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규리'에 해당되는 글 25건

  1. 2010.07.12 '인생은 아름다워' 충격적 키워드 동성결혼, 시기상조 or 절대불가? (22)
  2. 2010.07.05 '인생은 아름다워' 뇌쇄적인 백조 장미희의 프로포즈 (16)
  3. 2010.06.07 '인생은 아름다워' 찌질남 윤다훈, 얄밉게 구는 속마음 (7)
  4. 2010.06.06 '인생은 아름다워' 경수의 눈물이 특별했던 이유 (3)
  5. 2010.05.31 '인생은 아름다워' 성적소수자, 그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20)
2010.07.12 14:07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다가 깜짝 놀란 대사가 있었습니다. 경수가 태섭에게 결혼하자는 프로포즈와 함께 경수가 엄마에게 결혼한다는 말이 전파를 타더라고요. 동성애자에 대한 시선이 적어도 편협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망치로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수현 작가가 이 문제까지 건드릴 거라고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가 동성애라는 화두를 던졌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파장은 지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데 여기에 동성결혼이라는 용어 자체가 주는 충격이 솔직히 컸습니다.

이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대조적으로 다룬 커플이 있었지요. 공처가 이수일과 결벽주의적인 성격에 결혼의 순결을 강조하는 완벽적이고, 까탈스러운 지혜의 입에서 이혼의 소리가 나왔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결혼을 할 수 없는 커플인 태섭과 경수의 입에서 결혼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겁니다.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할 수 있지요.
수일이 같은 회사 여직원 홍과장과 영화를 보러 간 일이 지혜에게 발각되어 불란지 팬션이 시끄러운데요, 지혜와 수일에게만 심각한 문제이지, 주변 가족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일 뿐입니다. 저 역시 지혜의 결벽주의자적인 성격이 수일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곱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눈 감고 덮어주라는 말은 못하겠지만, 지혜의 성격과 수일에 대한 태도 역시 고쳐야 할 부분이 많기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지혜에게 썩 정이 가지 않습니다. 우유부단해 보이고, 성격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과잉친절을 베푸는 수일의 성격도 마음에 차지는 않지만요.
우선 아내를 속이고 휴일에 여직원과 영화를 보러간 일은 그 의도가 순수했고 아니고를 떠나서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어요. 유부남인 것을 감안했을 때 홍과장의 태도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었고요. 드라마 속 상황설정이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실제로는 넥타이나 와이셔츠같은 선물정도였으면 무방했을텐데, 굳이 시간을 내서 식사대접을 하겠다는 것이 썩 좋은 태도는 아니었어요. 이번회 보니 영화를 보러 가자고 제안한 것이 수일이던데, 아무리 털끝만치의 사심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수일의 태도 역시 비난받아야 할 문제같아요.
그런데 수일에게 대하는 지혜의 태도는 더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처가살이를 하는 남편의 체면이라는 것도 있고, 또한 부부간의 프라이버시라는 것도 있는데, 친정식구들 모두에게 마치 딴여자를 만나 외도를 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남편에 대한 존중의 태도는 아니었다고 보이더군요. 제가 구식 사고방식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자신은 존중받길 원하면서, 남편에 대한 프라이버시 존중에 대해서는 배려가 없는 모습이라, 지혜가 제 며느리나 딸이라 할지라도 곱게 봐줄 수는 없을 것 같았어요. 민재가 두 사람 문제이니 두 사람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무관심의 태도를 취한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일과 지혜의 문제를 전화로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태섭과 경수의 노골적인 사랑고백이 이어졌지요. "딴 녀석이랑 영화보러 갔다가 걸리면 죽을 줄 알아" 태섭의 터프함에 조금 놀라기도 했는데, 태섭이 "만약 내가 재미없어지거든 우물거리지 말고 나한테 바로 얘기해"라고 하지요. 경수도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장담할 일은 아니라며, 그런 일이 있으면 서로 남루하게 굴지말고 솔직하게 얘기하자고 합니다. 태섭이 경수의 말에 삐지는 것을 보니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는 다 같구나 하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태섭이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 상처주지 않아. 최선을 다할거야. 그게 내 자존심이야" 라며 사랑고백을 하고, 경수도 태섭에게 "너한테 함부로 하지 않아. 너 변하기 전에 나도 절대 변하지 않아"라며 변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는 태섭과 경수입니다.
다음날 태섭과 아침운동을 한 후 경수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나왔는데요,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끌리게 된 비행기에서의 첫만남을 이야기하며, 만난 지 1년 되는 그 날 주말에 결혼하자는 프로포즈를 하는 것이었어요. 예고편을 통해서도 결혼이라는 말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는데, 드라마의 상황을 떠나 저에게는 여전히 동성결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직 열리지 않은 부분이라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는데, 살짝 통쾌하게 웃었답니다. 불란지펜션에서 냉면으로 점심을 먹는 태섭과 경수를 보고 노골적으로 비위 상한다고 하는 병걸이 청양고추의 매운 맛에 뒤로 넘어갔는데요,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은근히 통쾌했어요. 속이 느글거린다고 툴툴대며 고추를 달라고 하니 민재가 모른 체 시치미 뚝 떼고 매운 청양고추를 줘 버리더라고요ㅎㅎ. 
인생은 아름다워 드라마에서 태섭과 경수라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이라는 의미가 법적으로 혼인신고까지는 못하겠지요. 우리나라가 아직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지 않기때문에 결혼은 당사자들만이 치루는 의식에 불과할 뿐일 겁니다. 현재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나라는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캐나다,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 노르웨이, 스웨덴, 포르투갈, 아이슬란드, 그리고 미국의 다섯 주 등 10개국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생각하는 두 사람의 결혼은 살림을 합친 동거의 수준정도로 생각했을 뿐이었어요. 아마 동성애자들도 현실적으로 이런 동거수준의 생활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정식으로 결혼을 하고 증인으로 병준(김상중)까지 부르겠다는 태섭의 말을 들으면서, 두 사람이 생각하는 결혼이 사회적으로 청첩장을 돌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드라마 속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는 상당히 깨어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우리나라의 결혼법에서 동성결혼이라는 문제까지는 솔직히 고민해 보지 않았어요. 다만 그들에게도 사랑할 권리가 있고, 성적으로 다르게 태어났다는 것에 대한 특수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한데, 결혼이라... 솔직히 난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호적제도상의 문제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요, 과연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호적이나 주민등록등본상에 문서상으로 올릴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기혼여성인 저는 현재 호적상에는 시댁의 호적에 올라가 있고, 친정의 호적에서는 제명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친정집안의 족보에는 아무개 집안 누구의 자식과 혼인했다라는 것으로 올라가 있고, 시댁 족보에도 문중 사람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고요. 이런 까다로운 한국의 호적법상 동성애자들의 결혼은 어떤 식으로 기재가 되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것같아요. 
동성애자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이라 정신적, 육체적 의미의 결혼은 저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법적인 결혼부분에 대해서는 아직은 시기상조 혹은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디까지 동성애자의 사랑을 허용(쓰고보니 허용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수용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네요. 
김수현작가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락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읽어내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자들에게도 당당하게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이라는 의식을 치루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평범하게 이뤄지는 이성애자들과 같은 결혼식의 꿈을 드라마 속에서나마 그려주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비록 그들만의 사랑의 약속 의식이 되겠지만, 축복받은 결혼식이 되었으면 싶은 바람도 가지게 됩니다.  

