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11.12.07 '천일의 약속' 이미숙, 물세례 맞고도 아름다웠던 그녀는 배우다 (11)
  2. 2011.12.06 '천일의 약속' 섬뜩했던 수애의 신경질, 가장 애처로운 김래원 (7)
  3. 2011.11.30 '천일의 약속' 수애, 너무나 잔인해서 슬펐던 절규 (12)
  4. 2011.11.29 '천일의 약속' 수애의 임신가능성, 사실로? (21)
  5. 2011.11.23 '천일의 약속' 짜증나는 쌈닭모녀, 불쾌해서 혼났다 (23)
2011.12.07 10:02




중년여배우들의 연기대결이라고 부를 정도로 김해숙, 이미숙, 오미연, 그리고 문정희(이분은 중년대열에서는 제외)의 열연이 돋보였지요. 한 시간이 눈물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났던 천일의 약속 16회였습니다. 서연이 치매라는 사실을 알게 된 고모네는 슬픔의 도가니에 빠졌고, 김해숙과 이미숙이 독설과 물세례로 눌렀던 감정들을 토해내며, 미뤄두었던 한 판 전쟁을 치른 느낌입니다.
오미연의 오열이 시청자를 울게 했다면, 김해숙과 이미숙의 전쟁은 뭐랄까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지요. 강수정의 입장에서도 통쾌했고, 오현아의 입장에서도 시원한 속풀이를 해준 듯하더군요. 누가 옳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솔직한 심정을 너무나 직설적으로 내뱉는 바람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설마 오현아가 서연이 있는 자리에서 치매 운운했을까 싶었는데, 그 몰상식과 무경우, 비인간적인 모습에 기겁해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오현아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옹호하게도 하니, 그저 이미숙의 연기에 감탄하게 합니다.
서연의 치매증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요. 이제는 집에서의 공간개념도 잃어가는 서연입니다. 문권의 방을 화장실로 착각하고 들어가서는 멍해져서 나오기도 하고, 감각도 무뎌지기 시작합니다. 서연은 사직서를 내고 오는 길에 재민을 만나, 치매를 감추지 않겠다며 고모에게도 사실을 알려달라고 했지요.
고모의 그 망연자실할 슬픔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서연은, 미친 사람처럼 웃고 또 웃다가 결국에는 제풀에 쓰러져 울고 맙니다. "서연이는, 아내는 '뇌는 바보라 가짜 웃음도 진짜로 착각하기 때문에 웃다보면 행복해 진다'고 헛웃음을 웃기 시작했다. 그러나 운다. 서럽게 운다. 괜찮아 서연아, 괜찮아...내가 고작 할 수 있는 건 이 공허한 말...아내는 괜찮지 않다. 서연이는 좌절하고 있다", 지형의 나레이션에 드러나는 감정이 읽혀져 더슬프게 했지요. 문득문득 서연을 바라보는 지형의 눈빛에 담긴 서글픔, 절망감, 안타까움이 전달되어서 말이지요.
늘 괜찮다고 웃어주던 지형이 서연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형은 괜찮다는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서연이 행복해 할 때 함께 웃어주고, 서연이 아파할 때 안아주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지형, 하루하루 빈껍데기가 되어가는 서연에게 할 수있다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구해주고 싶지만, 지형의 손은 늘 빈손입니다. 가는 시간을 붙들지도 못하고, 오는 시간을 막을 수도 없는 힘없는 손....
서연이 치매라는 것에 까무라치고 만 고모, 문권을 붙들고 우는 고모와 함께 엉엉 울고 말았네요. 명희(문정희)의 미안함과 후회, 그리고 서연에 대한 속정이 담긴 오열도 이어졌지요. 탈진해 버린 고모, 서연에게 고모는, 아니 고모에게 서연은 친딸 이상의 아픈 손가락이었기에, 고모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고, 방바닥에 넋놓고 철퍼덕 주저앉아 대성통곡하는 그녀는 모든 가족의 마음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오미연이 문권(박유환)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장면도 슬펐지만, 며칠 후 도루묵을 사서 서연의 집에 찾아가서 보여준 모습은, 오열보다 더 가슴을 찢어지게 하더군요. 죄송하다는 서연에게 "암만 그래야지"라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생선을 손질하는 오미연을 보며, 헛손질로 칼에 손이 베이면 어떡하나 걱정스럽게 쳐다보게 만듭니다. 무슨 정신으로 칼을 들 수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뒤에 서있는 서연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때, 고모는 나오는 울음을 참고 있었지요. 서연을 붙들고,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무슨 죄가 있다고 하늘도 무심하게 너한테 그런 끔찍한 병을 주었느냐"고 대성통곡할 듯했는데, 입술을 꼭 다물고 울음을 참는 오미연, 심장이 찢어져 나가는 아픔이 절절하게 전달되었던 장면이었습니다. 꾸역꾸역 울음을 밀어넣는 고모이자 어머니는, 자식같은 서연을 더 아프게 할 수 없었으니까요.  

서연에게 조금 반가운 소식이 있다면 시아버지 박창주(임채무)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날이 추워 바깥운동이 힘들어질 서연을 위해 런닝머신을 보내달라며, 강수정에게 온 지형의 문자를 확인하고는, 시치미를 떼고 강수정에게 문자가 왔다고 알려주더군요. 얼른 런닝머신을 보내주라는 그런 무언의 속정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회사도 그만두고 하루가 무료한 서연은 문권과 산책을 나가지요. 문권에게 하는 "끝까지 잘 살라"는 말이 가시처럼 아프게 하더군요. 정해진 시간은 없다지만 그래도 평균수명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마저 못채우고 가야하는 서연이기에 동생에게 꽉채워서 살라는 말을 했던 것이지요. 때마침 걸려온 지형의 전화, 지형의 어머니가 함께 식사하자고 초대를 했다고 하지요. 좋아하는 척하는 서연, 이제는 시어머니가 된 강수정, 그 분에게는 늘 죄스러운 서연입니다. 부모의 마음을 알면서도 지형을 떠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지형의 발목을 잡아버린 못된 자신이기에 죄송스럽지요.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 자리에서 향기의 엄마 오현아와 맞닥뜨리고 말았네요. 언젠가는 한번 부딪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오현아의 분노는 체면이고 매너고 상식이고 예의고 없었지요. 거침없는 막말을 다 받아내고 있는 강수정과 서연, "니가 우리 향기 물먹인 애냐? 니가 우리집 쑥대밭 만든 장본인이냐?" 헉, 오현아의 거침없는 막말에 정신이 띵해져 오는데, 미처 수습할 시간도 주지 않고 오현아의 속사포 감정폭발이 이어졌지요. 
뒤따라 온 영수에게는 품위있는 모습에 속지말라며 이중 삼중 오중 다중인격자라고 까지 퍼부어 대지요. 분이 풀리지 않은 오현아, "겉으로는 걱정하고 위로해 주는 척하고는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고 있었냐?"고 강수정에게 대놓고 삿대질입니다. 오현아, 그 성질 죽이고 있느라 얼마나 답답했을꼬...

강수정이 "내 며느리랑 밥먹는 것까지 허락받아야 하느냐"며 일침을 가하지만, 물러설 오현아가 아니었지요. 해서는 안될 말까지 뱉어버리고 말지요. "백배사죄가 멤버스 클럽으로 치매며느리 불러들여 밥먹이고 있는거야?". 끙,,,오현아의 입을 어쩌면 좋을까 싶었네요. 아무리 터진 입이라고 해도 할말 못할말 있는데 말이지요.
보다못한 지형이 "향기가 어떻게 어머니한테서 태어났는지 쭉 의문이었다"고, 휘발유통을 짊어지고 불섶으로 뛰어들었지요. 곡해하는 오현아와 노영수, 어머니를 모욕한다고 노영수는 지형의 멱살을 잡고, 오현아는 치매하고 바람나, 우리 집에 침뱉고 결혼까지 한 니놈이 정상이냐고 눈 뒤집어 까고, 이런 막장된장 젠장 아수라장이 따로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치매라는 말 한 번만 더해"라는 강수정, 김해숙의 눈에 불길이 이는 것같더군요. 자신의 말실수를 파악못한 오현아가, "치매에게 치매라는데 법에 걸리냐?"고 쏘아보는데, 강수정은 물컵을 들더니 오현아의 얼굴에 그대로 쫙~ 시원하게 부어버렸지요.

순식간에 룸에 있던 사람들 놀라버리고, 강수정 마지막 불꽃째림 들어가지요. "감히? 너 뭔데...". 아무튼 이런 난리전쟁통이 따로 없었네요. 서연 앞에서 치매 치매 하는데 정말 저러다 뭐가 터져도 터지겠다 싶었는데, 그것을 보는 강수정의 눈에 실핏줄이 터져버린 듯하더군요. 그동안 감정절제를 잘해 오던 강수정이 그런 막말 앞에 분노한 것은 당연했고, 친구 아니라 친구 할애비래도 욕먹을 감이었죠.
그렇다고 오현아도 틀린 말 한 것은 아니었지요. 결혼날짜 잡아두고 결혼한다고 청첩장 다 돌렸는데, 하루아침에 버림받은 딸래미가 돼버렸으니, 체면을 떠나 향기가 받은 상처를 어떻게 보상받겠냐고요. 딸 가진 엄마입장에서야 게거품 물고 지형의 머리채를 끌고 다녔대도 받을 만한 벌이었고 말이지요.

상식이나 인간미, 경우를 따지자면 오현아의 행동은 정말 몰상식의 결정판이었는데도, 희안하게 오현아를 또 두둔하게 합니다. 극중 오현아는 딸 향기보다 철없는 엄마이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외모가꾸기가 세상관심사인 듯한 인물이죠. 전형적인 졸부 상류층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교육을 제대로 받았나 싶을 정도로 40년지기 친구 강수정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그런데 오현아는 얄밉지가 않죠. 오히려 속을 시원하게 합니다. 오죽했으면 드라마에서 정상인 인물은 오현아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올까 싶을 정도로, 가장 현실감있는 캐릭터입니다. 김해숙이 닮고 싶은 지성인의 모습으로 드라마의 무게중심을 잡는다면, 이미숙은 시청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속시원하게 뱉어주며 대리만족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요?
이미숙의 연기를 평하자면 팔색조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맡은 역이 비슷해도 이미숙은 매작품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가죠. 이번회 이미숙의 물세례장면을 보면서, 이미숙의 프로의식이 또 놀라게 하더군요. 외모관리에 주력하는 인물 오현아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망가지는 것, 그게 이번회 이미숙이 보여준 헤어스타일이었습니다. 오현아의 긴 생머리에 물이 젖는다면 추한(?) 모습이 나올 수도 있을터이고, 이미숙은 제대로 물벼락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듯 보였습니다. 이미숙이 선택한 것은 오드리 햅번의 헤어스타일이었지요. 김해숙, 정말 컵에 담긴 물을 통째로 얼굴에 다 부어버렸고요. 물이 줄줄 흐르는데도 이미숙은 여전히 아름답더군요.

