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2.03.11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남주, 박수치게 만든 통쾌했던 개념분노 (10)
  2. 2012.03.04 '넝쿨째 굴러온 당신' 조카버린 나영희, 막장캐릭터되나? (10)
  3. 2012.02.26 '넝쿨째굴러온당신' 윤여정-김남주, 시작부터 삐걱대는 불편한 만남 (5)
2012.03.11 11:29




넝쿨째 굴러온 당신 5회는 유독 통쾌한 웃음을 준 장면이 많았습니다. 작가의 톡톡 튀는 대본이 김남주를 통해 전달되는 순간 박수를 치게 만들었지요. 극중 차윤희(김남주)와 테리강(유준상)의 첫만남 에피소드를 다룬 내용이기는 했지만, 힘없는 소시민들이 한 번 쯤은 겪었을 법한 병원 에피소드는, 통쾌함을 넘어서 통렬한 일갈처럼도 들리더군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유독 문턱이 높은 곳 중의 하나가 병원입니다. 환자와 의사, 혹은 환자 보호자와 의사의 관계로 만났을 때, 이유없이 기죽는 곳이 병원인 듯 싶어서 말이지요. 서림대학 병원 변박사를 섭외하러 갔던 차윤희는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이중적인 태도를 목격하게 되지요.

회진을 도는 중 자기 할 말만 하고는 환자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의사, 더구나 어린 환자를 앞에 두고 보호자에게 가망이 없으니 퇴원조치를 하라는 말은 귀싸대기를 올려주고 싶더군요. 다른 환자를 위해 침대를 비워달라며, 가망도 없는데 병원에 죽치고 있는 것은 민폐라고 말하는, 그런 싸갈통 머리없는 의사가 현실에도 있다면 고발조치감이었습니다. 그 박사 이름이 참으로 어울리게도 변박사라지 뭡니까?ㅎㅎ
뭐 이런 개막장 의사가 있나 싶었는데, 차윤희가 아~주 시원스럽게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죠. "변박사님! 제가 섭외를 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참았을텐데요, 난 대한민국에 의사가 당신 하나라고 해도 절대 섭외안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와있는 아이, 실력부족해서 못고쳐 준 것 미안해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무슨 공장부품 골라 내세요? 쓸만한 것, 고장난 것? 아니면 닭 골라 내세요? 병든 닭, 멀쩡한 닭? 그러고서도 어디서 인터뷰하면 의술은 인술이니 어쩌니 하면서...어휴 가증스러워 진짜. 내가 깜짝 속아서 차비아깝게 여기까지 왔네요.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마세욧!!. 여기있는 사람들도  눈도 있고 귀도 있거든요. 금방 소문나요. 이 병원에 인격장애자가 의사옷 입고 막 싸돌아다닌다고요!".
이 모습에 홀딱 반한 테리강(유준상), 말 그대로 콩깍지가 씌워진 날이었습니다. 차윤희를 쫓아가 다짜고짜 사귀자고 함박웃음을 짓는 테리강이지요. 그런 인연으로 테리강과 차윤희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병원 훈남의사에 시댁도 저 멀리 미국에 떨어져 있는데다가 양부모이기 까지 했으니, 차윤희가 고르고 고르던 이상형 남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었죠. 
뒷수습은 좀 껄끄럽기는 했지만, 여사장(전수경)과의 외도를 생계형 바람이라며, 바람 피우러 가는 것이 직장생활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 남남구(김형범)와 여사장에게 한 방 먹인 일숙이의 백화점 쇼핑사건도 잠깐은 통쾌하더군요. 남남구의 지갑에서 카드를 빼내 동생들을 부른 일숙이, 명품매장을 돌며 순식간에 수백만원 쇼핑을 해버리지요. 미용실에서 카드사용내역 알림을 확인받는 여사장이 도난카드로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서에 붙들려 오기는 했지만, 잠시잠깐은 괜스레 시원해 지기도 하더랍니다. 더 긁어버려 팍팍! 이런 말까지 하고 앉았으니 말이죠.

