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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12 '내 마음이 들리니' 다크 남궁민, 송곳처럼 찌르는 섬뜩한 분노 (10)
2011.06.12 12:10




수채화처럼 잔잔하게 퍼져가던 동심원이 준하의 출생비밀과 함께 거센 풍랑을 일으키며 예측불허 복수극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드라마 마무리를 앞두고 드라마 전체에 흐르던 복수의 잔해들이 뒤엉켜 여러 사람들을 더 아프고 힘들게 될 것 같습니다. 여전히 마지막까지 놓지않고 흐르는 가족과 사랑의 코드를 봉우리와 봉영규, 차동주가 지켜가고는 있지만, 태현숙과 최진철, 김신애, 장준하처럼 강한 야생초같은 사람들과 싸우기가 버거워 보이기도 합니다. 들꽃처럼 여리고 순수해서 자기가 아픈 것을 택하는 사람들과 갈퀴로 흙까지 긁어담으려는 욕망만이 가득찬 사람들은 여전히 화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생채기만을 내고 있죠. 화해의 실마리는 너무나 간단한 단어입니다. '사과와 뉘우침'이지요.
장준하, 봉마루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멍군이네 식구들은 물론 김신애와 최진철, 그리고 동주까지 알아버렸지요. 준하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가장 힘겨워하는 인물은 차동주입니다. 미워하고 싶지 않은 형, 지키고 싶은 형, 어머니에게 이용당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못하는 동주는, 준하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어머니 태현숙에게 분노합니다. 최진철에 대한 증오심이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어떻게 16년을 자식으로 키운 준하형을... 어머니의 그런 잔인한 모습에 치가 떨리는 동주지요.
동주는 어머니의 잘못된 복수심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준하형은 우경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가난을 지긋지긋하게 싫어하는 소년일 뿐이었습니다. 가난한 가족과 바보라고 놀림받는 아버지가 싫었던 똑똑한 수재, 그런 준하형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서 성공하고 싶은 기회를 얻고 싶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식으로 키워 준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으로 어머니와 동주의 복수에 함께 한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늘 마음에 걸리고 미안했던 동주였습니다. 들리지 않은 자신의 귀때문에 어머니가 준하형을 바람막이로 이용하려 했던 것을 이해하면서도 미안했고, 그래서 준하형이 우경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준하형을 지켜주는 방법은 우경의 일에서 발을 빼게 하는 것, 동주와 어머니의 복수에 더이상 끌어들이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지요. 어머니가 동주의 바람막이로 이용해 준하가 망가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던 동주였지요. 
동주와 어머니를 지켜주기 위해,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준하로 살아가는 슬픈 선택을 해야 했던 준하는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자신이 태현숙의 복수를 위한 총알로만 이용당했다는 것에 눈이 뒤집어져 버렸습니다. 준하가 마지막까지 놓고 싶지않았던 것은 어머니라는 품이었어요. 아버지 봉영규의 품은 버렸지만,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태현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버림받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하고 싶었던 준하였지요. 준하는 버림받은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누구보다 큰 인물입니다. 그 공포와 불안은 서른 살이 되어도 극복하지 못했던 상처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에 연행되는 자신을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떠나버리는 태현숙을 보며, 또다시 버림받았다는 트라우마는 분노로 변해버리고 말지요. 준하의 분노가 저는 이해가 되더군요. 준하가 할머니에게 왜 자기만 나쁜 놈을 만들었느냐고 울며 말했었지요.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느냐면서요. "좋은 밥 먹고 좋은 옷 입고 살면서도, 가족 버리고 온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는 죄책감때문에, 나도 그렇게 버려질까봐 얼마나 무섭고 외로워야 했는데...". 그런데 16년간 어머니였던 분이 쇠고랑을 차고 아들이 검찰에 연행되는 것을 보고도 가버립니다. 또다시 버림받는 처절한 상처를 입는 준하입니다. 
주가조작과 공금횡령죄로 검찰에 기소되어 구치소에 수감된 장준하가 들짐승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푹주하는 분노의 질주를 차동주와 봉영규, 그리고 봉우리가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태현숙과 최진철에 대한 분노는 준하를 성난 야수처럼 불을 내뿜게 합니다. 다크 장준하로 변해가는 남궁민의 섬뜩한 눈빛연기가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웠던 장면들이 나왔지요. 장준하의 내면을 표현하는 남궁민의 연기가 압권이었던 내 마음이 들리니 21회였습니다. 다크준하로 변해가는 장준하의 분노는 더 많은 슬픔이 감지되기도 합니다. 친아들을 이용한 태현숙의 복수는 최진철과 김신애를 더욱 미쳐날뛰게 만들고, 준하의 분노는 그 진심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면회를 온 태현숙에게 "데려와... 나 이렇게 만든 최진철 데려와!"라고 무섭게 노려보는 장준하의 섬뜩한 변화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듭니다.
끝까지 태현숙을 어머니로 받아들이고 싶었던 준하는 어머니가 자신이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도 거뒀다는 것을 모른척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최진철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들로 삼고 뒷통수를 치게 했어도, 마지막까지 어머니의 손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라는 사람들에게서 두 번 버림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면 정말 비참해지니까요.

