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1.30 '천일의 약속' 수애, 너무나 잔인해서 슬펐던 절규 (12)
  2. 2010.04.12 '인생은 아름다워' 낙태 화두 던진 작가의 의도 (19)
2011.11.30 09:13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대한 감상평의 특징을 든다면, 대부분 그녀의 이름을 거론하게 한다는 점일 겁니다. 소재의 파격, 특유의 어법 등을 들기도 하지만, 작품 속에 진하게 묻어나오는 그녀의 생각이 사회를 향해 던지는 날카로운 화두가 되기 때문인 듯 합니다. 동성애라는 화두 역시 그러했고,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주인공의 사랑을 빌어 던진 낙태에 대한 화두는, 신파를 넘어 생명의 문제까지 자극할 만큼 신랄합니다.
천일의 약속을 단순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륜마저도 미화한 통속멜로극이라 하기에는 그 사랑에 대한 진지한 물음은 통속과 진부, 신파를 거부하는 힘을 가집니다. 알츠하이머로 죽어가는 여인,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겠느냐?고 묻는 작가의 질문은 잔인하기 까지 합니다.
신혼집을 찾아온 시어머니 강수정, 훌륭한 어머니상의 모범답안 같은 강수정(김해숙)은 이번회도 심금을 울렸지요. "넌 어떤 불행보다 더 큰 불행과 어떤 여자도 쉽게 얻을 수 없는 행복을 동시에 가졌다는 것 잊어버리지 마라. 에미로서 내 자식 아깝고 안타까운 것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사람으로서 너랑 같은 여자로서 나는 내 자식이 싫지가 않다. 너한테 주어진 시간들을 잘 관리하면서 웃을 수 있을 때 많이 웃고, 즐거울 수 있을 때 다 즐거워하고....너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내 아들 행복하게 해주기 바란다". 
지형의 곁에 하루라도 더 오래있어 주는 것이 서연이 할 수 있는 최선이고, 서연 역시 기억이 다 사라져 갈 때까지 지형만은 기억하며 사는 것이 행복일 겁니다. 세상의 무엇보다 서연이 중요하다는 지형,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겠다고 약속해 달라는 서연이지만, 서연에게 내일이란 어느 날 뚝 끊겨버린 필름처럼 없어져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서연은 오늘만 죽도록 사랑하고 싶어하는 여자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서연은 누구보다 삶에 대한 집착이 클 것입니다. 그런데 서연이 자신의 생명을 포기해가면서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드라마라는 것을 감안하고 더욱이나 김수현 작가의 생명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결코 가볍게 그리지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도 혹시나 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의 당혹감이란, 극중 강수정의 대사처럼 "이를 어쩌나"라는 말밖에 안나오게 하더군요. 임신 8주진단을 받은 서연, 결국에는 서연이 아이를 낳겠다고 고집을 피울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지형이 서연을 볼 수있을 시간, 그리고 서연의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에 가슴에 바위덩어리가 얹힌 느낌입니다.
신혼여행을 떠난 비행기 안에서부터 서연의 행동이 이상스러웠지요. 머리만 기댔다 하면 잠이 들고 피곤을 호소하는 서연, 급기야 헛구역질까지 힘들어 했지요. 약부작용이라고 생각했던 서연은 약국에서 사온 임신테스트기로 임신했음을 확인합니다.
서울로 올라 온 서연과 지형은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임신임을 확인하고, 담당의사와 면담하지만 약물부작용으로 기형아 출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이를 낳으려면 약을 중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연의 임신에 기뻐하고, 당연히 낳아야 한다고 했던 지형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지형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하지요.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을때 서연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지형이 감당해야 할 것이 너무 크다고 거부했지만, 서연은 아이의 심장박동소리를 듣고는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하면서, 지형과 서연의 갈등은 서로의 생각을 너무나 잘알기에 더욱 힘들게 하지요.
지형을 위해서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지만, 자기를 위해서 낳겠다는 서연의 말이 얼마나 가슴 아프게 들려오던지요. 아이 보고 눈 마주치고 웃고 싶다는 서연, 서연의 선택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서연이 했던 말처럼, 아이를 베란다에서 던져 버릴 수도 있고, 목욕을 시키다가 물에 빠뜨려 죽일 수도 있는 끔찍한 비극이 없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말입니다. 서연이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대소변도 못가리는 엄마인 게 아이한테 할 짓이냐"고 했을 때는, 도대체 작가가 왜 이런 힘든 설정까지 넣어서 시청자를 괴롭히는지 야속하기까지 했네요.
세상천지에 서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지형,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고도 어떻게 살아있는 아이를 지울 수 있느냐며, 잔인한 사람보다는 바보엄마이고 싶다는 서연, 나오는 것은 한숨이고 꺼지는 것은 땅이라더니, 지금 제 심정이 딱 그렇습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 아이를 낳으려면 서연의 생명이 줄어들 것이고, 치매증상도 더 심해질 것인데, 그렇다고 살아있는 생명을 어떻게 버리겠습니까? 저는 제 신앙적인 이유만으로도 낙태반대 입장이기에 서연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에 따른 부작용들이 고민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말 그대로 기형아 출산에 대한 불안, 혹이라도, 만에 하나 그렇다면 혼자 남아 아이를 키워야 하는 지형의 인생은 또 얼마나 참담하고 힘들 것인지....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머리가 지끈 아파오기까지 합니다. 저 사실 너무 머리가 아파서 두통약까지 먹었다네요.

