은 선준이지만, 괜한 심통을 부려보지요. "내가 나오는지 몰랐소?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생각이나 해봤소?(두부 한 모라도 사들고 기다렸어야지?)". 사랑에 빠지면 남자들 애가 된다더니 선준도령 갈수록 어리광이 늘고 있습니다.
"어제도 봤잖소" 시크한 윤희의 대답에 어이상실한 선준입니다. "우리가 어제 보면 오늘은 안봐도 되는 그런 사이오?". 소심도령 또 삐지겠다 윤희 그쯤해서 장난을 멈추려고 반지 낀 손을 들어 보이지요. 선준이 입이 귀를 지나 뒷통수까지 찢어집니다. 이 때 눈치 없이 열리는 중이방 문, 삐리리 장면 훼방꾼 우리의 여림사형이시죠. 부어라 마셔라 코가 삐뚤어지도록 이선준의 석방 환영술파티를 하는 잘금4인방입니다. 은근슬쩍 용하가 윤희를 위해 중이방에서 자겠다고 드러눕지요. 걸오사형, 윤희에게 용하사형 방에 가서 자라고 하니 선준도령, 걸오에게 입이라도 맞출 기세로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런 둔탱이 윤희 잘금 4인방이 모두 함께 자자고, 퍼질러 앉아버리고 말지요. 선준이 속이 타서 죽을 지경입니다. 이런 산도적 같은 사내녀석들 사이에서 자겠다니, 여인인줄 몰랐을 때는 넘어갔지만, 이게 왠 망측한 생각이오. 감옥에 갇혀서 몸도 뻐근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못하고 몸도 뻐근해 죽겠구만, 오늘밤도 잠자기는 다 글렀다 싶은 선준입니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는 선준, 윤희를 졸졸 따라다니며 기어이 확답을 받을 작정입니다. 다른 사내 녀석들하고 함께 자는 것 싫다면서 말이지요. 그러자 윤희가 대답하지요. "내가 그대 옆으로 가면 되겠소? 헌데 내가 가면 더 잠 못 이룰텐데 그것도 괜찮겠소?"
얏호! 그게 내가 원하는 대답....어라, 뭐시여? 남자의.. 그러니까 그 육체적 본능을 어떻게 시집도 안 간 규수가 알고 있단 말이오? 에고 미치고 폴딱 뛰는 선준입니다. 알고 보니 윤희, 19금 금서를 3권이나 필사해 줬다하니, 선준보다 이론은 빠삭하다는 말... 선준도령 그날부터 바로 지난번 용하사형에게 받은 금서 완전정복에 돌입했을 듯 싶더군요. ㅎㅎ 곧 다가 올 실전을 위하여!!!!
제자를 위한 스승 정약용의 감동변론
정식으로 실전도 치르고 윤희를 곁에 꼭 붙들고 싶은 선준, 윤희에게 청혼을 하러 가겠다고 합니다. 꽃단장, 분단장한 윤희, 처음으로 선준에게 남장여인이 아닌 여인 윤희의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네요. 대물 김윤식이 여인이라는 사실이 임금의 귀에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병판을 통해 좌상이 윤희의 비밀을 알게 되고, 윤희를 담보로 금등지사를 묻으라는 협박을 한 것이지요. 국법을 허물고, 삼강오륜을 땅에 떨어뜨린 패주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라면서 말이지요.
궁으로 끌려 온 윤희를 본 정조의 분노가 하늘을 찌릅니다. 그믐날에 있을 경연에서 금등지사를 공개하고, 정조의 오랜 숙원 화성천도와 함께 개혁정치를 공표하고자 했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지요. 병판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유림을 불러 모으고, 윤희를 잡아 경연장에 삼강오륜의 저버린 패주 정조의 실책을 물을 생각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으니, 정조의 머리가 뽀개질 정도로 뒤죽박죽돼 버렸습니다. 
정조 앞에 제자를 위해 무릎 꿇은 정약용박사, 윤희의 허물은 자신에게만 물어달라며 목숨으로 죄를 받겠다고 합니다. "빈부귀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사람은 누구나 존귀하다 배웠습니다. 허나 관원으로서 계집이 학문할 필요없다, 출사할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했지만 그 아이에게서 배웠습니다. 학문과 삶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요"
윤희가 여인임을 알게 된 날, 윤희가 정박사에게 말했었지요. "학문이 무엇인지 난생 처음 알게 질문도 갖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나를 알아봐 주는 이도, 처음으로 제 편이 되어 주는 이도 만났습니다. 이런 제게도 새로운 세상을 꿈꿀 기회를 주십시오". 정약용에게 윤희는 삼강오륜을 능멸하고, 금녀의 공간 성균관의 법을 무너뜨린 여인이 아니었습니다. 배움을 갈구하는 제자일 뿐이었고, 학문이 인간을 차별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학문을 멋대로 차별해서 해석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스승같은 제자였어요. 학문은 남자의 것이라, 양반의 것이라 생각했던 조선사대부의 오만과 편견의 틀을 허물어 준 이가 바로 윤희였던 것이지요.
머리 뽀사지는 정조에게 윤희를 위해 목숨이 두개라도 되는 냥 기꺼이 뒤흔드는 이가 또 있었지요. 정조가 애지중지 사랑하는 조선의 기대주 이선준입니다. "김윤희도 버리고 저도 버리십시오. 전하가 꿈꾸는 조선은 희망이 없습니다. 전하의 개혁은 백성을 살리기 위한 싸움이 아닌, 노론을 이기기 위한 것입니까? 전하의 대동세상은 백성이 아닌, 전하의 신념만이 가득한 겁니까? 스스로 경계하지 않고 더는 흔들리지 않는 바늘이라면 제대로 방향을 가르킬 수 없다는 경구 돌려 드립니다".
감히 임금의 어사품을 쾅 하고 내려놓고 가버리는 선준, 멋지기는 했지만, 임금을 능멸했다고 그 자리에서 칼맞을까 걱정했다우~. 패기도 좋지만 선준이 너무 겁없어서 말이지요. 그러니 이선준 아니겠어요? 감히 남색이라 고백할 정도의 용기있는 대장부가 임금 앞이라고 할 말 두려워할 위인은 아니니까요. 자고로 예나 지금이나 이런 관리가 많이 필요한데, 무조건 옳소이다 딸랑거리는 인사들이 더 많아서 대한민국 정치발전이 더디다니까요;;.