극중 경수의 아버지가 쓰러져서 경수가 아버지를 보러 서울에 다녀온 후 태섭에게 말했던 대사가 생각나는데요, 아버지가 아직은 경수를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모순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할 것 같고, 고민이 끝나면 경수를 부르겠다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경수 아버지가 고민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모순이 어느 선까지 인지 알 수 없지만, 동성애자의 사랑을 인정한다면서도 결혼에 대해서는 난감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제 자신 역시 모순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드라마가 끝나는 시간까지도 이 모순적인 생각과 싸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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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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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마른 장작 2010.07.12 14:42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 어쩔거나요. 김수현 작가는 확실히 야아 이거 뭐라 해야 되나요? 하여튼 배짱이 있는 작가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최근 그분의 발언 등을 통해 알 수 있었죠. 동성결혼은 일단 무조건 시기 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그 나머지는 생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3. 내영아 2010.07.12 14:55 address edit & del reply

    엄...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동성애를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있는게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어차피 나중엔 인정해주는 쪽으로 갈텐데
    원래 싫어! 싫어! 할수록 더 빨리 다가온다고 한다던데, 내버려둔다기보다는 음~ 대체 왜
    사람들이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는지부터 알아봐야겠네요 -ㅅ- ;

  4. 엘레사르 2010.07.12 16:00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다수와 다른 소수가 인정받는 길은 역시나 멀고도 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을지는 모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호적이라는 제도가 없어 지고 모두 개인적으로 1인 1적인 가족관계부로 변하지 않았나요?
    결혼했다고 해도 나의 중심으로 친부모와 자식과 배우자가 기재되는 것이지 호적이라는 것에
    기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5. 야미쿠로 2010.07.12 16:29 address edit & del reply

    동성결혼....굉장히 까다로운 문제고,

    시기상조라고 하시는 분이 많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덮어놓을 일은 아니죠.

  6. Uplus 공식 블로그 2010.07.12 17: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처음부터는 아니고, 중간부터 시청했던 것 같은데요~
    마지막 부분에 상당히 통쾌하던데요 ㅎㅎ
    동성애를 지지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다른 이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 같아요!

  7. 챙엄마 2010.07.12 17:33 address edit & del reply

    호적제도는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결혼으로 친정에서 제적되고 남편의 호적에 입적되는일은 이제 없지요
    그저 가족관계등록부에 배우자 로 기재 되는것이 다입니다
    그러니 동성결혼이 법제화 되어도 전처럼 복잡한 호적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것입니다

  8. 라임 2010.07.12 17:46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에서 당장 법적인문제를 따지는건 아닌거 같고 저기서 두사람이 한다는 결혼이란것은 반지를 나눠끼고 앞으로 로 함께 할 것을 증인앞에 약속한다는 일종의 언약식의 의미가 아닐까요? 어제 방송보면서 동성커플도 이상커플이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9. dma 2010.07.12 18:17 address edit & del reply

    라임님 말씀데로 드라마에서의 동성결혼은 법적인 문제보다는 언약식의 의미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동성결혼 문제까지 다루지? 지나치다 부담스럽다 하는 반응들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 실제 동성커플들의 경우 이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들 하네요...
    가장 큰 문제는 사고나 수술같은 큰 문제가 생겼을 경우 파트너가 보호자가 될 수 없다는 것..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수술동의서 같은 것은 꿈도 못 꾼다고 하네요...

  10. 촌스런블로그 2010.07.12 18:46 address edit & del reply

    김수현 선생께서 아주 금기시되는 까다로운 주제를 다루시려는 군요~~

  11. 김부리 2010.07.12 19: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방송비평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신가요?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글에서 물씬 나네요. 부럽습니다.

  12. 도도한괭이씨 2010.07.12 19:34 address edit & del reply

    법적인 결혼은 물론 아니죠. 그들도 알고 있고. 그냥 의식만 치루고 동거를 하며 사는 거죠. 실제로 그런 식으로 해서 몇십년동안 같이 살고 있는 동성부부들이 꽤 있으니까요...어째든 시기상조라...글쎄요. 저 결혼 얘기에 우리나라 정서에 안 맞는다 어쩐다 하면서 뭐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게 도대체 뭔가 싶어요. 개막장 드라마엔 가만히 있더니.....저도 청양고추 부분이 통쾌했어요. ㅎㅎㅎ 천연덕스럽게 "어머, 청양고추 달라는 거 아니었어요?" 하는데 웃겼어요~ 뒤로 넘어가는 삼촌 보면서 다들 웃는데 정말 많이 웃었어요~ 어째든..오랜만에 초록누리님 글 보고 가네요^^

  13. 꾸릉내 2010.07.12 19:56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면 될것을 ,,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마음을 어찌 막을수 있을까?
    김수현 작가 드라마는 대사가 너무 좋다 ,,
    특급 연예인이나 특급 작가가 받는 돈은 거품이 심한거같지만 ,,
    돈아깝지 않는 작가인거같다..

  14. 서류상으론 2010.07.12 21:31 address edit & del reply

    한 집에 사는 동거인으로 밖에 되지 않겠죠. 결혼식 역시 언약식의 성격이겠지만 증인을 둠으로써 조금은 더 확실하고 지속적인 의미를 갖게 될거구요. 병준만이 아니라 태섭 부모님과 동생들은 소식을 접하게 되면 기꺼이 그 자리에도 함께 해 주지 않을까요?

  15. 탐진강 2010.07.12 22: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아내도 자주 보더군요
    저는 드라마는 안보는 편이라 ^^;

  16. 호적제도는 없어졌어요 2010.07.12 22:53 address edit & del reply

    몇년 전에 법이 바뀌어 호적제도는 폐지된걸로 압니다. 부부 중심의 가족등록부만이 존재하지요.

  17. 흠... 2010.07.16 23:21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에서 동성애 결혼은 쫌...그런데 드라마에서 나온다니까 뭐랄까...파장이일어날꺼같네요...이 드라마 잘 챙겨서보는데 같은 동성애자가봐도 쫌 오글거리는 부분이있어서 난감할때가있어요ㅋㅋ

  18. 동성혼 2010.07.19 03:17 address edit & del reply

    동성혼 허용 국가가 10개국이라고 하셨는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는 동성혼이 합법이랍니다. 유럽 지도 보시고 동유럽 손으로 가린 다른 국가들은 다 합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만큼 그 나라들은 인권에 관심이 많은거죠. 인격체 하나하나 모두에게 행복 추구권이 적용되는 나라들이니, 행복 추구권이 어쩌구로 시작되는 대한민국의 허울좋은 법 아래 인권이랑은 확인히 구분된다죠.

  19. 병신이네 2010.07.19 12:52 address edit & del reply

    뭐가 충격적이라는건지??????????????
    지가 그냥 띨띨한거지...서유럽은 다 인정이고 미국도 상당수가 인정하는데...
    남아공도 남미쪽도... 먼 소리인지.......................
    조선시대에서 사냐?

