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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30 '천일의 약속' 수애, 너무나 잔인해서 슬펐던 절규 (12)
- 2011.11.29 '천일의 약속' 수애의 임신가능성, 사실로? (21)
- 2011.11.23 '천일의 약속' 짜증나는 쌈닭모녀, 불쾌해서 혼났다 (23)
오미연의 오열이 시청자를 울게 했다면, 김해숙과 이미숙의 전쟁은 뭐랄까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지요. 강수정의 입장에서도 통쾌했고, 오현아의 입장에서도 시원한 속풀이를 해준 듯하더군요. 누가 옳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솔직한 심정을 너무나 직설적으로 내뱉는 바람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설마 오현아가 서연이 있는 자리에서 치매 운운했을까 싶었는데, 그 몰상식과 무경우, 비인간적인 모습에 기겁해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오현아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옹호하게도 하니, 그저 이미숙의 연기에 감탄하게 합니다.
고모의 그 망연자실할 슬픔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서연은, 미친 사람처럼 웃고 또 웃다가 결국에는 제풀에 쓰러져 울고 맙니다. "서연이는, 아내는 '뇌는 바보라 가짜 웃음도 진짜로 착각하기 때문에 웃다보면 행복해 진다'고 헛웃음을 웃기 시작했다. 그러나 운다. 서럽게 운다. 괜찮아 서연아, 괜찮아...내가 고작 할 수 있는 건 이 공허한 말...아내는 괜찮지 않다. 서연이는 좌절하고 있다", 지형의 나레이션에 드러나는 감정이 읽혀져 더슬프게 했지요. 문득문득 서연을 바라보는 지형의 눈빛에 담긴 서글픔, 절망감, 안타까움이 전달되어서 말이지요.
오미연이 문권(박유환)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장면도 슬펐지만, 며칠 후 도루묵을 사서 서연의 집에 찾아가서 보여준 모습은, 오열보다 더 가슴을 찢어지게 하더군요. 죄송하다는 서연에게 "암만 그래야지"라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생선을 손질하는 오미연을 보며, 헛손질로 칼에 손이 베이면 어떡하나 걱정스럽게 쳐다보게 만듭니다. 무슨 정신으로 칼을 들 수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서연에게 조금 반가운 소식이 있다면 시아버지 박창주(임채무)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날이 추워 바깥운동이 힘들어질 서연을 위해 런닝머신을 보내달라며, 강수정에게 온 지형의 문자를 확인하고는, 시치미를 떼고 강수정에게 문자가 왔다고 알려주더군요. 얼른 런닝머신을 보내주라는 그런 무언의 속정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회사도 그만두고 하루가 무료한 서연은 문권과 산책을 나가지요. 문권에게 하는 "끝까지 잘 살라"는 말이 가시처럼 아프게 하더군요. 정해진 시간은 없다지만 그래도 평균수명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마저 못채우고 가야하는 서연이기에 동생에게 꽉채워서 살라는 말을 했던 것이지요. 때마침 걸려온 지형의 전화, 지형의 어머니가 함께 식사하자고 초대를 했다고 하지요. 좋아하는 척하는 서연, 이제는 시어머니가 된 강수정, 그 분에게는 늘 죄스러운 서연입니다. 부모의 마음을 알면서도 지형을 떠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지형의 발목을 잡아버린 못된 자신이기에 죄송스럽지요.
뒤따라 온 영수에게는 품위있는 모습에 속지말라며 이중 삼중 오중 다중인격자라고 까지 퍼부어 대지요. 분이 풀리지 않은 오현아, "겉으로는 걱정하고 위로해 주는 척하고는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고 있었냐?"고 강수정에게 대놓고 삿대질입니다. 오현아, 그 성질 죽이고 있느라 얼마나 답답했을꼬...
강수정이 "내 며느리랑 밥먹는 것까지 허락받아야 하느냐"며 일침을 가하지만, 물러설 오현아가 아니었지요. 해서는 안될 말까지 뱉어버리고 말지요. "백배사죄가 멤버스 클럽으로 치매며느리 불러들여 밥먹이고 있는거야?". 끙,,,오현아의 입을 어쩌면 좋을까 싶었네요. 아무리 터진 입이라고 해도 할말 못할말 있는데 말이지요.
보다못한 지형이 "향기가 어떻게 어머니한테서 태어났는지 쭉 의문이었다"고, 휘발유통을 짊어지고 불섶으로 뛰어들었지요. 곡해하는 오현아와 노영수, 어머니를 모욕한다고 노영수는 지형의 멱살을 잡고, 오현아는 치매하고 바람나, 우리 집에 침뱉고 결혼까지 한 니놈이 정상이냐고 눈 뒤집어 까고, 이런 막장된장 젠장 아수라장이 따로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순식간에 룸에 있던 사람들 놀라버리고, 강수정 마지막 불꽃째림 들어가지요. "감히? 너 뭔데...". 아무튼 이런 난리전쟁통이 따로 없었네요. 서연 앞에서 치매 치매 하는데 정말 저러다 뭐가 터져도 터지겠다 싶었는데, 그것을 보는 강수정의 눈에 실핏줄이 터져버린 듯하더군요. 그동안 감정절제를 잘해 오던 강수정이 그런 막말 앞에 분노한 것은 당연했고, 친구 아니라 친구 할애비래도 욕먹을 감이었죠.
그렇다고 오현아도 틀린 말 한 것은 아니었지요. 결혼날짜 잡아두고 결혼한다고 청첩장 다 돌렸는데, 하루아침에 버림받은 딸래미가 돼버렸으니, 체면을 떠나 향기가 받은 상처를 어떻게 보상받겠냐고요. 딸 가진 엄마입장에서야 게거품 물고 지형의 머리채를 끌고 다녔대도 받을 만한 벌이었고 말이지요.
상식이나 인간미, 경우를 따지자면 오현아의 행동은 정말 몰상식의 결정판이었는데도, 희안하게 오현아를 또 두둔하게 합니다. 극중 오현아는 딸 향기보다 철없는 엄마이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외모가꾸기가 세상관심사인 듯한 인물이죠. 전형적인 졸부 상류층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교육을 제대로 받았나 싶을 정도로 40년지기 친구 강수정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그런데 오현아는 얄밉지가 않죠. 오히려 속을 시원하게 합니다. 오죽했으면 드라마에서 정상인 인물은 오현아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올까 싶을 정도로, 가장 현실감있는 캐릭터입니다. 김해숙이 닮고 싶은 지성인의 모습으로 드라마의 무게중심을 잡는다면, 이미숙은 시청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속시원하게 뱉어주며 대리만족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요?
