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남자 키스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7.15 '나쁜남자' 한가인, 속을 알 수 없는 민폐형 들러리캐릭터? (15)
  2. 2010.07.09 '나쁜남자' 유혹의 덫, 오연수-김남길의 숨막혔던 밀실 키스 (35)
2010.07.15 15:07




태라의 건욱을 향하는 마음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고, 재인의 건욱에 대한 새로운 감정마저 감지되면서 드라마 나쁜남자가 심건욱의 복수극 퍼줄맞추기에 이어, 새롭게 감정 퍼즐맞추기까지 복잡하게 스토리가 변하기 시작했는데요, 파국을 향해 가는 주인공들의 격정적인 감정 못지않게 등에 흉터가 있는 남자를 봤다는 재인의 증언으로 곽반장의 수사가 건욱을 향해 조여오기 시작했습니다. 
건욱에게 향하는 태라의 감정, 태라와 건욱의 관계를 알게 된 모네, 태성이 재인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쁜남자 속 복잡한 애정관계만큼 그 전개도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잘 짜여진 심건욱의 복수극이 어디선가부터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는데요, 재인이 알게 된 비밀이 건욱의 복수질주극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복병이 될 것 같습니다. 
건욱의 전화로 만취한 홍태성을 데리고 태성의 집으로 간 재인은 술에 떡이 된 태성에게 주스를 권하다 옷에 주스를 엎질러 버립니다. 젖은 옷때문에 태성의 와이셔츠를 입고, 무슨 수작인지조차도 이해 안가게 태성이 누워있는 쇼파에 앉는 재인입니다. 나한테 잘해주지 말라며, 누구를 만나든 상처를 주는 놈이라며 태성은 재인을 문밖으로 쫓아내 버리지요. 그 와중에도 손에 꼭 쥐고 나온 핸드폰은 건욱에게로 연결되고, 쏜살같이 달려온 건욱이 윗옷을 벗어 허리에 묶어 줍니다. 신까지 벗어주고 말이지요.
거리에서 건욱과 멋드러지게 걷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재인이 태성의 셔츠로 갈아입고 술 취한 남자 앞을 서성이며 쇼파에 앉는 모습이나 남의 집을 힐끔거리고 구경하는 것이 속물적이라기 보다는 수준 낮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혹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유치하다는 생각? 
나쁜남자를 나쁘게 만드는 옥에 티들이 이런 유치한 설정들이라는 것을 모르는지;;... 건욱 역시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설정도 조금 우스웠어요. 여튼 도로 한복판을 건너는 김남길과 한가인의 장면은 화보처럼 멋있었으니 또 할 말은 없지만요.
재인에게 옷과 구두를 골라주는 건욱, 재인은 건욱에게 자신의 마음이 점점 쏠리고 있음을 느낍니다. 건욱의 머리를 향하던 손을 결국 거둬 버리고 마는 재인입니다. 재인에게 건욱은 모네의 남자친구이기에 가까이 다가서면 안되는 사람일 뿐이지요. 국밥집에서 밥을 먹으면 건욱이 재인에게 말하지요. 밥 힘으로 홍태성을 잡으라고요. 자신의 초라함때문인지 건욱에 대한 감사의 마음때문이지 알 수 없는 재인의 눈에 눈물만 고이고, 그렇게 밥을 꾸역꾸역 밀어넣는 재인입니다.
재인의 마음에 건욱이 들어왔는데, 묘하게도 건욱의 비밀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것이 두 사람의 아픔을 예고합니다. 최선영이 죽던 날 재인의 차에 뛰어든 남자의 등에 길게 나있던 흉터, 재인은 건욱의 집에서 우연히 그 상처를 보게 되지요. 아직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지만, 건욱에게서 발견되는 의문투성들은 재인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사는 집도 그렇고, 재인에 대한 마음도 관심인지, 친구로서의 감정인지 조차도 모호합니다. 태성에게 접근하도록 도와주는 의도가 무엇인지 까지 재인에게 비치는 건욱은 전혀 낯선 사람입니다.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다가오는 것에 대한 낯설음. 그럼에도 기대고 싶은 편안함이 재인을 신경쓰이게 합니다.