아버지에게 프로포즈 뺏긴(?) 선준의 눈물 
선준은 좌상에게도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합니다. 윤희를 구해달라고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는 좌상, '으이구, 계집한테 빠져서 저놈 맛이 갔군' 하고 한 대 치고 싶어지기도 하겠더군요. 허나 좌상의 인품이 그 정도는 아니죠. "그 아이를 만나 비로소 제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서책에서 가르쳐 준 장부가 나갈 길이 아닌, 제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를 좀 도와 주시겠습니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좌상도 아들의 청을 거절하지는 못하지요. 그게 부모의 마음이지요. 허나 좌상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 이면에, 윤희의 당당한 패기와 아들이 장부의 꿈을 펼치고 싶은 세상에 대해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생각되더군요. 화성천도에 대한 정조의 계획에 노론이 찬성해주자는 좌상의 의견은 비록 노론중신들에게 묵살당하기는 했지만, 아들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 보이더군요. 윤희를 만나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갈지 자로 걷지 않기 위해 나를 경계로 삼겠다 했나? 잘되지 않을 걸세. 눈뜨고도 허방을 짚는게 인생이니까...혼자서는 힘든 일일테니, 우리 아이 곁을 지켜주겠나? 이 늙은이 욕심이 관한 것인가?" 꺄~오! 멋진 시아버지에요. 우리 아들과 교제를 허락해 주겠다, 결혼을 허락해 주겠다는 둥, 고압적인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윤희에게 부탁하면서 존중해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프로포즈를 시아버지가 먼저 하다니... ㅎㅎㅎ 역시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입니다.
윤희를 지키는 벗들, 하인수 너마저 멋졌어
궐 안에서 윤희를 지킨 이가 정조였다면, 궐밖에서는 걸오와 여림이 온몸으로 윤희를 지켰지요. 물론 초선의 결정적인 활약도 컸었고요. 유림을 막아 선 여림의 능글맞은 방해 공작, 밖에서 이를 엿들은 정박사가 '통'을 주는 모습이 흐뭇했었지요. 이쁜 여림 사형 옷치장만 신경쓰는 줄 알았는데, 짬짬이 공부도 열심히 했더라고요.
걸오가 형을 위해 술을 올리며 고백하는 장면은 눈물없이 볼 수없는 장면이기도 했어요. "난 형이 이 세상을 미워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간 형이 미치게 가여웠어. 문영신은 세상을 증오한 게 아니라 사랑한 거였어. 그래서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게야. 내말 맞지?" 세상을 사랑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뜨겁게 살았다는 것을 걸오는 비로소 알게 됩니다. 그리고 형의 뒤를 따를 자신의 모습도 결코 형에게 부끄럽지 않게 세상을 뜨겁게 사랑하리라 결심하는 걸오입니다.
지난 회 초선이 보이지 않아 잠시 잊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해주더라고요. 병판의 명을 거절하고, 길을 가로막는 초선, 대물도령이 여인이었다는 것에 그간의 오해를 푼 초선이었지요. 왜 자신의 사랑을 거절해야 했는지, 무엇보다 초선을 몸팔고 술따르는 천한 기생이 아니라, 여인으로서 존중해 주었던 윤희의 진심을 읽게 됩니다. 기녀가 아닌 한 남자의 여인으로 살고 싶었던 자신의 꿈만큼이나, 금녀의 공간을 무단침입한 대물 김윤희는 멋진 여인이었습니다. 걸오까지 합세해서 병판의 길을 막고, 무엇보다 초선이 하인수의 진심에 감동먹은 얼굴이더라고요. 
두사람의 핑크빛 모드가 이어지지 않아서 섭섭했지만, 일편단심 초선에 대한 순정으로 예상치 못한 하인수의 반전에 깜놀했다는 후문이 여기저기서 들리더랍니다. 그 후 하인수가 인간되었을 지, 아버지 병판이 사헌부로 압송되고 집안도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을까 생각은 되지만, 초선은 얻은 듯하니 그것으로 조용히 살아주었으면 싶네요. 하인수처럼 힘이 권력이고, 힘의 정치가 정도라고 생각하는 관원은 반갑지 않거든요. 암튼 이 커플도 해피엔딩인 것 같아요.
정조의 선택, 조선의 희망
윤희의 목숨을 손에 쥔 정조의 선택, 정조는 금등지사를 태워버렸지요. "기억해 주겠나? 과인의 짧은 생애가 아닌 과인의 꿈을, 과인이 그토록 소망하던 이 땅의 내일을 그대가 오래도록 기억해 주겠는가? 나 역시 그대의 기억 속에서 자라 갈 수 있도록..." 금등지사를 태우는 정조를 보며 눈물 줄줄 흘렸다지요. 금등지사와 윤희의 비밀은 조선의 희망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땅속 깊이 묻히고, 새로운 조선을 위한 싹을 틔우기 위해 뿌리를 뻗어 가는 암시로 마무리 지어졌네요.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의 진실과 정조의 개혁정치의 발목을 잡고 있던 수구세력을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는데, 윤희를 살리기 위해 금등지사를 태워 버리는 장면은 뭉클했습니다.
금등지사를 태운 것은 윤희를 살리기 위함만은 아니었어요. 정조가 이루고자 했던 꿈이 단순히 정치세력 물갈이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지요. 의식이 성장하지 않는 한 개혁이라는 꿈은, 대동세상이라는 경천동지할 정조의 이상은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선구자의 공허한 외침만으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금등지사는 남아있지 않았소. 허나, 과인은 화성천도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들을 이기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 아니라, 나의 백성들을 위해 시작한 싸움이기 때문이오. 과인은, 끝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조는 윤희, 더 넓게는 잘금 4인방 젊은이들을 미래 조선을 위한 초석으로 선택합니다. 과거의 은원 금등지사가 아닌 희망의 밀알들을 말이지요.
이렇게 가슴앓이를 심하게 했던 성균관 스캔들은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잘금 4인방의 훗날을 보여 준 에필로그는 성스팬들에게 주는 제작진의 팬서비스 같더라고요. 유쾌하고 코믹한 마무리였습니다. 청벽서의 등장과 관원이 된 걸오가 청벽서를 잡는 장면, "이런 엉터리 문장 자꾸 쓰면 습관된다. 성균관에서 애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제대로 된 벽서를 못봤네"라는 걸오사형, 암요, 원조 홍벽서의 실력을 조선팔도에서 그 누가 따라가겠어요. 그런데 청벽서 복면을 보니 여자더라고요. 그말은 제 2의 윤희가 성균관에 또 있다는 암시같기도 해요. 남녀차벌이라는 틀이 그렇게 야금야금 허물어지고 있다는 복선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엉터리 문장을 가르치는 성균관, 누가 스승인가 했더니,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대물과 이선준이 성균관 박사로 취직해 있지 뭡니까? 아웅다웅 '내가 잘났네, 네가 못났네' 하면서 말이지요. 낮에는 성균관에서 아웅다웅, 밤에는 음... 신방에서 얼레리 꼴레리하는 선준과 윤희입니다. 이선준 아직도 빨간딱지 19금 금서를 완전정복 못했나 보더군요. 수염까지 난 걸 보니 결혼한지 족히 몇 년은 되었을텐데, 그 긴 밤 동안 뭐했노? ㅎㅎㅎ 윤희 입에서 '대통' 소리나올 때까지 몸을 아끼지 말아야 겠습니다. 윤희와 선준의 방에 불이 꺼지고도, 오랫동안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무슨 소리? 쉿! 비밀입니다, 알면서~ 히잉~
감동이 산새처럼 날아가 버린 아쉬운 마무리
사실 저는 마지막 장면으로 네 사람이 반촌을 향해 나 있는 문을 나서며, 새로운 조선, 희망을 향해 걸어나가는 모습으로 여운을 주며 끝냈으면 싶었어요. 물론 유쾌하고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큰 허물이라 할 수는 없는 마무리였지만, 윤희의 이름을 찾아주지 않은 점, 코믹엔딩의 급한 마무리가 아쉬웠습니다. 동생 윤식이는 실종되어 버리고 말았고 말이지요. 
김윤희가 아닌 윤식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결말은, 김승헌 박사가 재주많은 딸아이에게 열어주고 싶은 세상은 아닌 듯했습니다. 여인이 성균관 박사로 후학을 가르치는 일은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조선에서 꿈꿀 수는 없었던 일, 차라리 윤희가 규방 여인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모습이었으면, 훨씬 좋은 마무리였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조선의 희망, 미래가 남자 중심의 교육만으로는 결국 절름발이 개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드라마에서라도 여성의 의식개혁, 여성이 교육을 받을 권리를 찾아가는 선구자적인 모습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정조가 윤희를 살린 이유, 재주많은 딸아이가 재주를 펼 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 그 희망찬 불씨를 윤희를 통해 지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선준은 성균관에서 그와 닮은 유생들을 배출해 내고요.
지난 번 황감제에서 최종 결선에 오른 선준과 윤희의 답안 기억나시지요. 선준은 신민(新民)을 윤희는 친민(親民)이라 답했던 것 말이지요. 두 답 모두 훌륭했고, 신민과 친민의 덕목을 갖춘 관원이 가장 이상적이고, 조화로운 관원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선준의 답에서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고, 윤희의 답에서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때 윤희와 선준의 답안과 해석을 들으며 들었던 생각은, 두 사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으면서도, 동전이라는 본성은 없어지지 않는 현답을 냈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윤희의 답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백성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백성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함께 싫어해 주는 마음을 가진 관원에 더 끌렸거든요.

