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추'에 해당되는 글 34건
- 2009.12.23 '선덕여왕' 시청자 울린 최고의 명장면, 피눈물 비담 (38)
- 2009.12.22 '선덕여왕'의 치명적 실수, 비담의 난 (60)
- 2009.12.20 '선덕여왕' 비운의 햄릿왕자, 비담을 파멸로 이끈 사람들 (21)
- 2009.12.09 '선덕여왕' 사랑마저 허락되지 않은 비담의 슬픈 운명 (29)
- 2009.12.08 '선덕여왕' 최고로 엉뚱했던 뒷북의 여왕 덕만 (69)
애절했던 비담의 마지막 가는 길, 비틀거리면서도 오직 사랑하는 여인 덕만을 향한 비담의 눈빛과 목소리가 너무나 선명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흐르네요.
가슴을 무엇인가가 내리 누르듯 답답하고 아파오는 게 비담의 마지막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끝내 닿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비담의 떨리는 손을 지금이라도 덕만 손에 쥐어주고 싶어서, 그 장면을 다시 촬영하라고 하고 싶을 정도에요.
눈물로 범벅되었던 비담의 최후편, 선덕여왕 마지막회 내용정리하면서 제 마음도 진정시켜야겠습니다. 오랜 시간 애정과 애증으로 함께 했던 드라마라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탈합니다. 지금까지 선덕여왕을 시청하며 느꼈던 것은 어제 글<'선덕여왕'의 치명적 실수, 비담의 난>에서 밝혔고, 마지막회는 드라마 내용 위주로 주요 장면에서 보여 주었던 대사의 의미들을 정리하면서 선덕여왕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폐하는 널 끝까지 믿었어"
직접 군사를 이끌고 나가려던 비담은 산탁으로부터 이 모든 것이 염종의 계략에 의한 것임을 알고, 나쁜 자식 염종을 죽여버리지요. 염종은 죽는 마당에도 실실 웃으며 비담의 상처를 후벼 파는데, 뭐 저런 싸이코가 있나 싶었어요.
"내가 아니어도 넌 여왕을 차지하기 위해 뭐든 했을거야. 왕이 되고 싶은 너, 다 가지고 싶은 네 안의 욕망때문에 비롯된거야" 그리고 연모가 이뤄졌다 해도 결국은 난을 일으켰을거라며 비담의 아킬레스건,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건드립니다. 나쁜 놈 염종, 그래도 마지막에는 비담에게 덕만의 진심을 전해주었네요.
"폐하는 널 끝까지 믿었어"
"믿지 못한 것은 너였고, 흔들린 것도 너야. 니들 연모를 망친 건 폐하도 나도 아니야, 너 비담...."
에라이 나쁜 자식, 매를 벌어요. 암튼... 염종의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지요. 비담의 칼을 받느라고 말이에요. 나쁜 자식, 너한테는 잘가라는 말도 해주기 싫다(진짜 염종 미워요ㅠㅠ).
"칼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덕만의 진심을 알게 된 비담은 모든 게 꿈인 듯 무너지고 맙니다. 오직 남은 것은 죽기전에 덕만의 얼굴을 보고 전하고 싶은 한마디 뿐이었어요. 갑옷도 벗어 버리고 덕만을 주군으로 모셨던 신하도, 상대등이라는 직함도, 권위도, 난을 일으킨 수장도 아닌, 오직 한 여자를 연모한 남자 비담의 모습으로 달려갑니다. 풀어 헤친 상투, 벗어 버린 갑옷은 덕만을 여왕이 아닌 한 여자로 연모했음을 보여주려는 비담의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염종의 계략을 알려주었던 산탁에게 금붙이를 주며 "가거라, 멀리 가서 칼 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했던 말은 비담이 꿈꾸었던 세상이었어요. 사람들은 비담을 왕이 되려 한다고 끊임없이 오해하고 충동질 했다지만, 비담은 그의 푸른 꿈 덕만을 가슴에 품는 순간부터 낫과 호미를 든 평범한 지아비의 삶을 꿈꾸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덕만이 왕이 아니었다면 초가삼간이어도 행복했겠지요. 여왕을 사랑했기에 이루지 못한 소박한 꿈을 산탁이 대신 살아주길 바랬는데, 그 소박한 바램마저 산탁의 죽음으로 빼앗아 버린 제작진이 순간 야속해지더군요.
"나를 베는 자 역사에 남을 것이다. 유신, 해 주겠나?"
비담은 칼 한자루 달랑 들고, 덕만을 향해 갑니다. 그 길이 죽음의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요.
"나를 베는 자가 역사에 남을 것이다" 장열한 한마디를 던지고 칼을 빼든 비담은 하나 둘 자신을 가로막는 병사의 목을 베고 앞으로 나아 갑니다. 숨을 헐떡이는 비담을 유신이 가로 막았지요. 유신의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덕만을 발견한 비담은 "저기 폐하가 계신가?"라며 유신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유신이 끝내주라고 합니다.
"유신, 생각해보니 우린 제대로 승부를 낸 적이 없는 것 같군" 라며 칼자루에 손을 묶은 비담이 "해주겠나" 라고 한 말은 유신에게 자신의 목숨을 거둬달라는 부탁이었겠지요. 다만 덕만에게 마지막 말을 전한 후에 말이에요.
"덕만까지 10보....덕만...덕만아..."