"남구씨한테 이렇게 해줄 수 있느냐"는 여사장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일숙, 돈이 뭐라고... 바람피우는 남편에 대한 분노보다는, 당장에 살고 있는 집과 차를 돌려주는 것을 주저하는 일숙의 모습이, 드라마지만 아주 비현실적인 설정만은 아닌 듯 보여서 뒷맛이 씁쓸하기는 합니다.
햇빛도 들지 않는 지하 단칸방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일숙, 민지교육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일숙을, 여자로서 아내로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마저도 무릎꿇리는 것이 돈인가 봅니다. 한심한 일숙의 모습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이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가난이라는 놈인가 싶어, 그런 가난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말이죠. 
죽일 놈은 여자 등쳐먹는 한심한 남편 남남구(김형범)죠. 제 힘으로 가족을 부양할 생각은 못하고, 여자치맛폭에서 몸봉사(?)를 한 댓가로 받은 돈을 월급이라고 생각하라는 미친 놈(제가 이런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남구같은 인간에게는 더한 말도 하고 싶게 만들더군요)이니 말이지요. 
아직 귀남이가 테리강이라는 것이 밝혀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듯한데, 사기꾼 가짜 귀남이의 치떨리는 연극은 가슴을 졸이게 하네요. 다행히 작은어머니 나영희가 가짜 귀남이를 뒷조사하기는 했지만, 무슨 연유인지 진짜 귀남이가 테리강임을 알면서도 밝히지 않으면서 애간장을 태우고 있지요.
30년간 아들을 기다리는 손윗동서의 심정을 모르지 않을텐데, 더구나 입속의 혀처럼 구는 시어머니(강부자)의 평생 소원이, 손자 귀남이를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가, 가짜 귀남이에게 훈계를 늘어놓는 것이 가증스럽더군요. 그럼에도 양심의 가책은 있는지, 가짜 귀남이의 번지르한 거짓말에 연민같은 것도 느끼는 것을 보면, 뼈속까지 못된 여자는 아닌 듯 보이더군요. 할머니가 가짜 귀남이 등록금을 마련해 주겠다고 예금까지 해약했는데, 그런 사기꾼에게 당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가짜 귀남이가 사기꾼이라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었는데, 가짜 귀남이를 사기꾼 취급했다는 일로 화를 풀지 못한 엄청애(윤여정)로 인해, 테리강이 가짜 귀남이를 의심했던 이유를 결국 듣지 못하고 말았는데요, 그 일로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낫다는 속담을 무색하게 하며, 201호와 202호는 정말 친해지기 어려운 견원지간이 심화되고 있지요.
계단 물청소날을 깜빡 잊고(?) 배째라라고 늦잠을 자버린 차윤희, 옥탑방 늙은 고시생이 "참 뻔뻔한 것같아요"라고, 다른 남자와 누워있는(ㅎ) 그의 진짜 아내 김남주를 뒷담화하며, 김승우가 카메오로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김남주의 작품에는 빠지지 않고 카메오로 출연해 주는 김승우, 까치집 지은 머리에 붉은 악마 티셔츠까지 받쳐입고, 아이 넷을 낳은 능력남 캐릭터로 깨알웃음으로 외조하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붙을 자신있었는데, 시험날짜를 헛갈려서 고시를 치르지 못했다는 그의 대책없는 자신감에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여튼 등잔밑이 어두워도 한참이나 어두운 방장수네 식구들, 그토록 기다리는 귀남이가 바로 앞집에 사는데도 아직 알아보지 못하고, 오해와 거리만 넓히고 있는 중이지요. 그 중 도저히 화합할 수 없을 것같은 불과 물같은 엄쳥애와 차윤희, 생활습관과 성격이 맞지않아 사사건건 마찰인데, 이번회도 크게 한 건 터졌지요.