  20. 위에병신이네님;; 2010.08.02 00:03 address edit & del reply

    위엣분 뭔 소리 하시는거죠????? 우리나라 일반국민 정서상 드라마에 동성애자가 나와서 결혼하는게 충격적인게 아닌가요??? 그리고 여기 필자님은 동성애에 적대적이신것도 아닌데 왜그래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으면 조선시대 사람인가요? 참....ㅋㅋㅋㅋ조선시대때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관대했어요. 저도 동성애자들을 지지하지만 병신이네님처럼 저렇게 극단적인 사람보면 참,,,

  21. 병신이네 2010.10.27 02:05 address edit & del reply

    별로 충격적이지 않는데??? 별게 다 충격적이네
    아마 성적 떨어지면 바로 자살할 기세

2010.07.05 07:59




까칠하고 지나친 깔끔병이 결벽증이 있나 싶을 정도로 거리감이 느껴지는 인물 양병준, 그에게 찾아 온 늦사랑은 태섭과 경수의 동성애만큼이나 파격적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며 장미희와 김상중의 사랑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두 사람이 중년의 나이라는 점때문이었어요. 뒤늦게 본처 집으로 들어와 황혼의 사랑을 보여주는 바람둥이 할아버지도 있지만,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무 결격사유없이 총각인 극중 양병준(김상중)과 동생 양병걸(윤다훈), 이 홀아비 아닌 홀아비들의 늦사랑은 흥미로울 수 밖에 없지요. 병걸보다는 겉으로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딱히 이성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병준을 보며, 그 지독한 결벽증때문에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지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첫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었지요.
죽은 첫사랑때문에 지독한 방황기를 겪었던 20대 병준의 모습을 지혜와 수일의 이야기를 통해서 얼핏 알게 되었는데, 세상을 등지고 절로 들어가려고 했을 정도의 순애보 사랑을 했었다는 것에 병준의 성격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했어요. 어찌 되었든 극중 한 번 이혼을 한 조아라(장미희)와 몽달귀신이 되기 일보 직전인 병준의 사랑은 서로가 가진 외적 조건들과 성격때문에 파격적입니다. 
일본에서 자라 일본정서를 가지고 있는 조아라는 우선 사고방식에서 한국적인 중년 여성의 사고와는 거리가 멀지요. 여전히 소녀적인 감수성에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정도로 낭만에 탐닉하는 모습이 위험스럽기까지 합니다. 조아라는 고독이라는 병 외에는 특별히 부족한 게 없는 여자입니다. 평생을 놀고 먹으며 낭만적인 환상을 쫓아 산다고 해도 아무런 걱정이 없을 정도의 재력도 가지고 있고요. 마흔 넘은 조아라는 여전히 아버지를 우리 말로 아빠라고 부르는 철부지 물가에 나온 어린애같아 보입니다.
그에 비하면 양병준은 바람난 아버지때문에 힘들게 사는 어머니 아래 아르바이트해 가며 스스로의 힘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일벌레라고 불릴 정도로 일밖에 모르는 인물이지요. 성격도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완벽주의자에 감성이라고는 약에 쓰려해도 없는 인물이에요.
전혀 맞지 않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어느 하나 맞는 구석이 없는 성격은 삐그덕거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김수현작가가 보여주는 중년의 사랑은 이렇게 불협화음이라는 것에서 출발하기에 흥미롭고, 무엇보다 두 사람이 청춘들의 열병같은 사랑을 할 나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새롭습니다.
진담농담 게임같은 말싸움 끝에 돌대가리라고 하는 조아라에게 얼결에 키스를 해 버린 병준은 키스가 농담이었다고 평정심을 찾으려 하지만, 조아라가 "농담 더해요"라며 키스를 퍼붓자 병준은 이게 아닌데 싶어 당혹스럽습니다. 더구나 저돌적으로 결혼하자며 프로포즈까지 하는 조아라의 표정은 중년 남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정도로 뇌쇄적입니다. 아마도 조아라가 진심으로 결혼하자는 말을 했다는 것을 양병준도 알았을 것 같더라고요. 애써 희롱하지 말라며 조아라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양병준도 특이한 조아라에게 끌리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지요.
세상에 믿을 사람이 파파밖에 없다는 여자, 사랑과 결혼에 너무 아프게 데여 버린 여자가 병준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했을 때, 꿈꾸는 소녀같은 조아라의 순수를 병준도 알고 있었어요. 첫사랑을 잃은 이후 한번도(드라마상에서는)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양병준에게 20년만에 새로 들어 온 조아라, 하지만 그녀는 양병준의 이상형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그 관계가 위태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조아라는 상처받기 쉬운 여자에요. 소녀보다 더 심한 감성주의 성격은 양병준의 사무적이고, 무뚝뚝함에 시시때때로 서운할 수 있고, 자기중심적이고 의존적인 성향이 강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양병준처럼 독립심이 강한 성격과는 대조적이지요. 양병준은 자기 중심적인 인물이라기 보다는 본인이 정해 둔 룰에 따라 사는 인물이고요. 에고가 강한 두 중년 남녀의 사랑은 그래서 충돌할 수 밖에 없고, 오히려 피끓는 청춘들보다 더 많이 스스로를 깎아내야 상대를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김수현 작가가 중년의 로맨스를 그리면서 이렇게 양병준과 조아라라는 인물을 타인과 쉽게 융화되기 어려운 성격들로 묘사한 것은, 세상 어느 정도 산 중년들의 사랑은 설레임의 감정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는 호섭과 연주는 성격이나 조건보다는 감정 확인이 먼저라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말이지요.
인생은 아름다워에 커플들이 많지만 사실 조아라와 양병준만큼 별난 커플도 없을 거에요. 태섭과 경수는 특별한 커플이니 예외로 하고요. 김수현 작가가 드라마에서 조아라와 양병준의 성격을 가장 특이하게 그린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보니 중년들의 사랑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두 사람의 불협화음같은 성격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양병준이 조아라의 괴팍한 성격을 어떻게 소화시킬까가 궁금합니다. 호수 위의 백조같은 여자, 속을 들여다보면 설거지도, 집안 정리도, 물건을 챙기는 것도 뭐 하나 자기 손으로 할 수 없는 여자, 예민한 감성에 슬픈 음악 한 곡을 듣고도 가슴이 시려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철떡서니 없어 보이는 여자 뒤치닥거리를 그 깐깐스런 남자가 어떻게 감당해 나갈까 싶어서 말이지요.
회사 대표로 모시는 것과 반려자로서의 조아라라는 인물은 하늘과 땅차이겠지요. 자존심 강하고 성격이 대쪽같은 병준이 막상 부인의 옷이며, 어지러진 신발들을 정리하고, 싱크대 앞에서 툴툴대며 설거지 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현실이라면, 글쎄요? 당장 행주 집어던지고 나가 버리지 않을까 싶어요.
한 폭의 그림같이 사는 조아라가 인간냄새 폴폴 나는 불란지 팬션의 그 떠들썩함 속에 융화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데, 사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물론 현실이라면 더더욱이나 걱정스럽지요. 조아라의 눈에 비친 불란지 팬션 대가족의 모습은 무남독녀 외동딸로 자란 외로움에 대한 동경같은 모습이에요. 마치 차창 밖으로 펼쳐진 논밭을 보며, 전원생활의 풍요로움과 낭만을 상상만하고 지나가듯이 말이지요. 논밭을 일구는 농부의 고단한 현실을 보지 못하듯이 말이에요. 극중 조아라를 보면 그녀의 눈에 비친 모습은 다 그런 모습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급진전해 가는 병준과 조아라를 보니 두 사람의 결합도 쉽게 이루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아라가 프로포즈를 하는 모습을 보니 불란지 팬션으로 쳐들어 가서라도 허락을 받아낼 듯 보이더군요. 조아라가 꼬장꼬장한 시어머니나 자기밖에 모르는 할아버지의 고집스러움, 시끌벅적한 불란지 팬션 민재가족들의 독특한 가정문화를 보며 겪을 당혹스러움을 상상해 보니 미리부터 에피소드들이 기대됩니다. 특히 가운데 낀 병준이 대책없는 조아라의 행동에 미치고 환장할 듯도 싶고요. 조아라가 워낙에 꿈꾸는 소녀라서 말이지요.
회사대표로 만났을 때와 집안 식구로 만났을 때 조아라 역시 언제까지고 칙사대접을 받지는 못할 것 같아요. 결혼으로 이어질 지 아닐 지 드라마 진행을 보야 알겠지만, 예비 며느리라 할 지라도 손님같은 며느리를 꼬장꼬장한 시어머니가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민재 성격도 병걸 삼촌에게 해대는 것 보면 한 성질하고 말이지요. 소녀같은 조아라가 그럼에도 드라마에서는 매력적인데요, 사람을 보는 눈이 순수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 나이되어서 그렇게 소녀처럼 순수한 여자가 있을까 싶거든요.
조아라의 호사스럽고 정신적 사치처럼 여겨지는 감수성이 자칫 과장되면 밉상스러울 수도 있을텐데, 장미희라는 연기자가 보여주는 독특한 분위기때문인지 전혀 밉지가 않네요. 이런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중년연기자가 드문데, 장희미라는 배우의 독특한 매력이 조아라라는 인물과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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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5 08:0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0.07.05 10:11 신고 address edit & del

