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빈'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5.05 '49일' 신인정의 수치심과 강민호의 분노, 동정할 수 없는 이유 (14)
  2. 2011.04.08 '49일' 한강(조현재)을 갈팡질팡하게 하는 마음속 그녀는 누구? (19)
  3. 2011.04.01 '49일' 봉인된 스케줄러의 기억, 전생에 남겨 둔 간절한 일이 뭘까? (13)
2011.05.05 10:30




"왜요? 강민호씨" 강민호를 알아 본 송이경의 말은 최면치료의 기억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평소와는 다른 불안한 눈빛은 강민호가 알았던 송이경이 아니었음을 알아채게 됩니다. 때마침 들어온 정신과 의사 노경빈 덕분에 위기는 모면했지만, 강민호의 의구심은 더해만 가지요. 급기야 노경빈을 미행해서 송이경이 자신에게 누군가의 영혼이 빙의된 것 같다는 말을 했음을 확인하고, 송이경고 지현과이 관계를 얼핏 눈치를 챕니다. 영혼빙의라는 말을 반신반의하는 강민호지만, 자신이 알고 있었던 송이경은 송이경이 아니었고, 그 안에 있었던 지현도 자기가 알고 있던 지현이 아니었음에 혼란스러워 하지요. 아무튼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의사 노경빈을 환자의 상담내용을 폭로한 죄를 물어 고발하고 싶구나!!!
내가 송이경을 버렸다고?
송이경은 노경빈에게 자기 안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지요. 귀신이 들렸다는 오싹한 느낌이 아닌 측은하고 가여운 느낌, 그리고 자신을 누군가가 걱정해주고 있다는 느낌말이지요. "이수 이후 처음이에요. 누군가가 날 걱정해 주는 느낌..."
송이경과 송이수의 과거 사연도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했는데, 송이경의 사연을 들으니 왜 송이경이 그렇게 시체처럼 세상을 포기하고 살았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다섯 살 2월에 춘천역에서 엄마에게 버려지고 이수를 처음 만난 것은, 춘천의 고아원이었습니다. 같은 2월에 갓난아기때 버려진 아이, 그 아이는 울고 있는 송이경에게 초콜렛을 건네주며, 그 이후로 18년을 송이경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게 버려졌다는 비참함을 잊고 살아 갈 수 있었던 삶의 이유였고, 자신의 삶의 가치를 증명해 주는 단 한사람이었습니다.
이수에게 다시 버려졌을 때, 송이경은 5살에 느꼈던 두려움보다 더 큰 비참함 속에 자신을 스스로 던져버립니다. 살아갈 이유도 가치도,쓸모도 없는 인간, 그렇게 5년을 송이경은 세상을 버렸고, 자기 자신조차도 믿지않고 혼자 살았습니다. 정신적으로는 죽은 빈껍데기만이 목숨을 연명하는 상태였죠. 그런 송이경은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귀신이라 할지라도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다고 고백합니다. "무섭고 겁나면서도 그 여자가 너무 절박하고 간절한 느낌이 들어서요".
어쩌면 인간들 세상에서 '말'이라는 직접적이고 편리한 전달방법보다 더 진심으로 다가오는 것은, 간절하게 전하는 '마음'일 겁니다. 송이경을 걱정하는 진심, 그리고 통곡하던 그 여자의 간절하고 절박한 사연을, 말보다 생생하게 전달받은 송이경입니다. 송이경도 그랬으니까요. 이수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악몽처럼 하루 아침에 죽어버린 이수, 그에게 듣고 싶은 말만큼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이경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송이경의 말을 스케줄러 송이수가 모두 듣게 되었지요. 자기가 송이경이라는 여자를 버렸고, 그 때문에 폐인처럼 살았다는 이야기에 송이수의 가슴은 알 수 없는 슬픔과 미안함에 눈물이 흘러 내리지요. 저승사자의 눈물, 송이수의 스케줄러 임기가 끝나가면서, 봉인된 인간의 감정들이 풀려 나오기 시작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 엔딩에서는 송이경의 얼굴과 송이경과의 과거까지 기억을 찾은 송이수가 "이경아...아니야...이경아"하고 울며, 송이경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은 지난 회에 이은 충격반전이었습니다.
임기를 끝내기 전이기에 송이수의 봉인된 기억이 해제된 것이 송이경과 송이수가 남겨둔 간절한 일, 그리고 지현을 살리는 일에 걸림돌이 될 지, 디딤돌이 될 지 예측하기 무서울 정도로 혼란스럽기만 하네요. 물론 저는 디딤돌이 되리라는 긍정적이고 해피한 일로 믿고 싶지만요.
스케줄러의 눈물, 봉인된 송이수의 사랑 '송이경'
지현의 아버지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지현의 영혼이 아버지에게 돌아오라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순간,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선 신일식 사장이 지현의 말을 듣고 환영처럼 지현의 모습까지 보게 되지요. 아버지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지현은 송이경을 위해 뭔가를 해주려고 합니다. 삶과 죽음이 인간이나 영혼의 노력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지현입니다. 자신과 같은 49일 여행자는 지현에게 눈물을 얻으러 다니는 대신, '평생 고생한 아내를 위해 꽃다발이라도 줄 것을, 어머니를 한 번 더 볼 걸, 그리고 자식들에게 편지라도 한 통 써놓을 걸'하고, 후회하고는 죽음의 시간을 향해 떠나갔습니다.