오현아라는 캐릭터는 자칫 오버하면 푼수가 돼버리고, 천하의 몹쓸 인간이 될 수도 있고, 무식하면 용감한 무식녀가 될 수도 있을 캐릭터죠. 허영기 많은 사모님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런데도 이미숙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한 선에서 오현아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게 합니다. 
물세례를 받은 이미숙의 표정을 보면서 마지막 한 장면에서 놀랐습니다. 독기가 오를대로 올라있었던 오현아였기에, 멤버스 클럽에서 서연과 함께 있는 수정을 보고는 배신감에 정신줄을 출장보냈을 겁니다. 그녀의 성격상 당연한 흥분이었고요. 물 세례를 받고 이미숙이 정신을 차렸느냐? 당연히 아니죠. 천하의 오현아가 그런 것에 잘못했다고 읊조리면 안될 말이죠. 그런데 한 장면에서 이미숙의 연기에 감탄한 표정이 있었습니다.
오현아의 "감히 니가 나한테...." 말을 다 채우기도 전에 강수정의 눈에서 백만볼트 전류가 흘러나왔던 장면입니다. "감히" 너 뭔데!", 짧고 매서운 강수정의 표정을 보고는 이미숙은 아주 짧은 시간, 공포 내지는 두려움, 후회같은 것을 보여주더군요.
오현아가 예전에 강수정에게 이런 말을 했었던 적이 있었지요. 항상 너한테 졌다고요. 그리고 지형이 서연과 결혼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지형아버지에게 당장 사표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던 오현아였고요. 사과하러 온 오현아에게 강수정이 최후통첩과 같은 말을 했는데, "사표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더이상 안본다 생각했었다"며 노기를 풀지 않았지요. 오현아는 모르겠지만, 노홍길이 강수정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해서 겨우 강수정의 마음을 풀었었지요.
그런데 이미숙의 순간 겁먹은 듯한 표정을 보니, '강수정 얘 나랑 끝내겠구나' 하는 그런 두려움 비슷한 감정과 치매환자에게 '아차'하고,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더군요. 많은 분량의 출연이 아님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현아라는 캐릭터를 연구하는 듯한 이미숙, 잘난 자존심을 쉽게 굽히지는 않겠지만, 친구를 잃는다는 순간의 감정과 실수까지, 프로는 단 1초의 순간도 방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던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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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1
  1. 2011.12.07 10:2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테리우스원 2011.12.07 10:38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해설 잘감상하고 갑니다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파이팅 !~~~~

  3. 모과 2011.12.07 10:52 address edit & del reply

    집안에 치매 환자가 있어서 매주 자세히 보고 있습니다.
    드라마니까,드라마니까 하면서 보고 있지만
    수애의 운명이 기가 막힙니다.

  4. 2011.12.07 12:2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푸른별 2011.12.07 13:52 address edit & del reply

    자기관리도 잘하고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기도 잘하고 자기주관도 뚜렷한!
    제가 놓친 부분까지 리뷰해주셔서 늘 감탄하며 읽곤합니다 ㅎㅎ
    아부성 발언 절대 아니고 예전에 어떤블로그님이 캐리커쳐하신거 보니
    초록누리님도 정말 아름다운 모습 간직하고 계시더라구요^^
    세월과 함께 묻어나는 연륜에서 오는 진정한 美..
    그런분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지죠~~
    건강관리 잘 하시고 즐겁게 보내세요^^*

  6. 온누리49 2011.12.07 14: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리 연기라고는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정말로 연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날이 흐리네요 그래도 기분은 좋은 날 되세요^^

  7. 2011.12.07 14:5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8. 최고의장면 2011.12.07 15:01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짧은 시간에 그리도 몰입하게 만들다니....최고의 장면의 최고의배우가 연기했다 느껴 집니다...해바라기집 아주머니의 반격...ㅋㅋㅋ

  9. 빵이 2011.12.07 23:45 address edit & del reply

    바..방수화장?!

  10. 울엇음 2011.12.08 07:30 address edit & del reply

    보고 울었어요 ㅜ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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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6 11:14




향기 오빠 노영수(송창의)의 등장으로 드라마 분위기가 조금은 밝아진 듯합니다. 서연을 볼 때마다 무거운 납덩이가 되어 천길 물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무거움이 짓눌렀는데, 그나마 중간에 숨통을 트여주는 캐릭터들 때문에 잠시 잠깐 웃기도 했네요. 노홍길(박영규)과의 감칠 연기가 제대로더군요. 점잖은 신사분위기 송창의가 퍼머머리에 능청스러운 한량같은 캐릭터로 나와 놀랐네요. 향기네 집 분량을 늘려서라도 분위기를 업시켰으면 생각이 들기까지 하니, 이 드라마가 정말 버겁기는 한 가 봅니다. 
서연의 치매증세와 부작용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요. 음식물 쓰레기 봉지를 냉장고에 넣어둔 서연때문에, 문권이 아무 생각없이 던진 농담에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지요. 신경질, 우울증도 치매의 병증 중 하나라며, 조용히 문권을 달래주는 지형을 보면서, 향기도 불쌍하고 서연도 불쌍하지만, 가장 불쌍한 인물이 박지형같더군요.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지형이 감당해야 할 사랑이지만, 지형을 보면서 긴 병에 효자없다는데 얼마나 잘 견딜 수 있을까, 아니 서연의 심해지는 증상을 보며 얼마나 속이 타들어 갈까를 생각하니, 어찌나 마음이 무겁던지요.
정나미 떨어지는 서연의 신경질, 미운 것은 서연 자신
"웃지마, 아무도 웃지마. 비웃지마", 자신을 바보 취합하지 말라며, 서연은 참았던 감정을 폭발하고 말았는데요, 지형과의 행복한 시간도 어느 날에는 아득히 먼 과거, 아니 기억도 하지 못할 추억들이 될 뿐이고, 자신은 부정할 수 없는 치매환자라는 사실에, 서연은 극도의 신경과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게지요. 날마다 행복하다고, 억지로 강요하고 있던 것들이 제어되지 못하고 나와 버린 것이죠.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냐, 내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냐"라는 노래가사가 있지요. 서연의 상황이 그런 것 같습니다. 억지로 살아내는 것, 이미 알고 있는 끝을 향해, 마치 알지 못한 듯, 보지 못한 듯 기를 쓰고 살아가는 것말입니다.
고모와 목욕탕에 가기로 약속한 것을 또 잊어버린 서연, 혹이나 길을 잃을까봐 몰래 따라나온 지형을 모른척해주고, 동생이 마중나온 것도 애써 본 본척했는데, 그만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냉장고에 넣은 자신에게 서연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지요. 자신을 우물가에 내 놓은 어린아이 취급을 하는 것에 서연은 못마땅합니다. 신경써주는  지형과 문권때문에 자신이 치매환자라는, 뗄 수없는 껌딱지가 엉겨붙어 있는 것을 확인하게 하는 것같아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맙니다.
"왜 감시해?"라며, 화를 내는 서연은 급기야 해서는 안되는 막말까지 퍼부어 버리지요. "다 보여. 느껴. 잘난 척 그쯤하고 가". 자신의 병이 재미있는 오락거리냐며, 자격지심까지 느끼는 서연은 "이건 내 누나가 아니야"라는 문권의 말을 듣고는 정신을 차리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지요. 화가 나는 것은 서연 자신인데, 공연히 동생과 지형에게 화를 낸 것이 미안하고 창피한 서연입니다.
서연의 신경질에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고 오히려 문권을 다독이는 지형이었지요. "당황해서 그래, 한 번씩 거칠어 지는 것도 증세 중 하나래. 이해해". 서연의 신경질과 우울증이 아기를 낳겠다고 약을 끊어서 심해진 것이라는 말에도, "덕분에 뭐든 열심히 먹어주니까 고마운 일 아니냐"고 위로하는 지형이었습니다. 울고 있는 서연, 눈에 띄게 심해가는 사연의 증세에 미소로 괜찮다고 말해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지형입니다.  
서연의 심정과 병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연의 버럭질과 신경질이 심해질 때마 가슴이 조마조마해 죽겠네요. 서연이 자신의 병때문에 화도 많이 내고, 울기도 하고, 신경질도 많이 냈지만, 이번처럼 섬뜩하게 다가왔던 적은 없었어요. 눈을 뒤집고 악을 써대는 수애의 표정이 무섭기 까지 했습니다.