오현아라는 캐릭터는 자칫 오버하면 푼수가 돼버리고, 천하의 몹쓸 인간이 될 수도 있고, 무식하면 용감한 무식녀가 될 수도 있을 캐릭터죠. 허영기 많은 사모님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런데도 이미숙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한 선에서 오현아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게 합니다.
오현아의 "감히 니가 나한테...." 말을 다 채우기도 전에 강수정의 눈에서 백만볼트 전류가 흘러나왔던 장면입니다. "감히" 너 뭔데!", 짧고 매서운 강수정의 표정을 보고는 이미숙은 아주 짧은 시간, 공포 내지는 두려움, 후회같은 것을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이미숙의 순간 겁먹은 듯한 표정을 보니, '강수정 얘 나랑 끝내겠구나' 하는 그런 두려움 비슷한 감정과 치매환자에게 '아차'하고,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더군요. 많은 분량의 출연이 아님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현아라는 캐릭터를 연구하는 듯한 이미숙, 잘난 자존심을 쉽게 굽히지는 않겠지만, 친구를 잃는다는 순간의 감정과 실수까지, 프로는 단 1초의 순간도 방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던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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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마, 아무도 웃지마. 비웃지마", 자신을 바보 취합하지 말라며, 서연은 참았던 감정을 폭발하고 말았는데요, 지형과의 행복한 시간도 어느 날에는 아득히 먼 과거, 아니 기억도 하지 못할 추억들이 될 뿐이고, 자신은 부정할 수 없는 치매환자라는 사실에, 서연은 극도의 신경과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게지요. 날마다 행복하다고, 억지로 강요하고 있던 것들이 제어되지 못하고 나와 버린 것이죠.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냐, 내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냐"라는 노래가사가 있지요. 서연의 상황이 그런 것 같습니다. 억지로 살아내는 것, 이미 알고 있는 끝을 향해, 마치 알지 못한 듯, 보지 못한 듯 기를 쓰고 살아가는 것말입니다.
서연의 신경질에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고 오히려 문권을 다독이는 지형이었지요. "당황해서 그래, 한 번씩 거칠어 지는 것도 증세 중 하나래. 이해해". 서연의 신경질과 우울증이 아기를 낳겠다고 약을 끊어서 심해진 것이라는 말에도, "덕분에 뭐든 열심히 먹어주니까 고마운 일 아니냐"고 위로하는 지형이었습니다. 울고 있는 서연, 눈에 띄게 심해가는 사연의 증세에 미소로 괜찮다고 말해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지형입니다.
박지형의 바라만 보는 사랑, 그래서 애처롭다
이런 일들이 앞으로 비일비재해 질텐데 지형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저는 아픈 서연보다는 서연을 참아내는 지형이 더 안쓰럽고 불쌍해서 미치겠습니다. 지형의 어머니 강수정이 어떻게 허락할 수 있었는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지성이 감탄스럽고 존경스러웠는데, 그런 길을 가려는 지형이 이제보니 가장 강한 사람이었더군요.
놀라웠던 것은 지형의 태도였습니다. 흥분하지 않는 놀라운 감정절제력이었습니다. 지형이 순간적인 감정으로, 혹은 초인간적인 사랑의 힘으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고 있는 여자의 곁에 머물겠다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사랑이 맹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지형의 차분한 표정으로 표현해 주더군요.
그런데 지형은 보다 중요한 참아주는 것을 잘하더군요. 그리고 모른척 해주는 것을 잘한다는 겁니다. 환자를 흥분시키지 않는 것, 지형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이겠지요. 버럭 서연을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 지기 시작했는데, 지형이 같이 버럭대지 않은 것은 참 다행이다 싶을 정도입니다. 서연은 자신이 아픈 환자니까, 이런 응석정도는 이해해 달라는 듯 내키는 대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지형은 좀처럼 감정을 폭발하는 일이 드물었지요.
진짜 즐거운 표정이라기 보다는 부자연스러워 보였는데, 작가도 이런 것을 느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모의 입을 통해 변명을 해주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목욕탕에서 고모의 신을 신으려는 서연에게 퉁을 주니 서연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일부러 크게 깔깔 웃더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서연의 웃음은 지형과의 과거 시절 회상씬에서도 유독 부자연스러워서, 되도록이면 수애는 웃음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미소짓는 모습이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아마 수애가 가진 분위기때문인 듯도 합니다.
모든 치매환자가 서연과 같은 유사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지극히 얌전해 지거나 사람을 겁내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포악해지기도 하고, 케이스마다 다르다고 하더군요. 말이 어눌해지고 행동이 느려지는 것은 비슷하지만 말입니다. 서연의 경우는 거칠어지는 케이스인 듯 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터지는 서연의 신경질이 이해는 되지만,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굳이 버럭 화를 내거나 머리를 쥐어뜯지 않아도 더 아리게 전할 수도 있는데, 분노폭발만이 다는 아닌 듯해서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알츠하이머 환자라며, 편집장에게 사표를 내고 돌아서서 눈물이 고였던 장면은, 오히려 다 많은 감정들을 전달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서연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만, 서연은 자기고통이 버거워 지형의 사랑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어 보이지요.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 뜨거운 법이니까요. 그런데도 서연에게 조금 욕심을 내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서연 자신의 고통 못지않게, 지켜보는 지형의 고통 또한 크다는 것을 서연도 봐줬으면 하는 것이랍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은 더 가슴으로 전해지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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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걸작 2011.12.06 14:04 신고
제일 윗 머릿말부터 구구절절 저와 너무 같은 생각이십니다.
사실 사람들은 유쾌하고 발랄한 드라마를 좋아하지 무겁고 암울한 드라마를 싫어합니다.
저는 특히 지지리 궁상떨며 사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고 매번 질질 짜는 드라마를
되도록 멀리합니다. 성격상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이라 우울하고 스트레스도 쌓이거든요.
말씀처럼 저도 송창의의 등장이 너무 고맙게 느껴집니다.
