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수'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12.06.08 '각시탈' 주원, 눈물과 함께 성장하는 배우 (9)
  2. 2012.05.31 '각시탈' 1대 각시탈 신현준, 1인3역 열연에도 빵터진 옥에 티 (13)
  3. 2012.03.16 '해를 품은 달' 몹쓸 해피엔딩의 씁쓸한 뒷맛, 최후의 승자는? (23)
  4. 2012.03.15 '해를 품은 달' 웃음이 넘치는 드라마, 눈 깜짝할 사이에 무슨 일이? (9)
  5. 2012.03.03 '해를 품은 달' 정일우의 죽음암시, 나는 반대일세! (31)
2012.06.08 08:10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데, 지독한 배고픔은 강토에게 왜놈 앞잡이의 삶을 살게 만들었습니다. 이강토뿐이었겠습니까? 알게 모르게 친일로 목숨을 연명해야 했던 강토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던 시대였습니다. 멸시와 비난을 받으면서도, 일본놈보다 더 간살을 떨었던 조선인이 많았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목숨을 내놓고 독립운동을 하는 투사들와 일본 앞잡이가 양산되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이선(강산, 강토 아버지)과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 이시용이나 우병준, 최명섭과 같은 일신의 영달을 택하는 사람은 시대가 낳은 아픔이자 비극이었겠죠. 이선의 아들 강산과 강토가 다른 길을 걸어야 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사사끼의 칼을 대신 맞은 각시탈 이강산, 탈을 벗기려는 위기의 순간에 비호처럼 날아온 백건(이선의 호위무사)으로 인해 정체가 드러나는 위기는 면했습니다. 간 떨어지는 긴장의  연속은 짜릿한 흥분마저 느끼게 합니다. 13년전 마적떼의 습격을 받아 강토와 분이가 헤어지게 된 사연도 나왔는데요, 서로의 첫사랑이라는 것을 모르고 총과 칼을 겨눠야 하는 비극은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각시탈 4회에서는 눈물없이는 볼 수 없었던 형제의 고백과, 목단이 13년전 헤어졌던 분이였다는 사실에 괴로워 하는 강토의 눈물이 뭉클하게 가슴을 울렸습니다.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칼을 전해주며, 살아만 있으라고, 그러면 꼭 찾겠다고 약속했던 분이에게 마적떼의 칼이 내리치는 순간 눈을 돌리고 말았던 강토, 여태 죽은 줄 알았던 첫사랑 분이가 목단이었음에 경악합니다. 그런 분이를 잡아 고문하고, 각시탈을 잡기 위한 미끼로 써야 했던 강토는 혼란스럽습니다. 누가, 무엇이 강토를 이렇게 잔인한 괴물로 만들어 버렸는지, 세살 아이부터 여든 노인까지 조선인이라면 모두가 침을 뱉고 죽이고 싶어 하는 일본앞잡이가 되게 했는지, 강토는 험한 세상이 밉기만 합니다.
아무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강토, 슌지에게 자학하듯 털어놓는 그의 비밀은 무너지지 않으려는 오기와도 같았습니다. "내가 죽여야 할 계집이... 네 첫사랑이면, 네가 오매불망하던 그 계집이라면... 너라면 어떡할래? 난 그래도 죽일 거다. 각시탈만 잡을 수 있다면 까짓 계집년쯤 잡을 수 있다고".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강토는 알아버렸습니다. 목숨을 걸고 자신이 준 칼을 찾으러 온 분이, 아직도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분이를 어떻게 죽일 수가 있겠어요. 13년이 흘렀는데 분이는 아직도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꼭 찾겠다는 약속을 믿으면서 말이지요. 그런 목단에게 총을 쏴버린 강토, 칼을 보고서야 탈 속의 여자가 목단(분이)임을 알고 하얗게 질려 목단을 끌어안는데, 마치 강토의 머리에서 혼이 날아가 버린 듯 보이더군요. 
강토가 알아야 할 더 큰 비밀이 있지요. 각시탈이 바보형 이강산이라는 사실말입니다. 백건의 도움으로 정체가 탄로될 위기는 모면했지만, 시시각각 조여오는 강토의 총은 강산의 몸에 언제 발사될지 모를 일입니다. 각시탈을 유인하기 위해 죄없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악업을 쌓으며 살인귀로 변해가는 강토를 보는 것이, 강산에게는 무엇보다 괴롭습니다. 바보아들과 왜놈앞잡이를 둔 어머니의 눈물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강산이기에 말이지요.
이강산(신현준)이 미친놈 행세로 감옥에서 풀려난 사연도 밝혀졌지요. 구차하게 감옥을 나온 것을 치욕스럽게 생각하던 이강산을 각시탈이 되게 한 것은, 아버지의 호위무사였던 백건이었지요. 놀림받는 바보행세를 하며 아버지를 배신한 자들을 처단하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롭고 괴로운 독립운동의 또 다른 길을 걷게 된 이강산,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감옥벽에 똥칠을 하면서 미친 사람 행세를 했다는 강산의 자기고백, 자기비판은 너무나 인간적이었습니다. 얼마나 견디기 힘든 고문이었으면, 엉덩이를 까고 똥을 싸고, 미친놈 행세까지 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엉덩이 노출열연을 보여준 신현준의 감옥연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습니다(짱!).
강산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어머니와 강토때문이었습니다. 바보아들로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도 불효인데, 아우가 형의 심장에 총을 겨누는 모습을 보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에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강토가 위험에 처하는 것 역시도 바라지 않는 이강산, 그인들 어찌 어머니와 강토 앞에 멀쩡한 사람으로 나서고 싶지 않겠어요. 바보 아닌 바보로 살아가야 하는 이강산을 생각하면, 목이 매입니다.
강토에 대한 분노를 대신해서 사람들의 멸시와 발길질을 받으면서도, 매일매일 정화수를 떠놓고 자신과 강토를 위해 비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면서도, 눈물을 삼키고 헤죽헤죽 웃는 바보가 되어야 하는 이유, 각시탈을 써야 하는 이유는 아버지를 배신하고 동지를 팔아먹은 놈들을 처단하고, 나아가 나라를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동생 강토, 자신의 학비를 대기 위해 고무신이 다 떨어져 나가도, 맨발로도 행복하다고 인력거를 끌었던 동생이 등에 기대 웁니다. 내가 각시탈이라고, 형 미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꾹 눌러 참는 강산입니다. 고문보다 더 힘든 고문은 어머니와 강토에게 멀쩡한 자신의 모습을 감춰야만 하는 것입니다. 강토를 안아주지도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돌아누워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는 이강산, 바보형의 등에 얼굴을 묻고 우는 이강토의 눈물에 함께 울었습니다.
목단이 첫사랑 분이라는 사실에 망연자실해 자기도 모르게 집으로 발길을 향한 강토, 그제서야 어머니가 너같은 자식 둔 일 없다며, 연을 끊자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머니의 기도소리가 들리지요. 장독대에 정화수를 올리고 강산과 강토를 위해 비는 어머니의 기도가 강토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모진 말로 강토를 내쫓으면서도, 자식의 죄를 대신 받게해 달라고 비는 어머니의 기도가 강토를 울립니다.
곤히 잠들어 있는 형, 사람들에게 패악을 부릴 때마다 형이 자신을 대신해 동네북처럼 맞아야 했던 것 아느냐고 했던 어머니의 말이 목에 가시처럼 걸립니다. "형 많이 아팠어? 사람들이 때리면 나한테 말해, 내가 죽여버릴테니까".
잠든 척하고 있던 강산이 몸을 돌려눕지요. 들키지 않으려고 말이지요. 이강산의 곁에 강토가 누워 혼잣말을 하며 우는데, 주원의 연기가 너무 절절해서 폭포처럼 눈물이 흐르더군요. 주원이 이렇게 감정연기를 풍부하게 잘하는 배우라는 것에 새삼 놀랐습니다.
"형 생각나? 형이랑 엄마랑 마적들한테 쫓길때, 아버지 죽고 일꾼들 다 죽고... 그때 내가 약속했거든 죽지말라고, 꼭 찾겠다구. 나 정말 걔가 죽은줄 알았거든... 살아있더라. 어떡하지? 내가 죽여야 하는데...", 강토도 울고 돌아누워 잠든 척하고 있는 형 강산이도 울고, 시청자도 울고...
강토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하는 대목에서는 강토의 인간적인 고뇌가 맑은 물에 이끼까지 드러나는 조약돌처럼 그대로 보이더군요. "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엄마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은데... 형 모르지. 인력거꾼도 빽이 있어야 일을 잡는 것.. 하루종일 일해봤자 세끼 밥값도 안되는 일당 벌려고 맞고 또 맞고... 나 그렇게 돈 벌어서 형 학비댔어... 형이 경성제대만 졸업하면 고생끝이라고 믿었는데... 돈도 없고 빽도 없는 놈이 왜놈들한테 충성이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인데... 난 모르겠어. 이것말고 더 좋은 방법을 모르겠다구... 형...".
강산의 등에 얼굴을 파묻는 강토, 주먹으로 입을 틀어막고 울음을 참는 강산, 두 형제의 눈물이 강처럼 가슴에 흘러 넘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연기가 아니라, 정말 형과 동생의 관계로 보여지는 착각까지 일게 하더군요.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주원이라는 배우의 눈물연기였습니다. 가슴에서 한을 토해 내면서도 오버하지 않고, 감정을 끌어올리는 연기는 오열 이상의 슬픔을 느끼게 하더군요.
한음절 한음절에 눈물이 담겨 있으면서도, 감정을 끓어넘치지 않게 조절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슬픔을 전달했고 말이죠. 긴 대사를 하는데도, 간혹 연기자들에게서 보여지는 긴 독백에서의 부자연스러운 감정설명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연기였습니다. 눈물과 독백을 연결하는 이음새가 매끄러워서, 참 좋은 표현력을 가진 배우구나 싶더군요.
고등어를 구워 세식구가 도란도란 아침을 먹는 장면은 훈훈하다 못해 오히려 슬펐습니다. 저렇게 세 사람이 오붓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을 날이 마지막일 것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간밤에 두 형제가 우는 장면에서 폭포수같은 눈물이 흘렀다면, 아침을 먹는 장면에서는 세심하게 표현된 한 장면에서 뭉클함이 전해오더군요.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인 강토의 구두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와 강산의 검정고무신과 대조적인 모습이었지요. 아마도 강산은 강토가 지난 밤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신발을 가지런히 모아 댓돌 위에 올려두고 고등어를 사러 나갔겠지요.
다떨어진 고무신을 신고 자신의 학비를 대기 위해 인력거를 끌었던 강토, 자신의 구멍난 운동화를 빨아 겨드랑이에 넣어 말려주던 동생의 신을 몇번이고 닦았을 강산입니다. 경성제대를 졸업해 취직하면 강토 운동화부터 사주고 싶었을 강산, 결국 동생의 신발을 사주지 못한 강산의 마음은 찢어진 고무신보다 더 아프게 찢어졌겠지요.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동생의 구두를 반짝반짝 닦아, 혹이라도 발에 밟힐새라 댓돌 위에 곱게 놓아주는 것밖에 없었을 강산, 그 마음이 전해져서 눈물보다 슬프게 다가왔던 댓돌 위의 구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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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9
  1. 2012.06.08 08:4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2.06.08 11: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박씨아저씨 2012.06.08 11:56 address edit & del reply

    오호 아직 보지 못했는데 꼭 한번 봐야겠는데요~
    신현준의 열연도 궁금합니다.

  4. yuna 2012.06.08 13:28 address edit & del reply

    한번도 못봤는데 포스팅 읽고 가슴이 먹먹해져 오네요.
    드라마 너무 기대됩니다.
    기말고사 끝나면 꼭 봐야겠네요.

  5. 정말 2012.06.08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각시탈이라는 드라마 참 잘만든거같아요
    고증의 허점은 보이긴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이를 상쇄하는거같습니다.
    무엇보다 저 당시 시대상을 돌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드라마라서 더 좋습니다.
    현실은 저것보다 더 심했겠지만 강산과 강토를 통해 일제에 핍박받던 조선인의 설움이 느껴지더군요.