계집에게는 글공부를 시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그후로도 오래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지만, 이후 나혜석, 윤심덕 등의 신여성, 이화학당의 설립, 정치계에서는 박순천 여사로 이어지며, 여성들의 의식도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정조가 살린 김윤희같은 인물들이 그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엔딩은 윤희의 진짜 이름도 찾아주지 못하고 끝낸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었는데 말이지요.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었던 감동과 여운이 산새처럼 날아가 버린 기분이 드는 것은, 시즌 2가 나오지 않을 것같은 결말때문이기도 해요.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균관 스캔들과 함께 한 시간, 잘금 4인방 꽃도령들은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청춘이라는 뜨거운 이름으로 시대를 앞서간 잘금 4인방 대물, 가랑, 걸오, 여림 너희들을 격하게 아끼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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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9
  1. 초짜의배낭여행 2010.11.03 08: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들 성스 끝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군요. 저야 뭐~ 안 봤으니.. 다음 드라마가 궁금합니다만~ 그래도 드라마가 아쉽게 끝나면 진짜 아쉽죠~ ㅡ,.ㅡ; 뭐래~ㅡ,.ㅡ;;

  2. 너돌양 2010.11.03 09: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신데렐라 언니 제작진들이라 결말이 걱정되었는데 역시나ㅠㅠ 그래도 요즘 괜찮은 드라마였던 것 같습니다^^ 담주 문근영,장근석 매리는 외박중 드라마 기대되네요^^

  3. 칼촌댁 2010.11.03 09: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쉽지만 이제 끝이나서 한편으론 후련하기도 합니다.
    이건 왜 이럴까? 저건 또 왜 이럴까? 생각하면서 20회를 달려온 것 같습니다.
    전 그래서 그런지 20강에 그냥 이렇게 딱 마무리 지어주어서 내심 기뻤답니다.
    더 이상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되었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아쉬운 점이야 참으로 많습니다. 흠이 많다면 많은 드라마였지요.
    하지만 이제 가슴 속에 묻어두려 합니다.
    그저 성스와 함께 했던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만 기억할렵니다.
    초록누리님 글 잘 읽고 갑니다.

  4. 펨께 2010.11.03 10:05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감동적으로 이 드라마 봤답니다.
    제 생전 처음으로 끝까지 보고 웃기도 하고 그들과 눈물도 흘린 것 같아요.
    초록누리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드라마보다 더 멋진 글이라 생각됩니다.

  5. 심평원 2010.11.03 10:14 address edit & del reply

    조금 아쉽다는 평들이 많지만 전 차라리 완전 해피엔딩이 좋아요~ㅋㅋㅋ
    성스끝나고 자이언트로 가려고했는데...성스끝나고..메리는 외박중이 하는군요!!ㅠㅠ
    개인적으로 문근영배우를 너무 좋아라해서~ㅎㅎ자이언트는 여전히 재방으로 봐야겠어요~
    그동안 성스 리뷰~잘보았어요^^ㅎㅎㅎ

  6. 2010.11.03 10:3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버섯공주 2010.11.03 10: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이제 월요일과 화요일을 목빠져라 기다렸던 설레임을 접어야 겠죠? 다음 드라마도 성스 못지 않게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8. ♡ 아로마 ♡ 2010.11.03 14: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성스의 감동을 한방에 날려버린 막방이었어요 ㅡㅡ;
    어찌나 허무하던지..
    작가가 살짝 미워지더라구요..

