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패션'에 해당되는 글 1건
- 2009.08.02 스타일: 패셔니스타 김혜수를 위한 드라마 (26)
김혜수는 비쥬얼과 섹시미, 그리고 빈틈없는 능력까지 갖춘 커리어우먼 박기자 역을 맡았는데요, 스타일이라는 드라마가 그녀를 위한 드라마인지 그녀의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한 드라마였는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김혜수는 완벽하게 '스타일'이라는 드라마와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드라마 '스타일'은 독하고 완벽한 잡지사 차장 박기자(김혜수), 1년반차 잡지'스타일'의 에디터 이서정(이지아), 포토그래퍼 김민준(이용우), 마크로비오틱 쉐프 서우진(류시원) 등 네사람을 중심으로 일과 사랑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첫회 방송은 이렇다 하게 눈에 띄는 내용은 없었지요. 네 주인공들의 성격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는 의도 때문이었는지 다소 산만하기 까지 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이지아의 오버연기는 첫회라서 그냥 넘어가주려고 하는데도 끝까지 거슬리더군요. 다행히 김혜수의 화려한 섹시미와 도도한 카리스마가 커버를 해주기는 했지만 부드러운 남자 류시원도 자칫 묻혀버릴 것 같다는 위험도 감지 되었습니다.
첫장면에서부터 이지아의 오버연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불꺼진 사무실에서 괴성에 가까운 고함을 질러대는 것으로 이지아의 성격이 한번에 파악되더군요. 그리고 공개사직서라고 쓰는 폼이 잡지사 기자를 하는 사람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감정적이고 무식스럽더군요. 한마디로 충동적이고 불평불만 가득차서 볼멘소리나 해대고 뒤에서 궁시렁대는 인물, 자기의 실력을 몰라준다며 투덜대는 사회초년생. 그런데 1년 반차의 에디터라기에 좀 의외더군요.
그리고 앞으로 이지아가 그려갈 이서정이라는 인물은 한눈에 보였습니다. 무조건 들이대고 보자는 천방지축 덜렁이, 좌우명은 '깡으로 밀고 나가자'. 이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보여준 두루미와 겹치더군요.
드라마에서 이런 인물들은 어려운 일도 황당한 사건으로 척척 해결해버리지요. 최고의 한식 쉐프 서우진과의 인터뷰 역시 그런 식으로 따게 될 것이니까요. 참 민망하게도 엉덩이 근육뭉침 사고로 서우진과의 개인적 친분을 아주 쉽게 쌓아버린 것이지요. 그리고 서우진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남친이 다른 여자랑 바람피우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오버스럽게 울면서 남친에게 해 줬던 자신의 헌신적인 사랑(?), 박기자에게 당하고 사는 자신의 처지를 한꺼번에 어리광 피우듯 뱉어냅니다. 부드러운 남자 서우진에게 일종의 인간적인 연민을 가지게 하지요. 아픔을 목격한 죄로 서우진은 이서정에게 인터뷰를 허락하고 박기자(김혜수)라는 프로를 한방에 물 먹여버리는 것이지요.
포토그래퍼 김민준과의 만남도 어설픈 박기자 경계의식으로 오히려 김민준의 관심을 끌게 합니다. 복도를 지나는 이서정에게 김민준이 무턱대고 다가가 옷자락을 묶어주면서 그렇게 하면 잘록한 허리라인을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서정(이지아)이 모델도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포토그래퍼로서의 예리한 눈썰미를 보여주었다기 보다는 자칫하면 흑심을 품고 접근하는 제비처럼 보이기 십상이었지요. 그런 김민준에게 이지아는 오해할 행동하면 박기자에 혼난다는 엉뚱한 말을 하며 경계를 하지요. 사실 불쾌할 수 있는 행동이었는데도 당황함이나 불쾌함 대신 박기자를 들먹이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았다고 보여집니다.
총리가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라는 사람이 소란을 피우는 일도 우스웠지만, 꼭끼는 바지때문에 엉덩이 근육이 뭉쳤다면서 과거 한의학을 배웠다는 서우진에게 침 시술을 받게 한 장면이나, 김민준 깜짝 스타일 조언은 이서정과 얽히게 하려는 의도이기는 했지만 왠지 설정들이 유치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그런식으로 네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개인적으로 엮였으니 일단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 패스하고 넘어가기로 하지요.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이들의 얽히는 사랑과 일이 전개되어야 하니까요.
첫회에서 그녀는 단연 돋보였습니다. 캐릭터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스트립이 보여준 노장의 까칠함은 아니었지만, 직설적이고 도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메릴스트립 보다는 훨씬 젊은 그녀이기에 보스로서의 박기자의 역할을 더 감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겠지요.