미국에서 뇌종양에 걸린 임산부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왔더군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스테이시 크림이라는 여자는 지난 3월에 임신을 하고, 7월에 두경부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크림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결국 의식을 잃어 심장박동이 멈춘 상황에서 제왕절개로 딸아이를 출산했고, 겨우 의식을 회복하고 아이를 한 번 안아보고는 3일후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기를 안아볼 수있도록 오래살고 싶다며, 혹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를 부탁한다는 문자를 오빠에게 남겼다고 하는데, 그 기사를 읽는 순간 극중 이서연이 생각나더군요.

모성이라는 것,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존재가 부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연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아니면 포기를 해야 옳은 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낳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신앙때문만은 아니에요. 생명만큼 존귀한 것도 없다는 당연한 말때문만도 아니에요. 서연과 지형을 위해서 입니다. 서연이 떠나고 난후 지형이 서연이 분신으로 남긴 아이를 끝까지 돌보며,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신파적인 이유때문도 아니에요.
"심장이 뛰고 있었단 말이야, 이 벽창호야" 라는 서연의 절규때문이에요. 서연이라고 왜 하루라도 더 살고 싶지 않겠어요.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연의 트라우마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요. 서연은 생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가 강한 여자지요. 그런데 서연도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그런 엄마와 다를 바가 없다고 깨닫습니다.
'서연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이 모성애다' vs '모성애가 있다면 아이가 자라면서 받을 힘겨움을 생각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헌데 잘 생각해보자고요. 없는 아이에 대한 모성애가 과연 있는 것이며, 아이를 죽이는 것을 모성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 여기서 서연의 모성애는 인류 여성의 보편적인 모성애와는 별개에요. 만약 아이를 지워버린다면, 그것은 지형에게 짐을 떠안기고 싶지않은 미안함때문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아이에 대한 모성애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기형아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고, 그 아이가 받을 고통에 대한 걱정이며, 생명을 지웠다는 엄밀히 말하자면 죄책감입니다.
모성애는 서연이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에라야 모성애며, 아이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단까지 감행하게 하는 힘이 모성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김수현 작가가 설마 그렇게 잔인하게 지형과 서연에게 슬픔을 안겨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임신 8주라는 시기, 사실 이 시기는 좀 애매하고 불안한 요소가 많지만, 임신초기에 약물복용이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그에 대한 학술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5주 이내에 모르고 복용한 약은 기형아 출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더군요. 태아의 기관이 만들어지는 시기는 5주이후이며, 장기가 형성되는 임신 12주 즉,3-4개월까지는 약물복용이 태아의 기형유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이때는 약물 복용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서연의 경우는 애매한 시기이기는 하지만, 서연이 약을 먹기 시작한 지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희망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으면서 읽은 놀라운 사실은 임신초기에 모르고 먹은 감기약 등으로 인해 유산을 쉽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불법 인공임신중절예방 종합대책’ 자료에 의하면, 연간 34만 건의 임신중절 중 12.6%가 약물복용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 걱정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유명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 200여명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한 경우 임산부 약 50%가 주위에서 중절을 권유했고, 임산부 43%가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는 겁니다. 
약을 복용한 초기 임산부 12.6%가 중절을 한다는 통계자료는 충격적이더군요. 물론 건강하고 이상없는 아이를 어느 엄마인들 바라지 않겠습니까만, 기형인지 아닌지 판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또 임산부의 두려움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저 역시 두 아이를 낳으면서 손발가락 10개씩 다 있나를 걱정했으니까요.

