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0.10.30 '성균관스캔들' 잘금4인방의 고백, 아버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14)
  2. 2010.10.27 '성균관스캔들' 금등지사는 없다? 시대를 앞서 간 사람들의 희망 (38)
  3. 2010.10.26 '성균관스캔들' 눈꼴시린 두레박키스, 선준의 연애공략 4단계 (37)
  4. 2010.10.19 '성균관 스캔들' 윤희를 둘러싼 삼각관계, 여림의 눈으로 보고 싶다 (17)
  5. 2010.10.13 '성균관 스캔들' 윤희와 걸오의 위기, 저고리 벗지 않을 방법은? (10)
2010.10.30 10:17




"딸아이의 학문이 느는 것을 보는 일은 괴로운 일이다. 스승이라면 아이의 재주가 탐났을 것이다. 허나 세상에 뜻을 펼칠 수 없는 딸자식에게 열망을 가르치는 일은 옳은 일인가? 재주많은 딸자식에게 기회를 줄 수 없는 못난 아비는 딸자식의 글 읽는 소리에 숨죽여 오늘도 가슴으로 울 뿐이다" - 명륜일지(明倫日誌) 김승헌의 일기 中
드라마의 시작과 함께 윤희의 아버지 김승헌은 의문의 인물이었습니다. 간간히 성균관 박사들의 회고담이나 정조의 대사에서 김승헌의 인품과 학문의 깊이를 짐작할 뿐이었지요. 금등지사를 운송하다 걸오의 형 문영신과 함께 죽은 성균관 박사이며, 남인이었다는 것 정도가 그에 대해 알려진 대부분이었어요. 18강에서 딸 윤희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을 보고 울지 않은 성스폐인들은 없었을 거예요. 또한 김승헌 박사가 바라던 세상을 알게 된 윤희만큼이나 시청자에게도 눈물을 줄줄 흘리게 했던 감동이었습니다.
여림의 아픔, 신분없는 세상을 꿈꾸게 하다
잘금 4인방에게 있어 아버지는 그들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준 인물들입니다. 여림 구용하가 반쪽짜리 양반이라는 사실이 충격이기도 했지만, 양반가 규수와 혼담을 추진하려는 구용하 아버지의 마음은 여림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부채질합니다. 여림은 이제야 알았습니다. 완벽하지 못한 신분의 아픔을 화려한 도포 속에 감추고 사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신분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값진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신분없는 세상, 화성천도와 함께 금상이 새로 열고 싶은 세상은 혼인따위로 신분을 얻을 필요가 없는 세상이었으니까요. 반쪽짜리 양반이라는 자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세상입니다. 처음으로 알게 된 여림의 상처는 돈으로도 메울 수 없는 아버지의 컴플렉스이기도 한 신분제였습니다. 신분이 없는 세상을 열겠다는 정조의 꿈은, 처음으로 구용하를 가슴 설레이게 합니다. 그 길을 함께 갈 벗들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구용하의 재산입니다.

아버지 가슴에 묻힌 형, 보지 못했습니다
"10년전 아버지는 진실로부터 눈을 돌리셨습니다. 형의 죽음을 모른척 해버렸습니다. 형을 누가 죽였는지 알면서도, 관직을 유지하기 위해 알량한 목숨과 남은 가족을 위한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진실을 외면했습니다." 걸오의 아버지 문근수, 걸오의 눈에 비친 아버지는 비겁한 아버지였어요. 증오가 커질 수록 걸오의 가슴은 괴로움으로 타들어 가고, 눈도 마주치기 싫은 아버지였습니다. 걸오가 왜 홍벽서가 되어 도성에 벽서를 날리고 다녔는지를 알면서도, 입도 뻥긋하지 않은 비겁한 사람일 뿐이었지요. 형의 죽음, 한번도 그 진실에 대해 말하지 않는 아버지, 걸오의 눈에 아버지는 자식의 죽음에도 분노조차 하지 않는 간도, 쓸개도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알았지요. 아버지가 10년간 뼈를 깎고, 살이 타는 심정으로 견뎌왔다는 것을 말이지요. 아들을 죽인 원수, 좌상과 병판의 일거수 일투족을 1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모으고 있던 아버지는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들을 자신의 손으로 잡을 기회를 말이지요. 웃는 낯으로 그들의 얼굴을 아무렇지도 않게 봐야했던 10년, 아무도 모릅니다. 가슴 속에서 천불이 나고, 당장이라도 그 자리에서 그들을 죽이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느라, 피멍이 들도록 주먹을 쥐어야 했다는 것을 말이지요.
홍벽서인 아들 재신의 피끓는 의협심을 알지만, 속수무책으로 떠나 보내야 했던 큰 아들 영신이처럼, 하나 남은 자식 걸오마저 잃게 될까봐, 하루도 두다리를 편하게 뻗고 잠을 잘 수 없었어요. 매일 눈을 뜨면 홍벽서가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숨을 쉬었던 아버지였습니다.
걸오는 몰랐어요. 아버지가 단지 남은 가족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관직을 유지하기 위해 모른척 눈감고, 불편한 진실과 타협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금등지사의 흔적을 쫓아 아버지의 금고까지 오게 된 걸오, 아버지의 금고에서 형 문영신의 사건기록과 좌상, 병판의 감찰기록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10년간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었지요. "이 아비가 네 형을 그렇게 만든 자들을 진정 용서라도 한 줄 알았단 말이냐?".
부모를 잃으면 땅에 묻고, 자식을 잃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지요. 걸오는 그날 처음으로 아버지의 얼굴을 볼 수 있었어요. 아버지의 가슴에 묻혀있는 형, 자식잃은 아버지의 분노와 그리움으로 수척해진 아버지의 얼굴을 걸오는 비로소 보았습니다. 노론의 허수아비라고, 면전에 대고 욕했던 아버지에게 죄송하고, 아버지의 진심을 알았기에 기뻤던 걸오입니다.

우물을 나간 자식, 자식의 성장은 부모의 기쁨이다
선준에게 아버지는 하늘이었습니다. 글을 읽는 선비로서 아버지의 그릇은 차고 넘칠 정도로 컸습니다. 감히 발뒤꿈치도 잡을 수 없는 고매한 인품과 학식, 나라에 대한 충정심은 선준이 평생을 두고, 배우고 따라 갈 그림자였습니다. 정치를 함에 있어서 때로는 칼이 필요했고, 때로는 사탕이 필요했고, 때로는 돈이 필요했고, 쌀이 필요할 때도 있었습니다. 개인의 사사로운 공명심과 부를 축적하기 위함이 아닌, 나라의 질서와 사대부가 가야 할 정도의 길이라 알고 있었기에 아버지의 세상은 정(正)이었습니다.
그러나 금등지사의 행적에 아버지가 연루되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 윤희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배후가 아버지였다는 사실은 금등지사의 내용이 무엇이었든, 바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내 것을 지키고자 남의 목숨을 취하는 행위는 선비의 길이 아니었으며,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한번도 그르다 생각한 적이 없던 아버지의 세상, 아버지의 틀, 그것은 선준이 닮고 따르고 싶었던 틀이기도 했지요. 틀의 부서짐, 우물안에서 비로소 나온 선준입니다. 더 넓은 세상, 아버지의 하늘보다 더 큰 하늘을 알게 된 선준입니다. 정조가 열고자 하는 새로운 하늘 말입니다. 아버지를 뛰어넘는 더 큰 하늘을 보는 것도 선비가 추구하는 진리탐구의 길임을, 아버지를 통해 배운 선준입니다.

아버지 좌상대감의 금등지사를 숨긴 것에 대한 잘잘못은 선준이 판단해야 할 몫은 아니에요. 좌상의 말처럼 역사가 판단할 문제인 지도 모릅니다. 몇 세대가 지난 지금도 그 물음에 섣불리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좌상의 말대로 선대왕의 회한을 담은 금등지사가 세상에 공개된다면, 피바람이 불 것은 자명한 일이고, 피바람에도 불구하고 공개하는 것이 옳은가의 문제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에요.
아버지의 길이 정도가 아니기에 정적의 길이라도 가겠다며, 등을 보이는 아들을 좌상은 잡지 못합니다. 한 시대가 끝나고 세 시대가 오고 있음을, 아들의 등을 통해서 보는 좌상입니다. 노여운 표정 속에 감춰진 좌상의 미소, 그것은 아들의 성장을 보는 흐뭇함입니다. 품안에 자식이라고만 생각했던 아들이 커가는 모습은, 비록 자신의 사상과 철학과 다르다 할 지라도 흐뭇한 자식의 성장입니다.