지현도 아버지가 수술을 잘 마치고 무사히 깨어났고, 회사일은 한강이 알게 되었으니 아버지를 설득할 것이라 믿고, 떠날 준비를 합니다. 눈물을 찾으러 다닌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듯이, 떠나고 남음은 지현이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지현입니다. 떠나든 남든 지현은 이경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하지요.
그리고 이경이 근무했던 서울호텔에서 받은 이경의 물건에서 찾은 스케줄러 송이수의 사진은 지현을 경악하게 만들지요. 스케줄러의 간절한 일이 송이경이 아니라, 사진 속의 여자와 관계되었다며, 송이수를 바람둥이로 몰아부치는 지현입니다. 지현이 조금 성질이 더 욱했더라면, 스케줄러 따귀를 아낌없이 때려줬을 정도로 이수에게 분노폭발하는 지현이었지요.
그런데 송이수의 동공이 풀리면서 그가 웁니다. 자신을 이경이라 부르면서 "아니야"라며 눈물을 흘립니다. 스케줄러 송이수는 지현의 문제에 신경 쓸 여력도 없이 자신의 전생과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송이경과 송이수, 왜 송이경을 보고 눈물이 나오는지, 간절하게 말하고 싶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송이경의 얼굴을 보자 죽을 듯이 아파옵니다. 이미 죽었는데 죽을 듯이 가슴이 아려옵니다. 송이경의 얼굴을 기억하는 송이수, 지현을 보며, 아니 송이경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이수....스케줄러 송이수를 보며 신지현이 충격에 휩싸이는데....다음 이야기는 다음회에서 확인가능합니다^^
신인정의 수치심과 강민호의 분노, 동정할 수 없는 이유
오늘은 신인정과 강민호이 비뚤어진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강민호가 신가산업을 부도내고, 신지현네 재산을 차지하려고 음모를 꾸민 것은, 신일식 사장과 케케묵은 원한이 있었던 때문도 아니었어요. 세상에 대한, 자신의 가난에 대한 분노때문이었습니다. 신일식 사장과 지현이는 그저 운이 나빴을 뿐이라는 강민호의 말에, 뭐 저런 개떡같은 놈이 있나 싶었다지요. 13살 때 늘 폭행을 일삼은 노름꾼 아버지의 죽음은 강민호와 어머니에게는 가장 기쁜 날이었다고 했지요.
어머니와 보따리를 싸서 야반도주를 한 강민호는 아버지의 폭행대신, 낯선 도시에서 처절한 배고픔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죽고 싶을 만큼 비참함, 모멸감, 무시, 냉대...잘못한 것도 없는데 세상은, 신은 너무나 불공평했습니다. 누구는 운좋게 태어나서 배고픔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누리며 살고, 누구는 뼈빠지게 새벽부터 생선장사에 야채장사에 허리가 휘어지게 일하는데도, 공부할 책값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지요. 나를 비참하게 만든 세상을 마음껏 비웃고 조롱해주겠다고, 내가 바꿔놓겠다고... 아무도 나처럼 살아보지 않고 법, 도덕, 관습 따위로 옳다 그르다 말하지 말라고...운없이 걸린 사람이 신일식 사장일 뿐이었습니다. 그때 신인정이 달콤한 제안을 했습니다. 자기가 얹혀 살고 있는 신지현에게서 모든 것을 잃게 해달라고,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신지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달라고...
 
유혹은 달콤했고 일은 쉬워 보였습니다. 다행히 신지현은 너무나 순진하고, 단순했고, 사람을 잘 믿는 착한여자였습니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자신과는 달리 이 여자는 자기 말이라면, 하늘이 핑크색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순진했습니다. 미국에서 MBA까지 마치고 온 자신을 신일식 사장은 그의 딸 지현이처럼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신인정은 재산만 빼돌려 지긋지긋한 이 나라를 떠나 버리자고 했지만, 강민호는 그렇게 세상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보란듯이 세상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잘못된 분노표출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에게 세상은 공평하지 않았지만, 그의 분노는 결코 정당성을 얻지 못합니다. 일종의 묻지마 살인처럼, 묻지마 분노이기 때문입니다. 운없이 걸린 신일식 사장은 성실하게 자신의 기업을 일궜습니다. 강민호는 누군가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불공평하게 빼앗긴 것이 아니지요. 다만 가지지 못했을 뿐이지만, 그것이 그의 잘못은 아니었지요. 그러나 그가 가지지 못한 것을 남에게서 빼앗는 것으로 정당화시킬 수는 없는 일이에요. 그의 가난이, 그의 비참함이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처럼 너절했다고 할지라도 말이지요. 