덕만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덕만까지 70보.... 덕만까지 30보.... 덕만까지 10보...." 화살을 맞은 비담은 끝내 덕만에게 다다르지 못하고 유신의 칼을 받았지요. 비담도 울고, 죽어가는 비담을 보며 어찌할 수 없는 덕만도 울고, 시청자도 울고, 하늘도 땅도 울었던 장면이었지요. 드라마의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그 장면에서는 울음바다가 되었을 것 같아요.
유신의 칼을 맞고 쓰러지는 비담의 눈에는 피눈물이 흘렀어요. 그 사랑이 얼마나 애절했으면, 몇 발자국만 가면 닿을 수 있는데,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푸른 별 덕만에게 향한 절절한 비담의 마음은 피눈물이 되어 흐르고, 유신에게 기대어 비담이 하고 싶었던 말 "덕만... 덕만아..."라며 이름을 부르며 쓰러집니다. 덕만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덕만을 향해 손을 내밀면서요. 죽어가는 비담을 보며 덕만도 쓰러져 버렸지요.
"공주가 되고서 모든 것이 변했다. 어느 날 네가 나타났다. 넌 내가 공주가 된 후에도 반말을 했고 너만은 나를 예전의 나로 대했고 편했다" 그런데 왜 변했느냐고 묻는 비담에게 덕만은 "난 이름이 없으니까. 왕은 이름이 없어. 난 그냥 폐하다. 이제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를 수 없다" 라고 하였지요. 비담은 자기가 이름을 불러주겠다고 하였지요. "내 이름을 부르는 건 반역이다. 네가 연모로 내 이름을 불러도 세상은 반역이라 할 것이다."
덕만은 비담과 주고 받았던 대화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지요. 비담의 마지막 말을 알았으니까요. 세상이 반역이라 할지라도 비담을 자신을 한 여인으로 연모하고 끝까지 사랑하고 갔음을요. 유신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하는 불경한 말이었다고 했던 것처럼 세상은 비담의 연모를 반역이라 하지만, 비담은 그저 저잣거리 아낙네에게도 있는 이름자 하나 불러 주고 싶었던 지아비이고 싶었다는 것을요.
비담의 최후 장면은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빛낸 최고 명장면이었습니다. 미실이라는 희대의 여걸을 연기했던 고현정의 카리스마, 똘끼로 충만했던 닭도령 비담의 이중적인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해 준 김남길은 선덕여왕 인물들 중 가장 사랑 받았던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꿈틀거리는 야망, 버림받은 상처, 한 여인을 향한 순애보 사랑의 비극적이고 순수한 모습 등 복합적인 캐릭터를 열연한 김남길은 마지막 장면에서도 화려한 무술신으로 몸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멋진 액션신 만큼이나 변화무쌍했던 눈빛연기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견뎌야 해, 견뎌 내"
요지는 인생이란 공수래 공수거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 이런 말 같은데, 듣고 보니 덕만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말한 것 같기도 하고, 우리네 인생에 대해서 말한 것 같기도 해요. 가지기 위해,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누구나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역사란 그 치열한 견딤이 축적되는 과정이다'라는 의미같습니다. 치열하게 견뎌 나가는 사람들이야 말로 시대의 주인이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선덕여왕에 출연했던 덕만공주 이요원, 미실 고현정, 비담 김남길, 유신 엄태웅, 알천 이승효, 춘추 유승호, 문노, 죽방, 고도, 미생, 설원랑, 보종, 하종, 칠숙, 소화, 기타 언급하지 많은 모든 연기진과 제작진 모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중간 중간 스토리를 혼란스럽게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집필에 몰두하신 작가진도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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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2009.12.23 11:08
어제 마지막 방송을 아쉽고 섭섭한 마음으로 기대하며 기다렸죠...
역시 제 기대가 헛되지 않았어요.. 비담의 마지막 모습은 참....말로 표현 할 수 없네요..
피눈물을 흘리며 유신의 칼에 맞아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 큰 소리로 조차 부르지 못했던 이름 "덕만... 덕만아" 그 때 제 얼굴도 눈물 범벅이 되었더랬습니다......ㅠㅠ
쓰러지며 덕만에게 손을 내밀던 장면에서는 제가 뛰쳐들어가 그 손을 잡아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 아팠구요...
덕만이 손을 잡아 줬으면 하면서도 한편으론 여왕인데 안돼지.. 안돼.. 그러며 그 손을 잡아줄 수 없는 덕만이 비담의 죽음을 군사들에게 알리고 쓰러져 사흘 밤낮을 앓아 누웠죠..
전 선덕여왕 마지막 방송에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어제의 그 감동이... ㅠㅠ -
비담덕만 2009.12.23 12:10
어제 못봤는데 이렇게 글만 읽어도 슬퍼지네요ㅠㅠ너무 슬픕니다....
그냥 차라리 둘이 사랑하는거 말고 애초에 하던대로 비담 혼자 흑심품다
그러다 난 일으키면 덜 슬플것같은데
이렇게 둘이 사랑하는데 비참하게 죽어야하다니...
둘이 국혼한다 했을때 제발 난이고 뭐고 잘되기를 빌었습니다.이렇게 난 일으키겠지
예감은 했지만 그래도 잘 되기 바랬는데ㅠㅠㅠ
비담 너무 불쌍하네요.덕만도 불쌍하고.....
