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희'에 해당되는 글 35건

  1. 2012.08.06 '넝쿨째굴러온당신' 김남주 유산, 태아 소품취급에 욕 나오는 이유 (35)
  2. 2012.07.30 '넝쿨당' 이희준-조윤희 눈물포옹, 주렁주렁 매달린 드라마 엔돌핀 (5)
  3. 2012.07.29 '넝쿨당' 측은하기 까지 한 나영희와 김남주의 짜증나는 오지랖
  4. 2012.07.01 '넝쿨째 굴러온 당신' 방귀남의 입양제안, 어떻게 생각하세요? (1)
  5. 2012.06.25 '넝쿨당' 장용의 명품연기, 분노의 따귀도 달래지 못한 통한의 눈물 (2)
2012.08.06 08:05




작가라는 게 그렇습니다. 드라마 내에서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허구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죠. 허구의 장르에서 생사여탈권을 가진 인물은 드라마 속의 주인공도 아니고, 법원의 판사도 아니고, 신도 아닙니다. 작가의 펜대 혹은 자판에서 결정나지요. 드라마 유령에서는 조현민이 클릭 한 방으로 생사를 결정짓는 사이코 패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결국 극중 인물을 죽이는 것은 조현민이 아닌 김은희 작가라고 할 수 있겠죠. 더러는 착한 사람이 죽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죽기도 하지만, 어떤 죽음이든 개운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해외입양도 거부된 지환이 차윤희의 옷자락을 잡을 때부터 일이 이렇게 될 것 같더라니만, 비록 드라마지만 차윤희(김남주)의 유산은 욕이 나오더군요. 아무리 작가에게 생사여탈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뱃속의 생명을 참 쉽게 죽이네요. 그것도 뻔히 보이는 갈등의 봉합을 위해 말입니다.
잦은 습관성 유산으로 아이를 낳지 못했던 장양실(나영희)이 조카를 나 몰라라 차에 두고 내려버린 실수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도 좋고, 자폐증세가 있는 지환을 입양시키는 것도 다 좋습니다. 그런데 화해와 용서, 그리고 입양을 위해 차윤희의 아이는 왜 희생되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꼭 유산을 해봐야 아이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건가 싶고요.

보기 드물게 깔끔했던 드라마가 연장으로 늘어지더니, 이제는 억지설정만 난무해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입니다. 사돈끼리 머리채만 잡지 않았다 뿐이지 주워담지 못할 말싸움을 하는 것도 저런 어거지가 어디있나 싶더니, 겹사돈을 위해 거지커플이 된 말숙과 세광의 노숙은 코미디가 따로 없을 정도입니다. 천재용의 드세고 한 성질 한다는 누나들은 하나같이 왜 그모양인지, 제대로 된 여자들이 하나도 없어 보이더군요. 작가님, 아무리 천재용이 코믹하고 특이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지만, 주변인물들을 그렇게까지 요상스럽게 드라마인지 코미디인지 구분 못하게 등장시키면 안되지요.
개 머루먹듯이 스토리 라인만 쫓다가 놓치고 있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장수빌라에서 윤희의 임신을 위해 할머니는 윤희를 데리고 세종대왕의 태실이 모셔져 있는 절까지 데리고 갔고, 엄청애는 교회 목사님과 신도들을 식사에 초대하고, 목사님(지진희)으로부터 노산이라며 차윤희에게 생명을 달라고 머리를 붙들고 기도까지 하는 에피소드를 엮기도 했습니다.
할머니 전막례는 헛구역질을 한 윤희에게 임신테스터기를 사다주고 은근슬쩍 임신에 대한 부담감을 주기도 했고, 후에 윤희의 임신이 확실한 것으로 나타나자 임신 축하떡을 가지고 윤희 일하는 곳을 찾아가기도 했었죠. 여튼 윤희의 임신은 장수빌라 최고의 화제와 축하할 일이 되면서, 윤희가 직장을 다니느냐 마느냐를 두고 가족투표까지 벌였던 장수빌라였습니다.
직장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윤희에게 응원표가 쏟아지면서 윤희의 임신과 휴직문제는 일단락이 되었지만, 해도해도 너무 한다 싶을 정도로 그 뒤에는 나몰라라 더군요. 윤희는 차세광을 향해 날아라 발차기에다, 세광과 말숙을 잡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는 일도 많았고(이때마다 임신한 몸으로 으이구, 조심해야 하는데 소리가 절로 나왔더라죠), 심리적 스토레스를 겪는 일도 많았죠. 작은 어머니와의 일에서 부터 시어머니 엄청애의 스트레스 푸는 샌드백까지 되어야 했습니다. 저러다 자연유산되는 건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말이죠.
중요한 것은 윤희에게 아이를 가지라고 그 보이지 않는 난리를 치고, 임신 초 가족투표까지 했던 윤희의 임신은 장수빌라로부터 철저히 외면되고 있었죠. 정확하게는 작가가 윤희가 임신한 사실을 잊고 있나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윤희가 갑자기 꿈자리가 안좋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괜히 슬펐다, 정기검진날이다 등등의 대사에서 불길함이 느껴지더니, 유산이라니... 참 어이없네요. 초음파 사진을 붙들고 우는 윤희를 보고 가슴 아픈 것은 잠시였고, 조금 지나니 작가에게 화가 머리끝까지 나더군요. 태아를 이렇게 소품취급하듯 쉽게 죽인다는 것이 잔인하고 끔찍해서 말입니다. 자판 하나로 힘들게 가진 아이를 없애버리다니, 정말 무섭군요.
지환이 입양도 좋고, 작은 어머니와의 화해도 다 좋은데, 왜 굳이 윤희의 유산을 빌미삼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도 의지와 결심만 확고하다면 얼마든지 지환을 입양할 수도 있는 문제였고, 장양실과의 문제도 다른 식으로 풀어갈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윤희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싸움을 보고 한 말이 있었죠. 세광이가 말숙이 짝으로 아깝다는 윤희모 한만희에게 엄청애도 해서는 안되는 말실수를 했죠. 며느리에게 우리 귀남이가 솔직히 아깝다고 말이죠. 누가 아깝느니 어쩌느니 하는 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을 배웠다며, 이런 말을 했었죠. "꼭 겪어봐야 배운다니까". 