신인정의 비참함도 마찬가지에요. 지현이 덕분에 무사히 대학을 마칠 수 있었고, 신가산업에 취직까지 하게 된 것은 신지현이라는 좋은 친구를 만났기 때문이었지요. 우정을 앞세워 비싼 레슨비를 날리면서, 인정의 아르바이트를 대신해 주고, 새옷도 친구가 마음에 들어하면 입으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줄 수 있는 부잣집 딸 신지현은 인정을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했지요.
그럴 수도 있어요. 고생이라고는 모르는 지현의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은, 인정에게는 자신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네가 가진 것이 없어져도 그렇게 웃을 수 있을까? 또 사면 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새 옷을 친구에게 선심쓰듯 던져줄 수 있을까?". 인정이 느꼈던 비참함은 충분히 지현을 시기질투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는 있지요. 하지만 인정의 비참함 역시 정당화될 수도, 동정을 받아서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신인정과 강민호는 자존심이 강하고, 환경에 비해 똑똑한 인물들입니다. 조금만 넉넉한 집에서 태어났더라면, 능력과 재주를 더 마음껏 부릴 수도 있는데, 그들의 환경은 뒷받침해 주지 못했지요. 부유한 지현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했던 신인정에게는 노력도 안하고, 실력도 없는 신지현의 능력있는 아버지가 부럽고, 아무 걱정없는 신지현의 세상이 싫었습니다.
하지만 신인정은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신지현에게 화풀이할 자격은 없습니다. 자존심이 상했다면 지현의 집에서 나와야 했고, 지현이 주는 옷을 거절했어야 했고, 선심이라고 생각하는 지현의 우정을 받지 말아야 했어요. 필요해서 다 받아놓고는, 그것때문에 비참했다고 말하는 신인정은 속이 배배 꼬여있다고 밖에 안보여요. 물론 고마움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요. 지현을 자신도 진심으로 사랑했고, 지현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지만, 상대방의 진심에서 나오는 우정마저도 선심이라며 자격지심을 느꼈다면, 신인정은 받지 말았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 자존심이지요. '너는 고생을 몰라서 내가 느끼는 비참함을 몰라, 그것이 너의 잘못이야' 라고 말할 자격은 없다는 말이에요. 물론 지현이 한편으로는 사려깊지 못했지만, 인정의 비참함을 똑같이 느껴보라고, 가난으로 떨어져라는 말을 하는 것은, 억지스런 피해의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은혜를 원수로 갚을 만큼 비참함을 느껴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신인정의 자격지심에 동정을 하기도 저는 힘이 드네요. 머리카락을 잘라 짚신을 삼아주라는 말까지는 하고 싶지는 않지만, 감사함을 잊어서는 안될 일이지요. 계산없는 친구라 할지라도 고마움은 고마움인데, 강민호와 짜고 신가산업을 부도내려는 것을, 자기가 느낀 비참함때문이었다고 합리화하는 것은, 동정하고 싶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요. 핑계없는 이유없고 임자없는 무덤없다지만, 신인정과 강민호의 빗나간 분노는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머리 검은 짐승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닌 것 같기도 해서 말이지요. 

49일은 삶과 죽음, 존재한다는 것과 없어짐의 차이가 분명한 것처럼, 강민호와 신인정의 악행과 신지현이라는 인물의 순수를 뚜렷하게 대비시키면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습니다. 자칫 강민호와 신인정의 악행마저 동정과 이해의 감정으로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면, 은혜를 원수로, 무차별적인 분노마저 정당화시키는 위험한 사고로 이끄는 드라마가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악행의 동기가 상대적이 아니라, 무차별적이고 무조건적이라는 것에서 드라마는 그 위험성에서 탈피합니다. 잠시 신인정이 지현에게 고백하는 말을 듣고, 그녀의 비참함에서 그럴수도 있겠다고 흔들리기는 했지만, 그녀의 자존심과 비참함을 냉정하게 바라보니, 신인정의 분노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정리가 되더군요. 
저는 신인정과 강민호도 눈물을 흘려줄 것이라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현을 살리는 순도 100% 눈물이 되느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순도 100%의 용서의 눈물은 흘렸으면 싶어요. 49일이라는 드라마는 신지현의 삶의 가치를 증명하고, 자신을 반추하는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강민호와 신인정에게도 마찬가지의 의미를 가집니다. 뇌사상태의 지현은 강민호와 신인정에게도 일말의 용서와 자신들이 한 일이 잘못이었음을 돌아보게 하는 의미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강민호와 신인정도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를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함을 드라마를 통해 배웠으면 싶습니다. 강민호와 신인정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환기시키고자 한 것은, 잘못된 피해의식에서 나온 비뚫어진 욕망이겠지요. 신인정이 신지현에게 "나도 지현이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었어요"라고 고백한 것은, 신인정이 한방울의 눈물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복선이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주인공들이 화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두었다는 겁니다.