    정말 이 드라마로 인해서 가장 재발견된 배우가 주원이 아닌가싶습니다.
    주원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건 몰랐어요.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6. ㅎㅎ 2012.06.09 01:27 address edit & del reply

    들은 이야긴데..고조 할아버지가 살아생전에 시락국이나 우거지국을 엄청 싫어하셨는데 일제강점기때 살아오신분이라 밥대신 시래기죽으로 끼니를 해결하셨었대요 ㅂ

  7. 고무고무 2012.06.09 18:11 address edit & del reply

    담주부터 꼭 봐야겠네요ㅎ글 읽는것만두 가슴이 아프네요ㅠㅠ

  8. 고무고무 2012.06.09 18:11 address edit & del reply

    담주부터 꼭 봐야겠네요ㅎ글 읽는것만두 가슴이 아프네요ㅠㅠ

  9. 미지 2012.06.16 10:4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댓돌위의 강토 구두가 애잔하게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그저 내새끼, 내동생 그게 가족인가봅니다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주원의 연기력에 정말 박수를 보냅니다

2012.05.31 09:12




조선이 일본에 합병됨으로써 한국근대화를 앞당겼다고 주장하는 쓸개빠진 인간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사관의 차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품물고 싸우고 싶은 인간들입니다. 조선이 쇄국주의로 서구근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이는데 늦기는 했지만, 거대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쇄국의 빗장을 언젠가는 열었을 것이고, 자주적으로 추진했다면, 한국의 근대화가 종속적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일본이 들어와서 도로를 놔줬다느니, 철도를 개설했다느니 라는 주장으로,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를 했으며 발전에 공헌을(?) 한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머리통을 좀 열어보고 싶답니다. 조선이 나홀로 독야청청했겠습니까? 더디지만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였을 것이고, 조선의 힘으로 서구의 기술과 문물을 받아들였다면, 훨씬 더 가속으로 성장을 하게 되었을 겁니다. 일제가 근대화의 명목으로 조선에서 수탈해 간 돈이 얼마입니까? 도로와 철도, 기타 등등의 시설을 일제가 공짜로 놔줬겠습니까? 다 받아갔습니다. 경제적 수탈에 노동력 착취에, 그 이면에 전쟁을 위한 통로로 조선을 이용하려 했다는 것을 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스러워서 말이지요. 
초등학교때 원작을 읽었으니 너무 까마득해서 내용은 거의 기억을 못하지만, 드라마 각시탈에서는 이강산이라는 인물을 새로 추가한 듯 보이더군요. 이강산(신현준)의 모습이 제가 기억하는 원작속의 이강토였는데 말이죠. 퉁소를 들고 다녔던 각시탈의 모습도 얼핏 기억나고 말이죠. 분이(진세연)라는 인물도 기억에 없는데, 러브라인이 새로 추가된 듯 보이는데, 탄탄한 원작이 있으니 드라마가 산으로 갈 위험은 없어보여서 일단 믿고 보려고 생각중입니다.(유령도 봤는데, 역시 김은희 작가의 힘이 느껴지더군요. 유령도 함께 리뷰하려고 해요)

각시탈은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좋더군요. 두말하면 입 아픈 중년배우들이 두루 포진해 있어서 안심이고요. 천호진, 김응수. 전노민, 안석환, 김정난, 이병준, 이경실, 김규철, 송옥숙 등등 중년배우들 캐스팅이 주연배우들보다 화려합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전노민의 연기를 보고 웃어본 적이 없었는데, 뜬금없이 무말랭이같이 마른 대사를 치는 것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노민의 인상이 웃는 상인 이유도 있었지만, 재판정에서 10여년만에 딸과 재회한 장면은 압도적으로 웃겼네요.;; 분이(목단)가 "아버지, 저 분이에요"라고 하자 "뭐? 분이라고? 내 딸 분이?"라고 묻는데, 이 황망스러운 분위기는 뭐였나 싶더군요. 10여년만에 만난 딸을 저렇게 침착하게 만날 수 있을까, 마치 딸이 아닌 옆집 꼬마 분이를 만난 듯한, 말로 설명하기 참 힘든 뜨아스러움이란;; 여튼 그건 그렇고...
제빵왕 김탁구 이후 무서운 신예로 등장한 주원의 연기는 첫회임에도 과한 힘이 크게 보이지 않아 안정적이었습니다. 진세연은 짝패에서 한지혜의 아역 동녀 역으로 좋은 인상이 남았던 배우였는데, 연기도 발성도 표정도 안정적이고, 액션씬도 훌륭하게 소화해서 마음에 들더군요. 그러고 보니 추노의 '그분' 박기웅이 남산소학교 선생님이자, 이강토의 둘도 없는 친구로 나와서 반갑더군요. 기생오라비같은 헤어스탈일에 곱상함이 느껴져서 좀 놀랐네요;;. 진세연(목단, 분이)을 사이에 두고 친구 강토와 삼각관계를 형성할 듯한데, 이 캐릭터의 변화가 심상치 않을 반전이 있을 듯하더군요. 
첫장면은 이공의 장례행렬이 지나가는 장면으로 100억 대작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일제앞잡이 천인공노할 매국노의 영결식에 고운 시선을 보낼 리 없는 민심이었죠. 순사복을 입은 이강토(주원)가 이들을 칼로 위협해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기는 했지만, 속으로는 침을 뱉고 있었겠지요. 그런 속마음을 누군가 대신해 주기라도 하듯, 이공의 영정에 돌멩이가 날아들지요. 돌을 던진 인물은 서커스단에서 변신술 마술을 보여주는 목단(진세연. 분이)입니다.
달아나는 목단과 이강토의 추격전은 슬로우 모션이 지나치게 많아 박진감을 떨어뜨리는 점도 있었지만, 진세연의 날렵하고 유연한 액션신은 좋더군요. 결국 기무라 켄지(박주형)의 채찍에 맞아 이강토와 맞딱뜨리면서, 악연인지 운명인지 첫만남(?)이 이뤄졌지요. 첫만남에 ?를 한 이유는 목단이 서커스 공연을 할 때마다 목에 걸고 나가는 단도를 준 도련님이 이강토가 아닐까 하는 생각때문에...
목단은 이강토가 잡은 독립군 대장 목담사리(전노민)의 딸로, 현재는 이강토와 원수지간인 셈입니다. 이강토는 목담사리를 체포한 일로 특진에 훈장까지 받고 승승장구하며, 밤에는 술집에서 여자들을 끼고 놀면서도, 성공하고 싶은 야망이 누구보다 강한 인물이지요.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셨고, 형은 경성제대에 들어갔지만 고문으로 바보가 되었고, 어머니는 떡장사로 가계를 이어나가는 것에 한이 맺혀있는 인물입니다.
일본의 개가 된 이유는 나름대로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깜냥에는 한다고 한 건데...". 어머니에게 신식 집을 한채 장만해 드리고, 형을 동경의 최고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는 것이 강토의 소원이었지요. 조선의 독립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라고 연필 한 자루 사주지 않은 조선 왕실인데, 왜 다들 나를 욕하느냐는 그의 울분은 어쩌면 당연한 말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강토가 이렇게 변한데는 아버지의 죽음과 바보가 된 형때문이었음이라는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이강토의 우상이었던 형, 공부잘하고 다정했던 형을 위해 강토는 다 떨어진 고무신을 신고 인력거를 끌어도 행복했습니다. 밑창이 너덜해진 형의 운동화를 빨아 겨드랑이에 끼고 말려주는 착한 동생이었지요. 누구보다 형제애가 돈독했는데, 이강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똑똑했던 형은 바보가 되어 강토 앞에 불쑥불쑥 나타나 곤란스럽게 하기도 하지요. 

사형선고를 받은 목담사리가 재판정을 탈출한 날도 형은 호루라기를 불며, 천진난만하게 강토를 불러 미치고 팔딱 뛰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시청자는 그곳에 이강산이 있었던 이유를 알고 있지만, 강토는 아직까지 형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있지요. 목담사리(전노민)를 탈출시킨 장본인이 바로 강토의 형이자, 각시탈인 이강산이었으니 말이죠.
벌써부터 가슴이 저려오는 이유는, 1대 각시탈 이강산과 2대 각시탈이 될 이강토가 마주하게 될 비극때문일 겁니다. 필사적으로 각시탈을 잡으려는 이강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강산 두 사람의 숨막히게 슬픈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이 예감되어서 말입니다. 
1회 엔딩에 이강토에게 총을 겨눈 각시탈의 모습이 나와 잠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이강토에게 총을 겨눈 각시탈은 가짜가 아닐까 싶더군요. 아무래도 기무라 타로(천호진)에게 이강토를 없애겠다고 한 기무라 켄지가 보낸 놈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탈을 쓰고 있으니 구분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각시탈이 강토를 겨눌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 말이죠. 각시탈과 한패라는 올가미를 씌우기 위해서 모종의 음모를 꾸미는 것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신현준의 연기가 참 좋았는데, 주원이 각시탈이 되는 것을 보면 곧 죽을 것같아 슬퍼요ㅠㅠ.
첫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이강산(신현준)과 이강토(주원)였습니다, 특히 이강산 역의 신현준은 첫회에서 1인 3역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신현준은 얼마전 종영한 바보엄마에서 개장수 최고만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요. 각시탈에서는 바보인 척하는 이강산으로, 바보와 대사없는 각시탈을 넘나들며 좋은 연기를 보였는데,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어떤 역할을 해도 존재감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송옥숙의 회상장면에서는 각시탈이 되기 전 원래 이강산의 모습으로 이강토와 훈훈한 형제애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바보 연기를 하는 각시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이강산이어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슬픈 장면이었습니다. 저토록 똑똑하고 반듯하고 훤칠한 인물이 바보인 척해야 하며, 각시탈을 써야 했던 그 시대의 아픔이 전해와서 말입니다. 
1대 각시탈이 이강산이라는 것은 비주얼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었지요. 바보연기를 어쩜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하는지,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정체를 드러내서는 안되는 각시탈, 가족에게 까지 신분을 숨겨야 하는 그가, 각시탈 속에서 얼마나 많은 고뇌 속에 피눈물을 흘려야 했을까 싶어서 말이죠. 저자에서 떡을 파는 어머니를 보호하며 몰매를 맞으면서도 이강산은 완벽하게 바보모습만 보이더군요. 그는 형체없는 바람에게도 그 정체를 들켜서는 안되는 각시탈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짐을 싸가지고 집을 나가는 동생 강토를 부르며 뒤따라가다 넘어져 울면서도, 이강산은 그를 보는 눈이 아무도 없음에도 바보 이강산으로 울고 있었습니다. 각시탈을 썼을 때는 구멍 두개로만 내보이는 눈동자만으로도 존재감을 살려내더군요.

첫회에서 1인 3역을 했던 신현준의 액션씬이 유독 많았지요. 멋드러지게 말을 달리기도 하고, 공중날기 와이어씬도 소화해야 했고 말이죠. 액션씬도 천진한 바보연기도 다 좋았는데, 신현준의 좋은 연기에 옥에 티가 될 수도 있는 모습이 잡혀서 웃음이 빵터졌는데요, 액션신에 좀더 세심한 연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순사 강토로 인해 어머니(송옥숙)가 일본앞잡이라며 저자에서 수모를 당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동생 강토를 욕한다고 남자에게 대들다가 이강산(신현준)이 맞는 장면으로 이어졌지요. 이강산을 발로 차고 때리는 장면이 실감나게 나오기는 했지만, 넘어진 신현준 등판에 대어진 나무판인지, 보호장비인지 형태가 노출되어 웃음이 빵 터졌네요.

각시탈은 액션이 반일 정도로 드라마 성격상 액션에 공을 들여야 하는 작품입니다. 추노에서 봤던 카메라 기법이 자주 동원되었던 이유도, 긴박감을 연출하기 위한 제작진의 고비용 투자였을 것이고요. 신현준의 뒤를 이어 주원이 액션신을 소화해야 하는데, 추노에서의 장혁같은 액션씬을 기대하는 것은 솔직히 어렵기는 할 겁니다. 장혁은 절권도로 오랜시간 무예로 몸을 만들어 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니까요. 그에 비해 주원의 액션신은 좀 약한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예전에 한 기사를 보니 택견도 하고 있고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도 해서,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지요. 양반지배계급에게 억압받고 수탈당하던 민초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등장했던 인물로,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을 들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도 혜성처럼 등장한 영웅이 있었으니, 만화가 허영만이 만든 각시탈 이강토였습니다. 물론 해방되고 30년후에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이지만, 각시탈 이강토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버린 수많은 독립투사들, 이름없이 스러져간 영웅들에 대한 헌사와도 같은 상징성을 가집니다.
이 강산 이 강토를 지키기 위해 만주벌판에서, 서대문 형무소에서 이슬처럼 사라진 분들, 밟아도 다시 일어서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일어선 풀포기처럼,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의 시기에 종횡무진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조선인들에게 스스로 불씨가 되어 희망의 불을 지폈던 분들 말입니다.

이강산과 이강토로 이어지는 각시탈은 2012년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까요? 단순히 나라잃은 우리 역사의 설움과 일제의 만행을 되새기는 애국심 고취용 인물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우리는 태평한 시대에 살고 있을까요? 또 다른 의미의 홍길동과 임꺽정, 장길산, 그리고 각시탈이 필요한 시기에 살고 있지는 않을까...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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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얼소녀 2012.05.31 09:42 address edit & del reply

    개인적으로 어제의 시청율 제공은 신현준의 제작발표회 발언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류스타들이 일제치하 드라마 라고해서 출연을 꺼렸다고 한 말이 기폭제가 되었을것같아요
    어떤 드라마길래 출연안했지? 하는 호기심
    사실 저도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3개중 확 끌리는 드라마가 없었는데
    신현준의 말 한마디로 보게 되었거든요

  2. 호호호히호히 2012.05.31 10:35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재밌더군요 ㅋㅋ

  3. 책과 핸드폰 2012.05.31 12: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신현준 바보연기 너무 잘해요.ㅋ

  4. jjj 2012.05.31 13:51 address edit & del reply

    각시탈 정말 멋있었어요. 글구 옥에티라고 하신 부분. 전 몰랐네요. 하하.

  5. ♡ 아로마 ♡ 2012.05.31 14: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각시탈이 끌리긴 하던데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해서 못 보겠더라구요..
    유령은 소지섭 나와서 봐야 할것 같고..
    각시탈은 대본이나 연기가 탄탄할것 같고...ㅎㅎ

    잘 지내시죵? ^^

  6. 2012.05.31 15: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김미정 2012.05.31 16:19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수목을 뭘볼지 못정했는데 각시탈도 괜찮은것 같네요. 뭘보지?

  8. Now and Here 2012.05.31 21:03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글을 잘 쓰시네요...!^^

  9. 2012.05.31 23:28 address edit & del reply

    만화 원작에도 이강산과 이강토는 존재하고. 내용도 똑같습니다. 바보형이 1대 각시탈이고 죽는 모습을 보고 2대 각시탈이 되는 동생.^^ 각시탈은 '철면객각시탈'이라는 제목으로 영화로도 제작했었고. 일본이 아닌 북한을 상대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도 있었지요. 만화책이 원작 이지만 화면은 왠지 영화 각시탈 쪽과 흡사한 것 같습니다.