매 씬마다 변신하는 김혜수의 의상이나 소품, 헤어스타일 등은 김혜수라는 여배우가 가진 이미지와 함께 패션잡지자의 베테랑 여기자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패션잡지사의 기자들이 다들 그런 차림으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스타일이라는 잡지사 차장 박기자는 일과 자신을 철저하게 하나로 여기는 프로입니다. 일류 명품들을 다루는 잡지의 보스(아직은 차장이지만 곧 편집장이라는 보스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는 자신의 스타일도 명품으로 만들고자 하지요. 스타일의 박기자는 명품과의 동일화를 꿈꾸는 인물입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명품화시켜야 진정으로 명품을 다룰 자격이 있다는 그녀만의 독특한 직업의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지요. 그래서 박기자는 명품이 되지 못하는 부하직원들이 못마땅합니다.
"엣지있게 해" 그녀가 성에 차지않는 모델이나 부하들에게 늘상 던지는 말이지요. '엣지있게' 이는 그녀의 프로의식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대사입니다. 일에 있어서 철저하지 못하고 명품 기사를 내지 못하는 부하 직원들에게 그녀가 악마 독수리가 되는 것은 그녀로서는 당연하지요. 그녀는 명품을 다루는 명품이거든요.
'종영드라마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양을 삼켜라', 최악의 폭력드라마 죽음의 퍼레이드 (25) | 2009.08.07 |
---|---|
'태양을 삼켜라', 태양이 삼켜버렸다! (24) | 2009.08.06 |
'드림' 놓치기 아까운 김범, 주진모의 변신 (24) | 2009.08.05 |
스타일: 패셔니스타 김혜수를 위한 드라마 (26) | 2009.08.02 |
시티홀: 젊은 정치의 희망을 제시한 드라마 (0) | 2009.07.03 |
시티홀: 선택을 강요하는 사회 (0) | 2009.06.26 |


-
유쾌한 인문학 2009.08.02 10:53 신고
전 이거 안봤어요.ㅋㅋ
아 드라마보는 것도 정말 피곤한 일이에요.
딱히 드라마같은걸 그리 좋아하는 스탈도 아닌데.. 남따라 할려다 보니..ㅠㅠ -
TV속 세상 2009.08.02 11:45
시간이 지날 수록 글 실력이 늘어 나시네요.^^
에구...로그인 안하고 추천했네 ㅠㅠ
글 잘보고 갑니다. ㅎ 오늘은 포스팅 한개를 더했어요 ㅋㅋ 좀다도 할려나 ?
제 블로그 자주 놀러오세요 ㅎ -
-
-
지나가다가 2009.08.02 14:42
저도 완전 공감이에요. 처음부터 에디터란 사람이 사직서 쓰고 넋나가서 소리지르고, 다음날 수습하겠다고 수선떨고... 앞머리는 왜그리 답답한지. 긴얼굴이 더 길어보이는데... 캐릭터 자체도 비호감 됐어요. 훨씬 사랑스럽고 인간적으로 그려낼 수도 있는 캐릭터 같은데... 특히, 어려운 일도 황당한 사건으로 척척 해결 완전 동감이에요.이런 민폐 캐릭터 현실에서는 좀? 밉상이에요--;;; 근데 패셔니스타가 맞지 않나요? 김혜수씨 보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첨부터 끝까지 원피스, 미니스커트 이랬으면 보기 싫었을텐데 바지에 셔츠도 참 세련되게 소화하더라구요. 류시원씨는 20년째 똑같은 연기. 지나가다가 글을 잘쓰셔서 어찌나 제가 느낀 걸 콕 집어주셨느지^^ 류시원씨의 20년 한결같은 일관성?과 이서정의 민폐 행각이 계속되면 제 인내심에 한계가 올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08.02 15:09 신고
휴가 끝 피곤한 밤에 보다 안보다 했는데
패션, 스타일, 오버, 김혜수, 이지아, 류시원, 신인배우 등등
오늘 보고 저도 포스팅 해야겠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
-
-
영웅전쟁 2009.08.02 16:11 신고
옆지기...
찬유 끝나자 세상 살맛이 없다고 하든데...
스타일 열심히 보곤, 찬유보다 재미없다
하더군요 ㅎㅎㅎ
제가 그랬지요, 한번 보고 어찌 아냐고???
옆지기 대뜸 찬유는 처음부터 재미있었다고 ㅎㅎㅎ
찬유 끝났다고 왕 짜증 입니다. ㅠ.ㅠ
고맙습니다.
언제나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남은 휴일 잘 보내시길 빌면서 -
-
모두들~~ 2009.08.02 23:39
김혜수 씨가 패셔니스트라 하는데 제가 청개구리인가요?
김혜수씨 스타일은 거부감이 먼저 들어오니..
자신에 장점을 극대화시켜서 그런것같아요.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지만
제 동료들도 김혜수스탈 절래절래 해요.부담스럽단
말이 젤 많구요 .스타일 드라마는
산만하고 짜증나던데
회가 거듭하면 나아지겠지요. -
바람나그네 2009.08.03 01:58 신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저도 귀가 예민한 편인데 이지아의 소리지르는 것은
정말 듣기가 괴롭더군요 ㅎ 앞으로 좀 발전하는 모습을 봤으면 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