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PD'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3.14 '1박2일' 응급상황, 우려했던 나피디의 부재 앞으로가 더 심각해 (40)
  2. 2012.03.05 '1박2일' 차태현 예능감 폭발, 기대 저버리지 않은 에이스 등극 (22)
  3. 2011.10.31 '1박2일' 나영석 피디, 독해져야 하는 이유 (10)
2012.03.14 08:04




결국 우려했던 것이 터지고 말았네요. 첫촬영부터 이렇게 대형사고를(?) 치다니 유감입니다. 해경이 출동해서 1박2일 스태프와 멤버들을 구조했다는 것때문만은 아니에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사람이 하는 일이니 말이죠.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매사에 조심하고, 돌다리도 두 번 세 번 두드리고 건넜던 나피디와 비교되는 최재형 피디의 관리능력은, 예능감없는 1박2일 멤버들의 문제보다 심각해 보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지난 시즌1 첫방송을 본 후의 리뷰글에서도 가장 최재형 피디의 연출과 기획, 그리고 준비과정의 소홀문제를 지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대형사고를 터뜨렸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입니다. 처음이라 비판보다는 격려와 응원의 마음으로 보자는 마음이 컸을 겁니다. 그래서 적응을 하기까지 한 두 달은 좋은 점만을 더 보자고 생각했었는데, 그 결심이 2회만에 무너지게 하다니 저도 놀랐습니다. 국민예능프로가 민폐프로로 추락하는 것이 한순간이라니, 이 참담함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나피디 돌려 줘!!!! 솔직히 이 말밖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알아요. 이미 떠난 기차, 아무리 불러봐야 잡지 못한다는 것도 말이지요. 그래도 바퀴가 달렸으니 후진을 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한가닥 희망을 잡고 물고 늘어지고 싶더군요. 새 제작진이 의욕적으로 열심히 하고자 할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요!

야심차게 준비했던 선상합체작전이 실패를 하고, 이건 제작진의 문제였지요, 다행히 예능감 뛰어난 차태현이라는 비장의 카드덕분에 등목씬과 흑염소의 돌진편으로 웃음을 건지기는 했지만, 시즌2의 시작 1회치고는 새멤버들의 적응과 노력에 비해, 오히려 제작진의 안일한 기획이 미흡해 보였습니다. 백아도편은 1박2일이 여행프로그램이라는 기본조차 깔아주지 않았던 불친절한 여행편이었지요.
백아도의 일부만을 허접한 영상으로 감상한 덕분에(?), 백아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흔들바위라는 정도만 알게 되었지요. 백아도를 가기 전에 경유하려던 섬들에 대한 소개는 싸그리 생략되었죠. 이전 제작진들은 비록 멤버들이 둘러보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자료영상만으로도 소개를 하는 성의를 보였는데 말이죠. 
쉴새없이 바뀌는 정신사나운 BGM의 방해는 이번주도 마찬가지더군요. 니나노 풍년이 왔네에서 록, 발라드, 공포음악, 옹달샘 동요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방송으로 새롭게 컨셉을 잡았는지 묻고 싶더군요. 음악 하나라도 전달되는 느낌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가뜩이나 분위기마저 중구난방인데 음악까지 어수선한 느낌입니다. 음악 취향을 떠나 분위기에 억지로 구겨넣는 무리수 BGM욕심, 어떻게 자제를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분위기와는 영 딴판으로 노는 과격하게 튀는 음악, 저만 거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음악도 피디가 전하는 스토리의 일부인데, 이건 김종민이 뜨아아~ 하고 내지르는 이상스런 몸개그 비명보다 못한 음악이니...

비교를 최대한 자제를 하려고 하는데도, 이왕지사 말이 나온 김에 대놓고 비교질을 해야 겠네요. 제작진이 피드백을 한다면, 1박2일을 위한 고언이라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방송에서 나온 준비부족의 문제는 일단 1박2일의 앞으로의 명암이 갈리는 핵심이기에, 제작진이 달라지지 않으면 시즌2는 죽도 밥도 안되게 생겼습니다.
새멤버들은 예상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의욕을 보였습니다. 기존멤버들보다 낫더군요. 뭐든지 해보겠다는 자세로 덤비는 김승우의 의욕은 칭찬할만한 모습이었고, 앞으로도 의외의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불운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차태현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군계일학입니다. 문제는 차태현의 럭비공같은 튕겨나감을 받아주고 재미를 극대화시켜주는 멤버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불운입니다. 이승기나 은지원의 리액션이 따라줬다면 대박인데, 차태현의 원맨쇼 그 이상의 재미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지요. 차태현의 멘트에 그저 웃어버리고 끝이에요. 성시경과 주원은 우선 열심히 뛰고보자 컨셉이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나서지 않으면서도 자기 할일을 찾아하는 모습은, 별 역할을 하지못하면서도 기존멤버라는 년차만 내세우는 멤버들보다는 낫더군요.