지형을 위해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던 서연이 아이 심장박동소리를 듣고는 마음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있어요. 저 역시 여자이고,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엄마이기에, 초음파로 아이의 심장박동수를 들었던 그 순간, 내 안에 생명체가 살아있다는 경외감과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경험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의 사랑의 열매라느니 하는 그런 생각은 들지도 않았어요. 신비롭고 신기한 생각이 더 먼저 들었거든요. 서연이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었을 때도 그랬겠지 싶습니다. 임신을 원하지 않았던, 원했던, 생명이 살아있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제 경우는 뭐랄까, 심장이 두근거리며 쿵하고 울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던데, 임신을 경험했던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천일의 약속 14회를 보면서 저는 엉뚱한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서연과 지형이 서연의 목숨과 아이를 두고 갈등하는 장면도 아니었고, 뜬금없게도 신혼여행가서 찍은 사진을 보고서였습니다. 저 사진들이, 어느 순간 지형만이 그리워할 서연의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 쓸쓸한 슬픔에 눈물이 나오는 겁니다.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슬픈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겠다고 말해달라는 서연과 오버랩이 되더군요. 서연은 지형에게 자신을 잊으라는 말을 결코 하지 않습니다. 늘 기억해 달라고, 자신이 기억하지 못해도 기억해 달라고 하지요. 그리고 아이까지 덜컥 낳아서 지형에게 맡기고 가려합니다. 이기적일 수도 있어요. 혹자는 평생 지형의 발목을 잡고, 죽어서까지 지형의 발목을 잡을 물귀신같은 여자라고 말할 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면 놔줘야 했었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서연도 때때로 자신을 책망하기도 합니다. "지금 내가 이 남자한테 뭐하는 짓이야"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저는 서연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태어날 권리를 주는 모습때문이었어요. 그것도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가면서 말입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자를 사랑하는 지형의 사랑,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면서 까지 아이를 지키는 사랑, 결코 쉬운 선택도, 감당하기 쉬운 사랑도 아니지요. 그래서 비현실적이라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울리는 여운은 드라마를 넘어 인간의 존엄에 대한 질문까지 던지게 합니다. 가족들도 힘겨워 하는 치매, 고통이 더 심해질 것을 알면서도, 수명이 단축될 것임을 알면서도 약복용을 중단하고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모성애는, 현실적이다 비현실적이다를 떠나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리고 작가는 강수정의 입을 통해 그 울림의 정체에 대해 말합니다. "사랑이야"라고요.....남녀간의 사랑보다 더 큰 무게로 다가오는 인간에 대한, 그리고 생명에 대한 사랑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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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2
  1. 모피우스 2011.11.30 09: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랑이냐... 아기냐... 캬...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 와버렸구요...