너무 부담스럽고 버거운 드라마가 조금은 발랄해진 느낌입니다.
차라리 이미숙이 나오는 신이 가장 좋을 때가 많다니까요.
아무튼 오늘도 감사히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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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는 역시 영원한 또라이다 2011.12.07 02:24
딱 한마디만 할게여!~..
미친 서연? 자기가 자기를 컨트롤 못하는 시츄를 보면서 참,, 가지가지한다? 라고 결론냅니다, ..
자기의 그런 결과를 우리 시청자나 당사자나 다 알것이라는거..그쵸? 그럼 조용히 시골에 내려가서 남은 인생을 반추하면서 살아야지,, 뭐야?
자기가 선택한 시간을 놓고 성질내고 또라이 짓 하는것 보면서 시청자를 ? 아니 나를 기분 드럽게 만드는것이더라고여?,,
그래서 난 결혼 하지마,,하지마, 했는데.. 당연한 귀결을 억지로 봐야하는게 영?.......
기분 드럽냉,,,잉,,
얼릉 끝내주기만 기다린다,, 근데 마누라가 환장해서 보니 참,,억지로 나도 보냉,,잉 ㅎㅎㅎㅎㅎ
천일의 약속을 단순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륜마저도 미화한 통속멜로극이라 하기에는 그 사랑에 대한 진지한 물음은 통속과 진부, 신파를 거부하는 힘을 가집니다. 알츠하이머로 죽어가는 여인,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겠느냐?고 묻는 작가의 질문은 잔인하기 까지 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서연은 누구보다 삶에 대한 집착이 클 것입니다. 그런데 서연이 자신의 생명을 포기해가면서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드라마라는 것을 감안하고 더욱이나 김수현 작가의 생명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결코 가볍게 그리지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도 혹시나 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의 당혹감이란, 극중 강수정의 대사처럼 "이를 어쩌나"라는 말밖에 안나오게 하더군요. 임신 8주진단을 받은 서연, 결국에는 서연이 아이를 낳겠다고 고집을 피울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지형이 서연을 볼 수있을 시간, 그리고 서연의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에 가슴에 바위덩어리가 얹힌 느낌입니다.
서울로 올라 온 서연과 지형은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임신임을 확인하고, 담당의사와 면담하지만 약물부작용으로 기형아 출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이를 낳으려면 약을 중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연의 임신에 기뻐하고, 당연히 낳아야 한다고 했던 지형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지형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하지요.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을때 서연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지형이 감당해야 할 것이 너무 크다고 거부했지만, 서연은 아이의 심장박동소리를 듣고는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하면서, 지형과 서연의 갈등은 서로의 생각을 너무나 잘알기에 더욱 힘들게 하지요.
세상천지에 서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지형,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고도 어떻게 살아있는 아이를 지울 수 있느냐며, 잔인한 사람보다는 바보엄마이고 싶다는 서연, 나오는 것은 한숨이고 꺼지는 것은 땅이라더니, 지금 제 심정이 딱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뇌종양에 걸린 임산부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왔더군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스테이시 크림이라는 여자는 지난 3월에 임신을 하고, 7월에 두경부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크림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결국 의식을 잃어 심장박동이 멈춘 상황에서 제왕절개로 딸아이를 출산했고, 겨우 의식을 회복하고 아이를 한 번 안아보고는 3일후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기를 안아볼 수있도록 오래살고 싶다며, 혹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를 부탁한다는 문자를 오빠에게 남겼다고 하는데, 그 기사를 읽는 순간 극중 이서연이 생각나더군요.
모성이라는 것,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존재가 부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연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아니면 포기를 해야 옳은 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낳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신앙때문만은 아니에요. 생명만큼 존귀한 것도 없다는 당연한 말때문만도 아니에요. 서연과 지형을 위해서 입니다. 서연이 떠나고 난후 지형이 서연이 분신으로 남긴 아이를 끝까지 돌보며,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신파적인 이유때문도 아니에요.
'서연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이 모성애다' vs '모성애가 있다면 아이가 자라면서 받을 힘겨움을 생각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헌데 잘 생각해보자고요. 없는 아이에 대한 모성애가 과연 있는 것이며, 아이를 죽이는 것을 모성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 여기서 서연의 모성애는 인류 여성의 보편적인 모성애와는 별개에요. 만약 아이를 지워버린다면, 그것은 지형에게 짐을 떠안기고 싶지않은 미안함때문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아이에 대한 모성애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기형아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고, 그 아이가 받을 고통에 대한 걱정이며, 생명을 지웠다는 엄밀히 말하자면 죄책감입니다.
모성애는 서연이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에라야 모성애며, 아이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단까지 감행하게 하는 힘이 모성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김수현 작가가 설마 그렇게 잔인하게 지형과 서연에게 슬픔을 안겨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으면서 읽은 놀라운 사실은 임신초기에 모르고 먹은 감기약 등으로 인해 유산을 쉽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불법 인공임신중절예방 종합대책’ 자료에 의하면, 연간 34만 건의 임신중절 중 12.6%가 약물복용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 걱정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유명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 200여명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한 경우 임산부 약 50%가 주위에서 중절을 권유했고, 임산부 43%가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는 겁니다.
지형을 위해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던 서연이 아이 심장박동소리를 듣고는 마음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있어요. 저 역시 여자이고,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엄마이기에, 초음파로 아이의 심장박동수를 들었던 그 순간, 내 안에 생명체가 살아있다는 경외감과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경험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의 사랑의 열매라느니 하는 그런 생각은 들지도 않았어요. 신비롭고 신기한 생각이 더 먼저 들었거든요. 서연이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었을 때도 그랬겠지 싶습니다. 임신을 원하지 않았던, 원했던, 생명이 살아있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제 경우는 뭐랄까, 심장이 두근거리며 쿵하고 울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던데, 임신을 경험했던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천일의 약속 14회를 보면서 저는 엉뚱한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서연과 지형이 서연의 목숨과 아이를 두고 갈등하는 장면도 아니었고, 뜬금없게도 신혼여행가서 찍은 사진을 보고서였습니다. 저 사진들이, 어느 순간 지형만이 그리워할 서연의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 쓸쓸한 슬픔에 눈물이 나오는 겁니다.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슬픈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서연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태어날 권리를 주는 모습때문이었어요. 그것도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가면서 말입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자를 사랑하는 지형의 사랑,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면서 까지 아이를 지키는 사랑, 결코 쉬운 선택도, 감당하기 쉬운 사랑도 아니지요. 그래서 비현실적이라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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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 2011.11.30 10:54
잠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늦가을...바다는 쓸쓸함을 준비하고 있었고...