현관문 앞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전단지, 지저분한 문을 본 엄청애가 딴에는 닦아주려는 마음이었지만, 차윤희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까지 실어 물을 끼얹었는데, 하필 그 순간 치윤희가 문을 열고 나오는 바람에 온몸으로 비눗물을 뒤집어 쓰고 말았지요. 그것도 흠뻑, 아주 흠뻑 말이지요. 엄청애가 양동이를 든 순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예측되었음에도, 너무나 적나라하게 물을 뒤집어 쓴 김남주때문에 웃음이 터졌네요.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가 지켜야 할 규칙에 둔감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차윤희의 이미지때문이었는지, 살짝 깨소금맛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드라마이기에 통속적이고 작위적인 상황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유쾌한 웃음속에 버무리고 있습니다. 직설적이지도, 무겁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대놓고 시트콤의 상황을 만들지도 않으면서 말이지요. 병원에서 X박사에게 개망신을 주는 차윤희,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의 잔다르크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극히 개인주의에 이기적인 속성마저 가진 속물이기도 합니다.
극중 엄청애(윤여정)도 마냥 따뜻하고, 사리분별넘치는 아주머니의 모습만을 가진 것도 아니지요.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에게는 찬바람 쌩쌩 불고, 궁시렁궁시렁 뒷담화도 할 줄 아는 평범한 중년부인이고 말이지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낯설지 않고 친근한 이유가, 아마도 우리네와 다르지 않은 그런 익숙한 듯한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튀는 캐릭터들인데도 튀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는데요,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연기자들이 하나같이 그 배역들을 잘 소화하고 있기 때문인 듯 싶습니다. 남남구와 바람난 여사장 전수경 마저도, 뭔지 모르게 사람을 설득시켜 버리기까지 하더군요. "민지 엄마 내 카드 써보니 어땠어? 자긴 남구씨한테 이렇게 해 줄 수 있어?", 그 말에 일숙이가 느끼는 뭔지모를 패배감을 함께 느끼게 하니 말이지요. 여사장의 골드카드로 수백만원어치 쇼핑을 한 일숙이의, "카드를 써보니 아주 이해 안되는 건 아니더라"라는 자조섞인 한숨에, 바람피우고 돌아다니는 남편과 내연녀 앞에서 오히려 작아지는 심정도 이해가 되고 말이지요.
에피소드와 에피소드들이 만나면서 때로는 불협화음을 가중시키기도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전초전들로 보이게 하는 것은, 모든 캐릭터들이 향하고 있는 구심점이 가족이기 때문이겠지요. 서로가 찾아 헤매는 가족임에도 201호와 202호라는 숫자 하나 차이로, 절대 가족이 되지 않기를 바랄만큼 사람간의 거리가 태평양과 대서양만큼이나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 때문에 테리강이 방장수의 잃어버린 아들 방귀남으로 밝혀졌을 때, 서로가 느낄 당혹감은 상상만으로도 드라마를 흥미롭게 지켜보게 합니다. 하루도 바람잘 날 없는 장수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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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4 09:45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를 많은 경우 성장스토리로 풀어가는데,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조금 달라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어던 게 사실입니다. 눈물샘 자극하는 신파를 내세우지도 않고, 신구세대의 고부갈등이라는 가족드라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막장드라마와는 차별화를 선언했다는 생각에서 말이죠.
김남주와 윤여정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습관의 차이에서 오는 소소한 마찰을 통해, 후에 테리강이 방귀남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두 캐릭터의 갈등을 흥미있게 지켜보게 하기도 하고 말이죠. 첫회 '새끼버린 에미'라는 독설로 살벌한 비수를 꽂아서, 강부자 할머니가 고약한 할머니처럼 보여 정을 주기 힘들 듯했는데, 알고보니 며느리 엄청애(윤여정)를 위하는 마음도 있고, 의외로 따뜻한 면이 많더군요. 
그런데 귀남의 실종사건에 작은어머니 나영희가 관련되어 있다는 암시는,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뭐랄까 강력한 막장캐릭터가 등장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치정에 얽힌 출생의 비밀도 아니고, 어린 조카를 버렸다는(?) 듯한 복선이 강하게 읽혀져서 말이죠. 물론 그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재미는 있겠지만,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의 컴플렉스가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에게 미쳤다면, 큰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나영희의 행동을 보니 막장캐릭터가 되는 것은 아닌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일숙(양정아)의 남편 남남구(김형범)의 외도 역시 기분좋은 설정은 아니었습니다. 일숙의 남편 남남구가 바람을 피운 내연녀로 돈많은 연상의 여사장 역에 전수경이 나왔는데요, '반짝반짝 빛나는' 에서는 억지로 부부가 된 케이스였는데, 넝쿨당에서는 불륜남녀로 호흡을 맞추더군요. 잠깐이었지만 전수경의 아우라 넘치는 포스연기는 좋더군요. 돈이 좋은 건지 꾸미기 나름인 건지, 내연녀 전수경 앞에 선 일숙(양정아)이 한없이 초라하게 보이기 까지 한다는 것이 가엾고 슬퍼보였네요.