죽음을 마다 않고 가고 싶었던 길, 딸아이를 위한 세상
윤희에게 아버지는 차가운 분이셨습니다. 어머니는 한 번도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지 않았어요. 어떤 일을 하시다 변을 당했는지도, 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는지도 달다 쓰다 말이 없었지요. 금등지사를 찾는 길은, 윤희의 아버지가 가시던 길입니다. 어떤 분이신지도 몰랐고, 얼굴도 어렴풋하게 밖에 생각나지 않지만, 아버지가 가시고자 했던 길을 알고 싶어진 윤희입니다. 목숨과도 바꾸고 싶었던 길이 어떤 길이었으며, 무엇을 얻고자 했었는지 알고 싶어진 윤희입니다.
윤식이와 마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윤희, 아버지를 생각하면 마음 속에 찬바람이 불었다고 고백하지요. 그렇게도 글공부를 하고 싶어했지만, 한 번도 "들어오너라"라고 말해주지 않았던 야속한 아버지, 자신이 딸이기에, 계집에게는 글공부를 시키지 않으려 했다고만 생각했을 뿐이었지요. 윤희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남동생을 무릎에 앉히고 글을 읽던 그림자가 먼저 떠오르는 분이었어요.

윤식이가 전해주는 아버지의 마음, 그림자로는 읽을 수 없었던 아버지를 윤식이 들려줍니다.  "아버지는 언제나 문앞을 향해 목청껏 큰소리로 글을 읽고 계셨어", 윤식의 말을 듣는 순간,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어린 딸을 향해 들키지 않게 글을 읽어주는 아버지, 어린 딸의 한구절 한구절 댓구를 들으며, 딸아이가 제대로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안의 김승헌은 딸아이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잘못 들었으면 더 큰 소리로 읽어서 뜻과 음을 알려주었고, 딸아이가 머리 속에서 정리할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 주곤 했던 아버지였습니다.
그제서야 윤희는 아버지의 글 읽는 소리가 그토록 크고 또렷하게 들렸던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어린 나는 알아 들을 수도 없는 어려운 책들만 골라서, 아버지는 무릎에 앉아 있던 내가 아니라 문밖의 누이를 위해 글을 읽어주고 계셨던 거야".
윤식의 말을 들은 윤희, 그제서야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었지요. 명륜일지에 적혀있던 아버지의 마음, 그것은 재주많은 딸자식을 안타까워 했던 아버지의 마음이었고, 아버지가 원하는 세상이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가고자 했던 길, 새로운 세상을 위한 길은 딸아이를 위해 아버지가 열어주고 싶었던 길이었습니다. 
나라의 아버지 정조, 잘금 4인방에게 열어주고 싶은 내일
18강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김승헌 박사의 명륜일지와 잘금 4인방의 각기 다른 아버지의 사랑을 정리하다보니, 아버지의 사랑이 한 사람의 모습으로 모여지더군요. 바로 정조였습니다. 신분과 귀천이 없는 세상, 대동세상은 윤희의 아버지 김승헌이 윤희를 위해 열어 주고 싶었던 세상이었고, 구용하의 반쪽짜리 신분이 부끄럽지 않은 세상이었습니다. 당파싸움에 희생된 아들에 대한 회한을 가슴에 칼처럼 품고 살았던 문근수가 바라는 세상이었고, 궁극적으로 나라와 백성을 주인으로 섬겨야 하는 사대부의 이상, 아버지를 거울 삼아 따르는 선준이 자신을 뛰어넘은 큰 그릇으로 성장하고 열어가야 할 미래였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그림자를 따르는 자식이 자신을 닮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자신을 뛰어 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요. 잘금 4인방에게 바라는 정조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정조가 잘금 4인방에게 바라는 것은 당파싸움에 희생된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아니었어요. 내일을 짊어져야 할 이 아이들이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면, 그들이 딛고 있는 좁은 세상에서 결국은 똑같은 모습으로 되풀이 될 것임을 안 정조입니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이 두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잘금 4인방과 함께 세워가고 싶습니다. 만백성의 아버지 군왕이라는 자리, 남자도 여자도 천한 사람도 귀한 사람도, 가진 자도 못가진 자도 모두 품어야 하는 나라의 아버지, 정조가 걷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것이 없듯이 말이지요.
어버이로서의 정조의 모습을 생각하다 보니 잠시 이런 생각이 스치더군요. 정조가 윤희의 비밀을 알고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말입니다. 윤희가 여자임을 알면서도, 그 재주와 학식을 지켜보고 성장해 가는 것을 보고 있었지 않았나 싶더군요. 마음으로 존경하는 글스승 김승헌의 여식, 윤희의 글재주를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정조도 알고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윤희가 여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김승헌의 한을 풀어주고 싶은 마음과, 금등지사때문에 죽은 신하의 가솔을 그런 식으로라도 지켜주고 있었던 의리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개인적으로 역대 조선의 임금들 중 정조를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드라마에서도 정조는 멋진 군왕입니다. 개혁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승하한 것이, 조선의 역사에서는 무척이나 애석한 부분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2회밖에 남지않은 성균관 스캔들, 금녀의 공간 성균관에서의 금기된 사랑도 이 드라마에 미치게 빠지게 했지만, 잘금 4인방 젊은 청춘들의 성장과 정조의 이상정치의 메시지는, 성균관 스캔들을 감히 명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선의 잘금 4인방과 정조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고 있는 것, 희망은 꿈꾸는 자의 것이며, 새로운 미래는 책 속의 글귀가 아닌 실천에서 온다는 것을 가슴 벅차게 깨달았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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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4
2010.10.27 09:38