  10. 무명씨 2012.06.01 07:08 address edit & del reply

    글쓴이가 기억하는건 뒤에 나온 '쇠퉁소'라는 만화입니다 거기서 1대 쇠퉁소는 일본인이고 2대 쇠퉁소가 이강토죠 ^^;;;;

  11. 각시탈만화짱 2012.06.01 08:15 address edit & del reply

    원래 형이 먼저 각시탈이었죠...
    형이 죽게되자 강토가 깨닫고 뉘우치고..
    각시탈로 활약함. 만화를 찾아서 다시 보시고
    글을 쓰시는게.....

    각시탈 만화 내용중에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게 그 부분인데.

  12. 만화각시탈 2012.06.01 08:19 address edit & del reply

    만화에 나왔던 각시탈은 입부분도 가린 탈 였던 것
    같은데.... 누구 이미지 있으신분?

  13. 개구리 2012.06.02 20:48 address edit & del reply

    글쎄요...기대에 비해 작품성이 좀 떨어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일제강점기면 우리국민들에게 치욕적이고 가슴아픈시기인데 드라마에서는 너무 가엽게 묘사했다고 해야 하나..그리고 주인공들이 깊이가 없어요.주원씨가 의외로 연기력에서 발전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요..전작 바보엄마에서 연기력이 좋았던 신현준씨도 몸을 사리는듯한 연기를 보여줘서 아쉽긴 합니다. 그리고 제작진들이 사전제작이라고 하면서 연출에 신경을 안쓴듯 싶어요...어제 각시탈 대역건은 제작진들이 잘못해서 생긴사건인데 엄한 신현준에게 화살이 돌아간것 같아 안스럽구요..

2012.03.16 10:17




스토리보다 여주인공의 연기력이 더 화제와 이슈가 되었던 해를 품은 달이 드디어 끝났네요. 누가 죽었는지 보다 누가 살았는지를 꼽는 것이 더 빠르겠네요. 줄초상으로 19회 20회에서 하도 많이 피를 봤더니, 빨간 색만봐도 허걱하고 놀랄 정도입니다. 장녹영마저 빨간색 무녀복을 입고 위령제를 지내면서 죽더군요. 다행히 중전 윤보경에게는 피 한사발 먹여보내지 않고, 곱게 보내 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랄까? 하긴 눈 부릅 뜨고 죽은 모습으로 피보다 더 놀랍게 호러 중전으로 보냈으니, 딱히 감사할 일도 아닌 듯.

암튼 초지일관 호러물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감독님이십니다. 왜 그렇게 눈에 집착을 하는지, 눈 큰 배우들은 다들 호러물을 한 두 번씩은 찍고 죽었군요. 임시도무녀 권씨 아줌마까지도 말이죠. 눈 크기라면 막상막하였던 설과 윤보경도 있었지만, 눈 배틀에서 살아남은 승자는 눈동자 연기 최고 고수인 연우가 되겠습니다. 물론 한가인은 눈 크게 뜨는 모습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후반부로 갈수록 부담감은 적어져서 다행이었습니다.
개인적인 말 보태기지만 한가인은 연기를 지적해주는 감독복도 없었지만, 카메라 감독복은 지지리도 없었던 듯 싶더군요. 카메라 감독님은 땀구멍 고스란히 드러난 여배우의 얼굴을 대놓고 클로즈업하는 것을 즐기는(?) 듯 보이더니, 훤과의 첫합방씬에서는 드러누운 모습을 무슨 오록렌즈로 찍은 것도 아니고, 시청자에게 예쁜 얼굴을 보게 하는 팬서비스도 안해 주더군요. 키스씬마저도 어쩜 그렇게 예쁜 각도를 못 잡으시는지, 한가인의 깨는 목소리에 오디오는 일찌감치 포기를 했지만, 비디오는 살려 주셨어야죠. 다행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뽀시시 장면으로 최대한 노력은 해주는 것같기는 하더구만요. 눈이라도 즐겁고 싶었던 마음을 이해하셨는지 말이죠.
예상대로 양명군은 훤의 편에 서서 반역의 무리를 처단하는데 앞장서고, 명부까지 넘겨주며 마지막까지 왕명을 수행하고 갔지요. 양명군이 하도 "나는 안되겠느냐"고, 끈질기게 따라다녀서 꼴불견이었는데, 대를 위해 이 한 몸 기꺼이 하늘로 가주시겠다며, 비장한 선택을 하는 장면으로 앙금이 녹기는 했습니다만, 죽는 장면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허접한 발연출은 웃음이 나오더군요.
마지막 윤대형까지 형제가 합심하여, 동생은 활로 형님은 칼로 마무리를 해서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지요. 헉, 그런데 궁궐 문 앞에서 한 놈이 삐적삐적 일어나더니 긴 창을 들더라고요. 순간 느껴지는 불안감, 위험을 알리는 훤의 목소리, 양명군 훤을 돌아보며 씨익 웃더니 칼을 버리지요. 죽여주십사라고 말이지요. 그 많은 궁수들 일동 차렷! 얼음땡되고, 별로 짧은 시간도 아니었건만 창이 양명군의 몸을 관통하고 말았지요.
궁문앞에서 창을 던졌던 놈, 하도 어이없는 연출이어서 양명군의 졸개라는 생각마저 들었네요. 역모를 주도했던 윤대형 일파의 신료도 아니었고, 그저 멋모르고 동원된 졸개 나부랭이 같던데, 게임오버된 상황에서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양명에게 창을 던졌는지 싶어서 말이죠. 양명이 거짓 반정에 앞장서면서 죽음을 결심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수하 한 사람을 반정군에 투입시켜, 적당히 궁궐 문앞에서 찌그리고 엎어져있다가 죽여달라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까지 했더랍니다ㅎ.

쿨럭! 피 토하며 죽어가면서도 할말은 오지게 많았던 양명군, 운과 훤에게 할 말 다 하고 어린 연우에 대한 회상까지 마치고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한 때 모든 것을 가지신 전하를 원망했습니다. 해서 전하의 자리를 탐해 보기도 했습니다. 허나 왕의 자리와 맞바꾸기에는 벗들과 아우가 너무 소중했습니다. 부디 강건한 군주가 되어 그 아이와 이 나라 백성들을 지켜 주시옵소서", 양명군 자신은 하늘에서 훤과 연우를 지키겠다면서 말이지요. (불쌍한 양명군, 너의 죽음을 기억하는 훤과 연우는 아니더구나, 지네들만 그저 좋다고 띵까띵까 살더란다. 그러니 다음 생에는 쓸데없이 남좋은 일 하지말 것!)
"내가 명한 것은 명부뿐입니다. 죽으라고 명한 적은 없습니다. 눈을 뜨십시오 형님. 어명입니다. 형님!!!", 대전뜨락을 넘어 조선 하늘을 울리는 훤의 오열에도,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양명군이었습니다.

양명의 방백이 가장 슬프더군요. "아바마마, 소신 당신의 아들로서 이리 가옵니다. 그곳에서는 아바마마께서도 왕이 아닌 아버지로서 소자를 향해 마음 편히 웃어주실 수 있겠지요", 처음으로 불러보는 아바마마였습니다. 양명의 시신을 집으로 옮긴 후, 희빈박씨의 애끓는 눈물 또한 눈시울을 적셨지요.
벗의 죽음을 가장 슬퍼했던 운, 양명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이별식이 가슴 찡하더군요. 양명의 선택을 그 누구보다 이해했던 운, 왕좌를 위협하는 2인자로서 원하지 않는 한량짓을 해야 했고, 술에 찌든 모습으로 주위 시선을 안심시켜야 했던 양명, 연심도 마음껏 품을 수 있기에 양명은 죽음으로 정말 그가 원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을 듯합니다. 서장자의 비애와 서출의 설움을 말이 아니어도 마음으로 함께 나누고 기대왔던 벗, 한 팔을 잃은 듯 아파오는 운이었습니다.
궁에서 피바람이 불던 그 시각, 가마에 태워져 어디론가로 향하는 연우였지요. 아무튼 사랑하는 님은 죽든말든, 설이가 죽었든 말든 단시간에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놀라운 독서광 연우였습니다. 병풍 뒤에서 훤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청기로 듣듯 다 알고 있는 연우, 뭔가 큰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남았을텐데, 그 와중에 책이 눈에 들어오는지 연우의 정신세계는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띠융~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머니 정경부인 신씨와 염과의 재회는 길게 끌지 않았습니다. 민화공주와의 한판에 더 열을 올렸던 연우였지요. "엄마..엉엉엉"은 버릴 수 없었는지... 어린 연우가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처음으로 집을 떠나 가족을 그리면서, "어머니"라며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 울던 모습이 잠시 비교가 되었네요. 
한가인 우는 연기는 좋았는데 이상한 각도로 찍는 것을 즐기시는(?) 카메라 감독님때문에, 심각한 장면에서 혼자 뻘쭘해지고 말았습니다. 신씨부인 비녀가 한가인의 입을 찔렀다가, 코를 찔렀다가 암튼 몰입방해하는 것도 가지가지입니다(이는 한가인 잘못아님).
연우가 가족상봉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한 여인이 궁의 외진 곳을 향하고 있었지요. 한 때는 교태전의 주인이었던 중전 윤보경, "전하를 처음 뵌 그날부터 신첩이 원한 건 단 하나 전하의 성심뿐이었습니다. 저는 폐비가 되겠지요. 허나 그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전하의 여인으로서 죽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버린 듯한 퀭한 눈동자, 이승에의 미련도 교태전의 주인자리도, 훤의 마음을 차지한 연우에 대한 원망도 없이, 그저 훤에 대한 연심만을 가지고 목을 맨 윤보경, 양명군과 함께 마지막까지 긴 여운을 남긴 인물입니다.
얼마나 맺혔으면, 얼마나 그 연심이 깊었으면 눈도 감지못하고, 마지막까지 전하의 얼굴을 보고자 했을까 싶더군요. 윤보경의 바람처럼 마지막 그 눈동자에 비친 얼굴은 훤이었으니 말이지요. 훤을 마지막으로 담고 가고자 했던 윤보경의 강한 염원이 통했는지 훤이 윤보경의 눈을 감겨주었지요.
윤보경의 처소를 나와 연우에게 기대어 우는 훤, 왜 그렇게 슬프게 우는지 그 진심이 전달은 안되더군요. 차라리 혼자 조용히 윤보경에 대한 과거를 회상하며, 추모를 하는 모습이 나았을 법했는데 말이죠.

연우와 훤은 가례를 뚝딱 올리고 원자까지 낳았습니다. 원자를 보는 아버지 훤와 어머니 연우, 한가인의 미소가 참 예쁘더군요. 김수현은 아바마마라는 말을 듣기보다는 조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요. 그래서인지 염과 연우, 그리고 염의 아들 의가 함께 있는 장면이 진짜 가족처럼 어울리더라죠. 염도 수염이 나고 다 나이가 들었던데, 훤만 불로장생의 약을 먹었는지...
결말부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커플은 염과 민화공주였습니다. 마지막에 가슴 덜컹하게 하는 송재희의 백허그 감정씬도 좋았고, 특히 송재희는 눈물연기가 참 좋더군요. 아련한 슬픔을 전하는 눈빛연기가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배우더군요. 민화공주는 죄값을 치루고 염의 용서를 받았는데, 따지고 보면 염이 너무 잘나서, 그 잘난 마성의 선비를 너무 좋아한 민화공주의 욕심이 부른 화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더랍니다.
훤과 연우는 뭐랄까 배신감같은 것도 느껴지고, 결국 이 두사람의 행복을 위해, 아니 연우를 살리기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나 싶어서 뒷맛이 씁쓸합니다. 연우를 마음에 품은 사람은 다 죽어야 했죠. 운이랑 형선이 마음에 품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던지요. 암튼 연우를 잠시잠깐이나마 품었던 호판도 죽고, 양명군도 죽었지요. 연우를 미워했던 사람들도 다 죽었죠. 대왕대비를 비롯 윤대형 일파까지 싸그리 말이죠. 설도 그 와중에 희생되었던 것이고요. 흑주술 배틀을 벌였던 장녹영과 권씨도 죽었죠. 세상이 이 두사람의 행복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두 사람의 운명을 거스른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댓가를 치뤄야 했나 하는 씁쓸함이 남네요. 
사실 훤과 연우의 합방장면에서 재미있는 씬들이 많았는데, 앞서 간 비운의 인물들에 대한 감정정리가 안끝났는지, 달달하기 보다는 시트콤 느낌이 더 들더군요. 짝사랑만 하다가 간 양명군과 윤보경이 더 가엾기만 했고 말이죠.
이게 막판 몰아치기의 부작용이겠지만, 19회 20회에서 한꺼번에 많은 일들을 쏟아내다 보니, 훤과 연우의 알콩달콩한 행복을 보면서도 그리 고운 시선을 보내기가 힘들더군요. 
가야금을 타다 손가락을 다친 훤에게 "괜찮으십니까?"의 책대사로 역시 변함없는 한가인이었고, 마지막까지 연우라는 캐릭터와는 따로놀았던 한가인은 연우도 되지 못했고, 시청자도 품지 못했습니다. 훤은 오직 연우를 위해 사는 사람처럼 붕떠있는 듯했고 말이지요. 물론 나쁜 군주는 아니었지만, 성숙한 느낌이 안들었달까? 그많은 일들을 겪은 것치고는 너무 멀쩡한 두 사람이 좀 얄미웠나 봐요;;
그나마 멀리서 훤이 가야금 연주를 중단했는지도 모르고, 가야금 연주에 몰입하고 있던 형선 정은표가 깨알웃음으로 마무리를 해주면서 최후까지 시청자를 품었지요.
해품달은 궁중로맨스 타이틀로 시작했지만, 말 그대로 용두사미 드라마였습니다. 아역들의 퇴장이후 로맨스는 실종되고, 연우의 기억찾기 드라마로 변질되었고, 후반부는 추리극으로 가다 연우의 죽음과 관계된 인물들에 대한 응징극으로 끝나 버렸지요. 