      중요하지 않다니요. 정말 중요한 거였어요. 감사합니다.
      급히 나갈 일이 생겨서 발행하고 나갔다 와서 다시 보고 뭔가 저도 이상하다 싶었어요. 수정했어요. 감사합니다^^*

  2. 최정 2010.07.05 08:08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 보는데 보면서 참 많이 웃었다는 그리고 장미희 대단해요~

  3. DDing 2010.07.05 08: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잠깐 지나가는 장면으로 봤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ㅎㅎ
    장미희씨는 세월이 지나도 뇌세적이란 말을 들을 수 있는 걸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4. 바람몰이 2010.07.05 08: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드라마를 통 못 보네요...다시 보고 싶습니다 ㅠ.ㅠ;;

  5. 카타리나^^ 2010.07.05 08: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그 웃음소리...아직도 귀에 남네요...
    너무 특이해..
    하지만 함께 있으면 좀 창피하긴 할듯

  6. 광제 2010.07.05 08: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미희에게서..이런장면도 연출이 되는군요..ㅎ
    함 봐야겠는데요..ㅎㅎ
    멋진한주 되세요..누리님~~!

  7. 털보아찌 2010.07.05 09: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드라마에 뽀뽀 장면이 많이 나오는군요.
    왜 저런 장면보면 쑥스럽죠......ㅋㅋ

  8. 너돌양 2010.07.05 09: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드디어 볼려고했는데 못봤네요 쩝..요즘 드라마 한편보기도 힘듭니다...

  9. 건강천사 2010.07.05 09:51 address edit & del reply

    장미희씨 말투 정말 독특한 것 같아요 ㅋㅋ
    일요일 중요한 장면을 놓쳤네요~
    아름다운 가족들의 사랑이 어떻게 얽혀서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조요한 호기심이 생기네요 :)

  10. 전형걸 2010.07.05 10: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를 몇 번 본 적이 있어 쓰신 리뷰 내용이 전반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장미희라는 배우가 맡은 역이 참으로 특이하다 느꼈는데 바로 이런 이해를
    가능하게 하다니 참으로 잘 쓰신 리뷰네요. 정말 흥미롭게 읽다 갑니다.

    앞으로 기대되는 두 사람, 말씀하신대로 중년남녀의 위태로운 사랑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ㅋㅋ


    -뿌쌍-

  11. 둔필승총 2010.07.05 11:01 address edit & del reply

    타이틀이 아주 딱입니다.^^
    백조, 멋져요.~~

  12. 마른 장작 2010.07.05 11:18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는 많이 못보는데 초록누리님의 리뷰를 읽으니 재밌을 것 같습니다.^^ 장미희가 연기하는 조아라의 캐릭터가 어떤 모습인지 스물스물 머리 속에 떠오릅니다.

  13. 카라의 꽃말 2010.07.05 12: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새로운 한주의 시작이에요..ㅋㅋ
    이번주도 즐거운일 가득 하시구요!
    힘내서 파이팅~

  14. skagns 2010.07.05 16: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건 제가 안 봐서.. ㅎㅎ;;
    SBS는 리뷰를 안 적다보니 자연스레 SBS 드라마와는 멀어지네요. ㅎㅎ;;
    암튼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

  15. 안랩맨 2010.07.05 16:53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안철수연구소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현재 안랩 블로그에서
    트랙백이벤트를 통해 "안철수 의장님"의 자필 사인이
    들어간 V3 365Clinic Stanaerd 패키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많은 괌심 부탁드립니다. (소장 가치 높습니다!)
    그럼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세용^-^~
    http://blog.ahnlab.com/ahnlab/859

2010.06.07 13:58




태섭의 커밍아웃은 병태네 불란지 펜션에 꽤 큰 폭풍이었지만, 가족안에서 용해되고 끌어안음으로써 적어도 태섭은 가족에게만은 냉대받지 않은 모습입니다. 극중 작은 삼촌인 병걸(윤다훈)과 수일(이민우)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태섭에 대해서 몰랐던 것을 서로가 미안해 하면서 태섭에게 강해지라고 힘을 북돋워 주는 가장 든든한 응원군들이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작은 삼촌 병걸의 까칠한 반응은 욕설에 가깝지만, 현실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해 이해하려 들지 않는 대다수 사람들의 솔직한 반응일 겁니다. 병걸이 태섭이가 가족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수일의 반응처럼 겉으로 대놓고 모욕하지는 않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을 지도 모릅니다. 병태네 가족들 중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수더분해서 태섭을 가장 짠하게 생각할 것 같았던 병걸이 예상을 깨고 가장 까칠하게 나오고 있는데요, 감성이 풍부하고, 감정에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격때문일 거예요. 그리고 누구보다 태섭을 아끼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번회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병걸이 태섭이와 함께 밥을 먹고 싶지 않다며 가족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더러운 자식"이라고 욕설을 뱉은 상황은 그가 삼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태섭을 아꼈기 때문에 더 심하게 나왔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병걸이도 병태의 심정 못지않게 잘나고, 예의바르고, 반듯한 태섭이가 안타까웠을 거예요. 어려서 엄마를 잃고, 새엄마 손에서 자라서 늘 기가 죽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아이가 동성애자라니 병걸이도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병태에게 끌려나가 한방 얻어맞고 병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장면에서 병걸의 진심이 드러났습니다. "너무 안타까워서.. 미워서..." 병걸이는 누구보다 반듯하고 아까운 태섭이었기에 더 화가 나고 속상한 마음이더라고요. 누가 안그러겠어요. 허우대 멀쩡하고, 남부럽지 않은 의사 직업에 집안의 대를 이을 장손이 성적소수자라니 말이에요. 병걸을 때린 병태의 심정도 편하지 않습니다. 병걸이의 심정을 병태(김영철)가 모르는 바는 아니에요. 병걸이 처럼 그렇게 태섭이에게 모질게 말하고 때려서라도 바꿔주고 싶었을 병태였을 겁니다. 그것이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병걸보다는 더 잘 알고 있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했을 뿐이었어요. 병걸을 때리고 우는 병태를 보니, 태섭때문이기 보다는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 것 같더라고요.
가족들이 자신을 볼 때마다 받을 상처를 잘 아는 태섭은 가족들에게 일일이 사과를 합니다. 아무리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고, 혼자 넘어야 할 산이라는 것을 알지만, 태섭에게 매일같이 눈 뜨면 산이 턱하니 가로막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태섭이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나돌면, 막연한 찝찝함때문에 진료를 거부할 환자들도 분명 있을 거고, 시선도 곱지 않을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지요. 이런게 잘못되었다, 혹은 불합리 하니 고쳐야 한다고 말 할 수는 없다는 게 우리의 현실이겠지요. 병걸이 아무리 마음으로는 태섭이 안됐고 가슴 아파도 생각을 고치기 힘들고, 수일 역시 드러내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응원해 주는 입장이 아니듯이 말이지요. 

