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1.05.24 '반짝반짝 빛나는' 송승준 모친 종로백곰, 치떨리게 무서운 이유 (14)
  2. 2011.05.15 '반짝반짝 빛나는' 못난 금란vs 잘난 정원, 환경이 사람을 만들까? (46)
  3. 2010.05.18 '커피하우스' 매력적인 신개념 엉뚱남으로 돌아온 강지환의 변신 (13)
2011.05.24 12:37




모일수록 더러운 것이 재떨이와 부자라고 하지요. 송편집장 어머니와 황금란을 보면,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듯 잘못된 욕심만 내세우고, 더더구나 의기투합해서 사람마음까지 좌지우지하려는 것을 보니, 이 말이 참으로 공감갑니다. 특히 두 사람이 있을 때는 심한 악취까지 나려고 합니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는 성격(좋게 말해 무난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게 이렇게 흥분 잘하는 모습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마는 드라마가 '반짝반짝 빛나는' 입니다. 
캐릭터 설정상 비현실적으로 과장해서 그리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는 하지만, 계속되는 황금란과 송편집장 어머니 종로백곰의 비정상적인 악행, 그리고 짜증유발 스트레스성 캐릭터들은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너그럽게 봐주기가 어렵네요. 
황금란과 송편집장 어머니 종로백곰으로도 모자라, 무개념 비매너의 끝을 보여주는 정원의 철딱서니 없는 언니와 동생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된 집구석인지 엄마 이권양 성격은 하나도 안닮고, 뺀질이 아버지만 닮았는지 화딱지가 치솟습니다. 제 딸들이라면 아주 머리채를 휘어잡고 싶을 정도랍니다. 성격나오는 초록누리ㅜㅜ;;

독종같은 금란이 모습에 치떨리게 분노하다가도, 그렇게 모질게 행동할 정도로 인생을 도둑질당하고(병원의 실수였지만), 바닥인생을 살았던 것에 동정이 가기도 해요.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며, 신림동집을 떠나 친부모집을 찾아간 금란이가 다르게 살고 싶었던 인생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가정형편상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했고, 고졸에 도박중독자 아버지를 가진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지 않다는 천박한 귀족주의에 사로잡힌 윤승재에게 버림받고, 산속 구덩이 속에 뛰어내려 죽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금란이었기에, 그 맺힌 응어리를 쉽게 풀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도 십분이해는 됩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요.
신간 초판을 폐기처분해야 하는 인쇄사고를 내고도, 된통 당하는 정원의 모습에 고소해 하는 황금란은 닭대가리 두뇌를 가졌나 봅니다. 정원이를 챙기는 아버지가 야속했다는 말로 눈물 펑펑 쏟고, 서러움을 이해받으려 해도 저는 용서불가, 싸대기 왕복입니다. 자식같은 책을 서점과 독자들에게가 아닌, 폐지처리장으로 가는 수만권의 책을 보며, 정원이 흘리는 눈물과는 대조적입니다.
작가들은 작품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을 시집보낸다는 말로 표현합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도 마찬가지 심정일 겁니다. 그런데 시집이 아니라 쓰레기장으로 보내지는 책들을 한정원이 가슴아파하는 것을,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배웠으면 싶은데, 금란이 하는 행동을 보니 너무 얄밉습니다. 나쁜 짓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악행의 끝장을 보려는 것같아 금란이 계속해서 미워지고 있답니다.  

바리바리 명품선물을 싸들고 신림동집에 간 황금란, 어머니가 평창동으로 보내려고 담가둔 오이소박이에 눈물이 흐릅니다. 엄마의 오이소박이를 먹으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보니, 아직은 예전의 황금란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지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송편집장에 대한 마음을 단념하라는 이권양의 이야기를 듣고는 눈이 도끼눈이 되는 것을 보니, 더 악랄하게 변할 것 같아 살떨립니다. 송편집장을 향한 짝사랑이 편집증적인 오기와 광적 소유욕으로 변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황금란의 활활 타오르는 질투와 욕심의 불길을 부채질하는 인물이 송편집장의 어머니 종로 백곰입니다. 이 양반은 처음에는 평창동 대저택에 살면서도 순대국밥집을 하며 소박하게 사는 것을 보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는 사회사업가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알고보니 앉은 자리에 풀도 자라지 않을, 아니 반경 수백킬로미터 내에는 생명이 자라지 않을 방사능 오염물질을 방사하는 악질 고리대금 사채업자였더군요. 이름하여 지하경제 큰 손입니다. 대통령도 그 이름 앞에 오금을 저릴 것 같은 권력 위에 군림하는 돈을 가진 인물입니다. 