'신국을 얻어 덕만을 가지겠다'는 대사가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ㅠㅠ
암튼 어제 한거 볼 엄두가 안나네요ㅠㅠㅠ -
달려라꼴찌 2009.12.23 13:01
드디어 선덕여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네요....
비담하고 선덕은 서로 연모하는 사이였을까요?
우째 주인공은 선덕이라기 보다는 비담이었던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그간 초록누리님의 선덕여왕 리뷰시리즈도 즐겁고 감사하게 잘봣습니다. ^^ -
Uplus 공식 블로그 2009.12.23 14:17 신고
아..역시 피눈물이라는 걸 화면으로 보니까 눈시울이 저도 뜨거워집니다 ㅠ
옛날 홍콩영화 <양축>을 처음 봤을때도 주인공이 사모하는 님이 너무 그리워
피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고 펑펑 울었더랬는데 ㅠ
잘 보고 갑니다 초록누리님.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셔요^^ -
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간 덕만과 비담이 최후에 서로 오해를 풀고 갈 것인지가 최종회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61회가 끝나고 최종회 예고편에 나왔던 머리 푼 간지남 비담의 말이 귀에 자꾸 맴돈다. "전해야 할 말이 있는데... 전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 말을 전하러 갈 것이다".
선덕여왕 61회는 비담이 미실파의 수장이 되어 난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오해를 끊임없이 만들어 주었다. 정말로 자신을 죽이려 했는지 의심하는 비담은 덕만이 준 가락지 하나를 움켜쥐고 눈물을 흘린다. '약한 자 그대 이름은 비담'이었나 보다. 정말 귀도 얇은 마음 여린 비담이 가늘게 떨고 앉아 있는 것을 보니, 간사한 염종이 죽이도록 밉다는 생각이 들지만, 살아남겠다고 발버둥치는 염종을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결국은 자신을 믿어준 사람을 끝까지 믿지 못했던 자기연민의 상처덩어리 비담의 책임이 가장 클테니까.
그러나 상대등 비담의 이름으로 화백회의가 소집되고 결의된 안건이 방으로 붙자 불안해 한다. 추화군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고 싶었지만, 자신이 비담에게 주었던 쌍가락지 한짝이 죽은 시위부 군사 목에 걸려 인강전 앞으로 배달(?)되자, 덕만은 비담척살령을 내리고 만다. "우연이 겹쳐져서 벌어지는 것이 필연이듯이, 역사는 그리 결정되는 것"이라고 덕만이 유신에게 말하였듯이, 반복되는 오해 역시 비담과는 인연이 없다는 하늘의 뜻이었나 보다.
한편 비담은 뒤늦게 죽방을 통해 덕만의 편지를 읽고 자신을 해치려고 했던 흑산에 대한 조사를 하지만, 염종의 방해로 산탁이 비담에게 사실을 전하지 못하고 만다. 자신을 척살하라는 방을 본 비담은 결심을 굳히고, 스스로 신국이 되기를 선언한다. 신국이 되어 덕만을 가지겠노라고...미실의 유언처럼 덕만과도 신국을 나누지 않고 아낌없이 빼앗아 버리겠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여왕을 폐위하고, 도탄에 빠진 신국을 구하라" 며 서라벌, 즉 덕만을 향해 칼을 들었다. 드디어 선덕여왕의 종지부를 찍을 비담의 난 그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이게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 드라마의 줄거리를 빗겨나간 비담 김남길만을 쫒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렇게 줄거리가 아닌 등장 캐릭터의 멋진 모습에 헐렐레 하는 것은 솔직히 처음 겪는 일이다. 왜?
생각해보니 언제인가부터 선덕여왕 스토리는 핵심을 벗어나 버렸다. 비담의 난을 일으킨 이유 자체가 설득력있는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비담의 난을 만들기 위해 오로지 비담과 덕만의 엇갈린 사랑만들기만 치중한 나머지, 비담이 난을 일으킨 역사적, 정치적 명분 따위는 애초에 실종되고 말았다. 그저 사랑에 배신당한 한 마리 새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에밀레종에 머리를 부딪쳐 죽어가는, 다소 신파적인 스토리만 남아있을 뿐이다.
선덕여왕은 지난 50회 미실의 죽음과 덕만의 여왕 등극으로 사실상 끝났어야 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무리한 연장으로 스토리의 개연성은 물론이고, 주인공 덕만을 가장 비극적이고 무능한 여왕으로 만들면서,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에서 한참 비껴가 버렸으니 말이다. 덕만은 여왕 등극 이후 잠시 군주로서의 위엄이 살아나는 듯 보였으나, 비담의 유신죽이기 과정에서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비담과의 애정라인으로 눈물과 번민의 여왕이 돼버렸다.
김남길은 연모에 휘둘리는 찌질남이 되어 달라면 기꺼이 찌질남이 돼주었고, 질투에 눈이 멀어 비열해야 한다면 기꺼이 질투남으로 완벽하게 그 역할에 충실했다. 이제 제작진은 우유부단하고 귀얇은 햄릿왕자 비담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김남길은 너무나 매력적인 햄릿왕자로 변신했다.