동주에게 맡기고 미국으로 갈 생각을 했지만, 어머니는 준하를 놔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최진철에 대한 복수가 먼저였지요. 주가조작장부를 최진철에게 넘기고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넘기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요. 준하도 모르게 태현숙이 준비한 비밀장부는 결국 준하를 돌게 만듭니다. 검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눈하나 깜짝않고 바라보는 어머니 태현숙은 이미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야망을 위해 무슨짓이든 서슴지 않았던 생물학적 아버지 최진철과 다름없는 또 다른 괴물이었습니다.
16년간을 어머니로 사랑하고 따르고 지켜주고 싶었던 태현숙이 자신을 감옥으로 밀어넣은 사람이라는 것에 허탈한 준하, 검찰로 송환되면서 허허롭게 웃다가 공허한 눈빛으로 배신감을 온몸으로 느끼는 듯한 장준하의 심리를 남궁민이 실감나게 표현을 하더군요. 젠틀한 이미지에 차분하면서도 공명이 있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남궁민에게서 다양한 연기의 변신가능성을 확인한 장면이었습니다.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남궁민은 연기변신의 폭을 넓혀 개인적으로 좋은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궁민의 감정과 이글아이는 면회를 온 태현숙과의 만남에서 절정을 이루며 폭발했지요. 목소리를 내리깔고 대사를 자근자근 씹는 장면은, 마치 한가닥 한가닥 그의 가슴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분노를 씹는 듯했습니다. 태현숙마저 움찔하게 만드는 냉소와 분노가 장준하가 더이상 예전의 장준하, 봉마루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슬프면서도 그의 연기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어요. "최진철한테 복수하려고 절 키우셨어요? 얼마나 제가 미우셨어요. 죽여버리고 싶은 최진철 자식인데 그런 제가 '어머니'라고 부를 때마다 얼마나 끔찍하셨어요. 지난 16년동안... 데려와, 태현숙! 최진철 내 아버지 데려와".
아무리 잘해도 차동주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태현숙에게 입속의 혀처럼 무조건 어머니의 말만 듣는 착한 아들이 되려고 얼마나 누르고 참고 살아야 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최진철에게 복수하려고 키워진 사냥개 장준하, 낳고 버린 부모, 봉영규의 호적에 올린 할머니, 사냥개로 키운 어머니, 준하의 삶을 자기들 마음대로 저당잡고 이리저리 휘두른 사람들이 증오스럽습니다.
질주하는 준하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마루오빠의 행복을 위해 장준하로 살아가라던 봉우리의 목소리도, "우리 마루 사람들 많아서 창피해 해요"라며 울던 봉영규의 울음도, "아무것도 모르고 16년 동안이나 그렇게 살게한 것 잘못했어"라며, 형을 지켜주겠다는 수호천사 차동주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이용하고 버린 태현숙에 대한 분노, 자식을 버린 부모 최진철에 대한 증오심이 끓는 소리만이 들릴 뿐입니다.
준하는 사실 그들의 복수극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지요. 가족을 버린 것은 평생을 씻지 못할 죄책감으로 살게했지만, 동주의 귀를 멀게 한 것도, 최진철과 김신애의 아들로 태어난 것도 준하가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요. 준하를 그렇게 만든 것은 최진철과 김신애, 그리고 태현숙입니다. 그네들의 싸움에 자기들 멋대로 사냥개로 이용하고, 황태자로 세우려하고 으르렁거립니다. 자신의 삶을 멋대로 난도질해 버린 그들때문에 준하는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태현숙과 최진철의 싸움 한복판에 뛰어들기로 작정한 장준하, 이제는 준하 차례입니다. 버림받을까봐 두려워했던 태현숙을 버리는 것도, 욕심을 위해 버린 자식을 찾으려 한 최진철과 김신애를 버리는 것도 이제는 준하가 할 차례입니다. 버림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처절하게 알게 해주고 싶은 준하입니다. 자식을 버린 부모에게 돌려줄 것은 부모를 버리는 자식으로 대못을 박아주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준하의 광기어린 분노가 무서운 이유입니다. 

예고편을 보니 준하가 동주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겠다고 차갑게 대하는 모습도 나오고, 최진철과 부자지간을 확인하는 장면도 나오더군요. 태현숙은 준하를 최진철보다 무서운 놈이라고 동주에게 준하를 믿지 말라고 하고, 장준하의 전혀 다른 모습때문에 드라마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되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은 준하가 왠지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준하는 눈물을 숨길 수 없는 사람이에요. 어려서도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막말을 하고 늘 짜증내고 화만 내는 마루였지만, 진심에는 눈물도 흘리고 웃을 줄도 아는 아이였지요.
새어머니 큰미숙씨가 시계를 찾으러 공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을 알고, 가슴으로 울기도 하고 아버지를 위해서는 태현숙에게 무릎을 꿇고 도와달라고 빌기도 했었지요. 정신을 놔버린 할머니를 보고는 또 마음이 약해져서 할머니에 대한 원망을 풀어버리기도 하는 인물이기도 하고요.16년을 사냥개로 키웠다지만 아들의 귀를 멀게 한 최진철에 대한 태현숙의 증오심을 이해해주고 싶기도 할 것같고요. 봉영규에게 자식 봉마루와 봉우리가 전부이듯 태현숙에게도 차동주가 전부일 수 밖에 없는 것처럼요. 차동주가 될 수 없는 것이 슬프고 질투도 났지만, 어머니의 모든 것이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함께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던 시간만큼은 복수를 향해 달려가는 태현숙이 아니라, 준하의 어머니였다는 것을 준하는 기억합니다.
그래서 아주 잠시동안 준하의 질주를 이해해 주고 싶어졌습니다. 태현숙과 최진철, 김신애는 망가져 가는 준하를 보며, 그들이 얼마나 자식에게 못할 짓을 했는지를 깨달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주 잠시였으면 좋겠습니다. 준하의 질주를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는 동주와 우리가 오래동안 걱정하지 말았으면 싶어서요. 무엇보다 분노는 다른 사람이 아닌 준하 자신을 괴롭히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에요. 동주를 사랑하면서도, 동주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 들을 수 있으면서도 너무 오래동안 준하가 귀를 막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봉영규와 우리가 마루를 부르는 소리를 너무 오래동안 외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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