  2. 날아라뽀 2011.11.30 09: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수현 작가 작품은 정말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슬프면서도 조금은 잔인한?^^

  3. landbank 2011.11.30 10: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4. 제니 2011.11.30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저의 엄마랑 이 드라마를 보는데.. 저의 엄마는 당연 낳아야지~ 하더라구요..
    전..아직 싱글이라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5. 2011.11.30 10:3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푸른소 2011.11.30 10:54 address edit & del reply

    잠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늦가을...바다는 쓸쓸함을 준비하고 있었고...
    숲속 낙엽은 마지막으로 제 할일을 하고있다는듯 부지런히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상처를 치유하는 빨간 약이 될수도 있더군요...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이라는 책을 기억합니다.
    유대인의 피를 받고 태어났으나 히브리어도 알지 못하는 헝가리출신 15세 소년 죄지르에게 다가온 나치수용소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생과 사의 극한 고통을 마주한 지독한 운명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은 죄지르에게 나치수용소의 참상을 증언해주길 바랬지만
    소년은 뜻밖에 말을 하지요.
    그것 또한 우리가 걷고 있는 운명의 한 계단이었을 뿐이며, 힘든 수용소의
    생활에서도 잠시 허리를 펴고 보았던 햇살 속에서 느꼈던 '행복같은 느낌...'은
    잔인한 운명으로는 설명되어지지 않는 다른 무엇이었다고 합니다.
    수용소로의 압송과 생과사가 갈리는 목욕탕인줄 알고 들어갔던 가스실에서도 잠시의
    설레임은 있었을 것이기에...어떤 순간에서도 인간이 느껴지는 자유로운 느낌은 빼앗을수
    없었음을 담담히 이야기 합니다. 우린 그저 삶의 한가운데서 순간순간의 계단을 걷고
    있을뿐이라고 말합니다.

    지독한 운명 가운데서도 행복한 순간은 있을진저...
    우린 그런 시간의 계단을 터벅터벅 마주하고 걸어갈수 밖에요...
    서연도...지형도...우리 모두가 그런거 아닐런지요...

    댓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늘 애써주시는 누리님께 드리는 답장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7. 여왕의걸작 2011.11.30 11: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은 가슴이 너무 따뜻한 사람입니다.
    글속 곳곳에 배여있는 따뜻한 성품.. 울컥하네요.

    저는 이성적으로 봤을 때 아이 또한 서연처럼 엄마를 잃은 채 살아야 합니다.
    마치 김수현 작가가 완전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며 서연을 위해서 이상적으로
    드라마를 그려가려는 듯해요.

    지형은 하루라도 서연의 모습을 더 보고싶어하죠.
    그래서 부모와 향기에 대한 도리와 인간적인 도리를 저버리며
    서연에게만 가슴으로 다가갔어요.

    그런데 그의 모습을 하루라도 더 보고싶어 모든 것을 포기한 남자에게
    너무 단호하게 아이를 낳겠다니..? 넘치는 당당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머리 아픕니다.
    모성애와 생명의 존귀함을 생각하면 출산은 옳은 선택이겠지만
    저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버겁습니다.
    하필이면 행복할 자격이 있는 우리 서연에게 이런 아픔을.. 이런 선택을..ㅜㅜ

  8. 2011.11.30 12:2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 2011.11.30 16:1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건강천사 2011.11.30 21:52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 경우 난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해봅니다.
    역시나....
    두통약생각이 나네요...^^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궁금해지네요
    11월의 마지막 밤, 행복한 시간되세요

  11. 모과 2011.11.30 23:41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현실에서 그렇게 못하니까 드라마를 보고
    각자 내 경우라면 수애같은 사랑을 받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향기에 대한 책임과 의리가 없습니다.
    아마도 수애가 아이를 낳고 치매로 고생하다 죽고
    향기가 다시 서형과 맺어질 것 같네요.
    저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치매이고
    저도 어떻게 될지 몰라서 치매의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수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부터 시나리오 작법을 배울겁니다.
    조금 배우고 보니 드라마가 다른 각도로 보이네요.^^