왕권강화에 대한 귀족세력의 반발이라는 부연설명도 있었지만, 61회는 명분과 연모 사이에서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우를 범했다. 미실잔당의 수장이 되어 난을 주도하기를 바라는 귀족세력의 왕권견제라는 명분과 덕만이 자신을 버리려 한다는 의심과 믿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 비담의 연모가 정변을 일으킬만큼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가에 대해 설득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즉 비담의 난을 비담 개인의 연모와 배신감에 치중하다보니 애초에 선덕여왕이 가졌던 역사 사극으로서의 무게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비담의 난이 정치적 명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덕만도 최소한 여왕의 품위는 잃지 않았을 것이다. 그 동안 미실과의 싸움에서 얻었던 금자탑을 연모를 이유로 무너뜨리고, 비극적인 여왕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이니, 선덕여왕이 알았다면 지하에서 이를 갈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멋진 비운의 햄릿왕자 비담은 선덕여왕 마지막까지 놓치고 싶지 않게 하니, 고현정과 함께 선덕여왕이 낳은 최고의 배우라 말해도 결코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찬란한 유산에 이어 올해 최고 인기있었던 드라마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담을 보다 정치적 인물로 그렸다면 애초에 선덕여왕이 그리고자 했던 사람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 자, 그리고 신국의 대의와 얼개를 짜 맞출 수 있었을텐데, 연장과 함께 덕만과 비담을 이루지 못할 사랑의 신파적 인물들로 그려 버린 것은 두고 두고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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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나그네 2009.12.22 12:26
사랑에 배신당한 한 마리 새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에밀레 종에 머리를 부딪혀 죽어가는 이라...
무지무지 인상깊은 글입니다.
그리고 저도 선덕여왕의 실수를 존 꼽자면...
보량과 유신의 아내는 어디로 갔을까요?
우리 승만 씨(진덕여왕)은 왜 안 나올까요? 나머지 4공주는?(덕만, 천명, 승만 제외)
선덕여왕의 인자한 성품을 보여주는 춘춘와 문희의 사랑이야기는?
명나라가 선덕여왕을 무시한 뜻으로 보낸 목화는?
정말 실수 투성이가 아닐까 싶네요...ㅎㅎ
그래도 재미있게 봐서 사실상 드라마 볼 떄는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그저 곱씹으면 쓸쓸할 뿐. -
난 김남길이 그렇게 2009.12.22 12:41
연기를 잘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잘했다고 보는 분들은 비담캐릭터에 반한 여자분들인지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가면 갈수록 너무 눈빛연기나 그런게 과장되어있더군요
저렇게까지 눈을 뒤집고 연기를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 강했습니다
연기는 자연스럽고 연기한다라는 느낌이 안들어야 하는데 김남길이나 , 고현정은 연기한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더군요~
고현정이나 김남길의 연기력보다는 캐릭터자체의 매력이 강했던 것이 더 크게 어필한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연기에 과장이 많이 섞이고 힘이 많이 들어가야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군요~마치 음이 높이 올라가면 가창력이 좋다라고 생각하 듯이 말이죠 -
eunbi 2009.12.22 13:10
배우 김남길씨가 연기를 잘한건 저도 공감합니다. 엄청, 빼어난 연기라고는 못하겠지만, 꽤 임펙트가 센 배우인건 맞아요, 분명 가능성 있는 배우의 발견이고 배우 개인적으로는 의미있는 작품이겠지요, 글 쓰신 님의 의견에 약간의 반대를 하자면, 이요원씨 연기에 대해선 저는 만족합니다만... 아무튼 그건 그거고 이 드라마 대미를 이렇게 한 캐릭터의 욕망과 번민에 의해서 끝이 나면 어떻하자는건지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타이틀 롤 "선덕여왕"은 어디로 가게 했는지 이 작가들 혀 깨물고 죽는 심정으로 반성해야 해요.... 타이틀이 죽는 드라마는 정말 제대로 된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 작가들은 '비담이 인기가 있어서 어떻게 하지 못했다, 팬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이 따위 인터뷰를 하는 그 배짱이 놀라움을 넘어 무서울 정도에요, 정말, 이 비담의 난은 선덕여왕의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라는 자신들이 내세웠던 캐치프래이즈를 마지막에 가서 아주 제대로 망친 장본인이 본인들이라는걸 모르고 있는건지 정말 답답할 따름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기대했던 비담의 난은 이게 아니었는데, 정말 아니었는데.....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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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 2009.12.24 07:56
초록누리님, 인터넷을 오랫동안 안해서, 그동안, 그러니까 미실 죽음 이후에 어떤 글들을 쓰셨는지 못읽었어요. 그래도 이제 초록누리님과 나누던 '선덕여왕'이 끝나고, 뭐라 쓰셨을까 궁금해서 들어왔어요. 마음 한편에선 부인하고 싶지만, 사실이, 미실이 죽은 이후 급격히 떨어진 흥미를 어쩔 수 없더라구요. 그래도 기대한 것이 있었는데, 덕만과 비담의 사적인 감정으로 나머지 10회가 진행되는 흐름이 참 싫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선덕여왕'이라는 제목인데, 초록누리님 말씀처럼 '비담'이 더 무게중심을 가졌으니 말예요. 덕만은 처음에도 마지막에도 결국 어떤 면에서는 '타이틀롤'을 놓친 거죠. 그게 싫었나봐요. 뭔지 모를 감정인 것 같긴 해요. 아마도... '주인공'과 동일시하는 감정에 상함을 입어서일까요? 저는 그런 거 기대했거든요. 선덕여왕이 미실 죽은 이후 신라 삼한일통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는. 드라마적으로는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서도. 그런데, 이건 다시 드라마의 시작처럼 갈등하고 시련을 겪고... 기승전결의 결이 아니라 다시 승의 느낌이니... 휴~ 같이 가기 참 힘들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 막바지에 지친 연기자들처럼.ㅋ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글에 동감이 많이 되네요. 위의 어떤 댓글처럼 '비담이 주잉공'은 아닌데... 정말 용두사미까진 아니지만, 의리로 마지막을 지킨 시청자들이 없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쉬운... 몹시 아쉬운 일이죠. 흠...