돈을 일컬어 흔히 '더러운 것, 무서운 것,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하지요. 저는 돈이 가진 속성보다는 돈을 가진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더 무섭습니다. 특히 송편집장 어머니를 보니, 그녀의 돈에 사람을 죽이는 칼을 품고 있어 더 치떨리게 무섭더군요.
아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한정원을 떼어놓기 위해 목줄을 죄려고 음모를 꾸미는 종로백곰 송편 어머니, 한정원 아버지 황금봉의 사채업자를 불러 돈을 주고 시킬 일이 이권양의 고시식당을 가로채서 거리에 알거지로 나앉게 하려는 것 같아, 그녀가 세상에서 지은 업보를 어찌 다 지고 가려고 하는지.... 
송승준의 모친이 무서운 것은 그녀가 믿는 돈의 힘에 대한 과신이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고, 또 하나의 이유는 그녀의 며느리감에 대한 비인격적이고, 아들이 아닌 자신을 위한 조건때문입니다. 송승준의 어머니는 자기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강한 여자가 아들의 배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인간의 감정을 버린 댓가로 모은 그녀의 피눈물이기도 한 돈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고지식할 정도로 순수하고 올곧게 살아가는 송승준은 그녀의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돈을 관리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남편 잡아먹었다는 소리에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고, 지키고 불렸던 그녀의 피눈물나는 돈을 말이지요.
송승준 어머니는 한마디로 송승준의 아내감으로 황금란을 점찍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돈을 지켜주고 사업을 이을 믿을만한 후계자를 찾는 것이에요. 얼마나 잔인한 며느리 고르기인지, 재벌가에서 흔히 조건 맞는 여자와 끼리끼리 정략결혼시키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무시무시한 간택법입니다. 돼지 생내장을 먹는 황금란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짓고, 졸지에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모자를 냉정하게 대하는 금란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 광경을 목도한 아들에게 자기가 고른 너의 아내감이라고 정식으로 금란을 송편집장에게 소개까지 합니다.

의기양양하게 송승준을 바라보는 황금란과 송승준의 모친(김지영)을 보니, 너무 무서운 여자들이라 뒷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까지 들더군요. 황금란이 누구입니까? 악덕 사채업자에게 눈썹을 밀린 아버지때문에 사채업자 깡패들에게 따귀를 맞고, 산속 구덩이에 끌려가 죽을 뻔하기 까지 했어요. 자신의 인생을 바닥까지 경험하게 한 사채업자와 한치도 다르지 않게 변해가는 금란입니다. 매도 맞아본 놈이 잘맞는 법이라고, 금란을 보니 매맞는 사람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반대로 매를 들게 된 경우가 되니 아픈 급소만 콕콕 찔러대는 업그레이든 된 독기만을 뿜어냅니다. 정원이를 물먹이려고 필름을 빼내 수만권의 새책을 파기처분하게 하는 것에, 금란은 그저 고소해할 뿐입니다.
언제부터 금란이가 이렇게 양심과 인간적인 고뇌마저 출장을 보내버렸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이제는 그 원인을 찾는 것도 힘드네요. 평창동에 온 날부터, 아니 출생의 비밀을 안 순간부터 그녀는 악녀가 되기로 작심한 것 같아요. 작가가 인간성의 바닥을 어디까지 악랄하고 모질게 그려갈지, 작가의 상상력이 궁금해질 정도랍니다. 그래서 아무나 작가 하는 것이 아닌가 봐요. 이런 상상을 저희처럼 평범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상상이나 하겠냐고요.

죽으면 동전 하나도 가지고 갈 수 없는 돈을 사람의 목숨보다 중하게 여기고,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사는 줄도 모르는 악덕사채업자, 송승준이 그런 어머니를 놓지 않으려고 마지막까지 한 손을 내밀지만, 자식 눈에서 수치스러운 피눈물을 쏟게 하는 어머니입니다. 아버지를 잃은 아이에게 가서 아버지처럼 살지 않으려면 강해지라고, 모진 말을 하는 금란을 본 송편집장은 어머니때문에 이중으로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황금란은 주어진 환경과 짧은 배움에도 강해지고 싶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며 자신을 응원하고 지켜봐달라고 했던 여자였습니다. 편집일을 배우겠다는 황금란이 새로운 꿈으로 인생을 힘차게 시작하기를 바랐지요. 그런데 송승준이 증오하는 어머니의 독함을 그녀가 닮아가는 것이 끔찍합니다. 어디서부터 뒤죽박죽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황금란은 송승준이 응원해 주려했던 모습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토록 싫어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기까지 합니다. 송승준을 보니 어머니가 세상을 호령하는 떵떵거리는 돈을 가졌으면 뭐하나 싶더군요. 자식을 무간지옥에서 살게 하는 돈일 뿐인데 말입니다.