해품달은 남긴 것이 많은 드라마입니다. 시청률을 남겼고, 김수현을 재발견하게 했고, 한가인의 연기에 대한 실망과 물음표를 남겼지요. 연기자는 연기로 사랑받는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고요. 가장 연민을 받고 사랑을 받아야 할 여주인공 연우라는 캐릭터가(물론 아역은 사랑을 넘치게 받았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일 겁니다. 결정적인 문제점은 '연기자가 어떻게 그 캐릭터에 동화되고 표현했는가'였습니다.
연우라는 캐릭터는 눈물의 연속인 삶을 살아온 불쌍한 캐릭터였습니다. 세자빈에 간택되어 훤과의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려는 찰나, 이 여린 꽃봉오리는 외척들의 권력욕에 의해 무참히 희생되었지요. 장녹영의 신력으로 살기는 했지만, 무녀라는 천한 여인이 되어야 했고, 기억마저 상실해 버렸지요. 사람취급도 받지 못하는 무녀, 액받이 무녀라는 인간부적이 되기도 했고,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지요.
피떡칠이 되어 고문을 받기도 했고, 인두에 자자형을 새길 뻔한 위기도 있었죠. 왕친을 현혹했다는 죄로 음자를 새기고 돌팔매질을 당하기도 했지요. 은월각에서 귀신을 받아내라는 혼령부적으로 까지 쓰였던 연우, 감옥에도 갇히고 형틀에 묶여 고문을 당하고, 활인서로 쫓겨가기도 하고, 절로 납치되기도 하는 등, 그간 고생한 행적들을 보면 석달열흘을 이야기해도 모자랄 고생들만 했죠. 
이렇게 가여운 연우가 행복해지는 것에 함께 행복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뭔가 뒷맛이 개운하지 못하니 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청자가 사랑했던 첫사랑이면서 누이같았던 그 연우가, 기억상실증처럼 돌아오지 않아서였나 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품달 최고의 커플이 된 훤-형선, 그리고 훤을 품지 못했지만, 시청자를 품은 비련의 짝사랑 캐릭터 윤보경, 훤과 연우를 위해 죽음으로 자유의 영혼이 된 양명군이 마지막회 시청자의 마음을 품은 승자가 아니었나 싶군요.

***해품달 결말 한 줄 요약: 훤과 연우는 그후로 오래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됐고, 니들만 행복하니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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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소 2012.03.16 10:48 address edit & del reply

    그동안 정성들인 리뷰쓰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책을 읽으며 제 머리에 그려진 해를 품은 달과는 많~~~~이 달랐지만...
    정말 추웠던 겨울이 이렇게 마무리 되고 있네요...
    오늘은 정말 봄같이 따뜻하답니다...^^
    19회부터 누리님 리뷰에 왜이리 웃음이 나지요?
    혼자 낄낄(이런 천박하게....ㅎㅎ) 박장대소하고 있네요...
    "훤과 연우는 그후로 오래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됐고...릴라.....'
    요즘 유행하는 꺽기도로 마무리입니다...^_________________^

    보태기 : 아참! 누리님 신들의 만찬 리뷰는 왜 외면하시나요?^^ 이제 볼수 없는 건가요?

    • 초록누리 2012.03.16 13:47 신고 address edit & del

      신들의 만찬 리뷰 계속 쓰려고 했는데 넝쿨당으로 돌렸어요.
      신들의 만찬 보다가 음식을 자꾸 버리는 모습을 보니, 좀 짜증나더라고요.

      더 큰 문제는 넝쿨당 동영상이 신들의 만찬보다 빨리 올라와서, 제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좀 생긴다는 점이랍니다.
      주말에 애들데리러 갔다 데려다 줘야하고 운전을 많이 하고 다녀야 하거든요. 애들 밑반찬도 만들어야 하고...
      신들의 만찬이 더 늦은 시간에 하는 드라마라서, 동영상올라오기 기다렸다가 다운받고, 드라마보고 리뷰쓰다보면, 시간이 애매해져서 애들데려다 주는 시간이 늦어지거든요. 밤운전할 때도 많고요.
      그런저런 이유들때문에 못올리고 있답니다.ㅜㅜ

      기다리셨다니 죄송한 마음이...
      시간 여유되면 써보도록 할게요. 근데 몇주 안봐서 다시 드라마 찾아서 내용이라도 따라잡아야 겠네요.

  2. 2012.03.16 10:51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되는 리뷰입니다. 전 원작 볼 때도 훤-연우 커플이 조금 눈꼴셨는데 드라마도 그렇더군요.ㅠㅠ 너무 싹 잊고 행복하구나, 너네..... 죽은 놈만 불쌍하죠.

  3. ㅁㅇ 2012.03.16 11:00 address edit & del reply

    많이 엉성하긴 했습니다.. 연우의 캐릭터는 더더욱 정신세계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기억력을 되찾은 후 가장 보고픈 이가 어머니일텐데.. 마지막회 상봉만 있었지..그전에는 전혀 어머니의 그리움은 보이지 않고 골방에서 병풍신세.. 우는모습도 기사에선 극찬이라 했지만.. 오히려 과장되게 찡그려서..난 지금 울어주는 연기를 해야해..하는 듯한.. 무튼 아쉬움이 큰 해품달이네요.. 최고 시철률이라며 대대적으로 기사화되고 있지만.. 속이 빈듯 허망.. 줄초상에 별 감흥도 없고.. 막판 역모의 스케일도 허술하고..

    • 라일락 2012.03.16 12:08 address edit & del

      한가인 씨 너무 이마만 찡그려서 미간만 미워보이고 정말 슬픈 건지, 슬픔을 참는 건지 모르겠어요 ㅠ 마지막회는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랐건만....본인이 살던 사가로 왔음 최소한 흠칫하거나 좀 망설이거나 떨리거나 뭔가 있어야 하지 않아요? 거기다 양명군은 왜 죽었는지 모르겠어요 ㅠ 눈물 한방울 안 흘려주는 여자땜에.... 마지막에 원자랑 허염 아들이랑 놀면서 훤이 자기 아들이 양명이랑 닮았다고 할 때 허염은 정말 진심으로 죽은 친구를 그리는 것 같아지만 연우는.. 그런 사람이 있었어? 정도

  4. 2012.03.16 11:2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2.03.16 13:01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늘 이렇게 인사남겨주시고 가심에 행복했습니다.
      다음 수목드라마는 어떤 것을 보실 건가요?
      독자분들이 어떤 드라마를 보실지 그것도 지금 전 궁금사항이랍니다.
      같은 드라마를 보면 또 만날텐데....정든 독자분들과도 이별인가 싶어 마음이 허전해지려고 해요.ㅜㅜ

  5. 김소영 2012.03.16 12:0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김수현씨 팬심으로 끝까지 버틴후라 그런지 이제야 훤바라기에 종지부를 찍는구나 생각하니 시원합니다.
    드라마를 어쩌다 보는 편인지라 이렇게 몰입하고 본 드라마 중 섭섭한 맘이 안드는 드라마는
    이번이 첨일듯 합니다 ㅠㅠ
    빨리 현실세계로 제 정신이 속히 돌아오길 바랄뿐이예요~ ㅋㅋ
    누리님~ 재밌는 글 오늘도 감사드려요^^

    • 초록누리 2012.03.16 12:59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
      저도 시원한 드라마는 천일의 약속 이후 근래들어 처음입니다.
      그래도 형선과 훤은 더 보고 싶은 마음도 컸답니다.
      달달한 로맨스로 일찍 돌리지 못한 작가가 좀 원망스럽죠.
      기억상실증을 너무 오래 끌다보니, 결말이 너무 급해 체하기 일보직전^^
      그나저나 다음 드라마는 무엇을 결정하실지 궁금합니다^^

  6. 더공 2012.03.16 12: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민서는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연기자로 우뚝 올라선듯 합니다.
    어느새 김민서 팬이 됐습니다. ^^

  7. 님의 글을 읽고 2012.03.16 14:20 address edit & del reply

    어린 배우들이 그렇게 잘하나 하고 다운해서 보기시작했답니다
    정말 칭찬 받을만하게 잘해서 모처럼 보기시작했는데
    성인들이 나오기시작하며
    웬지 보기가 불편해서 포기하고 대충 님의 리뷰로 소식을 들었는데
    이제 끝이났군요
    추운 겨울에 고생 많이들 하셨네요
    우리가 보는 것 보다 어려움이 많았겟지만
    기대와 관심이 많아서 아쉬워 하는 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지 않았나 싶네요
    리뷰도 참고해서 더 나은 모습들 보여주시기를 기대 합니다
    그렿게
    바쁘신데 좋은글 올려주시는 초록 누리님 감사해요
    운전 조심하시고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일상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더불어 기대합니다
    너무 글을 잘 쓰셔서 부럽습니다

    • 초록누리 2012.03.16 14:48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인사 또 남겨주신 것도요.
      아역들도 성인들도 추운 날씨에 촬영하느라 힘들었을 거예요.
      관심과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주 나쁜 편은 아니었어요.
      마지막에 죽음이 낭자해서 좀 그랬지만요.
      일상얘기는 블로그에 리뷰글을 올리면서 사회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바람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편이지만, 가끔 리뷰글과 섞여 일상이야기도 들어가는 일도 있어요ㅎ.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서 한국과 시차가 나다보니 전 오전시간에 여유가 좀 있는 편이에요.
      오전시간에 모든 집안일들과 잡일을 처리하고, 오후에는 방송찾아보고 리뷰글을 쓰다보니 늘 하루가 바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댓글 남겨주시고 격려하는 글을 보면 하루 피로가 씻기는 그런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지요.
      거듭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8. 에바흐 2012.03.16 15: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이지 해피엔딩인지 배드엔딩인지..

  9. 화랑이 2012.03.16 16:28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나게 잘읽었습니다. 전 성인 중간부터 몰입이 안되는 한가인 때문에 안 보고 같은 시간 '부캡'을 보았네요. 부캡도 좀 개연성이 없어서.... 재미있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가수 ost 때문에 보았네요. 해품달은 마지막까지 남편이 옆에서 한가인 연기를 불편해 하면서도 무척이나 재밌게 보더라구요.ㅎㅎㅎ 누리님 저도 '신들의 만찬' 리뷰 기다렸답니다. 그리고 다음엔 월화 유아인 나오는 '패션왕' 기대되고, 수목은 '적도의 남자', '옥탑방의 왕세자'도 기대가 됩니다. 일단 뚜껑이 열려봐야.....' !! 좋은 날 되세요.^^

  10. 장녹영짱 2012.03.16 17:18 address edit & del reply

    그간 수고많이 하셨어요 리뷰쓰시느라..^^
    아역이 흥한 드라마는....성인배우로 바뀌면 흥미가 반감된 경우가 더러 있었던거 같아요.
    태사신도..전 아역때만 봤거든요 ㅋ(돌 날아올라..)
    해품달은...책을 안읽어서...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긴했지만... 참으로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드라마였습니다. -_-;;;
    훤과 조연들의 연기가 아깝더이다.
    암튼 이제 다른 들마를 봐야할텐데...일단 후속작인 킹투허츠...다른건 다 놔두고...
    하지원의 역량을 믿고..보렵니다.
    황진이때도...장근석과 무려 9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절절한 러브라인을 보여줬던
    연기력은..의심할바 없는 여주이기에...
    연기력있는 여주인공에 한이 맺히는군요..

  11. kimjuo 2012.03.16 20:43 address edit & del reply

    제 생각을 그대로 써준듯한, 완전 공감, 빵빵 터지는 리뷰입니다. 이 정도면 문제는 연기력이 아니라, 연출력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만, 진짜 몰입률 영프로 시청률이 민망한 막방이었죠. 그나마 민화공주 커플이 와닿더군요.

  12. kimjuo 2012.03.16 20:46 address edit & del reply

    제 생각을 그대로 써준듯한, 완전 공감, 빵빵 터지는 리뷰입니다. 이 정도면 문제는 연기력이 아니라, 연출력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만, 진짜 몰입률 영프로 시청률이 민망한 막방이었죠. 그나마 민화공주 커플이 와닿더군요.

  13. 물푸레나무 한잎 2012.03.16 23:4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동안 넘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누리님의 마지막 리뷰를 봐야 해품달이 끝날것 같아 찾아 읽었습니다. 유쾌,상쾌, 통쾌하게 풀어주신 저간의 수고로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또 기회가 되는대로 들려 보겠습니다. 이젠 드라마 볼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 당분간은 쉴 생각입니다. 해품달 마지막 두 회가 정말 김 빠지게 만들어서 속상했어요. 누리님의 말씀처럼 급하게 마무리 하다보니 긴장감이나 비장미가 떨어졌습니다. 누리님의 리뷰로 그나마 위로 받고 백배 공감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14. 여왕의걸작 2012.03.17 01: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초씩 살짝 댓글을 넘겼는데 초록누리님 팬들이 많으신가 봅니다.
    저는 해를 품은 달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이 아역들이 연기할 때의 연기력도 좋았지만
    스토리도 참 흥미진진해서 재밌어 미치겠다에서 점점 김 세더라구요.
    그래서 살짝 난폭한 로맨스로 갈아타서 해품달은 재방을 보고는 했는데
    어제 윤대형 할아버지는 그 나이에 가장 마지막까지 살았다가 죽었지요?
    뭔 할아버지가 싸움을 그리도 잘 한대요? ㅎㅎㅎ
    중전의 눈뜨고 죽은 모습도 좀 코믹하더라고요.
    그리고 염은 수염을 기르니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사실 염의 미모에 환장한 공주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어디를 봐서 초절정 미남인가...에헴. 하고 늘 몰입이 안 되었어요.
    염을 연기한 분이 못 생겼다가 아니라 초절정 꽃미남으로 봐주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오늘 김한길 전 아내가 이민아 씨가 결국 사망했더군요.
    그 기사를 읽으며 그들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김한길의 예전 책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늦은 시간에 검색을 하려다가 로그인해서 이웃들 돌아봤네요.
    좋은 밤 되세요.