딱히 매력도 없어 보이는 남남구의 찌질한 모습을 보면, 무엇때문에 눈이 맞았는지 모르겠더군요. 남남구는 돈때문이었다고 하더라도, 매력없는 남자에게 집사줘 가며 바람을 피우게 하는 여사장 전수경, 사람보는 눈이 낮아도 한참 낮아 보여서 말이죠. 분유값을 아끼려고 1년 넘게 모유수유를 했다는 아내를 두고, 돈많은 여사장의 치마폭에 안긴 남남구, 여사장보다는 이 인간이 가장 나쁜 놈같습니다.
여사장의 볼륨있는 몸을 보고는 가슴이 작아서 그런 것 같다며, 말숙(오연서)에게 가슴성형 상담을 하는 일숙이의 자학적인 사고도 한심스럽고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방장수의 세 딸중 정신 제대로 박힌 인물은 30년동안 생일에 미역국 한 번 받지 못하고,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아온 이숙(조윤희)같아 보이더군요.
귀남이의 실종당시 상황은 뭔가 께림찍하게 흘렀습니다. 뻥튀기 앞에서 귀를 막고 앉아 구경하고 있던 귀남이가, 뻥 소리와 함께 뿌연 연기 속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던 것이 미스터리였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다 같은 자리에 있었는데, 귀남이만 없어져 버렸거든요.
사람이 분비는 시장통에서 귀남이를 누군가 억지로 납치를 했다면,  보는 눈이 한 둘이 아니었을테고, 귀남이가 소리를 지를 수도 있었는데, 아무런 소란없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데리고 갔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 아는 사람이 작은 어머니 나영희였던 듯 싶더군요. 
그런데 귀남이를 집으로 데려다 주지 않고 시설에 버린 범인이 작은어머니라는 암시는 충격적입니다. 나영희에게 자식이 없다는 말로 그녀가 손윗동서를 질투했거나, 아이를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짐작이 되기는 했지만, 등잔밑이 멀다더니 가장 가까운 가족 중에 그런 끔찍한 악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소름끼치게 무서운 불만으로 보입니다. 30년이나 오매불망 가슴졸이는 하루하루를 살게 한 인물이 다른 누구도 아닌, 엄청애(윤여정)의 손아래 동서인 나영희라면 막장 중의 막장 캐릭터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방귀남(유준상)을 유기했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회부터 귀남의 실종과 나영희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은 하게 했습니다. 귀남을 찾는 것을 내켜하지 않은 태도가 수상스러웠지요. 유전자 감식을 위해 엄청애가 몇 년전에 필요한 검사를 마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안해 하기도 했고, 우연히 마주친 테리강(방귀남)을 본 할머니 강부자가 귀남이가 살아있으면 저 정도되었을 거라는 말에, 테리강을 유심히 보기도 했지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세히는 보지 않고 차를 타기는 했지만, 뭔가 경계하는 눈빛이었습니다.
왜 귀남이를 찾는 것에 나영희가 불안해 할까? 의심은 들었지만, 설마 유기와 관련된 악행을 저질렀으리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식을 낳지 못한 것이 흠일 뿐 시어머니 강부자에게는 입안의 혀처럼 곰살맞게 구는 며느리라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여자라는 것을 믿기가 어렵더군요. 그저 흔히 말하는 여우같은 둘째며느리, 혹은 막내며느리의 캐릭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경악스럽네요.
기사 딸린 자가용을 가지고 다닐 정도라면 생활형편이 어려워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부자가 지하경제를 움직이는 큰손같아 보이지도 않고, 어떤 목적으로 시어머니에게 살살 거리는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엄청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재산을 노린 효일지는 모르겠지만요.