가족들에게 커밍아웃 하고, 한 사람 두 사람 태섭이의 성정체성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마다, 태섭이도 감당해야 할 상처들이 하나 둘씩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고, 멸시도 달게 받겠다고 마음 먹지만, 막상 삼촌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상처를 받습니다. 뒤 따라 온 민재 품에 안겨 울 때는 저도 함께 울었네요. 처음으로 태섭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항상 깍듯하게 "어머니" 라고 부르던 태섭이었는데, "죄송해요, 엄마. 죽는 날까지 죄송해요, 엄마" 라고 우는데, 가슴도 아프고, 한편으로는 태섭과 민재가 20여년간 알게 모르게 쳐 둔 새엄마와 의붓아들이라는 경계가 허물어지는 듯해서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민재와 병태의 이성적인 생각이 마음에 들고, 진정으로 태섭을 품어주는 가족애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있지만, 극중 병걸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에요. 더러운 자식이라고 쏘아 붙이고, 못돼먹게 보일 정도로 화를 내고, 까칠하게 구는 것도 태섭이가 가족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수의 가족들이 경수에 대해 그렇게 몰인정스럽게 구는 것 역시 경수가 그들의 자식이었기 때문일 거예요. 이들의 딜레마는 동성애자가 내 가족이기 때문이에요. 다른 집일이었다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 버릴 수도 있을 문제임에도, 내 가족이 그렇기 때문에 인정하고 싶지 않고, 더 화가 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성적소수자가 내 가족이 아닌 타인이었을 경우에는 훨씬 더 관대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경수 아버지는 드라마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저명한 학자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집안의 자식이라고 하지요. 경수 아버지도 공개적인 장소나 학술지에 비슷한 주제로 의견을 개진할 때에는 경수에게 대하는 태도를 취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경수에게는 그런 아버지의 태도가 위선적으로 보이겠지만, 자식이기에 인정하기 싫어하리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병태나 민재가 커밍아웃한 태섭보다 더 용기있어 보이는 것은 내 가족인데도 품었기 때문이라는 역설적인 생각도 들어요. 따지고 보면 다른 사람들의 일이라면 그러던지 말던지 상관없지만, 내 가족이기 때문에 더 싫고, 제발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클 것 같아요. 그래서 태섭을 품는 민재네 가족들이 대단해 보였고, 크게 감동을 주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이들이 가족이었기 때문에 품었다고만 생각했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가족이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극중 경수 가족과 병걸이처럼 말이지요.
이번회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면서 특히 민재와 태섭이 우는 장면에서 김해숙의 가슴 찢어지는 어머니의 연기가 너무나 가슴깊게 와닿았는데, 병걸의 왕방울 같은 눈물도 뭉클했어요. 까칠하고 찌질해 보이는 병걸이가 얄밉기도 하지만, 가족이기에 용납하기 싫은 병걸의 마음이 전해지더라고요. 병걸이도 민재나 병태처럼 결국은 태섭을 품고 누구보다 더 따뜻하게 안아주리라 생각하지만, 병걸 역시 태섭이 때문에 누구보다 마음 아파하는 삼촌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태섭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운 표현이 다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섭의 문제는 사실 불란지 펜션 모든 가족에게 상처이고 아픔일 거예요.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태섭의 제 3의 성을 의학적으로, 혹은 심리치료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이겠지요. 할머니가 툇마루에서 아직 짝을 찾지 못한 병준과 병걸에 대해 걱정하면서, "사람이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아야 하는데..."라던 말이 자꾸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민재나 병태가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르게 하자고 했는데, 저역시 끝까지 몰랐으면 싶은 생각이 듭니다.  
24회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면서 태섭이 때문에 처음으로 웃었네요. 그 말쑥한 청년이 샤워를 하다가 비누거품에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그것도 알몸으로 넘어지는 장면은 상당히 웃겼답니다. 항상 말끔하고 옷에 먼지 한톨 안묻히고 다닐 것 같은 블링블링한 남자가 지금까지 등장인물들 중에 가장 폼나게(?ㅋㅋ) 넘어 주시더라고요.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상처받더라도, 혼자 끙끙대고 고민하던 때보다는 커밍아웃한 이후의 태섭이의 인생이 더 살만하고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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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7 14: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너돌양 2010.06.07 14: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선천적으로 그리 태어난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이 드라마뿐만 아니라 우리모두 실제 동성애자들에게 그냥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때인것같습니다.

  3. 둔필승총 2010.06.07 15:33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건 어직 한 번도 안 본 드라만데 누리님 리뷰를 보니 혹 하는데요.^^
    행복한 오후 되세요.~~

  4. ㅎㅎ 2010.06.07 16:28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가여

  5. 2010.06.07 17:4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친구세라 2010.06.07 17:4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어제 보면서 울었어요.
    누리님의 시선으로 또 다시보니
    정말 가족이기에 더 품기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정말 생각의 폭을
    시야를 넓혀주는 좋은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성들여서 쓰신 리뷰 잘 보고 갑니다^^

  7. 김이선 2010.06.09 18:27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인기많은 쇼핑몰중한곳이 스타일와우 검색해보시면 왜인지 아실거라생각듭니다718x