이쯤해서 년차만 내세우는 기존멤버들이 새멤버들에게 밀렸다는 것을 눈치채셨을 듯합니다. 첫촬영을 보고 개인적으로 새멤버들에 대한 기대감이 기존멤버들보다 높아진게 사실입니다. 하차한 멤버들과 딱 바꾸고 싶은 멤버들만 남았기에, 기존멤버들에게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였습니다. 경력만 내세웠지 무슨 무게잡는 말년병장들도 아니고, 선배도 선배 나름이라는 말만 나오게 하더군요. 
만년피로에 지친 듯한 엄태웅의 팔짱끼고 있는 모습은 너무 여유롭습니다. 구경꾼의 모습이죠. 캡사이신을 한가득 머금고 화면에 대고 뱉는 김종민, 이런 것은 잘못된 예능이니 배우지 말아야 할 선배의(?) 모습입니다. 식욕감퇴를 유발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아니고, 그런 것을 재미있다고 앞화면 옆화면 반복해서 보여주는 편집은, 프로그램의 질적저하로 직결될 것입니다.
이수근의 잘못된 배려 또한 문제였습니다. 오프닝멘트와 복불복 시작을 알리고, 클로징 멘트까지 모두 이수근이 했는데, 처음 온 김승우에 대한 배려라기 보다는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이수근은 강호동이 하차한 후 공짜로 얻은 메인MC자리마저도 승기에게 밀렸습니다. 처음부터 승기가 메인MC역할을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고, 처음에는 많이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아무래도 가장 막내이다 보니 나서기가 쉽지않았을 테지만, 한 회 두 회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승기가 메인MC 역할을 하게 되었고, 강호동의 빈자리마저 느끼게 하지 않게했던 것이죠.
이수근은 분위기를 정리하거나, 적절한 타이밍에서 메인MC가 나서야 할 때를 분별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개인개그에 욕심을 내고 주접을(나쁜 의미는 아니에요) 떠는 것에 치우치다보니, 두 가지가 안되는 캐릭터지요. 이번주 방송분을 보면 이수근이 유독 긴장하는 표정이 많았지요. 분위기에 녹아들지 못하고 딴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나름대로는 개인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끌어가는 메인MC역할을 하고픈 의욕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수근이 나서기보다는 그래도 맏형이니 김승우가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줬어야 했다 싶더군요. 이수근의 문제는 급하다는 겁니다. 누군가 그 멘트를 채갈까봐, 타이밍을 놓칠까봐 핵심만 휘리릭 얘기해 버리고 만다는 겁니다. 그러니 재미가 없죠. 앞뒷말 다 잘라버리고 가운데말만 편집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표정도 말도 정색이고 딱딱하고 말이지요.

방송을 보니 김승우가 많은 준비를 하고 왔다는 것이 보이더군요. 무릎팍을 찧어가며 1박2일을 외치기도 하고, 멤버들의 말에 집중하고 리액션을 보여 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많았지요. 특히 적극적으로 예능을 배우려는 자세는 예능감보다 칭찬받을 태도였습니다.
 
그런데 김승우가 어떤 식으로 진행을 하든 일단은 기회를 주는 것이 순서인데, 선배랍시고 이수근이 분위기를 가르친다는 것이 되려 어색한 것만 배우게 생겼어요. 어설픈 강호동 따라하기와 이승기의 진지하고 차분한 진행을 섞어보기는 했지만, 왜 이수근이 메인MC가 되지 못했는지 이번주 방송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뿐입니다.
해경에 구조된 이후 클로징 멘트 역시도 이수근이 했는데, 그렇게 핵심을 전달하지 못하니 메인MC로서의 자격미달인 것이에요. 무사히 육지로 귀환할 수 있게 도움을 준 해경과 섬주민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는 당연히 해야할 인사였지만, 강호동이었다면, 이승기였다면, 5년만에 처음있었던 일을 그런 식으로 마무리를 했을까 싶더군요.
제작진을 대신해 그런 상황을 초래한 것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어야 했는데, 무슨 대단한 전투에 나가 공이라도 세우고 금의환양한 듯한 모습이었죠. 이렇게 상황을 정리하는 MC가 어떤 마인드로 멘트를 하느냐에 따라, 불가피한 상황도 이해와 납득을 시키기도 하고, 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멤버들의 캐릭터가 아직은 불분명하기에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멤버들보다 심각한 문제는 최재형 피디입니다. 나피디의 하차가 가장 우려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심각하더군요. 눈에 띄는 문제는 아이템의 준비부족과 원칙의 부재입니다.
주원이 홀로 섬에 있을때 아무런 조건없이 알아서 점심을 해결하라는 것에서부터 쎄한 기분이 들었는데, 베이스캠프에서는 더 심해졌지요. 저녁복불복 재료를 구하는 릴레이 미션에서도 시간을 더달라는 멤버들에게 밀려 시간을 더 주는 바람에, 긴장감없는 복불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제작진이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멤버들이 간당간당하게 성공과 실패를 오가는 시간대를 정했던 것이 나영석 피디의 방식이었죠. 간혹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았다가 무리한 미션이 되는 경우는, 되려 나피디가 멤버들에게 혼쭐이 나기도 했습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보였지요. 식사준비를 차태현, 성시경, 주원이 했는데요, 다른 멤버들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죠. 1박2일에서 어지간해서는 자발적으로 멤버들이 식사준비를 하지 않았죠. 설거지마저도 복불복 게임으로 정해서 했고 말이지요.
