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들 김해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6.27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해숙, 살인마도 떨게 한 소름돋는 미소 (6)
  2. 2013.06.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해숙, 개다리 춤추는 국민엄마 (5)
2013.06.27 11:22




너의 목소리가 들려 7회는 무거운 법정드라마에도 깨알같은 개그에 웃어왔던 지난 회차들과는 달리 무겁고 슬픈 내용이었습니다. 위기에 처한 어춘심(김해숙)의 생사여부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는 지금, 머릿속이 복잡하게 바글거리고 있네요. 혹시라도 어춘심이 변고를 당했다면, 그 슬픔을 어떻게 감당할지 심장이 조마조마합니다.

어춘심에게 아주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불길함 쪽으로 자꾸 생각이 기울고 있네요ㅠㅠ.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장혜성(이보영)과 박수하(이종석)의 1년전 과거 이야기인 듯 하니 말입니다. 민준국이 혜성의 월급날을 표시하던 2012년의 달력과 수하의 2012년 성적표가 그 증거죠.  

민준국의 휴대폰 위치추적을 의뢰해 둔 박수하, 민준국이 혜성의 집 근처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사색이 되었는데 마침 걸려오는 전화를 받은 박수하의 표정은 큰 일이 터졌음을 암시했습니다.

 

'그 때 알았다. 엄마가 꾼 악몽은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악몽은 예상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을 말한다는 것을...'.

어춘심이 죽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장혜성의 나레이션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춘심이 살아있다면 민준국을 살인혐의로 잡을 충분한 증거가 되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지금부터 시작이고,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것을 말한다는 것'이라는 나레이션이 나온 듯 해서 말이죠.  

여기서 혜성의 나레이션 역시 과거의 한 지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때란 1년 전임을 말이죠. 음... 민준국은 어춘심을 죽였을까? 예고편에 피의자로 검사 서도연 앞에 선 모습은 살해용의자로 잡히기는 한 듯 보이더군요.

 

그러나 그는 용의주도한 인물입니다. 출소한 후에는 각종 봉사단체에서 선행을 쌓아왔고, 수하에게는 "나 잊고 잘 살아라. 난 니들 잊지않고 열심히 살아갈 테니까"라며 회개한 듯한 말을 남겨두기도 했죠.

추측을 해보자면 민준국은 어춘심이 강도살해를 당했고, 어춘심을 구하려다 부상을 당했다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 것이라는 겁니다. 박수하가 다짜고짜 민준국을 폭행했던 것도 민준국에게는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을 테고요. 각종 봉사단체에서 봉사를 해 오고 있는 선한 양의 가면을 쓴 민준국이 변호인을 무조건 신뢰해야 한다는 차변호사(윤상현)를 눈가리고 아웅하기는 쉬운 일입니다.  

어춘심의 죽음(?) 이후 수하는 장혜성의 집을 나오고, 수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의 세월이 흘러 장혜성과 법정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수하는 민준국을 제손으로 잡아 복수하겠다는 생각과 혜성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민준국을 쭉 감시하고, 민준국은 혜성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며 조용히 잠수...

그리고 1년 후 민준국의 복수가 다시 시작되면서 혜성에게 또다시 악몽은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예컨데 박수하가 민준국의 살해범으로 기소되었다든지 하는....

 

어춘심(김해숙)의 죽음만은 보고 싶지 않은데, 작가님께 살려달라고 통사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병원에 입원을 하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라는 설정으로라도 괜찮으니 말이죠.

 

수면위로 떠오른 민준국의 복수, 그와 박수하의 아버지는 어떤 관계였는지, 박수하의 아버지가 알고 있었던 민준국의 비밀은 무엇이었으며, 서도연의 출생의 비밀이 민준국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이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문제지만 왠지 연결되어 있을 듯해서), 이제 하나씩 의문점들이 펼쳐지겠군요. 장혜성과 차관우, 박수하의 삼각관계도 각각의 감정들이 드러나면서 가시화되었고요. 

예고편에 민준국이 자신의 변호사로 차관우를 요청해 이제 막 사귀려고 했던 두 사람은 사랑을 시작도 못해보고 냉각기에 접어들 듯해서 안타깝군요. 박수하도 좋은데, 현실적으로는 장혜성과 차관우가 더 어울려서 전 애정라인은 오락가락 중입니다.