금등지사를 찾는 잘금 4인방, 그들과 함께 한 성균관 스캔들 18강의 시간은 행복했고 가슴 벅차게 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선 잘금 4인방의 시대적 각성은, 오늘의 우리에게 던지는 어떤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보다 강렬했습니다. 어느 시대나 체제를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며, 지식인의 덕목이라 생각했던 부류들도 있었고, 변화와 진보를 통해 사회를 개혁하는 것이 배움을 실천하는 길이라 여기는 부류들이 있지요. 어느 주장이 옳다 그르다 판가름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다만 누구를 위한 것이냐 하는 것에서 그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때로는 물리적, 사상적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겠지요. 성균관 스캔들의 좌상대감과 죽은 김승헌 박사의 이해관계의 충돌처럼 말입니다.
조선은 사대부의 나라라며, 사대부가 근간이 되고 체제를 유지해 간다고 생각하는 좌상대감과, 대동세상을 꿈꿨던 정조의 국가체제에 대한 가치관은, 기존 질서의 유지라는 '수구'와 새로운 조선의 건설이라는 '진보'와의 대립입니다. 선과 악의 대립은 권선징악의 잣대로 시시비비가 가려질 문제지만, 수구와 진보의 대립은 사상의 틀을 깨는 일이기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조직과 권력, 지지세력이라는 힘이 필요할 수 밖에 없지요. 좌상을 중심으로 한 기존질서 세력의 결속이나 정조의 새 인재를 찾는 과정처럼 말이지요. 
금등지사와 개혁군주 정조의 꿈
금등지사에 담긴 비밀과 진실은 금등지사가 아닌 금등지사에 담긴 뜻에 있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열 새 항아리들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 말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기존의 틀속에 갇힌 인물들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정조가 잘금 4인방에게 그토록 집착했던 이유는 이들에게는 당파의 틀, 구 시대적인 틀이 없었기 때문이죠. 정조는 성균관 복시시험을 주관하면서, 선준과 윤희를 보고 알았습니다. 정조가 낸 시제 인(仁)과 지(知)를 넣어 출사의 뜻을 답하라고 했을 때, 윤희의 답안은 자신이 거벽을 하기 위해 과장에 왔다는 것을 고백하는 내용이었고, 정조가 분노했었지요.
그때 윤희의 답지는 "거벽하려고 과장에 들었습니다. 관원이 될 만큼 어질지 못하기에 출사할 자격이 없다"라고 적혀 있었지요. 정조는 거벽을 세운 자가 누구였느냐고 진노했고, 이 때 이선준이 자신이 윤희를 거벽으로 세웠다고 밝혔지요. "깊은 심덕을 지녔으나, 한미한 가문과 당색으로 과장에 서지 않겠다 하여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이지요. "만약 김윤식의 필력으로 합격하지 못한다면, 실력이 아닌 가문과 당색이 인재를 얻는 기준이라면, 그것이 진정 이 나라 조선의 오늘이라면, 소생 또한 출사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도성에 자자한 이선준의 실력, 생각마저 반듯한 이선준은 정조가 세우고 펼치고 싶은 새나라를 위한 인재였지요. 그리고 그런 이선준의 눈에 비친 김윤식(윤희)이라면, 그 또한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 여겼고, 윤희의 거침없는 답변을 통해서도 정조는 알았지요. 이들이야 말로 조선의 미래라는 것을 말이지요. 한 마디로 멋진 주군의 눈을 뿅가게 했던 인물들이었다는 것이지요.
정조가 잘금 4인방에게 금등지사를 찾게 하고 싶었던 이유, 그것은 금등지사가 단지 사도세자를 그리워 하는 선대왕(영조)의 회한이 담긴 회고록이기 때문은 아니었어요.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노론에 대한 복수때문도 아니었고요. 그것은 화성천도를 하고자 했던 정조의 새로운 나라를 열고자 한 꿈때문이었어요. 말년에 가서 영조가 후회하고 걱정했던 것은 죽인 자식이 아니라, 당쟁으로 얼룩진 조선의 미래였어요. 그 과정에서 사도세자 역시 희생당했다는 것에 대한 회한도 담았던 것이었지요. 정조가 금등지사를 찾아 영조의 유훈을 지키고 세우고자 함도, 영조가 남긴 유훈과 새로운 조선을 열려는 정조의 꿈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지요.
조선의 왕들 중 암행을 가장 많이 나갔던 왕이 영조와 정조였다는 것을 보아도, 백성에 대한 위민정치의 이상이 차고 넘쳤던 왕들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윤희가 금등지사를 찾기 위해 종묘를 갔을 때, 그곳에 금등지사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금등지사가 있던 처음 자리는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위패가 모셔진 자리였지요. 규장각의 학자들과 밤을 세워가며 한글 창제에 몰두했던 세종, 과학을 비천한 학문으로 여기고 멸시했던 사대부들, 한문을 숭상하는 사대주의자 사대부들의 거센 반말을 무릎쓰고, 백성을 위한 글을 만들었던 세종은 시대를 앞선 군왕이었습니다. 백성을 이롭게 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것을 실천했던 세종의 신위 아래에, 처음에 금등지사를 둔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지요.
금등지사는 없다, 시대를 앞선 사람들의 희망
성균관 스캔들 18강을 보면서 잠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금등지사가 존재하는가? 존재했을 수도 있고, 꾸며낸 허구일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라마 속에서의 금등지사는 기록된 문서라기 보다는, 썩은 조선, 변화를 두려워 하는 정체된 조선을 이끌고 있는 당쟁정치를 경계하는 위협수단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금등지사가 세상에 밝혀질 것을 두려워 하는 이들은 수구주의자 노론들이에요. 이들은 조선의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수백년을 누리고 온 사대부라는 기득권이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지요. 때문에 이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거부합니다. 자신들이 누리고 온 세상이 와해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대부들의 기득권에 정조가 맞짱을 뜨고 있는 것이지요. 금등지사를 둘러싼 정조와 노론의 줄다리기는 표면적으로는 왕권과 신권의 대립같아 보이지만, 정조의 뜻은 왕권강화에 있지 않습니다. 왕의 절대권력을 위한 왕권강화가 아닌, 백성들을 위한 대동세상을 열어주기 위한 강한 왕권을 원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정조의 새정치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구시대적인 정치세력이었으며, 구시대적인 지배논리였습니다. 금등지사를 통해 경고하고자 하는 것은 가장 큰 이익집단인 사대부와 관료들, 노론을 지칭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노론뿐만이 아니라 소론과 남인까지도 포함되는 지배논리였습니다. 백성의 위에 있는 관료, 백성을 섬기는 관원이 아닌, 백성으로 부터 섬김을 받는 지배의식의 혁파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정조가 꿈꿨던 세상은, 가장 낮은 자로부터 가장 높은 자에 이르기까지 기회균등의 세상이었고, 신분과 빈부가 없는 대동세상이었습니다. 이상주의적인 국가관이었지만, 정조는 세종과 마찬가지로 시대를 앞선, 아니 혁명적인 세상관을 가진 인물이기까지 합니다. 
잘금 4인방이 찾는 금등지사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금등지사는 유형의 문서라기 보다는 무형의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있지만 모습이나 형태는 없는, 그것을 글자로 표현하면 희망, 미래, 혹은 가르침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금등지사가 숨겨져 있는 비밀장소에 대한 힌트,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 이 두가지의 단서는 잘금 4인방이 찾았던 성균관 내의 어느 장소일 수도 있고, 종묘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성균관을 들어서는 문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날 걸오가 윤희를 나무위로 데리고 가서 했던 말이 있었지요. "여기 오면 반궁의 숨소리가 들린다. 그 인간이 알려줬어. 성균관의 문은 임금이 있는 궁이 아니라, 조선에서 가장 천하다 멸시받는 반촌을 향해 나 있다는 것". 걸오에게 그 말을 해줬다는 한심한 인간은 걸오의 형 문영신이었고, 당시 문영신은 성균관 장의였었지요. 그리고 김승헌박사와 함께 금등지사를 운반하다 죽었던... 걸오의 말에서 힌트를 찾으면 배움이 향하는 곳 성균관, 반촌을 향해 나있는 성균관의 문이 금등지사가 숨겨져 있는 비밀장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나라의 시작은 백성에게서 시작되고, 백성이 없으면 나라로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이지요. 
잘금 4인방의 꿈,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금등지사의 유무는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성균관의 문에 금등지사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지만, 18강을 보면서 금등지사는 없다라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리더군요. 정조 역시 금등지사를 찾는 과정에서 김승헌의 서찰에 담긴 뜻을 곱씹어 보게 되지요. 정박사와 나누는 대화에서도 그 깨우침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과인은 그 밀지가 성균관 박사 김승헌이 남긴 마지막 수업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군.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 그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라는 말을 하죠.
김승헌은 재주많은 딸아이가 재주를 펼칠 수 없는 세상이 원망스러웠고, 한이었어요. 성균관에서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수많은 유생들, 그곳은 자신의 재주많은 딸은 하늘이 두 조각이 나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어요. 조선의 사회가 그러했기에요.
김승헌의 밀지를 통해 알리고자 하는 금등지사의 의미는, 딸 윤희와 같은 인재, 집안과 당파의 힘이 좌우하는 출사의 길, 그래서 한미한 가문의 인재들에게는 등용문의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 하는 정체된 조선, 그런 조선의 체제와 지배질서가 계속되는 한 조선의 미래는 없고, 희망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주많은 딸자식도 재주를 펼 수 있는 세상, 성균관의 뜻처럼 배움의 기회도, 출사의 기회도 균등한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말을 오랜 글 벗 정조에게 남긴 것이지요. 개혁군주 정조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미래의 교육을 말했고, 인재의 중요성을 말했고, 개혁과 기회균등의 세상을 말했던 것이지요.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인재들이 모인 곳, 성균관이야 말로 새로운 조선의 꿈이 시작되는 곳이었습니다.

금등지사의 비밀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조선을 여는 대들보,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배움이 향하는 성균관은 조선의 미래를 담은 요람이지요. 미래 관원들을 키우는 곳, 학문과 이상을 키우고 배움을 펼치기 위해 내딛는 첫발, 그곳은 반촌으로 연결되는 가장 낮은 사회였습니다. 임금이 있는 궁궐이 아니라, 백성들을 향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즉 임금을 섬기는 관원이 아닌, 백성을 섬기는 관원이 되어야 하며, 그 시작이 인재양성과 배출의 핵심기관 성균관에서부터 시작되고, 구심점이 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백성의 고혈로 공부한 유생들의 빚, 그 고혈을 갚는 길은 백성들에게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엄동설한 추운 겨울 손 호호 불며, 마루에서 글공부를 하던 딸 윤희를 위한 세상이기도 했었고 말이지요.
재주많은 딸아이를 위해 아버지 김승헌이 꿈꿨던 세상, 반촌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백성을 위한 관원이 되고 싶었던 문영신이 걷고자 했던 길을 윤희와 재신이 뒤따릅니다. 반쪽짜리 양반의 설움과 아픔을 화려한 도포자락 속에 숨겨야 했던 여림을 제대로 살아보고 싶게 하는 열망, 구시대의 사고와 기득권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아버지의 세상을 바꾸고 싶은 선비의 이상과 꿈을 구용하와 이선준이 펼치려고 합니다. 새로운 조선을 항한 길, 그 길을 지금 잘금 4인방이 걸어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시대 우리에게 손짓합니다. 그 열망과 희망을 함께 하자고 말이지요. 