오늘을 어떻게 사느냐에 내일이 달라진다
송이경에게 빙의된 지현은 많은 사람들에게 들통나 버렸습니다. 지현이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 않은 이상, 인간들이 인간들 스스로 지현을 인식하는 것은 지현에게 패널티 사유는 되지 않겠지요. 송이경의 사연을 알게 된 지현은 송이경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나서고, 자기 안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사람을 느끼는 송이경은 자신에게 나타나는 인물들의 사연을 알고 싶어 할 듯하더군요.
 이수 이후 처음으로 자기를 누군가 걱정해주는 것을 느끼는 송이경, 그 간절하고 절박하게 울던 여자의 사연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자가 한을 품고 죽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맺힌다는 데, 그 여자의 한을 대신 풀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송이경과 신지현은 그렇게 서로 대화를 나누지 못하면서도 교감을 하기 시작합니다. '당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진심이 느껴지기 시작한 두 사람입니다.
잠에서 깨어나듯 신지현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송이경, 송이경과 송이수의 얽힌 오해를 풀어주려는 신지현, 봉인된 기억을 풀고 송이경을 기억해 버린 스케줄러 송이수, 송이경이라는 한 사람의 육체 안에서 벌어지는 두 여자의 교감은 결국 하나의 결론을 향하는 것 같습니다. 신지현의 소생과 송이경에게 송이수의 간절한 소원, 송이경에 대한 진심을 전함으로써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으로 말이지요.
전생의 모습이 현재의 수명을 결정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이 후생의 수명을 결정한다는 스케줄러 송이수의 말은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주제입니다. "수명은 당신들이 정하는 거야"라는 송이수의 말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고,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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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8 09:11




신지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송이경을 신경쓰는 한강, 알 수없는 냉소와 경멸이 가득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현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강민호, 인간세상의 감정따위는 내 알바 아니지만 늘 신지현에게는 져주고 싶은 스케줄러, 송이경에게 빙의된 자신에 대한 시선을 감지하기 시작한 신지현의 관계가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밀이 생겨날 때마다, 생채기 난 상처가 욱신거리면서도 새살이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비밀이야기 속에서도 신지현이 알아가기 시작하는 삶의 소중한 가치들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를 던지기에 충분합니다.
신지현이 알아가는 삶의 가치와 송이경이 묻어둔 그리움
신지현은 자신을 살릴 세 방울의 눈물보다 더 소중한 무엇인가를 알아가기 시작하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아니 해야만 하는지 알아가는 지현입니다. 또한 지현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던 한강의 진심을 알아가는 지현이지요. 23살에 죽으면 어떨 것 같느냐는 스케줄러의 질문에 지현이 속상하겠다고 했지만, 스케줄러가 "아쉽지, 미치게 아쉽지"라는 말을 해준 것처럼 말이지요.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알수 없듯이, 지현은 제3자로서 남의 불행을 속상하게 바라봤을 뿐입니다. 송이경의 아픔을 하나씩 알아가는 지현은 송이경을 살리기 위해 그녀 식의 감사함을 표현하지요. 송이경의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잘 먹고 운동시켜 주고, 지현 그녀가 아닌 송이경의 삶도 돌아보기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송이경의 주변을 맴돌며 송이경의 죽음을 막고 있는 정신과 의사 노경빈도 그랬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생을 포기하려는 여자를 만났을 때, 그는 잊으라는 말을 해주었을 뿐입니다. 불행의 시간이 끝나면 행복의 시간이 올거라고, 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 자신이 감당하지 못한 불행을 겪었을 때, 그는 비로소 의사가 아닌 환자의 눈으로, 자신의 슬픔과 송이경의 슬픔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죽음보다 더 견디기 힘든 감정이 있다는 것, 화상처럼 깊은 상흔으로 각인된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를 알았습니다.
"잊어지지 않으면 그냥 그리워해요.. 난 그렇게 했어요". 눈앞에서 죽은 아내를 그는 그리워합니다. 습관처럼 관습처럼, 세끼 밥먹고 숨쉬고 살아가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처럼 말이지요. 그리움도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그 감정을 거스리지 않는 것도 하나의 치유방법임을 정신과 의사 노경빈을 통해 알았습니다.
송이경의 병은 그리움과 함께 세상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잠가버린 것입니다. 꾹꾹 눌러놓은 감정이 솟아오를 때마다, 그녀는 자살을 시도하고, 그리고 실패하죠. 얼마나 오랜 기억인지, 송이경은 오래도록 상자에 꽁꽁 싸매어 둔 추억을 끄집어 냅니다. 노경빈의 말처럼 그냥 그리워하고 싶은 송이경입니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그녀의 그리움을 허락해준다면....
이수와 찍은 초등학교 입학사진, 한장의 사진과 함께 송이경의 기억은 시작점을 찾기 시작합니다. 오버랩되는 목소리 "너란 애 지긋지긋해". 그리고 눈을 지긋이 감아버리죠. 다시 시작되는 고통입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스케줄러 정일우의 목소리였음을 단박에 알겠더라고요. 23살에 죽은, 죽음이 미치게 아쉬운 남자가 바로 스케줄러 송이수입니다. 스케줄러 100배 즐기기로 신나는 스케줄러의 생활을 하고 있는 송이수, 너무 일찍 죽어서 못 살아본 인생을 살고 있다는 스케줄러, 그는 전생에 사랑을 했을까?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가 스케줄러를 자원한 이유가 되겠지요. 송이경이 가지고 있는 마른 장미꽃의 사연이 숨어있을 듯도 하고 말이지요.