박지형의 바라만 보는 사랑, 그래서 애처롭다
이런 일들이 앞으로 비일비재해 질텐데 지형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저는 아픈 서연보다는 서연을 참아내는 지형이 더 안쓰럽고 불쌍해서 미치겠습니다. 지형의 어머니 강수정이 어떻게 허락할 수 있었는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지성이 감탄스럽고 존경스러웠는데, 그런 길을 가려는 지형이 이제보니 가장 강한 사람이었더군요.
놀라웠던 것은 지형의 태도였습니다. 흥분하지 않는 놀라운 감정절제력이었습니다. 지형이 순간적인 감정으로, 혹은 초인간적인 사랑의 힘으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고 있는 여자의 곁에 머물겠다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사랑이 맹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지형의 차분한 표정으로 표현해 주더군요.
극중 박지형이라는 남자는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향기에 대한 미안함, 양가 집안의 문제, 그러나 무엇을 가장 고민했을까요? 아마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었을 겁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환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 단순히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겠다는 약속은 지형의 흔들릴 수도 있을 감정에 대한 주문같은 것입니다. 지형도 치매가 어떤 질병인지는 대충 알았을 터이고, 서연때문에 더많은 자료들을 찾아 봤겠지요. 예를 들면 치매에 좋은 음식을 비롯해서 좋은 운동, 끝말잇기 등등 말입니다. 지형이 치매환자의 병증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형은 보다 중요한 참아주는 것을 잘하더군요. 그리고 모른척 해주는 것을 잘한다는 겁니다. 환자를 흥분시키지 않는 것, 지형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이겠지요. 버럭 서연을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 지기 시작했는데, 지형이 같이 버럭대지 않은 것은 참 다행이다 싶을 정도입니다. 서연은 자신이 아픈 환자니까, 이런 응석정도는 이해해 달라는 듯 내키는 대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지형은 좀처럼 감정을 폭발하는 일이 드물었지요.
개인적으로 서연이라는 캐릭터보다 지형의 캐릭터가 점점 더 안쓰럽고 눈에 밟혀옵니다. 서연이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할 때마다 허공을 향해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곤하는데, 그 감정을 잘 추스려서 드라마에 몰입하게 하는 캐릭터가 지형입니다. 서연은 드라마 속에서도 혼자만의 방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요. 지형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도 과장된 웃음소리는 극 몰입을 오히려 방해해 버리고요.
진짜 즐거운 표정이라기 보다는 부자연스러워 보였는데, 작가도 이런 것을 느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모의 입을 통해 변명을 해주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목욕탕에서 고모의 신을 신으려는 서연에게 퉁을 주니 서연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일부러 크게 깔깔 웃더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서연의 웃음은 지형과의 과거 시절 회상씬에서도 유독 부자연스러워서, 되도록이면 수애는 웃음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미소짓는 모습이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아마 수애가 가진 분위기때문인 듯도 합니다. 
사실 서연이라는 인물이 수애의 연기력을 떠나, 가끔 그 캐릭터에 갸우뚱하게 하는 면도 없지않지요. 극 초반 베드신의 영향도 있었고요. 강수정이 남편 박창주에게 그애를 한 번 만나보면 느껴지는 것이 있을 거라고 설득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서연의 성격은 강수정이 받은 인상과는 좀 거리가 있는 모습들도 많지요. 그래서 가끔 시청자에게는 이중인격적인 내숭 서연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약혼자있는 남자와 사랑했다는 점을 굳이 들지 않아도 말입니다.
모든 치매환자가 서연과 같은 유사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지극히 얌전해 지거나 사람을 겁내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포악해지기도 하고, 케이스마다 다르다고 하더군요. 말이 어눌해지고 행동이 느려지는 것은 비슷하지만 말입니다. 서연의 경우는 거칠어지는 케이스인 듯 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터지는 서연의 신경질이 이해는 되지만,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굳이 버럭 화를 내거나 머리를 쥐어뜯지 않아도 더 아리게 전할 수도 있는데, 분노폭발만이 다는 아닌 듯해서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알츠하이머 환자라며, 편집장에게 사표를 내고 돌아서서 눈물이 고였던 장면은, 오히려 다 많은 감정들을 전달했던 것 같습니다.
서연의 심정이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있다고 백번천번 마음을 다독이지만 서연이 지형을 사랑한다면, 또한 고맙다면, 그리고 미안하다면, 자신을 몰래 바라보는 지형의 감정도 생각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통째로 들고 온 지형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아프니 이해해 달라고 하기보다는, 지형의 아픔도 서연이 봐줬으면 합니다. 서연이 아픈 환자라는 것에 동정과 연민이 크지만, 고통은 더 오래 살 지형의 몫이 더 크지 않겠어요. 그동안 지형과 서연의 사랑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에 공감했다기 보다는,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이 강요되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두 사람의 사랑에 애절하고 절절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두 사람의 사랑보다는 서연의 치매에 힘을 너무 쏟은 이유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형의 사랑이 외사랑같아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그때문이지 싶기도 하고요.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김수현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사랑이 서연의 사랑이 아닌 듯하더군요. 박지형과 노향기의 사랑이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서연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만, 서연은 자기고통이 버거워 지형의 사랑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어 보이지요.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 뜨거운 법이니까요. 그런데도 서연에게 조금 욕심을 내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서연 자신의 고통 못지않게, 지켜보는 지형의 고통 또한 크다는 것을 서연도 봐줬으면 하는 것이랍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은 더 가슴으로 전해지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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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6 12:4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여왕의걸작 2011.12.06 14: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일 윗 머릿말부터 구구절절 저와 너무 같은 생각이십니다.
    사실 사람들은 유쾌하고 발랄한 드라마를 좋아하지 무겁고 암울한 드라마를 싫어합니다.
    저는 특히 지지리 궁상떨며 사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고 매번 질질 짜는 드라마를
    되도록 멀리합니다. 성격상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이라 우울하고 스트레스도 쌓이거든요.
    말씀처럼 저도 송창의의 등장이 너무 고맙게 느껴집니다.
    너무 부담스럽고 버거운 드라마가 조금은 발랄해진 느낌입니다.
    차라리 이미숙이 나오는 신이 가장 좋을 때가 많다니까요.
    아무튼 오늘도 감사히 읽고 갑니다.^^

  3. 2011.12.06 14:0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1.12.06 14:19 신고 address edit & del

      완전 공감..
      얼마나 쓰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많이 참았네요.
      그런 말 하면 아마 폭격 맞았을 겁니다.ㅎㅎ

  4. 2011.12.06 16:0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Si girl 2011.12.06 17: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것들이 이 포스팅에서 정리되는 느낌이에요~^^

  6. 또라이는 역시 영원한 또라이다 2011.12.07 02:24 address edit & del reply

    딱 한마디만 할게여!~..
    미친 서연? 자기가 자기를 컨트롤 못하는 시츄를 보면서 참,, 가지가지한다? 라고 결론냅니다, ..
    자기의 그런 결과를 우리 시청자나 당사자나 다 알것이라는거..그쵸? 그럼 조용히 시골에 내려가서 남은 인생을 반추하면서 살아야지,, 뭐야?
    자기가 선택한 시간을 놓고 성질내고 또라이 짓 하는것 보면서 시청자를 ? 아니 나를 기분 드럽게 만드는것이더라고여?,,
    그래서 난 결혼 하지마,,하지마, 했는데.. 당연한 귀결을 억지로 봐야하는게 영?.......
    기분 드럽냉,,,잉,,

    얼릉 끝내주기만 기다린다,, 근데 마누라가 환장해서 보니 참,,억지로 나도 보냉,,잉 ㅎㅎㅎㅎㅎ

2011.11.30 09:13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대한 감상평의 특징을 든다면, 대부분 그녀의 이름을 거론하게 한다는 점일 겁니다. 소재의 파격, 특유의 어법 등을 들기도 하지만, 작품 속에 진하게 묻어나오는 그녀의 생각이 사회를 향해 던지는 날카로운 화두가 되기 때문인 듯 합니다. 동성애라는 화두 역시 그러했고,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주인공의 사랑을 빌어 던진 낙태에 대한 화두는, 신파를 넘어 생명의 문제까지 자극할 만큼 신랄합니다.
천일의 약속을 단순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륜마저도 미화한 통속멜로극이라 하기에는 그 사랑에 대한 진지한 물음은 통속과 진부, 신파를 거부하는 힘을 가집니다. 알츠하이머로 죽어가는 여인,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겠느냐?고 묻는 작가의 질문은 잔인하기 까지 합니다.
신혼집을 찾아온 시어머니 강수정, 훌륭한 어머니상의 모범답안 같은 강수정(김해숙)은 이번회도 심금을 울렸지요. "넌 어떤 불행보다 더 큰 불행과 어떤 여자도 쉽게 얻을 수 없는 행복을 동시에 가졌다는 것 잊어버리지 마라. 에미로서 내 자식 아깝고 안타까운 것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사람으로서 너랑 같은 여자로서 나는 내 자식이 싫지가 않다. 너한테 주어진 시간들을 잘 관리하면서 웃을 수 있을 때 많이 웃고, 즐거울 수 있을 때 다 즐거워하고....너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내 아들 행복하게 해주기 바란다". 
지형의 곁에 하루라도 더 오래있어 주는 것이 서연이 할 수 있는 최선이고, 서연 역시 기억이 다 사라져 갈 때까지 지형만은 기억하며 사는 것이 행복일 겁니다. 세상의 무엇보다 서연이 중요하다는 지형,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겠다고 약속해 달라는 서연이지만, 서연에게 내일이란 어느 날 뚝 끊겨버린 필름처럼 없어져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서연은 오늘만 죽도록 사랑하고 싶어하는 여자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서연은 누구보다 삶에 대한 집착이 클 것입니다. 그런데 서연이 자신의 생명을 포기해가면서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드라마라는 것을 감안하고 더욱이나 김수현 작가의 생명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결코 가볍게 그리지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도 혹시나 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의 당혹감이란, 극중 강수정의 대사처럼 "이를 어쩌나"라는 말밖에 안나오게 하더군요. 임신 8주진단을 받은 서연, 결국에는 서연이 아이를 낳겠다고 고집을 피울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지형이 서연을 볼 수있을 시간, 그리고 서연의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에 가슴에 바위덩어리가 얹힌 느낌입니다.
신혼여행을 떠난 비행기 안에서부터 서연의 행동이 이상스러웠지요. 머리만 기댔다 하면 잠이 들고 피곤을 호소하는 서연, 급기야 헛구역질까지 힘들어 했지요. 약부작용이라고 생각했던 서연은 약국에서 사온 임신테스트기로 임신했음을 확인합니다.
서울로 올라 온 서연과 지형은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임신임을 확인하고, 담당의사와 면담하지만 약물부작용으로 기형아 출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이를 낳으려면 약을 중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연의 임신에 기뻐하고, 당연히 낳아야 한다고 했던 지형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지형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하지요.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을때 서연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지형이 감당해야 할 것이 너무 크다고 거부했지만, 서연은 아이의 심장박동소리를 듣고는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하면서, 지형과 서연의 갈등은 서로의 생각을 너무나 잘알기에 더욱 힘들게 하지요.
지형을 위해서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지만, 자기를 위해서 낳겠다는 서연의 말이 얼마나 가슴 아프게 들려오던지요. 아이 보고 눈 마주치고 웃고 싶다는 서연, 서연의 선택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서연이 했던 말처럼, 아이를 베란다에서 던져 버릴 수도 있고, 목욕을 시키다가 물에 빠뜨려 죽일 수도 있는 끔찍한 비극이 없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말입니다. 서연이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대소변도 못가리는 엄마인 게 아이한테 할 짓이냐"고 했을 때는, 도대체 작가가 왜 이런 힘든 설정까지 넣어서 시청자를 괴롭히는지 야속하기까지 했네요.
세상천지에 서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지형,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고도 어떻게 살아있는 아이를 지울 수 있느냐며, 잔인한 사람보다는 바보엄마이고 싶다는 서연, 나오는 것은 한숨이고 꺼지는 것은 땅이라더니, 지금 제 심정이 딱 그렇습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 아이를 낳으려면 서연의 생명이 줄어들 것이고, 치매증상도 더 심해질 것인데, 그렇다고 살아있는 생명을 어떻게 버리겠습니까? 저는 제 신앙적인 이유만으로도 낙태반대 입장이기에 서연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에 따른 부작용들이 고민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말 그대로 기형아 출산에 대한 불안, 혹이라도, 만에 하나 그렇다면 혼자 남아 아이를 키워야 하는 지형의 인생은 또 얼마나 참담하고 힘들 것인지....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머리가 지끈 아파오기까지 합니다. 저 사실 너무 머리가 아파서 두통약까지 먹었다네요.

미국에서 뇌종양에 걸린 임산부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왔더군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스테이시 크림이라는 여자는 지난 3월에 임신을 하고, 7월에 두경부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크림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결국 의식을 잃어 심장박동이 멈춘 상황에서 제왕절개로 딸아이를 출산했고, 겨우 의식을 회복하고 아이를 한 번 안아보고는 3일후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기를 안아볼 수있도록 오래살고 싶다며, 혹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를 부탁한다는 문자를 오빠에게 남겼다고 하는데, 그 기사를 읽는 순간 극중 이서연이 생각나더군요.