  15. 보물창고 2012.03.17 01:35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시간상 보지 못하는 일인입니다~ 님의 블로그는 저에겐 보물창고를 발견한듯싶어요 ㅋ
    시간 날적마다 지나간 리뷰를 읽어봐야겠습니다~ 너무좋아요^^

  16. ann 2012.03.17 02:31 address edit & del reply

    중전의 죽음은 어쩔수 없는것이었으나....양명은..언제나와 같이 여행?을..(외국도 좋고요...) 떠나서..갑부가 된다거나 자유롭게 사는걸로 끝맺었다면 훤연우커플이 덜 미움을 받았을꺼 같아요...몇년뒤 호탕한 모습으로 조카인 원자의 선물을 사오고..원자는 훤보다 양명을 더 따르는거죠...굳이 일부러 의미도 없이 그 많은 사람을 죽여야 했나 싶더라고요..설도 마음한번 제대로 표현못하고 죽어간것이 좀 그랬습니다...후처로라도 삼을수 있었을텐데..아무튼 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수 없는..연우의 지혜가 제대로 나온 씬이 거의 없었던거 같아..캐릭터가 확죽었던거 같습니다..참 아수운 드라마 였습니다..

    • ㅈㄴㄱㄷ 2012.03.17 10:03 address edit & del

      의빈은 후처를 둘 수 없다더군요

  17. 아쉽다... 2012.03.20 16:18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가 엉성하게 끝나다보니 양명의 죽음이 쓸데없는 죽음으로 치부되어 버렸네요...잘살렸으면 임팩트 있을 장면이었을텐데...훤과 연우의 해피함이 저도 그닥 다가오지 않네요...연기 못한 여주에 대한 미움이 한몫 한거 같아요..전 오히려 중전하고 잘되길 바랬었네요...연우는 첫사람의 아련함으로 남기고,,ㅠㅠ

2012.03.15 12:04




결방까지 감행했다가 하루만에 현장으로 돌아 간 김도훈 피디, 높은 시청률에 대한 보답차원이었다면 이렇게 허접하게 연출하고 편집해서는 안될 일이지요. 가뜩이나 완성도 결여된 작품을, 숭숭 구멍이 난 포장지로 싸서 내보내시면 곤란하옵니다. 이번 19회는 유난히 연출상의 옥에 티가 많이 보여서 말이지요. 질질 끄다가 막판에 와서야 급한 진행을 하려다 보니, 뭔가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많았네요.

해품달 19회는 설이 염을 지키려다 죽고, 대왕대비 윤씨가 독살을 당했다는 것, 그리고 장녹영과 권씨 두 도무녀의 흑주술 배틀이 주내용이었습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진행한 주변인물에 대한 정리작업편이었죠. 아, 양명군이 윤대형과 손을 잡고 역모의 주모자로 살생부(?)에 이름을 올리고 훤에게 칼을 겨누었다는 것이 중요한 줄거리였네요. 속내가 읽혀버린 뻔한 결말이 예상되어 긴장감은 없었지만요. 양명군의 생사여부에 관심이 있기는 합니다만...

"연우야, 나랑도 놀아줘~"
자신을 통째로 연우에게 선물로 주었던 훤, 이렇게 큰 것을 줬는데 답례로 뭘 해주겠느냐고 묻는 훤이지요. 급당황하는 연우, "무, 무엇을 원하시옵니까?" 뭘 상상했던 것이냐! 연우도 은근히 생각이 앞서 가는 앙큼녀ㅎ;;. 훤이 바라는 것은 활인서에서 양명군과 하던 놀이를 자기랑도 해주라는 것이었지요. 
덕분에 오밤 중에 궁의 한 뜰에서는 자치기 놀이판이 벌어졌습니다. 발바닥에 땀나듯 뛰어다니는 형선, 딱 한번 제대로 맞췄을 뿐인데, 형선이 왜 그렇게 헐레벌떡 뛰어다니는지 모르겠더랍니다. 메뚜기는 훤 코앞에 떨어지던데, 메뚜기 찾아 멀리까지 뛰시는 형선, 뭘 찾으러 뛰신 거에요?
기억이 돌아와 훤의 곁에 있을 수 있게 된 연우,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전하의 곁에서, 전하의 음성을 듣고, 전하의 용안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연우지요. 이 모든 것이 신모 장녹영 덕분이기에 훤에게 장녹영을 만나게 해달라고 청을 넣지요.
늦기 전에 신모님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라며 연우는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살려주셔서, 거둬주셔서, 키워주셔서,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8년간 어머니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한가인에게서 보여지던 무미건조함을 벗고, 대사에 감정을 넣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복받쳐오는 감정을 참아내는 듯, 눈물과 함께 대사에 감정을 넣어 끊는 모습은 좋았네요. 시청자도 덮어놓고 못한다고 하지 않아요. 극찬까지는 아니어도 잘한 부분은 잘했다고 칭찬합니다. 가뭄에 콩 나는 듯 해서 문제지만요.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던 중전 윤보경의 연심, "미안하다, 끊어내지 못하였다"
윤대형이 자신은 물론 훤까지 버릴 것임을 짐작한 윤보경, 그래도 첫연정이라고 주상전하를 걱정하며 훤의 처소를 향하지요. "주상전하가 위험하다. 주상전하께 위험을 알려야 돼", 훤을 보호하고 싶어 한달음에 달려 간 윤보경입니다.
그런데 이 무슨 얄궂은 운명의 장난인지, 남편이 연우랑 바람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지요. 눈 돌아간 윤보경, 훤을 지키고 자시고 할 마음이 싹 없어져 버립니다. 오직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말이지요.
급기야 윤보경은 제 명을 재촉하는 일을 자행하고야 말았으니, 임시도무녀 권씨를 불러 흑주술로 연우를 없애라고 명하지요. 순결한 처녀의 강렬한 염원이면 죽일 수도 있다는 말에, 기꺼이 자신이 제물이 되는 것도 마다않는 윤보경입니다.
도무녀 권씨의 훅주술에 제물이 되어 참가한 윤보경, 그러나 권씨보다 레벨이 몇 급 위인 국무 장녹영이 권씨의 흑주술을 반사~로 돌려줘 권씨는 쓰러지고, 윤보경은 정신줄을 놓게 되는 불행으로 치닫고 말았지요.
장녹영은 흑주술을 막기 위해 자신의 피를 제물로 바치더군요. 목숨을 걸고 아가씨를 지키겠다더니, 서슴없이 손에 단도를 대는데, 피 몇방울이 필요했으면 손가락끝만 찌를 것이지, 칼을 통째로 잡는 모습에 뜨헉!했네요. 
그런데 주술을 걸 때 보니 장녹영의 손은 언제 칼로 베였냐 싶게 멀쩡하더라죠. 놀라운 자연치유술입니다. 집으로 돌아가서도 손에 헝겁쪼가리 하나 감지않은 멀쩡한 손이었고 말이죠. 잠잘 때도 비녀도 뽑지않고, 외출복 차림 그대로 곱게 자다 일어난 장녹영, 연출에 이리도 신경을 안쓰다니... 감독님! 아무리 바빠도 이리 대충대충 찍으시면 곤란하지요.

장녹영이 빙의되어 윤보경의 죄를 일일이 설명해 줬는데, 왠지 윤보경에 대한 동정여론을 의식한 작가의 확인사살로 보여지더군요. "넌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겠지. 그저 피해자라고 생각하겠지. 허나 틀렸다. 알고도 침묵한 죄, 죽음을 방조한 죄, 자신의 것이 아닌 자리를 탐한 죄, 성상을 속이고 마지막 참회의 순간을 스스로 포기한 죄, 그것이 바로 네 죄다".
'윤보경에 대한 동정심, 끊어달라 하였느냐? 미안하다, 끊어내지 못하였다', 작가님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답니다. 훤과 연우의 정해진 운명에는 개미 한마리 들어갈 틈을 주지 않는군요.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아비 잘못 만나, 남편복도 없어, 열세살에 궁으로 들어와 8년을 이제나 저제나 성은을 입을 날을 기다리며 독수공방해, 윤보경이 가장 불쌍한 인물같아서 말이지요. 그에 반해 연우는 운도 살짝 연모해, 양명군은 일편단심 달타령, 훤의 사랑 독차지, 호판도 첩삼고 싶어해, 남자복이 철철 넘쳤는데 말이죠. 

윤보경의 죄상을 열거하고는 쓰러져 버린 권씨를 보고, 혼비백산 교태전으로 돌아온 보경은 공포에 질려 정신줄을 놓아 버리지요. 부들부들 떠는 연기 실감나게 잘하더군요. 신들린 듯한 공포연기와 오열연기에 이어,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품은 김민서였습니다.

불꽃을 가슴에 품고 녹아버린 눈, 안타까운 설의 죽음
반면 지난 번 훤에게 죄상을 추궁받고 좋은 눈물연기를 보여주었던 민화공주 남보라의 연기는, 고무줄처럼 제자리로 돌아간 듯한 아쉬움을 주더군요. 윤대형이 화살에 꽂아 날린 서찰로 인해, 염도 연우의 죽음에 민화공주가 관련되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자신의 무엇이 탐나 그같은 일을 저질렀느냐며 매정하게 돌아서는 염, 민화공주는 서방님과 아이를 죄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 실토하지 못했다고 내내 울기만 했는데, 심청이 아버지가 빙의된 줄 알았습니다. 더구나 배에 고통을 느끼는 듯한 표정과 행동때문에 태아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었고 말이지요. 회임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라 태중의 아이가 발로 뻥뻥 차지도 않았을터, 유산기가 있나 착각마저 들더랍니다. 지난 번 우는 연기 잘했다는 칭찬에 고무된 것은 알겠지만, 심청이 아버지 빙의연기까지는 필요없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윤대형이라는 인물, 갈수록 허술하더군요. 염에게 진실을 알려준 이유가 염을 중심으로 한 유림의 반발을 막기 위함이었는데, 염의 성정상 주상에게 죄를 청한다고 나설지도 모른다는 측근의 말에, 간단하게 죽이라고 자객을 보내는 것을 보면 말이죠. 
윤대형이 염을 제거하기 위해 보낸 자객들때문에 설이 죽음을 당했는데, 그마나 마지막은 염의 품에 안겨 죽었으니 행복한 죽음이라고 봐야 할 지... 아무튼 이 동네에서 일어나는 죽음은 죄다 연우와 관계가 되어있어서, 사람 여럿 잡는 연우입니다. 연우를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한 희생이 너무 많아서 말이죠.
죽어가면서도 도련님이라 부르며, 마음으로 품었음을 고백하고 가는 설이었지요. "이년이라는 이름대신에 설이라는 이름을 주신 도련님,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천하디 천한 제 마음에 담았습니다". '도련님 덕분에 사람이 되었고, 여인이 되었고, 설이 되었습니다', 방백으로 전하는 설의 마음,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집근처를 배회하는 것으로만 보여줘서 죽음이 좀 생뚱맞지 않을까 싶었는데, 염 대신 죽음까지 불사하는 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더군요.