 

지하철과 가판대에서 폐지를 수거해 근근히 생활을 해왔던 이대송 할아버지의 절도사건은 생계를 위협하는 빈민가계의 실상을 보여줘 왠지 모르게 제가 가해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아들도 아버지를 부양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아들이 속상해 할까봐 아들에게 한사코 알리기를 거부하는 팔순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가슴이 찡해오기 보다는 답답하고 무겁게 얹혀오더군요. 

장혜성 대신 차관우가 이대송 할아버지 절도 사건을 변호하게 되면서, 장혜성은 자신을 모욕한 할아버지를 열심히 돕는 차관우에게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지요. 가재는 게편이라는데,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같은 국선전담 변호사로서 그럴 수 있느냐면서 말이죠.

재판정에서의 차관우의 변호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하루 생계비만큼의 폐지를 들고 온 차관우, "아무도 뉴스를 신문으로 보지 않습니다. 하루 신문 800장을 구해야 사는 이 사람들에게 무가지는 생존 그 자체였을 겁니다. 이분들이 따라잡기에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 입장에서, 이 분들 시선으로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재판정, 그러나 할아버지의 과거 전과와 명백한 절도행위가 용서될 수는 없었죠. 상습절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으면 감옥에 들어가야 하는 할아버지, "우리가 피고인들과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걸,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꼭 선처 받아낼 겁니다. 그리고 짱변한테 사과하게 할 겁니다. 나 그 사과받으려고 죽을 둥 살 둥으로 유난 떠는 거예요...". 차관우의 진심에 마음을 연 혜성은 차관우를 돕기 위해 방법을 찾다가, 할아버지와 피해자가 먼 8촌관계임을 알게 됩니다.

번뜩! '친족상도례'. 친족상도례란 친족간의 범죄인 경우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특혜를 주는 법으로, 피해자가 합의를 해주면 고소 자체가 무효가 돼버린다는 게 요지입니다. 마음을 읽는 수하의 도움으로 피해자 이병준이 위법한 사실을 들어 합의를 유도하고, 징역 3년에 처해질 뻔한 할아버지의 재판을 기각시켰죠.  

검사인 서도연도 찝찝했었고(검사의 신분으로는 공소를 해야하지만, 전 그녀에게도 인지상정의 마음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공숙 판사(김규광)도 생계때문에 무가지를 훔친 팔순 노인을 3년을 감옥에 들어가게 하는 것을 마음에 걸려했는데, 피해자의 합의로 재판정에 있던 모든 이들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을 듯 하더군요.

 

합의서를 들고 온 장혜성을 법정에서 얼결에 안아버린 차관우, 갑작스런 차관우의 포옹에 얼음땡 돼버린 장혜성은 가슴이 벌렁벌렁하기 시작합니다. 재판이 끝난 후에는 손등에 키스를 하며 사귀자고 프로포즈까지 해 온 차관우, 반사적으로 좋다는 말이 튀어나온 장혜성, 두 사람이 참 잘 어울리더군요. 이 모습을 봐버린 수하 가슴은 찢어지게 아픈데도... 10년을 좋아해 온 첫사랑, 겨우 이제야 만났는데 그녀가 멀어져 갑니다. 수하야 어떡하니ㅠㅠ 

 

장혜성에게 쓰레기를 쏟아부으며 쓰레기 변호사라고 했던 행동을 무뚝뚝하게 사과하는 할아버지, 가다말고 멈춰서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미지근해진 요구르트 한 병을 내밀었지요. 혜성에게 말로 하지못한 진심의 사과였습니다. 요구르트 한 병이 하루 끼니이기도 한 할아버지, 혜성에게 요구르트를 주고 할아버지는 그날 저녁을 빈속인 채로 잤겠지요.  

 

어머니 어춘심의 불길한 꿈, 쓰레기를 뒤집어 쓰고 쓰레기 변호사라는 욕을 들은 것을 예지했던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혜성, 주말에 집에 가겠다고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는 혜성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머니의 코맹맹이 목소리가 감기때문이 아니라, 유언을 남기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다는 것을 말이죠.