2010.06.06 11:39




인생은 아름다워는 잔잔한 감동 속에 우리가 무관심 혹은 무시했던 부분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해보게 하는 가족드라마이자 큰 의미의 사회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리뷰글을 쓰기 전에 오늘 있었던 개인적인 이야기 한토막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휴일 오전이라 조금 느긋하게 늦잠을 자고, 동영상에 올라 온 드라마와 무한도전을 다운로드 걸어 두고, 딸아이와 조카를 데리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인데, 동네 역사가 200년은 넘은 오래된 동네입니다. 때마침 그곳에서는 Bread and Honey Festival이 한창이어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더라고요. 주택가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아이스 크림 가게까지 걸어가야 했지요.
길거리에는 밴드의 음악이 흥겨웠고, 축제일이라 유난히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들, 하와이언 티셔츠를 세트로 입고 나온 할아버지 할머니, 학생들로 북적북적 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연례행사로 하는 축제인데, 모르고 나갔는데 행운이었지요. 평소에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일이 드문데, 저는 자연스럽게 딸아이의 손을 잡고 혼자서 흥분해서 "우리 잘 나왔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딸아이가 제 손을 뿌리치는 겁니다. "엄마, 손은 빼고 걷자구요" 이러면서요. 전 아무 생각없이 "왜?"이러면서 다시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딸아이가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겁니다. 옆에 있던 조카 왈 "이모 여기서 그러시면 레즈비언으로 봐요". 허걱! 예전에 딸아이도 한 번 그런 말을 했었는데,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제 차림이 짧은 청 반바지에 티셔츠, 그리고 얼굴을 반은 덮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으니, 그냥 보기에는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모습이었어요. 제가 몸도 날씬한 편(자랑질 죄송;;)이라 가까이서 얼굴을 보지 않으면 나이가 짐작이 되지 않았을 터라, 충분히 그런 오해를 살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외국에 나와서 알게 된 게 외국 사람들은 동성끼리는 손을 잡지 않고 다닌 답니다. 여기서는 동성끼리 손을 잡고 다니면, 동성애자로 오해받을 수 있다네요. 그러고 보니 쇼핑몰을 다닐 때도 젊은 학생들을 많이 보는데, 여학생들도 손을 잡고 다니는 아이들을 거의 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동성애가 화제가 되어 아이스크림 가게까지 가면서 딸아이 학교 친구 중에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친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그 아이가 집에서도 커밍아웃을 했는지 였거든요. 딸아이는 "그걸 제가 왜 물어봐요? 우린 그런 깊은 얘기는 안나눠요. 사회의 시선이니 그런 고리타분하고 무거운 얘기는 안해요. 그냥 똑같은 얘기해요" 이러더라고요. 딸아이가 말하는 똑같은 얘기라는 것은 이성친구들이 누구 사겼는데 어땠느니 저땠느니 하는 같은 얘기들이라는 겁니다. 동성애자들과는 특별한 얘기를 할 것 같다는 제 편견이 부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회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경수를 맞이하는 태섭의 가족들의 모습처럼요.
인생은 아름다워 태섭의 상대역인 경수가 처음으로 폭풍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처음으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정해 주는 태섭의 가족들을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정말 미치도록 싫어서 우는 모습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경수와 함께 우는 태섭이 역시 같아 보였고요. 
민재의 요리작품사진을 찍으러 온 경수, 경수가 태섭의 상대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 병태의 집을 방문한 것이었기에 병태와 가족들의 반응이 자못 궁금했습니다. 김수현 작가는 어떤 식으로 경수까지 병태의 집에서 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특히 병걸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맥빠질 정도로 감동은 없었어요. 맥빠질 정도의 무덤덤한 반응, 그 자체가 감동이었어요. 그것이 경수에게는 호들갑스러운 환영인사나 경수에게 "자네를 인정하네" 라는 말보다 더 감동스러웠으리라 생각들더라고요. 여느 이성친구들에게 할 수 있는 말처럼 "태섭이랑 잘 지내달라는 부탁밖에는 할말이 없다"는 병태는 어렵게 "자네 부모님은 받아들이셨느냐?"고 물을 뿐이었습니다. 인정하시지 않는다는 말에도 쉬운 일 아니라고 이해해 주라며 경수를 안타깝게 여길 뿐입니다. 병태 역시 태섭을 받아들이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요. 지금도 병태의 마음에 미련이 남아 있음을 병태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사진 작업을 끝낸 경수에게 민재는 늘 그래왔듯이 씻고 가라고 말합니다. 병태는 일하러만 오지 말고 가끔 들러서 밥도 얻어 먹고 가라며, 집에 데리고 온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에게 할 수 있는 인사를 하지요. 경수가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었던 것은 자신을 특별하게 대우하지 않은 병태네 가족들의 태도때문이었을 거예요. 그들은 경수를 인정한다, 아니다를 떠나 태섭의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로 대하듯이,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주었을 뿐이에요. 자연스럽다는 것, 그것은 경수를 인정해 준다는 것보다 따뜻한 위로였고, 경수나 태섭이와 같은 제 3의 성을 가진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해나 인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봐주는 것, 특별한 사람으로 취급당하지 않는 것, 그것을 경수는 민재와 병태를 통해서 받았기에 경수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립니다.
병걸 삼촌이 "너도 게이냐?"며 무례한 말을 하지만 경수에게는 병걸의 말이 더 이상 충격적인 상처도 되지 못했을 거예요. 이미 경수는 그보다 더 심한 말들을 가족들에게 매일같이 들어야 했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도 괴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경수가 받은 상처는 끔찍했습니다. 동생은 자살을 기도했을 정도로 경수 가족들은 경수를 받아들이지 못했고요.
경수가 태섭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하는 말이 동성애자들의 심정을 대변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너라도 집에서 이해받아서 다행이다. 너랑 나 탈출구도 없이 몰리면 길은 하나 뿐이야. 한 날 한 시에 세상 하직하는 것, '동성애자 동반자살' 신문 한 귀퉁이에 가사 나는 거지"
경수의 대사를 들으며 이것이 동성애자들의 보이지 않는 현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 사건들 중에 동성애자여서 받는 스트레스때문에 죽었을 사건들도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사회적 통념과 편견이라는 것이 어느 한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수는 태섭을 인정했다는 병태 가족들이 어쩌면 별종들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막상 병태네 집에 와서 칼국수를 먹으면서 그들은 경수나 태섭을 특별하게 대하지도 않았고 일부러가 아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대해주는 것을 보고 경수가 속으로 오히려 당황했을 지도 몰라요. 창살 없는 감옥, 출입구조차 없는 감옥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 경수는 비로소 자신에게도 숨쉴 수 있는 창문 하나 쯤은 달려있고, 자신이 갇혀있는 감옥에 자물통이 채워지지 않았다는 안도감 같은 것도 느낍니다.

커밍아웃 이후 처음으로 경수는 똑같은 사람에게 대하는 태섭의 가족을 통해 주체할 수 없는 감동과 서러움을 함께 느꼈을 듯 싶더군요. 감사하면서도 왜 자신이 그렇게 태어나서 당연하게 사람으로서 받아야 할 대우마저도 감사해야 하는 자신이 또다시 원망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는 경수를 부둥켜 안고 함께 우는 태섭 역시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고요. 
아직은 많이 어려울 지도 몰라요. 경수나 태섭이와 같은 성적소수자들을 편견없이 같은 인간으로 본다는 것이요. 하지만 그들을 위해 창문 정도는 만들어 줘야 하고, 적어도 자물통은 채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를 통해 태섭도 민재도 병태도 눈물을 흘렸지만 경수의 눈물을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 왔어요. 경수에게는 태섭의 가족은 확대적인 의미로 사회의 시선이었고, 비록 그 작은 사회안 역시 성적소수자가 있었기에 경수에 대해서도 관대한 시선을 보여줬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경수의 입장에서는 가족 아닌 타인의 집단으로부터 이해를 받는다는 것은 큰 의미에서 포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적소수자의 가장 큰 바람은 특별하게 배려해 주는 것도 아니고, 이해 혹은 인정해 준다는 일종의 동정심의 시각도 아닐 겁니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다른 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호기심의 대상이나 질타의 대상이 되지 않고, 또한 심리적 죄인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것일 겁니다. 그런 대우를 처음으로 받아봤기에 경수가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수의 눈물이 지난 주 태섭의 커밍아웃으로 흘린 눈물과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던 것은, 그런 성적소수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눈물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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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6 13:2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둔필승총 2010.06.06 22:01 address edit & del reply

    허걱!!! 모녀가 손 잡는 걸 오해하는 나라, 나쁜 나라 아닌가요? ^^;;;