숲속 낙엽은 마지막으로 제 할일을 하고있다는듯 부지런히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상처를 치유하는 빨간 약이 될수도 있더군요...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이라는 책을 기억합니다.
유대인의 피를 받고 태어났으나 히브리어도 알지 못하는 헝가리출신 15세 소년 죄지르에게 다가온 나치수용소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생과 사의 극한 고통을 마주한 지독한 운명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은 죄지르에게 나치수용소의 참상을 증언해주길 바랬지만
소년은 뜻밖에 말을 하지요.
그것 또한 우리가 걷고 있는 운명의 한 계단이었을 뿐이며, 힘든 수용소의
생활에서도 잠시 허리를 펴고 보았던 햇살 속에서 느꼈던 '행복같은 느낌...'은
잔인한 운명으로는 설명되어지지 않는 다른 무엇이었다고 합니다.
수용소로의 압송과 생과사가 갈리는 목욕탕인줄 알고 들어갔던 가스실에서도 잠시의
설레임은 있었을 것이기에...어떤 순간에서도 인간이 느껴지는 자유로운 느낌은 빼앗을수
없었음을 담담히 이야기 합니다. 우린 그저 삶의 한가운데서 순간순간의 계단을 걷고
있을뿐이라고 말합니다.
지독한 운명 가운데서도 행복한 순간은 있을진저...
우린 그런 시간의 계단을 터벅터벅 마주하고 걸어갈수 밖에요...
서연도...지형도...우리 모두가 그런거 아닐런지요...
댓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늘 애써주시는 누리님께 드리는 답장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
여왕의걸작 2011.11.30 11:23 신고
초록누리님은 가슴이 너무 따뜻한 사람입니다.
글속 곳곳에 배여있는 따뜻한 성품.. 울컥하네요.
저는 이성적으로 봤을 때 아이 또한 서연처럼 엄마를 잃은 채 살아야 합니다.
마치 김수현 작가가 완전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며 서연을 위해서 이상적으로
드라마를 그려가려는 듯해요.
지형은 하루라도 서연의 모습을 더 보고싶어하죠.
그래서 부모와 향기에 대한 도리와 인간적인 도리를 저버리며
서연에게만 가슴으로 다가갔어요.
그런데 그의 모습을 하루라도 더 보고싶어 모든 것을 포기한 남자에게
너무 단호하게 아이를 낳겠다니..? 넘치는 당당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머리 아픕니다.
모성애와 생명의 존귀함을 생각하면 출산은 옳은 선택이겠지만
저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버겁습니다.
하필이면 행복할 자격이 있는 우리 서연에게 이런 아픔을.. 이런 선택을..ㅜㅜ -
건강천사 2011.11.30 21:52
이런 경우 난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해봅니다.
역시나....
두통약생각이 나네요...^^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궁금해지네요
11월의 마지막 밤, 행복한 시간되세요 -
모과 2011.11.30 23:41
정말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현실에서 그렇게 못하니까 드라마를 보고
각자 내 경우라면 수애같은 사랑을 받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향기에 대한 책임과 의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수애가 아이를 낳고 치매로 고생하다 죽고
향기가 다시 서형과 맺어질 것 같네요.
저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치매이고
저도 어떻게 될지 몰라서 치매의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수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부터 시나리오 작법을 배울겁니다.
조금 배우고 보니 드라마가 다른 각도로 보이네요.^^ -
carol 2011.12.02 01:23
제가 좋아 하는 수애가 나와서 관심있게 봅니다
수애가 너무나 예쁘죠?
상상도 안되는 고난에 빠진 수애의 연기에
감동 입니다
초록 누리님~~
오랫만에 뵙지요?
늘 좋은 일들만 있기를 기원 합니다
치매환자라는 것이 서연에게는 한시도 잊혀지지 않는 악몽인데, 애써 행복한 척 연기했다는 서연이었습니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고도 지형에게 힌트를 달라고 태연한 척하지만, 힘든 지형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연의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그사람을 더 아프게 할까 말이지요.
그동안 남자주인공 김래원에게 쏟아진 비호감의 비난이 무엇때문인지를 작가가 염두하고 있지 않은 듯해서 아쉽더군요. 사실 여자로서 서연이 가장 미안해야 할 사람이 향기일텐데, 그렇게 냉정하게 말하는 서연의 속마음을 역설적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서연이 자신의 행복만 생각하자고 정말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리송하기 까지 했네요.
지형과 서연의 결혼식이 다음날로 다가오자 강수정은 남편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향기네에게도 그 사실을 알렸지요. 오현아(이미숙)이 그것보라며, 딴 여자가 있어서 그런 것이었다고, 새됐다고 친구도 끝이고 ,지형의 아버지에게는 병원 그만두라고 까지 분노합니다. 오현아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날 일이었고, 뒷통수를 맞아도 그렇게 더럽게 맞았는지, 분통터질 일이겠지요.
그런데도 복창터지는 향기의 반응에 오현아는 거의 게거품을 물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표정이었지요. 서연이 치매환자라는 사실에 충격받은 향기, 향기 엄마가 그 자식 또라이라며, 정신 나간 놈이라고 욕을 하는데도 착한 향기는 두 사람이 가엽다고 눈물을 쏟고 앉아 있으니 말입니다. 천사강림!
뭐랄까 주인공들이 주변사람들과 드라마속 상황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감정선의 끊김같은 것이 느껴져서 말입니다. 속감정까지 꼭 일일이 표현해야 하느냐는 반문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감정이란 게, 그렇게 흑백으로 선이 그어지는 것은 아닌 듯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새벽에 서연이 잠깐씩 행복한 순간에 행복한 척 연기를 한다는 나레이션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눈칫밥 먹는 설움 안주려고 딴에는 명희보다 잘해줬지만, 그래도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그 어린 것한테 집안 일을 시켜야 했노라고, 서연남매에 대한 미안함과 딸자식 시집보내는 듯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고모(오미연)였지요.