문재인의 감정선에 비해 태라의 감정선은 눈빛만으로도 격한 감정이 다 전달될 정도로 뇌쇄적이고 뜨겁습니다. 건욱과의 키스가 계속적으로 떠오르는 태라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요가를 해 보지만, 이내 무너지고 맙니다. 빗속에서 전해지던 온몸의 세포를 깨우듯 짜릿하게 느껴지던 건욱의 손길을 떠올리고는 화끈거리는 태라입니다. 떨쳐버리고 싶으면서도, 머리 속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다면 다 지워버리고 싶은 심건욱의 목소리, 그에 대한 기억들은 지워버리려고 할수록 더욱 생생하게 태라의 가슴을 뛰게 만들지요. 
태라는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태라를 두렵게 하는 것은 안정적인 가정과 해신그룹의 장녀라는 사회적 위치만이 아닐 거예요. 사랑에 빠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앞서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글거리는 불꽃을 보면 손으로 잡아 보고 싶은 충동이 이는데, 태라의 심정이 춤추는 불꽃을 손을 내밀어 잡을까 말까 하는 그런 감정이에요. 
어린 아이들을 보면 케익에 꼽힌 초를 보고 불꽃을 잡기 위해 무턱대고 손을 내밀지요. 뜨겁다는 것을 모르고 화려한 촛불에 무턱대고 다가가듯이 말이지요. 뜨겁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린 아이들 표정을 보면 무서워 하면서도 눈길은 불꽃을 잡아보고 싶은 생각이 읽혀집니다. 태라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강렬한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건욱이라는 불꽃을 잡아보고 싶어한다는....
모네에게 상처주지 말라며 건욱에게 떠나라고 말하는 태라를 보니, 어쩌면 모네가 아니라 자신에게서 떠나달라는 말처럼 들리더라고요.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어요. 당신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이리저리 흔들릴 만큼 당신을 좋아해. 사랑한다구"
태라의 말은 모네를 빗댄 자신의 감정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욱의 눈빛 하나 행동 하나에도 흔들리고 있는 것은 태라 자신이거든요. 그런 태라에게 건욱이 비수를 꼽지요. "내가 듣고 싶은 건 당신 진심이에요. 당신이 뭘 좋아하는지, 누굴 좋아하는지, 지금 어떤지..."
이어지는 건욱의 말은 태라가 흔들리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다짐하는 태라의 모든 것을 흔들어 버립니다. "시간은 그저 지나가는 거예요. 돌아갈 수도 가둘 수도 없어요. 오직 순간이니까. 그래서 그 순간의 진심이 중요하고, 나한테 흔들렸던 것, 그게 당신의 진심이에요". 한 번 뒤집어 들으면 진지한 작업남의 멘트일 뿐이지만, 심건욱이 뱉으니 어찌 이리 폼나는 지..ㅎ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모네가 양평 별장으로 가버리고, 태라와 건욱은 양평으로 향하지요. 감기기운이 있었던 태라는 건욱 앞에서 쓰러집니다. 밤새 태라를 간호한 건욱과 서울로 향하는 길에 결국 태라는 건욱이라는 불꽃에 손을 내밀고 맙니다. 그날 갤러리에서의 키스가 실수가 아니었다고 고백해 버리고 말지요. "그 순간만큼은 그 때 그 순간만큼은.. (제 자신이었어요)".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태라의 감정은 건욱의 복수가 한걸음 가까이 다가섰음을 의미하겠지요. 건욱이 계획한 해신그룹에 대한 복수, 태라에 대한 복수는 철저하게 부숴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참 이해가지 않는 복수극이에요 ;;)
이번 회 특히 눈여겨 본 감정의 변화는 건욱과 재인의 감정입니다. 태성의 집에서 셔츠바람으로 쫓겨난 재인을 위해 묵묵히 재인을 챙겨주는 건욱의 따뜻함에 재인의 손길이 자꾸만 건욱을 향하고 싶어 합니다. 누군가가 집에서 해주는 밥이 먹고 싶다는 건욱의 말이 건욱의 외로움처럼 느껴집니다. 건욱이 받고 싶다는 집밥을 해주려고 미행해서 알아낸 집을 찾아가 재인은 건욱을 위해 밥을 해주지요.
그런데 홍태성에게서 온 문자로 건욱과 함께 밥을 먹지 못하고 도망치듯 나와 버립니다. 홍태성에 대해서는 건욱에게 시시콜콜한 것까지 얘기했던 재인이 동생의 메시지라고 둘러대고, 황급히 건욱의 집을 나와 버렸지요. 함께 밥을 먹지 못하는 미안함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건욱이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재인입니다.