  12. carol 2011.12.02 01:23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좋아 하는 수애가 나와서 관심있게 봅니다
    수애가 너무나 예쁘죠?
    상상도 안되는 고난에 빠진 수애의 연기에
    감동 입니다

    초록 누리님~~
    오랫만에 뵙지요?
    늘 좋은 일들만 있기를 기원 합니다

2010.04.12 12:03




소화불량으로만 알았던 양지혜에게 폭탄이 떨어졌다. 임신 7주라는 진단이 나온 것이다. 원하지 않았던 임신 사실에 까칠한 지혜는 대경실색해서 남편 수일을 향해 앙칼지게 화를 내고 만다. 아이는 지나 하나로 끝내고 잘 키우고, 아이 육아에서 일찍 손떼고 늙어 우아하게 테라스에서 책보며 여유자적한 생활을 즐기겠다는 야무진 꿈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혜가 꿈꾸는 노년의 모습은 사실 젊어서 누구나 그려보는 미래상이었을 것이다. 그게 말처럼 생각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있지만 말이다. 바로 가까이 꽤 세련되고 요리연구가로 전문적인 일을 가지고 있는 엄마의 삶을 보면서도 지혜는 상당히 이기적인 꿈을 꾼다.  
극중 지혜는 정을 주기 힘든 캐릭터다. 좋은 말로 하면 완벽하고 자로 잰듯 깔끔한 성격이지만, 이를 뒤집어보면 한마디로 피곤 그 자체인 여자라는 말이다. 지혜가 그리는 50대 이후의 삶을 들여다보면 지혜는 굉장히 이기적인 젊은 주부이며 딸이다. 자신은 자식에게 손털고 독립적으로 여유자적 우아하게 살고 싶으면서도 현재 친정에서 더부살이를 하는 자신의 모습은 안중에 없다. 
인생은 아름다워 8회에서는 양지혜(우희진)의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가족회의가 열리면서 소름끼치는 대사들이 오갔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지혜의 폭탄선언에 가족들은 생긴 아이인데 지우려고 하느냐며 대부분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반면, 의사인 태섭은 낙태가 어느 선에서 합법적인지 기독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 차이, 그리고 선진국에서 18~24주내의 태아는 생명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는 사례까지 예를 들며,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만이 아닌 균형있는 시각들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극중 대사로 옮겨가 보자.
아버지(김영철): 도대체 반드시 하나여야 하는 이유가 뭐냐?
수일(이민우): 자식한테 투자하는 세월이 너무 긴 것도 싫고, 몸매 망가지는 것도 싫고 뱃살 늘어나 주글거리는 것도 싫다고 한다
지혜(우희진): 우선 경제적으로 둘은 벅차다. 요즘 애들한테 들어가는 돈 강남은 월 평균 2~300은 보통이다
엄마(김해숙): 어차피 생긴 아이를 안 낳겠다는 것은 생명존중사상에도 위배된다
지혜: 내 몸에 생긴 일이고, 결정권은 나한테 있고 행복추구권도 있다.
수일: 내 자식이기도 하다
할머니: 자리 잡은 아이를 어떻게 못 낳게 해? 그것은 살인죄야
태섭(송창의): 낙태에 대한 논쟁의 역사가 긴데, 기독교에서는 수태 순간이 생명으로 보는 반면,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태 후 24주까지는 생명으로 보지 않았다. 24주후 태아가 엄마와 떨어져 혼자 살 수 있을 때를 생명으로 간주했다. 미국에서도 논쟁중인데 대부분 선진국에서 18주내에서의 낙태는 허용한다 
다음날 삼촌 윤다훈은 지혜에게 더욱 심하게 직격탄을 날린다.
병걸(윤다훈): 내가 이서방같으면 당장 이혼이야. 너 살인자거든. 아름드리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출발하는데, 씨앗은 생명이 아니냐? 생명의 근거와 출발이 씨앗인데, 너는 그 씨앗을 죽이려는 살인자의 길을 가려고 하는 거야. 그런 생명에 대한 의식이 없는 너는 심각하고, 소름끼치는 악독한 여자야. 내 자식을 죽인 여자 무서워서 어떻게 사냐?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운 대사들이다. 생명인데 어떻게 지우려고 하느냐는 식의 대사가 진부해지기 까지 하는 대목이었다. 매회 한 사람씩 넘어지는 엔딩은 예기지 않은 돌발사고가 우리 인생에 일어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지혜의 임신은 자로잰 듯 계획적인 지혜의 인생에서는 최고의 충격으로 넘어진 사건이 아닐까 싶다.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로 출산장려금에 교육보조금까지 지급하겠다는 정부시책에도 출산률이 올라갈 기미는 없어 보인다. 육아에 대한 부담, 감당되지 않는 교육비, 게다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육아문제가 심각한 게 현실이다.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손주들을 맡아주던 시대도 옛말이 되어 버렸다. 어느 한 사람만의 의견이 옳다고 볼 수 없다. 자신의 몸에 생긴 일이니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지혜나, 생명을 함부로 지우면 안된다는 가족들의 말은 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임신을 원하지 않으면 확실하게 방어하는 것이 최선이었겠지만, 그게 아닌 지혜와 같은 경우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김수현 작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살인의 범주로까지 낙태를 화두로 던졌다. 드라마 속의 지혜의 경우는 원하지 않았던 임신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경제적으로 둘을 키우지 못할 상황도 아니고, 지혜의 생각 여하에 따른 문제니 말이다.