어춘심을 스패너로 내리치고 청테이프로 묶고 혜성과 통화를 하게 하는 민준국과 버스정류장 벤치에서 구두축을 때리며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는 혜성, 끔찍한 이미지의 연상 연출... 굿이었습니다.

주말에 혜성이 집에 온다는 말에 주도면밀하게 cctv를 고장내고 어춘심을 인질로 잡은 민준국, 혜성에게 줄 갈비를 재고 있던 어춘심을 스패너로 내리치고, 그 시각 혜성은 구두축을 벤치에 치고 있고... 스릴러의 연출기법에 소름돋았네요. 

청테이프에 묶여 감금된 어춘심은 혜성에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유언을 남깁니다. "혜성아, 니 그거 아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 법대로 살다가는 이 세상 사람들 다 장님될 거다. 너한테 못되게 하는 사람들, 니를 질투해 그런 거다. 니가 잘나 부러워서 그러는 거다. 그런 사람들 미워하지 말고, 어여삐 여기고 가엾게 여겨라. 사람 미워하는 데 니 인생 쓰지말라 이 말이다. 한 번 태어난 인생, 이뻐하며 살기도 모자란 세상 아이가?". 

어춘심의 유언은 딸 장혜성에게 복수의 마음을 갖지말라고 당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민준국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노력해 보겠다는 혜성의 말에 "그래야 내 딸이지", 참고 또 참았던 눈물이 흐르는 어춘심이었습니다. 딸과의 마지막 인사, 혜성에게 자신의 신변을 알리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던 어춘심, 이대송 할아버지가 아들에게 연락하지 않으려 했던 마음과 같았겠지요. '민준국 이 문딩이 자슥아.. 제발 죽이지 말아다오!!!'

어춘심때문에 눈물바가지로 흘리고, 김해숙의 소름돋는 연기에 숨도 못쉬고 지켜봤네요. 

이게 유언이라는 말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민준국이었지요. 살려달라고 울고 불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면서 말이죠. "내가 미쳤냐? 니 수를 뻔히 아는데 놀아날 것 같나? 나는 니가 못나고 가엾다. 평생 누구를 증오하며 산 거 아니냐. 그 인생 얼마나 지옥이었을까".

"그럼 니 딸도 지엄마 죽인 날 미워하면서 지옥에서 살겠네, 평생 복수하겠다 이를 갈면서...", 민준국을 노려보는 김해숙의 리얼한 표정연기는 가히 미친연기라 할 수 있었죠. 바르르 떨리는 안면근육, 죽음 앞에 선 공포를 보이지 않으려 이를 악문 그녀의 표정에는 살인마 민준국을 압도하는 광기마저 서려있었습니다.

 

"그리 살지는 않을 거다. 너처럼 못나게 안키웠다!". 김해숙의 표정은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리얼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으니까요. 자신을 죽이려 흉기를 든 살인마를 더 무섭게 해버린 김해숙의 소름끼치는 미소, 꼭지 돈 민준국의 패배감, 침착함을 무너뜨리고 소리를 지른 민준국은 어머니 어춘심에게 배패했습니다. 울며 살려달라는 말에 복수의 희열을 맛보고 싶었던 그의 예상을 뒤엎는 미소였으니 말이죠.  

 

김해숙의 연기를 보노라면, '아...연기잘하는 배우의 아우라가 이런 거구나'를 느끼게 합니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도 어쩌면 저런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 어춘심은 딸 장혜성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죠. 딸에 대한 믿음, 잘 커준 자랑스러운 딸은 그 짧은 순간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눈 앞의 살인마를 압도해 버리는 강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어머니다' 라는 말을 연기로 표현하는 김해숙, 그녀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명품드라마가 되게 합니다

김해숙과 상대하는 정웅인의 연기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무섭지 않다는 어춘심의 말에 정웅인의 표정에 슬쩍 지나가는 당혹감, 그러면서도 싸이코패스의 여유만만함이 느껴지는 느글거리는 표정, 씰룩거리는 입모양과 눈썹의 움직임만으로도 민준국의 심리와 그들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렸죠.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의 장면은 대결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눈빛이나 대사조절, 감정표현을 함에 있어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거나 밀리지를 않거든요. 김해숙과 정웅인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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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3 14:07




직접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문동희의 증언으로 패소가 짙어가는 고성빈 재판, 연예인 데뷔를 앞두고 흡연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고성빈이 밀었다고 위증을 했지요.