  3. 잘봤습니다 2010.06.07 00:49 address edit & del reply

    잘봤습니다 *^^

2010.05.31 13:09




김수현 작가의 동성애에 대한 시각이 조금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민재와 병태가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태섭을 품으며 감성을 건드려 주었다면, 정신병자 혹은 미친새끼라는 악담을 퍼붓은 삼촌 병걸(윤다훈)에게 지혜의 입을 빌어 동성애는 위법이 아니라고 맞받아 쳐준 것이지요. 동성애는 위법도 전염병도 아닌 성적 유전자가 다른 것 뿐이에요. 다만 다르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정서에 맞지 않고, 성적으로 동성에 끌린다는 것 뿐일 겁니다.
저는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김수현작가가 동성애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김수현 작가가 동성애를 옹호하고 권장한다는 생각도 전혀 들지 않습니다. 다만 겉으로 불거지지 않은 문제를 건드려 주었을 뿐이고,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성적 소수자를 바라봐 주기를 바라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중 자기 조카임에도 또라이라며 막말을 하는 병걸이나 냉소적으로 보는 수일(이민우)같은 사람이 우리사회에 분명히 있고, 누구의 생각이 편견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만큼 우리사회에는 다양성이 존재합니다. 동성애자에 대해 그런 사람이 있구나, 나랑은 다른 사람일 뿐이라고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병걸이나 수일이 왜 그렇게 비뚫어지고 아집이 심한 편견을 가지고 있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병걸이나 수일처럼 죽었다가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을 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냐며 충분히 혐오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내가 성적특수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고, 심지어는 더럽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혹은 이 모든 것이 남 일이며, 그저 이해 혹은 인정해 주면 그뿐이라는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누구의 생각이 옳다 그르다를 편가르기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인 지 모릅니다. 내가 당사자가 아니고, 남일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가족인 병태나 민재까지도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태섭의 아픔을 보며, 중요한 것을 하나 깨우쳤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행복추구권을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인정 혹은 이해에 의해 그나마 아주 일부분에서만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지난 주 인생은 아름다워 드라마 리뷰글을 올리고 충격적인 댓글을 보고는 하루 종일 심장이 벌렁거린 일이 있었어요. 그대로 옮겨보자면 "게이 새끼들은 다 죽여버려야 한다" 는 댓글이었습니다. 드라마 리뷰글을 올리면서 극중 캐릭터에 대해서 죽어야 한다, 혹은 망했으면 좋겠다라는 등등의 댓글은 항상 있는 일들이지요. 드라마에서 용서하지 못할 악역들에 대해서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 댓글은 드라마 캐릭터가 아니라 게이라는 성적 소수자들을 싸잡아 지칭하고 있었기에 너무나 충격적인 글이었어요. 아무리 익명의 인터넷상이라고 해도, 그런 범죄적인 생각을 버젓이 남의 글에 쓰고 가는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조두순이나 용서하기 힘든 악질범들에 대해서였다면 충분히 이해되었을 텐데, 그 언어와 사고의 폭력성에 놀랐고 무서웠어요. 
그런데 만악 한국이나 외국이나 길거리에서 마주친 동성애 커플에게 공개적으로 대놓고 욕을 한다면, 과연 사람들에게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는 의문입니다. 아마 인격무시이다, 사회적 편견이다 라며 여론에서도 난리가 났을 겁니다. 속으로는 동성애자를 이해해 주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공개적으로 욕을 하거나, 비난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는 것쯤은 적어도 우리사회에서 지켜지고 있고, 또한 지켜져야 할 상식일 겁니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피해를 주지도 않았는데, 동성에게 끌리는 성향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요. 더구나 선택의 문제도 아니고, 그렇게 태어났을 뿐인데 말입니다.

작년이었나, 저희집 아이들이 이곳 캐나다에서 우리나라 에버랜드와 같은 원더랜드라는 놀이동산에 놀러갔다가 좀 놀랐다며 전해준 이야기가 뒤늦게 생각납니다. 그날은 캐나다 동성애자들끼리 놀이동산에서 모임을 가졌었나 보더라고요. 동성애자 커플을 길거리에서도 아주 가끔은 봤던 아이들이었는데도, 동성애커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게 많아서 같이 섞여서 놀이기구를 타기가 찜찜했고,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함께 간 외국인 친구들도 비슷한 기분들이었다고 털어 놓더라고요. 저도 많이 열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도, 그런 광경을 본다면 고운 시선으로 볼 자신은 솔직히 없습니다. 하물며 한국에서는 더 심하겠지요.

그런데 그 찜찜함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부분에서 찜찜했다고 하더라고요. 전 그냥 단순히 불결해 보였을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냥 불편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시선이 자꾸 가게 되니까, 혹시 차별적인 눈으로 쳐다본다고 생각할까 봐서요. 이성애자들이 키스를하거나 껴안고 있을때는 아무렇지 않게 힐끗 쳐다보기도 하고, 커플 옆을 자연스럽게 지날 수 있는데, 동성애커플의 경우는 옆을 지나치기가 미안하기도 하고, 왠지 돌아서 가야 할 것 같더라네요. 어떤 마음이었는지 지금 생각하니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물론 호기심으로 구경하듯 힐끔거리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고, 속으로 혐오하고 겉으로도 불쾌한 표정을 지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겁니다. 
 남들과 다른 성적 유전자를 가진 그들은 분명 사회적으로 약자이고, 소수자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들도 이성애자와 똑같이 인격체이며 똑같은 인간이라는 점입니다. 병태가 태섭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면서 말하지요. 네가 무슨 죄졌느냐고요.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줬느냐 고요.
다른 사람과 다른 성적 성향을 가졌다는 것 하나로 움츠러들고 죄인처럼 살아가는 그들은 어쩌면 사회적 인식의 편견이 나은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는데 마치 흉악법처럼, 전염병자처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가해자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병준(김상중)의 대사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집만 따뜻하면 돼요. 태섭이만 행복하면 돼요" 
태섭이의 행복을 말하는 대목에서 과연 이런 성적 소수자들의 행복을 다른 사람들이 주고 말고 할 권리가 있을까 싶더군요. 그나마 집에서라도 행복할 수 있는 태섭이는 집 밖에서는 행복할 권리가 없을까? 태섭의 가족들이 경수의 가족처럼 민감하게 반응하고 몰아세웠다면, 태섭은 집에서도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행복추구권도 이들 성적소수자들에게는 권리가 아니라 엄청난 행운 혹은 혜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수현 작가는 가족 속에서 그 화해와 이해의 실타리를 품과 동시에 인간의 권리로까지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저는 또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성애가 위법이 아니라는 말 역시도 파괴력을 가진 말이었어요. 알게 모르게 범죄자처럼 냉대받는 성적소수자들은 성문법보다 더 혹독한 사회적 편견이라는 사회법으로 죄인 아닌 죄인으로 취급받는게 사실입니다. 우리 사회가 다양화되고, 많은 부분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옅어지고, 나와는 다른 사람일 뿐이라는 열린생각도 많아지고 있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극중 병걸이나 수일같은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 지혜나 초롱이, 호섭이 같이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그러나 모든 것을 떠나 그들도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행복추구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마음들이 열려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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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건강천사 2010.05.31 13:46 address edit & del reply

    다른 사람이 아닌 가족의 이야기가 되면 얼마나 큰 충격일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보듬을지 제시해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듭니다

    •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2010.05.31 17:05 address edit & del

      굳이 불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단지 내가족 나와 상관있는 사람이라면 .. .. 난 어떻게 할까가.. 문제죠~

      그래도 다행스러운건 동성애자라고 해서 내 가족이나 친구을 버릴것 같지는 않습니다..