    그래도 연기자들 연기는 정말 최고였죠..^^

  9. 산들바람 2010.11.03 17:45 address edit & del reply

    감동적인 리뷰 잘 보고 갑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10. 하결사랑 2010.11.03 18: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 말이에요.
    상당히 많이 벌여놓은 것에 비해 마무리 잘 한다 싶은 막방이었는데
    마지막 5분 참 생뚱 맞았어요.
    넘 발랄하게 마무리를 하고싶었나요?
    초록누리님 말씀처럼 진취적인 여성상을 제대로 그리거나 것도 아님 차라리
    잘금 4인방이 행복하게 담소를 나누는 뭐 그런 모습을 마지막으로 잡았으면 훨씬 더 좋았을걸...
    우리 하랑이는 많이 아프다 안아프다 해요.
    감기가 변덕스러운지...대신 한결이가 감기 걸렸네요.
    40일 밖에 안된게 기침하고 콧물나고...안쓰러워 죽겠네요 ㅠㅠ

  11. 보름달 2010.11.03 21:41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껏도 그랬지만 마지막회 글 완전 공감합니다.
    저 역시 가장 아쉽다면 '윤식'이가 사라져 버린 것. '윤식'이는 어찌 살란 말입니까. '윤희'가 '윤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과연 진정한 희망의 밀알이 되는 일이었을까...싶었지요.
    그리고 2탄의 꿈을 앗아간 마무리...완전 슬펐습니다. ㅠ.ㅜ
    이정도의 맛깔나는 내용이면 시즌2도 무난하게 진행될 듯 한데...생각할수록 아쉽습니다.
    특히 원작을 (한참 전에) 읽은 사람으로서 드라마 상에서 다르게 펼쳐지는 모습에 실망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었고, '규장각'으로 자리를 옮기는 원작 2탄도 흥미진진했기에 시즌2에 대한 꿈을 모락모락 키우고 있던 터라...뭔가 김이 샌듯한 느낌입니다.
    월화가 행복했던 만큼, 기대가 컸던 만큼의 실망이었겠지요. 그래도 좋은 드라마의 여운은 오래 남을 듯 하네요. 초록누리님의 글이 그 감동을 배가시켜 주어 더 즐거웠구요. ^^

  12. Hwoarang 2010.11.03 22:3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윤식이는 어떻게 하고라는 생각에... 음.. 그 아이도 개명을 했을라나라는 잠간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13. asd 2010.11.04 03:21 address edit & del reply

    원작도용으로 난리가 난 작품이지만 결말만은 원작보다 현재를 반영했다고 봅니다.
    원작에서는 결국 여자로 되돌아 가면서 결혼하는 것으로 끝이나지만
    들마에서는 일도 하고 결혼도 하고 집안일도 같이하는 현재 30대초반 신혼부부상을 강하게 부각시켰죠.
    물론 현실성은 없습니다만 ㅋㅋ 그냥 판타지같아요

  14. preserved flowers 2010.11.04 05:13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이 해피엔딩이라서 좀 안심했어여

  15. 울윤희!! 2010.11.04 08:42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5분,, 차라리 방영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크네요...
    재미나게 보긴했지만,,성스 중간중간 규장각 에피 도용한건 제작진과 작가가 크게 반성해야할 부분이구요...
    윤희가 윤식이로 사는건 이뭐 참 ㅠㅠ
    윤희 캐릭터를 마니 애정한 저로썬 가장 가슴아픈 부분이네요..
    차라리 역사왜곡을 하려면 판타지로 여자 최초 박사를 표현했으면 좋았을껄 ㅠㅠ
    독립적인 캐릭터로 그려냈다는 드라마작가의 말이 더 어의 없었네요..

  16. 발리 2010.11.04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성스 앤딩이 맘에 안드셨군요!
    조금은 허전할 초록누리님께 위로를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해서
    댓글을 달고 싶어졌습니다.
    늘 님의 리뷰보고있었습니다.

    전 개인적을고 앤딩이 그다지 맘에 안들지는 않았습니다.
    성균관 스캔들은 아무리 어른들이 많이 볼정도로 정치적인 상황이나,
    리더의 이야기,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 스승과 제자,
    또 진정한 벗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해도,.
    대하사극은 아니라고 봅니다,.'
    웰메이드 퓨전청춘사극이지요.
    청춘사극을 무시하는 건 아니고요,
    20부작에 정치적인 심각한 문제나 사회적인 이야기를 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작가분께서는 너무 심각한 앤딩은 자칫,
    정치적인 이야기에 대한 개연성이나 자세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여.
    문제 제시만 하시고 더 깊이 풀어나가는 것은
    다음 타자들에게 열어놓은 것 같습니다.,

    앤딩에 청벽서가 나타나고 청벽서가 여자인점,
    윤희가 성균관에서 여자박사로 당당하게 서지는 못해도 박사로 활동하는 점은,
    한번에 확 바꾸지는 못해도 앞으로 세상은 달라질것이다,.라는 희망을 전하려고 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림이 요즘 앙드레김에 버금가는 디자이너가 되어 있는 모습은,..
    여림은 포목점으로 돈을 번 아버지,..돈으로 양반을 산 중인이라는 자신의 신분이
    늘 컴플렉스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과정을 통해서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장점과 경험을 살려서
    디자이너가 되어 있음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제 생각에 사람들은 컴플렉스를 극복하면서 진정한 성장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림의 그모습에서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는
    직업의 귀첨도 사라질것이라는,..작가의 멧세지가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윤희와 선준의 앤딩,..
    청춘 퓨전 사극을 너무 심각하게 멧세지를 남기면서
    끝낸다면 잘못하면 어슬프게 주제넘은 드라마가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경쾌한 드라마 답게 유쾌하고 가볍게 끝냄으로
    정치적인 문제접근을 단순화 시키고 부연설명의 부족했음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것 같습니다,.
    아울러 가장 행복한 인간의 모습이란,
    평범하고도 가장 일반적인 삶이다,..
    선준이와 윤희가 그렇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암시한 앤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그다지 섭섭하거나 아쉽지않았습니다,.
    그저 20회에 정말 하고싶은말은 많으나 드라마 분위기에 맞게
    절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초록누리님~~
    위로가 좀 되셨나요?
    앞으로도 초록누리님의 드라마 리뷰 기다리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드라마를 일년에 몇편 안봐서요,
    제가 열심히 보는 드라마에서 초록누리님의 리뷰를 만나길 기대합니다
    유쾌 상쾌 통쾌한 하루 되세요
    잘금4인방 처럼요,..ㅎㅎ