즉 1박2일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과정은 원인과 결과가 분명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왜 세 사람이 식사준비를 했는지 모르겠더군요. 김승우의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함이었으니 김승우는 제외시켰다고 하더라도, 새멤버들이 하기로 했다든지 하는 과정들을 보여 주었어야 하는데 생략되었지요. 1박2일에서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 조작의혹입니다. 물론 이번 방송에서의 식사준비와는 관계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여튼 생략이 많으면 의혹도 많다는 것을 염두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최재형 피디의 긴급상황 보고를 들으면서 '엇,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풍랑주의보로 배가 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전달하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했던 제작진, 급기야 해경의 도움을 받아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최피디는 여기서 크게 실수를 했지요. 일단 일기예보를 꼼꼼히 체크하지 않았던 무사안일주의 태도가 문제였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죠. 이번 일을 계기로 배운 점이 많았으리라 생각하고 더이상의 말은 아끼겠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최재형 피디의 위기에 대한 마인드였습니다. 배가 뜨지 않을 것이라는 말 뒤에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인 것이, 80여명 스태프의 식량이 없다는 것이었지요. 한마디로 1박2일이라는 야생 리얼리티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선장으로서의 마인드 실종이죠. 물론 배가 들어올 때까지 굶고 기다려야 했다는 말은 아니에요.
사람말이 '아'다르고 '어'다르듯이, 식량문제는 양을 반으로 줄여서 먹어보든 참아보겠지만, 그 많은 인원들이 섬주민들께 피해를 끼치면 안되기에, 그리고 스태프들 다수가 다른 스케줄들이 얽히는 문제가 있기에, 어쩔 수 없이 해경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면, 시청자들이 이렇게 민폐를 끼쳤느니 비난만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가장 큰 문제를 식량이 없다는 말을 함으로써, 스태프는 굶으면 안되니까 해경을 불러서라도 나가야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웠다는 말입니다. 사람이기에 실수를 하고, 그 실수도 이해할만한 상황이면 오히려 위로를 하는 게 사람간의 정입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잖아요.
이런 경우는 나피디가 있었더래도, 해경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면 구조요청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나피디였다면, 메인MC가 강호동이었더라면, 해경의 도움을 받으면서 배만 덩그라니 보여주고 말았을까요?
수고를 아끼지 않은 해경분의 노고와 우리 해경이 하는 일이나 애로사항들에 대한 인터뷰정도는 딸 수 있었을 거예요. 해경측에서 거부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며칠간을 고립되어 구조된 것도 아니고, 예정된 시간에 나왔으면서도 그렇게 낯간지럽게 재난방송으로 비추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죠. 구조되는 장면을 하도 비장스럽게 포장을 해서 영화 해운대 속편을 찍은 줄 알았습니다;;. 
1박2일의 응급상황, 나피디가 한없이 그립네요ㅠㅠ

1박2일은 그 명성만큼이나 길게 이어지길 바라는 가치를 가진 프로입니다. 그 가치는 단시간에 만들어 갔던 것이 아니었어요. 오랜 시간 풍화과정을 거쳐 퇴적돼 온 것이지요. 그 속에는 시즌1멤버들의 땀과 눈물, 웃음이 있었고, 이전 제작진들의 '우리는 야생스태프들이다'라는 마인드가 함께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시즌2 첫출항부터 여행과 야생의 좌표를 잘못 읽고 있다는 것이 속상합니다. 1박2일이라는 국민예능호는 침몰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프로거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40
2012.03.05 08:45




1박2일 시즌2가 첫방송되었는데요, 기대반 우려반이었는데 딱 절반이었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실망이었고,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았다고 할까요? 새멤버들의 노력하는 모습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지만, 새 제작진의 준비부족과 여행컨셉의 실종은 앞으로 유념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말이 있지만, 시즌2는 새 술도 새 부대도 아니기에, 시즌 2의 분명한 색깔과 시즌 1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하면,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비교당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새멤버들과의 첫호흡이었기에 당연히 시즌 1과 비교되고, 처음이기에 너그러운 마음으로 결점들마저 감싸안고 싶어했던 시청자들이 많았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워낙 애정이 각별했던 1박2일이기에, 앞으로 보지 않을 것이 아니라면, 새멤버와 제작진에게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청했습니다. 어차피 돌아오지 못할 옛멤버들과 제작진(?)이기에, 되도록이면 새멤버와 제작진에게서 좋은 점들을 찾아 빨리 정을 붙이는 것이 좋을 것같다는 생각에서 말이지요. 좋았던 점과 지적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가감없이 말해주는 것이 제작진과 멤버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해, 쓴소리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것같습니다.  