장양실의 유산의 아픔을 윤희의 유산을 통해 배운다? 혹은 이해한다? 혹이라도 이런 설정때문에 윤희 뱃속의 아이를 죽인 것이라면, 작가님 너무 하셨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이었고, 드라마 윤희라는 인물의 뱃속 태아였을 뿐이지만, 이렇게도 간단하게 태아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말 한 마디로 죽일 수 있는 건가 싶네요. 아무리 드라마이고 허구의 이야기지만, 허구 속에도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것은 중시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환이를 입양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한다면 더더구나 말이 안되는 설정이었습니다. 아이 입양시켜 주려고 뱃속의 아이를 죽입니까? 입양은 꼭 아이없는 부부가 하는 것만도 아니고 말입니다. 윤희가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지환이를 입양하기로 결심을 굳혔더라면, 훨씬 메시지있고 감동적인 입양이 되었을 겁니다. 뱃속의 생명을 스토리를 위한 소품 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 극적인 스토리만을 위한 작가의 생명에 대한 진지하지 못한 자세가 아쉽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지금까지 작가에게, 그리고 작품속 방귀남과 장수빌라 인물들을 보면서 서운했던 것은, 사람 마음 화장실 갈 때랑 나왔을 때 다르다는 말이 틀리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귀남을 입양한 양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제가 방귀남 친부모였더라면, 당장에라도 있는 곳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을 듯 합니다. 아니면 한국에 초청이라도 해서 감사함을 전했을 겁니다. 귀남도 일주일에 두번 알람까지 해두면서 장모에게 전화하는 날을 챙기면서도, 정작 자기를 길러준 부모와는 전화통화는 커녕 안부도 궁금해 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어버이날에는 장수빌라 가족들을 위한 이벤트만 했을 뿐이었고요. 낳아주신 부모도 부모, 길러준 부모도 부모인데 방귀남을 보면, 그래서 머리 검은 짐승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나왔다 싶게 무심하더군요.
미국에도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Mother's Day, Father's Day가 있습니다. 결혼할 때도 키워주신 양부모님은 초청도 하지 않은 듯 하더니, 여태 귀남이는 양부모님께 부인 윤희를 인사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뒷 이야기로 뜬금없이 방귀남이 일주일에 두 번씩 미국 부모님과 통화를 해왔느니, 선물을 보냈다느니 하는 대사를 어거지로 끼워넣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미국 양부모는 귀남이 친부모를 찾는다는 말에 도움이 될까 싶어, 귀남이 어렸을 때 입었던 빨간 스웨터까지 챙겨서 보내주기도 했는데, 찾고 나니 입 싹 씻어버리고, 에잇 배은망덕한 녀석 같으니라고 싶더랍니다.
방장수를 비롯, 귀남의 부모님도 제가 그 부모라면 가서 인사는 못 드릴 망정, 전화통화라도 자주 하고, 머리카락으로 짚신을 삼아서 선물을 보내주고 싶을 정도로 감사할텐데, 드라마에서는 하다 못해 한국산 미역이나 멸치 한 박스 보내는 모습도 나오지 않더군요. 방귀남을 잃어버린 장양실에 대한 추궁스토리만 있었을 뿐이었지요. 방장수네 어른들이나 방귀남이나 30년이나 키워주신 양부모에게 홀대를 하는 모습이나, 자판 하나로 태아를 쉽게 죽여버리는 생명경시는 아무리 드라마라고 할지라도 지양되어야 할 소재입니다. 장양실도 세 번이나 유산되었죠. 회상장면에서 족히 수 십번은 반복되어 나온 아이잃은 장양실의 허망한 눈동자를 보는 것도 힘들었는데, 윤희까지 참 가슴 아프군요.
같은 아픔을 당해야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설정보다는, 윤희와 귀남이 뱃속에 든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태아일기를 쓰는 것을 통해 '장양실이 잃어버린 아이때문에 많이 아팠겠구나', 역으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었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싶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소재도 좋았고, 조카를 잃어버리고 30년이나 침묵하고 있었던 작은 어머니 장양실을 제외하면 막장소재도 없었고, 신선한 가족드라마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결말을 향해 가는 봉합과 화해의 과정에 태아가 희생양이 되는 것에 화가 나네요. 드라마 소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윤희의 유산과 재임신에 대한 희망으로 지환이 입양문제를 비롯, 장양실과의 용서와 화해의 억지 짜맞춤은 식상함을 넘어 다된 밥에 재뿌리는 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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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30 10:21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일이 터지는 장수빌라입니다. 방말숙과 차세광의 연인선언으로 양가가 발칵 뒤집혔지요. 겹사돈이 흔하지는 않은 일인데다 호적관계가 헝클어지는 이유도 있지만, 그간 윤희를 가장 혹독하게 시집살이 마음고생을 시켰던 방말숙이기에, 윤희네의 반대가 거셉니다.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방말숙이기에 겹사돈을 떠나, 윤희네 집에서 말숙이 자체를 싫어한다는 것이 말숙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입니다. 싸가지 시누이에 된장녀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는 말숙이의 행실이 오죽 미웠어야 말이죠.
고슴도치도 제 자식이 가장 예쁘다고 팔이 안으로 굽는 엄청애지요. 방말숙을 탐탁지 않아 하는 윤희와 윤희모의 반대에 심드렁한 엄청애, 윤희모 한만희도 썩 호감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뭔지모를 고소함이 느껴지는 것은 차윤희의 시집살이를 공감했기 때문일 겁니다. 딸가진 부모는 그래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며느리와 딸을 한 발치 떨어져서 봐야 할 듯합니다. 남의 자식 허물에는 눈을 반쯤 감고, 내자식 허물은 온 눈을 뜨고 봐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드라마상의 재미설정이기는 하지만, 안사돈끼리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썩 유쾌하지는 않더군요. 가장 어려운 관계가 사돈지간이라는데, 머리채만 잡지 않았지 그렇게 험악한 심리전도 처음보는 모습이어서 말입니다. 도진개진이라고 두 안사돈이 으르렁거라는 것을 보면, 철없는 애들싸움보다 유치하기도 하고 말이죠. 딸자식이 시어머니 험담을 하더라도 친정어머니가 그러면 못쓴다고 말려야 할 판국에, 딸보다 더 심하게 사돈 뒷담화를 까지를 않나, 시어머니 앞에서 안사돈 흉을 보는 며느리도 곱게 보이지는 않더군요.