한 어머니는 눈 멀어가는 자신이 자식의 짐이 되는 것이 싫어 기른 엄마에게 데려가 달라고 무릎을 꿇고 사정하고, 어떤 어머니는 자식을 생지옥에 살게 하고,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너무나 다른 어머니의 모습에 미치고 환장할 정도로 속이 상합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이 자식에게는 세상 어떤 것보다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말이지만, 한정원과 송승준에게는 가슴이 아파오는 이름입니다. 잠못들고 눈물을 흘리는 불쌍한 연인들, 그렇게 상처받은 가슴을 달래지 못하고 두 사람은 하얗게 밤을 지새웁니다.
드라마 속의 세 어머니가 자식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아니 자식들이 어머니들을 어떻게 변화시킬지가 더 궁금해지는 드라마입니다. 그 결말을 보고 싶어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도 드라마를 계속해서 보게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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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5 09:30




부모는 문서없는 종이라고 하지요. 정원의 친모 이권양과 정원을 길러준 아버지 한지웅 사장을 보면 문서없는 종,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죄인 아닌 죄인처럼 목소리도 높이지 못하는 부모의 참사랑을 보게 됩니다. 정원을 쫓아낼 수 밖에 없는 두 사람의 진심은 정원에 대한 사랑입니다. 끝까지 품고 싶은데 둥지를 떠나겠다는 정원때문에 속상한 길러준 아버지 한지웅(장용),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품고 싶어도 품지못해 쫓아내려는 정원의 생모 이권양(고두심)은 그 사랑이 속살처럼 너무 여리고 마음아파서, 시청자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낳은 정 기른 정을 고작 한 두마디로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있겠어요. 천륜이 되었든 인륜이 되었든, 한 번 부모 자식으로 맺은 연을 생물학적 부모와 기른 부모로 금을 긋는다는 것이, 천륜과 인륜을 어기는 것이겠지요. 계속되는 집안의 분란이 자신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평창동 집을 나오기로 결심한 정원, 꼬여버린 금란과 자신의 인생 교통정리를 정원 스스로 하기로 나섰지요. 정원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28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 셈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드라마를 보며, 그동안 몇번이나 글을 쓰고자 했는데, 이 드라마는 사람을 울화통 터지게 하는 인물들이 너무 많아 감정을 누그려뜨리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지금도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서 이성적으로 글을 정리할 수 있을지 제 감정에 의문입니다;;. 두서없이 감정이 솟구치는 대로 써버리고자 마음을 먹으니 자판을 두들길 수가 있게 되네요.

계속되는 금란의 악행에 그동안은 금수저를 배앗긴 금란의 박탈감이 충분히 이해되었고, 자기 삶을 아무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희생했다는 측은지심이 들어서 참고 또 참아주고자 했지만, 이제는 그 인내심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답니다. 28년을 부잣집 딸로 태어났음에도 지지리 궁상으로 고생만하고, 인생을 송두리째 저당잡힌 채로 살았던 금란이 정원에게 느꼈을 분노와 억울함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금란이 자기집을 찾아들어가 정원에게 하는 짓거리를 보니, 이것은 환경때문에 금란이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것이 아니라, 금란이라는 인물의 태생이 욕심꾸러기에 피해의식 가득한 속성의 인물처럼도 보여지기 시작합니다.
금란이 친오빠 상원의 한심한 모습만 봐도, 인품 훌륭한 아버지보다는 이중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속물스러운 엄마 진나희(박정수)의 유전자와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나희의 속물주의는 금란과도 판박이입니다. 닮아도 어찌 좋지 않은 부모의 모습만 닮았는지, 이 집안은 아마 돈없었으면 꽤나 한심스러운 콩가루집안이었을 겁니다.