스케줄러의 비밀, "기억은 정지되었지만, 마음은 남아있다"
이번회 스케줄러의 비밀이 또 한가지 드러났지요. "전생에 대한 기억은 정지시켰지만, 마음은 남아있다"는 말이에요. '마음'.... 송이경의 방에 들어가면 찜찜한 기분이 들어했던 그가, 송이경과 눈 앞에서 맞닥뜨리자 이상한 슬픔이 그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처음으로 나왔지요. 송이경도 이상한 기운에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고, 눈물만이 고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기(氣)'로 그 사람을 느끼는 듯한 스케줄러와 송이경을 클로즈업했던 장면이 나왔는데, 그 찰나의 정지장면이 참 의미있게 다가 오더군요. 스케줄러에게 남아있다는 '마음', 그 마음에 대한 기억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송이경과 숨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가까이 마주치자, 그 찜찜하다고 했던 기운이 무겁게 짓누르는 것을 느끼는 듯했지요. "앞으로 이 여자 있는데 부르지마"라며, 슬픈 듯 어두운 표정으로 빨간 바바리를 펄럭이며 사라지는 스케줄러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스케줄러의 패션쇼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츄리닝패션에서부터 꽃무늬 잠바에 근사한 수트까지, 암튼 가장 룰루랄라 띵까띵까 속편한 저승사자님이십니다. 임무가 없는 날이면 홍대클럽에서 젊음을 불사르며 미친듯이 댄스열연을 하는 팔자 늘어진 분이시죠.ㅎ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사실이 또 나왔는데요, 이 부분은 그냥 언급만하고 (제가 몸이 너무 아파서 오래 앉아서 자판을 두들길 수가 없는 지경이거든요.;;), 이 글에서는 한강이야기로 넘어가렵니다. 다음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상력을 발동시켜 추리해 보도록 할게요. 다름 아니라 스케줄러의 임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케줄러의 임기가 5년이라고 했는데, 이상한 점이 신지현의 49일 여행과 딱 하루가 차이가 나더라는 말이죠.
현재 신지현에게 남은 시간은 32일, 스케줄러의 임기는 33일이 남았다는 점입니다. 신지현이 뇌사상태에서 깨어나 생명을 찾는 것과 스케줄러가 임기를 마치고 해야 할 일이라는 간절한 일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을 것 같고,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고, 아무튼 소작가는 이런 부분에서 무엇인가 이야기를 끌어내는 감각이 탁월한 듯... 이 이야기는 좀더 생각정리를 하고 다음에 언급하겠습니다.
한강의 마음속 그녀는? "언제나 너, 신지현..."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송이경을 둘러싼 세 남자의 마음이 갈팡질팡 흔들리고 있는데요, 정확히는 송이경에게 영혼빙의된 신지현에게 흔들리는 마음이겠지요. 오늘은 잘생긴 훈남, 숨겨둔 성격 중에 한 성질 하는 부분도 있는 한강(조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한강은 신지현과는 신인정, 박서우 다음으로 오랜 친구입니다.
고등학교때 전학온 한강과 지현은 꽤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강의 어머니에 대한 아픈 비밀을 지현이 알고 있고, 어딘지 학교생활을 우울하게 하는 한강에게 신지현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한강은 지현과 친구하기가 싫었어요. 논둑길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한강을 구해주고, 자전거와 함께 비탈길을 굴러내리던 날부터 한강에게 지현은 가슴 쿵쾅거리는 여자로 다가왔습니다. 한강은 세상 근심이라고는 모르는 밝고 낙천적인 신지현이 그냥 동창친구로 여기는 것이 싫습니다.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쑥맥 한강은 마음과는 달리 신지현에게 틱틱거리기만 하지요. 남자들이 관심있는 여자들에게 괜스레 까칠하게 굴어보는 수컷심리처럼 말이지요. 남자로 신지현에게 다가서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동안 하면서 짝사랑을 해왔지만, 마음과 달리 오해만 늘어갔습니다. 미국유학시절 민호선배에게 한국가면 꼭 찾아보고 싶다는 여자는 지현이었지요. 그러나 언제나 당당하고 구김살없는 지현에게 최고의 건축사가 되어 근사한 남자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녀 곁에는 힘들 때 버팀목이 돼 준 피를 나눈 형제같은 민호선배가 있었습니다. 
지현의 약혼식, 마음을 들킬까봐, 아니 다른 남자품으로 떠나는 그녀를 보기 힘들어서 일에 빠진척 해보지만, 지배인 아저씨에게 등이 떠밀려 가고 말았지요. 너무나 예쁜 지현이 자신을 보고 웃습니다. 당장에라도 손을 잡아 끌고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한강입니다. 구두가 망가져 불편한 지현의 손을 잡아달라는 민호형의 말에 화들짝 놀라버리는 한강, "내가 왜 형 약혼자 손을 잡아줘?"라며, 까칠하게 굴지요. 손을 잡으면 예쁜 지현이를 그대로 데리고 도망쳐 버릴 것 같았거든요. 마치 영화 졸업에서의 한장면 처럼 말입니다.