그나저나 장수빌라에 사건이 제대로 터졌습니다. 둘째 아들 방정훈이 공금횡령으로 잠적하고, 집은 온통 차압딱지가 붙어 오갈데없는 장양실을 장수빌라로 데리고 들어왔으니 말입니다. 귀남이 실종사건이 장양실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엄청애, 할머니 전막례와 방장수가 장양실과 한 집에서 서로 가시방석일텐데 무슨 일이 터질지 걱정이군요.
이래저래 이상한 낌새때문에 엄청애도 알게 될 날이 머지않았는데, 느닷없이 방정훈의 공금횡령 설정은 뭔가 싶더랍니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고, 혼자 잘난척하던 오만불손 둘째아들을 보니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맞는 듯 싶습니다. 장양실이 장수빌라에 머무는 동안 귀남이 용서쿠폰으로 가족의 화해로 결말을 낼 듯도 하고요. 여튼 방귀남 실종사건은 이제 징글징글해서 제 관심밖으로 밀려나버렸지만 말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넝쿨당의 최대 관심사는 자뻑 차도남 천재용과 곰팅이 방이숙의 알콩달콩 사랑만들기인 듯합니다. 이 커플만 나오면 흐뭇하고 즐거워서, 입이 귀에 걸리듯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구친답니다. 규현에게 묵사발이 되게 얻어 터졌으면서도, 갈비뼈와 횡경막을 집중공격해서 병원접수증을 끊고 있을 거라는 천재용, 허풍 착각병도 귀엽더라죠.
상처 덕지덕지 피투성이된 얼굴을 보고 누구랑 싸웠느냐고 묻는 방이숙, 이런 지극히 정상적인 안부를 관심으로 단단히 착각하는 천재용이죠. "방이숙씨 나한테 점점 빠져드는 거예요? 아마존 어느 깊은 늪에 빠져들듯이...", 천재용의 매력에 시청자가 빠져드는 중이랍니다^^
부모님이 농사짓느냐는 방이숙의 질문에 천재용 살짝 심기 불편해지지요. "지방에 살면 다 농사지어요?", 농사짓는게 뭐가 어때서 그러냐며,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공방에서 가구도 만들고, 아이들을 자유스럽게 키우는 것이 방이숙의 꿈이라는 말에 천재용의 꿈도 급격하게 바뀌지요. 내친김에 돌발청혼까지 하는 천재용, "됐네, 됐어. 우리 결혼하면 되겠네", 천재용의 돌발 프로포즈에 당황한 이숙, 발끈하지요. 농담이라는 말에 부끄부끄 나가버리는 방이숙, 두 사람의 혼잣말에 배꼽을 쥐었네요. "너무 앞서갔어 바보같이", "과민반응했어, 쿨하게 웃어 넘길 걸", 이 커플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이숙도 천재용에 대한 마음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지요. 이숙이는 요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이 즐거워 죽겠습니다. 예전엔 몰랐는데 점장님이랑 함께 있는 공간이 참 좋습니다. 비싼 접시를 다 깨버렸는데도, 다친 데 없느냐고 걱정부터 해주는 점장님,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이숙이는 자기때문에 오빠를 잃어버렸다는 할머니의 원망스러운 눈길 속에 자랐고, 어머니 아버지는 할머니가 무서워 대놓고 예뻐해 주지도 못하셨지요. 그래서 늘 집에서는 자신을 미운 오리새끼라고 생각해 왔던 이숙, 레스토랑에 오면 이숙은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었지요. 레스토랑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인정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다리에 올라가 형광등을 갈면서도 즐거웠던 것은 그 때문이었을 겁니다. 무거운 밀가루 포대를 날라도 힘들지 않았던 것은, 레스토랑에서는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그곳에는 점장님이 있었습니다. 좋아한다고 고백해 준,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사람이 말이죠.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재미있고, 뭔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왜 그러는 지는 모르지만 점장님을 생각하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일숙 언니는 좋아하는 것이라고 콕 집어 말해줬지만, 좋아하는 지는 아직 잘 모르겠는 이숙입니다.

그런 이숙이 점장님을 좋아한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습니다. 낯선 남자들에게 차에 실려가는 점장님, 이숙의 눈 앞에서 천재용이 납치된 사건이 일어난 것이죠.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검은 양복 아저씨들이 천재용을 차에 태우고 가버렸으니 이숙이 오해할만 했지요.
그 순간 이숙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뒤를 돌아보고 다급하게 뭐라고 소리치는 점장님의 얼굴만 보였습니다. 괜찮다고 위험하니 돌아가라는 천재용의 말이 들릴 리가 없었죠. 그 와중에도 천재용의 대사에 웃음 빵 터졌지요. "저 폐활량이면 올림픽을 나가지...".
죽을 힘을 다해 차를 쫓아가며 점장님을 부르는 이숙, 점장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이 덜컥 난 이숙의 눈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좋아한다는 말도 못했는데 말이죠. 왜 다들 그러잖아요. 뭔가 다급하고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면 못해 준 말만 생각나고, 후회되고 그러잖아요. 점장님을 부르며 달려간 이숙도 그런 생각을 했을 듯합니다.
자동차에 치일뻔한 이숙을 보고 차를 세우고 뛰어 온 천재용, 미련곰팅이가 막무가내로 뛰어오다 사고가 난 줄 알고 심장이 멈출 것같이 식겁했던 천재용이었지요. 사람이 납치되었다고 울며 전화를 걸고 있는 곰팅이, 다행입니다. 십년감수했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놀랬잖아요" , 엉엉 우는 이숙이가 너무 사랑스러운 천재용입니다. 좋아한다는 고백보다 목숨을 내놓고 차를 따라 달려 온 이숙의 눈물이, 이숙의 마음을 대신해 보여 주었으니까요. 