    • 초록누리 2010.11.05 00:45 신고 address edit & del

      넵.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성스를 정말 심하게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마지막에도 진한 여운이 남았으면 싶었어요.
      윤희 이름을 찾아주지 않은 점은 윤식이를 생각하니 마음에 들지 않은 엔딩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시즌 2의 기대감이 산산히 깨졌다는 절망감이 더 슬펐어요.
      여자라고 밝혀지고 혼인까지 해버렸으니 말이죠. 그래서 더 속상했어요.ㅎㅎㅎㅎ
      작품 자체는 두고두고 제게는 완소드라마로 기억될 거에요. 우리 잘금 4인방과 함께 말이지요.
      댓글과 위로 정말 감사합니다. 발리님^^*

  17. 건강천사 2010.11.04 09:17 address edit & del reply

    해피엔딩이 좋아서 마냥 즐거운 건강천사입니다.
    서두르는 기색없이 스토리 진행이 되어서 괜찮은 것 같았는데 말이에요
    너무 가볍지 않고,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고, 재밌는 퓨전 사극으로
    우리의 것에 조금더 다가 갈 수 있게 해준 드라마인것 같아요

  18. 울윤희!! 2010.11.04 13:04 address edit & del reply

    한마디 더하자면 마지막 장면,,
    세상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줄 알던 잘금4인방의 모습으로 끝맺었으면,,,,
    아쉬움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ㅠㅠ

    잘금을 코믹버전으로 격하시킨 느낌은
    원작배반 같고 시청자 우롱한것같고 .
    그동안 감동적인 드라마의 모습과는 분명 반대되는 전개였습니다.
    왠지 아름다운 그림 완성 직전에 먹물떨어진 기분이네요..

    듣기론 마지막 장면을 작가가 진짜 마지막에야 고민했다고 하던데,,
    준비 소홀로인한,, 마지막 아쉬움이 되었네요..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그 내용이 아직도 규장각~.청나라~로연재되고 있는 작품인데,,
    원작작가에 대한 예의로라도 드라마 작가가 좀더 진지하게 고민을 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남이 창조한 캐릭터라 마지막에 쉬이 대접한 기분... 애정 부족이 느껴진달까..제가 오버일지도 모르지만요,,ㅠㅠ여튼 씁쓸하네요..
    마지막 5분으로 감동의 드라마가 시트콤이 된건 사실이죠.. 그것도 마지막에 베드씬이라니 ㅠ
    20화를 기대했었던만큼 실망한 작품이 되었네요..
    성스를 누구보다도 정말 좋아했었다고 자부하는데,,
    그래서 더 안타깝네요...

    드라마보다 리뷰가 더 공감가고 재미있긴 처음이네요..또 들어와서 리플 남기고 갑니다^^

2010.11.02 09:24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성균관 스캔들의 최고 비밀들이 펑 터져 버렸습니다. 조선의 정치 중심세력 노론들이 꽁꽁 숨기고 싶었던 금등지사, 성균관 정약용박사와 잘금 4인방이 목숨처럼 지켜주고자 했던 윤희가 여인이라는 비밀이 터져 버린 것이죠. 그렇지 않아도 패거리들마저 등을 돌려 버린 장의 하인수가, 어떻게 하면 잘금 4인방을 잘근잘근 씹어줄까 벼르고 있었는데, 윤희의 비밀을 알아버리고 말았으니 큰일입니다. 윤희의 운명은 풍전등화, 벼랑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요.
성균관 스캔들 19강은 목숨보다 귀중한 우정과 조선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조선시대 지성과 지식의 상아탑이라 할 수 있는 성균관, 학문과 진리, 선비의 도를 탐구하던 유생들의 각성은 이 시대 지식인과 지성인에게 심도깊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성균관 잘금 4인방의 각성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여림 구용하의 각성
칼맞은 걸오를 대신해 홍벽서로 자처하고 병부로 끌려 간 이선준, 속수무책으로 장의 하인수의 직권남용을 지켜봐야 하는 성균관 유생들입니다. 걸오는 아버지 대사헌에게 이선준을 풀어달라고 부탁하려고 사저로 향했다가 감금되고 말았지요. 치외법권 신성한 곳을 병부의 군화가 짓밟았다는 것에 대한 사과와 이선준이 홍벽서가 아니라는 무죄방면 유소를 올리려는 여림 구용하, 권당(시위)을 행하려 합니다. 왠만해서는 궂은 일에 앞장서는 일이 없던 여림, 선준을 구하기 위해 권당에 장의가 되어 총대를 매겠다고 나섰지요.  
하지만 하인수가 뒷조사를 통해 여림이 중인출신이었음을 들어 유생들에게 신분을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여림 구용하, 그간 모양 빠지는 일은 사양하고 화려한 꽃부채 뒤에 얼굴을 감춰 버렸지만, 처음으로 접선을 내려 놓고 목소리를 냅니다. 양반도 중인도 아닌 성균관 유생 구용하의 목소리를 말이지요. 벗을 대신해 홍벽서를 자처하고, 아버지라면 이를 갈게 증오하는 걸오가 아버지에게 무릎을 꿇으러 간 일, 벗을 위해 목숨도, 목숨보다 강한 자존심도 버리는 벗들의 모습은 여림을 눈뜨게 합니다.
"난 양반이 아니다. 내 아버지는 아들에게 번듯한 집안을 물려주기 위해 족보를 사들였고, 정확하게는 양반의 허세를 사들었고, 그것이 지금의 나다. 오늘 권당을 결정짓는 일은 김윤식에게 맡기겠다. 내가 자격이 없는 건 중인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내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그렇게 안살려고...". 여림의 멋진 고백이었으며, 성장이었습니다. 짝짝짝. 오매 이쁜 것, 멋져부러~. 역시 너는 구용하였어!!!
하인수를 향해 멋지게 날려주는 대사, "이제 나한테 네 협박따위는 안통해, 하인수. 여긴 성균관이고, 난 구용하니까...". 성균관을 힘을 기르는 곳이라 생각했던 오만한 하인수에게 성균관은 의를 배우는 곳임을 말해 준 것이지요.
죽었으면 죽었지 모양빠지는 옷은 입지 않았던 여림, 집에 갇힌 걸오를 구하기 위해 저승사자 컨셉의 검은 옷도 마다않고 입지요. 물론 백옥같은 피부와 어울리지 않다고 개겨 보기는 했지만, 윤희의 "머리색깔과 어울리는 깔맞춤"이라는 칭찬 한 마디에, 스타일 잠시 구겨주는 여림입니다. 정조가 말한 새로운 조선, 신분도 귀천도 없는 대동세상이라는 말에 처음으로 가슴이 뛰었던 여림, 스타일이라는 것, 신분이라는 것은 거추장스러운 껍데기였을 뿐임을 깨달은 여림입니다. 