인생에 있어 금기단어가, 아니 허락되지 않은 단어가 있다면 '만약'입니다. 만약에 금란이가 산부인과에서 바뀌지 않고 한정원으로 살았더라면, 금란이는 오늘의 한정원처럼 책만드는 꿈을 가지고 아버지를 존경하며 살았을까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문제지요. 아버지의 회사에서 적당하게 일하고, 아버지 회사와 유산을 물려받아 대충 띵까띵까 부를 누리며, 편하게 살려는 오빠 한상원처럼, 반 백수의식으로 살지 않았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말이지요.

요즘 금란이가 정말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백번천번 금란이 뒤바뀐 인생때문에 정원을 미워하고 정원에게 빼앗겼던 모든 것이 억울했다고 이해는 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못된 생존본능이 더 강하게 읽혀지는 나쁜 심보까지 이해하고 보듬어주기는 힘듭니다.
금란이 난쟁이 똥자루같은 한심한 인간 윤승재를 택한 것은, 그가 대범이보다 먼저 사시에 패스할 것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인생을 올인하고 투자했습니다. 사랑이 아닌 선택이었지요. 사랑했던 것은 대범이었지만, 대범이 보다는 윤승재가 사시패스 가능성이 높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처참하고 올라갈 데가 없는 비참한 인생을 판검사 와이프가 된다는 것으로 구제받고 싶었던, 계산적이고 속물적인 사랑이었습니다.  이것까지는 금란의 인생이 워낙 바닥이었기에 그럴 수 있으리라 두눈 질끈 감고 봐준다고 해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금란이의 악행을 용서하기 힘든 이유는 훔친 다이어리, 버려진 금란의 양심때문입니다.
아이디어를 표절해서 기획안으로 제시한 것도 모자라, 다이어리를 가져간 것을 정원이 알고 있음에도 태연하게 도둑년으로 모느냐고 오히려 정원에게 큰소리를 치는 모습은 양심실종이었어요. 차라리 돈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정원의 다이어리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원의 생각창고였습니다. 그리고 태워버리기까지 합니다. 기록해 둔 정원의 생각창고, 아이디어창고를 양심의 가책도 없이 재로 만들어 버린 것이지요.

금란의 마음은 신림동 가난한 집에서 살았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시궁창이에요. 만사가 비뚤어져 있어요. 아버지가 정원을 바라보는 눈을 보고도 자신과 비교하고, 정원이 출판일을 가르쳐주는 것도 엿먹어라는 식으로 곡해하려고만 하지요. 정원은 출판사를 물려받겠다는 생각을 버렸지만, 아버지가 다른 것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을 것이라며,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급기야 출판을 앞둔 책 인쇄필름을 빼내 구겨버리는 악행까지 자행하고 맙니다. 책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도, 예의도 없는 작태입니다. 정원이를 물먹이려고 한 짓거리치고는 너무 대담스럽고 뻔뻔하고 비열하고, 개념없는 짓거리라 정말 싸대기라도 올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더군요. 책을 다시 찍어야 하는 비용문제가 아닙니다. 지혜의 숲에 닥칠 이미지 손상과 금전적 피해보다는 책만드는 쟁이들의 자존심에 먹칠을 한 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 죄악입니다. 
금란의 파행적인 행동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니, 과연 자라 온 환경이 인간의 성품을 좌우할까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금란이 정원과 뒤바뀐 인생을 살지 않았더라면, 정원처럼 책만드는 꿈을 가지고 반듯하고 당당하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말이죠. 만약이라는 단어가 허락되지 않은 것이 인생이기에 한마디로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고개를 가로젓게 만듭니다. 금란이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신림동 가난한 집에서 자라면서 여상을 나와 아버지 노름빚 갚느라 청춘을 허비하고, 등골빠지게 가족들 부양하느라 인성도 그런 식으로 맞춰졌을 것이라고 한다면, 그 말에 어느정도 수긍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인생역전을 금란이 대처하는 모습은 심히 못난 모습으로만 보입니다.
그에 반해 한정원은 보다 긍정적입니다. 처지가 하루아침에 바껴버린 정원이야말로 가장 비참할텐데도, 정원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부딪혀가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더군요. 방이 좁아서 마당에 종이박스를 펼치고 요가를 하는 모습은, 식전댓바람부터 식구들을 뜨아하게 만들고, 시청자에게는 피식 웃게 만들기는 했지만, 적어도 자신의 처지에 징징대지만은 않는 잘난 정원의 모습이었습니다. 정원이 반듯한 아버지와 교양있는 부모아래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기때문이라고만은, 그 잘남이 다 설명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신림동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먹고 살았던 28년을 내동댕이 쳐버리고, 못난 금란의 모습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가난한 집의 무식한 가족들 영향때문이었다고 이유를 대는 것도 억지스럽기는 마찬가지이고 말이지요.