몰입 깨버린 빵터진 옥에 티, 눈 깜짝할 사이에 무슨 일이?
설의 죽음을 알게 된 연우는 병풍 뒤에서 그 터져나오는 슬픔을 막으며 울 뿐입니다. 동무이고, 가족 그 이상으로 8년을 그림자처럼 자신을 지켜주었던 설이,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한 연우입니다.
염을 죽이려는 자객이 들었다는 보고에 훤은 온양행궁에 가있는 대왕대비 윤씨가 위험함을 직감하고 사람을 보내지만, 한 발 늦고 말았지요. 윤대형에 의해 독살당하고 만 대왕대비, 아무도 지켜주지 않은 쓸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지요. 권력이란 것이 그렇게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허망함인 것을...
마지막 가는 길, 용포를 입은 헛것을 보고 훤이 데리러 왔을까 한가닥 기대를 거는 대왕대비 윤씨, 목소리는 힘을 잃었고, 표정에는 서릿발같은 매서움도 없어졌지요. 온양행궁으로 내쳐진 대왕대비의 심경을 잘 표현한 김영애였습니다. 그동안 김영애는 대왕대비 윤씨역을 하면서 악랄함과 간교함의 카리스마를 보여 주었는데,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어서는 그 카리스마를 내려놓을 줄 아는 연기를 보여 주더군요.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라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 좋은 연기를 보다가 허걱!, 빵터지고 말았으니, 독약을 먹고 콸콸 흘리던 세 줄기의 피가 갑자기 깨끗하게 닦여졌지 뭡니까? 너무 짧은 시간으로 연결된 장면이어서 안볼래야 안볼 수가 없었네요. 너무 티가 나게 달라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지막까지 혼신의 연기를 보여 준 김영애의 마지막을 이렇게 몰입을 확 깨버리는 마무리로 보내다니, 세심하지 못한 연출은 옥에 티였습니다.
살생부 만든 양명의 최후, 결국 죽는 것인가?
반정에 성공하면 공신록이 될 것이라는 양명의 말을 믿는 시청자는 아마 없을 겁니다. 훤에게 칼을 겨누기는 했지만, 뻔히 보이는 양명의 선택이기에 말이지요. 결코 훤을 배반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에 말이지요. 아무튼 언제 대왕대비 상을 치뤘는지도 모르게, 또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강무일이 돌아왔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왕친 어르신의 죽음인데, 상도 안 치른 상놈(된발음으로 읽어주시와요)들이라고 욕바가지로 먹게 생겼어요. 아무리 바빠도 상놈도 장례는 치르겠죠? 상놈님 죄송;;
강무일을 거사일로 잡은 윤대형 일파, 종묘로 가는 궐의 문이 열리는 순간 밖에서 매복하고 있던 군사들이 들이닥치고, 훤을 제거하자는 작전을 세웠지만, 거사치고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여기서는 강무를 나가는 훤의 남다른 패션감각을 보고 웃음이 나왔더랍니다. 미스코리아 봉하나 들고 서면 딱이더라죠. 털이 북실북실한 긴 망토, 거기에 세련의(?) 극치를 더한 후드까지 달린 털망토라니... 사냥나가면서 거추장스럽지도 않은지, 마당을 쓸정도로 긴 망토를 치렁치렁하게 입고 나가는 훤, 취향도 참 특이하더랍니다. 이불을 해도 되겠더라고요. 예쁘기는 했습니다. 탐났다는;;
강무를 사냥가는 것으로 알았는데, 훤을 비롯 윤대형까지 모두 하나같이 칼만 차고 있더군요. 멧돼지를 칼로 때려잡을 생각들이었는지 말이죠. 뭐 이쪽이나 저쪽이나 사냥이 그 사냥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양명군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진짜 사고사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양명의 죽음은 거의 확실시되나 봅니다. 운과의 대화에서도 죽을 결심을 하는 양명의 마음이 보였고 말이지요. 그렇게 살아가는 게 힘들 것같으냐ㅠㅠ
그런데 양명군보다 더 불안한 인물이 등장했지요. 귀요미 상선형선입니다. 결전을 앞두고 형선의 말이 의미심장해서 가슴이 철렁합니다. "그동안 전하를 뵈실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무사강녕하십시오"라는 형선의 말에, 훤이 죽을 사람처럼 말하느냐고 그럴 일 없을 것이다라고 안심을 시키기는 했지만, 훤이 죽을 리는 없고 형선이 죽을까 걱정이 되네요. 설마 형선이 죽는 일은 없겠지요? 형선마저 죽이면 아니되시와요!!!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있는 해품달, 드라마가 끝나면 주인공들과 헤어지기 싫어지는 것이 당연지사, 더 보고 싶은 마음에 미련을 갖게 되는데, 해품달은 다른 미련이 많이 남는 드라마입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생략되어 버렸고, 뭉뚱뭉뚱 감정선들을 잘라먹은 드라마였기 때문인 듯합니다. 원작을 읽지 않은 시청자에게는 불친절한 드라마였고, 원작을 읽은 시청자에게는 아쉬운 것이 더 많은 드라마입니다.
아역들의 열연이 없었다면, 김수현의 훤이라는 캐릭터가 없었다면, 이만큼의 사랑을 받았을까 의심스러운 드라마입니다. 연우(다른 의미이지만), 설, 염, 양명, 운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진수완 작가가 왜 사랑하지 못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캐스팅 제대로 해서 다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처음으로 품어 본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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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공 2012.03.15 12: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스페셜 방송 분량보다 더 빨리 전개되는 이상한 본방송.
    18회동안 극을 끌고온 설이도 휘릭 죽고, 할마마마도 휘릭 죽고, 무녀는
    더빙 귀신이 나타나고.. ㅎㅎㅎㅎ
    정말 너무 빨리 흘러서 뭔 내용인지 아직도 머릿속에서 그려지지가 않습니다. ^^

  2. 푸른소 2012.03.15 13:18 address edit & del reply

    ㅍㅎㅎㅎ
    누리님 리뷰에 속이 후련하네요...
    절절한 로맨스(?)를 기대한건 아니었는데...이건 뭐...사극도 아니고...
    결말을 보아하니 훤과 연우만 연결되면 눈물겨운 해피엔딩이 된다는 건지...
    이건 라이언일병구하기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3. 여왕의걸작 2012.03.15 14: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죠.. 초창기땐 너무너무 재밌었는데 점점 허술한 장면도 많고
    약간은 지루했습니다.
    저도 어제 김수현 옷보고 그 패션감각에 경탄을..
    말씀처럼 봉 하나 쥐어 주고 싶기도 하고.. ㅎㅎㅎ
    양명에 대한 생각도 같습니다.
    살생부는 양명이 일부러 적으라고 한 것 같네요.
    거사에 참여한 사람이 누구인지 다 죽어야 할 사람이니까요.

  4. 2012.03.15 17:2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2.03.15 16:28 신고 address edit & del

      맞아요 호러물...저도 많이 느껴요.
      카메라 감독님 취향이 아무래도 그쪽인듯.ㅎㅎ
      이번회는 권씨 눈 번쩍 뜰때 깜짝 놀랐습니다.
      연출도 문제고, 작가도 이번 작품은 좀 실망스러웠어요.
      경성스캔들은 정말 지금 다시 봐도 좋은데(요즘 하루에 한편씩 다시 보고 있거든요), 감이 좀 떨어진 듯 싶더라고요.

  5. ㅎㅎ 2012.03.15 18:28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안보길 잘했네요 ㅋ
    오늘도 안보고 그냥 초록님의 리뷰로
    대신할까 합니다 . 빨리 끝났음 하는 드라마....첨입니다....
    . 항상 잘 읽고 갑니다

  6. ^^ 2012.03.16 01:06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 맛깔나게 잘쓰셨습니다..
    결말이 심히 낭패스러웠지만 한편으론 이쯤에서 끝난게 다행?스럽기도 하네요.

    (혹여 아니면 죄송하고) 상례와 장례를 혼동하시는 것 같은데, 보통 왕실의 상 치루는
    기간(임종시기부터 장례까지)보통 5달은 걸리는게 보통이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각종
    정무나 의식을 모두 스톱시키지는 않았을거 같고 강무가 왕대비 장례시점으로부터 5달후로
    예정된게 아닌 이상 치루지 않고 강무 장면 나오는게 당연해보입니다.
    물론 그것까지 생각하고 연출한건지는 모르겠지만..

  7. 김소영 2012.03.16 01:32 address edit & del reply

    참 디테일하게 잘도 꼬집어 내세요...ㅋㅋ
    누리님 타고난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전 흐름만 훓는 편이라 옥에 티도 잘 모르고 넘어가는데...
    그저 전체적으로 긴장감 없이 참 숭덩숭덩 잘도 넘어가는 구나 이렇게만...zz

    참 요즘 몇몇 블로거님들 중에 이승기씨와 김수현씨를 두고 비교분석글 올리시던데
    누리님 의견은 어떠신가요? *^^*
    저는 이 젊은 20대 중반의 배우들 각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뿐 아닌가 생각하는데 "황제의 자리는 한사람일 수 밖에 없다, 하늘에 뜬 태양은 하나다"이런 말로 경쟁구도를 만들더군요...

  8. 2012.03.16 08:2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2.03.03 08:13




왕의 자질이 있으나 태양이 될 수 없었던 서장자 양명군이라는 캐릭터는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잘 그렸으면 야망과 우애, 사랑과 권력 사이에서 고뇌하는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었을텐데, 연심에 눈이 멀어 찌질 집착남 이미지가 더 강해져 버린 비운의 왕자죠.
방황하는 자신에게 처음으로 따뜻한 말로 위로해 주었다는 이유로, 연우를 닮은 무녀가 아니라 무녀 월로 좋아한다고 끈질긴 구애를 하지만, 그 구애가 가슴에 와닿거나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사랑이 쉬운 남자의 이미지마저 더해져 버렸고, 월이 연우라는 밝혀진 후에도 "나는 안되겠느냐"며 매달리다가, 급기야는 훤과 칼을 겨누기까지 하는, 말 그대로 여자에 미쳐 눈에 뵈는 게 없는 남자가 되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찌질남이 반역에 가담하는 것으로 형편없이 추락하고 맙니다. 물론 반역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라 윤대형을 낚기 위함이라는 것을 눈치채기는 쉬운 일이죠. 미워할래도 미워하지 못하고, 결국은 칼을 내리고야 마는 훤에 대한 애정을 믿기에 말이지요. 
해를 품은 달 원작을 읽은 분들의 말에 의하면, 양명이 훤을 돕기 위해 윤대형과 역모를 꾀하는 척하고, 반역의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죽음도 사고사가 아닌 자살에 가까운 죽음이라던데, 크게 공감가는 결말이 아니더군요. 물론 원작은 양명군의 캐릭터가 드라마와는 달라 죽음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 해품달에서도 양명군이 같은 죽음을 맞이한다면, 작가와 제작진을 뜯어 말리고 싶습니다.

아들을 품을 수 없는 희빈박씨의 기도
정업원를 떠나는 양명군, 처음으로 어머니 희빈박씨는 양명군의 뜻대로 살라고 말해주지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주상전하에 대한 충심을 버리지 말라던 말과는 달라져 있었습니다. 희빈박씨는 조용히 사는 것이 양명군이 사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늘 양명군에게 경계의 말을 했었지요. 
마음에 품은 여인을 데리고 와서 처음으로 자신의 속내를 비췄던 양명군, 세상에서 가지고 싶은 단 한사람이 하필이면 세자빈 허연우였고, 오래 전 한 밤중에 불공을 드리고 있을때 찾아와 눈물을 떨구던 양명의 모습을 기억해 냅니다.
"한 번쯤은 주상전하보다 제 이름을 먼저 불러 주실 수는 없는 것입니까? 불충이다, 참아라, 버려라, 포기해라, 숨겨라, 흔들리지 마라. 한 번 쯤은...단 한 번쯤은 네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거라, 하나 쯤은 욕심내도 좋다, 그리 말씀해 주실 수는 없는 것입니까? 소자더러 왜 남을 위해서만 살라고만 하십니까? 이제 저는 남을 위해 살지 않을 겁니다. 웃고 싶으면 웃고, 화를 내고 싶으면 화를 내고, 뺏고 싶으면 뺏으면서 그리 살아갈 것입니다".
어찌 날개를 펴지 못하고 그늘에서만 살아가야 하는 아들이 가엾지 않겠어요. 허나 그것만이 왕실의 안녕과 양명군을 지키는 길이기에, 희빈박씨는 아들에 대한 연민마저도 입밖으로 내지 못했습니다. 방랑하고 배회하는 양명군의 삶, 바람처럼 떠도는 아들의 삶이 어찌 가엾고 안쓰럽지 않겠어요. 아들을 품어주지 못하는 어머니 희빈박씨, 속으로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품어왔던 아들입니다. 그저 무탈하게 천수를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아들의 연심마저도 품어주지 못하는 어머니 희빈박씨,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가지고 싶은 단 한사람이 주상의 여자라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아들을 보는 어미의 가슴도 아프지요. 끊어낼 수없는 속세의 인연, 어머니기에 말이지요. 
처음으로 뜻대로 살아보라는 말을 건네는 희빈박씨, 결국 그리하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한 번쯤은 제 이름을 먼저 불러달라"는 양명군의 바람을 들어줍니다. 마음으로는 늘 아들을 먼저 불렀던 희빈박씨였을 겁니다. 
에둘러 양명군의 뜻대로 살아보라고, 양명군의 가슴아픈 연심에 위안의 말을 건네지만, 이내 양명군을 믿는다며, 안된다는 말보다 무서운 말로 다짐을 받는 어머니 희빈박씨였습니다. 세찬 비바람에서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어머니일 수밖에 없기에 말이지요. 

목숨을 걸었던 윤대형과의 한 판, 윤대형이 칼을 거둔 이유
대왕대비를 온양행궁으로 내친 것을 시작으로 훤의 단죄가 시작되었지요. 표면적으로는 세자빈 시살음모에 대한 책임을 문 단죄였지만, 외척에 대한 정치적 숙청작업의 시작임을 간파하는 윤대형 일파는 새로운 정치국면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에 부심합니다. 왕을 갈아치우자는 역모로 가닥을 잡은 윤대형, 후계자 서열 1위인 양명군 회유작업에 나섰습니다.
예상대로 양명군의 집은 문전성시를 이루며 양명군의 정치적 야심에 불을 지피지요. 그러나 덥썩 먹잇감을 물지 않는 양명군, 배후의 인물을 만나고 싶다는 말로 넌즈시 윤대형의 의중을 떠봅니다. 한달음에 달려 온 윤대형, 양명군에게 달콤하게 속삭이죠. "스스로 태양이 되고 싶지 않으십니까? 평생을 주상의 그늘 밑에서 사실 생각입니까?", 물론 양명군은 기다렸다는 듯이 윤대형의 손을 잡을 바보는 아니었죠. 윤대형에게 강한 믿음을 주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양명군입니다. "설령 나에게 동기와 자질이 있다한들 반정에는 명분이 필요한 법이오".
윤대형은 훤이 후사를 이을 생각이 없다는 것과 유교가 근간인 나라에서 무녀와 염문을 뿌린 방탕한 왕, 대왕대비를 내친 패륜왕으로 명분을 만들자고 응수하지요. 여기서 양명군이 "좋소, 합시다"했더라면 아마 양명군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윤대형이 도포속에 감춘 단도가 그것을 증명하고도 남았지요.
양명군은 그 무녀가 8년전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던 허연우라는 사실을 밝히며, 그것으로 방탕한 왕이라는 명분을 만들수는 없다며 한번 더 튕겨봅니다. 왕의 여인을 탐했으니 그것 역시 역모가 아니냐고 응수하는 윤대형, 무녀를 중전에 앉히려 한다는 말로 양명을 자극하지만, 양명군은 단호하게 또다시 거절의 말을 하지요. "나를 부왕에 대한원망과 주상에 대한 질투로 권좌를 찬탈하려는 소인배로 보았는가? 나는 옥좌 따윈 관심없소. 부귀영화와 명예, 권력 따윈 필요없소".
'그 정도의 패기라면 실망이다', 역모에 가담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윤대형은 조용히 단도를 빼고, 양명의 죽음으로 입을 막으려고 하죠. 그런데 뒤이어 이어진 양명의 말은 윤대형의 칼을 집어넣게 만듭니다. "내가 원하는 건 종묘제례의 제주자리와 허연우, 그 두가지 뿐이오". 아슬하게 양명이 죽음을 면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양명은 검을 아는 인물입니다. 검을 알기에 윤대형이 도포 속에서 칼을 빼는 것 또한 눈치챘을 겁니다.