새로 합류한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은 나름 선방했다는 생각입니다. 일찍이 예능감을 검증받았던 차태현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요. 첫방송부터 에이스 자리를 꿰차더군요. 첫회 재미는 차태현이 다 뽑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상황에 적절하게 치고 빠지고를 잘하는 예능코드를 제대로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등목씬은 대박이었습니다. 흑염소의 영역에 침범했다가 기겁해서 돌아오는 차태현때문에 많이 웃었네요.
등목 복불복을 두고 성시경과의 묵지빠, 한 방에 이겨버리고는 이내 연습게임으로 돌리고 재경기를 유도할 줄도 아는 노련한 예능감,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아이같은 모습이 은지원과 오버랩되어 귀엽기도 했고 말이죠. 차태현은 성시경과 김종민보다 나이가 많은 형인데도, 막내같은 캐릭터로 1박2일에서는 귀여움을 독차지할(?) 듯한 예감도 들더군요.
주원 역시도 승기와 비슷한 캐릭터를 엿보게 했는데요, 막내이면서도 막내답지 않게 어른스럽고 부지런한 막내로 자리매김을 할 듯하더군요. 첫회라 많이 조심스러워 하고 형들을 어려워하는 모습도 살짝 보이기는 했지만, 친해지면 때로는 기어오르기도 하면서, 곰살맞은 애교도 떨어줄 것같아 은근히 기대되는 캐릭터입니다. 주원에게서 의외로 새로운 모습이 많이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성시경은 엄태웅과 쌍으로 색깔없는 수묵화 좌우병풍이 되어서 솔직히 걱정이 조금 되더군요. 이왕 예능버라이어티에 큰 맘먹고 나왔으니, 이미지를 버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듯합니다. 
첫회의 문제점은 멤버들보다는 제작진에게서 많이 노출되었지요. 선박운항 허가를 받지 못해 회항하면서 우왕좌왕 삐그덕거리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아예 방송을 멤버들 자율(?)에 맡겨버리고 두 손 놓고 구경만 해버리더군요. 물론 멤버들이 자율적으로 꾸려가는 버라이어티가 좋은 모습이기는 하겠죠.
그런데 상황을 정리하는 메인MC가 없는 상황은 산만함만이 크게 보였습니다. 강호동의 빈자리를 김승우가 메꾸기는 힘든 일, 그간 나영석 피디와 이승기가 강호동의 역할분담을 해왔던 것을 비추어보면, 자리를 잡기까지는 김승우의 메인MC로서의 자질이 도마에 오르는 것은 감수해야 할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승우가 예능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과욕이 부른 천정헤딩 장면, 빵 터졌네요. 특히 일자로 다리까지 가지런히 모으고 뛰어 올랐는데, 거꾸로 봤더라면 완벽한 다이빙 폼이더라죠. 
메인MC의 부재가 확연이 눈에 띄는데, 업친데 덮친 격으로 감독마저 갈팡질팡 여행 컨셉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심각하더군요. 이수근의 뼈있는 지적이 아니더라도, 최재형 피디와 나영석 피디의 연출역량은 비교될 수밖에 없겠지요. 어수선한 연출과 촌스러운 자막, 게다가 심히 귀에 거슬렸던 정신사나운 BGM때문에 짜증이 나서, 1박2일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좋은 것은 취하면서 새롭게 간다고 하더니, 과유불급이라고 BGM 무리수에 가뜩이나 산만했던 방송에 몰입까지 방해해 버렸다는 생각입니다. 멤버들이 멘트를 하고 있는 중에도 시끄러운 노래를 틀어대는 바람에, 목소리까지 묻혀버리고 말았지요. 한 주 분량에 BGM을 몇곡이나 깔던지, 장르도 들쑥날쑥이었고 말이죠.

그리고 1박2일의 기획의도가 실종된 듯한 성의없는 촬영은 화가 나려고 하더군요. 새멤버들과의 합체작전(이런 촌스러운 만화영화에서나 나오는 자막은 누가 썼을꼬?)의 의도는 좋았습니다. 최종 목적지 인천 옹진군 백아도를 가기 전에 경유하는 덕적도, 문갑도, 지도, 울도 4개의 섬에 한 멤버씩 기다리게 한 다음, 가는 도중에 한 멤버씩 태우면서 환영식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지요. 
그런데 출항허가 문제로 주원을 제외한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은 인천항 터미널에서 발이 묶여 버렸고, 어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지는 모르겠지만, 새 멤버들의 출발조차 확인하지 않고 최재형 피디와 구 멤버들이 탄 여객선이 출발을 해 버렸지요. 나중에서야 출항허가 문제로 발이 묶였다는 것을 확인한 제작진, 다행히 전세를 냈던 여객선이었기에 회항을 해서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을 태울 수 있었습니다. 