* 이 글은 금등지사의 비밀에 대한 생각정리입니다. 성균관스캔들 드라마 속에 흐르는 감동과 메시지가 너무나 가슴벅차게 전해와서 정리해 봤어요. 재미있는 드라마 리뷰는 다시 올릴게요. 한꺼번에 얘기하기에 할말이 너무 많아서 말이죠. 선준과 윤희의 사랑, 걸오의 마음과 윤희의 아버지에 대한 마음, 김승헌의 딸에 대한 마음 등등은 드라마 내용리뷰글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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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6 08:16




윤희와 선준에게 봄이 왔나 싶었더니, 꽃샘추위가 엄습합니다. 막 피어나려는 꽃봉오리 '사랑'이라는 꽃이 피기도 전에 고난과 시련부터 주나 봅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아들을 사랑하는 윤희, 윤희의 아버지를 죽인 배후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 선준, 운명의 장난이라 해도 이렇게 모질수는 없는 일입니다. 바라만 봐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고, 한 끼를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았던 윤희와 선준의 행복, 두 사람이 들은 충격적인 사실에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지체높은 노론 명문가의 아들 이선준과의 미래는 꿈꿔 본 적도 없는 윤희였어요. 그 사람이 자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족했던 윤희였지요. 그런 그가 미래를 함께 하자고, 지금부터 머리터지게 생각하라고 했지요. 열심히 진지하게 사랑하자며, 손에 끼워 준 반지. 그런데 그 사람의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칼바람이 살을 에이고 파고 듭니다. "모든 사건의 배후가 좌상 이선준의 아버지라 그말이야?". 이제 막 걸음마 시작한 아이들에게 사나운 개 한마리가 미친듯이 달려옵니다. 윤희와 선준이 처한 상황이에요.
남색이라는 성정체성의 혼란에도 윤희를 택했던 선준, 윤희가 여인이라는 사실에 세상을 얻은 듯 기뻤는데, 처음으로 행복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는데, 충격받은 선준이 머리가 빠개질 것 같네요. 처음 보자마자 가슴부터 두근거렸고, 감히 오르지 못할 나무라 생각했던 자존심 빳빳한 남자가, "너는 내 여자"라며 손을 내밀어 나무 위로 올려 주었는데, 그 나무 아래에 아버지가 묻혀있다고 하네요. 언제 터져도 터질 악연이었지만, 사랑과 위기가 한꺼번에 와서 가슴이 다 먹먹해지지 뭡니까? 이제야 달달하게 연애질하는 것을 좀 보나 했더니 말이지요.

새로운 조선, 대동세상을 향하여
영문도 모르고 어디론가 끌려온 잘금4인방, 정조와 정약용의 출현에 어안이 벙벙합니다. 추상같은 전하의 밀명, "새로운 조선을 열라". 잘금 4인방앞에 펼쳐진 정조의 새 조선을 위한 청사진, 화성천도 계획입니다. "장사를 하려는 이에게는 상가를, 밭을 갈기를 원하는 백성에게는 쟁기를 들려 줄 것이다. 노비와 양반이 없는, 빈부와 귀천이 없는 탕평을 넘는 대동세상, 과인이 꿈꾸는 새로운 조선이다". 위민정치를 위해 왕정개혁을 하려했던 정조의 꿈, 좀더 오래 살았다면, 역사가 달라졌을 수도 있을텐데, 49세의 일기로 승하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요.
여하튼 정조의 새로운 조선을 여는 새일꾼으로 잘금 4인방은 밀사 4인방이 되어, 금등지사를 찾아 나서게 되지요. 금등지사의 비밀과 금등지사를 운송하던 김승헌과 형 문영신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던 걸오는 선뜻 배후가 노론임을 밝히지 못하지요. 선준의 아버지가 연루되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때문에 말이지요.
금등지사를 옮겼던 이들의 행적을 찾던 걸오는 아버지의 금고에서 10년전 당일의 기록과 좌상과 병판의 일거수 일투족이 적힌 감찰문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형의 죽음에 비겁하게 눈감아 버리고, 노론의 손을 잡았다고 오해했던 아버지, 아버지의 진심을 알게 된 걸오는 죄송함과 기쁜 마음을 동시에 느끼지요. "이 애비가 네 형을 그렇게 만든 자들을 진정 용서한 줄 알았단 말이냐?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닌 채로, 그들에게 되갚아 줄 날만 기다리며 버텨 온 지난 세월이다". 아버지의 숨겨왔던 마음, 가슴에 묻었을 자식잃은 부모의 와신상담에 걸오의 가슴도 찢기듯 아파 오지요. 그리고 또 다른 한 이유로 걸오는 괴롭습니다. 아니길 바랐지만 헛된 망상이었어요. 이선준의 아버지 좌상이 그 배후임이 밝혀졌던 것이지요.
지켜주고 싶은 윤희가 바라보고 있는 남자, 그리고 벗으로 가슴에 자리한 꽤 쓸만한 녀석의 아버지가 그토록 복수하고 싶었던 원수라는 사실은 걸오를 낙담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여림에게 금등지사를 찾는 일을 그만두자고 까지 하지요. 그런데 반지청혼을 막 하고 핑크빛 무드로 달달해진 윤희와 선준이 비밀아지트로 들어서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버리고 말았지요.
삐친 윤희를 어르고 달래고 연애편지에 스킨십까지, 그리고 마지막 단계 청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던 선준, 하늘이 빙글 돌고 머리가 진짜로 터질 것 같습니다. 윤희는 또 어떻고요? 걸오는? 여림은? 잘금4인방, 정조의 밀명을 받아 새로운 조선을 향해 첫발을 내딛었는데, 첫 밀명부터 이토록 비극적인 산을 넘어야 하다니 꿈을 접어버릴까 두렵네요. 물론 과거보다는 오늘을, 오늘보다는 내일을 꿈꾸는 젊음들이기에 극복하리라 믿지만, 당장의 상처로 서로 생채기를 내며 힘겨워할까, 그것을 지켜보기가 힘들 것 같아요. 저는 잘금 4인방 네 사람이 모여서 웃을때가 가장 좋거든요. 네 사람이 함께 있으면 두려울 것 하나도 없을 것고, 오늘보다는 나은 조선의 미래가 그들 어깨에 걸쳐져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해 지거든요. 그리고 꽃도령들을 보고만 있어도 즐거워지는 눈때문에 말이지요.
윤희가 말했지요.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겠다고요. 닥치지도 않은 일들을 미리 앞서서 걱정하고 싶지 않다고요. 저도 닥치지 않은 두 사람의 위기보다는 한창 무르익은 두 사람의 핑크빛 무드에 더 잠시 빠져있을 랍니다.
조선 최고의 연애고수, 선준의 연애의 정석
그런 의미에서 이번회 반듯도령 이선준에서 연애고수로 거듭난 이선준의 작업의 정석을 꼼꼼히 공부하고 가보자고요.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선준도령 가만보니 여림도 울고 갈 작업의 정석을 보여 주시더구만요. 연애박사가 따로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1단계, 믿음을 심어줘라
임금을 만나 선대왕의 유훈을 찾으라는 지엄한 밀명을 받은 잘금 4인방, 힌트는 김승헌이 남긴 유서 속에 감춰져 있다고 하지요. "국왕과 나 두 사람이 달빛 아래 실로 묶인 듯 마음을 나누네. 책과 경전이 있어 인재를 이루고, 풍속을 교화하였네.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인 이곳에 잃어버리는 마음을 둡니다".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인 이곳이라는 문구를 보면, 성균관이 그 장소일 듯해요. 김승헌의 편지에서 파자를 맞춘 선준, 임금이 찾고자한 것이 금등지사인 것을 알아내지요. 물론 걸오는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이었고요.
아버지의 발자취를 거슬러 가는 길, 찾을 수 있을까 윤희는 겁나고 두렵습니다. "이 일이 힘에 벅차고 막막하다고 느껴질 때 내가 있을 거다. 위험한 일 공연히 시작했다고 느낄 때도 내가 있을 거다. 더는 하고 싶지 않다 두 손 들고 싶어질 때도, 한없이 부족해 내 능력 밖의 일이라 생각할 때도, 결국 우리가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고 빈손으로 실패한다고 해도, 김윤희 네 옆엔 언제나 내가 있을 거다”. 선준의 말에 가슴벅차도록 힘이 솟는 윤희입니다. 이상 선준의 연애공략 1단계, 상대에게 믿음을 심어줘라 입니다.