무엇이 비담을 미치게 했는가? 혹자는 사랑에 대한 배신이라고 대답할 것이고, 혹자는 오해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자기연민의 지독한 상처가 곪아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보면 비담은 덕만처럼 자기 운명을 만들어 갔다기 보다는 자신을 만들어 온 악연들에 의해 잉태된 비운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비담을 파멸로 이끈 악연의 시작은 물론 미실로부터 시작되었으리라. 비담을 절망을 향해 칼을 빼들게 만든 드라마 속 인물들은 누구일까?
어머니, 왜 저를 낳고 버리셨습니까?
아버지를 빼앗아 버린 마을사람들
동굴에 있던 사람들을 다 죽여버린 비담의 잔인한 성정에 문노의 비담에 대한 애정은 싸늘히 식어버리고, 칭찬받고 싶었던 아이, 인정받고 싶었던 아이, 정에 굶주렸던 어린 비담의 고사리 손을 밀어내고 말았다.
그런 아버지와 같았던 스승을 마을 사람들은 빼앗아 버렸다. 어린 비담에게서 책보따리를 빼앗아 간 마을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삼한지세를 빼앗기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비담이 독을 풀어 마을 사람들을 죽이는 일이 없었더라면 비담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악연이 없었다면 문노가 어린 비담에게 마음을 거두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스승님, 왜 그때 가르쳐 주지 않으셨습니까?
누구보다 총명했던 아이 비담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쳤다. 그런데 삼한지세를 되찾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다 죽여버렸다고 천진난만하게 자랑하는 어린 비담에게서 그 어미의 잔인한 피가 흐르고 있음을 보고야 만다. 그리고 차마 비담을 바라보지 못한다. 무서웠던 것이다. 이후 문노는 비담에게 한번도 따뜻한 눈길도 마음도 주지 않았다. 호되게 야단치고 호통치는 것만이 비담을 가르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독이 차오르기 전에 어린 싹을 잘라버려야 하듯이 말이다.
그때 문노는 비담에게 가르쳐야 했었다. 삼한지세 그 따위 종이쪼가리 묶음 보다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고, 천년의 이름을 가진 자는 사람을 버리는 자가 아니라 사람을 얻는 자, 사람을 살리는 자라는 것을 말이다. 비담이 칼자루 없는 칼을 휘두를 때 문노는 가르쳤어야 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죽어가면서 뒤늦게 비담의 마음에 측은지심이 있음을 확인하고 가서 그나마 편하게 눈은 감고 갔지만, 비담을 좀더 일찍 사랑으로 품어주고, 가르쳐 주었다면 비담이 일찍 깨우쳤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천년의 이름이 야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꿈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말이다. 비담의 피에 흐르는 미실의 잔인함을 보고 비담을 포기하고 만 문노는 비담의 트라우마를 만들고 비담을 가장 불행하게 만든 정신적 가해자라고 할 수 있겠다.
덕만,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
여왕이라는 자리는 한 남자의 순애보도 계산해야 하는 고독하고 무거운 자리였다. 그 고독을 함께 나누려고 했던 연모마저도 세상은 허락하지 않았고, 홀로 가라고 한다. 촌장의 목을 치고 돌아 오던 날, 가마를 따르며 유신이 말했다. 군주의 길은 홀로 가야 하는 길이라고...
덕만이 유신보다 비담을 먼저 마음에 담았다면 역사는 달라졌을까. 덕만은 처음에는 유신랑때문에 비담을 보지 못했다. 힘들 때마다 늘 곁에 있어 주었고, 때로는 친구였고, 때로는 유일하게 투정을 부려보기도 했는데, 어느 날 슬픈 눈동자가 덕만 가슴에 꽂혀 들었다. 오랜 시간 마치 공기처럼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비담, 그의 사랑을 너무 늦게 알았던 것이 죄였을까?
널 죽이지 않은 것이 최대의 실수야, 염종!
비운의 햄릿 왕자, 비담
비담이 덕만을 사랑하게 된 것은 덕만의 상처가 자신의 상처와 너무도 닮았기 때문이었다. 자기연민의 상처를 구원해 줄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라고 믿었기에, 문노로부터 받았던 그 최초의 상처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믿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푸른 꿈이 또 다시 그를 배신하고 버리려 한단다. 태산이었던 스승 문노보다 컸던 비담의 하늘은 그렇게 오해와 음모 속에서 무너지고, 아물지 못한 비담의 상처는 절망이라는 좌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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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mirang 2009.12.20 08:05
비운의 햄릿왕자라는 표현이 너무 어울립니다. 서울은 오늘까지 강추위가 이어진다고 하고...창밖은 싸늘하게 얼어있고...암튼 초록누리님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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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Rain 2009.12.20 08:33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주변 상황이 그를 계속 이끌어 왔다고 볼 수 있군요. 마치 흘러갈 수밖에 없는 물길처럼, 어찌 보면 스스로의 의지가 너무나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유신도 "폐하를 위로하고 안아줄 사람이 자네일세. 자네의 연모가 폐하에게 고통이 되게 해서는 아니되네" 라며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어요. 쿨가이 유신이에요. 그런데 용춘공은 국혼 소식에 비틀거리며 털썩 주저앉는 모습을 보니 충격이 꽤 큰 듯한데, 그 동안 덕만에게 흑심을 품었었나 봐요. 하긴, 역사속에서는 두 사람 인연이 있었지만, 참 뜬금없었어요.