그 씩씩하고 눈치꽝인 여자가 천재용때문에 엉엉 웁니다. '방이숙씨! 나 걱정돼서 운 거야? 사람을 어떻게 보고, 남자 세 명쯤 일도 아니라고! 내가 한 주먹거리도 안되는 남자들한테 납치를 당했다고? 방이숙씨 나를 너무 띄엄띄엄 이해하고 계시네, 대명천지에 누가 겁없이 납치를 할 거라고, 방이숙씨 이리 겁많고 여려서 어떻게 살거야?', 엉엉 우는 방이숙을 안아주는 천재용, 나긋나긋한 곳이라곤 눈썹 한올도 없는 여자가 천재용의 품에 쏙 안겨 웁니다. 
'방이숙씨 그거 알아요? 난 조금 전에 죽을 것 같았다는 것... 방이숙씨가 사고난 줄알고... 이제 방이숙씨 없으면 나 몬 살 것 같아요, 방이숙씨는 내 인생의 엔돌핀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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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9 11:03




독 깰까봐 쥐 못 잡는다는데, 이제는 징글징글하기까지 한 방귀남 실종사건은 쥐도 잡고 독까지 깨고 있네요. 좋은 말도 한 두 번이지 반복되는 돌림노래는 그 안에 숨겨진 가슴 아픈 곡절마저 관심가지기도 싫게 만듭니다.
방귀남의 실종사건으로 시작되었던 30년전의 일이, 방귀남 유기사건으로 진실이 드러나는 듯하다, 작가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장양실의 실수로 가닥을 잡았지요. 유기가 되었건 실수가 되었건, 이제는 꼴도 보기 싫은 방귀남 실종사건이 되고 있습니다. 엿가락 늘리기도 정도껏 해야지 말입니다.
놀라웠던 것은 전막례의 정신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딸처럼 여긴 작은 며느리 장양실이 귀남을 잃어버리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실신을 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 내막도 모르고 이숙이와 엄청애만 구박을 해댔으니, 그 세월이 한탄스러웠을 것입니다. 착한 이숙이는 그런 할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나이들고 철이 들어서는 할머니를 이해했다고, 오히려 할머니를 위로하는 심성 고운 아이였고요. 30년 동안 챙겨주지 않은 생일이었으니, 앞으로 서른 번은 할머니가 생일을 챙겨달라는 말로 오래 살라는 말을 대신하는 이숙이였지요.

이렇게 심성고운 이숙이니 천재용같은 진국인 남자를 만난 복도 받나봅니다. 장수빌라 세 딸중 남자복은 이숙이가 가장 좋은 것 같아서 말이죠. 규현이 이숙을 쿨하게 보내 주더군요. 이숙이 마음이 천재용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더이상 이숙을 잡을 수 없었던 규현, 이숙은 극구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인을 했지만, 이숙의 얼굴에 핀 사랑꽃을 이숙과 천재용만 못봤나 보더라고요.

이숙을 납치해 간 규현에게 한 판 뜨자고 결투신청을 한 천재용, 그렇게 한 주먹도 못쓰고 쌍코피가 터질 줄이야~ 놀라워라 였답니다. 규현이는 변호사라더니 복싱만 했나 봅니다. 천재용 얼굴을 심하게 묵사발 낸 것을 보니, 이숙을 진짜로 많이 좋아했었나 보더라고요.
규현의 강펀치에 눈가가 찢어지고 얼굴을 아주 떡칠이 되었는데도, 그 와중에도 이숙이가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는 좋아죽은 천재용이더라죠. 다 죽게 얻어터지고도, 엔돌핀 급상승으로 고통도 잊는 천재용이었지요. 시청자도 천방커플만 나오면 엔돌핀이 급상승하는 기분이랍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예뻐서 말이죠. 늦게 배운 도둑이 날새는 줄 모른다는데, 이 커플 달달씬좀 많이 나왔으면 싶네요.
여전히 속시원하게 해결도 안되고, 긁어 부스럼만 내고 있는 것이 귀남의 실종사건과 장양실의 처리문제입니다. 장양실에 대한 동정표를 구하기 위해 작가는 장양실의 남편 방정훈을 인간같지도 않은 나쁜 남자로 만들고 있는데, 장양실의 실수를 동정이나 연민으로 감쌀 수는 없는 문제지요.
살갑지 않은 남편과 아이를 잃은 충격으로 조카를 실수로 차에 두고 내린 것까지는 이해되지만, 전막례의 말처럼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도 말하지 않고 있다가 30년이 돼버린 것은, 용서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를 넘어선 문제지요.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고 해도 용서는 못해도 품을 수는 있는 것이 가족입니다. 그런데 가족이기에 용서할 수 없는 문제가 가족을, 그것도 어린 조카를 버린 일일 것입니다. 장양실의 실수였다고, 애써 유기만은 아니었다고 감싸고는 있지만, 30년간 입을 닫아버린 장양실은 그날은 방귀남을 잃어버린 실수를 했지만, 그 이후는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니 말이지요.

물론 방귀남의 용서쿠폰으로 장양실을 가족으로 품을 마지막 화해의 장치로 남겨두기는 했지만, 상처뿐인 화해가 될 듯합니다. 앞으로 장수빌라 식구들과 장양실이 편한 마음으로 보지는 못할 것 같아서 말이죠. 용서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말이지요.
현실이라면 영원히 안보고 사는 것이, 그나마 그동안 가족이었던 정리를 생각해 마지막으로 베풀 수 있는 정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조카를 유기했다느니, 잃어버리고도  비밀로 간직했다느니 하는 막장설정을 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물론 부모도 자식을 실수로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양실은 귀남이를 알아보고도 사진을 찢어버리는 등, 귀남의 존재를 은폐하려고 했었죠. 귀남이 30년전의 그날을 기억했든 못했든, 장양실의 가장 큰 잘못은 귀남이를 알아보고도 숨기려했다는 것이었죠. 잃어버린 것은 부모도 할 수 있는 실수지만, 이 부분에서 가족이기에 용서할 수 없는 짓을 한 것이고요. 