이수근의 독설, "나피디님은 이런 경우 정리를 잘했거든요!"에 이어, 김종민이 "계속 비교당하실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새로 온 1박2일의 사령관 최재형 피디, 대놓고 나피디와 비교를 하는데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로 초보제작진의 실수였다고 인정해서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첫회 새가 돼버린 굴욕도 맛본 최재형 피디였지만, 이런 솔직한 인정은 좋더군요.
울도에서 혼자 낙오되어 멤버들을 기다라고 있던 주원에게는 알아서 식사를 해결하라는 미션(?)이 주어졌고, 신입생답게 주원은 동네어르신께 한끼를 구걸했습니다. 나영석 피디와 강호동 체제하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죠. 1박2일과 멤버들이 아무리 사랑을 받는 국민예능이었다고 해도, 1박2일에는 철칙처럼 지켜진 것이 있었습니다. '지역 주민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하지 말라'였습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 말라'가 원칙이기도 했고 말이죠.
주원이 1박2일을 해왔던 멤버였거나, 제작진이 원칙을 정해줬더라면 주원도 밥 한끼를 달라는 청을 하지 않았을 테지만, 제가 보기에 주원은 신입생이다 보니 제작진이 시키는대로, 그것도 미션의 하나 쯤으로 인식하고, 밥을 달라고 부탁을 하는 듯싶더군요. 기존멤버들은 이런 경우 얻어먹기 전에 일을 하고 얻어 먹거나, 제작진도 조건부 미션을 내렸었지요. 암튼 주원은 먼저 얻어먹고 설거지로 값을(?) 치르고는 나왔지만, 제작진이 대책없이 던져주는 미션은 좀 그렇더군요.

울도에서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언 주원까지 무사히 합류함으로써 제작진이 그렸던 그림은 아니었지만, 7멤버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는데, 다섯명보다는 꽉찬 화면이 풍성해 보여서 좋아보이기는 하더군요. 최종 목적지 백아도에 하선한 멤버들은 모래사장에서 도시락이 걸린 닭싸움도 하고, 베이스 캠프에 도착해서는 흔들바위에 올라 첫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지요. 
그런데 뭔가가 밋밋하고 덜 본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저뿐이었나 싶네요. 상황을 정리해 주는 메인MC도 없었고, 제작진마저도 여행의 테마를 살리지 못하고 분위기에 휘둘리고 갈피를 잡지 못하니, 그동안 봐왔던 1박2일과는 사뭇 다른 예능프로를 보는 느낌이더군요.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의 가장 기본 골격은 여행입니다. 여행마다 테마가 있었고, 시청자들은 1박2일 멤버들을 통해, 그리고 제작진이 담아 온 영상을 통해 대리만족, 혹은 가고 싶은 충동도 함께 느껴왔습니다. 
최종 목적지 백아도는 물론, 멤버들을 한 명씩 떨구고 그 섬까지 소개해 주려고 했었던 것으로 이해를 했었는데, 화면도 썩 예쁘지는 않았지만, 다른 섬들에 대한 영상은 물론, 어떤 것이 자랑거리인지 조차 소개를 안하고 넘어가 버리더군요. 아름다운 섬이라지만, 가보고 싶은 충동을 일지 않게 하는 이런 불편한 소개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곳을 소개하는 1박2일 프로그램 취지를 살리지 못한 제작진의 큰 실수였습니다. 김승우가 메인MC이고자 한다면, 영민하게 캐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작진이 사전답사를 갔었을텐데 어떻게 섬 전경을 그렇게 허술하게, 아니 어떤 곳은 촬영도 하지 않고 왔었는지 심히 아쉽더군요. 최재형 피디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첫방송을 보고는 떠난 멤버들보다 나영석 피디가 가장 그립더군요. 앞으로 잘해달라는 채찍과 관심으로 여겨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포맷도 살리지 못하고 새로운 시도도 못하고, 어정쩡한 제작진의 미숙함을 그나마 이수근이 소소한 게임으로 풀어가기는 했지만, 이수근이 피디도 아니고 최재형 피디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할 듯 보입니다. 버라이어티는 말 그대로 변수들의 연속입니다. 도시락을 두고도 몇가지의 게임을 구상할 필요가 있었는데, 드넓은 백사장을 활용하지 못한 반복되는 닭싸움이라니!! 싶더군요.
흔들바위는 왜 올라갔는지, 미션을 걸었어도 좋았을텐데 그냥 산책으로 끝나버렸지요. 그나마 하산길에 발견한 동네우물은 대박이었네요. 우물이라도 있었기에 차태현의 상의탈의 등목씬과 흑염소에 놀란 차태현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건질 수 있었으니 말이죠.
문제는 이런 식으로 기존 멤버에게 기대어 간다는 것이 좋은 방송모습은 아니라는 것이죠. 제작진의 불분명한 역할과 기획의 소홀로 이수근이 방송을 주도해 갔지만, 이수근의 문제는 소소한 재미나 분위기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는 하지만, 방송을 산만하게 해 버린다는 치명적 결점이 있습니다. 시즌1에서는 강호동이 상황정리를 했었고. 강호동의 하차 이후에는 나피디와 이승기가 메인MC의 공백을 메꿨던 것이고요.