  2. 자기관리 2010.05.31 14: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휴 ~~ 좀 어려운 문제네요 ㅋ
    우리네 정서하고는 좀 거리가 있지만 ..
    유용한 정보 잘 읽고 갑니다 ^^
    즐거운 시간 되세요

  3. Phoebe Chung 2010.05.31 15: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동성애자 보다 쓸데 없는 악플이나 거침 없이 남발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신 병자라고 봐야지요.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있는 서양에서도 무시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꽤 있지만 인격적인 존중까지 안하는건 아니거든요.
    아직 한국 정서엔 힘든가 보네요.

    • paul 2010.05.31 17:23 address edit & del

      님도 똑같군요. 동성애를 혐오하는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동성애자들 스스로의 본능에는 관대하면서, 이성애자들이 느끼는 본능은 정신병이라고 욕하는거야말로 넌센스죠. 물론 인격적인 모욕을 해대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죠(님이 정신병자 운운하듯이). 그러나 동성애가 선진국의 유행쯤으로 여기는 건.. 정말 우습네요.

    • 재롱이 2010.05.31 21:43 address edit & del

      paul님 바보에요? Phoebe Chung님은 동성에를 빌미로 아무때나 악플남발하는 사람들을 머라고한건데 완전 난독증이네 ㅡ.ㅡ;;

  4. TV여행자 2010.05.31 15:54 address edit & del reply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야 하지만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자에 대한 시선은 이상하다고 여겨서는 안되고 특별하다고 여겨야 합니다.
    그 사람 참 이상한 사람이야 보단 그 사람 참 특별한 사람이야 이렇게요..
    우리사회가 조금씩 성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5. dd 2010.05.31 16:10 address edit & del reply

    좀 웃긴게 이성애자가 다수라고 단정지을수 있을까?
    너무 오만한글...

  6. ㅇㅅㅇ 2010.05.31 17:16 address edit & del reply

    .....뭐 성적소수자들의 '행복할 권리'에서
    자식 갖고 싶다 이것만 빼주신다면야 상관없습니다만...
    [동성애자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식의 성적 성향이 어떻게 될까요?]

    • 흠흠.. 2010.06.02 02:32 address edit & del

      만약 문제가 있다면
      해외에서 동성애자들의 입양권을 반대하겠지요.

      문제가 없구요. 심지어 자신이 동성애자인줄
      모르는 상황에서 낳은 아이들도
      동성애자가 아니라 이성애자로 자랍니다.
      물론...동성애자로 자라기도 하지만
      그건 그 아이의 선천적인 선향이지
      부모의 영향은 아니라더군요.

      실제로 해외에서
      자기가 동성부부 밑에서 자란게 불행했던 적은 없으나

      자기 부모를 멸시하는 "이성애자"집단의 눈초리에
      상처를 받았다라고 하더군요.

    • 얼마전에 2010.08.16 23:42 address edit & del

      동성부부가 아이를 키우던
      이성부부가 아이를 키우던
      얼마나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는가 문제이지 부모의 성은 상관없다고 연구결과 나왔던데........

  7. ..... 2010.05.31 20:26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중간 내용에 동성애에 대해서 성적 유전자의 돌연변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고쳐주셨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80%이상 양성애자라고 하는 연구결과를 봤는데요. 사회적 환경에 따라서 이성애자가 다수라고 합니다... 이것도 이거지만 무엇보다 아직 동성애의 원인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성적 유전자의 돌연변이라고 칭해버린다면, 이상있는 사람들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 아닐까요.. 우리하고는 다른 사람이라고, 뭔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이죠... 민감한 주제인 만큼 단어 하나하나에도 신경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글 잘 보고 갑니다^^ 잘 읽었는데,, 다만 한마디가 맘에 걸려서요.

    • 초록누리 2010.05.31 22:44 신고 address edit & del

      지적 감사합니다. 제 표현이 잘못된 게 맞습니다.
      바로 수정했습니다.

  8. 이게 뭔 헛소리임?? 2010.05.31 20:35 address edit & del reply

    게이나 레즈들이 길거리 나다니면 돌이라도 처맞나?? 행복하고 싶음 끼리끼리 만나 놀면 끝나는 이야기....정상인들에게도 그들을 혐오할 권리를 달라고;;

    • 저런 2010.05.31 20:51 address edit & del

      혐오할 권리라니. 이게 바로 극단적 상대주의의 폐해죠. 그들도 정상인입니다.

    • ㅇㅅㅇ 2010.06.02 02:35 address edit & del

      돌을 던지는 사람도 있구요.

      염산을 부어버리는 인간들이 있죠 -__-;;

      내가 널 혐오한다는 이유로
      집단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거북할수도 있다는거 압니다.

      모든 사람이 다 이해할 필요도 없구요.

      다만 그들도 인간이며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만 기억해 주신다면야
      서로서로 행복할수있지 않을까요?

  9. 둔필승총 2010.05.31 22:27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행복 가득한 6월 스타트하세요.~~

  10. 2010.06.01 12:2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0.06.01 23:09 신고 address edit & del

      님 댓글 잘 읽었어요. 무엇보다 개인적인 일들까지도 제게 말씀해주셔서 친구랑 이야기 하는 느낌입니다. 제 주위에도 님과 같은 경우의 친구가 있었어요. 자란 환경은 달랐겠지만, 제 친구의 경우는 썩 좋은 환경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에 저희집에 공부하러 오면 집에 돌아가는 것을 싫어하더라고요. 그 친구는 감수성이 예민해서 상처도 잘받고 잘 우는 친구였는데, 저랑은 참 잘 지냈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친구가 집에서 차별대우를 받았다거나 구박을 받아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런 환경을 견디지 못했던 것 같아요.
      왜 그런 것 있잖아요. 누가 수근거리기만 해도 자기 얘기하는 줄 알고 움추러들고 신경쓰고 얼굴 발개지고 하는 경우....
      그 친구가 그랬던 것 같아요. 괜히 집안 이야기만 나오면 자기환경에 스스로 컴플렉스를 가지는...그런데 그 친구가 친했던 우리들은 그런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그 친구가 자기집 얘기를 하며 얼굴이 어두워지면, 아,,,이 친구가 환경이 그렇지....이런식으로 말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님의 밀씀처럼 아무리 깊이 이해한다다고 해도 자기 상처는 본인이 가장 아프게 느끼는 것 같아요.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사람보며 힘들겠다고 하다가도 내 손가락 베인 상처가 더 아프게 느껴지듯이요.

      메일이나 어떤 형태로든 대화 나누는 것 괜찮아요. 얘기 하시고 싶을 때, 언제든지 어떤 방식으로든지 글 남겨주세요. 많이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친구같은 감정을 느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드라마를 통해서나 혹은 다른 일들을 통해서나 제 생각이 다 옳을 수는 없고 제 생각의 편견같은 것도 분명 있을 거예요. 저도 여전히 인생이라는 긴 공부를 하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해야겠지요. 제가 조금은 많이 지나온 사람이지만,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 나눴으면 좋겠어요^^*

  11. 2010.06.02 17:2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