지옥에서 살라고 방귀남이 작은 어머니 장양실을 향해 독설을 뱉었는데, 죄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장양실입니다. 장양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용서를 구한다는 말이지 싶습니다. 용서를 해달라고 한다는 생각 자체가 장양실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양실을 용서하느냐 마느냐는, 할머니 전막례를 비롯 방장수, 엄청애, 그리고 당사자인 방귀남이겠지만, 장양실은 지금 용서를 구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귀남이를 차에 두고 내린 실수를 고백한다는 것은 용서를 구할 일이 아니지요. 잃어버리고도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 용서를 구할 잘못이었죠. 장양실이 귀남을 차에 두고 내린 후, 엄청애보다 더 열심히 귀남이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보면, 애초부터 장양실이 귀남이를 버리려고 했던 것은 아닌 듯 하더군요. 유산의 충격으로 그날 제정신이 아니었던 게지요.
장양실은 장수빌라에서 내쳐진 것과 진배없는 상태입니다. 방장수도 더 이상 보고 싶지않다는 말을 했었고, 전막례 할머니도 내 집 문턱 드나들지 말라며, 무서운 아이라고 이혼하라는 말까지 했었죠. 막말로 장양실은 이혼하고 다시는 장수빌라를 드나들지 않으며 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엄청애에게만은 자신의 입으로 사실을 터놓으려고 했었지요.
장양실은 용서를 구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 같다며 울며 뛰쳐 나갔지만, 장양실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백을 해야 맞는 것이죠. 용서는 차후의 문제이고요. 장양실 본인의 마음을 가볍게 하자고 한 결심은 아니었을 겁니다. 엄청애를 빼고는 다 알고 있는 방귀남 실종사건의 전모를 엄청애가 언제 알게 되어도 알게 될 일인데, 차윤희의 오지랖은 연장으로 인한 고무줄 놀이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넝쿨째 굴러온 복덩어리 며느리 차윤희, 전 요즘 방귀남보다 차윤희 캐릭터가 훨씬 매력적이네요. 똑부러지면서도 뻑하면 '남이라 별 수 없다'는 시집식구들 속에서도, 가족이 되려고 고군분투하는 차윤희가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예쁩니다.
많이 배우고 똑똑한 차윤희지만, 그래도 세상을 오래 산 어른들에게는 살아온 연륜에서 나오는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거랍니다. 장양실의 문제는 덮는다고 덮어지는 문제가 아니지 싶습니다. 질질 끌어서 오히려 화딱지만 나네요. 드라마니 용서를 할 수도 화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라면 저같으면 죽을 때까지 안보고 살고 싶을 것 같군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방귀남 혼자 알고 가족들을 위해 덮기를 바랐지만, 결국은 다 알게 될 듯합니다. 
여자로서 감내하기 힘든 냉랭한 남편을 만들기도 하고, 아이를 갖지 못하는 아픔도 만들어 주기는 했지만, 장양실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용서와 동정의 이유로 만들어 주고 싶지는 않군요. 차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조카를 보고도 그냥 내려버린 장양실의 실수(?), 혹은 조카의 유기는, 눈살찌푸릴 일 없는 가족드라마 넝쿨당의 유일한 옥에 티이기도 합니다.
용서를 받든 받지 못하든,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장양실의 입으로 그 날 있었던 일을 고백하게 했어야 맞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엄청애의 충격을 염려해 카페까지 뒤쫓아와 장양실을 막으려 한 차윤희의 행동이 이해는 되지만, 이제는 장양실과 엄청애, 그리고 어른들이 풀어야 할 문제로 넘겨주었으면 싶어서 말이죠.

장양실의 비밀에 대해 한 사람 한 사람 번호표 순번대로 대면하는 듯한 장양실을 보니, 이제는 시청자가 진이 다 빠지네요. 장양실과 달궈진 돌위에 맨몸으로 장양실을 올려놓고 고통주기 놀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매회 "죽을 죄를 졌습니다" 라며 눈물을 떨구는 장양실을 보기가 괴로워지려고 까지 합니다. 그래서인지 고백할 기회조차 차윤희의 오지랖이 망쳐버린 것 같아, 안됐다 싶더라고요. 장양실을 독안에 넣고 너무 찔러대니 동정심을 가져서는 안되는데도 측은하기 까지하고, 이제 방귀남 실종사건만 나오면 짜증이 솟구칠 지경입니다. 장양실이 용서하기 힘든 죄를 지었지만, 매도 한 번에 맞는 것이 낫다는데, 찔끔찔끔 이런 고문이 없겠다 싶으니 말입니다. 사실을 알게 된 엄청애의 분노와 충격으로 한 두회 스토리를 늘이기 위함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너무 우려내니 곰국 맛도 별로 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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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1 08:44




드디어 천재용이 고백을 했습니다. 동대문 시장에 함께 쇼핑을 간 천재용과 방이숙, 이숙에게 집적대는 탁재훈때문에 얼결에 고백하기는 했지만, 경찰까지 출동을 시켜 고백을 하는 상황에 빵터졌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에요. 정말로 좋아해요. 내가 잠도 못자, 소화도 안돼 이 여자때문에", 물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들어버린 이숙이 때문에 천재용 애간장이 타틀어갔지만 말이죠.
천재용의 고백을 받고도 농담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숙, 정말이지 신경줄이 그 정도면 중증으로 심각하게 무디더군요. 이숙에게 고백할 방법을 고민하는 천재용,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크릿 가든의 거품키스 패러디는 더 빵 터졌습니다. 물론 천재용의 상상이었지만, 빤짝이 츄리닝 반갑더라고요. 현빈과는 같은 옷 다른 느낌(?)이었지만, 재용씨도 멋졌어용!
동대문에서의 고백도 말짱 꽝으로 돌아가자 천재용이 직격탄을 날렸지요. "누가 농담이래? 난 그런 걸로 농담하고 안 그럽니다. 방이숙씨가 워낙 눈치가 없고 돌려 말하거나, 어렵게 말하면 못 알아들으니까, 그냥 직접적으로 말할게요. 방이숙씨를 사랑으로 생각하는 사람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고 했죠, 그게 나에요!!".