2단계,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라
비밀아지트에서 나오는 길, 기계가 말썽을 일으키고 멈춰버리지요. 삐리리 무드가 막 시작되려는 찰나, 귀여운 황가아저씨 주책이셔~ 방해공작 장난아니시죠. 남자끼리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고 "왜 이렇게 후끈해?" 위험멘트 날려주시지요. 무사히 비밀아지트를 나온 선준과 윤희, 두 사람 모두 임금을 만나 엄청난 밀명을 들은 후라 그 일은 까맣게 잊고 두레박을 힘으로 멈춘 것 아닌가 했다는 말에 윤희가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 "그걸 꼭 말로 해야겠소?"라며, 눈 깜뻑껌뻑 하는 선준도령, 볼을 꼬집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더이다. 에고 이쁜 귀요미 3호(저의 귀요미 순위는 걸오 여림 선준 순이라서요. 선준도령은 대물이 차지했으니 밀렸소이다).
눈치 빵단이라면 선준 못지않은 윤희,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샘초롱해서는 쌩 가버리고 말지요. 다시는 그런일 없을 것이라고 강조 팍팍해 가면서 말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여자 자존심도 있고, 나름 정숙한 처자인데 먼저 뽀뽀를 해버려서 은근히 마음이 쓰였던 윤희였지요. 그런데 선준도령이 약점을 박박 긁어대는 것 같아 기분 나빠진 윤희에요. 척 봐도 '다시 하고 싶다', '좋아한다' 이런 말을 듣고 싶었던 선준은 윤희가 가버리자 당황해서 난리도 아니더군요. 이상 선준의 연애공략 2단계,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라, 즉 돌다리도 두드리고 가자 입니다. 잘못 두드렸다가 선준의 경우처럼 지팡이가 부러지는 수도 있지만요.

3단계, 감동이벤트로 사랑을 고백하라
좌불안석 선준, 토라진 윤희때문에 입은 소태씹은 심정입니다. 존경각에 금등지사의 단서를 찾아 올 것이라는 윤희의 모든 동선을 꿰뜷고 있는 선준, 단계별로 책마다 사과-->화해제의-->사랑고백 순의 연애편지를 넣어두지요. 연애편지를 보니 구구절절 상황설명까지 캬~죽이더구만요. 화푸시오(一笑一少 一怒一老), 내 마음 중도에 멈추지 않을 것이오(中道而廢 今女畵), 내 마음을 모르시겠소?(知彼知己 百戰百勝),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유생에게 들킬 뻔했지만, 기필코 사수했던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말, '세글자'까지 윤희 얼굴에 함박꽃이 피게 합니다.
누가 장원급제 생원님 아니랄까봐 아줌마 가슴까지 살살 녹이더구만요. 마지막 세글자는 사.랑.해(愛)랍니다. 연애공략 3단계, 무드있는 이벤트를 겸한 사랑고백입니다. 요즘에는 배에서도 하고 심지어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가루와 함께 플랜카드도 걸고, 불꽃으로 하트 뿅뿅 수놓고 고백도 하더이다만, 암튼 선준도령 꽤 앞선 사랑고백이었답니다.

4단계, 스킨십은 필수과정, 밀폐된 공간을 이용하라
사랑고백까지 한 선준, 마지막 다지기 작업공력 들어가지요. 저자에서 윤희를 먼저 보낸 선준, 눈여겨 봤던 반지를 몰래 사왔더라고요. 선준이 자슥, 어디서 본 것은 있었는지 앙큼스럽게도, 요즘말로 하면 엘리베이터에서 청혼을 하더라고요. 엘리베이터에서 삐리리 전기 감전되면 뽀뽀도 하고 좋은 장소지요. 그놈의 갓때문에 입맛만 다시고 키스도 못했던 길거리, 집요도령 질긴 이선준 결국은 해내고 말았습니다. 조선시대 최첨단 엘리베이터라 할 수 있는 두레박 키스입니다. 
윤희의 갓을 벗기고, 자신의 갓도 벗은 선준, 윤희에게 진짜 입맞춤을 하지요. 갓을 벗기는 장면은 중요했어요. 두 사람을 가로막았던 당파, 빈부격차, 신분이라는 장벽을 거둔다는 의미도 있었기에 말이지요. 선준도령 날로 갈수록 점잔빼고, 무게 빼고, 정신을 홀라당 윤희에게만 집중하니, 아주 귀여운 꽃도령 표정 작렬하더군요. 여림의 윙크까지 배우면 제비님으로 등극해도 되겠더라고요. 농담요!
아무튼 반지 끼워주며 선준도령 열렬한 사랑고백을 하지요. "우리 사이 끝은 없어. 내가 매일매일 다시 시작할테니까". 뭐 죽는 날까지 윤희만을 사랑하겠단 그런 말이었지요. '부럽다, 샘난다, 졌다'.
연애공략 최종단계, 스킨십은 필수, 달콤한 키스와 함께 "나랑 결혼해 줄래(백뮤직 싱어 이승기)" 프로포즈입니다. 이때 상대방이 고개 끄덕이거나 눈 마주치고 감동해 있으면, 100% 성공이겠죠. 그런데 선준도령 책만 읽고 있던 선비 맞아요? 연애하는 것을 보니 수준급이던데 말이죠. 너무 예쁘고 달콤해 보여서 눈꼴은 시려웠지만(너무 부럽고 이뻐서요), 아줌마 가슴은 벌렁거리고, 소리까지 꺄아악 질렀다지요. 두 사람 너무 예뻤답니다.  그 순간만은 불쌍한 걸오사형도 잠시 잊었을 정도로 말이지요. 박유천의 멜로연기 박수 짝짝짝입니다.
선준과 윤희의 충격을 저도 이렇게 감당하기가 힘이 드는데, 두 사람 사이를 짐작하고 있는 걸오,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윤희와 선준의 아픔을 지켜봐야 하는 걸오는 또 어쩌란 말인가요? 그녀를 행복하게도 못해주고, 윤희의 행복을 지켜 주기도 힘들게 된 상황, 혼자서 아파하고, 고통스러워 할 것 같아요. 걸오의 슬픈 눈이 목에 가시처럼 걸려 오네요.
힘들게 지켜보고 애태우다 이제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는데, 어쩐다지요? 두 사람의 사랑앞에 닥친 위기, 그 비극적인 슬픔때문에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져 오네요. 대물과 가랑에게 희망은 없는 걸까요? 생각의 틀을 깨면 분명히 답도 보일텐데, 마음이 너무 아파서 조언 한 마디 던져요.
얘들아! 희망은 있다, 임금님 말씀 잘 생각해 봐~ 새로운 조선을 세우자고 했잖아, 너희들이 꿈꾸는 새로운 조선은 과거에 대한 복수나 피의 진실이 아니라고! 과거의 악연은 너희들의 발목을 잡을 거야! 너희들이 열어야 할 새로운 조선은 사상도 이념도 당파도 없는 대동세상이라고! 무슨 말인지 새겨들었쪄욤? 귀요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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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7
2010.10.19 14:12




남색이라고 선언한 선준의 증언은 재회를 싸늘하게 해 버리고 결과적으로 장의 하인수의 뒷통수, 앞통수, 심지어는 그 흑심까지 후려쳐 버렸습니다. 속 시원한 선준의 한판승이었습니다. 조목조목 공맹의 도를 들어 따지는 선준의 일장연설은 힘이 넘쳤고, 유생들의 마음은 물론 선준을 바라보고 입만 헤 벌리고 있는 시청자도, 그 반듯한 논리에 빠져들게 합니다. 자슥, 인물도 반듯한 게 우째 그리 말도 반듯하게 하는지,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꽃도령입니다.
"인의예지신 맹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선비가 지켜야 할 덕목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싶어하는 무책임한 호기심을 보고 즐기는 것은 의도 예도 아니며, 벗을 믿지 못한 마음을 선비의 도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계율이나 비뚤어진 잣대를 들어 추문이라 손가락질 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그것이 성리학을 하는 유생의 길이라면 저는 남색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걸오가 남색이 아니라는 것은 진즉이 하인수도 알고 있었던 일, 오래동안 동문수학했던 앙숙이었으니 그쯤이야 알고 있었겠지요. 문제는 걸오와 윤희 중 하나는 홍벽서가 분명한데 증거, 즉 자상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원래 장의 하인수의 목적이었지요. 그날 홍벽서가 성균관에 들어 왔음을 밝히는 장의, 상의탈의를 명하지요. 윤희의 상의를 벗게 할 수는 없는 일, 걸오사형 나서서 웃통을 벗어주려고 하지만, 선준은 윤희가 왜 향관청 앞마당을 오밤중에 비질을 했었는지, 두 사람의 묘한 포즈 또한 그제서야 이해하게 되었지요.
선준의 반격, 성균관 재회는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들어, 장의 하인수의 코를 사정없이 밟아 버립니다. "두 사람의 옷을 벗겨서 홍벽서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장의의 직권을 남용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재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것까지 책임을 묻겠소이다!" 순간의 위기 앞에서도 눈썹하나 요동치는 법 없이 차분한 선준이었습니다.
나의 행복은 김윤식의 불행, 나는 나의 불행을 택하겠다