천일의 약속에 흐르는 사랑을 그야말로 명품연기로 설득시키는 강수정 역의 김해숙은 또 어떻고요. 서연이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강수정에게 전화를 걸자, 강수정은 오히려 서연을 다독였지요. "내 아이의 선택인데 어쩌겠어. 서연이한테 섭섭한 마음 없어"라면서 말이지요.
지형에게 당부하는 말을 듣고는, 지형과 함께 울고 말았네요. 축하한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며, "그렇지만 너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지금 마음 그대로 변치말고 그 아이 슬프게 만들지마. 같이 시간 많이 보내주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끝없이 사랑해". 끝없이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면, 서연도 지형도 힘들어서 안된다며, 지형에게 마음 굳건히 가지라는 말은 숭고하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예고편을 보니 서연에게 큰 문제가 발생한듯 보이더군요.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지만, 서연의 몸에 무슨 문제가 생긴 듯한데, 서연은 약 부작용이라고 하고, 지형이 약때문이라고 화를 내는 모습도 나왔지요. 신혼여행에 가서는 서연이 화장실에서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나오는 모습도 보였고요.
서연이 알츠하이머이고 계속해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임신이라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만약 서연이 임신을 할 수도 있다면, 정말 머리가 무거워지네요. 아이를 위해서 서연이 자신의 목숨을 연장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지형은 그런 서연을 극구 말리려고 할테고, 어느 생명이 더 중요한가의 문제까지 연결될 듯해서 말입니다. 만약 이런 설정이 들어있다면 김수현 작가, 사람 피를 말리실 작정을 한 모양이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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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마마 2011.11.29 10:28
김래원씨를 위해서는 임심한 것이 행복한 일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임신으로인해 더욱 슬퍼질것도 같고~
무튼 오늘 내용도 무지무지 기대됩니다~ ^^
울 누리님~
따뜻~한 하루 되셔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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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판단의글.. 2011.11.29 16:48
움 이래서 사람마다 관점이 다른 모양인가봅니다. 너무 피상적으로만 보시는 거 같네요. 수애가 향기를 두고서 한 대사 하나하나에는, 그 상황과 수애의 성격을 종합해봤을 때, 그 문자그대로의 피상적인 뜻으로만 받아들이면 안되죠. 복잡오묘한 심정과 감정을 극중인물의 성격과 성향대로 잘 풀어냈다고 전 생각했어요. 아직 극중인물에 대해 깊이 파악이 안되신 것 같아요. 이 드라마의 극중인물들이 평범하고 범상한 성격과 성향을 지닌 것 같진 않아요. 그들을 그런 일반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면 안될 듯... 한마디 더 하자면, 극중 김래원과 수애의 상황을 알고 눈물을 흘리는 향기는, 그냥 단순히 천사같은 착한 성격 때문이 아니라, 김래원을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죠..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하게 되면, 그렇게 되죠.. 자신이 갖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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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넘 웃긴다 잉 허허허 2011.11.29 18:10
임신,, 이러니 시청자가 막장이라는 소리를 하는거다,잉 허허허허 치매 환자가 임신 설정? 그만좀 하징,,잉 아이구 지겨워...그느무 임신타령.. 만약에 진짜로 임신이라면 이거는 범죄다, 잉 범죄.. 작가도 드라마 주인공들도 참 가지가지 하는 시츄!~ 잉. 허허허허,, 임신은 모든게 정상적일떼 국가로부터 국민번호를 받는 엄숙한 법적인 기준인것이다,잉 그 아이가 정상적으로 태어나면 맨먼저 법적인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부터 모든 법의 기준과 잣대로 보호와 책임이라는 평생 가지고가는 일들 말이다,잉 오바한다고? 그럼 아무대나 까질러놓으면 그걸 누가 책임지나? 잉 허허허허, 난 이래서 드라마 임신설정이 짜증나, 잉 두사람이 상황을 공감하고 임신을 미리미리방지하고자 피임하는 건설적인 설정이 꼭 필요한데 이느무 한국 드라마는 오히려 반대여,,잉 무책임한 임신 설정,, 그만좀하자, 작가들이여,,잉, 허허허허..참 가지가지 황당 허접 설정? 허허허 제발 임신이라는 설정은 그만좀하자, 그리고 그런 비슷한 설정으로 전개하는거보면 참, 작가도 시청자를 너무 간본다,잉 허허허허,,지금이 조선기대도 아니고 뭐야,, 작가는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설정시나리오라면 이드라마 정말 허접드라마 된다,잉, 허허허허 허긴 작가 지맘대로인데 뭘,, 그런데 내가 돈내고 보는 테레비라는걸 작가는 알아야하는데,,잉 시청요는 내가낸다는거, 시청자는 좋은 프로그램만 볼 권리가 있다는거,잉, 허허허허 넘 간보면 짜증나는데..잉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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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2011.11.30 01:42
얼마전 유선을 끊으면서 티비를 못보지만..오다 가다보면 어디나 틀어져 있는 덕에 이드라마를 좀 봤어요. 역시 좋은 대단한 작가인것 같다. 연기자들 연기도 참 좋다 하며..
전체적으로 다 본건 아니지만 오늘 쓰신 부분중에 제가 본 장면인데 저랑 조금 다르게 보신 것같아 몇자 적어보네요^^&
댓글 다신 분들 중에 같이 공감하신 분도 계셔서..수애 대사중에 행복을 연기한다는 말은 말 그대로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척한다는 해석보다는 그 앞대사중에 인생을 연극(?)의 역활에 빗대어 말한 부분의 연장선상에서 행복한 역활을 하는 역에 해당한다는 뜻이지 싶은데요..??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남의 이야기 하듯하는 수애의 대화법이 조금은 익숙해져가는 중이라.. -
지나가다가... 2011.11.30 01:58
참 그리고 결혼식이 우울모드가 아니라고 하셨는데...왜 전 참 우울모드다 싶었을까요?
김래원의 톤 다운된 저음에서...그리고 미소가 없는 그 표정까지 참 만감이 들게 만들던데...ㅠㅠ!