천재용의 고백이 이숙에게도 전달이 되었겠죠. 이숙도 뭔가 삐리리 전달된 느낌이기는 했지만, 이 커플 진도 정말 더뎌서 환장하겠네요. 이희준이 키스신을 대비해서 칫솔질을 엄청 열심히 하고 있다던데, 소원 좀 빨리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이희준이 사귀고 있는 분이 있다고 기사가 나서 살짝 김빠진 느낌이기는 하지만(물론 악의는 없습니다^^),  요즘 이 커플 보는 재미가 넝쿨당을 보는 이유 반이랍니다.
그나저나 윤희에게는 날마나 일이 터지는군요. 이건 뭐 흥부네 복바가지도 아니고, 날마나 근심바가지만 터지고 있으니 보기가 짠하네요. 그나마 윤희가 긍정적이고 씩씩해서 참 다행입니다. 방귀남이 지완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말로 윤희를 멘붕시켰는데요, 다짜고짜 입양을 하고 싶다는 귀남의 말에 윤희가 놀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도 쉽게 내려서는 안되는 결정인데, 아이를 입양하자는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수지가 돌보는 유기아동 지완이가 나왔을 때, 일이 이렇게 흘러갈 것이라는 예상은 했습니다. 오래동안 봐왔던 수지에게는 눈도 잘 맞추지 않았다는 아이가, 윤희의 치맛자락을 그 고사리같은 손으로 움켜쥐었을 때, 저 아이는 장수빌라에 들어올 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는 해외입양도 안된다는 말이 참 가슴 아프더군요. 그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우리 아이들을 대한민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품는다는 것이겠지만요.
해외에서는 입양가족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부모는 서양인인데 아이가 동양계라서 조심스럽게 물어봤더니, 입양한 아이라고 자연스럽게 말을 하더군요. 물론 아이도 자신이 입양된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외국에서는 입양을 공개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에도 입양이 많은데, 입양이 그렇게 간단하게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부모의 교육수준, 직업, 연수입, 정신병력과 법위반 경력까지 심사기준이 까다롭더군요. 입양을 하게 되면 세금공제는 물론 육아비용도 지급해주는 등, 국가에서 주는 혜택도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 입양의 모범케이스는 배우 차인표와 신애라 부부를 들 수 있는데, 공개적으로 입양해서 가슴으로 품고 사랑으로 키우고 있는 분들이죠. 실천하는 사랑을 하는 아름다운 부부지요. 차인표 신애라 부부처럼 공개입양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입양사실을 비밀에 부치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받을 상처나 주위의 시선때문이기도 하고, 친자식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이유로 지완이 또래처럼 큰 아이가 아니라, 갓난 아이를 입양하는 경우가 많을 듯 하고요.
솔직히 처음 귀남이 윤희와 상의없이(물론 휴대폰이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지만) 지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윤희에게 입양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귀남이의 처사가 못마땅하더군요. 입양을 단순히 감정적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말입니다. 귀남이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입양을 생각해 볼 수 있고, 귀남이기에 입양을 해서 본인이 받았던 고마움을 다른 아이를 통해 갚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윤희와의 충분한 상의와 협의를 한 후에 입양을 결정해도 될텐데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뜩이나 임산부라고 전염병자 취급을 받는 윤희가 스트레스도 심하고, 임신을 앞날을 막는 사고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윤희는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 않았던 직장여성이었고, 일때문에 임신사실조차 숨기려 했지요. 그녀에게 일은 아이 못지않게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완이를 입양하면 누가 키우나요? 방귀남이 병원을 그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윤희에게 직장을 그만두라는 것도 말이 안되고, 딜레마입니다. 물론 장수빌라에는 놀고 있는 할머니가 둘 이나 있고, 일숙이도 있으니 지완을 키우는 것이 어렵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아이에게 양육될 수 있는 환경만 있다고 그게 입양일까요? 입양은 부모와 자식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인데, 정작 부모가 될 귀남과 윤희는 아직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있는데 말입니다. 귀남이 부모가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가 아니라, 가여운 아이를 맡는다는 생각에서 자기도 입양아였기에 동병상련의 입장으로 입양을 한다는 것은 썩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입양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윤희 그리고 다른 가족들과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이에요. 윤희와 귀남이 직장에 있는 동안 지완이를 돌봐줄 수 있는가에 대한 가족들의 양해도 구해야 할 것이고요. 장수빌라 식구들은 귀남이 어떻게 자랐는지를 알기에 입양을 찬성할 것이라 생각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남의 생각은 훌륭합니다. 비록 실수에 의해 부모와 헤어진 귀남이었지만 좋은 양부모를 만나 귀남은 잘 성장했지요. 귀남이 자신이 받은 사랑을 같은 방식으로 되돌려 준다는 점에서 입양결정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완이를 키울 능력도 있고, 인품도 훌륭하고, 귀남이와 윤희가 지완의 부모가 되어 준다면 지완이 잘 클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러나 윤희가 자신없어 하면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양이 단순히 감정적으로 결정될 문제도 아니고 강요할 수도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에요. 윤희가 입양을 거절한다고 해도 윤희를 비난할 생각도 없고요.
물론 마지못해서가 아닌 진심으로 가족으로 받아들이려는 윤희의 결정이라면, 어떤 부부보다 찬성해 주고 싶군요. 대가족 속에서 지완이 웃음도 되찾고, 일숙의 딸 민지도 있으니 함께 크면 외롭지도 않을 듯하고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입양에 대한 선입견인데요, 입양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부가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의외로 자식이 있는 부부도 입양을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종교적인 사랑실천 방법으로 택하는 경우도 있고, 시설에 봉사하러 가서 입양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입양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지완이를 입양하면 누가 키울 것이냐고 위에서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는 지완이를 자식이 아니라 보살핌의 대상으로 생각했을 때 하고 싶은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윤희도 귀남의 의견에 동의하고 두 사람이 지완의 엄마 아빠가 되리라 결심하면, 이 질문은 전혀 필요치 않을 듯합니다. 보통의 맞벌이 부부처럼 키우면 됩니다. 직장에 갔을 때는 할머니 집에 맡기기도 하고, 유치원에도 보내고, 대부분의 아이들과 똑같이 키우면 됩니다. 입양아라고 특별하게 24시간을 붙어있어야 잘 키우는 것이 아니죠. 다시는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심리적 안정을 찾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그래도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요. 그런데 장수빌라까지 온 지완이가 마음에 걸려서 이 아이를 돌려보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장양실이 할머니를 모셔드리러 온 길에 지완이를 봤으면 싶은 생각도 듭니다. 작은 어머니 장양실 부부가 입양을 한다면 좋을 듯 싶은데, 작가가 이 부부를 위한 선물로 마련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장양실 부부도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되는 행복도 누렸으면 싶네요.