양명군은 두가지로 윤대형이 자신을 믿게끔했지요. 옥좌라는 권력은 필요없다는 말로 자신을 윤대형이 원하는 허수아비 왕에 완벽한 후보라는 것을 보여주었고, 왕의 여자임을 알면서도 탐할 만큼 허연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로, 허울뿐인 왕의 자리에 앉아 좋아하는 여인을 취하고 살테니, 정치는 니들이 알아서 하라는, 즉 지금의 정치구도(외척)를 껴안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게지요. 윤대형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적절한 인물이 없습니다. 젊은 패기에 개혁이 어쩌고, 쇄신이 어쩌고 혈기넘치는 왕도 탐탁지 않았을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양명군이 진실로 역모에 가담할 마음이 있었던 걸까요? 지금까지의 양명군의 태도를 보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비록 연우에게 홀라당 빠져 훤에게 칼을 겨누기까지 했지만, 결국 칼을 내렸던 인물입니다. 뒤돌아선 양명에게 훤이 그랬지요. "기회를 놓치신 것은 형님이십니다. 허니 다시는 기회를 탐하지 마십시오".
헌데 그 전에 훤이 더 중요한 말을 해줬지요. "옥좌에 오르면 모든 것을 손에 넣으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말은 곧 연우의 마음은 옥좌와 상관이 없다는 말뜻입니다. 연우의 마음을 결코 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연우에 대한 훤의 자신감입니다. 만날 때마다 "나는 안되겠느냐"며, 떠나자고 매달려도 연우의 대답을 초지일관이었지요. 과거 허연우였을 때도, 무녀 월이었을 때도, 기억이 돌아온 허연우였을 때도 "NO"였으니 말이죠. 왜 두 남자가 연우를 좋아하는지, 이젠 공감도 이해도 안되고 있지만 말입니다.
만일 정말로 윤대형과 손을 잡은 양명이라면 이 캐릭터는 마지막까지 구제불능 캐릭터입니다. 차라리 옥좌를 넘보는 야망이라면 이해가지만, 연우때문이라면 한참 헛다리 짚은 양명군이죠. 연우가 미치지 않고서야 양명의 여자가 되겠습니까? 혀 깨물고 자결을 하든지, 목을 매든지 일부종사의 길을 걸을 테니 말입니다. 

암시된 양명군의 죽음, 반대하는 이유
훤이 윤대형에게 사냥 한 수 가르쳐 달라는 강무에서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강한 복선이 암시되었지요. 물론 윤대형의 제삿날이자 무덤이 되기도 하겠지만 말이죠. 훤의 암살과 역모를 도모하는 윤대형 일파에게 숲에서의 사냥대회는 좋은 기회지요. 식상한 구도이기는 하지만, 양명군 또한 강무에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훤을 대신해서 양명군이 화살 혹은 칼을 대신 맞고 죽는 것으로, 그의 최후를 장렬하게 포장해 줄수도 있고 말이죠. 사랑하는 동생과 사랑하는 여자 연우를 목숨을 걸고 지키는 순정마초 양명군으로 말이지요.

그러나 저는 이 죽음 반대입니다. 양명군의 최후가 아름답지도 않을 뿐더러 바보스럽기 까지 보일 듯합니다. 지독한 스토커 외사랑도 사랑이고, 민화공주의 천벌을 받는대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이기적인 사랑도 사랑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버릴 정도로 사랑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버렸다'면, 제가 연우라면 마음에 짐이 되어서라도 죄책감과 자책감에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드라마 속 연우는 양명군이 자신을 좋아하든 말든, 하루 지나면 모든 감정이 원상태로 돌아가 버리는 이상한 정신세계 속에 살기에 행복하기는 할 겁니다. 양명군의 절절한 고백을 듣고, 괴로워 하는 것을 보았으면서도 돌아서면 "무슨 일 있었어요?"의 연우를 보면, 양명군이 죽었다는 것을 안 후에도 "아, 그러셨어요"하고 금세 기억소멸 방긋 연우로 돌아갈 듯해서 말이죠.
더 중요한 것은 연우에 대한 사랑이 공감이 가지 않다는 것이에요. 한가인의 무미건조한 감정연기때문에 훤과 연우의 사람마저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이런 여인을 사랑해서 목숨까지 버린다면, 그 목숨이 참으로 헛될 듯합니다. 훤에 대한 형제애를 더 진하게 그려왔다면 조금은 공감이 될 듯도 하지만 말입니다. 
불가피하게 사고사할 수도 있겠지만, 사고사도 허망하기는 마찬가지지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2인자라는 설움속에, 빛이 있으나 빛을 내서는 안되는 인물로 살아왔던 양명군, 그에게 그를 위한 햇살 한 줌 정도는 주었으면 좋겠어서 말이지요. 훤이 정치를 잘만 한다면 이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아니겠어요. 자고로 폭군 아래 역심이 이는 것이고, 폭정 아래 반역의 기운이 나오잖아요.

드라마에서 특히 결말부에 이르면 죽음으로 사랑을 미화하거나,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기려는 욕심을 내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는 여자,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죽은 인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을 꼽으라면, 추노의 대길이(장혁)입니다. 죽기를 바라지 않았던 인물 중 한 사람이었지만 죽음으로 강한 마무리를 했지요. 대길의 죽음은 언년이와의 맺어지지 못한 사랑이 너무나 가슴 아프게 공감이 되었고, 대길에게 언년이와 함께 하지 못한 삶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기에, 가슴아프게 그를 떠나 보낼 수 있었습니다.
헌데 양명군은 죽어도 그리 가슴 아프게 떠나 보내지 못할 듯합니다. 작품의 완성도와도 거리가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연우에 대한 사랑이 공감이 되지 않아서 말이지요. 단 한 번도 연우의 사랑을 받지 못한 양명, 양명이 죽어도 그 사랑을 애절하게 기억도 못할 연우, 그러다보니 훤과 연우를 위해 양명이 죽음을 택하고, 그것이 양명군이 사랑하는 방식이었다고 할지라도, 그 사랑이 대단스럽게 보일 것같지는 않네요. 죽음마저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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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oth33 2012.03.03 09:49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해서 다 말씀해 주셨네요..여태 제대로 된 양명을 보여준 적도 없는데..만일 장렬한 죽음으로 양명을 그럴듯하게 포장한다면 헛김나는 김빠진 죽임이겠지요..초록누리님 리뷰를 가끔 봅니다만..양명이란 캐릭터에 워낙 기대를 많이 했던 터라..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작가에 대한 원망이 누구보다도 크기에..연기자의 연기력을 따지기 전에 캐릭터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이나 이해가 누구보다도 컸어야 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양명에 대한 스토리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한 제작진과 작가에게 원망이 가는군요..결말에서 드라마의 한 핵이 될 인물이라면 분량을 떠나 연우 주변이나 겉도는 인물로는 그리지 말았어야 했는데..그렇게만 그려놓고 이제와서 그 인물에 죽음의 미학을 던져주려 하니 그 죽음이 김빠진 맥주 맛이 될 밖에요..

  3. 지나가는 이.. 2012.03.03 09:53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참..나원.. 누가 죽든지 말든지 왜 죽엇는지도 모르고 자기들만 행복하면 장땡인가요... 성균관 유생의 나날들 봐도 윤희 좋아하는 걸오의 맘을 윤희가 전혀 몰라주는 것이 로맨스의 극치인양 그린 작가가 정말 맙더군요. 다른 것은 별 불만 없는데..그런식으로 조연만하다 끝나야 로맨틱 한가요...너무나 냉정한 작가썜의 붓끝을 한 번 원망 하게 됩니다.

  4. White Rain 2012.03.03 11:1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봤답니다..아찔했던 마지막 장면.
    저도 반대합니다만....대세가 기울어진 듯..ㅠㅠ.

  5. dewya 2012.03.03 11:2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양명 캐릭터가 이 글에서 처럼 여자만 쫒아다니는 바보같은 캐릭터일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생각이 드는데요..먼저 알고 먼저 사랑했던 여자를 내 모든걸 다 빼앗긴 동생에게 또 빼앗겼습니다. 결국은 그 여자가 동생의 여자도 되지 않고 죽었습니다. 다시 돌아온다면 그 여자한테 올인할 수 밖에 없지 않을 까요? 포기했음에도 지켜내지 못했던 동생에게 다시는 뺏기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요........오히려 왕이라하는 사람이 정치도 결혼한 중전에게도 아무것도 하지않고 8년동안 멍하게 죽은 여자만 바라보고 그 뒤엔 닮은 여자를 좋아하고 그뒤엔 그 8년전 사건을 파헤치기만 하는 여자에 목맨 남자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6. 트윈 2012.03.03 11:50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에선 양명을 다 보여주지 못한 거 같아요. 대사와 등장장면, 독백의 한계 때문에. 그래서 자신을 보지 않는 남의 여자에게 애타게 매달리는 것만 보이게끔 만들어 놨죠. 원작을 보면, 양명이 죽음을 선택하는 게 꼭 연우 때문만은 아니에요. 양명은 왕의 서장자로 훤의 턱에 언제든 칼을 댈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이기에 가족 그 누구에게도 환대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무안과 냉대를 당했죠. 친어머니 희빈까지도 속내야 어쨌든 늘 엄한 얼굴일 뿐, 몰래라도 그를 감싸주지 않았어요. 양명은 고독하고 괴로웠을 거에요. 총명하고 재지 넘치는 사람이었으니 아무것도 하지 마라, 죽은 듯이 살아라, 네 존재가 해악이다... 이런 소리나 들으며 산 지난 날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게다가 동생으로든 군왕으로든 훤을 좋아했어요. 원작에선 훤과 양명군 두 남자 다 뛰어나지만 결국 왕자리에 더 어울리는 건 훤이라고, 똑똑한 양명은 누구보다 잘 알았죠. 그래서 자신과 동생 모두를 위해 한량처럼 살았지만 억눌리는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겠죠. 훤이 없었으면 양명이 분명 왕의 역할을 잘 했을 테니까요. 허나 결국 천성이 선했던 양명은 아끼는 동생이자 왕인 훤, 사랑하는 여자 연우, 왕의 사람에 된 유일한 친우 운을 위해서 자신이 택할 건 한 가지 뿐이라고 여겼는지도 몰라요. 아마 양명은 자기만 없으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죽은 사람은 잊혀지기 마련이니 슬픔은 잠깐이고 결국 다들 잘 살거라는 그런 거요... 양명은 더 살아갈 기운도 이유도 없었기에 끝에 죽음을 택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이미 양명군 이름으로 한 번 반역이 일어난 이상, 함정이든 뭐였든 왕이 옹호하든 말든, 양명군이 무사할 수 없어요. 왕에게는 부담이, 혹은 후환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원작 보시면 양명이 죽어가면서 먼저 간 선왕에게 하는 대사가 정말 짠하답니다(선왕이 정말 미웠음).. 드라마는 엄청난 생략으로 양명의 매력이 반감됐지만, 죽는 결말이 허망한 건 아닌 거 같아요. 양명이 살아서 다른 사랑을 만나 알콩달콩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 모를까, 훤x연우 커플이 남의 비극을 딛고 일어났다는 비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지 위해 살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해요. 연우를 잊지 못하고, 앞으로도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바보처럼 살아야 하는 양명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죽음을 택하는 게 이해갑니다.

    • 초록누리 2012.03.03 11:58 신고 address edit & del

      와...드라마 끝나고 원작 읽을 생각인데, 정리해 주신 내용대로라면 정말 작가가 양명캐릭터를 너무 망가뜨렸군요.
      원작 보기가 겁나네요.
      드라마 초반에는 양명의 캐릭터에 눈이 많이 갔었는데, 성인 연우 나온 뒤로부터는 구애만 하는 모습이라 영 찌질이 처럼 보였거든요.

    • 음..... 2012.03.03 17:01 address edit & del

      트윈님 말처럼 원작에서의 양명과 너무나 거리가 멀게 작가는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의 고뇌는 송두리채 빼버리고 오직 연우만을 갈망하는 인물로 만들어버렸으니 참 안타깝네요 전 원작에서 양명이 가슴 아프든데....