고성빈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 연주고등학교로 잠입수사를 나간 장혜성(이보영)과 차관우(윤상현), 교복을 입어도 나이를 느끼지 못하는 이보영의 동안매력, 귀여움에 빵터졌네요.

장혜성과 차관우는 현장에서 결정적인 물증을 확보하고 돌아올 수 있었지요. 문동희가 버렸던 담배꽁초와 라이터... 또한 컴퓨터실에서 문동희가 사용했던 컴퓨터의 검색내용(담배에 관한 관련검색어들)은 문동희가 왜 위증을 했는지를 짐작하게 했지요.  

고성빈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다시 증언을 해달라고 하지만, 문동희는 하지않겠다고 합니다. 문동희의 말이 와닿더군요. 왕따를 당한 학생의 마음을 가슴아프게 대변하는 듯해서 말이죠.

"날 왜 그렇게 괴롭혔냐? 무슨 짓을 했다고... 난 계속 감옥에 있었어요. 쟤(고성빈)가 만든 감옥에서 무슨 죄인지도 모르고 언제까지 갇혀 있어야 되는지도 모르고 살아왔다고요. 쟤도 그렇게 살아보라고 하세요. 친구하나 없는 감옥에서 내편 하나도 없는데서 살아보라고 하세요, 나처럼...!". 

문동희를 밀치지 않았다는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고, 그 때문에 살인미수범이 되어 감옥에 갇힐까 두려웠던 고성빈,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었습니다. 그리고 고성빈은 문동희의 감옥을 진정으로 이해하지요. 그 감옥을 자신이 만들었다는 것도 말이죠.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고성빈, 고성빈과 문동희를 보면서 안타깝더군요. 상식의 틀, 드라마적인 감동대사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장면이지만, 왕따를 하는 아이들이 이 드라마를 얼마나 보고 있을까 싶어서 말이죠. 창살없는 감옥에서 살고 있었다는 문동희의 말이 그래서 더 가슴 아팠는지도 모르겠어요. 왕따를 시키고 있는 아이들은 이런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듯 해서 말이죠.  

문동희는 결국 2차 공판에서 증언을 번복했고, 장혜성은 국선변호사가 된 첫 재판에서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도움을 청하자 모른척 했던 신상덕(윤주상) 변호사가 형법 159조 힌트를 문자로 알려준 것은 법정에서의 작은 감동이기도 했지요. '혼자'였던 장혜성이 '함께'라는 동료의 팀웍에 대해 배워가는 듯 하니 말이죠.

까칠하고 안하무인인 장혜성의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보면 저절로 흐뭇해집니다. 전 무슨 대단하고 거창한 충격적 사건을 통해 벼락맞은 사람처럼 하루아침에 개과천선하는 것보다는, 장혜성처럼 조금씩 변해가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보영의 연기변신이 그래서 더 반갑고, 극에 녹아드는 개그감도 있고 자뻑감도 살짝 있는 속물변호사가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군요. 

"I'll be there" 의문의 문자메시지, 그리고 법정에서 들렸던 10년전 범인의 목소리, 장혜성의 증언으로 살인죄를 10년을 복역한 민준국(정웅인)이 출소를 하면서 장혜성의 신변에 공포의 긴장감이 조성되기 시작했지요. 혜성은 휴대폰 메시지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집안에서 들리는 벨소리... 민준국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0년전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법정에 나와 증언을 했던 소녀 장혜성을 향해서 말이죠.

10년을 모범수로 성서를 쓰며 착실하게 자신의 모습을 위장하고 살았던 민준국, 그의 소름끼치는 미소는 광기에 가까웠습니다. 혜성을 지켜주겠다고 여덟살의 나이에 약속을 했던 박수하(이종석)는 그의 출감소식에 장혜성에게 다가가는 위험신호를 감지하고 혜성을 향해 달려가지만, 혜성과 시비가 있었던 주먹 좀 쓰는 노는 애들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고, 그 시각 혜성은 의문의 벨소리를 향해 후라이팬을 들고 다가서는데....  