모성이라는 것,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존재가 부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연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아니면 포기를 해야 옳은 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낳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신앙때문만은 아니에요. 생명만큼 존귀한 것도 없다는 당연한 말때문만도 아니에요. 서연과 지형을 위해서 입니다. 서연이 떠나고 난후 지형이 서연이 분신으로 남긴 아이를 끝까지 돌보며,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신파적인 이유때문도 아니에요.
"심장이 뛰고 있었단 말이야, 이 벽창호야" 라는 서연의 절규때문이에요. 서연이라고 왜 하루라도 더 살고 싶지 않겠어요.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연의 트라우마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요. 서연은 생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가 강한 여자지요. 그런데 서연도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그런 엄마와 다를 바가 없다고 깨닫습니다.
'서연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이 모성애다' vs '모성애가 있다면 아이가 자라면서 받을 힘겨움을 생각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헌데 잘 생각해보자고요. 없는 아이에 대한 모성애가 과연 있는 것이며, 아이를 죽이는 것을 모성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 여기서 서연의 모성애는 인류 여성의 보편적인 모성애와는 별개에요. 만약 아이를 지워버린다면, 그것은 지형에게 짐을 떠안기고 싶지않은 미안함때문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아이에 대한 모성애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기형아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고, 그 아이가 받을 고통에 대한 걱정이며, 생명을 지웠다는 엄밀히 말하자면 죄책감입니다.
모성애는 서연이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에라야 모성애며, 아이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단까지 감행하게 하는 힘이 모성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김수현 작가가 설마 그렇게 잔인하게 지형과 서연에게 슬픔을 안겨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임신 8주라는 시기, 사실 이 시기는 좀 애매하고 불안한 요소가 많지만, 임신초기에 약물복용이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그에 대한 학술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5주 이내에 모르고 복용한 약은 기형아 출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더군요. 태아의 기관이 만들어지는 시기는 5주이후이며, 장기가 형성되는 임신 12주 즉,3-4개월까지는 약물복용이 태아의 기형유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이때는 약물 복용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연의 경우는 애매한 시기이기는 하지만, 서연이 약을 먹기 시작한 지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희망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으면서 읽은 놀라운 사실은 임신초기에 모르고 먹은 감기약 등으로 인해 유산을 쉽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불법 인공임신중절예방 종합대책’ 자료에 의하면, 연간 34만 건의 임신중절 중 12.6%가 약물복용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 걱정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유명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 200여명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한 경우 임산부 약 50%가 주위에서 중절을 권유했고, 임산부 43%가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는 겁니다. 
약을 복용한 초기 임산부 12.6%가 중절을 한다는 통계자료는 충격적이더군요. 물론 건강하고 이상없는 아이를 어느 엄마인들 바라지 않겠습니까만, 기형인지 아닌지 판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또 임산부의 두려움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저 역시 두 아이를 낳으면서 손발가락 10개씩 다 있나를 걱정했으니까요.

지형을 위해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던 서연이 아이 심장박동소리를 듣고는 마음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있어요. 저 역시 여자이고,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엄마이기에, 초음파로 아이의 심장박동수를 들었던 그 순간, 내 안에 생명체가 살아있다는 경외감과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경험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의 사랑의 열매라느니 하는 그런 생각은 들지도 않았어요. 신비롭고 신기한 생각이 더 먼저 들었거든요. 서연이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었을 때도 그랬겠지 싶습니다. 임신을 원하지 않았던, 원했던, 생명이 살아있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제 경우는 뭐랄까, 심장이 두근거리며 쿵하고 울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던데, 임신을 경험했던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천일의 약속 14회를 보면서 저는 엉뚱한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서연과 지형이 서연의 목숨과 아이를 두고 갈등하는 장면도 아니었고, 뜬금없게도 신혼여행가서 찍은 사진을 보고서였습니다. 저 사진들이, 어느 순간 지형만이 그리워할 서연의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 쓸쓸한 슬픔에 눈물이 나오는 겁니다.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슬픈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겠다고 말해달라는 서연과 오버랩이 되더군요. 서연은 지형에게 자신을 잊으라는 말을 결코 하지 않습니다. 늘 기억해 달라고, 자신이 기억하지 못해도 기억해 달라고 하지요. 그리고 아이까지 덜컥 낳아서 지형에게 맡기고 가려합니다. 이기적일 수도 있어요. 혹자는 평생 지형의 발목을 잡고, 죽어서까지 지형의 발목을 잡을 물귀신같은 여자라고 말할 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면 놔줘야 했었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서연도 때때로 자신을 책망하기도 합니다. "지금 내가 이 남자한테 뭐하는 짓이야"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저는 서연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태어날 권리를 주는 모습때문이었어요. 그것도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가면서 말입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자를 사랑하는 지형의 사랑,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면서 까지 아이를 지키는 사랑, 결코 쉬운 선택도, 감당하기 쉬운 사랑도 아니지요. 그래서 비현실적이라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울리는 여운은 드라마를 넘어 인간의 존엄에 대한 질문까지 던지게 합니다. 가족들도 힘겨워 하는 치매, 고통이 더 심해질 것을 알면서도, 수명이 단축될 것임을 알면서도 약복용을 중단하고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모성애는, 현실적이다 비현실적이다를 떠나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리고 작가는 강수정의 입을 통해 그 울림의 정체에 대해 말합니다. "사랑이야"라고요.....남녀간의 사랑보다 더 큰 무게로 다가오는 인간에 대한, 그리고 생명에 대한 사랑말입니다.

* 다음 Life On Award 2011 커뮤니티 '티스토리' 부문에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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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피우스 2011.11.30 09: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랑이냐... 아기냐... 캬...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 와버렸구요...

  2. 날아라뽀 2011.11.30 09: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수현 작가 작품은 정말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슬프면서도 조금은 잔인한?^^

  3. landbank 2011.11.30 10: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4. 제니 2011.11.30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저의 엄마랑 이 드라마를 보는데.. 저의 엄마는 당연 낳아야지~ 하더라구요..
    전..아직 싱글이라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5. 2011.11.30 10:3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푸른소 2011.11.30 10:54 address edit & del reply

    잠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늦가을...바다는 쓸쓸함을 준비하고 있었고...
    숲속 낙엽은 마지막으로 제 할일을 하고있다는듯 부지런히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상처를 치유하는 빨간 약이 될수도 있더군요...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이라는 책을 기억합니다.
    유대인의 피를 받고 태어났으나 히브리어도 알지 못하는 헝가리출신 15세 소년 죄지르에게 다가온 나치수용소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생과 사의 극한 고통을 마주한 지독한 운명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은 죄지르에게 나치수용소의 참상을 증언해주길 바랬지만
    소년은 뜻밖에 말을 하지요.
    그것 또한 우리가 걷고 있는 운명의 한 계단이었을 뿐이며, 힘든 수용소의
    생활에서도 잠시 허리를 펴고 보았던 햇살 속에서 느꼈던 '행복같은 느낌...'은
    잔인한 운명으로는 설명되어지지 않는 다른 무엇이었다고 합니다.
    수용소로의 압송과 생과사가 갈리는 목욕탕인줄 알고 들어갔던 가스실에서도 잠시의
    설레임은 있었을 것이기에...어떤 순간에서도 인간이 느껴지는 자유로운 느낌은 빼앗을수
    없었음을 담담히 이야기 합니다. 우린 그저 삶의 한가운데서 순간순간의 계단을 걷고
    있을뿐이라고 말합니다.

    지독한 운명 가운데서도 행복한 순간은 있을진저...
    우린 그런 시간의 계단을 터벅터벅 마주하고 걸어갈수 밖에요...
    서연도...지형도...우리 모두가 그런거 아닐런지요...

    댓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늘 애써주시는 누리님께 드리는 답장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7. 여왕의걸작 2011.11.30 11: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은 가슴이 너무 따뜻한 사람입니다.
    글속 곳곳에 배여있는 따뜻한 성품.. 울컥하네요.

    저는 이성적으로 봤을 때 아이 또한 서연처럼 엄마를 잃은 채 살아야 합니다.
    마치 김수현 작가가 완전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며 서연을 위해서 이상적으로
    드라마를 그려가려는 듯해요.

    지형은 하루라도 서연의 모습을 더 보고싶어하죠.
    그래서 부모와 향기에 대한 도리와 인간적인 도리를 저버리며
    서연에게만 가슴으로 다가갔어요.

    그런데 그의 모습을 하루라도 더 보고싶어 모든 것을 포기한 남자에게
    너무 단호하게 아이를 낳겠다니..? 넘치는 당당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머리 아픕니다.
    모성애와 생명의 존귀함을 생각하면 출산은 옳은 선택이겠지만
    저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버겁습니다.
    하필이면 행복할 자격이 있는 우리 서연에게 이런 아픔을.. 이런 선택을..ㅜㅜ

  8. 2011.11.30 12:2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2011.11.30 16:1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건강천사 2011.11.30 21:52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 경우 난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해봅니다.
    역시나....
    두통약생각이 나네요...^^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궁금해지네요
    11월의 마지막 밤, 행복한 시간되세요

  11. 모과 2011.11.30 23:41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현실에서 그렇게 못하니까 드라마를 보고
    각자 내 경우라면 수애같은 사랑을 받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향기에 대한 책임과 의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수애가 아이를 낳고 치매로 고생하다 죽고
    향기가 다시 서형과 맺어질 것 같네요.
    저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치매이고
    저도 어떻게 될지 몰라서 치매의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수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부터 시나리오 작법을 배울겁니다.
    조금 배우고 보니 드라마가 다른 각도로 보이네요.^^

  12. carol 2011.12.02 01:23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좋아 하는 수애가 나와서 관심있게 봅니다
    수애가 너무나 예쁘죠?
    상상도 안되는 고난에 빠진 수애의 연기에
    감동 입니다

    초록 누리님~~
    오랫만에 뵙지요?
    늘 좋은 일들만 있기를 기원 합니다

2011.11.29 09:33




지형과 서연이 마침내 결혼을 하고, 향기네 집에서도 서연의 치매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혼식 당일 새벽에 서연이 우두커니 거실에 앉아 순간순간 행복을 느낄 때 엄청 많이 행복한 척 연기를 한다는 독백이 가슴을 찌르더군요. 지형과 함께 할 시간, 그것이 달콤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서연은 자신이 서연인 동안에는 행복한 모습만을 보이려고 애를 써왔던 것이지요.
치매환자라는 것이 서연에게는 한시도 잊혀지지 않는 악몽인데, 애써 행복한 척 연기했다는 서연이었습니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고도 지형에게 힌트를 달라고 태연한 척하지만, 힘든 지형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연의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그사람을 더 아프게 할까 말이지요.
잠시 서연의 독백을 들으며 지형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인 서연의 진심을 생각해 봤습니다. 서연이는 지형이 어머니 강수정만큼 박지형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잘 알고 있지요. 강수정(김해숙)이 남편 박창주(임채무)에게 지형의 결혼사실과 서연이 알츠하이머라고 밝히며, 그래도 말릴 수 없었던 이유가 아들이 어떻게 할지를 너무도 잘알기 때문이라고 했듯이 말이지요. 지형의 아버지는 서연이 어딘가로 숨어서 살아야 했었지 않느냐고 원망했지만, 강수정은 지형이 그 아이를 찾아다니며 폐인되었을 거라고 했지요. 서연도 지형이 폐인이 되어 서연을 찾아 다녔을 거라는 것을 짐작했을 듯 싶더군요.
그럼에도 이번회 서연의 대사중 마음에 썩 들지 않은 장면이 있어서, 잠시 서연이라는 인물이 혼란스러워 지기도 했네요. 지형은 원래 자기 꺼였다며, 축하한다는 향기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장면이 걸리더군요. "미안해 해야 하는 건가? 미안해 해야겠지..."라는 서연의 말에는 잠시 머리가 띵해지기도 했고 말입니다.
그동안 남자주인공 김래원에게 쏟아진 비호감의 비난이 무엇때문인지를 작가가 염두하고 있지 않은 듯해서 아쉽더군요. 사실 여자로서 서연이 가장 미안해야 할 사람이 향기일텐데, 그렇게 냉정하게 말하는 서연의 속마음을 역설적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서연이 자신의 행복만 생각하자고 정말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리송하기 까지 했네요.
"부러우면 내 알츠하이머 가져가라고 해, 그러면 박지형까지 덤으로 준다"고 하는 대사는, 서연의 절망적인 상황이 더 아프게 와닿기보다는, 그런말은 하는게 아닌데 싶어서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대사 하나에 서연의 내면이 담기는데, 너무 무감정하고도 황당스런 말을 내뱉는 바람에, 서연의 감정이 제대로 읽히지가 않더군요. 아무리 서연의 처지가 딱하고, 그 사랑이 하늘도 갈라놓을 수 없는 순애보라 할지라도, 향기에게 미안한 마음을 진심으로 가지지 않았다면, 서연이라는 인물이 참 비호감일세~ 였답니다.