또 이미숙의 연기는 여기 글 읽고 드라마를 나중에 봤는데...(여기저기서 조금씩 부분부분을 보아서..ㅜㅜ!) 님 글 보면서 엄청날 것같은 씬이었는데...뭐 그냥 지금까지 그랬던 이미숙씨 연기라 더 특별히 힘주어 도드라지는 부분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연기는 너무 잘하시지만...님 글의 느낌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서...
사람마다 감정이 공감되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기는 한것 같네요...^^ -
글쎄요 2011.11.30 08:15
저는 좀 생각이 다르답니다^^ 지형과 서연의 결혼식 장면에서 저도 뭔가 우울하고 눈물 콧물바다를 생각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랬을거 같아요. 하지만 서연과 지형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이장면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거 같은데요. 결혼식 하객들은 두사람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고 결혼식을 올리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존심이 강한 서연이라면 결혼식에서 두사람의 히스토리가 알려지는게 ,,, 부모의 허락을 받지 못한 결혼식이란게 티 나는게 싫어서라도 행복한 모습만 보이려고 했을거 같습니다. .... 신혼여행지로 가는 자동차에서 서연의 독백이 있었죠. 음~~'사실은 아까부터 죽이고 싶게 기분이 나쁘다. 나와 이 남자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라고 했는거 같은데.. 암트 그런 속마음을 보면 겉으로 애써 행복한척하지만 속으로는 죄책감같은 자멸감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걸 알수 있죠. 이것이 서연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거 같아요. 지형은 그토록 원하던 서연의 곁에 있을수 있으니... 부모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니 그럴수 있을거 같습니다. 작가도 아쉬웠던지 손대표?(지형의 친구 알렉스)가 수정에게 보고 전화를 하면서 지형이 눈물 비쳤다는 말로 어느정도 무게 중심은 잡은거 같아요^^ 서연의 임신은 전개상 좀 엉뚱한거 같기는 해요. 진부하기도 하고~~ 하지만 소재는 진부하지만 시청자들을 더욱 눈물 바다로 빠지게 만들 좋은 매개체가 되겠네요. 극중 서연과 지형이 나을지 말지 갈등하는 걸 보니.....
내 머리속 지우개와는 또다른 감성으로 잘 보고 있습니다. ^^
솔직히 이번회는 묘하게 불쾌하고 불편한 것들이 눈에 띄어, 정작 행복에 겨워 들떠있는 서연과 지형에게는 관심이 끊어지고, 서연의 사촌언니와 고모의 1,2,3탄 전쟁에만 관심이 쏠리더군요. 대사의 정도가 욕설에 맞먹을 정도의 지껄임이었기에(?), 불쾌하고 불편한 심정을 겨우 참고 봤네요.
당췌 시끄러워서 이분들 나오면 사실 딴짓도 좀 하고 그랬는데, 대사까지 씹어서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듣기조차 힘들더라고요. 그나마 한국말에 익숙해서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도 절로 알아들었고,"엄마 한번도 내 편된 적 있으면 내 성을 갈어"라는 대사도 많이 익숙한 말이라, 대사는 씹혔어도 제 귀가 그냥 대충 조합을 해서 들었네요.
명희가 서연을 곱게 보지 않은 것은 자주 나왔지요. 물론 가족이라는 기본 애정까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피해의식이 생각한 것보다 큰가 봅니다. 어느 부모가 아무리 부모에게 버림받은 가여운 조카들이라고는 하나 제 속으로 낳은 자식만큼 이야 아끼겠습니까? 속좁은 명희의 자격지심, 질투, 한 성질하는 못된 성격탓이기도 하고, 그동안 서연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것에 대한 투정을 부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는 행동이 철없고 유치하게 까지 보여서 말이지요. 캐릭터를 너무 리얼하게 살린 문정희를 탓해야 하는 것인지, 헛갈리기까지 하네요.
"기분 엄청 드럽다. 징그럽고 무섭고 불쾌하다"라는 말에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어요. "똥꼬로 호박씨 까는 재주 결정판이다"라며, 아니꼽다는 듯 눈 내리깔고 축하한다는 빈말을 던지자, 뭐 저런 여자가 다있나 싶더군요. 매를 번다고 그런 딸을 고모가 가만두지 않았고, 손이 먼저 나가지요. 때리는 고모를 말리는 서연을 확 밀치는 명희, 도끼눈을 뜨고 "말리는 시#%$%$%#%&"어쩌고 했는데 암튼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가 더밉다는 대사까지 꼬여가며, 분통을 터뜨리는 명희였죠. 난장판 싸움을 하는 쌈닭모녀를 보니, 아무리 못 배운 집에서도 사윗감 앉혀놓고 저러지는 않겠다 싶어서, 혀를 끌끌 차고 말았네요. '도대체 저게 뭔짓이래!'이러면서요.
명희의 진상 2탄은 고모부의 생일케익 앞에서 또 이어졌습니다. '생일축하합니다'라고 노래하는 띵똥이 머리를 밥통이라며 쥐어박으며, 생신이라고 고쳐 주었지요. 어른에 대한 교육은 좋았지만, 뻑하면 아이 머리에 손을 대는 엄마, 에고 그것도 한심스럽고...매맞는 띵똥이만 불쌍하고...
명희와 고모의 진상 3탄은 술먹고 들어온 띵똥이 아빠 정준으로 완결판을 찍었습니다. 유유상종, 부부일심동체라고, 평소에는 착해보이더구만 술마시면 정신줄을 놓는 것이 이집 사위 정준의 술버릇이었나 보더군요. 들어오자마자 마당의 물건을 집어던지고 양동이를 걷어차고, 맛이 아주 제대로 간 모습이었죠.
장모님을 불러 한다는 소리가 세상에, "장모님 경우 바른 척 독판하시면서 왜 이렇게 무식하세요?" 허걱, 이건 또 뭔 봉창 두드리는 물건인고?싶었네요. 자기 부인이 모욕을 당했다고 딴에는 술먹고 아내편을 들어준다고 들기는 했는데, 번지수를 잘못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듯 싶어서 말이지요.
상황은 일단 종결되었지만, 이 콩가루 집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스럽기만 하네요. 아이 머리를 때리는 것도 예사, 남편 머리까지 손찌검을 하는 명희라는 캐릭터는 참;;;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고모와 명희의 신에서는 '누가누가 목소리 크나' 내기라도 하는 듯해서 솔직히 귀가 따가웠는데, 하는 짓마저 진상쌈닭입니다.