걸오 문재신의 각성
자신을 대신해 병조의 관군들에게 홍벽서를 자처하고 끌려간 이선준, 정말 골치아픈 녀석입니다. 이 녀석이라면 뜻이 통할 것 같고, 마음 주다보면 정들것 같은 녀석이라, 애써 정을 주지 않으려 했던 노론 자식, 그럼에도 그 녀석을 쳐다보는 게 습관이 돼버렸습니다. 윤희를 쳐다보는 것처럼 말이지요. 아버지 대사헌을 찾아가 처음으로 애원이라는 것을 해보는 걸오입니다. 잘못했다고 용서를 빕니다. 10년전 형을 죽인 은원으로, 좌상의 아들을 같은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면서요. 진실 앞에 눈을 감은 것은 하나 남은 자식 문재신을 지키기 위함이었으며, 침묵의 댓가로 힘을 지켰다는 아버지, 걸오가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가슴에 묻힌 형을 걸오도 보았기 때문이지요. 
"잘못했습니다. 아버지보다 제가 더 아프다고 까불었습니다. 형을 더 사랑한다 자신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이선준을 풀어주세요. 그 자식과 나, 우린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못했다고요. 제발 다시는 아버지를 증오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다시는 그런 지옥 속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캬~ 걸오사형, 우째 이리 가슴 콕콕 쑤셔대는 말을 그리도 간지나게 하는지... 헤롱헤롱, 걸오사형 너무 좋당~
처음으로 생긴 벗입니다. 세상에 뜻이 없어진 걸오, 존경각의 책을 다 읽어도, 책은 그저 공맹의 도가 어쩌느니 저쩌느니 그저 말뿐인 세상이었습니다. 권력이 진실을 누르는 세상, 권력을 위해 불의가 자행되어도, 못본 척 못들은 척 눈감아야 편한 세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권력을 가진 이선준, 그 녀석은 그런 권력이 싫다 합니다. 대의와 명분에 어긋나는 불편한 권력은 선비가 가는 도의 길이 아니라 거부합니다. 
썩 괜찮은, 아니 아주 마음에 드는 녀석입니다. 이런 녀석이라면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나아가도 좋을 듯 합니다. 함께 가보자고 손조차 내밀지 못했는데, 아버지로 인해 그 녀석이 목숨을 잃는다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증오해 온 10년, 걸오에게 세상은 지옥이었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 아버지를 증오하는 그 불지옥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걸오입니다. 
감금당한 걸오를 구출하러 온 여림과 대물, 올거라 기대도 조금은 했지만, 이 녀석들 진짜로 왔습니다. 감히 대사헌 영감 집을 겁도 없이 말이지요. 걸오를 구출한 여림과 윤희, 선준에게도 사실을 알려야 했지요. 선준을 만나러 간다는 사실에 쫑알쫑알 이선준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윤희를 보는 걸오, '자식, 넌 언제나 가랑 그 녀석뿐이구나. 그래도 한 번은 나도 돌아봐 주지, 늘 네 곁에 그림자처럼 머물고 싶었던 나, 재신도 말이다'. 부질없는 마음일 뿐이에요. 옥사에 윤희 혼자 들여보내는 걸오, 허탈함이 가슴을 칼날처럼 아프게 스치고 갑니다. 그래도 그녀가 웃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보다는 윤희가 행복해지는 것이 걸오의 마음도 편하니까요. 지켜보는 것이 습관된 걸오, 저도 걸오를 지켜보는 것이 습관돼 버렸답니다ㅜㅜ. 
"어이, 김윤식. 내가 이 말 한적 있던가? 고.맙.다" 둔탱이 녀석이라 못알아 듣겠지만,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해" 라고 고백해 보는 걸오입니다. 잊어야 함을 알면서도, 이선준의 여인임을 알면서도, 머리보다 가슴이 앞서는 사랑이라는 열병, 처음으로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 처음으로 살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보내줘야 함도 알았습니다. 사랑의 무게만큼 우정의 무게도 커져 버린 걸오입니다. 걸오사형, 역시 멋져, 이뻐 죽겠당!

가랑 이선준의 각성
걸오를 대신해 홍벽서를 자처한 선준, 부상당한 걸오를 보낼 수도 없지만, 진실 앞에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배웠습니다. 선비가 따라야 할 길이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금등지사의 비밀을 밝히라는 홍벽서, 부정관리를 고발하고 민생을 살피라는 홍벽서의 말들은 진실이었습니다. 누가 홍벽서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홍벽서의 내용들을 옳다 여기는 선준 자신도 이미 홍벽서였습니다.
선준을 찾아온 좌상과 선준을 부른 정조의 대화가 참 인상적이었지요. "10년전 그날 밤, 아버지는 목숨을 취하는 죄를 짓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죄를 덮어 주셨습니다. 전 아버님께서 일러주신 그 길대로 걸어왔을 뿐입니다.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의를 따를 것이며, 벗을 신의로 얻을 것이며, 바른 도를 세우는 일에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 장부다". 올곧은 선준의 모습을 본 좌상은 말없이 발길을 돌리고 말지요. 발길을 돌리는 좌상의 속마음은 아마도 이러했을 겁니다. "녀석, 제법이구나, 많이 컸다. 역시 내 아들이다".