 

너의 목소리가 들려 3회, 고성빈의 재판에 승소하면서 국선변호사로서 첫 재판을 그것도 서도연 검사를 상대로 이기는 장면보다 인상깊게 남았던 것은, 김해숙의 개다리춤이었습니다. 장혜성과 통화를 하면서 말은 투박하게 하면서도 좋아 어쩔 줄을 몰라하며 휴대폰에 뽀뽀를 하고 신명나게 개다리춤까지 추는 어머니, 김해숙의 연기에서 느껴지는 특별함은 그런 것입니다. 상류층 배운 어머니가 되었든, 남의 집 가정부를 하다 치킨집을 하는 억센 어머니가 되었든 그 어떤 캐릭터로 변신해도, 가슴 뭉클하고 따뜻하게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게 한다는... 

변호사 사무실에 치킨을 싸가지고 와서 딸 장혜성의 동료들에게 많이 도와달라고 품위(?)를 유지하던 어춘심, 재판을 그만두겠다고 옥신각신하는 장혜성과 박수하의 대화를 듣고는 버럭 나오는 흡사 육두문자와도 같은 거친 말, "너 맞아 쥐지고 싶냐? 지랄 똥을 싸고 있다".

사람의 인생을 놓고 게임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이게 무슨 변호사냐며 미꾸라지가 용이 아니라 지렁이가 되었다고 화를 내고 가버리는 엄마, 혜성에게 엄마는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손을 잡아주고, 잘못된 길을 가면 정신이 번쩍 들도록 후려 패주는, 혜성에게는 법전과도 같은 사람입니다.  

혜성 몰래 사무실에 치킨을 가져와서, '겉은 사포처럼 까칠하지만 속은 니스 바른 것처럼 매끄라운 가시나'다며 너스레를 떠는 어머니, 그 투박한 비유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장혜성의 심성이 그렇다고 여겨져서가 아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고슴도치를 품는 어머니의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10년전 서판사(정동환) 집에서 쫓겨나오면서 퇴직금이라 주는 돈을 이를 악물고 받고서는 서판사의 자서전을 몽땅사서 불을 질러버렸던 어춘심,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손바닥에 빼곡히 적어서 외우고, 뒤돌아서는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할 말 다했는지 손바닥에 적은 말들을 확인하고, 마지막 문장을 빼먹었다고 아쉬워하는 어머니의 반전, 김해숙의 연기에는 시청자를 울고 웃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엉성하게 헝클어진 머리에 미저리를 연상케 하는 강한 인상, 그런데도 김해숙의 어춘심이라는 캐릭터에서는 푸근함이 먼저 느껴집니다. 사포처럼 거친 말이 오히려 정감있게 들리고, 다시는 안볼 듯 심한 말을 내뱉는데도 정떨어지는 어머니를 느끼지 않게 하죠. 그 품에 더 파고 들고 싶게 하죠. 박수하에게는 혜성이 짱다르크지만 혜성에게는 어머니 어춘심이 짱다르크입니다. 

바른 말을 해주는 혜성에게는 법전과도 같은 어춘심, 김해숙의 개다리춤은 마치 몸에 잘 맞는 일바지를 입은 듯한 느낌이었달까? 김해숙의 리얼한 표정연기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흥이 덩달아 오르게 하는 리얼한 표정, 딸의 승소에 온몸에 흥이 올라 기쁨에 도취되었다는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더군요.

김해숙의 개다리춤은 시청자를 덩달아 신명나게 합니다. 그리고 장혜성의 잔다르크는 시청에게도 잔다르크 어머니로 다가오게 하지요. 언제나 내 편인...언제나 내 말을 들어주고 믿어주는 세상에서 가장 좋고 강한 엄마로 말이죠. 김해숙 엄마연기의 특별함은 여기에 있습니다. 나이불문 외모불문, 그녀에게서 어머니를 느끼게 하는...

이보영의 연기변신도 반갑고, 드라마의 어두운 분위기에도 이보영의 허당끼와 푼수끼, 자뻑감까지 드라마를 무겁지 않게 쥐었다 놨다, 잠시 안드로메다로 갔다 돌아왔다를 반복하는 재미가 있는데, 은근슬쩍 개그연기까지 잘하는 명불허전 김해숙의 맛깔난 어머니 연기까지 더해지니, 드라마가 된장찌개처럼 구수하기 까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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