지형과 서연의 결혼식이 다음날로 다가오자 강수정은 남편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향기네에게도 그 사실을 알렸지요. 오현아(이미숙)이 그것보라며, 딴 여자가 있어서 그런 것이었다고, 새됐다고 친구도 끝이고 ,지형의 아버지에게는 병원 그만두라고 까지 분노합니다. 오현아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날 일이었고, 뒷통수를 맞아도 그렇게 더럽게 맞았는지, 분통터질 일이겠지요.
"형편없는 자식, 나쁜 자식, 더러운 자식", 세상에서 알고 있는 욕이란 욕은 다해주고 싶었을 오현아입니다. 지형과 결혼할 상대가 알츠하이머라는 것을 알고는 더더구나 열뻗치는 오현아였지요. "그러니까 치매환자한테 우리 향기가 까였다는 거니? 치매환자때문에 우릴 개떡으로 만들었다는 거야?". 오현아의 육두문자와도 같았던 분노도 공감되고, 한편으로는 뭔지 모를 시원함까지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향기네 집의 입장에서야 당연한 반응이었을테니 말입니다.
그런데도 복창터지는 향기의 반응에 오현아는 거의 게거품을 물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표정이었지요. 서연이 치매환자라는 사실에 충격받은 향기, 향기 엄마가 그 자식 또라이라며, 정신 나간 놈이라고 욕을 하는데도 착한 향기는 두 사람이 가엽다고 눈물을 쏟고 앉아 있으니 말입니다. 천사강림! 
지형과 서연의 결혼식은 조촐하게 치뤄졌습니다. 지형 부모가 참석하지 않은 결혼식은 생각처럼 우울모드는 아니어서 좀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지형과 서연이 너무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두 사람의 연기표현이 좀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도 남더군요. 그저 아름다운 화보 한장면을 찍는 장면으로 보여서 말이지요. 지형의 마음도, 서연의 속도 행복만이 아닐텐데, 세상 걱정없는 듯한 신랑신부의 모습이 살짝 괘씸스럽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저만 그랬나 싶네요. 
뭐랄까 주인공들이 주변사람들과 드라마속 상황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감정선의 끊김같은 것이 느껴져서 말입니다. 속감정까지 꼭 일일이 표현해야 하느냐는 반문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감정이란 게,  그렇게 흑백으로 선이 그어지는 것은 아닌 듯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새벽에 서연이 잠깐씩 행복한 순간에 행복한 척 연기를 한다는 나레이션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천일의 약속은 참 희안하게도 주인공 당사자들 보다 중견연기자의 대사 하나하나, 연기가 이 드라마를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연의 결혼식을 앞두고 잠이 오지 않은 고모가 혼자 소주를 마시며 우는 장면에서는 함께 울었네요.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니새끼 시집간다고 혼백이 있거든 니새끼 잘 살피라고 넋두리인 듯, 기도인듯 중얼거리며 우는데, 서연의 치매사실을 알면 고모는 아마 열두번도 더 까무라칠 듯합니다.
눈칫밥 먹는 설움 안주려고 딴에는 명희보다 잘해줬지만, 그래도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그 어린 것한테 집안 일을 시켜야 했노라고, 서연남매에 대한 미안함과 딸자식 시집보내는 듯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고모(오미연)였지요. 
오미연이 소주를 마시며, "이제라도 두다리 뻗고 잘살아라 서연아"하는 대목에서는 서연이 행복해야 할 모든 이유마저 설명이 돼 버렸지요. 향기 눈에 눈물 쏟게 한 서연인데도, 지지리도 복없는 서연이 이제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천일의 약속에 흐르는 사랑을 그야말로 명품연기로 설득시키는 강수정 역의 김해숙은 또 어떻고요. 서연이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강수정에게 전화를 걸자, 강수정은 오히려 서연을 다독였지요. "내 아이의 선택인데 어쩌겠어. 서연이한테 섭섭한 마음 없어"라면서 말이지요.
따지고 들면 지형의 선택을 받아들인 서연이 가장 야속했을텐데도 아들의 선택이었다고, 부담갖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어머니가 몇이나 될까 싶기도 해요. 자식의 일에는 이성적일 수가 없는 것이 어머니인데도, 강수정의 이성은 지성을 겸비해 더욱 빛나고 아름답기까지 하지요.
지형에게 당부하는 말을 듣고는, 지형과 함께 울고 말았네요. 축하한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며, "그렇지만 너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지금 마음 그대로 변치말고 그 아이 슬프게 만들지마. 같이 시간 많이 보내주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끝없이 사랑해". 끝없이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면, 서연도 지형도 힘들어서 안된다며, 지형에게 마음 굳건히 가지라는 말은 숭고하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그건 그렇고 서연과 지형이 마침내 결혼을 해서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는데요, 그 행복했던 웃음도 그들의 짧은 신혼여행만큼이나 짧게 끝나버리는 듯하더군요. 결혼은 현실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지형과 서연의 결혼생활에서의 갈등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갈등이 아니기에, 더 슬프고 우울함이 덮쳐옵니다.
예고편을 보니 서연에게 큰 문제가 발생한듯 보이더군요.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지만, 서연의 몸에 무슨 문제가 생긴 듯한데, 서연은 약 부작용이라고 하고, 지형이 약때문이라고 화를 내는 모습도 나왔지요. 신혼여행에 가서는 서연이 화장실에서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나오는 모습도 보였고요.
그래서 추측컨데 서연이 구토증상을 일으켰던 것은 아닌가 싶고, 서연이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고 약을 먹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지형이 서연이 깜빡증이 심해져가는 이유를 서연이 약을 먹지 않은 고집때문이라고 화를 내는 장면이었다면, 앞뒤가 맞는 추측이기도 한데 말입니다.
서연이 알츠하이머이고 계속해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임신이라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만약 서연이 임신을 할 수도 있다면, 정말 머리가 무거워지네요. 아이를 위해서 서연이 자신의 목숨을 연장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지형은 그런 서연을 극구 말리려고 할테고, 어느 생명이 더 중요한가의 문제까지 연결될 듯해서 말입니다. 만약 이런 설정이 들어있다면 김수현 작가, 사람 피를 말리실 작정을 한 모양이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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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21
  1. 2011.11.29 10:1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왕비마마 2011.11.29 10:28 address edit & del reply

    김래원씨를 위해서는 임심한 것이 행복한 일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임신으로인해 더욱 슬퍼질것도 같고~
    무튼 오늘 내용도 무지무지 기대됩니다~ ^^

    울 누리님~
    따뜻~한 하루 되셔요~ ^^

  3. 2011.11.29 11:1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2011.11.29 11:2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1.11.29 12:13 신고 address edit & del

      헉...그런 일이???
      엄청 점잖다고 하던데...음....
      기분 묘해지네요;;

  5. 맑은 하늘 2011.11.29 14:0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김래원 연기를 좋아해서 늘 그 배우의 작품만을 쫒고 있죠..이번 천일의 약속도 김래원때문에 보게 된다는.. 저도 어제13회분에서 지형이 향기를 만나고 온후 서연과 대화하는 씬이나 서연이 밤중에 자다가 일어나 이 모든 것이 연기다, 자기는 행복해하는 연기를 하고 있다하는 씬에서 서연이 지형을 사랑하는 설정은 맞나, 서연은 정말 이기적인 여자가 아닌가..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6. 맑은 하늘 2011.11.29 14:10 address edit & del reply

    지형과 지형엄마의 씬들은 어느것이랄것도 없이 전부 기슴찡한 울림을 만들어 주었는데.. 특히 어제 아들의 결혼을 축하하며 당부하는 전화씬은 정말 마음아팠어요. 이 드라마에서 중견연기자들의 연기는 대체로 좋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고모의 시간할당은 좀 줄였으면해요. 너무 시끄럽고 청승맞고 지루하죠..그리고 두 주인공못지않게 많이 등장해 갑갑하죠.

  7. 2011.11.29 15:5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1.11.30 00:11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랑 같은 마음이에요.
      저도 황당했어요.
      참 님방에 지난 번에 질문하신 것 다음에 알려드릴게요.

  8. 우리 2011.11.29 16:14 address edit & del reply

    알츠하이머로 밝혀지기 전에도 두통약을 가끔 먹어왔고,
    결혼을 결심하면서 알츠하이머 관련 약도 복용해서
    정상아 분만은 힘든 상황입니다.

  9. 섣부른판단의글.. 2011.11.29 16:48 address edit & del reply

    움 이래서 사람마다 관점이 다른 모양인가봅니다. 너무 피상적으로만 보시는 거 같네요. 수애가 향기를 두고서 한 대사 하나하나에는, 그 상황과 수애의 성격을 종합해봤을 때, 그 문자그대로의 피상적인 뜻으로만 받아들이면 안되죠. 복잡오묘한 심정과 감정을 극중인물의 성격과 성향대로 잘 풀어냈다고 전 생각했어요. 아직 극중인물에 대해 깊이 파악이 안되신 것 같아요. 이 드라마의 극중인물들이 평범하고 범상한 성격과 성향을 지닌 것 같진 않아요. 그들을 그런 일반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면 안될 듯... 한마디 더 하자면, 극중 김래원과 수애의 상황을 알고 눈물을 흘리는 향기는, 그냥 단순히 천사같은 착한 성격 때문이 아니라, 김래원을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죠..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하게 되면, 그렇게 되죠.. 자신이 갖지 못하더라도.

  10. 사주카페 2011.11.29 16:49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블로그글 재미있게 잘 읽어보고 704번째 오늘도 추천해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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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굄돌 2011.11.29 17:38 address edit & del reply

    왜 헬레나님 방에는 저런 요상한 인물들이
    들어오는 걸까요? 차단하는데도 그런 거예요?

  12. 바리데기 2011.11.29 17:42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 전 임신가능성이 대두되는 것이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당연히 피임해야 하는 거 아녜요?
    만약 임신이라면 정말 생각없이 관계를 가졌다는 거죠 ... 적어도 서연은 지금까지 보여준 성격상 자기가 절대 돌보지 못할 아일 만드는 일 따윈 안할 것 같은데 말이죠 아무리 자기 자식보다 더 챙겨주던 고모가 있었어도 절대로 채워줄 수 없는 게 있다는 거 서연은 누구보다 잘 알텐데요 물론 지형이 있고 당연히 아이 욕심이 있겠지만 엄마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로 자라게 될 아일 가질려고 할까요 애초에 ...