신림동 가난한 고시식당 딸이자 K문고 직원 황금란이었을 때, 금란은 오히려 더 반짝반짝 빛났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양심을 버리는 행위는 하지 않았고, 정원에 대한 미움으로 생부에게 등 뒤에 칼을 들이대는 악행을 저지르는 못된 아이는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지지리 궁상에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다람쥐 쳇바퀴같았던 신림동 황금알 식당 딸에서 명품고가옷에 귀티나는 부잣집딸로, 모습은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되었지만, 속은 더 시꺼먼 잿빛투성이 인간으로 비참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금란입니다. 정원을 향한 맹목적인 분노가, 결국은 자신을 향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금란입니다. 
못난 아버지라 투덜대고 힘들어하면서도, 아버지 노름빚을 갚았던 금란이, 오이소박이 하나에도 밥 두그릇을 싹싹 비워내고 엄마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던 금란이는 가난 속에서도 빛났던 아이였는데,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금란의 눈에 씌워진 윤기잃은 황금알때문에 동태눈이 되어가는 것같아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금란이는 신림동 엄마가 금란을 평창동으로 보낸 이유를 알까요, 아버지가 왜 정원을 애처롭게 볼 수 밖에 없는지를 알게 될까요? 문서없는 종일 수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을 금란이 천분의 일이라도 헤아린다면, 두 손 가득 욕심으로 바뀌어 가는 금란의 팔도 덜 버거울텐데 말이지요. 금란이 사랑을, 가족을 바로 보는 지혜로운 눈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황금알은 부모가 물려주는 것도 아니고, 환경이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너무 늦지 않게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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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8 09:22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강지환의 커피하우스가 베일을 벗었는데요, 상큼하고 코믹한 스토리가 매력적입니다. 커피하우스는 만화같은 연출에 로맨틱코믹 장르로 첫회부터 강지환의 까칠하면서도 젠틀하고, 종잡을 수 없는 엉뚱한 매력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강지환의 부드러우면서도 엉뚱한 캐릭터에다 매력적인 살인미소만으로도 첫회를 보고 금새 빠져들고 말았네요. 강지환의 작품은 경성스캔들과 쾌도 홍길동, 그리고 7급 공무원을 본 게 다인데,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여준 매력 플러스 엉뚱함까지 더해져 이 드라마를 열심히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첫회는 이진수(강지환)와 강승연(함은정)의 특별한 만남에 대한 에피소드였어요. 책 출판사인회에 가는 도중 차가 막히자, 이진수가 차에서 무작정 내려 도망을 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갑자기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진수가 허름하고 성의없어 보이는, 조금은 촌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궁전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강승연(함은정)과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됩니다.
카푸치노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은 진수는 승연이 일방적인 이별통고를 한 승연의 남자친구와 대판 싸우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지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 승연은 화장실 문이 고장나는 바람에 나오지도 못하고 진수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봐도 아버지는 자느라, 할머니는 동네 친구들과 고스톱을 치느라, 동생은 오락실에서 게임하느라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결국은 112에 신고를 하고 화장실 문을 드릴로 뚫게 되는데, 승연은 그 와중에 큰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뚫린 구멍 사이로 승연은 못볼 꼴 다 보여주고 말지요. 때마침 승연의 선배 도상(정준)까지 와서 이 광경을 모두 보고 맙니다. 알고보니 진수와 도상은 아는 형동생 사이입니다.
우여곡절끝에 진수의 비서로 취직한 승연은 첫날부터 횡재를 만난 기분입니다.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연필 깎아놓고, 커피를 준비하면 끝입니다. 승연의 눈에 비친 진수의 모습은 만화의 주인공이 뛰쳐 나온듯 블링블링합니다. 젠틀한 매너에, 깍듯한 존칭에, 게다가 살인미소까지 승연이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승연의 눈에 하나 둘 이상한 진수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극증 이진수는 다른 부분에서는 젠틀하고 흠잡을 데가 없지만 일을 하는 모습은 상상초월입니다. 일을 하기전에 반드시 칼로 연필 열자루를 깎아 둬야 하고, 커피도 자기 입맛이 아니면 죄다 쏟아 버립니다. 물론 승연이 없을 때 말이지요. 승연에게는 화석의 역사라는 고리타분한 영어책을 요약하라는 일만 시키고는 아무 일도 시키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당은 꼬박꼬박 주고요. 하루 이틀 지나니 승연이 미치고 환장할 정도로 답답해 죽습니다. 도대체 비서라고 뽑아놓고 일은 하나도 시키지 않으니 궁금할 수 밖에요.