건욱 역시 재인에게로 자꾸만 마음이 달려가는 것을 스스로 막지 못합니다. 밤새도록 태라를 간호한 건욱이 결국 쓰러졌던 곳은 재인의 어깨였지요. 복수만을 향해 달려가는 건욱에게 잠시의 위안과 평화를 주는 곳은 재인입니다. 복수를 향해 달릴 수록 지쳐가는 건욱, 재인의 어깨에 곤히 기대 잠이 든 건욱을 보며 건욱이 재인 앞에서 무장해제되어 버리는 심정이 이해되더군요. 
불쑥 나타난 재인이 밥 다 됐다고 손씻고 오라는 말은 마치 행복했던 어린 시절 엄마의 목소리 같았어요. "태성아, 밥먹자. 손 씻고 와" 라는. 재인이 손 씻고 오라는 말에 어린아이처럼 웃는 건욱의 표정에는 언뜻 어린 시절 태성의 모습도 보입니다. 
혼자 남겨져 혼자 밥을 먹는 건욱의 등으로 짙게 드리운 외로움과 아픔이 묻어 나옵니다. 스탠드를 잡고 서 있기만 해도 멋있는 김남길은 등에도 감정을 실어 보내나 봅니다. 등을 곧추 세우지도 못하고 감정에 복받쳐 먹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울컥해 지더라고요. 등에도 감정이 실려보낼 줄 아는 멋진 김남길의 연기를 군입대로 당분간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워지기 까지 합니다.  
나쁜남자는 솔직히 스토리의 탄탄함이나 작품성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매회 감탄을 금할 수 없는 김남길과 오연수의 몰오른 연기는 위험한 관계임에도 지속적으로 훔쳐보고 싶을 정도로 숨막힙니다. 시선과 시선이 부딪치는 한 장면만으로도 대사없이 전달되는 감정을 100% 표현하지 못하는 대사가 오히려 유치하게 느껴질 정도에요. 최선영을 버리고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순간순간 깊은 회한의 표정을 짓는 김재욱의 감정선도 돋보이고요.
그런데 제게는 이상하게도 관심도, 정도 가지 않은 문재인의 밋밋하리 만치 담백한 캐릭터가 마치 퍽퍽한 바게트빵을 먹는 느낌이 드는데 혼자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어요. 김남길과의 장면도 애틋함과 달달한 오글거림보다는 따로 노는 느낌이어서인지, 심건욱의 감정선만이 읽어집니다. 심건욱 만큼이나 외로움과 상처, 거기에 반항까지 내보이는 홍태성과도 너는 너대로 놀아라, 나는 나대로 들이댄다라는 식같고요. 드라마에서는 복잡한 캐릭터인데,입체적이지 못하고 단선적인 모습때문인지, 문재인이라는 인물의 매력은 별로 느끼지 못하겠네요. 속물적인 인물이라기 보다는 얄미워지려는 민폐형캐릭터에요.
가진 것은 없고 머리는 뛰어난 자존심 강한 속물주의 인물이라기 보다는 생각을 읽을 수 없는, 그래서 울어도 슬퍼보이지도 않고, 웃어도 뭐가 좋아서 웃는지 조차 잘 모르겠어요. 복수를 꿈꾸는 것인지, 재벌가에 입성해서 신데렐라가 되고 싶어하는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홍태성을 불쌍해하는 것인지조차 종잡기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장면에서조차도 문재인이 스토리를 주도하지 못하고 들러리 역할만 하는 느낌이에요.  자존심강하면서도 속물적인 여자라기 보다는 대책없이 들이대는 민폐형 캐릭터로 느껴져서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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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9 09:06




"그 이유가 뭐든 난 당신한테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거짓말이야. 이렇게 휘청거리는데... 온몸이 산산히 부숴져 버린 듯 두렵다.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져 가듯 혼미해진다. 강한 전류가 온몸을 휘감는 듯 짜릿하다. 심장을 쥐어 짜는 듯한 이 강한 전율을 언제 느껴 봤던가... 샤워기의 물이 그의 손길같다. 심건욱, 거부하고 싶은 이름, 불길하다. 위험하다.'
빗속에서 전해지던 심건욱에 대한 기억들을 씻어내고 싶은 태라, 샤워를 하고도 씻겨지지 않은 기억은 욕정인지, 부도덕한 생각에 대한 죄책감인지, 혹은 심건욱에게 빠져들고 싶은 태라의 감춰진 욕구인지, 태라는 산산이 부숴지고 있습니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방울들처럼 말이지요.