지현이의 사고에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을 표현조차 못하는 한강입니다. 혹이라도 민호형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혹이라도 자신의 마음때문에 부정을 타서 지현이 깨나지 못할까봐, 지현이 아무것도 모른채 누워있을 때, 몰래몰래 지현이를 마음껏 바라보고 돌아오는 한강입니다. 지현이 좋아하는 희끄무레한 장미꽃을 들고서 말이지요.
그런데 느닷없이 지현이 나타났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다 다른데, 송이경 그녀에게는 신지현의 모습이 들어있습니다. 신지현과 자신만이 알고 있는 예전 기억들까지도 생각나게 합니다. 덜렁거리고, 잘 웃고, 잘 토라지고, 제멋대로 화내고, 파스타에 월계수잎을 가려내고, 마늘 파스타를 환장하게 좋아하는 식성까지 닮아 있습니다. 지현이 가지고 있던 핑크호루라기까지도 가지고 있고, 늘 한강을 아연실색케 해버린 마술쇼까지도, 너무나 많이 지현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이경이 신경쓰이는 자신을 이해하기 힘든 한강, 송이경이라는 여자때문인지, 송이경에게서 보이는 지현의 모습때문인지 뒤죽박죽 돼버린 한강이지요.
그리고 똑같은 혼란을 겪는 민호형을 보게 됩니다. 언제 깨어날 지 모르는 뇌사상태의 지현을 두고, 민호형이 송이경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수컷이라는 동물적 감각으로 느끼는 한강입니다. 친구의 약혼자에게 찝적대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송이경을 짤라 버렸지만, 송이경이 민호형 가사도우미를 하고 있다는 것에 한강은 분노폭발하지요.
송이경에게서 보이는 지현의 모습때문에 힘들었던 한강은 생일에 지현이 끓여다준 홍합미역국을 보고, 또 미치고 환장하게 머리가 팽팽 돕니다. 홍합미역국은 엄마의 미역국이었고,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지현밖에 없었지요. 도대체 정체가 뭔지, 송이경 이 여자때문에 한강은 돌것 같습니다. "난 내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 신지현때문인지, 송이경때문인지..." 한강 마음 속에서 두 여자가 번갈아 가며 숨바꼭질을 합니다. 송이경 속에 있는 신지현, 신지현을 닮은 송이경 두 여자가 자꾸 물어봅니다. "네 마음이 누굴 향하고 있느냐?"고 말이지요.
한강의 마음은 신지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하지만 신지현에게는 절대로 마음을 드러내서는 안되는 일이에요. 지현이가 민호형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때문에 부담을 줄수는 없어요. 지현이는 자기밖에 모르는 철부지 덜렁이같아 보이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강이에요. 그런 지현이에게서 민호형을 빼앗을 것 같아, 송이경이 민호형의 주위에 얼쩡거리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한강입니다. 송이경이 민호에게 가는 것이 싫어지는 한강입니다. 안보이면 궁금하고, 곁에 두면 지현이 생각나서 돌 것같은데, 송이경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한강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현을 닮은 송이경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한강은 지현을 좋아하는 것을 멈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송이경에게서 지현이 보여서 좋습니다.
송이경에게는 많이 미안해지는 한강입니다. 다른 사람의 모습때문에 좋아지는 것이 미안한 한강입니다. 그래서 밀어내 보려고도 했는데,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한강입니다. 언젠가는 고백을 할 작정입니다. "송, 당신에게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여, 그래서 당신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밟히고, 그 친구가 생각나... 그래서 당신에게 다가서기가 겁나고, 미안해, 그런데도 또 다가서게 돼, 이렇게라도 지현이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송, 당신에게 미안하고, 날 어쩌지 못하는 내가 미워..."라고... 영혼빙의라는 것을 알 턱이 없는 한강, 송이경과 신지현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한강의 마음 속 그녀는 신지현입니다. 한강에게 여자는 신지현이 처음이고, 마지막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강의 마음속 그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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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1 08:42




송이경의 몸에 빙의된 지현의 등장은 작은 파열음을 내며 인형의 집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투명 유리구슬 속에 그림처럼 예쁜집이 있고, 흔들면 보석가루가 눈처럼 내리는 유리구슬을 한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식물인간이 된 지현을 금치산자로 만들자는 말로 신일식 사장을 감정적으로 혼란시키고, 회사경영권까지 걸린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강민호의 영악한 모습은, 그의 야심의 끝이 어디까지 인지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아름다운 유리구슬 속의 용궁을 통째로 삼키려는 강민호, 스케줄러가 이 세상에 무의미하게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했던 말처럼, 어쩌면 신지현의 사고가 강민호의 추악한 야심을 막기 위한 누군가의 뜻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게 합니다. 신지현이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강민호는 너무도 손쉽게 목적을 이룰 수 있었을테니까 말입니다. 