  13. 하하하 넘 웃긴다 잉 허허허 2011.11.29 18:10 address edit & del reply

    임신,, 이러니 시청자가 막장이라는 소리를 하는거다,잉 허허허허 치매 환자가 임신 설정? 그만좀 하징,,잉 아이구 지겨워...그느무 임신타령.. 만약에 진짜로 임신이라면 이거는 범죄다, 잉 범죄.. 작가도 드라마 주인공들도 참 가지가지 하는 시츄!~ 잉. 허허허허,, 임신은 모든게 정상적일떼 국가로부터 국민번호를 받는 엄숙한 법적인 기준인것이다,잉 그 아이가 정상적으로 태어나면 맨먼저 법적인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부터 모든 법의 기준과 잣대로 보호와 책임이라는 평생 가지고가는 일들 말이다,잉 오바한다고? 그럼 아무대나 까질러놓으면 그걸 누가 책임지나? 잉 허허허허, 난 이래서 드라마 임신설정이 짜증나, 잉 두사람이 상황을 공감하고 임신을 미리미리방지하고자 피임하는 건설적인 설정이 꼭 필요한데 이느무 한국 드라마는 오히려 반대여,,잉 무책임한 임신 설정,, 그만좀하자, 작가들이여,,잉, 허허허허..참 가지가지 황당 허접 설정? 허허허 제발 임신이라는 설정은 그만좀하자, 그리고 그런 비슷한 설정으로 전개하는거보면 참, 작가도 시청자를 너무 간본다,잉 허허허허,,지금이 조선기대도 아니고 뭐야,, 작가는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설정시나리오라면 이드라마 정말 허접드라마 된다,잉, 허허허허 허긴 작가 지맘대로인데 뭘,, 그런데 내가 돈내고 보는 테레비라는걸 작가는 알아야하는데,,잉 시청요는 내가낸다는거, 시청자는 좋은 프로그램만 볼 권리가 있다는거,잉, 허허허허 넘 간보면 짜증나는데..잉 ㅎㅎㅎㅎ

  14. 동짓달 2011.11.29 22:13 address edit & del reply

    자신의 문제가 더 크지요. 치매라는 무시무시한 병에 걸렸는데,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을 그렇게 마음껏 느끼기도 힘든 것이고, 향기의 아픔을 생각할 그럴 여유가 쉽지는 않겠죠?
    심성고운 사람들의 등장, 현실적인 심리묘사는 괜찮지만, 보기에 껄끄러운 부분도 참 많아요. 비현실적이 대화체의 거북스러움이나, 왜그렇게 영어를 쓰고 싶어하는지 화장실 물내리는것을 굳이 flushing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하게 하네요. 이젠 드라마 안쓰셔도 될 것 같다는 느낌~~

  15. 안나푸르나516 2011.11.29 23: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드라마 잘 보지 못했는데 포스팅보니 대략 지난회 줄거리를 알것같네요~~
    잘 보고 갑니다^^

  16. 지나가다가... 2011.11.30 01:42 address edit & del reply

    얼마전 유선을 끊으면서 티비를 못보지만..오다 가다보면 어디나 틀어져 있는 덕에 이드라마를 좀 봤어요. 역시 좋은 대단한 작가인것 같다. 연기자들 연기도 참 좋다 하며..
    전체적으로 다 본건 아니지만 오늘 쓰신 부분중에 제가 본 장면인데 저랑 조금 다르게 보신 것같아 몇자 적어보네요^^&
    댓글 다신 분들 중에 같이 공감하신 분도 계셔서..수애 대사중에 행복을 연기한다는 말은 말 그대로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척한다는 해석보다는 그 앞대사중에 인생을 연극(?)의 역활에 빗대어 말한 부분의 연장선상에서 행복한 역활을 하는 역에 해당한다는 뜻이지 싶은데요..??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남의 이야기 하듯하는 수애의 대화법이 조금은 익숙해져가는 중이라..

  17. 지나가다가... 2011.11.30 01:58 address edit & del reply

    참 그리고 결혼식이 우울모드가 아니라고 하셨는데...왜 전 참 우울모드다 싶었을까요?
    김래원의 톤 다운된 저음에서...그리고 미소가 없는 그 표정까지 참 만감이 들게 만들던데...ㅠㅠ!
    또 이미숙의 연기는 여기 글 읽고 드라마를 나중에 봤는데...(여기저기서 조금씩 부분부분을 보아서..ㅜㅜ!) 님 글 보면서 엄청날 것같은 씬이었는데...뭐 그냥 지금까지 그랬던 이미숙씨 연기라 더 특별히 힘주어 도드라지는 부분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연기는 너무 잘하시지만...님 글의 느낌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서...
    사람마다 감정이 공감되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기는 한것 같네요...^^

  18. 글쎄요 2011.11.30 08:1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좀 생각이 다르답니다^^ 지형과 서연의 결혼식 장면에서 저도 뭔가 우울하고 눈물 콧물바다를 생각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랬을거 같아요. 하지만 서연과 지형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이장면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거 같은데요. 결혼식 하객들은 두사람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고 결혼식을 올리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존심이 강한 서연이라면 결혼식에서 두사람의 히스토리가 알려지는게 ,,, 부모의 허락을 받지 못한 결혼식이란게 티 나는게 싫어서라도 행복한 모습만 보이려고 했을거 같습니다. .... 신혼여행지로 가는 자동차에서 서연의 독백이 있었죠. 음~~'사실은 아까부터 죽이고 싶게 기분이 나쁘다. 나와 이 남자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라고 했는거 같은데.. 암트 그런 속마음을 보면 겉으로 애써 행복한척하지만 속으로는 죄책감같은 자멸감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걸 알수 있죠. 이것이 서연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거 같아요. 지형은 그토록 원하던 서연의 곁에 있을수 있으니... 부모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니 그럴수 있을거 같습니다. 작가도 아쉬웠던지 손대표?(지형의 친구 알렉스)가 수정에게 보고 전화를 하면서 지형이 눈물 비쳤다는 말로 어느정도 무게 중심은 잡은거 같아요^^ 서연의 임신은 전개상 좀 엉뚱한거 같기는 해요. 진부하기도 하고~~ 하지만 소재는 진부하지만 시청자들을 더욱 눈물 바다로 빠지게 만들 좋은 매개체가 되겠네요. 극중 서연과 지형이 나을지 말지 갈등하는 걸 보니.....
    내 머리속 지우개와는 또다른 감성으로 잘 보고 있습니다. ^^

  19. 카타리나 2011.11.30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거 원래가 아이낳는 설정이라고 들었었는데...ㅎㅎ

2011.11.23 09:56




천일의 약속, 잘 그리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울 이 드라마에도 참으로 똥꼬같은 진상 결정판이 있으니, 바로 사촌언니 명희(문정희)입니다. 똥꼬라는 표현은 드라마에서 나온 표현이기에 한 번 써봤는데요, 서연이 지형과 결혼하겠다는 것을 알고 거품물고 달려 온 명희가, "똥꼬로 호박씨 까는 재주 결정판이다"라는 대사를 날렸죠. 좋아하는 드라마지만 항상 좋은 말만 할 수는 없고, 이번 리뷰는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불편했던 것에 대한 것을 말할까 합니다.
솔직히 이번회는 묘하게 불쾌하고 불편한 것들이 눈에 띄어, 정작 행복에 겨워 들떠있는 서연과 지형에게는 관심이 끊어지고, 서연의 사촌언니와 고모의 1,2,3탄 전쟁에만 관심이 쏠리더군요. 대사의 정도가 욕설에 맞먹을 정도의 지껄임이었기에(?), 불쾌하고 불편한 심정을 겨우 참고 봤네요.
김수현 작가가 이런 설정을 왜 만들었는지, 그 저의를 짐작할 듯하면서도(복이라고는 지지리도 없는 서연이 고모네 집에 얹혀살며 성질 지랄맞은 사촌언니의 시기, 질투, 구박 속에서 자랐다는 것?), 이렇게 위아래도 없는 막장같은 모습을 굳이 보여 주어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좀처럼 드라마를 보면서 흥분하지 않는데, 종영된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의 한심한 캐릭터들이 생각나면서 욕을 한바가지로 해주고 싶네요.
당췌 시끄러워서 이분들 나오면 사실 딴짓도 좀 하고 그랬는데, 대사까지 씹어서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듣기조차 힘들더라고요. 그나마 한국말에 익숙해서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도 절로 알아들었고,"엄마 한번도 내 편된 적 있으면 내 성을 갈어"라는 대사도 많이 익숙한 말이라, 대사는 씹혔어도 제 귀가 그냥 대충 조합을 해서 들었네요.
서연의 고모(오미연)와 그 딸 명희(문정희)의 티격태격은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보기 민망하고 불편할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회는 그 정도를 넘어서 몸싸움까지 하고, 그것도 처음 인사오는 지형 앞에서 그런 망신스런 추태를 보이는 모습이 눈살 찌푸리게 했습니다.
명희가 서연을 곱게 보지 않은 것은 자주 나왔지요. 물론 가족이라는 기본 애정까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피해의식이 생각한 것보다 큰가 봅니다. 어느 부모가 아무리 부모에게 버림받은 가여운 조카들이라고는 하나 제 속으로 낳은 자식만큼 이야 아끼겠습니까? 속좁은 명희의 자격지심, 질투, 한 성질하는 못된 성격탓이기도 하고, 그동안 서연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것에 대한 투정을 부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는 행동이 철없고 유치하게 까지 보여서 말이지요. 캐릭터를 너무 리얼하게 살린 문정희를 탓해야 하는 것인지, 헛갈리기까지 하네요.
서연의 결혼상대가 지형이라는 말에 명희는 축하하는 마음보다는 시기와 질투에 배부터 아파옵니다. 감정 듬뿍 담아 흘기는 눈이 장난도 아니었고, 진심같아 보이더군요. 처음에는 지형에게 "너도 유유상종이라고 너도 서연이랑 똑같이 의뭉스럽다. 어떻게 그렇게 독하게 사기를 쳐?"할때만해도 동생의 친구에다 잘아는 지형이어서 놀랐다고, 농담반 장난으로 말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기분 엄청 드럽다. 징그럽고 무섭고 불쾌하다"라는 말에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어요. "똥꼬로 호박씨 까는 재주 결정판이다"라며, 아니꼽다는 듯 눈 내리깔고 축하한다는 빈말을 던지자, 뭐 저런 여자가 다있나 싶더군요. 매를 번다고 그런 딸을 고모가 가만두지 않았고, 손이 먼저 나가지요. 때리는 고모를 말리는 서연을 확 밀치는 명희, 도끼눈을 뜨고 "말리는 시#%$%$%#%&"어쩌고 했는데 암튼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가 더밉다는 대사까지 꼬여가며, 분통을 터뜨리는 명희였죠. 난장판 싸움을 하는 쌈닭모녀를 보니, 아무리 못 배운 집에서도 사윗감 앉혀놓고 저러지는 않겠다 싶어서, 혀를 끌끌 차고 말았네요. '도대체 저게 뭔짓이래!'이러면서요.
그래도 창피하고 자존심은 있는지, 딴 사람있는 데서 때리느냐고 고모에게 따져드는 명희, 그동안 서연이한테 엄마의 애정을 빼앗겼다고 생각해 온 명희였기에, 충분히 그 심정을 이해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부모 앞에서 자기도 애 가진 어른이라며, 엄마가 자기 편들어 준 적있었다면 성을 갈겠느니 말겠느니....부모 앞에서 성을 갈겠다는 막말을 하는 막돼먹은 꼴이라니...참 어이가 없었네요. 
 