1박2일의 터줏대감인 이수근, 첫방송에 대한 부담은 새 멤버들 못지않게 컸을 겁니다. 제작진은 뭔지 모르게 엉성했고,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었는지, 방송이 지루해질까 걱정된 이수근은 지치지도 않고 게임상황을 유도했지요. 그러다 보니 이수근이 방송을 기획했나 싶은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럼에도 이수근은 전체 분위기를 정리하고, 조율하는 메인MC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승기가 메인MC역할을 하게 되었던 이유가 이수근의 그런 단점때문이었고 말이지요.
이는 메인MC라고 섭외한 김승우의 입지를 더 좁혀버린 결과를 초래했지요. 물론 김승우가 분위기를 즐기고, 의외로 리액션도 잘하는 모습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김승우가 메인MC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것은, 상황을 정리하고 리드해 가는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승우가 앞으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히 이번 방송은 재미있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특히 차태현은 일등공신이었지요. 그런데도 제작진의 반복재생 편집은 그 재미를 반감시키는 옥에 티가 되기도 했습니다. 예컨데 차태현과 성시경의 등목을 건 묵지빠에서, 긴장감을 살리지 못한 과잉친절 편집방식은,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편집이 방송을 살리고 못살리고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새삼 확인한 장면이기도 했고 말이죠. 최피디에게는 미안하지만, '나피디 복귀!' 를 마음으로 수천번도 외치고 있었다네요;;.
묵찌빠 결정적인 장면에서, 이전 1박2일 제작진이었다면, 긴장감 고조시켰던 음악 "짠짜라 짠짠"과 함께, 잠깐 정지장면으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시켰을 겁니다. 그런데 친절해도 너무 친절하게 화면 정지 컷 하나 없이 다 보여주고 말더군요. 차태현이 찬물등목으로 혼비백산해서 정신줄 놓고 뛰어갔을 때, 카메라는 함께 움직이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잡고 있기도 했지요. 조금 가까이 따라 붙었더라면 훨씬 생생한 표정을 잡을 수도 있었을텐데, 둔한 기동력이 아쉽더군요.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1박2일 시즌2, 멤버들보다는 제작진이 더 문제있어 보였다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겠지요. 그나마 새멤버들의 첫신고식 첫출발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첫 촬영부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차태현은 최고의 카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한 새로 시작하는 예능초짜 새멤버들이기에 야생에 적응해 가는 좌충우돌이 오히려 신선한 재미를 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산만하고 엉성하기는 했지만, 가능성을 보여 준 새 멤버들에게서 신선한 매력들이 쫄쫄쫄이 아니라, 콸콸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2
2011.10.31 13:55




고즈넉한 산세에 둘러싸인 강원도 영월 가정마을, 세가구 다섯명이 살고 있는 오지마을은 가을 추수철의 풍성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바쁜 일상에 지쳤던 시청자들 마음을 편하고 포근하게 해주는 곳이더군요. 먹거리도 밥상도 소박했지만, 멤버들 모두가 셰프가 되어 만든 음식이기에 맛깔스러워 보였고요. 특히 지원이 만든 청국장과 승기의 감고무밥(감자+무+고구마)이 미각을 자극하더라고요. 승기가 경련을 일으켜가며 사투를 벌였던 토종닭은 저녁복불복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닭다리 하나로 웃음주는 승기였지요.
영월 한우 5인분이 걸린 레이스, 휴대폰과 시계를 압수당한 멤버들은 오로지 감으로 3시10분까지 베이스캠프가 있는 가정마을을 찾아가 깃발을 뽑아야 했지요. 길을 물으러 인근 이발소에 들러 제작진이 시계를 감추기 전에 잽싸게 시간을 확인한 지원과 승기, 그 시간을 기준으로 이동거리와 시간을 유추해 보지만, 오차범위 5분내외를 정확하게 맞추기가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눈치 9단 은지원이 자신만만하게 승리를 확신했는데, 역시나 은지원의 감이 성공을 했지요. 그것도 정확하게 3시 10분에 깃발을 뽑아 제작진을 경악케 했지요. 데드타임에 맞춰 분주해진 제작진의 움직임을 간파한 지원의 재치가 빛났던 장면이었죠. 덕분에 한우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멤버들입니다.
주인없는 야생 돌배? 이수근과 제작진의 실수
가정마을의 한 주민 집을 베이스캠프로 저녁복불복이 시작되었고, 제작진은 이제 추첨하는 복불복도 귀찮다며 멤버들에게 미션이 적힌 종이를 임의로 던져주었죠. 이 대목에서 제작진이 슬럼프에 빠졌나 싶어(설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불만스럽더군요. 뭐니뭐니해도 1박2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복불복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재미가 나오는데, 이렇게 설렁설렁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시청자의 애정에서 나오는 태클이니 기분 상해 하시지는 말고요. 사실 옐로우 카드는 이미 한장 더 던진 상태였습니다. 가정마을 베이스 캠프로 오는 시골길에서 이수근이 논란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은 모습을 보여주어 우려가 되었거든요. 