장수빌라 대문 앞에 떨어진 남자지갑을 주운 나영희는 지갑을 보다가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귀남의 아내인 김남주의 사진과 함께 있던 어린 귀남이의 사진이었지요. 그런데 나영희가 귀남이의 사진을 숨겨 버리는 겁니다. 30년을 찾아 온 조카가 나타났는데, 반가워 하기는 커녕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더군요. 앞집에 세들어 온 남자라는 것을 알고는 한달음에 확인까지 하러가지요. 자기가 지갑을 주웠으니 직접 돌려주겠다는 말로 말이지요.
앞집 벨을 누른 나영희는 테리강을 보고 크게 놀라는 모습이었는데요, 방장수를 비롯해서 어머니 윤여정도 몇번을 테리강을 마주쳤지만, 누구도 잃어버린 귀남이와 연결을 시켜보지는 않았지요. 심지어 목욕을 함께 한 아버지 방장수도 전혀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는데, 나영희는 테리강의 얼굴을 마주하고는 귀남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듯 놀라더군요. 사진을 숨기는 것에도 놀랐지만, 예고편에서 귀남이의 사진을 찢어버리는 모습이 나와 더 경악하게 했고요. 
진실을 은폐하려는 나영희의 두 얼굴, 30년 전 귀남이를 잃어버린 날,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왜 이집 둘째며느리 나영희는 조카 귀남이를 찾는 것을 왜 탐탁치 않아 할까요? 5살이었지만 작은 어머니가 시설에 버린 것을 기억할까 두려워해서가 아닐까 싶네요. 아무리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이 컴플렉스라고 하지만, 조카를 버린 작은 어머니라니...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예고장면에서 어린 귀남이 사진을 찢어버리는 것으로 보아, 사실인가 봅니다. 과연 시청자들은 이 극악한 막장녀를 어떤 마음으로 봐야 할 지, 또한 어떤 시선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화해하고, 보듬고 가야 할 지 벌써부터 난감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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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6 12:30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총집합소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과의 첫만남이 유쾌했습니다. 젊은 남녀의 사랑대신, 고부간의 마찰과 가족관계를 전면에 내세운 가족드라마를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시청한 듯합니다. 여왕시리즈의 주인공 김남주의 익숙한 커리어우먼 역할이 새롭지는 않았지만, 김남주의 다양한 원맨쇼를 보니 역시 김남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엇보다 윤여정의 맛깔스러우면서 정감있는 모습이 반가웠는데요, 가슴에 홧덩어리를 30년이나 품고 살아온 어머니의 눈물만을 강조하지 않은 캐릭터가 마음에 와닿더군요. 평범한 일상생활의 모습 속에 언뜻언뜻 비추는 그녀의 응어리, 그 속에서도 대가족을 이끌고 사는 어머니로서,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자신을 가둬버리지 않고, 그녀만의 시간에 할애를 하는 모습이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캐릭터로 다가와서 말이죠.
유준상(테리, 방귀남)을 둘러 싼 출생의 비밀, 고부간의 갈등, 이기적인 인간상들이 섞여있어 막장스러운 요소가 없지않음에도, 드라마는 매우 유쾌한 분위기와 함께 세련되게 풀어갑니다.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인간관계를 불편스럽지 않은 유머속에 농축시키면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도 하고 말이죠.
주인공 차윤희의 캐릭터 자체가 워낙 톡톡 튀는데다 윤여정, 강부자, 장용, 김상호, 나영희, 양희경, 유지인, 김영란 등 중견연기자들도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라 단순한 감초역할을 넘는 재미를 주더군요. 등장인물이 정신없을 정도로 많았는데도, 첫회부터 짜임새있는 얼개를 잡아주었고 말이지요.
대개가 첫회는 등장인물 소개편이라 상당히 어수선할 수 있는데도, 다들 연기내공 무서운 배우들이라 짧은 등장인물 소개편인데도 모든 캐릭터들이 흥미롭더군요. 선생님같은 느낌으로 앉아 입바른 소리를 하는 올케언니 캐릭터도 눈에 들어왔는데, 얄미운 소리를 하는데도 뭐라 할 수 없는 논리로 시어머니 김영란을 잡는 며느리처럼 보이더군요. 본인은 굉장히 진지하고 심각한데도, 제 3자인 시청자에게는 웃음을 주기도 하더군요. 앞으로 꽤 눈여겨 보게 될 캐릭터일 듯... 