    • 음..... 2012.03.03 17:02 address edit & del

      트윈님 말처럼 원작에서의 양명과 너무나 거리가 멀게 작가는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의 고뇌는 송두리채 빼버리고 오직 연우만을 갈망하는 인물로 만들어버렸으니 참 안타깝네요 전 원작에서 양명이 가슴 아프든데....

  7. coth33 2012.03.03 11:54 address edit & del reply

    윗분의 말씀처럼 원작에서는 죽음의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나 드라마로 보여진 양명의 모습은 책에 나온 양명의 스토리 보다 부족해 보였습니다...시청자가 양명의 감정선을 따라가고 이해하기엔 너무나 부족했단 말이지요..원작을 본 분들이라면 양명에게 좀 더 많은 감정이 쌓여질 수도 있었겠지만 저처럼 원작을 모르고 본 시청자는 양명의 감정을 따라가기엔 거리감이 있었지요..양명을 입체적으로 그리지 못한 탓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양명의 죽음에 의미도 미학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초록누리 2012.03.03 12:03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 역시 양명의 캐릭터가 후반부로 갈수록 이상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생략을 해버렸나 봅니다.
      원작을 읽지 않은 시청자에게는 불친절한 캐릭터였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양명의 사랑도 2인자의 설움도 알아서 해석하라고 듬성듬성 던져줘버렸으니 말이에요.ㅠㅠ

  8. 하얀날개 2012.03.03 12:23 address edit & del reply

    원작을 읽은분들이라면 양명군에게 마음이 갈것입니다 서정자였기에 모두에게 사랑받지못하고 모든걸 양보하며 살아야하는 양명군에게 더 애정이 갈것입니다 드라마상으로도 전 글쓴이와 생각이 다르네요 양명군은 허염의 절친으로 허염집에 드나들면서 연우를 봐왔고 연정을 품었디요 세자훤보다 먼저 연우를 알았다는것이지요 먼저 연심을 품었디만 속내를 내놓지 못했든것이지요 세자라는 명분으로 공식적일수있었다는게 훤과 다를뿐입죠 그렇게 따져보면 훤의 연심보다 양명군이 연심이 부족하다 할수없고 스토커라 할수 없지요

    • 초록누리 2012.03.03 12:49 신고 address edit & del

      문제는 연우가 전혀 양명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거지요. 어린 연우때도 월때도 성인연우때도...
      연우는 아닌데 양명의 사랑이 일방적이고, 물론 그때마다 거절한 연우였고, 그런데도 계속 연우에게 구애를 하니 솔직히 쿨한 남자는 아니지 않을까요?
      연우의 마음을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계속 얻을 것같지는 않은데, 홀로 연심이라는 것이 문제라는 거죠.
      그러니 그 사랑이 좀 억지스러워요.
      차라리 고백을 하지 말고 마음으로만 품었다면 더 괜찮았을텐데 싶기도 하고 말이죠^^.

    • 양명 내게와~ 2012.03.03 21:56 address edit & del

      난 양명이 훨 조운데...원작안보고 걍 드라마로봐도 훤의 연기 어쩌고 할것없이 양명이 죠움~ 해우석 가꼬 이지와효-0-

    • 타타 2012.03.06 13:13 address edit & del

      ...심지어 어릴 때 양명이 부왕한테 세자보다 먼저 연우와 혼인하게 해달라고,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란 듯 그것만을 바란다고 설명하고 간청했는데, 부왕도 처음으로 양명을 위해 그리해줄 것처럼 해놓고 결국은 운명이니 어쩌니 하면서 세자빈으로 삼아버리면서 끝까지 배신했죠. 가슴 쳤습니다....

  9. pssam 2012.03.03 12:24 address edit & del reply

    하루만 지나면 모든 감정이 원상태로 돌아간다..는 부분에 참~ 한참 웃었습니다. 정말 드라마에선 원작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 경우는 드라마를 보다가 뭔가 계속 부족해서 못참고 원작을 읽었는데 드라마를 본 날은 꼭 원작을 다시 읽습니다. 보고나면 더 허해져서요. 양명은 정말 찌질이로 변신해 버려서 더 말할것도 없고 연우는... 참, 뭐라고 설명해얄지.. 난향과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답고 기품있는 연우가 드라마속엔 그려지질 않아서 허겁지겁 원작을 들고 그 부분을 찾아서 읽고 난 후에야 조금 맘이 편해지곤 한답니다. 열심히들 하시겠지만 역시 그런 부분들을 다 표현해내기엔 힘든 것 같아요.

  10. 빨리 2012.03.03 12:37 address edit & del reply

    이랬든 저랬든 담주면 끝나네요 원작에 택도 없이 허접한 드라마였죠 원작에서는 연우가 얼마나 영민하고 기품있는데 드라마상의 연우는 목소리 걸걸한 중성이니.....원작을 너무 재미있어 기대 만땅했는데....쇳네는 한가인 연기 안봐도 된다는것 만으로도 속이 후련하네요

  11. CIE 2012.03.03 12:43 address edit & del reply

    양명군이 죽는다면 납득 가지 않으신다지만... 한량생활도 일이년이지. 원치않는 생활이 편할까요. 제가 드라마를 다 챙겨본 건 아니지만. 피곤하지않을까요? 자신의 존재가? 존재가 피곤하다는 건 슬픕니다만.. 왕위에 오르지못한 왕의 서장자란 자리는 살아도 사는게 아닌 자리인데. 왕과 사이가 좋다해도 그건 그것대로 위험하고. 아 정말 피곤한 자리네요.

    어찌되었든. 판타지로맨스드라마도 이제 안녕이네요. 나참. 신하가 왕의 면전에서 뒷모습보이며 걸어나가는 시대극은 처음 봤어요. 어느 정도 지킬수 있는 건 지켜야하는 거 아닌지.

  12. 몽미.. 2012.03.03 17:08 address edit & del reply

    아놔..스포를말하믄 어쩌라구...일부러책도안보는데...짜증..

  13. 2012.03.03 18:0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4. 지나가다 2012.03.03 18:51 address edit & del reply

    최악의 발연기로 드라마를 죄다 말아먹은 한가인의 발연기에 대해서... 다음 아고라에서 청원중입니다!!! 고고씽~~~~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20150&objCate1=1

  15. CANTATA 2012.03.03 20: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결과가 책을 본 분들은 어느정도 예상 가능하겠군요...
    저는 해품달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꽤나 성공적인 대작이 마무리되는게 아쉽네요

  16. 2012.03.03 20:4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7. 김소영 2012.03.03 20:50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원작 사실 재미없게 읽었습니다. ㅜㅜ
    해를 품은 달이란 제목 밑에 드라마 판권 계약이란 문구를 보고, 또 성균관 스캔들을 쓴 작가의 작품이라 하길래 서점에서 전편을 반쯤 읽다 덮은 책이었어요, 그러니까 그게 확 느낌이 안오던군요, 훤이란 왕의 케릭터가 참 가볍고 촐싹맞아 보여서 과감히 덮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몇 달 후 드라마가 나오고 푹 빠졌더랬어요~ 그 촐랑거리던 훤이 훤훤장부가 되어 눈앞에 새롭게 조명되어 샤방샤방 제눈을 즐겁게 해주더군요, 그것도 “크리스마스엔 눈이 올까요”란 드라마를 보면서 팬이 되버린 김수현씨가 그 훤이 되었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원작인 소설책 사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첫느낌과 별반 차이없이 재밌지 않았어요, 성균관 스켄들이 갠적으로 더 재미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한 여자 케릭터는 입체감이랄까 그런게 남자 케릭터에 비해 약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우낭자는 수동적이고 넘 현숙하시며 고고하세요, 단점이 없으신 분이기에 정도 잘 안가더군요...
    그거에 비하면 남자 케릭터들은 잘 짜여져서 움직이는 편입니다. 훤, 운, 양명, 염 이들은 잘 살아 움직입니다.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이 여자들의 활동범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수도 있지만 연우는 성격상의 입체감도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단조로왔다는 표현이 맞는거 같아요..,
    책에 비해 그 비중이 많이 줄어든, 가장 피해를 본 케릭터는 운, 바로 제운입니다. 책에서는 얼마나 멋진-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기에 더 멋진 - 운검인지 모릅니다.
    양명은 원작보다 비중이 늘어난 케이스입니다. 드라마 특성상 삼각관계로 갈등을 야기시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다 보니 월, 연우에 대한 연정을 많이 포함시켜 양명의 캐릭터가 좀 빚나가긴 했습니다. 근데 찌질이라고 표현에 반기를 드는건 양명의 자리가 그를 가엽게 하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라는게 사전 제작이 된다면 완성형에 가깝게 만들어져 나왔을 테지만 우리 나라 제작 여건은 누누이 알려진 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시청자와 연출자와 작가가 함께 이루어 가는 체계아닙니까?(제가 모르고 하는 소리면 알려주시구요)
    이렇게 인기가 있다보니 처음의 제작의도와는 다르게 배가 산으로 가려고 버둥되기도 하고 다시 제자리를 찾기도 하구요...
    이래나 저래나 10주동안 시크릿가든 이후로 애타게 봐온 드라마이니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쁜 마음으로 바랍니다. ^^
    나이가 드니 쓸때없이 말이 느네요^^;
    행복한 밤되세요~

  18. 2012.03.04 08:4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9. 물푸레나무 한잎 2012.03.04 14:5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리뷰를 처음으로 구독신청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올려주시는 초록누리님이 다 궁금할 지경이거든요. 원작을 몇 번씩 봤습니다. 드라마가 너무 느리고 속이 터져 7회까지 보다가 원작을 주문해 하루만에 다 읽었어요. 이후 몇 번씩 부분적으로 찾아가며 되풀이 읽는 중입니다.

    양명은 원작에서 확실히 더 살아있는 인물이에요. 드라마처럼 찌질이도 아니구요. 서장자로서의 어찌할 수 없는 인간적인 고뇌가 행간을 통해서 절절이 읽혀집니다. 그의 죽음은 단순히 연우때문이 아님도 알 수 있구요.

    원작은 마지막이 장씨 도무녀의 주제로 대대적인 가은제를 펼치는 중에 양명이 어명에 의해 기획적으로 가담한 반란군과 궁으로 침입하고, 운을 길러준 어머니 박씨부인과 그 집안(그의 오빠 선대왕의 운검이었던 운검대장 박효웅과 그를 따르는 운검들 )이 주동적으로 반란군은 제압합니다. 반란의 혼란한 틈에서 연우를 보호하는 것도 운의 어머니 박씨부인입니다.

    양명군이 죽는 순간부터 책을 인용하겠습니다.

    < " 상감마마...... . 어명 내리신 반역자들의 명단이옵니다." "알겠습니다. 알겠으니 움직이지 마십시오. 곧 의원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애타는 아우의 마음을 외면하며 양명군의 몸은 움찔거리다가 입으로 피를 흘려보냈다. 훤의 눈동자가 더욱 커졌다.

    "아니됩니다! 정신을 놓지 마십시오. 양명군!" 양명군이 씽긋 웃으며 훤을 보았다. 수많은 질투와 시기를 한 상대였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의 형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고, 신하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단지 주위의 사람들이 그렇게 놓아두지 않았다. 아무리 방탕한 한량인척 한들, 아니 앞으로 더 이상 방탕한 척도 할 수 없게 되었기에, 왕에게 끊임없이 위협을 줄 존재였다. 그런 스스로를 이제는 거두고 싶었다. 더 이상 거짓으로 웃지 않아도 되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술도 더 이상 마시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양명군. 내가 내린 명령은 명부뿐이었습니다! 죽으라고 명령한 적 없습니다! 눈을 뜨십시오! 어명이오! 감히 어명을 어기려하는 것이오! 눈을 뜨십시요. 형님!" 왕이 오랜만에 형님이라고 불러 주는 것이 반가워, 양명군은 조용히 미소를 보이며 눈을 감았다. '아바마마, 당신 아들의 형으로서 이리 가옵니다. 그러니 이제 소자도 아바마마의 아들이 될 수 있겠지요?'

    훤의 비명이 행각을 돌아 전 근정전에 울렸다. 제운은 빗속에 나가 섰다. 그리고 하늘을 보았다. 그렇게 흘러 내리는 눈물을 빗물로 가렸다. 그들의 슬픔을 뒤로한 채 근정전 마당은 전 운검들과 운검 부대에 의해 완전히 평정되어 있었다.>

    다소 길었습니다만 세 남자의 절절한 정과 이별이 아프게 그려져 있습니다. 양명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돌려주길 바랄 뿐입니다. 그는 단순한 연정으로 훤과 돌아설 수 있는 졸렬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아마도 꼭 죽일거라면 원작을 조금이라도 참고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초록누리님의 재미있는 해석과 평도 다음주면 끝이 나겠군요. 남아있는 두 회만이라도 원작의 연우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연우라는 캐릭을 연기로 표현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란 위로도 해봅니다.

    하지만 인물에 대한 완벽소화는 이제 포기했고, 감정의 흐름을 방해받지만이라도 않기를 이제는 그저 바랄 뿐입니다. 님의 말처럼 재회한 연우, 훤 씬들이 가장 클라이막스인데 한 번도 만족감이 없었던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단점이자 아쉬움이었습니다.

    중전이 된 연우와 훤의 알콩당콩 이야기도 원작에서는 쏠쏠했는데 다음주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반, 걱정 반입니다. 너무 길어서 죄송합니다.

  20. 난난가 2012.03.08 22:0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서, 바로 그래서 후반부의 해품달을 보기가 역겨운 것입니다.
    너무나 해맑은 연우때문에...

  21. 정말 한가인 안 보고 싶습니다. 2012.03.09 00:18 address edit & del reply

    수천만원 되는 개런티 받으면서 저런 연기.

    방송국은 한가인에게 돈 주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