술에 취해 진수에게 따지는데, 승연이 진수의 개인비서로 채용된 사연이 밝혀집니다. 승연의 선배 도상(정준)이 받을 돈 천만원 대신에 승연에게 매일 일급으로 갚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열받은 승연이 진수에게 일 다운 일을 시켜달라고 하는데, 진수는 승연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버리지요. 아마츄어에게 무슨 일을 맡기겠느냐고요. 승연이 생각했던 블링블링 훈남은 없어져 버리고, 성격 까탈스롭기는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인 진수의 모습이 하나 둘 현실의 모습으로 보이게 되지요. 승연이 생각했던 진수의 모습이 혼자만의 상상적인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드라마는 진수의 적나라한 모습으로 포커스를 맞춥니다.
이진수라는 인물은 가히 상상불허의 아날로구적인 인간에 깔끔병까지 있는 남자에다,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에서는 완벽해야만 만족하는 그런 인물입니다. 우리는 이런 인간을 4차원 남자라고 부르지요.ㅎ
이 엉뚱한 까칠남의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을 잠시 들여다 볼까요? 작업은 무조건 연필로 합니다. 더도 덜도 아니고 딱 열자루를 자로잰듯 칼로 깎은 연필이라야만 합니다.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 무지 싫어합니다. 커피? 자기 취향이 아니면 한모금도 입에 대지 않습니다. 심지어 커피향이 싫어도 안마십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바리스타까지 독파한 인물이지요. 파지를 내는 것도 싫어합니다. 지우개로 틀린 부분은 지워서 다시 쓰는 인물이지요. 지우개로 지우는 작가, 처음 봅니다. 정말 희귀작가입니다. 깔끔은 또 얼마나 떠는지 지우개 가루 하나도 용서가 안됩니다. 티끌만한 지우개가루라도 지우개가루만을 위한 쓰레기통에 알뜰히 버리는 인물입니다, 
휴대폰, 아이폰, 이 신천지의 문물에 관심도 전혀 없습니다. 휴대폰도 없고, 전화도 무지 싫어합니다. 싫은 전화라도 걸려오면 아예 전화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기 일쑤입니다. 자동차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문명에 종속되는 것이 싫은 자유롭고 싶은 영혼입니다. 이런 그의 성격때문에 진수와 전속으로 알하는 출판사 대표 서은영(박시연)에게는 웬수덩어리입니다. 그를 개거지라고 부를 정도로 두 사람은 개와 고양이처럼 앙앙거리는 사이지요. 그러면서도 서은영이 진수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진수의 글이 재미있다는 겁니다. 미칠정도로 재미있다는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남녀의 문제도 있어 보이지만 첫회에서는 애정모드는 없어 보이더군요. 박시연이 그 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주던 도시적이고 차가운 성격보다는 코믹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박시연이 연기하는 서은영이라는 캐릭터도 꽤나 성깔있으면서도 독특한 매력이 있어보입니다. 박시연의 망가지는 연기도 좋았고요. 
커피하우스 첫회를 보고는 강지환이 보여주는 엉뚱한 매력에 정신이 쏙 빠진 느낌이었어요. 티아라의 함은정의 오버스러운 연기도 과히 나쁘지는 않았고, 특히 함은정의 가족으로 나오는 아버지 안길강과 할머니 김지영의 미워하기에는 순박한 가족의 코믹한 모습도 재미있을 듯 싶습니다. 또한  정웅인, 정수영 등의 개성있는 조연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도 커피하우스의 매력입니다.
커피하우스는 복잡한 심리묘사보다는 코믹하고 엉뚱한 주연들의 모습을 주 감상포인트로 삼고 부담없이 봐도 좋을 듯합니다. 특히 강지환의 엉뚱함과 함은정의 망가짐이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가볍고 유쾌한 재미를 선사할 것같습니다. 첫회를 본 제 개인적인 느낌은 월화드라마에 새로운 매력남이 시청자들 가슴을 두근세근하게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드라마에 얽혀있는 인간관계들도 비교적 촘촘해 보이는데요, 조연들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모두 개성이 강한 분들이라 드라마를 즐기는 재미도 두배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강지환이 연기하는 이진수의 매력에 벌써 빠져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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