그럼에도 반드시 꼭 낙태가 필요해 보이지 않는 지혜와 수일 부부의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별로 유쾌하지 않은 낙태라는 문제를 드라마속으로 끌어들인 김수현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작가는 아이가 생겼으니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져야한다느니,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로 불유쾌한 소재를 풀어가지 않는다. 좀더 잔인한 방법으로 불유쾌함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다. 극중 할머니 고점례여사와 삼촌 병걸(윤다훈)의 대사 "살인죄와 살인자의 길" 이라는 말에서 그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싶다. 
김수현은 한발 더 나아가 케케묵은 논쟁일 수도 있는 태아를 생명으로 봐야하느냐 아니냐를 넘어서, 생명에 대한 윤리의식에 서슬퍼런 일침을 가해 버린다. 어떻게 가족들의 대화 속에 "넌 살인자의 길을 가고 있는 거야" 라는 말을 넣을 수 있었을까? 여기서 작가가 정말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원하지 않는 임신, 우리사회에 충분히 많이 있고, 지금도 어느 산부인과 병원에서는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핏덩이로 버려지는 태아들이 있다. 살인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말이다. 머리가 쭈뼛쭈뼛해지는 순간이었다.
부부에게 원하지 않은 아이가 생겼을 경우,  물론 그 부부의 문제이고 개인적인 선택이겠지만, 우리 사회의 기본 구성단위인 가족 안에서까지 자행될 수 있는 죄에 대한 노작가의 걱정이고, 애정어린 충고이며, 경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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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19
  1. 핑구야 날자 2010.04.12 12:17 address edit & del reply

    인권에 대한 문제로 항상 대두되는데... 사회적으로 낙태하지 않고 키룰 수 있도록 기반이 필요하지 않을까합니다. 복지는 되어있지 않고 하지말라고 하기도 그렇고,,,

  2. 탁발 2010.04.12 12: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낙태 문제는 참 어렵고도 어려운 화두죠.
    우희진이 그나마 둘 다 벌고 또한 안정적인 환경을 가졌다는 점에서
    많이 불리한 논쟁이었는데, 뭐 그정도면 낳아 기르지 하는 판단을 하기 쉽죠.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런 환경의 여성들에게도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김수현 작가가 잘 꺼내준 것 같더군요. 괜히 김수현이겠나 싶더군요.