베이스캠프로 가는 시골길에서 노지의 야생 단감을 보고, 이수근과 멤들이 잘익은 홍시를 따먹는 장면이 나왔지요. 주인없는 야생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속살이 꽉찬 홍시를 보니 군침도 돌았지만, 순간 저렇게 막 따먹어도 되나 싶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함께 발견한 돌배 역시 시청자에게 아무런 양해없이 따서 먹는 모습에 말이 불거져 나올까 조마조마하게 봤답니다.
농가에서 추수철에 고추나 수확한 쌀을 훔치는 도둑들이 극성을 부려, 농가 주민들이 울상이라는 기사를 한두번 접해본 것이 아니라서 말이지요. 시골인심이 아무리 후하고 인정넘친다고 하지만, 울타리 밖에 있는 것이라고 그냥 먹는 모습이 우려스럽더군요. 물론 주민들의 양해를 구했으리라고 생각되지만, 시골에서 함부로 농산물이나 과실을 따먹으면 안된다는 것을 자막으로 표기를 해주었으면 좋았겠다 싶네요.
강원도 영월편은 제작진이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라는 컨셉을 주기는 했지만, 제작진의 의도와는 엇나가는(?)  멤버들을 보며, 이것이 아기자기하고 편한 리얼의 문제점으로 부상될 것같은 우려가 들더군요. 기가 막히게 정확하게 깃발을 뽑아 버린 은지원, 일사분란하게 저녁요리를 준비하는 멤버들을 보는 나영석 피디의 표정이 잠깐 허탈하면서도 심각하게도 보였습니다.
방송중에도 나영석 피디가 의도한 그림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하는 멘트도 나왔듯이, 멤버들이 각자의 분량을 뽑아내는 노력과는 별개로, 제작진의 의도를 읽고 판을 짜는 것도 필요한데 지금은 미션완료, 성공에만 몰두한 나머지 모험을 시도하는 멤버가 없지요.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 편해졌다는 시청소감도 많지만, 생고생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던 것은 제작진과의 대치 대립상황을 즐기고자 하는 면도 적잖이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의 착한 멤버들은 제작진을 곤경에 빠뜨리기 보다는 주어진 것을 너무나 정석대로 풀어가고 있지요. 방송이 물 흐르듯이 편하게만 흘러간다는 것은, 리얼 예능의 돌발적이고 의외적인 재미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강호동의 하차이후 멤버들이 더 똘똘 뭉치고 노력하는 모습에 응원과 격려를 누구보다 열나게 하고 있는 열혈시청자지만, 여전히 강호동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강월여행에서 강호동이 깜짝 등장해서 누구보다 반갑기도 했고요. 강호동이 1박2일에서 하차를 했다고 하지만, 강호동과 함께 한 추억마저 잊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 가슴 한구석이 여전히 허전하고, 울컥해지기도 하더군요.
현재 1박2일의 문제점은 악역을 자처한 강호동 캐릭터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분위기나 상황을 정리하는 멤버들이 없다는 겁니다. 이승기 역시 과하게 나댈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강호동 하차이후 승기가 몸을 던져 웃음을 뽑는 해결사로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승기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가다보면 그또한 부작용이 커질 수도 있는 문제지요.
제작진도 이를 모르지 않기에 적절하게 분량을 조절하고 있고, 다행히 멤버들도 자기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5인체제가 빠른 시간에 안정되었지만, 어딘지 김빠진 콜라같은 분위기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예능초보 엄태웅에게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고, 이수근이 그 역할을 해줘야 자연스러운데, 1인 원맨쇼를 하느라 이수근은 전체를 보는 리더역할은 못하고 있지요. 이수근의 즉흥적인 애드립이 큰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마이크만 주어졌다 하면, 이수근표 행사진행을 보는 것같아 지루함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지난 번 승기의 너우동 노출촬영에서도 승기의 노출이라는 그 좋은 재료를 가지고, 승기는 승기대로 고생만 시키고, 나중에는 채널을 돌렸다는 시청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적절하게 태클을 걸고 끊어주는 멤버가 없다보니, 살짝 적정선을 넘는 시간끌기가 과하면 모노쇼로 될 우려가 적지않지요.

승기를 부르르 떨게 한 토종닭님 대박!
리얼예능의 핵심은 시청자가 자리에서 뜨지 못하게 고정할 수 있는 흡입력입니다. 그런데 이번 영월편은 한시간동안 포장도로만을 달리다, 마지막 저녁복불복 2부에서야 예능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수근이 요리한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한 토종닭님이 대박이었죠. 차돌도 씹을 나이 승기조차 팔을 부르르 떨며, 이겨볼테닷!하고 도전을 했지만, 번번히 이빨자국만 남기고 후퇴해야 했고요.