남편과 잠자리를 원하는 태라, 그러나 재판준비로 예민한 박검사는 태라를 거부합니다. 채워지지 않은 욕정은 태라의 머리 속에 심건욱을 불러 들이고 맙니다. 촉수처럼 태라를 휘감는 심건욱의 뜨거운 손길이 태라의 전신을 타고 흐릅니다. 엘리베이터에서의 상상처럼 말이지요. 태라에게 그날 밤은 유난히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고독했습니다. 
*남편 박검사가 잠자리를 거부하자 홀로 어두운 거실에 서있던 태라를 보니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어째 글이 19금식으로 써지는지...;; 이글을 미성년자가 읽으면 안되는데 이런 생각을.. 에고, 난감;;;  
신여사의 갤러리 오픈파티, 분위기가 마치 가면무도회장 같습니다. 홍태성이 건욱에게 재미있는 놀이를 제안하지요. 옷을 바꿔입고 왕자와 거지놀이를 하자고 합니다. 태성은 건욱이 되고 건욱은 홍태성이 되고 말이지요. 스타킹을 갈아 신기 위해 갤러리 밀실로 간 태라, 쇼파에 있던 가면 쓴 심건욱이 태라를 향해 수화를 합니다. 그 수화는 건욱이 조금전에 태라에게 했던 말이었지요. 가면 쓴 홍태성이 심건욱이라는 것을 알게 된 태라는 당혹스럽습니다. "오늘 당신이 여기서 가장 아름다워요" 태라의 심장은 다시 쿵쾅거리기 시작합니다.
건욱을 찾아 밀실로 온 모네의 눈을 피해 구석으로 피하는 건욱과 태라, 태라는 감전된 듯 꼼짝할 수도 없습니다. "당신 심장이 뛰네" 도망치듯 자리를 피하려는 태라를 거칠게 끌어 당기는 건욱을 거부하지 못하는 태라, 이어지는 키스신은 강렬한 불길같습니다. 뼈까지 태워버릴 듯한 뜨거운 유혹, 태라는 건욱의 덫에 빠져들고 맙니다. 숨막히도록 짜릿한 전류가 흐르는 치명적인 중독, 그 유혹의 덫에서 꼼짝할 수 조차 없는 태라입니다. 
모네와 소담이와 놀고 있던 건욱에게 태라는 그날 일은 실수였다고 말해보지만, 건욱은 태라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뿐입니다. 태라씨의 진심을 듣고 싶다는 건욱에게 "정말 지독해"라고 말해 버리는 태라입니다. 태라는 건욱이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듣고 싶다는 말에, 지독하다는 말로 태라의 진심을 답해준 것이지요. 
유부녀인 태라가 심건욱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을 보면서 이상하게 저는 유부녀인데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홍태라의 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법과 돈의 정략결혼이었어요. 매사가 모범적이고 순종적이었던 태라는 부모의 뜻을 거역한다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중매시장의 일등신부감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쇼파 위의 쿠션 하나도 반듯하게 놓여 있어야 하는 깔끔하고 완벽한 성격의 태라가 불륜이라는 일탈행위에 빠져든다는 것은 태라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그녀를 깨어나게 한 것은 정숙함이라는 기준에 억눌려 있었던 욕정과 20살 모네에게서 보여지는 열병같은 사랑에 대한 갈구였어요. 타락과 육체적 탐닉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건욱의 복수이유와 태라의 고독을 알아 버렸기에, 흔들리는 태라의 감정은 일회성 쾌락도 원초적 본능이라는 말과도 어울리지 않아 보여요. 가장 좋은 표현이 '강한 이끌림에 의한 치명적 사랑'이라는 말밖에 쓸 수 없겠네요.  
건욱에게 빠져드는 태라의 감정이 불꽃같다고 한다면, 건욱의 감정은 드라이 아이스같습니다. 스스로 악마이기를 자처한 건욱에게서 언뜻언뜻 보이는 냉소는 드라이 아이스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만져보지 않으면 실체가 뜨거움인지 차가움인지 조차 모호하게 합니다. 태라와 재인, 그리고 모네를 대하는 건욱의 각기 다른 얼굴들처럼 말이지요. 악마의 차가움을 선택했기에 재인을 바라보기만 하는 건욱의 슬픈 눈빛은 깊은 연민이 짙어갈 뿐입니다.