  3. 모과 2010.04.12 12:4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보니 낳는쪽으로 갈것같아요. 시댁과 남편이 그리고 새생명이니 낳을 것같습니다.
    메세지가 좋아요.^^

  4. 2010.04.12 13:0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욕먹는중 2010.04.12 13:03 address edit & del reply

    포털 사이트에 기사 뜨니까
    이런 드라마 쓰는 주제에 아바타 까고 파스타 깐거냐고 댓글 달리더군요;

  6. 2010.04.12 13:2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이곳간 2010.04.12 13:47 address edit & del reply

    개인적으로는 낙태가 일어날 일이 없는 사회적 장치가 마련 되었으면 좋겠어요..

  8. G-Kyu 2010.04.12 14: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낙태를 하게 될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ㅠㅠ

  9. 떡밥강화 2010.04.12 14:14 address edit & del reply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작가의 떡밥일뿐이죠
    세상의 어느 누가 낙태한다고 동네방네 떠들면서 가족회의를 합니까?
    김수현작가의 인생역정도 그렇고 예전부터 남자보다 더 가부장적인 문화에 찌든걸 알았지만
    솔직히 이젠 아주 대놓고 그러네요
    낙태를 살인이라고 하는건 지극히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우월문화의 잔재입니다
    (참고로 저도 남자입니다)
    물론 제대로 피임도 안하고 한 생명을 죽이네 마네 하는것도 꼴사납지만
    부양할 능력이 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느냐 아니냐는 낙태문제에선 본질이 아닙니다
    돈 없어서 낙태하는건 동정받아야 하고 돈 많은 년이 낙태하면 범죄라는
    이중적인 작가의 시각에 아주 치가 떨리네요

    • 그럼 2010.04.13 09:26 address edit & del

      낙태 문제에 대한 본질은 무엇이죠?
      낙태를 반대하는 종교의 기본은
      대체로 남성 중심 종교입니다.
      어떤 나라의 가난한 미성년 소녀가
      의붓 아버지던가 친아버지던가 한테 성폭행을 당해 낙태를 했는데
      천주교던가 신자 자격을 박탈당한적도 있습니다.
      불가피한 낙태도 있고
      아이를 낳아 키우려면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뒷받침이 되어야하고 남성들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개인의 힘만으로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더불어 남성들도 피임이나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것입니다.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낙태를 피임의 하나로 가볍게 여기는건 일부 남성들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요?
      여자만큼 몸과 마음에 상처도 남지 않으니...

  10. 2010.04.12 14:3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jiwoon 2010.04.12 15:41 address edit & del reply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말이 딱 맞네요
    드라마는 어떤 상황을 정형화해서 사람들의 뇌리에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낙태의 문제를 이런 식으로 접근한 것은 아주 아주 위험했다고 보여집니다
    저출산의 책임은 여자에게
    낙태는 여자들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자기 주장이 강한 것은 싸가지가 없어서....

    김수현 작가의 한계인가요

    • 암튼 2010.04.13 10:03 address edit & del

      남편이 아이를 원하고 이혼할 의사는 없고
      경제력은 웬만한 부부란 면에서
      실제라면 주위에서 아이 낳기를 강요하겠죠.
      막상 젤 힘든건 엄마겠죠. 더군다나 직장이 있으니
      그래도 요즘 세상에 남편들도 아이 줄줄이 낳는거 힘들어서 원치 않겠죠.
      개인의 삶이 중요해진 면도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애 키우기 힘드니까여