 
송이경에게서 지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한강과 멸시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현의 눈빛에 끌려드는 강민호, 멀어져 가는 강민호의 차가움에 오해와 불신이 커져가는 신인정, 순도 100% 눈물을 담아야 하는 지현, 네 사람에게 사랑과 진실, 배신과 거짓의 모습은 혼란투성이입니다.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밀쳐지지 않는 송이경이라는 낯선 여자에게 느껴지는 지현의 흔적들은 한강에게 혼란스럽지요. 지현을 좋아하면 안되기에 못되게 굴기만 했던 한강은 송이경에게서 보이는 지현의 모습때문에 혼란스럽습니다. 지현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이 지현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송이경의 모습 속에 보이는 지현을 사랑하는 것은 민호형과 지현에게 못할 짓이라고 생각하는 한강입니다. 
민호형의 약혼자인 지현을 송이경을 통해서도 가슴에 품어서는 안되는 일이기에, 한강은 걱정하고 신경쓰이는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면서도, 밀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강민호가 송이경(지현)을 신경쓰는 것을 보게 되지요. 강민호의 마음이 다른 여자에게 가는 것을 막는 것도 지현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는 한강입니다. 강민호와 마주치는 일을 없애려고, 송이경을 해고시켜 버리는 한강, 그러나 일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지요. 강민호가 해고된 송이경(지현)에게 가사도우미를 제안하고, 지현이 하겠다고 나섰으니 말입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여자 지현과 사랑하는 여자 인정이 있음에도 강민호는 송이경(지현)이 신경쓰입니다. 강민호의 혼돈은 드라마에서는 삼각구도를 위한 끌림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면에는 남자들이 여자에게 끌리는 연애감정이 깔려있어서 설득력이 있지요.
남자들이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죠. 모성애, 헌신적인 모습, 외모, 귀여움, 섹시함, 조건 등등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도 있지요. 거만하고 도도하게 틱틱거리는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남자들 말입니다. 강민호가 경멸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지현에게 끌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궁금하거든요. 왜 이 여자가 나를 이렇게 볼까? 연애의 기술 중 하나가 무관심으로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내라는 것도 있는데, 송이경에게 빙의된 지현의 경우는 도발적이기는 하지만, 이유없이 싫어하는 감정까지 얹어 "너한테 관심없어, 이 나쁜놈아"를 대놓고 표현하니 강민호가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죠. 

이 드라마는 유독 과거 회상씬이 많습니다. 한강이 기억하는 학창시절 신지현의 모습도 그러하고, 아직 비밀이 나오고 있지는 않았지만, 신인정과 강민호가 2년동안이나 신일식의 신가산업과 지현의 재산을 빼돌려 파산시키려 한 것을 보면, 강민호와 신일식 사장이 과거에 악연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치매처럼 보이는 강민호 어머니의 모습에서도 과거 생선장사 떡장사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왔다는 것을 보면, 강민호가 신가산업에 어떤 원한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요. 아무튼 너무 많은 복선들이 깔려있어서 작가가 어떻게 가지치기를 하면서, 큰 나무 그림을 완성할 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에요.
지현과 한강, 강민호와의 삼각관계 축을 형성해 가면서, 한편에서는 송이경과 스케줄러의 이야기가 서서히 풀려나오고 있는 드라마 49일. 수영하는 저승사자, 춤추는 저승사자에 이어 싱어송라이터로 노래하는 저승사자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스케줄러의 입을 통해 중요한 단서가 던져졌습니다. "스케줄러에 자원했다. 뭔지 모르지만 난 간절한 일을 남기고 죽은 것 같다. 임기 5년을 무사히 마치면,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내가 스케줄러로 사는 이유야". 간절한 일이란 스케줄러 대장에 의해 봉인되어 스케줄러 송이수도 지금은 모르고 있는 일입니다. 송이수가 하고 싶은 간절한 일이 송이경과 관계된 일이겠지요.
송이경의 연인이 5년전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것은 첫회 송이경이 말라버린 장미꽃을 들고 사건현장을 찾아 자살시도를 하려했던 장면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 위에 쓰러져 있던 뒷모습도 꽃미남이었던 남자는 스케줄러 100배 즐기기를 하며 임무수행중인 스케줄러였을 거라는 복선을 깔았는데, 점점 더 송이경과 스케줄러와의 관계가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임기말년의 스케줄러가 임기를 채우면 받을 거라는 약속, 그것이 이번회 나왔던 간절한 일이겠죠. 
봉인된 스케줄러의 기억은 송이경의 기억을 통해 나올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자신의 몸을 빌어 살고 있는 지현으로 인해, 거의 하루 24시간을 풀가동 중인 송이경은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이상한 일들을 감지하기 시작하지요. 허깨비처럼 살아가는 송이경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귀신에 홀리는 일들에 서서히 세포들이 살아나고 있는 중입니다. 주인아줌마와 만났다는 둥, 자신이 평소 먹지 않았던 음식을 폭식한 지현때문에 몸에 탈이 나고, 피곤해서 눈커풀이 천근만근으로 감기는 일이 이상할 뿐이지요.