건욱에게 비친 재인은 부숴지기 쉬운 유리가면을 쓴 욕망의 슬픈 모습이에요. 태성에게 접근하는 재인마저 건욱의 또 다른 복수 시나리오인지, 재인에 대한 연민인지 아직은 불투명합니다. 가면을 쓴 홍태성을 건욱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연극하는 재인을 보며 속물적인 그녀의 욕망을 엿보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건욱에게서 느껴지는 질투와 연민의 표정은 사랑과 복수의 중간지점에서 고민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순수함을 버리고 욕망을 키워가는 재인을 지켜보는 건욱의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것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건욱은 재인을 붙들지 못합니다. 재인을 붙드는 순간, 건욱의 복수극 또한 막을 내려야 할 것을 알기 때문이에요.

악마이길 선택한 심건욱, 그는 철저하게 나쁜남자가 되려 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듯이 말이지요. "내가 가려고 하는 것은 어디일까? 천국일까? 지옥일까?" 그는 지옥을 선택했군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지요. 그가 알고 있는 지옥으로 가는 티켓이 홍태라를 산산히 조각내는 것이고요. 
밀실에서 태라에게 키스를 한 이 후 건욱을 만난 태성이 물었지요. "사고 좀 쳤어?"라고요. 그때 건욱의 대답이 "네, 깨뜨려서 산산조각내기..."라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하더군요. 태라가 지금 건욱 앞에서 산산조각으로 부숴지고 있음에 대한 은유적인 대답이었지요.
재인의 동생 원인에게 "사랑같은 것 믿지마. 그래도 믿고 싶으면 누가 너를 사랑하게 만들어"라고 말하는 대사를 들으며, 잠깐 궁금해 졌어요. 건욱을 둘러싼 세 여자들 중에 누가 건욱을 가장 사랑하고 있을까? 하고요.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 태라, 질풍노도의 순수한 첫사랑 모네, 기대고 싶은 편안한 사랑 재인 중에서요. 색깔은 다르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죽을 만큼 사랑하고 싶은 남자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잠시나마 아들이라고 사랑해 주던 아버지가 아들이 아니라고 비정하게 빗속으로 내몰아 버린 날, 건욱은 이때부터 세상에 사랑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는지도 몰라요. 밀양의 옛집을 찾은 건욱이 비극이 일어나기 전 행복했던 어린 태성(건욱)으로 돌아가 여전히 '엄마', '아빠'라고 부르며, 촉촉해지는 눈을 보니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제게 심건욱은 나쁜남자이기 보다는 불쌍한 남자로 다가오거든요.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던 홍태성(김재욱)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비극으로 치닫는 심건욱의 복수가 더 가슴 아프게 다가 오는지도 모르겠어요. 건욱의 복수극이 끝나더라도 '태성아, 밥먹자'라고 불러 줄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없기에 말이지요.  
*나쁜남자 9회를 보면서 느꼈던 점 <하나, 김남길 보는 것만으로도 숨막힌다. 둘, 오연수의 농익은 관능미가 전혀 퇴폐적이지 않다. 셋, 나는 나쁜남자에 중독되었다. 넷, 감정이입없이 구경만으로도 숨막히는 특이한 드라마다> 입니다. 드라마를 보면 마음에 드는 캐릭터 한 두 사람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그 사람이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드는데, 제게 나쁜남자는 제3자로서 구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드라마입니다. 
나쁜남자는 인물의 현실성, 사건의 개연성, 스토리의 치밀성에서는 거리가 멀다보니 드라마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건욱의 태라를 향한 도발적이고 위험한 유혹도, 유부녀의 일탈행위도 그 도덕성에 삿대질을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게 하지 않는다고 할까요? 건욱과 태라의 갤러리 밀실에서의 숨막히도록 뜨거운 키스신처럼 말입니다. 드라마라기 보다는 진한 물감 냄새가 풍기는 유화 그림 한 작품을 감상한 느낌이에요.  
김남길과 오연수의 농도짙은 키스신을 보며 느꼈던 것은 키스신의 수위가 아니라, 극중 심건욱과 홍태라라는 인물의 격렬한 감정을 보여준 농익은 연기입니다. 악마가 되는 지옥행 티켓인 홍태라를 부숴야 할 필연성을 차가우면서도 강렬한 눈빛으로 보여주는 김남길과,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치명적 매력으로 다가오는 남자를 거부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공허한 30대 유부녀의 육체적 반응을 농도있게 보여 준 오연수의 밀실키스신은 자극적이라기 보다는 연기가 좋았다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매력남 김남길, 관능과 이성을 흔들리는 눈빛으로만으로도 표현해 내는 오연수, 멋진 배우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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