그리고 태웅의 블랙홀인 업그레이드된 딸기게임이 깨알같은 재미로 이어졌지요. 닭다리와 싸우는 승기, 5초만에 밥 네숟가락을 먹는 폭풍숟가락질 이수근, 웃다 밥알이 코로 솟구치는 은지원때문에 저역시 킥킥거리며 심하게 웃었습니다^^.
강아지와 함께 하는 태웅의 모습은 그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지요. 번번히 딸기게임에서 실패한 엄태웅이 마지막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당첨되어, 홀로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묵묵하고 든든한 형의 모습을 보는 것같아 좋았네요. 본인도 별로 먹지 못했으면서 스탭에게 식사했느냐고 챙겨주기도 하고," 카메라도 닦아줄까요" 라며, 농담도 건네는 모습이 은근히 웃기는 엄태웅이었습니다. 억지스럽지 않고 조근조근 웃겨주는 엄태웅, 날로 늘어가는 예능감을 지켜보는 것도 요즘 1박2일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강호동의 하차이후, 여전히 재미는 있지만 뭔가 톡쏘는 맛이 없는 편안함에 문제점은 없을까 생각하며, 이번 영월편은 편한 마음으로 보다는 진지하게 봤습니다. 1박2일을 너무나 아끼는 시청자이고, 매주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예능비타민으로서 마지막까지 잘 갈무리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냥 '재미있었다', '대박 웃겼다'는 식의 입바른 칭찬만을 해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당신이 뭔데?라고 반문하면 뭐, 딱히 할말은 없지만, 그저 애정이 넘치다보니 말이죠.

나영석 피디, 독해져야 하는 이유
이번 영월편은 가을이 영근 동강주변을 가을 스케치를 하듯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멤버들의 모습에서 큰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흡입력에서는 감점요인이었습니다. 레이스에서도 멤버들에게는 절박함같은 것이 보여지지는 않았어요. 섬 촬영을 죽기살기로 피하고 싶어하는 눈치도 아니었고요. 다시말해 제작진의 미션실패에 대한 벌칙이 너무 약했다는 겁니다. 그만큼 멤버들에게는 이미 단련이 되어 벌칙의 강도가 크게 느껴진 것같지도 않고 말이지요. 이 점은 과장엄살을 떨며, 절대로 실패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던 강호동의 부재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밥이 걸린 복불복에서도 강호동이 쓰러지기 일보직전으로 먹을 것에 집착하는 모습은, 꼭 미션을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이어졌고, 시청자는 미션의 난이도와는 별개로 미션성공여부에 촉각을 곤두서고 지켜보곤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이런 미션성공에 대한 절박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까탈스러운 지원을 제외하고는 다들 무던하게 벌칙을 감수하리라는 것이 느껴져 버리기 때문이죠. 승기, 수근, 태웅, 종민 모두 걸리면 걸리는대로 군말없이 하는 스타일이잖아요.
나름대로는 1박2일을 애청자의 시선이 아닌, 한 발 떨어져 좀 냉정한 시청자가 되어보자고 봤는데, 강호동의 대안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더군요. 강호동의 캐릭터가 굳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리얼예능에서 흐름을 바꿔버리는 돌발적인 상황이나 긴장감은 예능프로가 소홀히 해서는 안될 큰 재미지요. 1박2일에서 강호동과 은지원이 이 역할을 주로 해왔었지만, 분위기를 읽고 리드해갔던 것은 강호동이었지요. 이 과정에서 제작진과 힘겨루기, 혹은 두뇌싸움을 하는 멤버들의 반기가 큰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작진이 준 미션성공에만 열을 올리는 나머지, 오로지 성공만이 목표가 되고 있지요. 다섯명이 똘똘 뭉친 모습도 좋지만, 모두가 모범생화 되어가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예능을 편하게 보면 안되느냐는 반문도 물론 있겠지만, 적절한 자극도 필요하지요.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대안이 바로 나영석 피디입니다.

단점극복프로젝트를 비롯, 사실상 강호동 하차이후 가장 큰 웃음은 승기와 제작진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입니다. 저녁복불복으로 5초내에 밥을 먹으라는 단서를 붙인 것도 그 하나의 예였지요. 지금의 착한 멤버들에게서 더 많은 것들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멤버들을 자극해 주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업그레이드된 딸기게임을 통해 엄태웅과 김종민을 주목하게 한 것도 좋은 예라 할 수 있고요.
혹자는 지나친 피디의 개입과 출연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나영석 피디을 비롯해 제작진은 이미 제6의 멤버화가 되어있고, 그 참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지요. 이는 카메라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제작진이 멤버들에게 독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이에요. 똘똘 뭉쳐서 열심히 하는 멤버들은 이들이 괜히 예능정예부대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면 이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이제는 제작진이 특공부대쯤이 되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사람좋은 나피디, 언제나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멤버들을 쥐락펴락하기도 하고, 때로는 멤버들이 그를 쥐락펴락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좀 독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편안함 못지않게 긴장과 자극 또한 리얼예능에서는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에요. 착한 멤버들에게 독한 제작진이 필요한 때입니다. 물론 이 말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싸우라는 말이 아니라는 것은 아시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