저는 혹이라도 장양실부부가 지완이를 입양한다고 해도 속죄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를 낳지 못한 장양실 부부에게 주는 축복과도 같은 선물이라 생각하고 싶기에 말입니다. 자식이 생긴다는 것은 입양아가 되었든, 내 배 아파 낳았든 속죄의 대상이 아니라,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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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5 07:37




자식 겉 낳지 속 낳는 것 아니라는 말이 맞는 듯 싶습니다. 같은 부모에게서 나왔는데, 어쩜 이리도 다르나 싶어서 말입니다. 족제비도 낯짝이 있고 빈대도 콧등이 있다는데, 방장수의 동생 방정훈을 보니, 뭐 이런 상종 못할 인간이 있나 싶군요. '방말숙 싸가지 없다 없다' 했는데, 방정훈에게는 명함도 못 내밀 듯합니다. 물론 귀남을 잃어버린 것이 그가 저지른 일은 아니라 할지라도, 아내의 잘못을 알고도 불똥이 튀지않을까 덮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인간이죠.
둘째 아들 방정훈을 보니 그런 사람을 좋아해서 죽겠다고 까지 해가며 결혼을 한 장양실(나영희)이 불쌍해지더군요. 정없고 곁도 주지 않고, 제 잘난 맛에 사는 전형적인 출세 성공지향주의 인간을, 뭐 좋다고 그리 목을 매고 좋아해서, 결혼생활은 불행으로 점철되고, 조카를 잃어버리고 30년을 죄인으로 입을 닫고 살게 만든 막장 작은 어머니가 되게 했는지 말입니다.
일밖에 모르는 정없는 아들과 살아주는 장양실에게 전막례는 늘 미안한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여자로서 고독한 삶을 사는 며느리가 안쓰러워, 둘째며느리에게는 큰소리 한 번 내지 못했던 전막례, 할머니가 이 끔찍한 일을 알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해도 눈앞이 아득해져 옵니다.
생각난 김에 작가에게 불만이 하나 있는데, 지난번 차윤희가 작가에게 귀남의 예를 넌즈시 얘기하며 조언을 구했던 일이 있었지요. 온 가족이 한 사람씩 비밀을 알고 경악하고 피튀기게 지지고 볶고 싸우는 것으로 20회는 나올 수 있겠다고 하던데, 설마 작가도 그런 식으로 넝쿨당을 끌고 나가실 것은 아니겠죠? 그렇게 되면 이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아니라, 넝쿨째 기어온 귀신됩니다.
속시원하게 온 가족이 한꺼번에 알게 폭탄을 터뜨려 버리든지, 이건 야금야금 한 사람씩 알게해서 심장 쪼그라들게 하는 것도 재주십니다;;. 방장수에 이어 방정배, 그리고 엄청애와 할머니로 이어지는 경악 장면 하나씩 터뜨리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차라리 터뜨릴려면 폭죽처럼 한꺼번에 터뜨리든지, 덮으려면 깔끔하게 한 번에 정리를 하든지 했으면 싶어서 말이죠. 눈물이 많은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만은 아니잖아요. 일숙과 이숙, 말숙의 에피소드와 천재용 집안과의 일들까지 얼마든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넝쿨째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무거운 주제는 일찍 좀 정리에 들어가 버렸으면 싶군요. 아니면 드라마 말미에 정리를 하든지... 방귀남 실종사건이 나올 때마다, 드라마가 무거워져서 심한 통증에 시달린답니다.
누구보다 힘든 통증에 할머니에게 1년만 분가를 해서 살고 싶다는 말까지 하며, 방장수(장용)가 안방을 눈물의 도가니로 만들었지요. 귀남이를 알아본 날, 아들을 안고 오열하는 아버지의 눈물에 목이 잠길 정도로 함께 울었는데, 이번회는 그 분노와 통한의 눈물에 함께 화내고 엉엉 울었습니다. 어머니와는 다른 묵직함을 느끼게 하는 아버지의 눈물은 장용의 명연기에 슬픔과 분노가 배가 되게 합니다. 자제하는 분노가 더 무섭다는 것을 장용의 호흡을 통해서도 충분히 느끼게 했지요.
"니 작은 어머니가 널 버린게냐?", 실수로 버스에 두고 내렸다는 귀남의 말에 방장수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 합니다. "미안하다, 귀남아. 내새끼한테 무슨 일이 생긴지도 모르고, 30년을...".
그 길로 둘째네를 찾아간 방장수, 아무리 형제라도 늦은 밤에 오는 것은 실례라는 방정훈, 그래 잘났다! 그 꼴값잖은 예의라는 것 혼자 실컷 차리고 살아라 싶더라죠. 장양실에게 귀남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얘기하라는데, 방정훈의 입에서 나온 말에 귀를 의심했습니다.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라니... 피를 나눈 형이 와서 얘기좀 해달라는데, 기물을 파손하기를 했습니까? 못 올 데 온 남입니까?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비는 장양실과 함께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시원치 않을판에, 아니 그자리에서 머리털을 뽑아 짚신을 삼아줘도 분이 풀리지 않을 판에, 금수만도 못한 말을 뱉더군요. 후.... 속에서 부아가 끓어서....

"나는 이런 줄도 모르고 집사람, 그 불쌍한 사람을 겉으로는 아니다 하면서도 속으로 내내 원망했었는데... 기 한 번 펴지못하고 말 한마디 못하고 사는 것 못 본척 내버려두고, '그 정도는 당해도 싸다', 내가 얼마나 못된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그 꼴을 보면서도 어떻게 그 긴 시간동안....".