정조와의 독대에서도 선준은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입니다. "홍벽서로 인해 죄값을 치를 수도 있는데, 두렵지 않은가? 대단한 우정이다"라는 금상의 말에 선준은 대답하지요.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있다면, 어려운 쪽을 택해라. 허면 성공할 수는 없다해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친의 가르침이었다며,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선준입니다. 아버지의 가르침이 아버지에게 칼을 들이대는 길임이었음에도 말이지요. 정조 역시 좌상과 금등지사의 관계를 알았기에, 선준에게 밀명을 내리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선준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선준과 같은 인물이 조선의 내일을 짊어져야 할 미래였고, 희망이었기 때문이지요.
"과인을 원망했겠구나, 그토록 남다른 아비와 아들에게 몹쓸짓을 했으니...". 정조의 말에 너무나도 멋지게 답하는 선준, 아! 고 녀석, 어쩌면 이리도 장부답게 말을 잘하는지, 깎아놓은 밤톨처럼 생긴 선준 도령, 아비도 정조도 마음을 흐뭇하게 할 모범대답을 하더군요. "원망한 적은 있으나 가슴으로 저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핏줄을 물려주신 아비도, 뜻을 물려주신 아비도 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마디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지요. 핏줄을 물려준 아비 좌상이나 대동세상 새로운 조선을 세우라는 뜻을 준 임금이라는 나라의 아버지도 선준은 저버릴 수 없는 아버지였으니까요. 
옥사를 찾아온 윤희, 그녀의 손에 반지가 끼어져 있음을 보았지요. 가로막힌 옥사 나무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지, 아주 안아주고 싶어 죽을 지경인 듯한 선준이더라고요. 윤희와 걸오에게만은 용서를 구하고 싶었던 선준이었지요. 비록 아버지가 한 일이 아니었지만, 배후라는 것은 감추지 못할 진실이었기에, 선준은 윤희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부모는 선택할 수 없는 분이잖소, 내가 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정인, 여인의 마음뿐이오. 그러니 내게도 죄인의 마음이 아닌 정인의 마음만 주면 좋겠소". 윤희의 옥중 사랑고백에 선준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습니다. 윤희에게 지은 죄를 씻을 수만 있다면, 운종가 한가운데에서 머리가 짓이겨 죽어도 좋았던 선준이었어요. 술주정뱅이 난봉꾼 손에 피떡칠이 되게 발로 채이고, 주먹으로 얻어 맞아도 좋았던 선준이었습니다. 윤희의 용서, 아니 사랑고백은 선준을 행복하게 합니다.

대물 김윤희 각성
장의 하인수의 여림에 대한 폭로로 권당 동참에 서명을 주저하는 유생들, 도성에 뿌려진 진짜 홍벽서로 이선준이 홍벽서가 아니라는 것을 믿어주고, 하나 둘씩 권당에 참여하는 모습을 봅니다. 하인수의 찌질이들까지 권당에 동참하는 모습, 일그러진 하인수의 얼굴을 보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속이 후련해 지더라고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라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거라는 윤희의 말에 하인수는 콧방귀를 뀌었지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이 있는 자가 길을 내는 것이다" 라고요. 그렇다면 그 힘을 자신이 가져야겠다며, 장의의 말에 눈도 깜빡이지 않고 맞서는 윤희, 장의가 성균관을 관군에 함부로 내 준 책임을 묻겠다며, 하인수에게 선전포고까지 하는 윤희입니다. 장의 앞에서 늘 움츠러들더니 윤희 정말 많이 컸습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믿음으로, 성균관 유생들과 유소를 올리는 장의로서 상소를 올리는 대물 김윤희, 여인의 몸으로 성균관에서 수학한 죄를 지었으나, 윤희에게 성균관은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재주많은 딸아이를 위해 만들어 주고 싶었던 세상, 어쩌면 그런 세상 한복판에서 윤희는 아버지의 한을 풀었을 지도 모릅니다. "좋은 벗들을 만나 함께 뜻을 이뤄가는 일은, 책에서 만나지 못한 희망의 얼굴이었습니다. 계집인 제가 품고 있는 열망은 옳은 일이겠습니까? 아버지께서 꿈꾸신 새로운 조선은 어떤 세상입니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열어 주시려던 세상은 윤희를 위한 세상이었고, 좀 더 나은 조선을 열고 싶었던 희망이었음을요. 아버지의 유품 나무블럭을 만지작거리는 윤희, 나무 블럭에서 금등지사가 있는 곳을 비로소 알게 되었지요. "학문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 성균관의 문은 가장 천한 반촌으로 나 있어". 모든 조각들이 맞춰지는 순간입니다. 금등지사는 성균관의 문 앞에 묻혀져 있었지요. 금등지사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도세자 비망기'. 조선 정국에 파란이 예상되는 순간이며, 또한 윤희 앞에 큰 위기가 닥쳐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옥사에서 만난 선준과 윤희가 너무 좋은 나머지 입방정을 떨며 사랑고백을 하다가 효은낭자에게 딱 걸려 버렸는데, 하인수가 윤희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이지요. 눈썹을 휘날리며 금녀의 공간 성균관을 모욕한 죄를 물어 윤희를 죽이려 들텐데, 이제 한 회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윤희를 살릴 사람은 누구일까?
무릎꿇은 정박사가 김윤식을 버리라고 금상에게 주청하는 모습과 선준이 아버지 좌상에게 도와 달라고 눈물로 애원하는 모습을 보니, 정조와 좌상 사이에 윤희를 위한 모종의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만, 설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 완소 드라마가 비극으로 끝나지는 않겠지요. 새드엔딩이면 도끼눈 뜨고 저주를 퍼부을 것입니다;;;.
이쯤해서 위기에 처한 윤희를 누가 구할까 미리 머리 열심히 굴려서 생각해 봐야겠어요. 이러지 않고서는 가슴이 조마조마해서 미치려고 하거든요. 저는 결정적으로는 금상, 즉 정조가 살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조가 윤희를 살릴 수 있는 패는 두 가지, 금등지사와 홍벽서의 진실이에요. 정조가 이 두가지 패를 가지고 타협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좌상에게 금등지사는 핵폭탄과도 같은 것이고, 대사헌 문근수에게는 희망의 애드벌룬일테지요. 억울하게 죽은 아들 영신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정조에게는 문근수를 압박할 카드가 하나 있지요. 바로 걸오가 홍벽서라는 것을 정조가 알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홍벽서의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홍벽서는 죄인으로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에요. 가짜 홍벽서(초선)가 관군을 살해하고, 도둑질까지 했으니, 걸오가 잡히면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라는 것이지요.