명희의 진상 2탄은 고모부의 생일케익 앞에서 또 이어졌습니다. '생일축하합니다'라고 노래하는 띵똥이 머리를 밥통이라며 쥐어박으며, 생신이라고 고쳐 주었지요. 어른에 대한 교육은 좋았지만, 뻑하면 아이 머리에 손을 대는 엄마, 에고 그것도 한심스럽고...매맞는 띵똥이만 불쌍하고...
명희와 고모의 진상 3탄은 술먹고 들어온 띵똥이 아빠 정준으로 완결판을 찍었습니다. 유유상종, 부부일심동체라고, 평소에는 착해보이더구만 술마시면 정신줄을 놓는 것이 이집 사위 정준의 술버릇이었나 보더군요. 들어오자마자 마당의 물건을 집어던지고 양동이를 걷어차고, 맛이 아주 제대로 간 모습이었죠.
장모님을 불러 한다는 소리가 세상에, "장모님 경우 바른 척 독판하시면서 왜 이렇게 무식하세요?" 허걱, 이건 또 뭔 봉창 두드리는 물건인고?싶었네요. 자기 부인이 모욕을 당했다고 딴에는 술먹고 아내편을 들어준다고 들기는 했는데, 번지수를 잘못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듯 싶어서 말이지요.
"사촌동서 처음 인사받는 자리에서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습니까? 그게 경우입니까? 장모님 깡패에요? 꼭 동서앞에서 개패듯 그러셔야 했어요?". 장모에게 강패냐고 묻는 언사에 그만,,,입맛 쩝쩝다시고 말았습니다. 덧붙여 마마보이 완결판까지 찍는 사위였죠. "우리 엄마가 알면 장모님 국물도 없습니다". 고모도 사위에게 오냐 나가라며 기가 차했지만, 어른다운 모습이 아니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참다참다 못한 고모부가 그만못두느냐고 역정을 냈지만, 장인에게도 한마디하려다 급기야는 명희에게 귀싸대기인지, 머리통인지 퍽 소리가 나게 맞고 말았지요. 
상황은 일단 종결되었지만, 이 콩가루 집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스럽기만 하네요. 아이 머리를 때리는 것도 예사, 남편 머리까지 손찌검을 하는 명희라는 캐릭터는 참;;;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고모와 명희의 신에서는 '누가누가 목소리 크나' 내기라도 하는 듯해서 솔직히 귀가 따가웠는데, 하는 짓마저 진상쌈닭입니다.
콩쥐 서연이와 팥쥐 명희라는 설정이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충분히 서연의 입장이 이해되고도 남는데도, 명희라는 캐릭터는 오버스럽습니다. 물론 서연이가 알츠하이머라는 것을 알면, 울며불며 땅을 치고 후회하며, 두 사람이 긴 앙금을 풀고 화해한다는 결말이 예상이 되지만, 개과천선하는 식상한 캐릭터로 그려야 했는지 싶네요. 고모에 이어 서연의 상태를 알면 가장 많이 가슴 아파하고, 서연을 보듬어줄 인물이 명희가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명희라는 캐릭터의 진상짓에 실망인 이유는, 소위 가진 것없고 배움이 부족한 사람, 그리고 사랑을 받지 못했기에 행동도 철부지라는 식으로 그려가는 캐릭터의 식상함함과 함께, '콕 집어 이거다'라고는 설명이 안되는 불쾌감이 느껴져서 일 겁니다.
명희와 고모, 그리고 명희 남편을 보면서 그 캐릭터들의 진상짓 이면에 보이는 음,,,뭐랄까 묘하게 없는 사람에 대한,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에 대한 모욕감같은 것이 느껴졌다랄까요? 향기네는 열외로 하고, 지형의 어머니 강수정과 지형의 이모, 지적이고 말은 고운 체에 거른 듯 가지런하고 정갈스럽죠. 특히 강수정은 인품도 고결하고 존경스럽습니다. 서연을 만난 자리에서도, 그녀는 알츠하이머임을 알기전에도 서연에게 모욕적인 언사 한마디를 하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고모 오미연은 말투가 거칠기는 하지만 정도 많고, 아들과 딸을 천지차로 대접하는 어머니 모습입니다. 서연이 오누이라면 끔찍하게 마음써 주고, 아들 재민(이상우)을 하늘처럼 받드는 어머니죠. 

이런 것을 문제삼으려는 것은 아니고, 드라마속에 흐르는 없는 사람들,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행동도 말도 인품과는 거리가 먼 듯 그리는 점입니다. 지형을 앉혀놓고 한 행동은 고모나 명희나 얼굴 화끈거리게 했죠. 사실 향기어머니 오현아가 향기게 말하는 행동과 말도 고상과는 거리가 멀지만, 불쾌감을 느끼게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격지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모네 집은 뭐랄까 격떨어지게 느껴지는 듯한 그런 것이 보이는데, 이 모녀가 그 분위기의 주인공들이지요.
지형의 가정환경과 서연이 자라온 환경이 하늘과 땅차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형편만으로 한눈에 보이는데, 없는 집 못 배운 집이라고, 조카사윗감이 처음 인사를 온 자리에서 모녀간에 싸움질을 하는 몰상식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지...아무리 성질머리 더럽다고 해도, 대놓고 눈 흘기고 사기쳤다며, 기분더럽고 징그럽고 불쾌하다고 말하는 사촌언니가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서연이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자기 엄마를 여기저기 선자리 알아보고 다니게 했다고 화내는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참 고약한 캐릭터더군요. 
가난한 환경, 못배운 집이라도 똥오줌 정도는 가리지 않습니까? 기분내키는 대로 막나오는 대로 말하는 애엄마나 손찌검하는 고모나, 또 남편 머리통을 때리기까지, 마치 경제력, 가방끈으로 사람의 인품이나 기본까지 갖추지 못했다는 식으로 가르는 듯해서 실망스러웠네요. 양쪽 집안의 분위기를 이런 식으로 대조적으로 굳이 보여야 하나 싶어서 말이지요. 
배운(?) 사람들은 밥대신 라이스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지 않고 나온 실수를 한 서연에게, 출판사 동료가 플러시 안하셨어요?에서는 뿜었습니다. 어찌나 실소가 나오는지 말이지요. 제가 외국에서 그것도 영어권에서 사는데, 여기서 오래된 한인들도 플러시해라, 플러시했어요? 라는 말은 사용하는 것을 못봐서 말이지요. 

같은 방송사에서 하는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한글이 창제되기까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건만, 입에 붙어버린 외래어는 어쩔 수없다고 치더라도, 일상에서 많이 쓰는 "물 안내렸어요?" 대신 굳이 영어로 표현해야 하는지 좀 그렇더군요. 그렇잖아도 우리말에 외래어 침식이 심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플러시'같은 단어를 굳이 써야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에이프런'까지는 넘어갔는데, 화장실 물내리는 것을 플러시라고 써야 유식해 보이고, 더더구나 화장실이 예술의 전당이 되는 것도 아닐텐데 말입니다.
하긴 고흐전집에 이름도 다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작가들의 시나 소설을 나열하는 지적인, 인텔리 도우미 지형이 이모라는 정체 궁금한 분도 있죠. 저는 김수현 작가를 좋아하고, 노령에도 그 열정적인 집필활동에 경의를 표하고 있지만, 가끔씩 보여지는 영어사대주의 모습이 좋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름대기도 어려운 외국 작가들이나 화가 이름으로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하면서, 사람들의 수준마저도 양분시키는 것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저만 그런가 싶습니다. 그런 것을 아는 것이 마치 귀족층이고 문화인들이고 품위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하는 것마냥 말입니다. 서민들이라고 책 한권 읽지 않는 것도 아니고, 모두 막말만을 하지 않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알아 상황이 우스워져 버린 대사가 있었으니,  "플러시 안내렸어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이질적인 말의 충격이란???ㅎㅎㅎ 혹시 요즘 한국에서는 다 그렇게 표현하고 있나요? 제가 잘 모르고 있나 싶기도 하고;;

서민가정, 못배운 집, 좀 쳐지는 집은 집안도 콩가루라는 식으로 그려지는 것이 못마땅해서 개인적으로 푸념도 했지만, 그렇다고 천일의 약속에 흐르는 '사랑'이라는 가치와 깊이까지 퇴색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연이와 지형이의 사랑을 더 빛나고 고귀하게 보여주는 캐릭터가 있다면, 지형의 엄마 강수정(김해숙)일 겁니다. 품격있고 고상하고, 그 인품이 위선적이지 않은 진정성에서 나와, 존경스러운 캐릭터지요.
이번회 여전히 지형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하고 삭스핀을 만들어 온 향기에게, 지형이 결혼할 거라고 알려주면서도, 그 안됐어하고 미안해하고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온전히 전했지요. 남자로 지형이는 잊으라며, "지형이 마음에 네 자리는 없어. 이제 그만해. 세상에서 제일 아픈게 혼자 사랑이야"라고 향기에게 단념하라고 말을 하면서도, 어찌나 안쓰러워 하던지요.
강수정은 지형의 결혼준비를 물으면서도 엄마로서 서운한 것도 감추지 않고, 그러면서도 아들 결혼에 할 일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도 에둘러 표현하고, 속상한 심정으로 눈물도 흘리지요. 신접살림인데 이것저것 나서서 준비도 해주고 싶지만, 남편과 향기엄마를 봐서라도 나서서 그럴 수도 없어 속상한 마음까지 전해지더군요. 
속이 문드러지면서도 아들에게 실망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이지 않게 위해 무너지지 않으려는 강수정을 보면, 배울점이 많습니다. 그 인품도 물론이지만, 저는 아들을 인격체로 대하고 어려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사실 가장 허물없는 사이가 부부, 부모자식 사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가장 쉽게 허물도 내보이고, 헛점도 내보이게 되는데, 김해숙을 보면 가장 작은 규모 가정에서도 반듯함을 잃지 않으려고 하죠.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인물이 강수정이라는 캐릭터에요. 아들을 누구보다 사랑하기에, 반듯하게 살기를 바라기에 그 거울이랄 수 있는 자신을, 먼지 앉지 않게 반질반질 윤을 내고 닦는 모습은 부모들 모두 보고 배울 점입니다.