이번 글은 정치, 왕, 대업, 삼한일통, 꿈, 전쟁 등 모든 것을 떠나 비담의 마음에 대해서만 쓰기로 했어요. 왕이라는 이유로 여인으로서 누려야 할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덕만도 불쌍하지만, 비담만큼 가련한 인생도 없어 보여서 말이에요. 비담의 난이 전개되면 아마도 이런 감정마저 처절하게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요.
하지만 그런 비담에게 덕만은 눈길을 주지 않았어요. 덕만의 마음에는 유신이라는 다른 사내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덕만의 마음을 알기에 자신의 마음도 내비치지 못하고 속앓이만 수년 간을 해왔지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덕만도 어느 순간 비담의 눈길과 손길을 의식하기 시작했지요. 덕만은 왕이라는 신분때문에, 그리고 왕좌에 앉기까지 미실이라는 인물과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고, 왕의 자리는 언니 천명의 목숨과 맞바꾼 자리였고, 삼한일통과 강한 신국 건설의 꿈을 위해 아무도 넘보지 못하도록 지켜야 하기에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으려 했던 거지요.
비담은 덕만이 연모했었고 누구보다 믿고 있는 유신에 대한 질투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유신과 대립하고 궁지에 몰아 넣는 모함도 하지만, 천운이 유신에게 있었는지 백제의 공격으로 유신은 오히려 신라의 구국영웅이 되었지요. 비담의 야망이 무엇이었는지 이제는 저도 모호해지기 시작했어요. 야망이 먼저였는지 덕만에 대한 마음이 먼저였는지, 아니면 둘다였는지... 하지만 이번 58화는 비담의 진심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었네요.
비담의 진심을 담은 맹약서는 덕만의 마음을 움직이고 덕만도 조정신료들 앞에서 국혼을 선포하게 되었지요. 덕만의 말에 비담도 머쓱해 하며 놀라면서도 소년처럼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비담은 덕만의 말대로 덕만만을 바라 보는 순진한 어린 아이였나봐요. 덕만이 방긋 웃어 주고 손을 내밀자 그동안 키워 왔던 불같은 야망도 다 내려 놓겠다고 하는 걸 보니 말이에요. 삼한지세의 주인이 되어 천년의 이름을 가지겠다는 꿈보다 큰 자신의 푸른 꿈이 돼버린 덕만, 비담은 자신의 하늘이 되어 버린 덕만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스승이 남겨준 삼한지세도 주인 유신에게 넘겨주었지요. 유신에게 삼한지세를 넘기는 것은 비담의 마지막 야망 한줌까지 모두 내려놓는 모습이었어요.
염종, 참 미워요ㅜㅜ.
염종은 미생과 짜고 "당의 사신은 여왕불가론을 신국 조정에 주청하고, 당은 신국의 요청대로 3만의 대군을 대고구려 전쟁 시 지원한다"는 얼토당토 않은 밀약을 나눈 인물이 비담이었다고 오해하게 합니다. 정혼자의 배신에 억장이 무너지는 덕만이나, 이제 겨우 진심을 보여 주고 마음을 얻어 모든 것을 버리고 덕만 하나만을 바라보겠다는 비담의 순애보가 산산조각날 위기에 처했으니, 비담과 덕만의 운명이 가혹하기만 합니다.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가만 두지 않고, 오직 한 여인만 바라 보겠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세상을 가지라고 하네요..비담의 가혹한 운명은 사랑마저 허락되지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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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 2009.12.09 11:01
어제 처음으로 비담이 불쌍하고...어제 처음으로 비담이랑 덕만이 잘되길 빌었답니다~
비담은 삼국지세까지 주면서 모든것을 줄려고하는데....
주위에서 그걸 막을까요...참 슬픈사랑이었어요...
오늘도 행복하셔요~~ -
표고아빠 2009.12.09 13:03
정말 가슴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비담이 되는거에요
어머니의 사랑을 못받은것만으로 충분히 가슴아픈 비담인데
이렇게 연인을 또한번 가슴속에 묻어야 하나요.
너무 슬픈 비담이 되면 안타까운 일인데.. -
파비 2009.12.09 15:51
제 생각을 그대로 써놓으셨군요. 그것 참... 비담이 참 안 됐다는 생각은 드는데, 자꾸 알쏭달쏭하니 좀 거시기합니다요. 어쩌다 비담이 저토록 망가졌는지, 예휴~ 모친이 지하에서 보시면 통곡을 하실 텐데... ㅋㅋ 망가졌다고 하면 좀 이상한가? 본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해야 되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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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lus 공식 블로그 2009.12.10 14:05 신고
선덕여왕을 보지 않았어도 초록누리님의 포스팅만으로도 오해로 가슴 터지는 비담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ㅠ 간혹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렇게 진심을 확인한 후에 주변의 상황 때문에 일이 잘못되는 경우를 보면 어찌나 속이타는지 ㅠ 잘 수습될 리 없겠지만 그래도 빌어봅니다 잘 되라! 잘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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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2009.12.11 17:55
용춘공이 덕만의 혼인 소식에 ㄷㄷㄷ했던 것은.. 덕만에게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물론 역사적인 사실과 관계없이 극 중에서) 춘추 때문이 아닐까요? 용춘은 형의 아들인 춘추가 왕이 되기를 바랐고(예전 춘추가 골품제는 천한 제도 드립 날릴 때부터요) 덕만과 비담과의 혼인은 덕만에서 춘추로 이어지는 후계 구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죠..