그에 반해 고모 오미연은 말투가 거칠기는 하지만 정도 많고, 아들과 딸을 천지차로 대접하는 어머니 모습입니다. 서연이 오누이라면 끔찍하게 마음써 주고, 아들 재민(이상우)을 하늘처럼 받드는 어머니죠.
이런 것을 문제삼으려는 것은 아니고, 드라마속에 흐르는 없는 사람들,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행동도 말도 인품과는 거리가 먼 듯 그리는 점입니다. 지형을 앉혀놓고 한 행동은 고모나 명희나 얼굴 화끈거리게 했죠. 사실 향기어머니 오현아가 향기게 말하는 행동과 말도 고상과는 거리가 멀지만, 불쾌감을 느끼게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격지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모네 집은 뭐랄까 격떨어지게 느껴지는 듯한 그런 것이 보이는데, 이 모녀가 그 분위기의 주인공들이지요.
가난한 환경, 못배운 집이라도 똥오줌 정도는 가리지 않습니까? 기분내키는 대로 막나오는 대로 말하는 애엄마나 손찌검하는 고모나, 또 남편 머리통을 때리기까지, 마치 경제력, 가방끈으로 사람의 인품이나 기본까지 갖추지 못했다는 식으로 가르는 듯해서 실망스러웠네요. 양쪽 집안의 분위기를 이런 식으로 대조적으로 굳이 보여야 하나 싶어서 말이지요.
같은 방송사에서 하는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한글이 창제되기까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건만, 입에 붙어버린 외래어는 어쩔 수없다고 치더라도, 일상에서 많이 쓰는 "물 안내렸어요?" 대신 굳이 영어로 표현해야 하는지 좀 그렇더군요. 그렇잖아도 우리말에 외래어 침식이 심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플러시'같은 단어를 굳이 써야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에이프런'까지는 넘어갔는데, 화장실 물내리는 것을 플러시라고 써야 유식해 보이고, 더더구나 화장실이 예술의 전당이 되는 것도 아닐텐데 말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름대기도 어려운 외국 작가들이나 화가 이름으로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하면서, 사람들의 수준마저도 양분시키는 것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저만 그런가 싶습니다. 그런 것을 아는 것이 마치 귀족층이고 문화인들이고 품위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하는 것마냥 말입니다. 서민들이라고 책 한권 읽지 않는 것도 아니고, 모두 막말만을 하지 않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알아 상황이 우스워져 버린 대사가 있었으니, "플러시 안내렸어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이질적인 말의 충격이란???ㅎㅎㅎ 혹시 요즘 한국에서는 다 그렇게 표현하고 있나요? 제가 잘 모르고 있나 싶기도 하고;;
서민가정, 못배운 집, 좀 쳐지는 집은 집안도 콩가루라는 식으로 그려지는 것이 못마땅해서 개인적으로 푸념도 했지만, 그렇다고 천일의 약속에 흐르는 '사랑'이라는 가치와 깊이까지 퇴색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연이와 지형이의 사랑을 더 빛나고 고귀하게 보여주는 캐릭터가 있다면, 지형의 엄마 강수정(김해숙)일 겁니다. 품격있고 고상하고, 그 인품이 위선적이지 않은 진정성에서 나와, 존경스러운 캐릭터지요.
강수정은 지형의 결혼준비를 물으면서도 엄마로서 서운한 것도 감추지 않고, 그러면서도 아들 결혼에 할 일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도 에둘러 표현하고, 속상한 심정으로 눈물도 흘리지요. 신접살림인데 이것저것 나서서 준비도 해주고 싶지만, 남편과 향기엄마를 봐서라도 나서서 그럴 수도 없어 속상한 마음까지 전해지더군요.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인물이 강수정이라는 캐릭터에요. 아들을 누구보다 사랑하기에, 반듯하게 살기를 바라기에 그 거울이랄 수 있는 자신을, 먼지 앉지 않게 반질반질 윤을 내고 닦는 모습은 부모들 모두 보고 배울 점입니다.
***다음주 예고를 보니 드디어 시한폭탄이 터지더군요. 강수정이 지형과 서연이 결혼한다는 것을 지형의 아버지(임채무)와, 향기네에도 알리더군요. 지형과 서연이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이자, 난관입니다. 역시 착한 향기는 서연이부터 걱정하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더라고요. 과연 이들의 사랑을, 아니 지형이 알츠하이머로 죽어가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결혼을 깼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불을 보듯 뻔한 반응이 나오겠지만, 김수현작가가 어떤 식으로 이들을 설득할 지, 사람의 마음을 설득하는 그 힘을 또 기대해 봅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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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걸작 2011.11.23 10:21 신고
초록누리님 정말 최고 최고!! 정말 최고십니다.
저도 어제 서연이 고모와 고모집 큰딸이 사위될 사람 앞에서 그러는 거 보고
정말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어요.
아무리 몰상식해도 처음 대사는 어느 정도 넘길 수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상식적으로도 저럴 수 있을까 의심이 갈 정도였어요.
저는 고모도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위될 사람 앞에서 그렇게 딸을
때리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고모는 답답한 것을 못 참고 그런 성격인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그 자리는 제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너무 가슴이
움추려들고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명희의 대사는 후~ 한숨이 나올 정도로 말문이 막혔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가슴이 움추려들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
그런 일이 실제로는 있을 수 없겠지만 김래원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큰사위의 부분도 그렇고 조목조목 초록누리님의 예리한 시각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비판할 부분을 제대로 비판해 주신 듯해요.
너무 너무 대단한 글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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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마마 2011.11.23 10:26
이드라마가 좀 그렇더라구요~ ^^;;;
무~지 슬프게해서 사람 심난하게했다가는
무~지 또 짜증나게만들고~ ^^;;;
재미는 있지만서도 요런 장면들은 굳~이 그리오래 필요하진 않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울 누리님~
따뜻~한 하루 보내셔요~ ^^ -
은둔형외톨이 2011.11.23 10:28
고모네를 찾아온 지형과 서연을 보고 고모가 그둘의 손을 잡고 울때는 같이 울었습니다.
그러다 명희 때문에 눈물이 쏙 들어갔네요.