김남주(차윤희)와 친구들, 여자들의 수다를 통해 이 드라마가 다룰 전체적인 내용을 감지할 수있었는데요, 시댁과 관련해서는 '시'자만 들어도 뚜껑열리는 친구들의 명절 뒷담화를 들으며, 여유있게 찻잔을 드는 얄밉지만 부러운 친구 차윤희(김남주), 염장질 제대로 하지요. "난 명절에 갈 시댁이 있는 니들이 부러워". 물론 마음에 없는 순 거짓말입니다.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며 그녀의 실제 모습을 보게 하죠. "이것들아, 내인생에 시집살이는 없어". 사실 차윤희라는 인물은 고르고 골라 현재의 남편 테리(유준상)와 결혼했는데요, 테리는 30년전 미국으로 입양되어 시부모는 미국에 있는 고아나 마찬가지의 훈남의사입니다. 그녀의 발음에 의하면 좐스홉킨스 의대를 졸업한 좋은 스펙에 아내 사랑이 극진한 애처가중의 애처가, 완전 봉잡은 차윤희지요. 차윤희에게는 그야말로 넝쿨째 굴러온 복덩어리 남편입니다. 대가족, 장남, 차남인데 부모를 모셔야 한다, 형제애가 유독 두텁다, 누님많은 집 등등의 조건은 일언지하에 퇴짜, 뒤도 안돌아 봤던 차윤희에게, 고아나 다름없는 능력있는 의사 테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복덩어리였죠.
그런데 알고보니 테리(유준상)는 윤여정이 30년전에 잃어버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 듯하더군요.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30년간 찾아 헤매다 지금은 어디선가 잘 살고 있기를 바랄 뿐인, 아니 단 한번만이라도 보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아들 방귀남입니다.
방귀남의 집은 꼬장꼬장 고집스러운 할머니와 함께 3대가 사는 대가족입니다. 게다가 방장수(장용)의 동생 김상호네까지 같은 건물에 살면서 눈치없는 천덕꾸러기로 살고 있고요. 방귀남에게는 결혼한 누나 일숙(양정아), 두 여동생 이숙이와 말숙이, 그리고 어머니와 자매애가 두터운 이모 유지인, 양희경이 윤여정과 노래교실을 함께 다니는 등 가까이 왕래를 하고 있으니 층층시하 시집이죠. 
남편 테리가 이런 대가족의 장손 방귀남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차윤희에게는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날벼락이겠지요. 차윤희가 결혼대상에서 퇴짜를 놓은 모든 조건을 가진 남자였으니 말이죠. 물론 아직은 테리가 윤여정의 아들 방귀남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김남주와 윤여정이 결코 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교차편집을 통해서도 보여주었는데요, 윤여정이 아들이 혹이라도 결혼을 했다면 이런 며느리와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며느리에 대한 희망사항을 말하지요. "맞벌이하는 여자보다는 내조만 하는 여자, 들꽃같고 고요한 여자, 차분하면서도 단아하고 거짓말 못하는 진실하고 참된 여자, 맑고 깨끗하고 정직한 여자가 귀남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토록 바라마지 않은 귀남의 아내 차윤희는 덜렁대고, 성격은 욱하고 불같은 여자인데다 방송사 피디로 직업여성입니다. 감독과 작가, 배우에게 비위맞추느라 거짓말을 하는 것은 예사이고, '시집살이는 절대 안해'가 신념이었던 여자이기도 합니다. 윤여정의 희망사항처럼 청초롬한 들꽃이기는 커녕 가시돋힌 엉겅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서로에 대한 생각과 바람이 다른 두 사람이 고부간이니, 두 사람의 티격태격이 앞으로 충분히 예상되고도 남지요. 차윤희가 아파트 전세금을 1억이나 올려달라는 집주인때문에 싼집을 구하다, 장수단팥빵 건물 다세대 빌라에 세를 구하러 와서 처음으로 대면하게는 되었지만, 첫만남부터 틀어지는 두 사람을 보니 앞으로의 에피소드들이 무궁무진할 것같더군요. 