드라마 첫회에서도 할머니 전막례에게 엄청애가 어떤 구박을 받고 살아왔는지 알 수 있었지요. 전막례는 손자를 잃은 날부터 며느리 엄청애를 모진 말로 가슴에 대못을 박았던 인물로 나왔었지요. 첫회 너무 무서워서 전막례를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꼬장꼬장한 할머니로 생각했는데, 겪어보니 속은 보살님이고 며느리 엄청애를 엄청 아끼는 좋은 할머니였죠. 
자식을 일부러 버리는 엄마도 있답니까? 그런 엄청애에게 이숙의 생일상을 차려줬다고 노발대발하면서, "귀한 내새끼 시장에다 내팽겨쳐 버리고, 네가 버린 내 새끼 궁금하지도 않냐?"고 모진 말로 가슴을 후벼파기도 했지요. 그런 대접을 받고 살았던 엄청애였습니다. 그런 엄청애를 겉으로도 속으로도 보듬어주지 못했던 방장수였으니, 그 속이 얼마나 문드러졌을 것이며, 제수씨가 그런 줄도 모르고 속으로 원망만 해댔으니 말입니다.
엄청애는 아이를 잃어버린 죄책감에 늘 눈가가 짓물러 살아야 했습니다. 방장수가 얼마나 아내가 귀남이를 찾게 해달라고 빌고 있었는지를 알면서도, 엄청애 때문에 귀남이를 잃어버렸다는 원망은 덜어내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점을 하도 봐서 신내림을 받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였고, 귀남이를 찾게 해달라고 절에 불공을 열심히 드리고 다녀, 비구니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었듯이 말입니다. 밤이면 성서 속에 넣어둔 귀남이의 사진을 보며, 매일같이 기도하던 아내였습니다. "이제 포기하라시면 포기하겠습니다. 어느 거리에서 스치게 돼서, 이 아이도 절 알아보지 못하고, 저도 이 아이를 알아보지 못해도 좋습니다. 그러니 우연이라도, 단 한번만이라도, 딱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만나게 해주세요, 내 아들...". 그런 아내의 어깨를 토닥여주지도 못하고 모른척 돌아누워 버렸던 방장수, 가슴에 피눈물이 흐릅니다.
그런 방장수에게 방정훈이라는 인사가 하는 말은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옵니다. 고백하겠다는 장양실과 귀남에게도 같은 말을 했던 방정훈이었지요. "형님 말대로 이 사람 잘못으로 그리 됐다고 쳐요. 그래서 뭐요?(뭐 이런 삐리리 개자식이..) 그래서 귀남이가 잘못됐습니까? 잘 됐잖아요. 형님이 키웠으면 저렇게 잘됐을 것 같아요?".
철썩 따귀를 때려준 방장수였지만, 전 아직도 분이 안풀립니다. 매도 아까운 인간인 듯 싶어서 말입니다. "니 피는 파란색이냐? 니 조카야, 이 못된 자식아. 니 형이, 니형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뻔히 알면서 어떻게 그래. 앞으로 내 눈에 띄지마라. 죽을 때까지 보고 살지 말자. 제수씨도 우리 눈에 보이지 마세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의사로 자랐으면 잘 자란 걸까요?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30년이나 버려졌다는 생각에 상처받으며 살아왔던 귀남이의 심정을 이해나 할까요? 아무리 자식을 낳고 키워 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금수만도 못한 인간입니다. 자식잃은 부모의 지옥, 그것도 형과 형수, 할머니의 지옥을 지켜봐 왔으면서도, 물론 귀남이를 걱정이야 했겠지만, 조카인데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심정이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이런 인간은 과정이 없는 인간입니다. 결과만 놓고 판단하죠. 코닦이 손수건을 달고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침 묻혀가며 연필 꾹꾹 눌러 받아쓰기 숙제를 하는 아들의 모습에 밥 안먹어도 배부르고, 사춘기시절 여학생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모습에 혀를 끌끌차면서도 흐뭇해 하고, 턱에 수염이 검게 짙어가는 아들과 목욕탕도 함께 가고, 그렇게 하루하루 아들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버지의 소소한 행복을 통째로 잃어버렸는데, 30년만에 나타난 의사아들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인가요? 30년을 귀남이 나무를 쓸어보며 홀로 눈물을 삼켜야 했던 그 긴 시간, 귀남이가 의사로 잘컸으니 됐다고요? 형님이 키웠으면 지금의 귀남이처럼 잘됐을 것 같냐고요? 세상에...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는지...
평생 아들잃은 죄인으로 살아왔던 엄청애는 어떻고요. 30여년만에 처음으로 받은 휴가에 설레이는 엄청애는, 할머니의 얼굴만봐도 어깨가 움츠러들고, 부엌에서 밥짓다가도, 잠들기 전에도, 모아뒀으면 호수 하나는 만들었을 눈물을 흘리며 살았습니다. 귀남이라고 찾아오는 사기꾼들에게 매번 속으면서도 또 기대를 걸고, 귀남이 또래의 남자아이만 보면 멍하니 발걸음을 세워 쳐다보기를 30년이었습니다. 귀남이도 저만큼 컸겠다, 살아있으면... 세월이 흘러 엄청애의 기도는 안 봐도 좋으니 살아만 있게 해달라고, 아들인지 몰라도 그냥 길거리에서 단 한번이라도 스치기만 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귀남이를 그리며 살아왔습니다.
잃어버린 30년, 그 길고 힘들었던 통한의 세월을 달래기가 따귀 한 방으로는 시원하지가 않네요. 가슴 켜켜이 쌓아둔 아버지의 마음, 아내에 대한 미안함, 용서받지 못할 동생에 대한 분노를 너무 잘 전달해서, 밉기까지 하더군요. 방장수의 통증을 시청자에게 너무 잘 전달해 버려서 말입니다. 간접감정이 아니라, 마치 시청자가 방장수가 된 것처럼 느끼게 하는 장용, 정말 명품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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