극중 강수정을 보면서 ' 세상에 저런 엄마가 있을까? 훌륭하다 존경스럽다' 생각도 많이 했지만
서연과 문권을 애닳아 하는 고모를 보면서도 마음이 아프면서도 따뜻해졌었는데 ...
어제 명희의 언행을 보고 정말 불쾌하더군요, 명희남편은 또 어떻구요.
진즉에 시기, 질투, 피해의식에 쩔어 있는지는 알았습니다만 정말 지나쳤습니다.
서연이 뜨거운 녹차잔을 엎어 지형이 걱정하고 침착하고 빠르게 대처해주는 모습이 정말 좋았는데 불쾌감이 사그러 들지를 않아 제대로 봐지지 않더라구요.
서연의 병을 알게 되면 당연히 달라지겠지만 ... 글 읽다 공감하여 처음 댓글 남겨봅니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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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2011.11.23 18:26
맞아요, 눈살찌푸려지는 장면이였어요.
명희는 서연과 지형의 그간의 관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다 아는 사이에 그동안 왜 숨겼니 섭섭하다, 이정도는 표현할 수 있었겠지만 저 장면은 정도가 좀 지나쳤죠.
명희는 사실 친동생도 아닌 서연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에, 평소에 틱틱거리는건 어느정도 이해했지만요. 명희 입장에서 보면 굳이 빼앗기지 않아도 되었을 사랑을 빼앗긴 셈이고 그로인해 성장과정이 마냥 행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테니까요. 물론 명희가 그다지 성숙하지 않은 사람인 것은 사실이지만요. 아무래도 재민과 서연처럼 남매간이 아니라, 명희와 서연은 자매간이기 때문에 더 피해의식도 생기고, 더 질투하는 마음도 생기고 그러는 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앞으로 서연의 병을 알게되면 같은 여자로서 그동안 미워했을 서연을 안쓰럽게 생각하게 되고 그로인해 명희도 한층 성숙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
지구사랑 2011.11.23 22:08
초록누리님, 역시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바로 찾으셨네요.
그 지형이네 이모 말예요, 버나드 쇼 등등을 읽고 영어도 배우는 가정부.
그 양반 연기를 보면서 느껴지는 묘한 불쾌감의 정체가 껄끄러웠거든요.
지적인 활동도 그게 제자리가 있는가 어울리는 사람과 어울리는 계층과 어울리는 직업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연이네 고모네 집이 교양없는 집처럼 그야말로 남루하게 묘사되듯이
가진것 없는 겨우 가정부의 입에서 나오는 버나드 쇼가 얼마나 같잖은지를 느껴봐라 하는 작가의 의도일까요?
그래선지, 향기네 집 제복까지 갖취업고 나오는 남녀하인(도우미 아닌)들이 유난히 거슬리고,
골프장에서 알아서 사이즈 갖다 바칠 정도의 꼭 알아야만 하는 높은 사모님...
눈여겨 보다가도 여전히 불쾌합니다. -
동글동글 짝짝 2011.11.23 22:28
초록누리님 글은 자주 즐겨 읽지만 저는 조금 의견이 다릅니다.
아주 교양있는집안에 자라셨는지 모르지만 대부분 가정에서 싸울때 저런 부분은 아주 자연스럽거든요.
영어 대사 문제는 저도 동의 합니다.
명희의 역할은 억척스럽게 살아왓지만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서연의 반대 성향을 보여주려는 단적인 예시 입니다.
정이 있지만 다른 방식의 표현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것이죠.
심리학적으로 볼때 여러가지 병리적인 인물이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명희의 남편도 그런 인물 중 하나구요.
작가가 왜 그렇게 그리고 있는지도 이해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늘 좋은 글 써주시는것 감사히 생각하고 자주 보고 있습니다-
헐 2011.11.24 10:57
저희 집은 교양있는 집안도 아니고 대단한 집안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집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처음으로 조카사위가 될 사람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저런 행동을 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일상적으로 엄마와 딸이 말싸움은 흔히 일어나지만 저 자리는 그럴만한 자리가 아니었지요.
명희가 피해의식이 찌들리고 아무리 철이 없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런 자리에서 그런 식의 독설은 상식적으로 가능할까요?
나중에 지형이 없는 자리에서는 어느 정도 비꼬아 붙일 수 있어도 말이예요.
너무 막장으로 치닫는 듯해서 끔찍한 장면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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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집합 2011.11.24 03:09
위 대부분의 가정에서 싸울때 저런게 자연스럽다는 말씀은쫌...... 어느 집안에서 딸이 시도때도 없이 핏대세우며 엄마와 남편과 싸우고, 조카사위앞에서 모녀가 몸과 언어로 폭력을 휘두르는게 아주 자연스럽다는건지요..... 어우....띵똥이가 자주 말하죠, 시끄러 너무 시끄러....
어제는 시끄러운 두 모녀에 이어 진상 사위까지.. 저렇게 모든 대화가 하이톤으로 고함이고 병적인 집안이 있을까요.....극의 후반부를 위한 초석치고는 너무 극이란 생각이 들고, 고모집 나오면 채널 돌릴 준비하게 되네요. -
직설화법 2011.11.24 05:01
김수현식 직설화법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작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낙태하려는 조카에게 너는 살인자라고 이야기하는 삼촌 (윤다훈)을 보고 식겁했었더랬죠. 보통은 속으로만 생각할 법한 생각들이나 불편한 관계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보여주는 게 작가의 특성인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불편하다고도 생각했지만 이제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겉으로는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불편한 관계들을 오히려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차라리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놓고 이런 말들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속으로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또 두 집안을 비교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저는 꽤 디테일, 그러니까 정교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두 집안의 언어 사용에 있어서나 문화생활에 있어서의 차이가 꼭 가난한 집 사람들의 인간적 품격이 떨어진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현실적인 차이로 느껴졌어요. 극 중 아버지나 재민이 같은 경우에는 같은 집안 사람들이지만 고모 모녀와는 훨씬 교양이 있으니까 가난한 집 사람들을 일반화 한 것도 아니구요.
많은 드라마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언어사용이 자라온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적이지 못하고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이 작가가 여러가지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해줘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답니다.
마지막으로 외래어 사용에 비현실적인 구석이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아무튼 좋은 글 매주 올려주셔서 애독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