가둬버린 5년전 송이경의 삶은 송이경의 방에 방치된 박스 안에 봉인되어 있습니다. 송이경 방의 박스에는 드라마 흐름상 스케줄러가 임기를 마치면 할 수 있는 간절한 일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임을 짐작케 합니다. 스케줄러가 하고 싶은 간절한 일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환생이 아닐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승사자라는 직업(?)이 솔직히 좋은 직업은 아니지요. 이쪽세계에서도 저승사자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저쪽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인물도 훤칠하고 살면서 큰 죄는 저지르지 않았을 것 같은 스케줄러가 지옥으로 떨어졌을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천국을 마다하고 죽음을 인도하는 여행자를 자원했을까요. 아마도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만큼의 강한 미련을 이 세상에 남겨두었기 때문이겠지요. 죽음을 거부하고 싶은 강한 미련은 송이경과의 사랑이 아닐까 싶고요.
연인을 떠나보내고 5년을 죽은 사람과 매한가지로 살고 있는 송이경을 보면, 두 사람은 죽음이 갈라놓지 못할 절절한 사랑, 혹은 아름다운 사랑을 했을 것 같은데, 송이경 혹은 스케줄러의 회상을 통해 두 사람의 사랑했던 시간이 나오면, 이것도 대박일 것 같습니다. 전생에서 스케줄러의 성격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얼른 송이경의 기억이 풀어 나왔으면 싶네요. 이 커플은 어떻게 사랑했는지가 궁금해서 말이지요.
스케줄러가 하고 싶은 간절한 일이 환생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했는데요, 스케줄러의 대장이 환생을 약속했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하나 남아 있지요. 스케줄러가 돌아갈 자신의 육신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자꾸 글로리 담배아저씨 노경빈이 오버랩이 되네요. 노경빈은 2년전에 누군가를 잃고 세상 사는 맛을 잃어 버린 인물입니다. 자책감에 병원을 정리하고 숨어사는 그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자살을 기도한 송이경과의 만남은 특별한 의미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지켜줘야 할 사람은 지키지 못했지만, 늘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송이경은 지키고 싶어하지요. 그녀가 살아있음을 매일매일 확인하기 위해 담배를 사러 가면서 친구가 돼주고 싶은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되기도 했고요.
스케줄러가 이런 말을 했지요. 이쪽 세상에서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다. 다 연관이 있고 의미가 있다는 말입니다. 노경빈이 정신과 의사라는 말에서 자신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들에 대한 기억을 쫓아가보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지요. 예전 영화에서 우피골드버그의 역할처럼 말이지요. 노경빈의 최면술로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쫓다보면, 송이경이 반나절을 자신의 몸에 전세들어 살고 있는 지현의 존재도, 지현의 관리자 스케줄러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거죠. 물론 수영장씬에서 스케줄러는 살아있는 사람과 대화도 가능하고,심지어 작업까지 걸 수 있는 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고요. 자신이 잠들어 있는 사이 지현과 만나는 스케줄러를 보게 될 송이경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겠지요. 제 생각이 1%라도 맞다면, 송이경이라면 지현이 자신의 몸에 들어와있는 시간에 알람이라도 맞추고 일어나려고 할 것같은 생각도 듭니다.
한 몸에서 두 영혼이 만나는 일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를 보니 지현이 단순 긍정공주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마음까지도 착하고 순수하더라고요. 세상에 이유없는 일이 없고, 어떤 만남이든 무의미한 것은 없듯이, 받는 것이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지요. 지현이 송이경의 몸을 빌어썼으면 송이경을 위해 뭔가 해줘야 공평한 룰이죠. 스케줄러 임기도 끝나가고, 스케줄러 대장이 약속을 지켜줘야 하는데, 만약 환생이 스케줄러의 요구조건이었다면, 송이경에게 뜬금없이 살아났다고 말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죠. 송이경이 스케줄러와 뭔가 교감을 느껴야 하는데, 지현이 이 두 사람을 위한 다리가 돼 주지 않을까, 요런 신파적인 상상도 했더랍니다. 혹 간절한 일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지 않고 죽어서, 그말을 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한 것일까요? 영화에서 요런 소재 봤는데, 설마 그런 재탕이라면 뭉클하기는 하겠지만 새롭지는 않을 것 같죠?
제가 생각하는 간절한 일은 일단 환생, 환생할 육신은 노경빈입니다. 스케줄러의 환생을 위해 생목숨 거두는 것은 아니고, 노경빈의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가는 것이죠. 영혼만 말이죠. 그리고 좀 신파적인 설정일수도 있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 요건 지현의 입을 통해 들려주겠죠. 그런데 이 상황은 왠지 사랑과 영혼 필이 나서 환영하고 싶지는 않고요.ㅎ 여러분이 생각하는 간절한 일은 무엇인가요? 의견 접수합니다. 접수창구는 아래 댓글창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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