귀남의 식구들은 웃기는 캐릭터들이 즐비하지만, 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제각각의 응어리들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모여있습니다. 할머니 강부자는 손자를 잃은 그날부터 지금까지 손주를 잃어버린 며느리 윤여정을 모진 말로 타박하기를 서슴지 않는 좀 무서운 할머니입니다. 너무 심한 말로 타박을 하니 밉상할머니 인상도 주더군요.
어느 엄마가 자식을 일부러 버렸겠어요. 귀남이를 잃어버린 이유가 시장에 귀남이를 데리고 나갔다가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간 사이 귀남이가 없어져 버렸는데, 할머니는 시장에 내팽겨쳤다며, "네가 버린 내 새끼 궁금하지도 않냐?"고 대못을 박는 무서운 할머니입니다. 귀남이를 잃은 날 낳은 아이가 셋째 이숙인데, 할머니의 노여움때문에 돌상은 커녕, 30년동안 생일상 한 번 받지 못한 설움을 받으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아이입니다. 마치 손주잡아 먹은 손녀를 보는 그런 잔인한 할머니처럼도 보이더군요.
할머니가 온천여행을 간 틈을 타서 30년만에 처음으로 이숙이의 생일상을 차려줬는데, 귀남이 잃어버린 날이라고 일찍 돌아온 바람에 들켜버렸지요. 강부자 할머니가 며느리 윤여정에게 "네가 버린 내새끼"라고, 칼보다 무서운 독설을 날리는데, 소름이 끼칠정도로 무서운 시어머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손자 귀남이에 한해서만 그러는지는 잘모르겠지만, 첫회부터 정주기 싫은 할머니였답니다;;.  
아이를 잃어버린 죄책감에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짓는 윤여정, 어찌 아이를 잃고 편히 살아왔겠어요. 알고보니 점을 하도 봐서 신내림을 받지는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고, 귀남이를 찾게 해달라고 절에 불공을 너무 열심히 드리러 다녀, 비구니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는 남편 장용의 말에서도, 아들 잃어버린 슬픔이 뼈에 사무쳐 보이던데 말이죠. 이제는 세례받을 준비를 하는 카톨릭 신자가 되어있기도 한 윤여정, 어린 아들의 사진을 보며 드리는 그녀의 기도가 눈물겹게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이제 포기하라시면 포기하겠습니다. 어느 거리에서 스치게 돼서, 이 아이도 절 알아보지 못하고, 저도 이 아이를 알아보지 못해도 좋습니다. 그러니 우연이라도, 단 한번만이라도, 딱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만나게 해주세요, 내 아들...".
오랜 기도와 간절함이 통했는지 거짓말처럼 눈앞에 아들이 나타났으니, 전셋집을 구하러 차윤희와 함께 온 서글서글한 새신랑이 바로 그 귀남이입니다. 언제 밝혀질지는 모르겠지만, 하늘도 무심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첫만남부터 티껍다는 듯 떽떽거리는 차윤희와의 삐걱대는 만남을 보니 사이좋은 주인과 세입자가 될 것같지는 않아보였지요. 서로가 원하는 시집분위기와 며느리의 모습이 극과 극이니, 두 사람은 첫만남부터 아~주 불편한 관계에서 출발을 하게 되나 봅니다. 비유하자면 호랑이굴에 여우가 찾아간 형국입니다. 
남편 테리가 주인집에서 30년전 잃어버린 귀남이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차윤희에게 방귀남은 그때도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될 수 있을까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조건이란 조건들은 다 가지고 있는 남편이니 말이죠. 결혼신조와는 어긋나도 한참이나 어긋나, 넝쿨째 굴러온 복덩어리 테리가 돌멩이 피하려다 밟은 X 방귀남이 될 듯한데, 차윤희가 그 악조건들과 어떻게 화해를 해 갈 지, 윤여정과 김남주를 중심으로 아웅다웅 펼쳐질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오랜만에 눈살찌푸리지 않고 볼 수 있는 가족드라마, 첫 회부터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좋은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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