어쨌든 비담의 노예인 저로서는 이번 주 선덕여왕이 참 슬프네요.. 드라마의 개연성이나 역사적 사실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비담과 덕만이 행복했음 좋겠다는 생각만 드는구먼요 ㅠ ㅠ
물론 여왕 덕만이 왕이라는 자리를 떠나 그녀도 남자의 사랑을 받고 싶고, 그녀 또한 한 남자를 사랑하고 싶은 여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인간적인 고백같아 가슴은 찡하더군요. 예전 비담이 여왕 덕만에게 고백했을 때처럼요. 비담의 사랑 고백은 "난, 군주의 길이란 홀로 가는 외로운 길이야. 그러니 너의 연모를 받아줄 수 없어. 내 사랑은 오직 신국뿐이야" 라며 야멸차게 거절당해 버렸지만 말이지요.
정리가 되지 않아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이나 생각을 해봤어요. 제작진이 덕만과 비담의 감정신을 넣은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비담의 난을 더 극적으로 설정하기 위해서? 그것은 아닐 거에요. 극적인 요소야 이미 너무 넘쳐나거든요. 그렇다면 독수공방 외로운 여왕 덕만을 위한 배려일까? 그것도 아닐 거에요. 희대의 요부 미실에게도 딱 한번 설원공이 미실의 발을 닦아주는 장면만으로 야리꾸리한 애정신은 할애하지 않았거든요.
그렇다면 이유는 한가지겠지요. 선덕여왕 드라마가 건 모토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라는 대의를 위해 여왕 덕만이 끝까지 사람을 품으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라는 답이 나오지요. 여기에는 여왕 덕만의 여인으로서의 감정뿐만 아니라 여왕으로서의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여왕 덕만의 여인으로서 감정과 왕으로서의 계산적인 감정, 두가지 측면에서 여왕 덕만의 고백을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나도 사랑하고 싶은 여자거든요"
백제와의 전선에서는 신라군이 파죽지세로 패전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급기야 비담은 덕만에게 파천(피난)을 권합니다. 신료들 사이에서는 파천을 두고 찬반양론으로 의견이 분분하지요. 고민에 빠진 덕만은 결코 서라벌을 떠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대신 춘추에게 이궁하라고 하며 만일 서라벌이 공격받으면 춘추에게 군을 지휘하라는 명을 내렸지요. 그런데 이궁하지 않겠다는 덕만의 명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이 비담이에요.
비담이 나가고 덕만은 비담과의 추억을 회상합니다. 그리고 비담에게 가서 왜 연모를 받아줄 수 없는지 말합니다. 왕이 된 순간 여자가 아니었고, 이름을 잃었다고요. 오직 자신은 폐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야 한다고요. 비담이 이름을 불러 주겠다는데 이름을 부르는 순간 반역이 된다고 일축해 버리지요. 비담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비담이 또 다른 미실이 되지 않을까 항상 의심하고 가늠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느냐고 물었지요. 자신도 비담을 믿고 싶고 기대고 싶다고요.
비담은 미실의 사당을 찾고 그런 비담을 뒤쫒아 온 덕만은 드디어 비담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덕만은 그동안 자신의 감정을 누르려 했다네요. 모두가 그런 사랑따위 감정은 왕의 것이 아니라 했다면서요. 그런데 아무도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없거든요? 국혼하라고 주위에서 많이들 말했지만, 결혼 안하겠다고 버틴 것은 덕만이었거든요. 물론 정략에 의한 혼인을 거부하겠다는 것이었지만, 누구도 독수공방하라고 시킨 사람없었는데....참..
쓸모있는 인재, 비담을 버리기에는 아깝다. 이용할 만큼 이용하자.
다음은 정치적인 계산에서 나온 덕만의 술책이라는 측면에서 분석을 해 보겠습니다.
비담은 미실파의 잔존세력을 끌어안은 신라 제 2의 실세입니다. 비록 미실의 죽음과 함께 미실파가 과거의 영화에 비하면 오합지졸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설원공과 세종 휘하에 있던 세력, 세종, 하종, 미생공, 보종 그리고 대귀족들의 기반을 가지고 있지요. 이런 대귀족들의 기반을 덕만이 품지 못하면 덕만은 늘 제 2의 미실을 경계해야 겠지요. 그런데 미실이 남겨준 세력의 수장이 바로 비담이라는 인물이에요. 더구나 사량부령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그 세는 더 커졌을 것이고요. 그러니 덕만은 비담을 함부로 내칠 수 없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덕만이 비담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염종과 결탁하여 얻은 비담의 정보력일 것입니다. 유신을 진정 자기 사람으로 얻는 과정에서 비담을 질투비담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비담 개인과 비담이 가진 세력은 정치적으로 별개의 문제이지요. 비담을 품지 못하면 비담의 지지기반을 결코 자신의 세력으로 만들 수 없음을 덕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들은 제 2의 미실이 될 제 1순위 후보들이거든요.