재회가 끝나고 선준은 성균관을 떠날 결심을 하고, 고약하게도 인사도 없이 떠나 버리고 말지요. 정혼날도 다가 왔지만, 더 이상 윤희와 함께 성균관에서 있을 수가 없는 선준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더 이상 감추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죠. 그는 진짜 남색이었으니 말입니다. 윤희를 보지 않으면 괜찮겠지, 에라 모르겠다 효은낭자와 정혼이나 하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대과나 준비해야 겠다고 마음을 추스리는 선준입니다.
여전히 선준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은 여림의 질문, "자네는 행복한가?"의 답을 찾고 싶지 않은 선준입니다. 윤희를 보지 못하는 세상은 지옥과도 같은데, 선준이 행복하고 싶으면 윤희 곁에 머물러야 하고, 윤희 곁에 머무르면 자신의 남색때문에 윤희의 앞길을 막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었지요. 윤희를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은 지옥행을 선택하는 선준, 피끓는 청춘에게 사랑하는 이를 볼 수 없는 세상이 무간지옥이지 또 어디가 무간지옥일까 싶어요. 
무간지옥을 헤매는 세 청춘, 윤희는 여자임을 밝힐 수 없음이 무간지옥이요, 돌아봐 주지 않는 외사랑을 하고 있는 걸오도 무간지옥,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남자를 좋아하는 마음을 누르지 못하는 선준도 무간지옥입니다. 세 사람의 심각한 사랑앓이를 지켜보는 여림만이 닐리리맘보 가장 편한 팔자입니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을 말리랬는데, 청개구리 여림은 세사람의 사랑놀이에 아주 불을 지펴볼 생각입니다. 이쁜 여림의 진심은 뭘까요? 걸오의 마음을 알면서도, 애써 마음 다잡는 선준의 마음도 슬쩍 휘저어 보고, 이 녀석의 심리는 뭘까요? 너무 예뻐서 밉지 않은 사랑의 훼방꾼이자 사랑의 큐피트에요. 

선준의 정혼날, 윤희의 발길은 병판집을 향하고 맙니다. 먼발치에서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선준의 얼굴을 보고 가슴 속 깊이 새겨두고 싶은 윤희입니다. 성균관을 나가면 다시는 볼 수 없을 인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욕심이 나는 윤희입니다. 그 앞에만 서면 여자인 자신을 들켜 버리고 싶은 윤희입니다. 나무 뒤에 서서 몰래 선준을 훔쳐 보는 윤희, 선준이가 윤희를 못 알아 볼 리가 없지요. 효은낭자와 정혼하러 오는 선준의 발이 천근만근 납덩어리였으니까요.
"오늘 여기 오지 않는 편이 좋았소, 가라,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앞 뒤 어감이 맞지 않는 요상스런 말을 던지고는 휑하니 들어가 버리더니 선준도령 대형사고를 치고 나오고 말지요. 효은낭자에게 파혼을 선언해 버린 것이었어요. 그것도 "평범한 지아비로 여인에게 마음을 줄 수 없는 사람입니다"라는 폭탄선언과 함께 말이지요. 바람처럼 뛰어나온 선준, 윤희를 뒤쫓아가 눈물의 고백을 하고 맙니다. 이름하여 커밍아웃!
"네가 좋다, 김윤식. 길이 아니면 가지 않던 내가, 원칙이 아니면 행하지 않던 내가, 예와 법도가 세상의 전부인줄 알던 내가, 사내녀석인 네가 좋단말이다". 띠융! 충격고백에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는 윤희, 설마 선준이 윤희를 좋아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해서 였겠지요. 윤희도 설마 선준이 남자를 좋아할 리는 없을 거라고, 혼자만 끙끙대고 고민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더 이상 자신을 속이며 살 자신이 없다며, 윤희를 세상의 비웃음을 받게 하지 않겠다며, 그래서 성균관에 있지 못한다며 멀어져 가버린 선준입니다. 충격받은 윤희가 얼른 정신 수습하고 뒤쫓아 갈 것 같았는데, 여자라고 밝히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나도 남색이니 사귀자고 할 수도 없고, 가슴 답답한 윤희의 처지입니다.
걸오사형에게 상담을 해도 속시원한 답을 얻지 못하지요. 여자임을 속인 엄청난 죄를 선준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 돌려서 말하는 윤희였지요. 선준을 향한 윤희의 마음을 다 읽어내고, 가슴 시리게 돌아다 보는 걸오의 슬픈 눈동자가 어찌나 가슴을 아프게 후벼 파던지, 그 순간은 윤희가 얄밉지 뭐에요. 여림사형에게 상담할 일이지, 왜 하필 걸오사형에게 상담하느냐고 윤희낭자,ㅠㅠㅠ