여기서 정조가 노련하게 대사헌과 좌상의 암묵적인 협상을 끌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등지사와 홍벽서를 공개하지 않겠다, 대신 김윤희를 살리겠다. 김윤희 또한 내 신하이며, 조선의 백성이고, 그 아이들은 앞으로 조선을 이끌고 갈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로 말이지요. 윤희의 목숨과 금등지사를 두고 선택해야 하는 정조, 오늘밤 마지막회에서 이렇게 멋진 말로 해답안을 내놓지 않을까요? 저는 현명한 군주 정조가 조선의 미래를, 희망을 선택하리라 생각합니다.
금등지사를 찾으라는 어명을 잘금 4인방에게 내린 이유, 그것은 이 아이들과 함께 이루고 싶었던 정조의 꿈이었어요. 목숨까지 버리며 지키려 한 잘금 4인방의 우정은 정조에게도 감동이었지요. 과거의 은원으로 조정에 또 다시 피바람이 부는 것보다는 민들레 홀씨같은 이 아이들을 살리겠다는 것이 정조의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그나저나 정말 마지막회 한회가 남았다는 게 믿기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네요. 이렇게 드라마를 사랑한 적도 드물었는데, 지금 제 마음은 성균관 스캔들 잘금 4인방과 이별해야 한다는 것이, 윤희의 앞날보다 더 걱정되고 가슴이 아픕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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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6 Comment 21
  1. 이전 댓글 더보기
  2. Sun'A 2010.11.02 09: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막방..
    많이 아쉽겠어요
    저는 재방 재밌게 보고있는 중인데..
    좋은시간 보내세요^^

  3. 칼촌댁 2010.11.02 10: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역시 정조가 윤희와 금등지사로 딜을 할 것 같습니다.
    정조가 윤희를 내친다면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모든 것이 다 부질없는 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제 한 회밖에 남지 않았네요.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이렇게 같이 웃고, 생각하고, 슬퍼한 드라마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래요.^^

  4. Shain 2010.11.02 10: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조선시대에 남자가 수학하는 곳에 여자가 들었다는 것도
    이팔청춘 남녀가 한방에 있다는 것도.... 엄청난 대죄인데..
    그 부분을 어떻게 깔끔하게 처리할지 궁금하네요
    윗분 말씀대로 금등지사 묻어주는 대신 애들 다 사면하라고 하시려나요 ^^

  5. 샹그릴라 2010.11.02 10:18 address edit & del reply

    막바지로 갈수록 너무 많은 얘기를 짧은 시간에 풀려다보니 호흡이 가빠지는 걸 느꼈습니다만, 역시 명장면, 명대사는 계속되고 있어 그저 고맙게 볼 뿐입니다. 원작과 달리 김윤희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식으로 결말을 끌고 가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되더군요. 어떻게 마무리지으려고 저렇게 크게 펼쳐버리나 싶어서요. 아아 규장각 각신의 나날들(시즌2)는 정녕 물 건너 갔단 말인가...싶기도 하고...하지만, 끝까지 믿어볼랍니다. 오늘 밤 막방이라 벌써부터 아쉬워지지만, 마지막까지 네 아이들을 응원합니다. ^^

  6. 둔필승총 2010.11.02 10:19 address edit & del reply

    드뎌 오늘 종영이군요.
    어제 둔필은 자이언트 보고 있는데 성스 보던 막내가 제가 다가오더니 성스 연장방영 하게끔 압력 넣어달라고 해서 꿀밤을 선물했습니다. ^^

  7. 초짜의배낭여행 2010.11.02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 유명한 성스도 이제 끝나는군요. 처음부터 안 보니까 도저히 따라갈 엄두가 안나네요. 힘들어요~ ㅠㅠ

  8. 심평원 2010.11.02 10:36 address edit & del reply

    성스가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렀군요~
    성스 끝나면 이제 뭐보나싶네요ㅠㅠㅋㅋ
    그동안 자이언트도 재방으로 봤었는데....자이언트로 돌아가야할까봐요~ㅋㅋ
    잘보고갑니다^^

  9. 너돌양 2010.11.02 10: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조가 살릴 것 같기도 하구요. 아무튼 이제 이 드라마도 끝나는군요. 전 딱 1회만 보고 안봤다는요ㅠㅠ

  10. 니자드 2010.11.02 11: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단순히 러브 코미디일 거라 생각하고 봤는데 드디어 주제가 핵심으로 진입하네요. 금등지사에 이어 비밀의 여인까지... 어떻게 보면 이인화씨의 영원한 제국에서 이어지는 소재인듯 싶지만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어떻게 다룰까 흥미진진합니다^^

  11. 슬프네요 2010.11.02 11:47 address edit & del reply

    두고두고 규장각까지 갔으면 했으면 뜬금없이 남장이 탄로나네요.
    예고편에서 곰탱이 선준이 아버지앞에서 무릎꿇고
    자기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도와달라고 한 걸 보면
    좌상이 유희 목숨을 살리는데 한손 보탤 것 같애요.
    그동안 곰이라 생각했던 아들이 죽고 못 산다는데
    부모가 돼서 모른척하긴 어려울 거 아니에요.

  12. 최정 2010.11.02 11:52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이제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참 궁금해 집니다.
    누가 윤희를 살릴까요?
    설마 죽는것은 아니겠죠~

  13. 카타리나 2010.11.02 12:00 address edit & del reply

    넵, 정조가 살릴꺼라 생각해요 저도 ㅎㅎㅎ
    좌상과 손잡고 ㅋ

  14. 朱雀 2010.11.02 12: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어떻게 대미를 장식할지 몹시 기대되고 흥분되는데요. ^^

  15. ♡ 아로마 ♡ 2010.11.02 12: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살려서 청나라로 보낼테니 염려 붙들어 매세용 ㅎㅎ;
    ;
    이거 규장각이랑 짬뽕시켜 놔서 시즌 2는 ㅜㅜ

  16. 칼스버그 2010.11.02 12:47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이 막방이군요....많은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드라마같습니다.
    초록누리님도 행복한 11월이시고 더욱 건강한 날들이 되세요..

  17. Hwoarang 2010.11.02 13:04 address edit & del reply

    성장드라마의 묘미는 바로 이렇게 자신의 성장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너무 멋지네요 네 명 다...

  18. 별찌아리 2010.11.02 14: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막방 이군요..... 끝나면 다운 받아서 첫회부터 몰아서 봐야겠네요 ^^

  19. 판타시티 2010.11.02 14: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부천시 공식블로그 판타시티입니다. ^^

    시간대가 안맞아서 띄엄띄엄 봤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저도 돈내고 꼭 처음부터 다시 보고 싶네요. ^^

  20. 펨께 2010.11.02 17:07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회라고 생각하니 넘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희를 살릴 사람은 역시 정조일 것이라 저도 생각해요.
    초록누리님 글 넘 잘 읽었습니다.

  21. 2010.11.02 21: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