결국 신국을 위해 취할 가장 현명한 선택은 비담을 품는 것이었겠지요. 보종의 말처럼 일전쌍조, 즉 화살 하나로 두 마리의 새를 잡듯이 생전에는 결코 자신의 뒷통수를 칠수 없도록 남정네 비담을 사랑으로 잡고, 비담의 정치적 기반마저 가지겠다는... 왕의 자리란 이렇게 복잡하고 계산적인 자리 아닐까요? 이런 계산을 한 덕만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영리한 인물이겠고요.
엉뚱하고 뜬금없었던 덕만과 비담의 감정신은 비담의 난을 조금 더 지연시키려는 제작진의 의도 같아 보이기도 해요. 적어도 선덕여왕 치세에는 비담이 난을 일으켜서는 안되거든요. 또한 비담이 상대등의 지위까지 오른 인물이었다는 것은 선덕여왕 치세 기간에는 속마음이야 어떻든 여왕에 충성했던 고위 신하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이런 생뚱맞은 감정신으로 덕만이 당분간은 비담을 품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백제의 침공으로 신국이 누란지경에 빠져있는데, 신국을 그렇게 사랑하는 덕만이 어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할 때, 갑자기 감정놀음을 하고 있으니 그게 너무 엉뚱해 보이네요. 비담에게 신국보다도 덕만이 소중하고, 덕만도 그런 비담의 진심을 보고 한 순간이라도 여자로 돌아가게 한 것임을 모르지는 않지만요.
비담은 다시 미실의 사당으로 가서 아낌없이 빼앗으라던 미실의 말대로 하지 않겠다며, 야욕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죽은 미실에게 고백합니다. 왕으로의 길도, 천년의 이름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눈물 앞에 너무 하찮은 것이라면서요. 결국 설원공이 그러했듯 2인자로 살겠다는 결심을 한 것 같은데, 드라마의 방향상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비담의 난이 역사적으로 선덕여왕의 죽음 몇 일 앞서 있었던 것과 연관지어 본다면, 적어도 선덕여왕 치세에서는 반란을 기도하지는 않았다는 역사적 사실과도 부합될 수 있으니까요. 예고편에서 비담을 척살하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아마 이것은 백제와의 전쟁을 치루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내려진 명일 것입니다. 덕만이 죽을 날을 받아 두고, 다음 후계자를 지목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일으킨 난이라 한다면, 비담의 난을 아주 엉터리로 그리지는 않을 듯 싶네요. 이 과정에서 춘추와 비담이 대립하는 것으로 흐름이 이어지면 더 자연스럽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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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2.08 10:21 신고
여러가지로 갈수록 많이 아쉽네요.
애정씬도 그렇고 전투장면도 그렇네요.
비담은 사랑밖에 모르는 것 같고
덕만은 사랑을 이용하고...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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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 2009.12.08 13:06 신고
덕만과 비담의 캐릭터가 살아나지 않고 있네요.
차라리 선화공주라도 등장시키지... ㅋㅋ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Uplus 공식 블로그 2009.12.08 13:15 신고
비담이란 캐릭터보다 춘추에게 매력을 느꼈던 도로시로서는 비담-덕만과의 해석이 분분한 사랑고백의 충격은 크지 않네요 ㅠ 다만 춘추의 이야기가 좀 더 부각되었으면 하는 다소 포스팅과 동떨어진(?) ㅋㅋ 욕심만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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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생각에는.. 2009.12.08 13:37
연기가 아닐까합니다...비담이 신라를 지키니...
덕만은..가만히 잇을수없죠....비담과 덕만만 잇다면..흠...
과연 신라안의 병력들은 누구편을 들까요??사령부가 아닐까합니다...
그러니 덕만이 가만히 잇을순 없지요....어떻게든..비담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하니깐요....
그래서 비담의연모를 이용한게 아닐까합니다 -
비담의 정성때문이지요.. 2009.12.08 13:46
분명 비담은 덕만에게 다른사람과는 다르게 사람으로 봐주었던 사실을 비담이 눈물젖은고백을 통해 깨닫고 덕만이 비담을 믿고 안아준거지 비담이 폐하의 안위가 중요하여 피신하라고 한말에 감동했다고 말하시다니.. 내용을 제대로 못보셧네 다음부터는 좀더 정확하게 보시고 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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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2009.12.08 14:02
정말 어이없었어요. 재미도 없었구요. 덕만이 읇조리는 대사는 왜이렇게 쌩뚱맞은걸까요? 국혼하지 말라, 감정을 갖고 살지말라 누가 그리 말한사람도 없이 스스로 자신을 가두고 남들이 자신을 왕의 자리에 두고 구속하려했다는식으로 말하는 부분에서는 실소가 나오더군요. 그리고 저런 러브모드를 그릴거면 진작부터 하던가, 까딱하다간 수도가 점령당할지도 모르는 위급의 상황에서 저런 모드는 웃기지 않아요? 백성은 침략에 벌벌떨고, 장수들은 목숨을 걸고 전장을 나가있는데 일국의 여왕이라는 자는 참 한가하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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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 2009.12.08 15:14
갑자기 그런건 아닌 것 같고, 고도의 계산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비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이죠. 악어의 눈물이라고 할까요?
조만간 비담은 가마솥에 삶아질 개의 운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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