***다음주 예고를 보니 드디어 시한폭탄이 터지더군요. 강수정이 지형과 서연이 결혼한다는 것을 지형의 아버지(임채무)와, 향기네에도 알리더군요. 지형과 서연이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이자, 난관입니다. 역시 착한 향기는 서연이부터 걱정하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더라고요. 과연 이들의 사랑을, 아니 지형이 알츠하이머로 죽어가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결혼을 깼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불을 보듯 뻔한 반응이 나오겠지만, 김수현작가가 어떤 식으로 이들을 설득할 지, 사람의 마음을 설득하는 그 힘을 또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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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3
  1. 2011.11.23 09:5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1.11.23 10:1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여왕의걸작 2011.11.23 10: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정말 최고 최고!! 정말 최고십니다.
    저도 어제 서연이 고모와 고모집 큰딸이 사위될 사람 앞에서 그러는 거 보고
    정말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어요.
    아무리 몰상식해도 처음 대사는 어느 정도 넘길 수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상식적으로도 저럴 수 있을까 의심이 갈 정도였어요.
    저는 고모도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위될 사람 앞에서 그렇게 딸을
    때리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고모는 답답한 것을 못 참고 그런 성격인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그 자리는 제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너무 가슴이
    움추려들고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명희의 대사는 후~ 한숨이 나올 정도로 말문이 막혔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가슴이 움추려들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
    그런 일이 실제로는 있을 수 없겠지만 김래원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큰사위의 부분도 그렇고 조목조목 초록누리님의 예리한 시각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비판할 부분을 제대로 비판해 주신 듯해요.
    너무 너무 대단한 글입니다요.

    • 초록누리 2011.11.23 13:28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모와 명희의장면은 정말 보고 기가 턱턱 막혔어요.
      분위기상으로 고까워하는 정도였다면 명희의 성장과정을 이해하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치더라도 막말의 정도가 심했죠.
      잠시 멍해서 정작 중요한 서연과 지형의 감정라인도 놓쳤을 정도였어요.ㅜㅜ

  4. 왕비마마 2011.11.23 10:26 address edit & del reply

    이드라마가 좀 그렇더라구요~ ^^;;;
    무~지 슬프게해서 사람 심난하게했다가는
    무~지 또 짜증나게만들고~ ^^;;;
    재미는 있지만서도 요런 장면들은 굳~이 그리오래 필요하진 않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울 누리님~
    따뜻~한 하루 보내셔요~ ^^

  5. 은둔형외톨이 2011.11.23 10:28 address edit & del reply

    고모네를 찾아온 지형과 서연을 보고 고모가 그둘의 손을 잡고 울때는 같이 울었습니다.
    그러다 명희 때문에 눈물이 쏙 들어갔네요.
    극중 강수정을 보면서 ' 세상에 저런 엄마가 있을까? 훌륭하다 존경스럽다' 생각도 많이 했지만
    서연과 문권을 애닳아 하는 고모를 보면서도 마음이 아프면서도 따뜻해졌었는데 ...
    어제 명희의 언행을 보고 정말 불쾌하더군요, 명희남편은 또 어떻구요.
    진즉에 시기, 질투, 피해의식에 쩔어 있는지는 알았습니다만 정말 지나쳤습니다.
    서연이 뜨거운 녹차잔을 엎어 지형이 걱정하고 침착하고 빠르게 대처해주는 모습이 정말 좋았는데 불쾌감이 사그러 들지를 않아 제대로 봐지지 않더라구요.
    서연의 병을 알게 되면 당연히 달라지겠지만 ... 글 읽다 공감하여 처음 댓글 남겨봅니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

  6. 사랑해MJ♥ 2011.11.23 10: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딱 저부분을 놓쳐서 아쉬워요 흐흑

  7. 2011.11.23 11: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8. 박씨아저씨 2011.11.23 13:04 address edit & del reply

    웃는 표시 올렸더니~
    차단이라는 단어가~ㅎㅎㅎ

    • 초록누리 2011.11.23 13:09 신고 address edit & del

      ^^이게 차단이라고요?
      알 수 없는 일....티스토리 뭔가 바꾸면서 차단 기능도 만들었나?
      전 차단한 단어나 기호, 아무 것도 없는데 이상해요^^

  9. 꽃기린 2011.11.23 16:31 address edit & del reply

    짜증이다 못해 불쾌할라 그래요, 정말...
    지나칠 필요까지 없어 보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초록누리님.

  10. 아나 2011.11.23 18:26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눈살찌푸려지는 장면이였어요.
    명희는 서연과 지형의 그간의 관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다 아는 사이에 그동안 왜 숨겼니 섭섭하다, 이정도는 표현할 수 있었겠지만 저 장면은 정도가 좀 지나쳤죠.
    명희는 사실 친동생도 아닌 서연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에, 평소에 틱틱거리는건 어느정도 이해했지만요. 명희 입장에서 보면 굳이 빼앗기지 않아도 되었을 사랑을 빼앗긴 셈이고 그로인해 성장과정이 마냥 행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테니까요. 물론 명희가 그다지 성숙하지 않은 사람인 것은 사실이지만요. 아무래도 재민과 서연처럼 남매간이 아니라, 명희와 서연은 자매간이기 때문에 더 피해의식도 생기고, 더 질투하는 마음도 생기고 그러는 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앞으로 서연의 병을 알게되면 같은 여자로서 그동안 미워했을 서연을 안쓰럽게 생각하게 되고 그로인해 명희도 한층 성숙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11. 모피우스 2011.11.23 21: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점점 드라마의 최고점에 이르는 것 같아 보입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12. 지구사랑 2011.11.23 22:08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역시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바로 찾으셨네요.
    그 지형이네 이모 말예요, 버나드 쇼 등등을 읽고 영어도 배우는 가정부.
    그 양반 연기를 보면서 느껴지는 묘한 불쾌감의 정체가 껄끄러웠거든요.
    지적인 활동도 그게 제자리가 있는가 어울리는 사람과 어울리는 계층과 어울리는 직업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연이네 고모네 집이 교양없는 집처럼 그야말로 남루하게 묘사되듯이
    가진것 없는 겨우 가정부의 입에서 나오는 버나드 쇼가 얼마나 같잖은지를 느껴봐라 하는 작가의 의도일까요?
    그래선지, 향기네 집 제복까지 갖취업고 나오는 남녀하인(도우미 아닌)들이 유난히 거슬리고,
    골프장에서 알아서 사이즈 갖다 바칠 정도의 꼭 알아야만 하는 높은 사모님...
    눈여겨 보다가도 여전히 불쾌합니다.

  13. 동글동글 짝짝 2011.11.23 22:28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글은 자주 즐겨 읽지만 저는 조금 의견이 다릅니다.

    아주 교양있는집안에 자라셨는지 모르지만 대부분 가정에서 싸울때 저런 부분은 아주 자연스럽거든요.
    영어 대사 문제는 저도 동의 합니다.
    명희의 역할은 억척스럽게 살아왓지만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서연의 반대 성향을 보여주려는 단적인 예시 입니다.
    정이 있지만 다른 방식의 표현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것이죠.
    심리학적으로 볼때 여러가지 병리적인 인물이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명희의 남편도 그런 인물 중 하나구요.
    작가가 왜 그렇게 그리고 있는지도 이해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늘 좋은 글 써주시는것 감사히 생각하고 자주 보고 있습니다

    • 2011.11.24 10:57 address edit & del

      저희 집은 교양있는 집안도 아니고 대단한 집안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집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처음으로 조카사위가 될 사람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저런 행동을 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일상적으로 엄마와 딸이 말싸움은 흔히 일어나지만 저 자리는 그럴만한 자리가 아니었지요.
      명희가 피해의식이 찌들리고 아무리 철이 없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런 자리에서 그런 식의 독설은 상식적으로 가능할까요?
      나중에 지형이 없는 자리에서는 어느 정도 비꼬아 붙일 수 있어도 말이예요.
      너무 막장으로 치닫는 듯해서 끔찍한 장면이었네요.

  14. 2011.11.24 00:4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5. 모서리집합 2011.11.24 03:09 address edit & del reply

    위 대부분의 가정에서 싸울때 저런게 자연스럽다는 말씀은쫌...... 어느 집안에서 딸이 시도때도 없이 핏대세우며 엄마와 남편과 싸우고, 조카사위앞에서 모녀가 몸과 언어로 폭력을 휘두르는게 아주 자연스럽다는건지요..... 어우....띵똥이가 자주 말하죠, 시끄러 너무 시끄러....
    어제는 시끄러운 두 모녀에 이어 진상 사위까지.. 저렇게 모든 대화가 하이톤으로 고함이고 병적인 집안이 있을까요.....극의 후반부를 위한 초석치고는 너무 극이란 생각이 들고, 고모집 나오면 채널 돌릴 준비하게 되네요.

  16. 직설화법 2011.11.24 05:01 address edit & del reply

    김수현식 직설화법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작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낙태하려는 조카에게 너는 살인자라고 이야기하는 삼촌 (윤다훈)을 보고 식겁했었더랬죠. 보통은 속으로만 생각할 법한 생각들이나 불편한 관계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보여주는 게 작가의 특성인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불편하다고도 생각했지만 이제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겉으로는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불편한 관계들을 오히려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차라리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놓고 이런 말들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속으로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또 두 집안을 비교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저는 꽤 디테일, 그러니까 정교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두 집안의 언어 사용에 있어서나 문화생활에 있어서의 차이가 꼭 가난한 집 사람들의 인간적 품격이 떨어진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현실적인 차이로 느껴졌어요. 극 중 아버지나 재민이 같은 경우에는 같은 집안 사람들이지만 고모 모녀와는 훨씬 교양이 있으니까 가난한 집 사람들을 일반화 한 것도 아니구요.
    많은 드라마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언어사용이 자라온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적이지 못하고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이 작가가 여러가지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해줘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답니다.
    마지막으로 외래어 사용에 비현실적인 구석이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아무튼 좋은 글 매주 올려주셔서 애독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17. 2011.11.24 10:4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8. 2011.11.28 10:2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9. 써니 2011.12.07 21:1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만 그리 느낀게 아니었군요. 정말 문정희씨까지 싫어질 정도로 너무 대사가 어이없고 기가막히더이다. 매번 챙겨보는 드라마가 아니고 채널돌리다가 우연히 보게된 장면이 하필 그거라 더더욱 어이가 없더군요. 실질적으로 대사를 그렇게 따발총쏘듯이 쏘아대듯 말하는 경우가 없는데, 현실감도 점점 떨어지고 듣다보면 손발이 오그라들때도 많고요. 윗님께서 말씀하신 두 집안의 차이를 보여준 것이다라는 부분도 제가 보기에는 도가 지나친듯 합니다. 직설도 정도껏 해야지요.

  20. 고모네 장면에서 채널 돌리기 2011.12.12 20:49 address edit & del reply

    목소리와 눈빛이 너무 오바스럽다고 느꼈네요~그렇게 까지 오바스럽지 않아도 대사만으로도 충분히 못된 사촌언니라고 보일 대사인데..고모네 부분이 나오면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집중이 안되고 짜증만 나고 별 중요한 내용도 아닌데 소리만 질러서 채널 돌려버린 1인입니다... 요즘에 눈에 힘은 좀 뺐던데 시끄럽던 기억인지 그저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