김윤식, 네가 여자라서 행복하다
그나저나 정말 큰일이 나고야 말았네요. 선준이 윤희의 저고리를 열어 윤희가 여자임을 알아버린 것이에요. 월출산으로 소풍을 나온 성균관 유생들, 여림이 선준을 불러 내기 위해 순돌이에게 뻥을 치게 만들었지요. 어머니가 오셨다는 거짓말로 며칠 사이에 반푼이가 다 된 선준이를 계곡으로 끌어낸 것이지요. 선준이 성균관을 나서고, 효은낭자에게 파혼선언을 한 후, 월출산 서원에서 지내는 꼬라지를 보니, 아주 반푼이가 다 돼 버렸더군요. 초점 잃은 퀭한 눈동자가 넋이 반은 나간 듯 보였으니 말입니다.
책은 심심풀이 장식품이요, 바둑알은 네 것인지 내 것인지도 구분못하는 선준, 깔끔도령이 국물까지 질질 흘리는 꼴이라니, 병이 들어도 단단히 들었습니다. 여림의 진단으로는 상사병이라는데, 순진한 순돌이가 알아들을 리는 없고, 여림이 아주 사랑싸움을 제대로 붙여볼 생각인가 봐요. 장난꾸러기 여림, 그래도 네가 좋다, 너를 미워할 수 없는 아줌마의 주책을 알아다오^^  
물에 넣으려는 유생들의 장난을 피해 멀리 도망 온 윤희, 먼발치에서 윤희를 본 선준은 가슴은 이미 쿵쾅쿵쾅 요동을 치는데, 모질게 마음을 잡고 돌아서 버립니다. 윤희는 바위에 걸터앉아 있다가 그만 신발 한짝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지요. 선준 앞에 둥둥 떠다니는 신발, 선준도령 신발짝은 건질 생각도 않고 김윤식 이름만 부르며, 윤희가 있던 곳으로 뛰어가지요. 그럴 줄 알았다고요. 이미 병이 깊었는데, 발길을 돌린다고 마음이 가는 것마저 돌릴 수는 없는 법...그래도 신발을 건져서 갈 것이지... 
윤희를 본 선준, 다짜고짜 와락 껴안아 버리지요. 좋아하는 마음은 이유가 없는 법이랍니다. 성별이 무슨 상관이에요. 그냥 끌리는데 말이지요. 강한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 그게 사랑인 게지요. "안되겠다 김윤식, 아무리 애를 써도 난 이렇게 널 찾아 헤맬 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나한테서 도망가라 김윤식". 두번째 사랑고백입니다.
매를 맞아도, 미친 놈이라고 욕을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김윤식은 지켜 주고 싶은 선준입니다. 그래서 자꾸 도망치라고 하는 게지요. 돌아서 가는 선준을 향해 "내 대답 듣고 가야지" 라며, 돌진해서 안기려고 했는데, 어머나! 미끄덩 물에 풍덩 빠져 버린 윤희입니다. 비호처럼 몸을 날리는 선준, 그 잠깐 사이에 윤희가 물을 얼마나 먹었기에 기절을 해버렸네요. 인공호흡법을 배우지 못했는지, 선준이 다짜고짜 윤희의 저고리부터 벗기고 봅니다. 왜 열었을꼬? 영 이해가 안간다는 말씀이죠.ㅎㅎㅎ그리고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선준의 동공, 김윤식이 여인이었어. 봉곳이 솟은 가슴, 정녕 김윤식 그대가 여인이었단 말이요, 오! 신령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윤희-선준-걸오의 삼각관게, 여림의 눈으로 보고싶다
선준이는 당장 보따리를 싸서 성균관 귀환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성균관에 두고 마음이 편하겠어요. 지켜야지요. 예고편 속 선준과 걸오의 치열한 잠자리 쟁탈전을 보니, 윤희를 두고 동상동몽의 싸움이 시작되었나 보더군요. 선준이 윤희가 여인임을 알았다는 것을 알 리 없는 걸오와, 윤희가 여인임을 걸오사형이 알리가 없다고 생각한 선준이, 서로 윤희의 정체를 지켜주겠다고 자리싸움을 할 듯 하니, 중이방 잠자리 배치는 어찌될 지도 궁금합니다. 생각해보니 윤희가 가운데에서 자는 게 그 중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윤희가 아침만 되면 선준에게 껌딱지처럼 붙어있더란 말이죠. 걸오가 이를 가만 두지는 않을 듯 하고, 그렇다고 문가 쪽으로 윤희를 밀어 놓자니, 걸오때문에 선준이 불안할 듯 하고, 에고 머리 아프다. 그냥 마음없는 여림방에서 지내는 것은 어떨까? 이것도 안되겠지요?
아무튼 선준은 무간지옥 탈출이네요. 더불어 윤희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입니다. "난 여자요, 내 이름은 김윤희요!" 이렇게 말이지요. 윤희와 선준이는 무간지옥을 탈출했는데, 어째 가슴에 자꾸 밟히는 사람이 떠오릅니다. 걸오사형을 어쩐다지요? 감자를 구워 호호 불어 윤희에게 건네던 걸오에게, "사형은 결혼하면 좋은 남편이 되실 듯 합니다"라던 윤희의 말이 얼마나 듣기 좋았는데, 그 좋은 남편 하고 싶은 걸오인데, 곁에 두고 싶은 여인의 눈은 다른 사내를 향하고 있으니, 걸오의 무간지옥은 영영 끝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유아인이 해피엔딩을 바라지 않는다는 인터뷰 기사가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이건 누구 하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니, 잘못이라면 그대들이 너무 멋진 것에 있소이다. 너무 고민이 되어서 저는 여림의 눈으로 구경하듯 보고 싶은 중이방 삼각관계랍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사 모든 것이 즐거운 여림이 제일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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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3 12:41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하고 급후회되어 윤희를 찾아 나선 선준, 그냥 방에 가서 책이나 읽다 잘 일이지, 윤희에게 마음에 없는 말이라 말하고 싶어 또 윤희를 쫓아 여기저기 찾아 다니지요. 자상을 입은 걸오를 향관청으로  옮긴 윤희, 걸오를 끌고 간 흔적을 없애기 위해 밤에 비질을 하는 모습에 피식 웃음만 나오는 선준입니다. 윤희를 불러세울까 잠시 망설이는 찰나, 비질을 하던 윤희가 향관청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지요.
그놈의 호기심때문에 이선준은 결국 못 볼 꼴을 보게 되지요. 걸오사형 손이 대물의 어깨에 척 걸쳐져 있는 것이에요. 그것도 얼굴이 곧 닿을락 말락한 거리를 유지하고 말이지요. 질투심 작렬하는 선준, 믿기지 않은 모습에 넋이 반쯤은 나간 모습으로 향관청을 나오고 말지요.
김윤식, 왜 걸오사형이더냐?
향관청 문틈으로 걸오의 피묻은 손이 보이더구만, 이선준의 눈에 그게 들어올 리가 없지요. 윤희가 단둘이 오밤중에, 그것도 방금전에 자신을 동방생으로 봐줄 수 없느냐고 눈물 그렁그렁해져서 부탁하던 윤희가 걸오사형과 단둘이 향관청에 있는 모습을 보니, 그저 윤희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내와 있는 것만으로 허탈했을 뿐이에요. 고로 선준이 남색이 맞구만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있었던 일도 수상스럽습니다. 윤희가 목욕하던 날 말이지요. 물론 윤희가 목욕하는 것은 걸오혼자 봤지만, 그때 걸오가 죽기살기로 선준과 여림을 막았었던 일이 있었지요. 오호라, 그럼 그때도 대물과 걸오사형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아닐게야. 있었나? 아닐게야. 미치고 폴짝 뛸 혼란스러움에 선준은 견디기가 힘이 들지요. 술 두병에 아주 다음 날까지 못 일어날 정도로 뻗었더군요.
그런데 밤잠없는 유생들이 향관청을 나오던 선준의 넋나간 모습을 보고 말았지요. 선준의 넋나간 모습은 존경각에서 책을 피해 걸오가 대물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본 유생들 사이에,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루머에 신빙성을 더해 가며, 소위 '카더라'는 '봤대'로 바뀌고, 한 다리 건너가니, "말했다'로, 소문은 일파만파로 눈덩이처럼 커져 확신으로 굳어 버리고 맙니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가고, 의혹이 진실이 되는 세상, 예전에도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했나 봅니다. 
'대물과 걸오가 남색이란다'. 성균관 화장실을 물론이고, 벽보에 대문짝만하게 그림까지 그려져서, 성균관 통신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남색'이 오르고, 바람따라 장안에 화제거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돼 버렸지요. 공자를 모시는 성균관에서 남색이라니, 사대부로서는 생명이 끝날지도 모를 치명적인 루머의 주인공이 돼 버린 대물과 걸오입니다. 유생들은 대놓고 수근거리고 야유하고 멸시하며, 윤희에게 상추와 소금세례까지 받게 될 정도로 일이 커져 버렸습니다. 달걀세례 나올까봐 걱정이었는데, 윤희와 걸오의 고운 얼굴은 그나마 보호해 줬네요.
남자를 좋아하는 내가 한심스러워도 너만 보인다
그건 그렇고 남색 스캔들은 윤희에게도 걸오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지요. 장의 하인수가 냄새를 맡아 버렸거든요. 향관청에서 대물과 걸오가 안고 있었다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에 여림의 수상한 행동까지, 이런 경우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인수는 유생들을 선동해, 15일 정직된 장의의 권한을 돌려달라는 연판장을 대사성에게 전하고, 결국 재회에 붙여지게 됩니다. 오늘날 말로는 학생비상대책회의지요. 여기서 윤희와 걸오가 남색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성균관에서 퇴학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대손손 가문의 먹칠을 한 인물로 사대부라는 타이틀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 윤희와 문재신입니다. 
한 술 더 떠 하인수는 증인으로 이선준을 내세웠으니, 하인수 머리 쓰는게 참으로 야비하다고 할 수 밖에요. 하인수가 잡고 싶은 것은 사실 남색이 아니지요. 홍벽서를 잡고 싶은 마음이 더 컸으니까요. 자상을 입었다고 했는데, 여림의 몸은 자상은 커녕 주름 하나 없는 비단결이었고, 홍벽서로 의심가는 인물은 윤희와 걸오라고 범위를 좁혀가는 하인수지요. 동방생들 이간질은 물론,  천하의 여림까지도 약점을 잡아 한 방에 잘금 4방을 골로 보내겠다는 생각인 게지요. 병풍 뒤 벽장 속에 걸오와 윤희를 숨겨두고 멋지게 연극 한 편 해주신 여림, 이번회도 순간순간 변하는 표정이 압권이더이다.
걸오를 감싸는 윤희의 모습에 선준은 쓰잘데기 없는 질투심만 폭발하고 말지요. 더군다나 "설마 날 남색이라 믿소? 어떻게 같은 남자인 걸오사형을..."
윤희의 말을 듣는 선준 눈 앞이 시꺼멓게 흐려지고 가슴에 돌덩이가 쿵 하고 내려 앉습니다. 윤희의 말이 가시가 되어 가슴팍을 쑤시고, 아주 살점은 회가 떠지는 느낌입니다. "저 혐오하는 강한 부정이라니... 김윤식 널, 남자를 좋아하는 바보 같은 한심한 나는 뭐란 말이냐?" 할 수만 있다면 머리를 짓이겨 죽고 싶은 선준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죽고 싶은데도 내 눈에는 김윤식 너만 보인다.
"그렇군,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일이 그토록 말도 안되는 일이라 여긴다면, 다음부터는 행실을 좀 똑바로 하는게 좋겠소". 둔탱이 윤희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을 해줘도 또 못알아 들어요. 에고... 브라운관으로 들어가서 가르쳐 줄 수도 없고....
윤희 걱정에 피한방울도 남지 않은 선준과 걸오
윤희에 이어 이번에는 걸오가 선준의 불타는 질투심에 기름을 들이 붓습니다. 대물이 안보여 걱정이라는 걸오에게 선준이 삐딱선을 제대로 탑니다. "걱정? 걱정은 그렇게 하는 겁니까? 아끼는 이를 곤경에 빠뜨리고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 만들고 사형이 하는 걱정이란 그런 겁니까? 김윤식을 아낀다면 이런 일은 없어야 했습니다". 선준의 가슴에는 윤희 걱정으로 피 한방울까지 다 보타지고 말았거든요. 물론 걸오에게도 마찬가지고 말이지요.
걸오사형 선준의 불난 가슴에 이제는 대놓고 부채질까지 해주지요. "신경꺼라, 우리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우리 일? 언제부터 너희가 우리냐? 으윽, 이걸 한대 쳐말어' 한대 갈기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른 선준, "그러니까 좀 제대로 해! 나도 더는 신경쓰고 싶지 않으니까!".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저 바다의 수평선 보다도, 저 넓은 대지의 지평선 보다 반듯하기로 명성 높은 선준이 벌컥 화까지 내고, 얼마나 화가 났으면 뒷말도 싹뚝 잘라 먹어 버리지요. 하늘 같은 선배에게 말이지요. 
이선준 유생 따지고 보면 더 심하더구만 뭘 그리 벌컥하시나? 지난 번 밤섬에서 있었던 일 기억 못하시나? 자고 있던 윤희에게 입술을 바짝 가져갔던 양반이 누구시던가? 정리하자면, 걸오와 대물이 남색이라는 것 때문이아니라, 대물이 걸오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더 화가 나 있는 듯 하구만요ㅎ. 기생 초선에 효은낭자, 심지어 걸오까지 그 영역이 참으로 화려한 대물입니다.
한 번만 자신을 믿어 달라는 윤희, 걸오사형을 위해서 믿어달라는 윤희의 말에 피가 거꾸로 솟는 선준이에요. 하지만 선준도령 표정관리 하나는 예술입니다. 선비란 무릇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어서는 안되는 법이거든요. 암튼 영락없는 성균관 반듯공자님이세요. 그날 밤 향관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말에 대답을 해 줄 수 없는 윤희, 답답해 죽을 지경입니다. 걸오사형이 홍벽서라는 것이 밝혀지는 날에는, 도둑질과 살인혐의로 걸오사형이 바로 사형장으로 끌려갈 수 있을 수도 있기에, 하늘이 두 조각이 나더라도 걸오사형이 홍벽서라는 말을 해줄 수없는 윤희지요.
그래도 한 번만 날 믿고 도와달라는 윤희에게 "김윤식,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더 바보같고, 한심하고 이따위 나답지 않은 짓을 해야 하나 말이다"라며, 돌려 말하는 선준이에요. 남색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이고, 인생이 시궁창에 쳐박힐텐데,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문재신을 걱정하는 거냐고 따져 묻지만, 사실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남색인 자신이 윤희에게 고백못하는 이유거든요. 김윤식이 가는 있는 곳이라면 조선팔도 어디라도, 지옥불에도 따라가고 싶은 선준은 자신의 마음을 잡을 수가 없어서, 이리도 완곡하게 자신을 학대해 가며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둔탱이 윤희가 알아들을 리는 없지만 말이지요.
선준은 한 번 만 더 믿어달라는 윤희의 말을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윤희지키기 결심한 듯 싶더군요. 휴가나가서 예비장 병판도 만나고, 팔짱끼는 효은낭자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앞으로 벌어질 일을 미리 예고하는 듯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기다리던 예고편의 선준의 커밍아웃 장면이 나왔는데, 뒷얘기는 다음주로 넘겨버리는 제작진, 일주일을 어떻게 참으라고 이리 고통을 주시나이까??????