  12. pook1028 2010.04.12 17:19 address edit & del reply

    남들이 말하는 김수현작가가 남성 우월주의라던가 가부장적인 문화에 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고..(작품에 그런현실을 반영하는 면은 있어도) 김수현 작가 드라마에서 매번 아쉬운건 공동체에 대한 숨막힐 정도의 동경입니다. 이번 지혜의 임신-낙태 에피소드에서도 그렇고.. 김수현 작가의 집단의식은 정말 견고한거같아요. 등장인물들 각각의 대사톤으로도 느껴지는; 뭐 암튼 김수현작가가 지금과 같은 위치를 가지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거고, 또 뭐니뭐니해도 시청자로서 일단 작품이 보는게 재미있으니까요. 요즘 드라마 중 보면서 이 1시간이 가치있었다 라고 느껴지는 유일한 드라마인 것 같아요. 그 숨막히는 어마어마한; 집단중심주의는 김수현 작가의 한계일까 싶어도 재밌게 보고있는 저로선 스스로 가감해야 할 부분인 거 같습니다.

  13. 펨께 2010.04.12 17:23 address edit & del reply

    작가가 사회적 이슈에 화살을 겨냥하는 것 같네요.

  14. skagns 2010.04.12 21: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정말 무서운 말이군요.
    위험한 말이기도 하지만 틀린말은 아니라는게 더욱 무서운 것 같아요.
    이거 저도 보고 싶었는데 SBS라서 안 봤는데 좀 아쉽기도 하네요.
    리뷰 쓸 때는 가만히 보고 있다가 방송 끝나면 저작권 들먹여 삭제하는게
    얄밉더라구요. ㅎㅎ;;; 두번 그렇게 삭제 당하고 저는 웬만하면 SBS는 안 쓰려고 하거든요. ㅜㅜ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

  15. 2010.04.12 21:1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6. 극의 대사에. 2010.04.12 23:37 address edit & del reply

    우희진에게 엄마가 한마디 던지죠..
    "너도 안나으려고 했어.."이 한마디에 저의 어안도 벙벙해졌고요.
    아마 우희진도 출산을 선택할 듯 싶어요..

    우리들 모두 어머니가 낳으려고 "선택"하였기 대문에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 대사를 넣은 이상 출산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보이고..
    저의 생각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머니가 당신을"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신은???-
    이런 카피 만들면..어...섬뜩 할 듯...

  17. 결국엔 2010.04.13 05:21 address edit & del reply

    출산할듯 하고 우희진이 꽤 이기적이고 독해 보이지만
    틀린 소리만 하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김수현 대본에는 간혹 독설도 오가고 하지만
    김수현이 그리 단순한 작가가 아니기에
    단지 낙태를 죄악시 하려는 의도는 아니리라 봅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생명이나 낙태를 가벼히 여기는 분위기도 없는것은 아니니까요.
    개인과 가정의 책임으로만 돌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마 우희진이 아이를 낳는다해도 일하는 여성의 어려움을 꽤 보여주지 않을까요?
    남편은 자상한듯 하지만 이중적이고 그다지 도움이 못될듯도 하구요.
    김수현은 그리 만만한 작가는 아닙니다.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짜증나는 할아버지를 당장 쫒아내지 못하는
    할머니를 보며 저는 다소 실망했습니다만
    할아버지를 위해서인지 아닌지 몰라도 곰국을 끓이는 할머니를 보며
    좋아하는 장남과 달리 할머니의 슬픔을 읽어내는 며느리를 보며
    이 드라마가 결국엔 할아버지를 받아들이더라도
    단지 대가족 가부장제의 미덕을 보여주기 위함만은 아닐거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이 생기더군요.
    그래도 좀 아쉬운것은 김수현 극본이 빛을 발하는것은
    궁극의 보수성을 벗어나기 힘든 대 가족극이 아니라고 봅니다.
    노작가의 필력이라고 믿어지지 않던 통속 멜로극인
    내 남자의 여자가 그립네요.
    그 진보성이요.
    그래도 엄뿔에선 엄마의 자아찿기를..
    인생은 아름다워에선
    가족 드라마 최초로 게이를 가족안으로 끌어들이니..
    김수현은 김수현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