윤희와 걸오, 저고리 벗지 않을 방법은?
많은 분들이 선준의 "남색은 접니다" 해석을 훌륭하게 해주셨더라고요. 지난 글에서 걸오사형을 대상이라고 폭탄발언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음회 예고를 보니 그런 것은 아니었나 봐요. 아마도 걸오나 대물에게 남자 이상의 우정을 느끼는 자신 역시 남색이라는 식으로 말을 할 것도 같은데, 이 말로는 재회에서 걸오와 재신을 남색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할 듯 싶어요.
예고편을 보니 하인수가 걸오와 대물에게 상의 탈의를 명한다는 말을 해서, 걸오가 아주 까무러 치더라고요. 사실 걸오는 곤경에 처한 윤희때문에 홍벽서라고 밝힐 결심까지 했었지요. 여림이 겨우겨우 형 얘기를 끄집어 내서 진정시키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하인수가 알고 싶은 진실은 두 사람이 남색이냐가 아니라 홍벽서가 누구냐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복부에 자상이 있는 사람만 골라 내면 되는 일이니까요. 윤희는 몸에 보기 흉한 흉터가 있다고 예전에 둘러댄 일은 있었지만, 재회에서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을테고, 윤희가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럼 이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하나? 이는 재회의 안건이 남색에 관한 것에서 출발하면 답이 쉽지요. 걸오나 윤희나 옷을 벗지 않아도 되니까요. 재회의 의결 안건은 두 사람이 남색인가를 가리는 것인데, 남색과 상의 탈의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요구라는 겁니다. 윗도리를 벗으면 남색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을 것도 아니고, 남색이 신체적으로 표시나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이선준이나 정약용 박사의 입에서 이 말이 시원하게 나와서, 장의 하인수의 얼굴이 구겨지는 꼴을 봐야 할텐데, 어떻게 전개될지 다음주가 기대되네요.
참참참, 다음주 예고에 이선준이 성균관을 나갔다는 소문이 돌더군요. 그리고 김윤식 네가 좋다며 고백하고, 계곡에서는 버럭 안기까지 하던데, 이선준 제대로 미쳐가고 있나 봅니다. 남색이라 손가락질 하든 시궁창에 인생이 빠지든지 윤희를 향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선준이에요. 어찌되었은 사랑은 용기있는 선택이며 아름다워라 입니다. 그런데 계곡물에 빠진 윤희를 안고 나왔는데, 옷 말리겠다고 옷고름 풀면 바로 가슴을 칭칭 동여맨 광목천이 나올텐데, 이선준이 드디어 윤희가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 걸까요? 우왕~ 궁금해서 미치겠어요. 앗, 그럼 윤희바라기 걸오는? 닭쫓던 뭐시된다고요? 안돼요!!!!

선준과 걸오의 윤희지키기, 거짓이 아니기에 아름답다
사대부의 생명이 끝날 지도 모를 폭탄발언을 하면서 까지 윤희를 보호하려는 이선준, 홍벽서라는 비밀이 밝혀지는 것까지도 윤희를 지키기 위해서는 개의치 않는 걸오, 윤희 복터졌네요. 얼핏보면 두 샤방 꽃남의 윤희지키기 사랑의 방식이지만, 깊게 들어가면 선준의 올곧음과 걸오의 하고 싶은 이야기까지 함축되어 있는 윤희지키기라 할 수 있지요.
선준은 위선이 싫습니다. 위선과 비리가 판치는 세상, 진실과 진심에 눈감는 세상 말이지요. 윤희에게 마음이 가는 선준은 자신의 성정체성이 남색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것 또한 위선자가 되는 것이기에, 자신과 싸우고 있는 것이지요. 걸오에게 홍벽서의 정체 또한 마찬가지에요. 정체를 밝히지 않고 홀로 싸우는 진실과의 싸움, 걸오는 복면 속 자신의 모습이 싫을 수도 있습니다. 대놓고 세상을 향해 묻고 싶습니다. 금등지사의 비밀과 금등지사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었던 이들이 있었음을 말이지요. 진실을 지키려는 자와 은폐하려는 자, 그 힘겨루기 싸움에서 희생당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말이지요. 진실을 덮으려하는 자들은 진실을 덮기 위한 힘이 필요하고 장악해야 합니다. 왕권, 금권, 병권, 여론까지도 말이지요. 비리에 연루된 권력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걸오가 윤희에게 말했지요. "김윤식, 그 이름 더럽혀지지 않을 길, 있을 거다"라고요. 금등지사의 비밀을 밝히겠다는 걸오, 형과 윤희 아버지의 명예까지 찾아주고 싶습니다. 죽음이 기다린다고 할지라도 금등지사의 비밀을 세상 밖으로 화제를 끄집어 내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눈과 귀를 연 것이니까요. 그것으로도 족한 걸오입니다. 윤희가 아버지가 왜 죽었는지, 무엇을 지키려다 죽었는지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윤희는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러워 하게 될 테니까요. 문영신의 동생 문재신이라는 이름만으로 자랑스럽듯이, 김승헌의 딸 김윤희의 이름이 자랑스러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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